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이 가장 긴 시기라는 하지를 앞에 두고 지난 6월 19일 토요일
청소년 삶 디자인센터에서 오랜만의 보자기 장이 열렸습니다.
광주광역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주최하고,
광주전남귀농운동본부와 광주 청소년 삶디자인센터가 함께 주관하는
올해의 첫 번째 보자기장은 작년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로 쉬어가기도 했던 마음을 달래듯
따뜻하고 밝은 날씨 속에서 진행되었습니다.
2021년 첫번째 보자기 장 포스터
올해로 4년째인 맞은 보자기장에는
농부 팀의 수확물 판매를 비롯해 지역 농산물로 만든 음식 및 수공예 제품,
여러 체험 부스와 캠페인까지 25팀 이상의 부스들이 참여하며 다양하게 준비되었습니다.
보자기 장 시작 전 소개하는 보자기장 장수들
(좌) 보자기장 입장 모습, (우) 일회용 장바구니 대신 이용할 수 있는 에코백
센터 앞 입구에서 QR체크인과 함께 손 소독, 발열체크, 문진표를 작성하고
번호가 적힌 스티커를 부착하면 자유롭게 장을 돌아다니며 볼 수 있었습니다.
보자기장은 일회용품의 사용을 최대한 줄이고자하는 취지에 따라
장바구니나 개인용기를 챙길 수 있도록 권고되고 있지만,
미처 챙겨오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버려진 에코백들을 재활용하여 장바구니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마련되었습니다.
보자기장을 처음 접해보는 사람들에게도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고 장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겠죠?
호미농장과 광주토종학교에서 직접 수확하고 판매하는 감자와 양파
여러 체험 부스를 지나, 장을 들어서자 제일 먼저 반겨주는 건
호미농장과 광주토종학교에서 준비한 토종씨앗을 통해 재배한 감자, 풋고추, 물고구마 모종과 양파였습니다.
농사를 좋아하는 도시농부들과 함께 광주 풍암지구 중앙공원 내에 있는 땅을 빌려 여러 작물을 함께 가꾸는 호미농장에서는
토종학교에서 배운 전통 농사법과 토종 씨앗을 활용하여 이를 실험하고 직접 수확까지 하고 있습니다.
토종씨앗으로 길러진 양파는 가게에서 보는 양파보다 훨씬 실하고 튼튼한 모습이었는데요.
보자기장에서는 이렇게 제철에 나는 건강한 먹거리를 바로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
청년 보부상에서 대신 판매하고 있는 토마토와 양파, 계란
그 옆으로 여러 농사일 때문에 바쁜 농부들을 대신해 물품을 판매하는 청년 보부상 식구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청년 보부상은 광주전남귀농운동본부에서 소비자들과 농부들을 더욱 가깝게 만날 수 있을까 고민하여 기획된 팀으로
해마다 조금씩 커지는 보자기장에서 변화된 점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록 직접 보지는 못하지만 소비자와 농부를 연결해주는 소중한 다리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습니다.
입도 즐거운 건강한 빵과 쿠키
나윤이네, 세가식 크루, 심지쌀롱
(좌) 나윤이네, 세가식 크루의 마들렌과 스콘 (우) 심지쌀롱의 블루베리 머핀, 슈, 비건쿠키
바로 맞은편에는 나윤이네의 마들렌과 술지게미 발효빵,
세가식(세상에서 가장 느린 식당) 크루들의 스콘들을 비롯해
심지쌀롱에서 준비한 머핀, 슈, 비건 쿠키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그 중 세가식크루는 <세상에서 가장 느린 식당>을 졸업하고
프로젝트 그룹으로 활동하고 있는 모임의 별칭으로
2020년부터 지금까지 ‘보자기장’, 한새봉두레 ‘개굴장’, 생태문화장터 ‘숲틈시장’에 출점하여
다양한 비건 다과 케이터링을 제공하며 도전하고 있습니다.
