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연(연세대 영문/국문 전공)
합격발표가 난지 며칠이 되었지만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이렇게 합격 수기를 쓰고 있다는 것도 꿈만 같다. 사실 합격수기를 쓸 만큼 변변히 내세울 공부 방법이나 경험도 없지만, 다른 사람의 합격수기를 보면서 자극도 받고 조언도 얻었던 나의 경험을 되살리며,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한다. 특히 직장을 다니면서 통대를 준비하시는 분들께 힘내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공부방법>
내 경우는 작년과 올해의 공부가 좀 달랐다. 작년 한해는 통대입시에만 전념을 했었고, 올해는 작년의 실패후 직장을 다니면서 병행을 했기에 조금 다를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작년에는 좋다는 공부는 다 해보려고 욕심을 부렸다. 일일 스터디 (영한, 한영), 일요스터디, 한한스터디, AP뉴스 듣기 스터디등 스터디도 여러개 했고, 1차 시험에 대비해 문제집도 많이 풀어보려고 노력했다. 다들 알겠지만 이 공부는 욕심부리면 끝이 없는것 같다. 하면 할수록 부족한 것만 눈에 보이고 늘지 않는 것같은 느낌에 초조해진다. 작년 입시에 실패하고 나서 얻은 교훈은 공부를 할때 마음에 부담이 있으면 심리적으로 힘들어진다는 것이었다. 올해에는 직장을 ful-time으로 다녔기에 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내가 할 수 있는것만 하자는 생각으로 임했다. 작년에 듣기가 너무 약하다는 생각에 듣기를 AP위주로 많이 들었는데, 올해에는 독해에 보다 중점을 두었다. 독해가 쌓이지 않으면 듣기를 길게 틀어줄 때 흐름을 따라가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올해에는 The Economist를 구독했다. 많이 보지 못하고 넘기는 경우가 많았지만, 기사중에서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것과 그래도 비교적 짧고 재미있는 파란 Box안의 기사들은 많이 읽어보려고 노력했다. 작년에는 기사하나를 읽어도 공부태세를 갖추고 진지하게 읽어야 한다는 어설픈 완벽주의때문에 오히려 많은 기사 독해를 하지 못했기에, 올해에는 오고 가는 지하철이나 짬날때 그냥 죽 읽어가는 방법을 택했다. 심지어 회사에서도 (아주 가끔이지만) 잡지를 펴놓고 슬쩍슬쩍 읽기도 했다.
듣기는 학원에서 하는 것이 전부였다. 올해 초반에는 은천성 선생님 시사청취만 4개월정도 연달아 들었고, 8월부터는 장홍석 선생님의 실전반을 계속 들었다. 은 선생님 시사청취에서는 재미있는 내용을 많이 다루기때문에, 지루하지 않고 다양하게 듣기에 노출될수 있어 좋았고, 장홍석 선생님 실전반에서는 어려운 PBS의 토론 프로그램이나 에세이를 자주 들었다. 반복해서 복습을 하진 못했지만, 시사적인 내용뿐아니라 조금 심오한 (?)주제들은 좀 어렵긴 했지만 읽어주는 속도와 내용면에서 매우 유익했다고 생각한다.
영한 한영 뒤집기 스터디는 일주일에 두번 스터디 파트너와 연습했고, 일요스터디는 3월부터 참여해서 10월까지 계속했다. (물론 빠지는 경우도 많았지만^^)
스터디 자료는 영한은 주로 이코노미스트, 한영은 중앙일보의 기사를 영어본과 맞추어서 연습했다. 중앙일보 기사는 한국어 기사가 한국말답고 자연스러운데다가 영어 표현도 괜찮아 한국적인 내용을 영어로 옮겨보는 연습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영작과 번역은 8월부터 장선생님 수업시간에 시간재고 풀어본 것이 매우 도움이 되었다. 따로 공부할 시간이 없었기때문에, 수업시간에 내용을 모두 커버하면서 시간내에 들어오는 연습을 했던것이 정말 다행이었다.
작년과 달리 1차준비는 거의 하지 않았다. 작년에는 문제풀이에 참 많은 신경을 썼지만 1차 시험에서 실패했기에, 문제풀이보다는 영어에 많이 노출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작년 1차시험에 하도 긴장을 많이하고 떨었기에, 실제시험같은 분위기에 적응하려고 10월에 텝스를 신청해서 시험을 한번 보았다.
