예당 한가람미술관에서 21년 9월 2일 부터 열리는 브리즈 아트페어에 구경 다녀왔습니다.
주관하는 곳이 A-company라는 곳으로 서울시에서 지원받는 사회적 기업으로 설립된 곳이고 취지는 새로 시작하는 청년 작가들을 돕자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작가들이 참여했고 가보니 작품도 많았습니다. 작품이 많으니 맘에 드는 작품도 꽤 있더군요. 재미있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특이하다고 해야 할까 싶은 작품들도 있고요. 가기 어려우신 분들을 위해 사진 몇장을 가져왔습니다만 사진속 그림들이 너무 작군요.
김민지 작가입니다. 맨 왼쪽 위에 있는 그림이 잘 보이실지 모르겠습니다. 제목이 '가족'이었던 것 같은데 재미있어요. 얼굴이 각기 귀, 발, 손가락입니다. 천위에 유채인것 같은데 그림들이 재밌더군요.
장수지 작가입니다. 모두 초상을 내 놓았는데 왼쪽 그림의 인물 목에 자세히 보시면 가시가 돋쳐있습니다. 얼굴이 꽃이어서 일까요.
최미정작가입니다. 모두 세라믹 작품입니다. 가운데 있는 소녀상 두개가 비슷한 모습인데 머리카락이 무슨 도자기의 푸른 무늬같습니다.
장양희 작가입니다. 이 분의 작품들은 좀 특이했습니다. 뭔가를 그렸는데 그 앞에 약간의 간격을 두고 간유리(아시죠? 한쪽면을 갈아 잘 안비치게 만든 유리-ground glass)같은 것을 붙여 희미한 윤곽과 색깔만 비치게 만들었습니다. 사람들이 모여있는것을 그려놓은것 같기도 하고 뭐 그렇습니다. 완전히 벗은것 보다 약간 가린게 더 야하다고 이렇게 살짝 가려놓으니 괜히 궁금해집니다.
박근주 작가인데 이번에 출품한 작가들 가운데 유일하게 색면추상같은 작품입니다. 물론 자세히 보면 추상이 아니고 약간 단순화 시킨 풍경입니다만 오른쪽 윗줄 두변째 작품은 멀리서도 눈에 쏙 들어와서 아주 탐나던 작품입니다. 가격이 쎄더군요.
그림이 다주 깔끔합니다. 얼핏 보고 발수제(파라핀)을 이용한 작품인가 했는데 이게 그냥 드로잉이라네요. 큰 작품이나 작은 작품이나 다 예뻐서 오히려 좀 꺼려지는 면도 있는 -- 이거 뭐라 말로 하기 힘드네요-- 하여튼 뭐 그렇습니다. 그냥 평화롭고 고고한 멘델스존 같은 작품이라고나 할까요.
정민기 작가인데요 앞에 있는 조각은 조각이 아니고 소조인가.. 아니 저게 재료가 뭔가 천으로된 푸대자루에 석고를 넣었는지 뭐 이리저리 붙이고 주무르고 해서 모양을 잡은 듯 합니다. 방법의 참신함이 있고 방법이 참신하다 보니 결과물도 평소 보던 조소작품과 좀 달라보였습니다. 특이한 게 왼쪽 벽에 걸린 다섯개 인데요, 저것들이 보니까 어떤 것은 데님, 어떤것은 공단, 어떤 것은 패치워크 위에 재봉틀로 그림을 그리고 석고로 볼륨을 넣는 방식으로 제작된 것입니다. 거 참 신기하기도 하고 모양도 그렇거니와 마티에르 역시 맘에 들어 보기 좋았습니다. 아마 전시회 측에서 정보를 좀 더 줬으면 구입하려고 알아봤을 겁니다.
오늘 재미있었던 작품들 중 몇개만 사진을 찍어왔습니다. 젊은 천재는 있지만 젊은 대가는 없다고 하지요. 저는 천재를 찾아 전시회를 가보는 것이 아닙니다. 젊은 작가들의 새로운 의식전환, 새로은 방향들을 보고자, 기성작가들은 생각을 못할 것을 창안해 내고 발전시켜가는 모습을 보기위해 가는 것이지요. 물론 거기서 눈의 호강도 얻는 것이겠구요. 그리도 또 다른 하나의 목적도 있겠지요. 내가 좋아하는 그림을 하나 갖고 싶다는 그런 마음 말입니다.
전시회에서 도록을 팔고 있어서 집어들어 살펴보니 작가들의 약력은 하나도 없더군요. 그냥 작품과 작가의 이름만 있어요. 그 이름을 내가 알고 있다면 이제 시작하는 청년작가는 아닐거라 생각합니다. 어느 작가분(지금은 기성작가라 할 수 있는 분)이 20대 후반에 외국 전시회 참가차 유럽을 방문해서 아트페어에 출품했는데 관람하던 분이 와서 묻는게 그림이 아니고 '몇살이냐?' '어느 학교 나왔냐?' 등을 가장 많이 묻더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작가 프로필이 아무것도 없어서 아쉬운 전시였습니다.
결론 : 구경 한 번 잘 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