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6일, 수요일, Doncaster, Balmoral Hotel (오늘의 경비 US $58: 숙박료 27, 식품 7.40, 환율 US $1 = 0.6 pound) 오늘은 거의 기차로 Doncaster에 올 뻔했는데 마지막 순간에 마음을 바꾸어서 자전거로 왔다. 오늘 비가 예보되어 있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정말 비가 오고 있었다. 인터넷에 들어가서 오늘 시간별 일기예보를 보니 오후 3시경에나 비가 끝일 것이라고 나와 있었다. 오후 3시경은 내가 Doncaster에 도착할 시간이니 하루 종일 비를 맞고 자전거를 타야한다는 얘기였다. 오전에는 조용히 내리는 착한 비지만 오후에는 강풍을 동반한 폭우로 변할 것이라는 예보였다. 그래서 기차로 가기로 결정했었다. 기차로 가면 50분밖에 안 걸리니 아침에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 숙소 체크아웃 시간이 11시인데 그때쯤 나가도 그만이다. 그런데 TV에서 일보예보를 해서 들어보니 아침 8시경에 비가 그친단다. 인터넷 일기예보와는 큰 차이가 난다. 왜 그럴까? 인터넷 일기예보는 실시간 예보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TV 일기예보를 믿기로 하고 빨리 준비해서 아침 7시 반에 떠났는데 오다 보니 TV 일기예보가 맞았다. 9시 반경에는 푸른 하늘이 나오기 시작했다. 비가 내린 후라 그런지 공기가 너무나 깨끗하게 느껴졌다. 공기 냄새까지 보통 때와는 달랐다. 흙냄새와 향기로운 초목의 냄새가 어울려서 나는 냄새 같았다. 이런 공기 냄새는 정말 귀한 것이다. 오늘 자전거를 제일 신나게 탄 것 같다. 날씨도 좋고 길도 좋았다. 오늘은 도로 번호가 B로 시작하는 도로를 주로 달렸는데 참 좋았다. 영국에는 도로 번호가 A로 시작되는 도로와 B로 시작되는 도로가 있는데 A로 시작되는 도로는 최근에 만들어진 도로 같은데 차가 많이 다니는 간선도로이고 B로 시작되는 도로는 옛날부터 있던 것 같은 꼬불꼬불한 도로인데 차가 많이 안 다니는 도로다. A 도로는 보통 도시 외곽을 지나가고 B 도로는 소도시나 마을 한 가운데를 통과하는 도로다. 그래서 B 도로를 달리면 구경거리도 많고 차가 많지 않아서 달리는데 신경도 별로 안 쓰이고 길도 좋은 편이어서 빨리 달릴 수도 있다. 반면에 National Cycle Route 1 같은 자전거 길은 항상 한적한 길이지만 길이 나쁠 때가 많다. 어떨 때는 달리기가 매우 힘들 정도로 아주 나쁠 때도 있다. 오늘 마지막 두 시간 정도는 강한 맞바람이 불어서 좀 힘이 들었다. 비까지 동반한 강한 맞바람이었더라면 정말 힘들었을 것이다. 오늘은 높지 않은 언덕길이 여러 번 있었는데 자전거로 잘 올라갔다. 언덕을 오르기 전에 3단으로 달려서 속력을 최대로 낸 다음에 언덕길을 3분의 1 정도 올라가서 2단으로 바꾸고 좀 올라가다가 마지막에는 1단으로 바꾸어서 올라갔다. 이제 자전거 모든 것이 잘된다. 완전히 만족이다. 오늘 묵는 Doncaster는 인구 13만의 제법 큰 도시다. 그래서 시내에 들어와서 숙소를 찾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숙소에 도착하니 문이 잠기고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할 수 없이 문 앞 계단에 앉아서 사진 정리를 하면서 30분을 기다려서 매니저가 나타나서 들어갔다. 매니저 얘기가 나에게 오늘 도착시간을 묻는 이메일을 보냈는데 내가 답변을 안 해서 꼭 필요한 외출을 잠깐 했다가 돌아오는 것이란다. 나중에 이메일을 체크해보니 오늘 10시 반쯤 보낸 이메일이 있었는데 그때는 한참 자전거를 달리고 있을 때였다. 외출을 하면서 숙소 대문에 간단한 쪽지를 붙여놓았더라면 좋았을 덴데 생각을 못한 모양이다. 그래도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다. 오늘 숙소는 내 마음에 꼭 든다. 영국 전형적인 옛날 건물에 작은 1인용 방이지만 있을 것은 다 있다. 공동으로 쓰는 화장실과 욕실은 방 바로 밖에 있지만 방 안에 세면대가 있어서 별로 불편하지 않다. 영국에는 모든 호텔에 방 안에 전기포트로 커피와 차를 끓여 마실 수 있게 해놓아서 참 편리하다. 오늘 MBN TV 방송국에서 이메일이 왔는데 여행 프로그램에 다른 사람이 선정되었다면서 다음 기회를 보자는 내용이었다. 연락을 해주어서 고맙다. 이 프로그램은 50대와 60대를 위한 것인데 아마 70대 중반인 나보다 50대나 60대 출연자가 선정된 것 같다. 당연한 결정인 것 같다. 요새 음식은 거의 수퍼마켓 음식으로 해결한다. 맥도날드나 버거킹을 발견하면 이용하지만 다른 음식점에는 안 간다. 오늘 저녁은 소고기야채 캔 수프를 전기포트에 데워서 빵과 방울토마토와 함께 먹었다. 빨래는 매일 티셔츠, 팬티, 양말을 하고 가끔 반바지, 긴 바지, 재킷 등을 하는데 항상 손으로 한다. 사타구니에 넣고 자전거를 타는 양말은 큰 도움이 된다. 이제는 별로 사타구니에서 움직이지도 않고 제자리에 잘 있다. 내일은 청명한 날씨가 예보되고 있다. 아침 6시 경에 출발해서 66km 떨어진 York으로 간다. York에는 볼거리도 많고 London과 Edinburgh의 중간지점 정도가 되는 곳이라 2일 밤을 묵을 생각이다. 며칠 전 저렴한 Hostel 방 예약을 해놓았다. 여행지도 날씨가 나쁠 것 같아서 기차를 타고 갈까 하다가 자전거로 갔는데 자전거 타기에 너무나 좋은 날이었다 공기 냄새가 그렇게 싱그러울 수가 없는 날이었다 조그만 강을 따라서 가는 비포장 자전거 길 강을 다니는 캠핑 배 같다 조그만 도시 한 가운데로 지나가는 한적한 "B" 도로를 달렸다, "B" 도로는 차가 별로 많이 다니지 않고 소도시나 마을 한 가운데를 지나가기 때문에 자전거를 즐기면서 탈 수 있다, 좀 위험한 자전거 전용도로보다 훨씬 더 좋다 영국 단독 주택들은 성냥갑 같이 생긴 집들이 많은데 별로 맘에 안 든다 소도시의 시민회관 건물인 것 같다 쉬다 갈 곳을 찾았는데 문이 닫힌 음식점이었다 닫힌 음식점의 테이블에서 한참 쉬다가 갔다 또 다른 소도시를 지나갔다 포장된 자전거 전용도로를 달렸다 길가에 말이 혼자 앉아있어서 보니 앞쪽으로 말뚝에 묶여있었다 소도시를 또 지나갔다 맥도날드 음식점 앞 자전거 거치대였던 것 같다 해는 나왔으나 구름이 많이 낀 날이다 멀리 비가 오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다시 하늘이 맑아졌다 오늘의 목적지 Doncaster 입구에 도착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