<외대1차 시험>
1차시험은 당일의 컨디션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하고도 너무 긴장하면 실력발휘를 못하는 것 같다. 마음의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1차는 작년과 거의 같은 유형이었다. 공통영어에서는 헤드라인 고르는 문제, not true 고르는 문제가 듣기로 나왔고 written test part에서는 문법과 빈칸 채우기가 나왔다. 작년에 문법 문제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도 잘 풀지 못했기에, 올해는 뒷부분인 빈칸 채우기를 먼저했다. 통대 공통영어 문법은 머리를 싸매고 봐도 이거다 싶은 답이 없는 문제라고 생각되어 빈칸 채우기를 먼저하고 문법은 마지막에 죽 읽어가다가 이상한것 같은 부분을 골랐다. 전공영어에서는 듣기의 지문이 길었다. 작년에는 연설문 지문을 읽어줄때 적느라고 진땀을 뺐다. 문제는 두서 없이 적은 게 너무 많아 막상 문제를 풀때 뭘 보고 답을 골라야할지 몰랐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올해는 지문을 들려줄 때 적지 않고 흐름을 따라가려고 노력했다. 흐름을 따라가다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것만 몇개 적었다. 지나고 보니, 나는 적으면 머릿속에는 남지 않지만, 적지않으면 집중력도 커지고 머릿속에 남게 되어 더 득을 본 것 같다. 전공영어 독해에서는 이코노미스트에서 본 지문들이 몇개 나와서 그나마 시간을 좀 줄일 수 있었다. 독해는 전문을 다 읽기에 시간이 부족해서 문제를 먼저보고 독해를 하는 식으로 시간을 의식해서 풀었다.
작년보다는 제정신을 차리고 풀었지만 경쟁률이 워낙 높기에 붙을 것이라는 확신을 전혀 할 수 없었다. 그래도 2차시험을 보기전까지는 마음을 가라앉히는것이 중요한것 같다.
<외대2차 시험>
한국어는 전혀 준비를 하지 않고 갔는데,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영작과 번역, 특히 영한 번역에서 나는 아주 어려운 지문이 나오면 전체적인 맥락을 놓치는 경우가 많아 걱정을 많이했는데, 다행히 영한 번역이 연설문이어서 지문자체의 어려움보다는 한국말로 부드럽게 나가는데 초점을 두고 시간을 의식하면서 했다. 한영 영작은 우리말 영어 뉴스에 나올 법한 내용으로 버스정보시스템과 디스플레이 출시에 관한 것이었다. 내용중에 발주, 수주 같은 다소 어려운 표현들이 있었는데, 딱맞는 영어표현이 생각나지 않고 시간도 촉박해서, 우회하는 표현을 썼다. 에세이에 나온 월드컵은 전에 스터디와 수업시간에 해본적이 있어서, 그나마 수월하게 할 수 있었고, 짧은 글이어도 서론-본론-결론이 있는게 좋다는 얘기를 들어서 나름대로 뼈대를 세우려고 노력했다.
인터뷰는 토요일 끝에서 두번째였는데, 무려 5시간을 넘게 기다렸다. 순번이 늦게 걸릴 경우 지치지 않게 스스로를 다잡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들어갔을때 교수님들 역시 많이 지쳐있는것 같았고, 자리에 앉자마자 영한이 시작되어 조금 당황했다. 영한은 임향옥 교수님께서 읽어주신 cloned food에 관한 것이었는데, '현재 미국 농장에는 복제동물의 수는 많지 않다, 복제비가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실 시장에 끼치는 영향도 미미하다, 그러나 복제비가 기술의 발달로 좀더 싸지면, 곧 우리 곁에 복제동물에서 나온 우유나 유제품, 나아가서는 고기까지 다가올것이다.'라는 내용이었다.
지금은 내용이 그나마 정리가 되지만, 그 당시에 나는 cloned food라는 용어가 너무나 생소하게들렸다. 복제동물을 음식으로 사용하는것을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기에 개념이 잘 다가오지 않았다. 그냥 들은 내용을 옮기는 수밖에 없었다. 내 머리속에 개념이 잘 서지 않은상태에서 하는 통역이라 제대로 전달이 되고있는지 너무나 의심스러웠고, 내가 무슨말을 하고 있는지도 잘 몰랐다. eye contact은 평소스터디때도 하지 못했기에 역시 시험장에서도 못했다. (난 eye contact을 하면 내용을 잘 잊어버린다) 다만 목소리는 크게 하려고 했는데 영한 내용이 어려워서 이런 나의 다짐들은 하나도 생각나지 않았다. 영한이 끝나자 곽중철교수님께서 바로 한영을 읽어주셨다. 내용은 기러기 아빠에 관한 것으로 시작해서, 우리 나라사람들이 너무 영어에만 매달린다, 외국에서 살다온 연예인들도 영어, 일어는 잘하면서 한국어는 못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진정한 세계화 시대의 한국인이라면 한국어의 중요성을 깨달아야 한다, 영어는 발음보다는 말하는데 있어 논리가 있으면 된다는 내용이었다. 생소한 내용이 아닌데다가 이야기의 흐름이 한 방향이어서 기억하기 어렵지 않았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빨리빨리 말했고, 영한보다 정신을 차려서 목소리도 크게 하려고 신경을 썼다. 영한, 한영모두 끝날때 내용을 끝맺는 티가 나는 문장으로 정리를 했다.
