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마니타스빌리지 (Humanitas Village)
2012. 3. 21. 수요일 저녁7시에 대학로 호질에서 만났습니다.
소수영(통일운동가) 선생님과 제가 먼저 6시에 도착했고, 10분쯤 뒤에 미8군의 마당발 윤봉수님이 오셨습니다. 정치판이야기, 사회이야기를거쳐 북한이야기가 나오자, 확연한 인식의 차를 보여주었습니다. 나는 가운데에서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완전히 다르게 세상을 본다는것, 아니, 전혀 다른 정보를 접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분단스펙트럼이 투영되었습니다. 소수영 선생님의 조선(북한)의 속살이야기는 투명해서 좋습니다. 여전히 양심수후원과 범민련활동을 통해 통일운동가로서 동분서주하시는 중에 백두산에서 자생하는 들쭉(불루베리)술을 멀리 용인모현서부터 무거운것을 들고 오셨습니다. 덕분에 뒤끝없는 좋은 술을 원없이 마셨습니다.
기조강의로서, "김학재 교수의 세상이야기"는 오늘의 우리사회가 내재한 문제를 한동안 개인의 자기계발을 통해서 극복할 수 있다는 환상을 준것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는 말씀, 수많은 강의를 통해서 숙성된 뛰어난 강의력도 그렇지만, 진정성이 깊이 담긴 메시지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소수영 님의 통일운동이야기, 송영상 님의 수행과 초기불교이야기, 조기호 님의 단학과 생활이야기, 문어발식 출판그룹을 가진 홍정표 님의 출판이야기, 여행가 김은신 님의 물흐르듯 수많은 잡변들과 신순봉시인이 준비한 시낭송, 그리고 돈과 결혼과 사회적스펙의 상관관계에 대하여 노총각의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야기가 점점 김은신 님의 결혼이야기에서 나의 강릉선교장 결혼식 뒷이야기로 비화되어 갑자기 도마위에 오르내리게 되기까지, 아무튼 노총각들이 많아서인지 이야기는 자연히 그쪽으로 흘러가서 결혼한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코드는 무엇이 다른지 갑론을박했습니다...
김은경 시인의 한층 원숙해진 분위기와 달리 미모는 20대로 돌아간듯.... 박옥선 님은 드디어 올 안에 결혼식을 올린다는 낭보가 있었는데, 소설가로서의 작품활동에 대한 의지와 달리 아직은 부족한 현실적 조건의 극복을 위한 관심과 힘을 나누어주셔야겠습니다. 나는 박옥선 님의 소설을 5년째 기다리고 있는 예약독자입니다.
함영실 님은 실사출력회사를 인수해서 열심히 경영을 하는데, 비싼 가게세를 메꾸고 근근히 유지한다고 합니다. 편집디자인에서 출력설비를 다루는 일로 매급시 바빠졌지만, 인문무크지가 편집되면 역시 소임을 맡아주기로 한, 의리파입니다. 오정화 님은 대학원준비와 외국여행과 연수를 하고싶어서 전공따라 열심히 일하고 있고, 몸이 아프거나 직장일이 늦어서 전화로만 면피한 김효경 님, 이연주 님, 김성향 님, 한지희 님, 보리 님 등등은 나중에 웬수를 갚기로 했습니다.
오랫만에 나들이라 정분있는 분들과 종종 자리를 갖고 생산적인 에너지를 모으기로 해서 대화와 여흥이 함께해서 늦은 시간이 되어서야 헤어졌습니다. 좋은 이야기를 해주신 김학재 교수님과 참석한 모든 분들에게 행복한 에너지를 받은 나는 달리 고맙다는 말밖에 할게 없군요....
술의 영향력이 길어서 오늘에야 정신차리고 몇몇분들과 뒷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카페개설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예전에 일단 개설해놓은 이곳을 이용하기로 하고 이제부터 주소알려서 서로가 필요한 정보와 이야기를 공유하시기를 바랍니다.
다음은 이런저런 생각과 앞으로 이런 것들을 하면 어떨까하는 아이디어를 내용에 대한 사전 조사나 객관적인 검증없이 이야기한 내용을 붙입니다.
먼저 무크지를 기획하고 편집하여 창간하는 것이 우선이겠고, 분기별이든 월별이든 즐겁게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와, 혹은 좀더 심화된 이야기를 들려주실분을 모시고 세미나식으로 하든 열린모임을 시작해야 되리라 생각합니다. 뜻이 모아지면, 재정적 기반에 대해서 실질적인 힘이 될수 있는 분들과 연결하고, 자리도 만들어야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무크지의 편집장(발행인)은 신순봉 시인이 맡아주시기로 하였는데, 문학계와 사회활동계의 많은 인맥과 일생의 풍부한 경험이 있어서 잘 되리라 생각합니다. 다양한 편집위원들을 구성하고, 운영비용과 제작비, 인건비의 문제를 가시적으로 정비해야 편하게 일을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명칭:
-후마니타스는 인문만을 말하는가?
