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칠머리당굿
제주 칠머리당굿은 제주의 대표적인 영등굿으로 매년 음력 2월 1일과 14일에 제주시 건입동(健入洞)의 칠머리당에서 하는 본향당굿을 말한다.
본향당은 마을을 수호하는 당신(堂神)을 모신 곳으로 건입동의 본향당을 칠머리당이라 부르는 것은 지명에서 유래된 것으로 그곳 지형이 일곱 개의 머리모양을 하고 있기 때문에 ‘칠머리’ 라고 하고 이 당 역시 칠머리당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제주시 건입동은 예전에는 제주읍성 동쪽 성 밖에 자리잡은 작은 어촌이었다. 칠머리당은 원래 건입동의 동쪽, 제주항과 사라봉 사이의 바닷가 언덕 위에 있었는데, 제주항 확장공사로 인하여 당은 사라봉 뒤쪽으로 옮겼다.
건입동은 오늘날 항구 도시로 변모되었지만 역시 어업의 중심지로서 성격이 변하지 않았으므로 영등굿이 제대로 전승되고 있다.
칠머리당의 신은 ‘도원수감찰지방관’과 부인인 ‘용왕해신부인’으로 칠머리당굿은 이 두 수호신을 위하는 굿이며 동시에 영등신을 대상으로 한 굿이다.
앞의 두 신 중 남편인 도원수감찰지방관은 마을 전체의 토지, 주민의 생사, 호적 등 생활 전반을 수호하고 부인인 용왕해신부인은 어부와 해녀의 생업, 그리고 외지에 나가 있는 주민들을 돌보아 준다고 한다.
제주도에서는 예로부터 영등신이 어부나 해녀의 안전을 지켜주고 생업에 풍요를 주는 신으로 믿어왔으며, 영등신이 음력 2월 초하루에 구좌읍의 우도를 통해 들어와 제주도의 해변을 일주한 뒤 보름이 되면 떠나며 또, 이 때 미역, 전복, 소라 등의 종자를 뿌려 번식시킨다고 믿어 왔다.
칠머리당굿은 매년 두 번 치러지는데 2월 초하룻날에 일제히 영등 환영제를 하고 2월 14일에 영등 송별제를 한다. 제주 주민들은 성대한 송별제를 받고 이튿날인 15일에는 구좌읍 우도에서 또 송별제를 받은 뒤 떠난다고 믿는다.
제주 칠머리당굿의 환영제 때에는 큰 배를 부리는 집안의 사람들이나 신앙심 깊은 주민만이 칠머리당에 모여서 대개 오전 중에 끝나는 간소한 굿을 하고, 송별제 때에는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나 해녀 그리고 많은 주민이 모여 하루 종일 큰 굿판을 벌인다.
지금은 제주의 관문인 제주항에 있는 수산업협동조합으로 장소를 옮겨 굿을 하고 있다.
굿은 큰 대를 세워 여러 가지 기를 달아매고 제물을 진설하면 정장한 심방이 소무(小巫)가 치는 징, 북, 설쇠 등의 악기 장단에 맞추어 노래와 춤으로 진행해 가는데, 그 순서는 다음과 같다.
초감제는 소위 1만8천 신이라는 모든 신을 일제히 청하여 좌정시킨 후, 제물을 권하고 언제, 어디서, 누가 무슨 연유로 굿을 하게 되었음을 고하고 굿에 참가한 모든 집안의 무사 행운을 빌어주는 과정이다.
본향듦은 본향당신인 ‘도원수감찰지방관’과 ‘용왕해신부인’을 청해 들여서 마을의 무사안전을 비는 과정이다.
용왕맞이는 해신인 용왕신과 영등신을 제장(祭長)으로 맞아들여 해상의 안전과 어업의 풍요를 기원하는 절차이다.
도액막음은 일년 동안 마을 전체의 모든 액을 막음으로써 행운을 얻게 하는 절차이다.
씨드림은 파종(播種)이란 뜻으로 해녀 채취물의 씨앗을 바다에 뿌려 많이 번식하게 하는 절차이다.
배방선은 영등신을 배에 태워 본국으로 행장을 차려 보내는 절차이다.
도진은 배방선을 하고 돌아와 청하였던 모든 신을 돌려보내는 절차이다.
영등굿이 어부나 해녀들의 수호신적 성격과 어촌의 풍어제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 처럼 칠머리당굿 역시 풍어제의 일부라 하겠다.
이런 제사를 지내는 과정에서 칠머리당굿은 영등신에 대한 신앙의 특성과 제주굿의 연희(演戱)적 특성을 종합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계절제(季節祭)로서 바람의 섬 제주도에 남아 있는 영등굿의 뿌리가 되는 굿이다.
칠머리당굿은 여느 마을처럼 당굿을 하기 때문에 중요한 게 아니라 한국의 계절제 중 독특한 형식을 지닌 당굿이어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런 연유와 그 절차가 잘 전승된 점을 인정받아 제주 칠머리당굿은 1980년에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71호로 지정되었으며, 김윤수가 무가(巫歌)보유자로 인정을 받아 현재까지 전승되고 있다.
나아가 제주 칠머리당굿은 2009년에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제주를 여행하는데 있어서 먼저 제주에 대한 어느 정도 이해를 가지고 난 다음 여행지를 찾아가는 것이 순서일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먼저 들러보라고 권하고 싶은 곳이 바로 제주 민속자연사박물관이다.
제주 민속자연사박물관은 제주시 일도2동에 있으며 건입동에서 가깝고 삼성혈과 길 하나 사이로 마주하고 있는데 제주도 고유의 민속유물과 자연사적 자료를 조사 연구, 수집하고 전시하는 국내 유일의 박물관으로 1984년에 개관하였다.
민속자연사박물관에는 제주인 일생의 통과의례를 비롯해서 의․식․주와 생산 산업의 자료들을 입체적으로 전시하는 한편 제주도의 형성과정, 지질암석, 해양생물, 동물, 식물의 자료들을 생태학적으로 전시하녀 제주의 자연과 인문문화를 한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한라산과 성산일출봉의 축소모형과 용암동굴모형을 정교하게 만들어 전체를 잘 조망할 수 있고 모형으로만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자연과 생태문화를 입체적으로 전시하고 있어서 청소년들에게 교육적인 박물관이다.
또한, 화산암을 비롯 여러 가지 종류의 돌과 암석 비석 등이 야외전시관에 전시되어 있어 제주를 알고 여행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정문 앞 횡단보도 건너편에는 전문국수집들이 있는데 쫄깃한 면발이 그동안 길들여진 국수와 다르며 제주인들이 즐겨먹는 돼지고기국수가 있고 값도 싸거니와 시원한 멸치국수가 일품이다.
- 제주 고유의 전통 고기잡이배 테우 -
- 할망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