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15일, 화요일, Orange, Hotel St Florent (오늘의 경비 US $86: 숙박료 35, 식품 8.80, 샌드위치 3.50, 커피 1.75, 눈 가리게 11, 환율 US $1 = 0.7 euro) 오늘은 바람 때문에 전혀 예기치 않았던 고생을 한 날이다. 오늘 Avignon 숙소를 떠나서 자전거로 22km 떨어진 Orange로 왔다. 거리도 짧고 날씨도 좋고 경치도 좋고 차가 많이 다니지 않는 길을 찾아서 Lyon까지 하는 5, 6일 자전거 여행코스 첫 날로는 최고의 조건일 것 같았다. 작년 봄 뉴질랜드와 호주 그리고 작년 가을 일본 Kyushu 섬에서 처음으로 자전거 여행을 시도하면서 상상하곤 했던 유럽의 자전거 여행일 것 같았다. 그런데 맞바람 강풍이 불 줄은 몰랐다. 보통 강풍이 아니라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센 강풍이었다. 북쪽에서 부는 강풍이었는데 나는 북쪽으로 가고 있으니 맞바람이었다. 12시 방향의 맞바람일 때는 자전거를 타는 것은 불가능하고 자전거를 밀고 가야할 정도였다. 때로는 바람이 옆에서 불었는데 그럴 때는 자전거가 길옆 도랑으로 넘어갈 수도 있어서 매우 위험했다. 그나마 차가 많이 다니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자전거 길이 Rhone 강가에서 좀 멀어질 때는 바람이 덜 불었다. 그런데 자전거 길이 대부분 Rhone 강을 따라서 갔다. Orange에 도착해서 관광안내서에 가서 바람에 대해서 물어보니 Mistral이란 유명한 바람이란다. Mistral 바람은 내가 오늘 간 Rhone 강을 따라서 북쪽에서 남쪽으로 일 년 내내 부는 바람인데 특히 이맘때 제일 강하게 분단다. 오늘은 특히 강해서 최대 시속 90km로 불었단다. 내일은 55km로 불고 모래는 5km로 부는데 글피는 모른단다. 한국 겨울의 삼한사온처럼 불다 말다 하는데 어떨 때는 10여일 계속 불 때도 있단다. 이제 “Mistral” 강풍을 맞으며 북쪽으로 자전거 여행을 계속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그래서 당장 자전거 여행 계획을 바꾸기로 했다. 내일 기차로 Rhone Valley 북쪽에 있는 자전거 여행 종착점으로 잡았던 Lyon으로 가서 거기서부터 남쪽으로 Avignon이나 Arles까지 자전거 여행을 하는 것이다. 강한 맞바람 대신 강한 등 바람을 받으면서 자전거 여행을 하려는 것이다. 오늘 아침 8시에 Avignon을 떠나서 오후 1시에 Orange에 도착했다. 22km를 5시간 걸려서 온 것이다. 22km 중 적어도 반은 자전거를 밀면서 갔다. 자전거를 끌면서 간 것이 아니고 거의 밀다시피 하면서 간 것이다. 강한 바람으로 유명한 뉴질랜드 서해안을 여행할 때도 이렇게 강한 바람은 없었다. 오전 10시쯤 조그만 마을에 도착해서 커피를 사마셨는데 “카페 아메리카노”를 시켰더니 못 알아들었다. Avignon과 Arles에서는 문제없이 통했는데 여기서는 안 통한다. 카페 아메리카노 대신 café allongé (long coffee) 라고 해야 통한단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도 느낀 것인데 외국 관광객들이 찾는 도시와 그렇지 않은 도시 간에 현지 사람들의 영어 실력에 큰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이곳 땅은 아주 척박한 것 같다. 오늘 본 포도원들이 거의 자갈밭이었다. 일부러 자갈을 다른 곳에서 가져다가 깔아놓은 것은 아닐 텐데 자갈이 너무나 많았다. 버려진 땅이 많이 보였고 과수원과 포도밭은 많이 보였는데 밀밭이나 채소밭은 안 보였다. 오늘 Orange로 오면서 구글지도를 아주 유용하게 이용했다. 나의 현재 위치를 항상 표시하기 때문에 길을 잃어버릴 염려가 없었다. 구글지도는 삼성 탭이나 휴대전화로 본다. 