-노마디스트(늘 새로움을 찾아다니는 유목민)와 빌리지(정착민, 코뮨주의)의 상관관계
-빌리지는 노마디스오아시스? = 목 축이고 떠나는 하나의 거점인가?
지향:
-지식의 노마디즘?
-자유 (어떤 자유? 신자유주의?)
-도시공동체? -빌리지 지향? - 상상의 빌리지일뿐?
-연구공동체 지양(?)
-대안교육공동체
-대안국가, 대안사회, 대안정부
사업:
-세미나
-후마니타스강좌: 일반인 대상 후마니타스 강좌와 청소년대상 인문학강좌
→ 분당: ‘꼭두’문화공간
→ 서울: 종로, 흥사단 등에서 인문고전, 대안고전 강좌
→ 추후에 여타의 소도시나 농촌, 지방 강좌 개설
-후마니타스콘서트: 음악, 북출판, 후원, 영상, 춤
-글로브트로트인문기행학교: 중국고전인문학기행, 인도인문학기행, 글로벌트로트인문기행
유럽인문학기행, 북미인문학기행, 한국인문학기행, 민통선인문학역사기행,
-행성걷기: → 아름다운길연구가와 함께가는 아주 지루한 걷기여행
→ 노익상의 집구경과 사진풍경
→ 볓빛만 함께하는 밤길걷기
-대안의 무크 발행
-인문학& 동양고전경전, 불경 등 보이스북, 전자북 발행
-웹진위크리-후마니타스통신 발행
-소울아카데미
-후마니타스스쿨
-고전강독반
재정수입:
-대안화폐, 지역화폐, 재능화폐
-강좌수입
-회비(정착하는 주민들 세금), 찬조금
-일일호프, 바자회, 공방운영, 전시회, 북콘서트
-사업수입(기행)
-원시농산물 기르고 유통하기(제주생협, 북한산, 기타)
-특별사업후원행사(노숙인돕기, 아프리카어린이돕기, 실업자돕기)
재정지출:
-책발행비(제작, 고료)
-사람활동비:
-강좌장소 사용비
-행사비
일정 계획:
-사무(연락)공간 및 세미나 공간
-무크 창간호 발행시점- 창립콘서트 열기
-인문학강좌/ 서울? 분당?
-정기세미나 고정화
-홍보 및 마을활성화는 재화와 마음과 지식의 생산량에 달려있음.
조직:
-이사회
-운영위원회
-편집위원회 -편집장/ 편집위원/ 편집디자인실장/ 취재작가/ 사진
-교수위원회 -여행, 강좌, 특강, 인문학콘서트
-사무처 -사무총장/ 부서/ 개인연구소? 새로운 조직?
-앎과 삶은 다른 이와의 <함께 함>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우리라는 존재는 다른 이에게 받은 선물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자유와 풍요가 다른 이들과의 연대와 접속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구석구석 자본과 경쟁의 논리가 점령한 이 땅에 숨구멍과 같은 공간이 되고, 하고 싶은 공부를 하면서 자기의 삶을 돌아보고 실천하고, 그러면서도 밥을 벌어먹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것, 그러면서 고립되지 않고 사회와 소통하고 살자는 것이다.
-전문가들에 의한 지식의 독점이나 지식 그 자체를 위한 지식을 구하지 않는다. 지식은 횡으로 종으로 엮는 관계망 속에서 서로 생산되고 유통되며 사회와 관계해야 한다는 것. 자본주의 안에서 변방으로 밀려나 버린 이들에게 인문학을 소개하는 것. 인간의 삶을 공부한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달라지게 할 수 있다. 인문학은 많은 이들로 하여금 자기 자신을 보게 하는 방식으로 사회에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일방적으로 주입되는 지식을 넘어 자유로운 토론과 대화를 통해 확장되는 앎의 지평을 지향한다.
-오늘날 기업이나 여기저기 인문학의 부흥은 이윤 창출을 위한 자본 축적 전략과 지배의 효율화를 위한 국가 통치 전략의 소프트 버전인 현재의 인문학과 정면으로 대결해야 한다. 국가와 자본, 권력에 길들여진 인문학은 현실을 스스로 사유하지 못하도록 만든다. 지금의 인문학은 사회의 지배적인 통념에 정면으로 맞서는 반란성과 비판정신이 거세된 채 구체적인 삶과의 접점도 잃고 <문화적 교양주의>가 되어버렸다. 이러한 세상과 담쌓은 온실 속 지식이 아니라, 안온한 일상에 균열을 내고, 무사안일한 상식을 질타하며 낯선 가치, 새로운 의미를 제기하는 인문학이 필요하다.