나윤이네와 세가식크루, 심지쌀롱에서 선보였던 모든 빵과 쿠키들이
인기가 많아 시작과 동시에 빠르게 완판이 되었다고 하죠!
앞으로 도시농부들과 함께 또 어떤 음식을 만들어 보일지 기대가 됩니다.
보자기장에 참가한 후기를 전해주시는 한승훈 농부
(좌) 물품으로 팔기위해 직접 삶아온 인디언 감자 (우) 땅끝 민지네 귀농이야기 부스
새로운 얼굴로는 ‘땅끝 민지네 귀농이야기’ 한승훈 농부님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축산업을 통해 귀농하신 한승훈 농부님은 가족들의 건강을 챙기기 위해
혈압, 당뇨에 좋은 작물들을 직접 재배하시기 시작했는데요.
토종학교에서 만나게 된 신수오님의 소개로 그동안은 구매자로 왔지만 올해 처음 판매자로 참가하게 되셨습니다.
이번 장에서 판매하신 물품은 인디언감자라고 불리는 아피오스라는 작물이었는데요,
크기는 감자보다 작고 길쭉하지만 껍질에 인삼의 2배에 달하는 사포닌 성분이 있어
스태미나 식품으로도 유명하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생소한 작물인 만큼, 장에 오시는 많은 손님께 정성스럽게 설명해주시며
실제 삶아와 나눠주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소소하고 정이 넘치는 보자기장의 분위기 덕분에 앞
으로도 제철 작물들을 들고 오실 예정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보자기장의 또 다른 매력 중 하나는
사람들이 정성스럽게 만든 수공예품을 구경할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번 장에서도 솜씨가 좋은 많은 판매자분들이 다양한 물품들을 들고 오셨는데요,
뜨개하는 황쌤 부스에서 버려진 청바지를 뱃지와 교환하는 모습
‘뜨개하는 황쌤’에서는 버려진 청바지를 활용해서 파우치나 티 코스터,
청바지로 만든 뱃지들을 직접 만들어 판매했는데요.
실제 안쓰는 청바지를 가져오면 뱃지를 선물로 주시는 작은 이벤트를 하시기도 했습니다.
커피자루로 만들어진 예쁜 업사이클링 제품들
또한 ‘re:Made’에서는 갖가지 꽃차와 함께
커피자루를 업사이클링하여 가방과 파우치등 다양하게 리폼하여 판매하시고 계셨는데요,
실제 가게에서 판매해도 될 만큼 예쁘다고 생각되었답니다.
손님들에게 물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아일리 캔들
‘아일리캔들’에서는 직접 만드신 소이 캔들과 석고 방향제,
밀랍으로 만든 담금초를 만드는 과정에 대해서 들을 수도 있었습니다.
다른 초보다 밀랍 초는 가격이 있지만,
하나를 만드는데 수차례의 담금질과 기다림을 통해 완성되니
그 가치에 자연스럽게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했습니다.
칸트의 나무 이야기의 이승일 작가,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 중 보자기장에서 나무 공예품을 판매하시는
‘칸트의 나무이야기’의 이승일 작가님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주관기관인 삶디에서 협력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님은
청소년과 성인대상으로 목공수업을 진행하시면서 남는 시간에 만드신 작업 물들을 장터에 들고 오셨는데요.
장터에 있는 다른 물품들에 비해 가격의 차이가 나는 부분이 궁금해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고급나무인 호두나무로 환끌이라는 둥그런 끌로 모양을 내고
끌의 모양을 그대로 살려서 자연스러운 제품을 만드는데,
그 과정 속에서 3단계의 사포질과 오일을 덧바르고 말리는 과정을 5일에 걸쳐 만들게 됩니다.