인터뷰를 보고와서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영한을 너무 못했다는 생각에 거의 포기했었고, 나중에는 그 기사 지문을 워싱턴 포스트에서 우연히 찾았는데, 보면서 더 괴로워했다. 그나마 평소에 스터디를 하면서 연습했던 태도가 배어 있어서 들은 내용이 어려웠음에도 내가 생각한 것 만큼 크게 당황한 티를 내지 않았나 보다. 평소에 어렵건 쉽건 자기만의 어떤 틀에 맞추어 해낸다는 생각으로 연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써놓고 보니 도움이 된다기 보다 개인적인 푸념에 가까운것 같아 걱정이 된다. 다만 몇분들에게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올해 직장을 다니면서 공부할 때 가장 큰 고민은 회사를 그만두고 공부만 해도 시원치 않다는 생각에 이러고 있는 내가 항상 불만이었다. 그러면서도 그만두고 공부만 할 때 또 붙을 자신이 없었기에 섣불리 그만두지도 못했다. 작년에 함께 공부했던 파트너들이 한명도 빠짐없이 모두 외대에 합격했기에 나의 실패는 더욱 좌절스러웠고, 더 자신감이 없어져서 직장을 선택했다. 지금 결과적으로는 잘된 일이지만 스스로에게 맞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공부를 하시는 분들 모두 걱정도 고민도 부담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반드시 된다.'라는 믿음을 갖되, 언제까지 꼭 붙어야 한다고 자신을 옭아매지 말고 (작년에 내가 그랬다.) 되도록 편하게 공부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독해의 중요성과 아울러 공부할 시간이 별로 없던 나에게 많은 기회와 가르침을 주신 장홍석 선생님과 작년에 많은 것을 가르쳐주신 은천성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직장에 다니는 스터디파트너를 마다하지 않고 시간을 맞춰 함께 스터디를 해준 선영이에게 너무나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또 항상 함께 고민하고 의지했던 노영언니, 가연언니, 효진언니, 유미언니께 감사드린다.
김윤희(고대 영문과)
통역사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끼기는 했지만 막상 공부를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았었는데, 졸업 후 회사를 1년 반 가량 다니다 결심을 굳히게 되었다. 6월에는 기초반을 수강하고, 회사를 그만둔 7월부터 실전반을 듣기 시작했다. 처음 실전반에 들어갔을 때는 정말 총체적인 난국에 빠져 있었다. 잘 들리지도 않거니와 배경지식이 없어 이해도 가지 않았고, 메모리 스팬은 제로여서 그나마 들은 것조차 제대로 말하지 못했다. 처음 일주일간은 마음고생이 정말 심했지만 조금씩 적응해 나갈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는 실력 있는 사람들과 함께 공부하며 많이 배울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외대 시험
1차: 전년도 시험과 같은 유형이었다. 공통영어의 Listening은 헤드라인 고르기와 틀린 내용 고르기였고, 그 외에는밑줄 친 부분 중 문법이나 용례가 틀린 것 고르기, 단어 2개 채우기 등의 문제가 나왔는데, 전공영어보다 오히려 더 어려웠다. 전공은 Listening이 연설문만 4개가 나왔고, Reading 지문은 Economist에서 발췌한 것이 많았다.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독해속도가 매우 중요했다. 1차는 왕도가 없으니 무조건 많이 듣고 많이 읽어야 할 것 같다.
2차: 영한번역은 연설문이 두 개 나왔는데 평이한 수준이었다. 이라크에 대한 Tony Blair의 연설등이 있었다. 한영번역이 생각보다 훨씬 어려웠는데, 수업시간에 하던 우리말 영어뉴스에 나올 법한 내용이었다.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BIS(Bus Information System)을 발주하려 하고 솔루션 개발업체들은 수주경쟁을 벌인다는 내용, 그리고 LG전자 등이 차세대 Display를 개발하는 내용이 나왔다. 월드컵이 미친 영향에 대해 10줄 정도로 적는 영어에세이까지 다섯 문제에 60분의 시간이 주어졌다. 한국어는 대체로 평이한 수준이었고 마지막에 NIMBY 현상에 대해 논술하는 문제가 있었다.
구술시험은 영한의 경우 악조건에서도 잘 자랄 수 있도록 식물유전자를 변형시키는 연구에 대한 내용이었다. 한영은 실업인구를 3D업종에서 흡수할 수 있도록 3D업종의 임금조건을 개선하고 사회적 인식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처음에 너무 떨려서 머리에 쥐가 날 지경이었는데, 말할 때 교수님들께서 고개를 계속 끄덕여주셔서 긴장이 많이 풀렸다. 표현은 평소보다 잘 못한 것 같지만 교수님 네 분과 번갈아 가며 eye contact을 하면서 자신 있는 모습을 보이려 노력했다.
*공부방법
[Listening]
수업시간에 하는 Listening은 예습은 하지 않고 복습만 했다. 복습의 경우 지문을 그대로 외우기보다는 약 70% 정도 외우고 나머지는 내 나름대로의 표현을 생각해서 paraphrase를 하는 연습을 했다. 그 외에도 집에서 AFN의 좋은 프로그램들을 예약녹화 해두었다가 자기 전이나 주말에 틈틈이 보았다. NBC Today, ABC Nightline, CBS 60 Minutes, CNN Headline News 등을 주로 보았다.