-우리가 처해 있는 현실은 문제적이다. 대학생이 졸업과 동시에 신용 불량자가 되고, 청소 노동자가 화장실에서 밥을 먹어야 하며, 개발 이익에 눈먼 국가와 자본의 폭력은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에게 ‘공권력’이라는 테러를 자행한다. 소시민의 일상은‘글로벌 리더십’과‘글로벌 스탠다드’를 이룩하고자 희생을 강요당한다. 이렇게 파괴된 삶의 터전에서 <인간>과 <문화>를 말하는 인문학은 어떤 희망의 근거가 될 수 있는가.
-참인문학은 새로운 앎과 감수성, 사유와 활동이 의미를 갖기 위해 국가와 자본, 휴머니즘이라는 기치를 내건 인문학과 대결한다. 지배적 가치와 통념에 익숙한 현재의 인문학을 이탈해 새로운 삶을 향한 길을 만들고자 한다. 그래서 국가와 너는 같지 않다고 지적하는 것, 민족의 영광과 네 개인의 행복은 별개의 문제라고 말하는 것, 안온하고 평화로운 일상 뒤에‘우리’로부터 배제된 이웃이 있음을 폭로하는 것, 인문학은 순수하게 존재한 적이 없음을 설명하는 것. 이처럼 정체성과 동일성의 서사를 거절하는 인문학, 통념적인 삶의 관성에 낯설고 불쾌한 소음을 일으키며 우리를 불안하게 만드는 인문학의 반란성이야말로 우리 삶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다. 인간과 삶을 아름답고 풍요롭게 바꾼다는 미명 뒤로 펼쳐진 삶의 적나라한 모순과 질곡을 질타할 줄 모르는 인문학은 인간을 위한 것도 아니고, 삶을 위한 것도 아니다.
-새로운 인문학을 위한 제언은 국가와 사회를 부강하게 만들거나 보편적 휴머니즘을 구현하는 것도 아니요, 인문학의 잃어버린 가치를 회복시키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지금-여기의 현실을 여실지견하고‘다른’현실을, 우리의 감각과 지식, 상식의 기반을 뒤흔들어 우리를‘낯선’변경, 오랑캐의 땅으로 던져 넣는 것이어야 한다.
-유쾌한 반란성이란 통념이나 분명한 구별들이 깨질 때 발생한다. 그것은 확실하다고 믿던 것들을 와해시키고 그 경계를 횡단하는 것과 관련되어 있다. 세상 모든 것에‘내 것’이라는 말뚝을 박아놓고 더 많이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고 싸우는 모습처럼 말에게 낯선 장면들이 또 있을까? 사유재산제도란 오직 인간의 눈으로 볼 때만, 익숙하고 당연했던 게 아닐까? 인문학이 소중하고 또 소중하다고 부르짖었던 것들, 즉 인간, 문화, 예술, 민족, 국가…… 사실 이 모든 것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여항(閭巷)- 백성들이 살아가는 일상적 장소. 사람이 집합하는 장소라면 어디라도 그 자리에서 만들어질 수 있는‘교류와 교통의 공간’을 지칭. 따라서 각종 의식이나 축제의 공간, 퍼포먼스의 공간, 시장, 정치적 주장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촌이란 도시를 계획하고 통치하는 권력이 만드는 도로나 구역이 아니라 터를 잡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서로 만나고 영향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사건의 장소로서, 단지 물리적 공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후마니타스빌리지는 죽음조차 포함하여 삶의 전과정을 이어가는 전인적 마을이다.
첫댓글 헐; 편집장 맡겠다는 말은 안한 것 같은데... 농사꾼이 서울 오르락내리락 시간이 있겠습니까?
헐; 그렇긴하네...그럼 편집위원장인감?.. 김은신 씨가 연락하신다는데...
카페 개설 축하드려요.
첫 모임에서 이런저런 얘기 듣다보니, 밤 두 시가 되었더라고요.
저야 가까이 사니 택시 타고 금방 들어왔지만
다른 분들은 고생 많으셨겠어요.
술도 많이들 드셨으니 후유증에 며칠 고생하셨겠고요.
혼자, 자기 생각에 빠져 사는 저에게 신선한 자극이었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우선 흔적 남겨요.
벽하 님 글은 천천히 읽어보겠습니다.
모임 준비하고 진행까지 하시느라 벽하 님 고생 많으셨습니다.
감사드려요.
귀한 말씀 주신 김학재 교수님, 신순봉 시인님께도 감사드리고요.
다른 분들과는 많은 얘기를 나누지 못해 아쉬웠어요.
다시 한번 카페 개설을 축하드려요.
즐거운 시간 만들어 주신 벽하님과 좋은 말씀, 즐거운 이야기 하여 주신 참석자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카페가 활성화 되어 많은 목마름을 채워 주는 안식처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카페개설을 축하합니다.
모두가 복짓는 자리이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