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고
초록바람 한인순
어제 초등학교동창생의 부고를 받았다.
죽는 날까지 아파트 경비원을 하다 근육경직으로
의자에 주저앉은 것이 이 세상에서 마지막이었다.
얼마 전까지도 인사를 나누며 지냈지만
오랜 지병을 끝내 버티지 못하고 갔다.
텅 빈 빈소에 동창생 두 명이 문상객들을 맞고
가족들은 염을 하러 간 사이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동창생들과 슬픔을 나누고 나오는 문어귀에
염을 끝내고 나온 가족들이 통곡하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
저 가족들은 앞으로 어떻게 살까
버팀목을 잃은 영혼들은 얼마나 긴 방황 끝에
그들의 길을 갈 것인가
빈소에서 기도하던 내 마음의 간절함이
얼마나 빨리 저들에게 전해질 것인가
아직은 늙었다고 할 수 없는 반생의 나이에
벌써 동창생 세 명이 세상을 떠났다.
가는 이에게나 남아있는 이들에게나
준비 없이 떠나는 삶은
얼마나 많은 혼란을 가져다 줄 것인가
천년만년 살줄로 생각하고 사는 사람들이나
죽은 후에 어디로 가든 상관이 없다는 사람들이나
미래를 준비하지 않고 사는 사람들과 다를 바 없으니
인생은 정해진 기간이지만 영혼의 세계는 영원하니
그 둘이 어떻게 같다 할 수 있을까
빈소 앞에서 기도했던 어제 오후의 염원처럼
떠난 사람이나 남아있는 사람이나
영혼을 사랑하고 삶을 사랑하여
정해진 기간에만 집착하지 말고
영원히 머물 자신의 영혼을 위해 부디 준비하기를.
첫댓글 **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천국에서 편히 쉬소서 **
태어날때는 순서가 있지만 죽을때는 순서없이 가는것 같습니다
제 친구들 중에서 벌써 6명이나 갔습니다 얼마전 천안함사건에
지인 아들이 포함되어 너무 젊은 나이인데 안타까움 금할길 없더군요
우리야 이제 살만큼 살아기에 부름을 받으면 가도 후회없지만
가는 젊은이들은... 참 애석하기만 합니다 한선생님 연세가 어케 되는지
벌써 동창이 3명??? 아직 청춘 같으신데^^ 마음 추스리고 한선생님께서는
살아온 만큼만 더 사시길 바랍니다 ^^***
맞습니다. 저도 이제부터가 인생의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러니 더 애석합니다. 사람들이 조금만 아주 조금만 준비를 하여도 많은 복을 누리며 행복하게 살텐데 그것이 안되는 것 같아 더 안타까운 것이지요. 이정 선생님이시나 저나 뭐~ ㅎㅎ 이제부터 인생 시작 아닌지요 ^*^ 위로의 말씀도 주시고 마음 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어제 저희 집 친척 한 분도 탈상했어요. 친척 할머니는 결혼식을 올리고 며칠있다가 625 사변이 나서 할아버지가 전장에서 순직을 했습니다. 그때 막 할머니의 몸에는 새생명이 자라고 있었죠. 혼자 딸을 낳고 길렀는데 결혼해서 딸 둘을 낳았더군요. 저랑 같은 항렬이던데.. 요즘은 몇살 이런게 없어요. 제 친구도 여러명 보냈고. 바로 아래 제 여동생도 몇년전에 보냈고 그 동생의 어린 조카도 사고로 보냈거든요. 살아있는 동안과 살아가는 동안 우린 웃으며 생활해야 겠지요. 저 돌아가신 분들은 웃고싶어도 맘껏 웃지 못할테니깐.. 그 분들 몫까지 웃으며 삽시다.
조카도 보냈다니 ㅠㅠㅠ 동생 보내고 그렇게 마음 아파하더니 ㅠㅠㅠ 그래도 건강한 생각으로 삶에 임하니 고맙네..
언제가는 나도 죽음을 맞이 하겠지만 우리 주님 계시니 걱정 없어요 찬양소리가 아주 좋습니다.....!
고맙습니다...우리 모두의 소망입니다. 그날까지 늘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기를 빕니다. 복된 주일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