[Reading]
처음에는 숙제만 하기도 버거웠다. 7월부터 스터디 때 일주일에 두번 정도 sight-translation을 했고 지문은 Economist등을 활용했다. 9월부터는 독해속도 늘리기에 가장 중점을 두고 Economist, Newsweek, Time 의 주요기사를 모두 통독하고, 수업시간에 나오는 숙제만 정독했다. 신문은 사설과 국제면을 매일 꼼꼼히 읽고 나머지는 훑어보았다.
[단어]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준비한다면 독해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단어를 외우는 것이 좋다고 하지만 내경우에는 단어집을 통해 꾸준히 단어를 외워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우선 Word Smart를 스터디 파트너와 매일 서로 질문하고 확인하면서 한달 반 가량에 걸쳐 외우고, 이와 함께 Time, CNN 필수영어단어의 주요표현도 외웠다. Word Power Made Easy도 틈틈이 보고, 거로 Reading Workshop이나 Economist에 나온 단어들은 단어장에 정리해두고 외웠다. 처음엔 단어가 너무 부족하다고 느꼈는데 이렇게 꾸준히 외운 것이 나중에는 많은 도움이 되었다.
[문제풀이]
7월부터 매주 토요일은 4명이 번갈아 가며 토플문제를 준비해와서 함께 풀었다. 또 매주 일요일은 스터디 파트너와 둘이서 거로 Reading Workshop을 풀기 시작해서 시험 볼 때까지거의 다 풀었다. 9~10월에는 Graduate English의 실전문제만 다 풀었다. 문제를 풀 때는 시간을 정해두고 다른 사람과 함께 푸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혼자서 풀면 아무래도 해이해져서 풀다 말고 잡념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스터디]
나는 7월부터 스터디를 시작했는데 마음이 잘 맞는 스터디 파트너를 만나서 끝까지 많은 힘이 되었다. 7월부터 10월까지 매일 빠짐없이 한 것은 단어 체크와 한한 사설요약이었다. 한한은 개인적으로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메모리 스팬도 짧고 한국말 표현도 어눌해서 사설 한 개 분량이너무 길게만 느껴졌는데, 단어 하나하나에 집착하지 않고 내용을 충분히 이해한 뒤 내 표현으로 다시 말하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 처음에는 영한과 한영을 번갈아 가며 하다가 9월부터는 상대적으로 어렵게 느껴지던 한영을 매일 했다. YTN, Korea Herald, Korea Times 등 영어와 한국어가 함께 나온 지문을 활용했으며 모두 인터넷에서 프린트해서 사용했다. 또 신문의 독자투고란은 정답은 없지만 함께 적절한 표현을 궁리해가며 한영교재로 사용했다. 외대 2차 구술시험의 한영에서 독자투고 형식의 문제가 나왔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됐던 것 같다.
집에서보다 학원에서 공부가 잘됐기 때문에 아침 일찍부터 학원 자습실에서 공부했다. 회사를 그만둔 후로는 공부에만 전념하려고 했으므로 수업을 빠진 적도 학원을 가지 않은 날도 없었다. 가끔은 강남역근처 정류장에 도착하는 인천행 버스를 타고 바다를 보러 훌쩍 떠나고 싶은 날도 있었지만, 되도록이면 공부하는 동안 흐름을 깨뜨리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끝으로, 열매 맺기위해서 가지 치는 아픔이 있음을 알게 하시는 나의 하나님, 나를 항상 믿고 지지해주는 우리 가족, 그리고 함께 QT하며 공부했던 스터디 파트너 윤진언니에게 감사드린다.
김은민(서울여대 국문과)
나는 통대에 가고 싶다는 생각에 멀쩡한 회사를 그만 둔 정말 대책 없는 무모파 중 하나였다. 그 후 지난 1년 8개월 동안 한 번의 낙방을 거치고 합격의 길로 이르는 동안 수험생으로서 겪을 수 있는 시행착오를 두루 거쳤다. 통대 준비 1년차 시절에는 정말 바닥부터 시작한 것 같다. 우선 모르는 단어 표현에 치여 살다시피 했으며, 듣기가 안 되어 AP를 무작정 받아쓰기도 했다. 하지만 차츰 언어 구사력 못지않게 바로 이해력과 정확성 그리고 생각을 논리적이고 명료하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는 것을 깨달았다(특히 합격한 국내파 친구를 보면 모두 그런 부류였다). 현실적으로 영어가 완벽할 수 없는 국내파의 경우 매끄러운 한국말 표현력, 이해력, 시사상식에 비교우위가 있음을 깨닫고, 재수기간인 올해에는 이 점을 보강하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 그렇다고는 해도 1년차 시절의 단어, 표현, 받아쓰기 위주의 공부가 그대로 굳어 올해 공부에 밑거름이 되었던 것 같다. 미약하나마 실력이 느는 것이 느껴 졌기에, 좋은 사람들이 옆에 있었기에 오히려 재수기간 동안에 슬럼프 없이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었다.
