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장면은 작가가 왜 천재인지 극명하게 드러나는 고난이도의 암시를 담고있는 명장면입니다.
극 전체에서 가장 밝고 희망찬 순간을 담고 있으며, 동시에 앞으로 펼쳐질 비극과 대조를 이루는 중요한 메타포가 내제되어 있습니다.
극이 진행될수록 이들의 삶은 권태와 절망으로 무너집니다. 이 찬란한 생일 파티의 기념사진은 나중에 돌아보았을 때 가장 고통스러운 기억이 될 '정점의 순간’이 됩니다.
이리나가 받은 선물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모스크바' 그 자체를 상징합니다. 세 자매에게 모스크바는 '잃어버린 낙원'이자 '모든 불행을 해결해 줄 유일한 탈출구'입니다.
하지만 모스크바에서 온 이 오르골은 그들이 꿈꾸는 이상향이 아주 가까이 있는 것 같은 환상을 심어주지만, 결국 그것은 태엽을 감아야만 소리가 나는 인공적인 소품일 뿐이라는 복선을 담고 있습니다. 아름답지만 똑같은 멜로디를 반복하는 오르골처럼, 이들의 삶 역시 "모스크바로 가자"는 말만 되풀이할 뿐 결국 제자리를 맴도는 공허한 반복이 될 것임을 소리로 들려줍니다. (1분35초)
1월31일까지 안똔체홉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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