솟대 <지하철 스크린 도어 게시-1호선 종로 5가 청량리 방면/ 타는 곳: 1-3번)
김명숙
우주목에 앉아
활주로 앞에 선 비행기처럼
하늘을 응시하는 새
새는 온몸으로 소리를 듣는다
풍년 들게 해달라고
만선 되어 돌아오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하는 소리를 듣는다
기우는 해를 부리에 물고
날갯죽지에 힘을 뻗친다
지평선을 끊고
공중을 박차고 오른다, 솟구쳐 오른다
꿈꾸는 자만이 꿈을 이룰 수 있으므로
새는 하늘을 향해 깃을 세우고
사람들은 꿈을 위해
지상에 안테나를 세운다
몸엣 것
보름이 넘어가도 기별이 없다
달력을 보며 손가락으로 꼽고 또 꼽아보지만.
내 몸에 뭔가 모를 기류가 흐르고 있다
아닐꺼야
여태 별일 없었는데
이제 와 무슨 일 있을라고……
하지만 남편의 입은 귀밑에 걸렸다
거 뭐, 하나 낳지.
안심할 수도 내버려 둘 수도 없는
애물단지 내 몸
저만치 해맑은 얼굴 하나 아장아장 웃으며 걸어온다.
<2014년판 지하철 시집 수록 페이지 p78~79쪽>
<2014년판 지하철 시집 표지 앞, 뒷면>
<2014년판 지하철 시집 이미지>
<2014년판 지하철 시집 약력 표지>-시인약력 사진:김명숙 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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