<공부방법>
자신에게 맞는 공부방식이 다를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리딩, 리스닝, 일요스터디가 가장 도움이 되었다.
1) READING COMPREHENSION
작년 1차 시험에서 시간이 모자라 문제를 다 풀지도 못하는 쓴 맛을 본지라, 올해 재수기간 동안 가장 열심히 한 분야였다. 영어 잡지를 8개월동안 매일 여덟시간씩 읽고 일류 law school에 합격한 한 국내파의 경험담을 듣고 나도 똑같이 해야지 하고 생각했다. 8시간까지는 아니지만, 하루 4시간 이상 리딩에 시간을 할애했다. 처음에는 기사하나 읽는데도 시간이 무적 많이 걸렸으나 몇 개월이 지나면서 단어, 표현, 배경지식에 조금씩 익숙해지면서, 점점 재미와 속도가 붙는 것이 느껴졌다. Newsweek는 소프트한 기사가 평이한 문장으로 되어 있어서 주로 지하철에서 부담 없이 읽었으며, Time 지는 가끔 나는 흥미로운 한국 관련특집 기사와 칼럼이 좋았고, Economist 지는 딱딱하고 어려워서 정독용으로 썼다. 무작정 읽고 단어 찾는 식보다 목표를 가지고 읽었다. 즉 1차를 염두에 두고 시간을 재서 읽던지 아니면 가끔씩 읽은 내용을 덮어놓고 머릿 속에 가지를 치는 식으로 재생해 보기도 했다. 독해력을 향상시키는데 무엇보다 도움이 된 것은 친구 수정이와 둘이서 했던 요약 스터디였다. 우선 단어는 쉽지만 약간 난이도 있는 1페이지 분량의 기사를 준비해 10분 안에 읽고, 한 사람이 읽은 것을 기억해서 보지않고 영어로 요약을 한다. 그 후 critique을 하고 다른 사람이 sight translation을 한다. 그리고 철저히 복습해 다음 시간에 서로 몰랐던 부분을 체크한다. 3개월정도 꾸준히 하니 기억력과 배경지식이 몰라보게 향상된 것이 느껴졌다. 리딩 공부는 결과적으로 1차 시험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었는데, Economist에서 본 지문이 3개나 출제가 되어 시간을 엄청나게 절약할 수 있었다. 물론 운이 따랐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열심히 읽지 않았던들 누릴 수 없었던 행운이었을 것이다.
2) LISTENING COMPREHENSION
통대준비 과정에서 가장 좌절을 많이 느낀 분야이며, 무엇보다 시간이 필요하다. 1년차 시절 빠른 뉴스를 듣는 훈련을 한 후 올해 느린 아이디어가 포함된 뉴스 위주로 이해하는 공부를 한 것이 도움이 되었다. 올해는 전적으로 은천성 선생님께서 수업 시간에 제시해 주시는 범위 내에서 공부했다. 거의 1년 동안 거의 매달 시사청취 수업을 들었다. 아침에 잘 일어나지 못해서 고육지책으로 선택한 수업인데, '매일 2페이지씩 꾸준히!'라는 컨셉도 마음에 들었다. 잘 일어나지 못해서 지각도 무지 많이 했지만, 복습은 꼭 하려고 노력했다. 통대 준비반은 STEP II를 들었는데, 1년차 시절의 빠른 단문위주AP뉴스에서 좀더 느린 중 장문의 PBS, ABC뉴스로 구성되어 있었다. 복습은 수업시간 방식 그대로, 한 번 듣고 한국어로 먼저 요약하고 다음에는 영어로 요약한 후 다음에 사전을 찾아보고, 본문을 외우는 식으로 했다. 시간이 무척 많이 걸렸지만 다 못하면 따로 시간을 내어 할 정도로 복습은 철저하게 했다(사실 이런 식의 공부는 너무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기 때문에 매일하지는 못했다). 최소 6개월을 계속하니 최소한 이해한 내용은 앞에 나가서 전달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디테일은 과감히 버리고 큰 틀을 정확하게 짜 나가는 식으로 들으려고 노력했고, 수업시간에는 차라리 자신이 없으면 통과할지언정, 나가서 엉뚱한 이야기는 하지않는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다.
3) 일요 스터디(SPEAKING)
5월 때부터 만난 팀원들과 의기투합해서 열심히 했다. 처음에는 일요일 날 공부하는데 익숙하지 않아 많이 빠지기도 했지만 나중에는 재미로, 습관적으로 나왔다. 기사를 외워 발표해야 하는 시간이 처음에는 너무 스트레스였다. 하지만 요령이 붙고 메모리 스팬이 늘어나면서 무조건 외워서 말하는 것보다, 기사 내용과 용어 등을 소화해서 내 영어로 풀어가는 방식으로 하니까 재미가 솔솔 붙었다. 5개월 정도 지난 어느날 3-4페이지 분량의 기사를 요약해서 팀원들에게 들려주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시험>
1,2차 모두 엄청난 심리적 압박감과 싸워야 했다. 실력도 중요하지만 결국 일종의 기 싸움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1차 시험은 시간이 무척 부족하기 때문에, 평상시 시간에 쫓기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시간 내 들어오는 훈련을 해야 한다. 외대 시험은 사실상 1차 시험에서 모든 것이 판가름 나기 때문에 50%이상 1차에 치중했다.