가공품이 아닌 직접 손으로 만들고 오래쓰기위해
좋은 제품들을 쓰려고 하다 보니 가격대가 있을 수밖에 없죠.`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쉽게 잡을 수 있도록 조각이 파져있다
모든 수공예품이 그렇듯 이야기를 알기 전에는 단순한 부분만 생각했는데,
우리가 익숙한 부드러운 곡선의 모양을 만들거나 사람들이
사용할 부분을 세심하게 생각하는 과정을 알아볼 수 있는데에서
제품의 가치를 알아볼 수 있다는걸 느낀 시간이었습니다.
보자기 장이 발전해가면서 변화된 점 중 하나는,
장에서 보여지는 물건들이 식품과 물품의 판매와 구매를 넘어
직접 체험하거나 전시할 수 있는 부분들로 확대되는 것이었는데요.
이번 보자기장에서도 여러 단체들이 준비한 체험과 캠페인을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좌) 비건 네트워크에서 준비한 보드게임을 즐기는 아이들 (우) 아이들을 위한 색칠놀이와 보드게임을 준비하는 모습
기후행동 비건 네트워크에서는 아이와 함께 온 가족손님들을 대상으로
부모님이 장을 보고 있을동안 아이들도 즐겁게 즐길 수 있는 기후문제 보드게임을 준비하여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도록 부스를 기획해주셨습니다.
(좌) 종이팩 수거를 위한 수거함을 만든 카페 크리킨디 (우) 실제 종이팩을 쿠폰과 교환하는 사람들
그 옆의 카페라떼 클럽의 소속 카페 중 하나인 ‘카페 크리킨디’에서는
사람들의 종이팩 재활용을 장려하기 위해 잘 씻어서 말려진 종이팩을
10개 이상 가져오면 보자기장 쿠폰과 교환할 수 있도록 이벤트를 마련했는데요!
이미 알고 찾아온 보자기장 이용객들이 능숙하게 교환하는 모습을 보고 뿌듯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외에도 사람들이 더 이상 쓰지 않는 물건을 사연을 받고 구매할 수 있는 사연 있는 무인 마켓,
기후위기 행동모임인 1.5℃에서는 기후위기에 대한 이야기를 카드게임을 통해 재밌게 들려주기도 하고,
같이 함께할 사람들을 모집하는 장이되기도 했는데요.
사연있는 무인 마켓
(좌) 물품에 관련된 사연을 내고 사갈 수 있다 (우) 실제 사연을 내고 걱정인형을 사가는 모습
(좌) 1.5℃에서는 기후위기 모임의 홍보 활동 (우) 실제 게임을 통해 기후위기에 대해 배우는 아이들
신수오 대표님이 생각하는 보자기장의 지향점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다양한 팀들이 보자기장에 참가하게 되면서 광주전남귀농운동본부의 대표 신수오님은
실제로 최근 보자기장이 농산물을 사고 파는 것 이외에 카페라테클럽이나 1.5℃ 모임,
녹색당 탈핵 모임, 길 고양이 모임 등 환경이나 동물권에 관련하여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고 말씀해주시기도 했습니다.
더불어 보자기장이 작고 소박하게 ‘보자기로 싼다.’라는 의미에서 시작했으나
앞으로는 작지만 다양한 것들을 지향하여 여러 분야의 사람들을 담을 수 있는 장으로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초기 건강한 먹거리를 농부와 소비자가 직접 주고받을 수 있고자 시작되었던 보자기장이
여러 캠페인과 전시를 포용하기까지 사실 알고 보면 모두 건강한 생활을 염원하는 마음,
나아가 우리가 머물고 있는 환경까지 건강하면 좋겠다는 같은 마음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요?
작고 다양한 것들을 소홀히 하지 않고 담을 수 있는 보자기장이 되길 바라며 다음 보자기장도 기대해봅니다. :)
이상 SEEDream 6기 송가람이었습니다.
2021년 첫번째 보자기장 단체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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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생산/소비] 작지만 다양한걸 담습니다 `보자기 장'|작성자 SeeDream 씨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