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특급호텔들은 관광객을 유치하기 보다 비즈니스 고객을 선호한다. 그 이유는 객단가가 높기 때문. 관광객의 호텔 선택 기준이 여행사에 달려 있는 반면 비즈니스 고객은 직접 예약을 하기도 하지만 상당수 비서들이 대신해 주고 있다.
‘마케팅의 타깃은 비즈니스맨이 아니라 비즈니스 맨을 수행하는 비서’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비서들의 역할이 증대되면서 호텔마다 호텔을 이용한 적이 있거나 잠재고객인 부커들의 명단을 확보, 다양한 행사로 부커들을 유혹하고 있다.
호텔마다 부커클럽 운영
80년대 말부터 90년대 초에 생긴 각 특급호텔의 부커클럽은 현재까지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부커클럽의 선두주자는 하얏트 호텔로 그 명칭은 ‘프라이빗 라인’(Private Line). 전용회선을 뜻하는 이 부커클럽은 하얏트 호텔이 지난 74년부터 운영, 현재 나이 지긋한 부커들도 많다.
지난 84년에 설립,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는 신라호텔의 ‘바스클럽’(BAS Club)은 ‘Booking At Shilla’, 즉 ‘예약은 신라호텔로’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88년에 만들어진 르네상스 호텔의 부커클럽은 한번 이용하면 다시한번 이용하게 된다는 의미의 ‘앙코르 클럽’(Encore Club), 롯데호텔은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여주인공과 호텔 이름의 유사점으로 이끌어낸 ‘샤롯데 클럽’(Char Lotte Club)을 89년에 선보였고 호텔 예약에 가장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는 자들의 모임이라는 뜻의 힐튼호텔 ‘탑키 클럽’(Top Key Club)은 92년에 첫 선을 보였다. 이후 조선호텔이 93년에 ‘텔레조이’(Telejoy Club)를, 노보텔이 ‘앙뜨레 누 클럽’(Entre Nous Club)을 만들었다.
이밖에도 워커힐 호텔의 ‘아이티티 쉐라톤 초이스’(ITT Sharaton Choice)가 95년에, 리츠칼튼의 ‘라-넷’(La-Net)이 97년에 런칭 쇼를 가졌으며 아미가 호텔에는 ‘에이비씨 클럽’(ABC Club - Amiga Business Club)이 있다.
부커클럽 회원들은 누구인가?
보통 20대 중반에서 30대 여성이 주를 이루는 부커클럽 회원들은 대부분 비서가 많고 상사를 대신해 예약업무를 담당하는 직종에 근무하는 사람들로 호텔 마케팅의 주타깃이 되고 있다.
한 대기업의 비서는 “비서가 예약을 주로 하지만 꼭 예약을 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이 경우에도 예약 과정에서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평소 유대관계가 있는 호텔로 예약을 유도할 수도 있다”이라고 밝히면서 “호텔이 이부분 때문에 비서들을 공략하는 것 같다”라고 설명한다. 이에대해 공감을 표하는 한 호텔 부커클럽 담당자는 “솔직히 바이어가 비서에게 원하는 호텔을 요구해도 비서가 다른 호텔로 얼마든지 유도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서비스의 질이 비슷한 상태에서 호텔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비서들을 공략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주로 외국인 회사에 보스를 모시고 있는 비서이다보니 그들의 시각과 취향은 매우 높아 부커클럽 담당자들이 애를 먹고 있다고. 대체로 고급스럽고 우아하며 클래식한 것을 좋아하는 부커클럽 회원들은 이미 호텔 이용 경험이 많아 까다롭기 때문에 만족도를 이끌어내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는게 호텔 담당자들의 한결같은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