작년 올해에 걸쳐 GRADUATE, 거로와 G-MAT문제를 시간을 정해놓고 풀었다. 사실 올해는 문제집은 거의 안 풀었지만 시험에 임박해서 TOFEL, TOEIC시험을 보면서 시험장에서 느낄 긴장감을 재현하려 애썼다. 문제 유형이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무작정 문제를 푸는 것 보다는 reading할 때 1차를 염두에 두고 빠른 시간 내에 아이디어를 정확히 잡는데 치중했다. 공통영어의 문법, 빈칸 채우기를 위해 붙어 다니는 동사+명사+전치사구에도 신경을 썼다. 문법, 빈칸 채우기라지만 꽤 독해력이 요구되어 까다로웠다. 듣기의 경우 공통 영어는 짧은 지문을 불러주고 헤드라인을 고르는 문제가 나왔다. 고른 답에 확신이 없었지만 연연하지 않고 다음문제로 넘어갔다. 반면 긴 연설문식으로 출제된 전공 듣기의 경우 들으면서 지문의 답을 골라내는 식으로 문제를 풀 수 있어 훨씬 용이했다.
2차 시험 때 한국어와 번역(토요일 오전)은 무척 평이했다. 1교시 한국어는 해외파 중 전혀 한국말 감각이 없는 사람을 골라내는 일종의 까막눈 테스트로 생각되며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 2교시 번역도 시간이 모자라는 감이 있지만 내용은 평이했다. 단 영한 번역은 시제가 까다로웠다. 연설문이어서 존대말로 해야 할지 반말로 해야 할지 고민하다 그냥 '습니다' 체로 갔다. 번역시험에 대비해 시험보기 두 달 전부터 4명이 같이 시간을 정해놓고 번역 스터디를 했다. 영어 에세이는 수업시간에 해 본 탓인지 부담감 없이 쓸 수 있었다. 월드컵의 성공에 대해 쓰는 것이었는데 월드컵 때 축구에 미쳐 1달 동안 축구 관련외신을 두루 섭렵한 것이 의외로 도움이 되었다.
구술시험에서는 엄청난 긴장 분위기가 조성되니 만큼 듣고 이해한 것을 얼마나 긴장한 티를 내지 않고 부드럽게 전달하는 지가 관건이다. 미사여구를 구사하고 디테일을 모두 잡는 것 보다는 큼직한 의미단위를 따라가면서 말이 끊기지 않고 술술 나오는 것이 중요하다. 영-한 통역 중 말이 한번 꼬였으나 죄송합니다라는 멘트와 함께 즉시 상황을 수습했다. 연신 고개를 끄덕여 주시는 교수님 한 분을 보고 오히려 마음의 평정을 찾을 수 있었다. 한-영 통역 때 긴장이 되고 발음이 굳어졌으나 번복하거나 더듬거리지 않고 또박또박 내용위주로 끌고 나갔다.
영-한
야생 동물 복제, 특히 어류나 곤충 복제는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지만 최근 연구결과에서 사람과 가까운 복제 가축의 경우 사람의 건강이나 생태계에 별다른 악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요즘엔 복제 젖소에서 추출한 우유까지 생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정부가 나서서 복제젖소 추출 우유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생산 중단 조치를 내렸으나, 안전성이 확실히 입증되면 정부가 나서서 막을 법적인 근거는 전무하다.
