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선의 세계 배낭여행기(https://cafe.daum.net/elsonpark/)

게시판 : Vietnam
번호 : 3
제목 : Sapa
글쓴이 : 박일선
조회 : 290
날짜 : 2012/06/02

2011년 12월 8일, 목요일, Sapa Pinochio Hotel

 

(오늘의 경비 US $82: 숙박료 $15, 아침 75,000, 점심 100,000, 과일 40,000, 빵 27,000, 미니버스 100,000, 모토택시 20,000, 입장료 35,000, 지도 20,000, 관광 $32, $15, 환율 US $1 = 21,000 dong)


지금 감기에 걸려있다. 지난 일요일 상해마라톤을 뛰고 피곤이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다음날 아침에 상해시내 관광을 나갔는데 다시 쌀쌀해진 날씨와 피곤한 몸 컨디션 때문에 걸린 것 같다. 관광을 나가지 않고 쉬다가 오후에 Kunming 기차를 타러나갔더라면 걸리지 않았을 것인데 너무 무리를 했던 것 같다. Kunming 기차 안에서 목이 칼칼해 지는 것을 느꼈는데 어제부터 감기로 변했다. 얼마나 오래 갈지 모르겠다. 나이가 있어서 한번 걸리면 한참 간다. 좀 걱정이다.


이곳 날씨가 아주 나쁘다. 어제 Kunming을 떠나서 베트남 국경으로 올 때는 날씨가 좋았는데 오늘 아침 Lao Cai 숙소를 나오는데 부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아침 7시 50분경 미니버스에 올라서 한 시간 정도 산길을 달려서 Sapa에 도착했다. Sapa는 구름만 끼고 비는 안 내렸는데 두어 시간 지나니 Sapa에도 부슬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부슬비와 함께 짙은 안개가 몰려와서 날씨가 초저녁처럼 어두컴컴했다. 지금 이곳은 건기인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날씨가 왜 이 모양일까, 좀 실망이다. Sapa 산 경치가 일품이라는데 안개 때문에 아무 것도 안 보인다. 내일은 날씨가 개이면 좋겠다.


Lao Cai에서 손님이 다 차서야 미니버스가 떠났는데 내 옆자리에 앉아있던 젊은 청년이 계속 차멀미를 하면서 가서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Sapa에 도착해서 요금 바가지를 썼다. 요금으로 100,000 dong을 요구해서 주었는데 정상요금의 배를 낸 것 같다. 타기 전에 요금을 물어봤어야 했는데 왜 안 물어봤는지 모르겠다. 베트남은 중국과는 달리 정신 안 차리면 바가지를 쓸 수 있는 나라인 것 같다. 왜 그런 차이가 있을까? 앞으로는 조심해야겠다.


Sapa에 도착해서 미니버스 기사가 나에게 어느 호텔에서 묵을 것이냐고 물어서 Lonely Planet에서 추천하는 Mountain View Hotel이라고 대답을 했다. 그 호텔 앞까지 데려다주나 했더니 다른 손님들은 그들이 요청하는 호텔 앞에서 내려주더니 나는 어느 호텔 앞에서 서더니 다 왔다고 내리란다. 그리고 당장 그 호텔 직원이 달라붙어서 자기 호텔에 들라고 한다. 나는 Mountain View Hotel에 들려고 한다고 했더니 그곳은 멀다고 하면서 자기네 호텔에 들라고 조른다. 모든 것이 계획적이었던 것 같다. 어느 호텔에 묵을 것이냐고 묻고는 자기네 호텔로 데려간 것이다. 나중에 보니 자기네 호텔로 가면서 Mountain View Hotel 부근을 지나갔는데 나를 내려주지도 않았다. 나쁜 사람들이다. 이래저래 베트남의 첫 인상은 좋지 않다.


Lonely Planet에 나온 Sapa 시내 지도를 보면서 Mountain View Hotel로 찾아갔더니 오늘은 만원이란다. 그러나 Sapa는 한집 건너가 호텔이다. 그래서 Mountain View Hotel 근처에 Lonely Planet에서 추천하는 Pinochio Hotel에 들게 되었다. Lonely Planet에서 추천하는 호텔이 아니라도 잘 골라서 들기만 하면 Lonely Planet에서 추천하는 호텔보다 더 싸고 좋은 호텔에 들 수 있을 것 같다. 한 호객꾼이 $8짜리 방을 보라고 한참 쫒아 다녔는데 Mountain View Hotel에 예약이 되어있다고 하고 때어버렸다. 이곳 베트남 사람들은 영어를 몇 마디씩들은 다 한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언어 문제는 전혀 없다.


하루 밤에 $15 짜리 방에 들었는데 다른 나라 같으면 (예를 들면 아프리카) 적어도 $40은 받을 방이다. 부족한 것이 전혀 없는 마음에 드는 방이다. $10 짜리 방도 있다는데 전망이 전혀 없는 건물 뒤쪽으로 있는 방이란다. 이곳 숙박료는 비교적 싼 것 같은데 음식 값은 좀 비싼 것 같다. 모든 호텔 근처에 있는 음식점들은 모두 다 외국관광객들을 위한 음식점이라 그런 것 같다. 현지사람들이 이용하는 음식점은 호텔 근처에는 안 보인다. 아마 호텔들이 모여 있는 지역에서 좀 벗어나면 있을 것 같은데 찾아가게 될 것 같지는 않다.


