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벨이 울려서 폰 화면을 보니,
모르는 번호가 뜬다
010ㅡ@@@@ㅡxxxx
사기전화가 하도 많다 보니 아는 사람 번호는 입력해 놓고
모르는 번호는 안 받는 게 대부분 사람들 생리 아닌가?
나도 모르는 번호를 보자마자 끊었는데,
조금 있다가 그 번호로 또 전화가 온다
몇 번을 끊고 오고를 되풀이하다가 생각하니
분명히 나를 아는 사람이 꼭 필요한 사안이 있어서
내가 끊어도 계속 전화를 하는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그래서 전화를 받았더니 낯선(?) 여자 목소리다
"ㅇㅇ씨 아니세요?"
- "네, 그런데요?"
"어머, 반갑다. 나 ***야"
어라? 이게 누구더라?
한참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머리를 굴리다 생각하니
어린 시절의 아련한 추억 속 한 소녀가 떠오른다
학교 안에 있던 관사에 살던 교감선생님 딸이다
언제나 정갈하고 청순한 머릿결과
티끌 하나 없이 깨끗한 의복에
치마 밑으로 쭉 뻗은 다리가 인형 같았던 아이,
도도하고 쌀쌀해서 타의 접근을 불허하던 아이,
모두가 먼 발치에서만 바라보던 딴 세계의 아이가,
졸업한 지 60년이 지난 오늘 전화를 한 것이다
오랜만에 연락이 닿으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반갑다느니 어떻게 지냈냐느니 언제 한 번 만나자느니 하는 것은
구구단 만큼이나 원칙적으로 흘러가는 이야기가 아닌가?
그래서 아무 날 아무 시에 한 번 만나자고 약속은 했는데,
어떻게 변했을지 너무나 궁금하다
그 인형 같은 모습 그대로일는지가 너무 궁금하다
그러다 떠오르는 생각이 하나 있는데
요즘은 전번만 있으면 그 번호에 해당하는 사람의
카톡 프로필 사진을 볼수 있다는 생각을 퍼뜩 했다
그래서 방금 전화한 번호를 연락체어 입력한 뒤
그 번호로 카톡 프로필 사진을 들여다 보다가,
아, 우짜믄 좋노?
나 부산 사람 아닌데도 저절로 부산 말이 나와뿌네?
- 너무 길어서 2부로 나눠서 연재하겠습니다
첫댓글 ㅎㅎㅎㅎ 정겨운 친구 지요!
어릴 적에 쌀쌀맞았고,
지금은 남감한 친구입니다
지난 날의 추억 감회가 새롭겠네요
만나서 저녁 한끼 사주세요
재밋는 글 고맙습니다
그렇게 하긴 해야 하겠는데...,
암튼 잘 알겠습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
ㅋ
상상이 가는데요?
저도 그런적 있어요
아, 그러셨구나?
나이가 든 다음에 연락을 하는 심리는 무엇일까요?
어쨌든 늦은 나이에 전화를 받으니
그래도 기분은 좋던데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