한-영
올해 노벨 화학상과 물리학상 수상자가 일본에서 배출되었다. 사실 일본은 3년째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고 있고 이것은 기초과학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육성을 게을리하지 않은 탓이다. 하지만 한국의 상황은 어떠한가? 이공계 지원자들마저 고시생으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월드컵에서 보았듯이 우리는 저력 있는 국민이다. 꾸준한 투자를 통해 기초과학분야를 육성한다면 한국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좋은 사람들이 옆에 있었기에 힘들 때 마음을 다잡고 공부할 수 있었다. 스터디 때마다 서로 신선한 자극을 주면서도 힘들 때는 좋은 친구가 돼 주었던 스터디 파트너 수정, 영은, 지훈씨 그리고 홍숙이 언니, 날카로우면서 핵심을 찌르는 크리틱을 아끼지 않으셨던 은 선생님, 언제나 격려해준 부모님과 동생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김정영(고려대 산림자원환경학과)
이 순간에 제가 가장 하고 싶은 말은 정말 너무나 감사하다는 것입니다. 하나님, 부모님, 선생님, 스터디 파트너 그리고 저를 위해 항상 기도로 격려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작년만해도 스트레스로 인한 소화불량을 겪으면서 거의 병원을 집 드나들 듯이 힘들게 공부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이렇게 건강이 악화되다간 들어가서도 힘들겠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고, 불합격 소식이 있자 더 이상 준비하지 말라는 권유도 많이 받았습니다. 저 자신도 심적으로, 육체적으로 나약해지는 제 모습을 보며 올해에는 다시 공부를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공부를 접고 살 길을 모색하던 중, 2월부터 학원에서 영어강사로 일하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흥미를 느꼈지만 왠지 제 자신을 볼 때 발전이 없었고, 공부를 해야겠다는 필요성을 점점 느꼈습니다. 하지만 통역대학원 입시를 위해 영어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어딘지 모르게 답답함을 느끼긴 했습니다. 망설이던 중 4월에 은천성 선생님 수업을 등록했습니다. 작년에 공부했던 사람들 얼굴도 보이고,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들을 보면서도, 다시 시작했다간 또 병으로 고생할 생각을 하니 끔찍하기도 하여 한동안 망설였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한 달 수업을 들으면서 또 소화장애를 호소하는 제 모습을 보며 '안 되겠다. 이 길을 내 길이 아냐.'라며 은 선생님을 찾아가서 조언을 구하기도 했습니다. 그때의 선생님 말씀이 입시를 목적으로 공부하지 말고, 그냥 마음 편하게 영어 공부를 하라고 하셨습니다. 내가 꼭 이 대학원을 가야지가 아니라 그냥 영어라는 언어습득을 위해 마음을 비우고 공부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 시험을 볼 수도 있고, 안 볼 수도 있고, 그건 그때 가서 결정하라고 하셨습니다. 어떻게 보면 그때의 은 선생님 말씀이 너무나 과도하게 스트레스를 받는 제겐 가장 필요했던 조언이었던 같습니다. 그때부터 마음을 비우는 연습을 하며 통역대학원입시를 위한 공부가 아닌 그냥 영어공부를 하는 마음으로 6월에 학원에 다시 등록을 했습니다. 겉보기엔 학원을 다니며 스터디도 하는 통대 입시생이었지만, 다른 가능성을 열어두고 무엇보다 건강관리에 신경을 썼습니다. 8월까지 학원강사 일과 학원공부를 병행하면서 힘에 부치는 것을 느끼고 9월부터는 과외만 하나 하고 학원을 그만두었습니다. 올해는 학원강사일과 월드컵 기간에는 직능인 영어 강의 등을 하면서 바쁘기도 했고, 방황의 시간도 길었고 해서 작년에 비해 물리적으로 공부한 시간은 적었습니다. 하지만 '마음을 편하게 먹고, 모든 것을 맡기는 심정으로 공부했기에, 소화불량을 겪지 않고 끝까지 공부할 수 있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 공부를 오래하면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몸이 망가지거나 아니면 성격이 이상해질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정말 자신이 마음먹기에 따라 몸도 움직인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통역사가 되기 위해 갈 길이 멀고 험하며 이제야 겨우 첫발을 내딛는 것이기에 앞으로 수많은 난관 속에서 무수히 많이 쓰러지고 넘어지겠지만,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극복의 정도도 다를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치 이번 한 해 동안 영어가 아닌 도를 닦은 기분이 드네요^^) 마음을 편히 가지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래야 몸도 편해지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서두가 너무 길었습니다.
< 공부방법>
*듣 기
은 선생님 수업 시간에 집중을 해서 들으려고 했고, 수업 전에 1시간 가량 다시 들었습니다. 7월부터는 시중에 나오는 듣기교재 (리스닝 스페셜, 타임연구, 월드뉴스)를 그냥 혼자서 쭉 들었습니다. 나중에 깨달은 것이지만 파트너와 같이 듣기 스터디를 하면서 서로 들은 부문을 체크해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읽기
Economist지를 구독해서 봤습니다. 처음에는 속독으로 한번 읽고 대의를 파악하려고 했고, 그 다음엔 단어와 표현을 위주로 다시 한번 봤습니다. 듣기와 읽기는 어느 정도 임계량에 도달해야 하므로, 무엇보다 많이 듣고 많이 읽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표현은 메모해두고 여러 번 읽고 외우려고 했습니다.
*말하기
말하기는 한영 뒤집기 스터디를 하면서 연습을 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엔 스터디를 잘 하는 것이 아주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냥 한국말과 영어가 있는 텍스트를 읽어주고 단지 critique만 해주는 것이 아니라, 해주기 전에 당사자가 꼼꼼히 텍스트를 분석하고 대체표현도 생각해와서 가르쳐주고 서로 의견을 나누는 것이 공부에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제 스터디 파트너에게 다시 한번 고마움을 표합니다.
*쓰기
쓰기는 이대 특차 보기 전날 스터디 파트너와 한번 Essay를 해봤고, 외대 1차를 보고 난 뒤, 4일간 40분 영작, 번역을 2개씩 했습니다.