호텔에 짐을 푼 다음에 은행 ATM에 가서 베트남 돈을 찾았다. 중국 상해에서처럼 ATM 문제가 있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아무 문제없이 돈이 나왔다. 베트남 돈은 단위가 매우 높아서 돈을 찾는데 좀 혼동이 되었다. 약 $300에 해당하는 7백만 dong을 찾는다는 것이 7십만 dong을 찾아서 다음에 3백만 dong을 두 번 찾아서 총 6백 7십만 dong을 찾았다. 약 $320에 해당하는 돈이다. 한참 동안 쓸 수 있겠다. 이곳 호텔, 음식점, 여행사들은 모두 미화로 가격을 부른다. 베트남 돈으로 내겠다면 $1에 21,000 dong 환율을 이용한다. 그래서 내 방값이 미화로는 $15이고 베트남 돈으로는 315,000 dong이다.


돈을 찾은 다음에 관광안내소에 가서 Sapa에 오는 외국 관광객들이 대부분 택하는 단체 관광 둘을 예약했다. 내일 금요일에는 소위 “Home Stay"라 부르는 관광인데 Sapa 교외 원주민 마을 두 곳을 걸어서 가면서 구경하고 마을에서 하루 밤 자고 Sapa로 돌아올 때는 차를 타고 돌아온다. 약 12km를 걷는 여행인데 날씨만 좋으면 걸을 만할 것 같다. 숙식과 가이드가 포함되는 여행인데 요금은 불과 $32이다. 다른 나라 같으면 적어도 $100은 될 수 있는 관광이다.


일요일에는 Bac Ha라는 도시에 서는 일요일 장과 근처에 있는 원주민 마을을 구경하고 돌아오는 관광인데 $15에 가이드와 교통편만 제공된다.


월요일에는 월맹과 프랑스 간의 유명한 격전지였던 Dien Bien Phu로 갈 계획인데 호텔에서 소개하는 버스를 호텔 앞에서 타고 10시간 가는 버스 여행이다. 이제 내주 월요일까지 모든 일정이 확정되었다. 모든 것이 잘 진행되고 있어서 다행이다. 감기만 빨리 떨어지고 날씨가 좋아지면 좋겠다.


점심은 숙소 바로 옆에 있는 Friendly Sapa Hotel Restaurant라는 음식점에서 “Today's Special Set Menu" 음식을 먹었는데 가격이 $5이면 베트남 수준으로는 많은 돈인데 음식이 참 맛있고 정갈하게 나왔다. 이곳에서 음식점 음식은 다른 곳에 갈 필요가 없이 이곳에서만 먹으면 되겠다.


오후에는 Sapa에서 2km 떨어진 Cat Cat Village 마을 구경을 다녀왔는데 별로였다. 돌아올 때는 모토택시를 타고 왔는데 50,000 dong 달라는 것은 20,000 dong으로 깎아서 왔다.


내일은 아침 9시 반에 Home Stay 여행사에서 호텔로 나를 데리러 온다. 아침 식사를 하고 호텔 체크아웃을 하고 배낭을 호텔에 맡기고 어깨에 메고 다니는 가방만 가지고 갔다가 올 생각이다.


Sapa는 대단한 관광 도시다


날씨가 너무 나쁘다


짙은 안개 때문에 시계도 좋지 않다


아담한 숙소 Pinocchio 호텔


방 앞 베란다


야채 시장


Cat Cat 마을 가는 길


Cat Cat 마을의 계단식 논



2011년 12월 9일, 금요일, Hanoi Train


(오늘의 경비 US $26 : 점심 100,000, 커피 20,000, 홍차 15,000, 15,000, 모토택시 30,000, 미니버스 $4, 기차표 $28, Bac Ha 관광 취소 환불 $15, 환율 US $1 = 21,000 dong)


오늘 아침 일어나서 밖을 내다보니 어제같이 부슬비가 내리고 안개가 자욱한 날씨다. 실망이다. 오늘 가기로 한 원주민 마을 홈스테이 트레킹을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결정하기가 어렵다.


짐을 싸서 체크아웃을 하고 9시 반에 여행사 가이드가 나타나서 따라 나섰다. 배낭은 숙소에 맡기고 내일 돌아오겠다고 하고 이번에는 $10 짜리 방을 예약해 놓았다. 월요일 Dien Bien Phu 가는 차편도 예약을 해놓았다.


가이드를 따라서 시외로 빠지는 길로 걸어갔다. 단체 관광이라고 했는데 나 혼자란다. 나 말고도 내가 가는 길을 걸어가는 관광객들이 많이 보인다. 그러나 날씨는 최악이다. 부슬비는 둘째 치고 짙은 안개 때문에 주위에 아무 것도 안 보인다. 비행기가 뜨지 못할 정도로 심한 안개다. 이런 날씨에 트레킹을 하는 나를 포함한 관광객들은 도대체 무엇 하는 사람들인가? 차도를 벗어나서 좁은 마을길로 들어서면서 길은 진흙투성이 길로 변한다. 그리고 경사가 심한 길이라 미끄럽기 짝이 없다. 내 앞에 가던 남자 관광객이 미끄러져서 넘어진다. 나도 조금 더 가다가 미끄러졌다.


