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자매>의 3막은 큰 불이 마을을 덮친 직후, 극심한 피로와 격앙된 감정 속에 놓인 자매들이 가슴 깊은 곳의 진실을 토해내는 순간을 그립니다. 이는 마치 ‘불길 속에 갇힌 탈출구 없는 방’과 같은 고립된 정서를 극명하게 드러냅니다. 서로가 울고 서로가 달래지만 누구 하나 구원의 답을 줄 수 없는 무력감, 그리고 자신들의 특별한 고통이 한낱 ‘뻔한 이야기’로 전락하는 데서 오는 자괴감이 이 막의 핵심을 관통합니다.
특히 마샤의 고백은 처절하리만큼 역설적입니다. 그녀는 자신이 겪는 이 숭고하고도 치명적인 사랑이 타인의 눈에는 그저 ‘삼류 소설’처럼 유치해 보일 수 있음을 이미 냉철하게 인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객관적 자각은 그녀를 한층 더 비참한 구렁텅이로 밀어넣습니다. 사랑이라는 거대한 파도에 휩쓸리면서도 그 끝에 놓인 허망함을 응시하는, 성숙하지만 지친 영혼의 자화상인 셈입니다.
그녀의 대사에 언급된 ‘유치한 삼류 소설'은 인간 삶의 비속함과 보편성을 상징합니다. 제 아무리 고결함을 가장한 인간일지라도 사랑이라는 원초적 본능 앞에서는 통속적인 소설 속 주인공처럼 행동하게 된다는 잔인한 진실을 말해줍니다. 비극을 평범하고 우스꽝스러운 일상으로 끌어내려 그 비극성을 더욱 강조하는 것, 이것이 바로 작가가 구사하는 가장 강력한 문학적 장치입니다. (1분 27초)
1월31일까지 안똔체홉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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