어제 산 Michelin 지도는 여행계획을 할 때나 쓰는 것 외에는 앞으로 안 쓸 것 같다. 오늘 자전거를 달린 길옆으로 난 하천을 (도랑?) 보았는데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어서 아름답기 짝이 없었다. 작년 일본 여행을 하면서 본 하천들은 모두 콘크리트로 싸 발라서 흉물스럽기 짝이 없었다. 일본은 2차 대전 후로 발전이란 미명 하에 아름다운 모습들을 망쳐 놓았다는 비난을 많이 받는다. 불행히도 한국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서울 청계천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자연 그대로인 모습은 별로 없는 콘크리트 덩어리이기 때문이다. 자연스러운 모습의 청계천을 만드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했었던 일인지도 모른다. 오늘 든 숙소는 싸구려 호텔이다. 오랜만에 독방에 들어서 좋긴 한데 호스텔에 비해서 나쁜 점도 있다. 직원이 영어를 못하고 주방 시설이 없어서 물을 끓여서 커피를 만들어 마실 수가 없다. 그래도 WiFi는 있어서 다행이다. 어제 Arles에 가서 Van Gogh 작품을 보고 느낀 것인데 미술은 정말 이해하기 힘든 것이다. Van Gogh는 생전에 그림을 딱 한 장 팔았는데 5만 원 정도를 받았단다. 자기 남동생이 화상 비슷한 직업을 가졌는데 그림을 한 장 밖에 못 팔았다니 이해가 안 된다. 그 당시 사람들은 그림 보는 눈이 없었던 것인가? Van Gogh는 결국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그런데 생후에 그의 작품은 명작이 되고 한 점에 수백만, 수천만 불을 호가하는 비싼 작품이 되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 이해가 안 된다. 프랑스 음식 값은 너무 비싸다. 점심이나 저녁을 사먹으려면 최소 20 유로가 드는데 현지 사람들은 그렇게 비싼 음식을 사먹을 것 같지 않다. 현지 사람들이 가는 음식점은 따로 있는 것일까? 내일은 기차로 프랑스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인 Lyon으로 간다. 여행지도 오늘 자전거를 타고 간 길은 Rhone 강을 따라서 Avignon에서 Orange까지 북쪽으로 가는 22km의 비교적 짧은 코스였으나 북쪽에서 부는 맞바람이 자전거가 앞으로 나가질 못할 정도로 강했다 바람을 피할 곳도 없어서 버스 정류장 같은 곳에서 바람을 피해서 쉬어가면서 갔다 오늘 간 길은 차가 별로 안 다니는 자전거 타기에 안성맞춤의 길이었다 Van Gogh 그림에 나올 듯한 풍경이다 농가 포도밭 고색창연하게 보이는 농가 건물 조그만 마을에 도착했다 커피를 한 잔 시켜마셨는데 카페 아메리카노는 안통하고 "카페 알롱즈"라고 해야 통한다는 것을 배웠다 아름다운 길 그러나 맞바람이 너무 강해서 자전거를 타는 것은 불가능하고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밀고 가는 기분이었다, 사진에서는 안 보이지만 오늘 분 바람은 최대 시속 90km이었다 개천은 아름다운 자연 그대로다, 작년 일본에서 본 개천들은 모두 콘크리트로 싸 발라서 흉물스러웠다, 서울의 청개천도 5백 년 전 모습 그대로 복원하면 얼마나 좋을까? 바람은 계속 분다 목적지인 Orange가 10km 남았다 Rhone 강을 다시 건넜다 포도밭이 자갈밭이다 드디어 Orange에 도착했는데 22km 중 적어도 12km는 걸은 것 같다 관광안내소 네덜란드의 왕가인 House of Orange의 발상지인 Orange 제일의 볼거리 로마제국 때 지어진 Theatre Antique의 웅장한 모습 Theatre Antique에서는 아직도 공연을 한다 지붕 경치 아름다운 프랑스 식 건물 나무 창문 덮게는 강풍 때문에 필요한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