결국 한 시간 정도 걷다가 포기하기로 마음을 정하고 가이드에게 돌아가자고 했다. 미끄러운 진흙길도 문제지만 도대체 아무 것도 안 보이는데 관광이 될 것 같지 않다. 그리고 춥고 비에 젖어 내 꼴이 말이 아니다. 예약해 놓은 Bac Ha 일요일 장 관광도 날씨가 이렇게 나쁘면 역시 관광이 될 것 같지 않았다. 그리고 Dien Bien Phu에 가는 것도 너무 고생이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슬그머니 Dien Bien Phu에 갈 생각이 사라진다.


그래서 오늘 저녁에 Lao Cai에서 밤기차를 타고 Hanoi로 가기로 결정했다. 큰길로 나와서 모토택시를 얻어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 사람에게 솔을 얻어서 수돗물로 진흙투성이인 신발을 닦았다. 닦지 않고는 실내에 들어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곳은 숙소에서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 수수료를 받고 하는 것이겠지만 너무나 편리하다. 숙소에서 Lao Cai에서 밤 8시 5분에 떠나는 4인용 침대차 기차표를 사고 숙소 앞에서 오후 5시 반에 떠나는 미니버스 차표도 샀다. 간단히 Hanoi로 가는 준비가 끝난 것이다. 시내에 있는 여행안내소에 가서 일요일 Bac Ha 관광은 취소를 해서 $15을 돌려받았다.


어제 점심을 먹었던 숙소 옆 건물에 있는 음식점에 가서 “오늘의 스페셜” 점심을 먹었다. 어제는 닭고기 요리를 먹었는데 오늘은 노루고기 요리를 먹었다. 역시 맛있게 해나온다. 그 음식점에는 전기 히터가 테이블마다 있어서 전기 히터로 몸과 젖은 옷을 말렸다. 나중에 다시 한 번 가서 홍차 한 잔을 시켜놓고 젖은 옷을 더 말리고 책을 읽으면서 서너 시간을 보냈다. 우리 숙소에는 나무를 때는 벽난로가 있지만 불을 때다 말다해서 몸을 녹이고 옷을 말릴 수가 없다. 옆집에 전기 히터가 있는 것이 천만다행이다.


Hanoi에 가면 적어도 날씨는 이곳보다 따듯할 것이다. 어쩌면 너무 더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안개도 없을 것이다. 도대체 이곳 Sapa는 “안개 구경” 외에는 구경할 것이 없는 곳이다. Lonely Planet에 지금 동남아시아 기후가 건기라고 해서 날씨가 이럴 것은 예상을 못했는데 어제 인터넷에서 이곳 일기를 체크해보니 12월과 1월은 날씨가 항상 비가 내리고 짙은 안개가 끼는 날씨란다. 그것을 알았더라면 이쪽으로 오지 않고 상해에서 항공편으로 Hanoi로 갔을 것이다. 그러면 베트남 비자도 Hanoi 공항에서 쉽게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또 한 번 실수를 했다. 베트남 비자는 서울에 있는 베트남 대사관에서 받았다.


오늘 이메일에 큰아들이 내년 New York 마라톤을 전 가족이 함께 뛰자는 제의를 했다. New York 마라톤은 참가하려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추첨제로 참가자를 결정하는데 개인 외에도 그룹을 만들어서 추첨에 응모할 수 있단다. 두 아들, 딸, 사위 모두 하자고 해서 나도 한다고 했다.


오후 5시 반에 숙소 앞에서 미니버스를 타고 비와 안개 때문에 벌써 컴컴한 Sapa를 떠나서 기차가 떠나는 Lao Cai로 왔다. 신기하게도 Lao Cai에는 비도 안 내리고 안개도 없었다. Bac Ha 관광과 Dien Bien Phu 가는 것을 취소한 것이 후회가 된다. 두 곳 다 베트남 여행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곳인데 큰 실수를 한 것이다.


밤 8시 기차로 Hanoi로 떠났다. 우리 기차 컴파트먼트에는 나 외에도 미국 Colorado 주에서 온 30대 남자 여행자와 네덜란드에서 온 30대 남녀 젊은이 커플 여행자가 들었다. 미국 젊은이는 일본과 동남아를 3개월 동안 여행을 하고 수일 후에 귀국하고 네덜란드 커플은 6개월간의 동남아와 호주 여행을 수일 전에 시작했는데 나와 가는 길이 비슷해서 동남아 어디에선가 다시 만날 것 같다.


외국 여행객들과 기념품 여자상인들, 각자 자기 손님을 정해서 살 때까지 계속 따라다닌다


짙은 안개로 주위가 거의 안 보인다


소들은 이 안개 속에서 무얼 하고 있는가?


진흙 차도 아래로 난 오솔길은 더 험한 진흙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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