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췌: 조선일보 98년
[문화지킴이]삼성플라자 분당점 큐레이터 이홍복씨
삼성플라자 분당점 5층엔 화랑이 하나 있다. '갤러리 삼성플라자'라는 이름의 이 화랑은 총면적 1백22평, 전시면적 75평의 본격 화랑이다. 이 화랑의 책임자인 이홍복(45)수석큐레이터는 작년 11월 1일 개관 이후 '장욱진 나무전' '오수환 근작전' '한국금속공예가 11인전' 등 세차례 전시회를 훌륭하게 치른 주역.
최근엔 네번째 전시회인 '현대한국판화전(Ⅰ)'을 지난 1일부터 22일까지 개최했다. 김봉태, 윤명로 등 작가 11명의 작품 31점이 출품된 이 전시회는 현대 한국판화 1세대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줘, 6천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가는 성황을 이뤘다.
이씨는 경기고, 성균관대 법대를 나와 1년간 직장생활을 하다 80년 독일로 건너가 11년간 보쿰대에서 서양미술사를 공부한 이색경력의 소유자. 91년 귀국, 2년간 여러 대학에 출강하다가 93년 9월 호암미술관과 인연을 맺었다.
이씨는 개관 직후 IMF한파가 밀어닥쳐 어려움을 많이 겪었으나, 수준급 전시회 개최를 통해 비교적 위기를 잘 넘겼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가 보는 분당주민들은 문화적 욕구가 높은 편. "품격높은 전시회를 선 보이기만 하면 관람객들이 많이 찾게 마련이죠." 분당의 문화지킴이를 자임하는 이씨는 올해 5월의 '윤광조 도예전', 7월의 '이왈종 도화전' 등 굵직한 전시회를 준비하느라 요즘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질 높은 전시회를 많이 개최, 지역문화 향상에 이바지하도록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박영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