<1차 준비>
제게는 2차보다 1차가 더 두려운 시험이었습니다. 재작년에는 회사를 다니면서 통대에 대해 별로 개념 없이 시험을 봤다라고 하지만, 작년에 그렇게 문제를 많이 풀고도 일차를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작년에는 시중에 나온 토플, 텝스는 거의 다 푼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고시문제 등 지금 생각해보면 참 많은 문제집을 풀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풀 시간도 없었고, 1차 보기 전에 라디오 토플 듣기만 3회 풀었습니다. 9월, 10월은 신동표 선생님 학원에서 공부를 하면서, 신 선생님이 내 주신 모의고사만이라도 열심히 보려고 노력했는데,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지금 보면, 작년에는 '독해실력이 임계량에 도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무턱대고 문제만 많이 풀려고 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합니다.
<2차 준비>
학원강사로 일하면서 고작 일주일에 3번 한 시간씩 한영 뒤집기를 했지만 후에는 매일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대 특차 때 한국말 요약을 엉망으로 하고 나서, '한-한 스터디를 좀 꾸준히 할 걸.'이라는 후회도 했습니다. 나중에 들어서야 영한 스터디도 했습니다. 영한 스터디도 매우 중요합니다. 영어를 알아들어도 한국말로 자연스럽게 통역을 못할 때가 많고, 한국어 어법이 틀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서로 지적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은 선생님 수업시간에 앞에 나가서 마이크를 들고 통역 연습을 한 것이 많이 도움이 됐고, 처음에는 너무나 떨렸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자신감이 붙는 것 같았습니다.
<1차 시험>
작년과 거의 비슷한 경향으로 출제가 됐습니다. 작년에는 그 전년도와 경향이 확연히 바뀌어서 당황해서 제대로 풀지도 못했는데 올해는 그런 점은 없었습니다.
공통영어는 듣기 앞부분은 헤드라인을 묻는 문제였고, 뒷부분은 Not True를 묻는 문제였습니다. 문제사이의 간격은 다음 보기를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문법문제와 Sentence Completion문제가 나왔습니다. 문법의 경우 grammar, usage와 coherent를 묻는 문제였기에 쉽지 않았습니다. Sentence Completion의 경우도 마지막 답 2개를 놓고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전공영어는 작년과 유형이 동일했습니다. 문제는 지면상에 나와있지 않으니, Direction을 잘 듣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3문제씩 한 지문에 속하고 나머지 4문제가 마지막 지문에 속해있었고, 마지막 3개 정도는 긴 연설문이었습니다. 발음도 정확하고 천천히 읽어 주기 때문에 별로 어렵지는 않았지만 까먹을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전공영어 듣기를 할 때는 노트테이킹을 했습니다. 독해는 작년에 9개의 지문이 나왔고, 올해는 8개가 나왔습니다. 지문이 많기 때문에 문제를 먼저 읽고 속독해서 풀어야 했습니다. 시험장을 나오니 올해는 작년과 달리 잘 본 것 같다는 사람이 많아서 마음을 추스르고 2차를 준비하기가 힘들었지만, 정말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고 스스로를 그리고 서로를 위로하며 2차 준비를 했습니다.
<2차 시험>
처음에 영한을 임향옥 교수님께서 불러주셨는데 목소리가 좀 작은데다 바깥 소음도 있고 해서 애를 먹었습니다. 내용 자체는 어렵지 않았는데 한국말로 또박또박 하지 못했고, 마지막 문장도 빼먹어서 이창수 교수님께서 한 단어를 힌트로 주셨습니다. 그래서, 한영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더 차분히 한 것 같습니다.
*영한
New Fuel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새로운 연료를 개발한다는 것은 아마도 아폴로 우주선을 타고 인간이 달 착륙을 시도한 것과 같은 도전적이 일입니다. 향후 50년간은 지난 인류가 사용한 에너지보다 더 많은 양의 에너지를 필요로 할 것입니다. 그래서 인류가 필요한 에너지는 환경친화적인 것이어야 합니다. 즉 화석연료, 가솔린 등의 연소로 인해 지구온난화를 발생시키지 않는 새 연료개발이 필요합니다. 지구온난화는 이산화탄소 등이 주범으로 지구에 열을 가두어서 기온을 상승시키는 현상입니다. 앞으로 환경친화적인 새로운 연료를 개발하기 위해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그렇지 못할 경우 산업시대 이전의 상태로 회귀할 수 있습니다.' 영한 내용이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네요. (숫자가 3개 정도는 나왔는데…)
*한영
아이들의 인터넷 사용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한국은 인터넷 보급률이 1위고, 초고속 인터넷을 구비한 가정이 많습니다. 약 천만 명이 인터넷 구독자입니다. 인터넷의 사용으로 인해 아이들의 얻는 장점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학교 공부를 수월히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자료를 손쉽게 찾을 수 있고, 컴퓨터의 프로그램이 작문하는데 있어 문법적인 오류를 잡아주는 역할을 해 줍니다. 두 번째는 친구들과의 통신이 자유롭다는 것입니다. 이메일이나 메신저를 통해 쉽게 연락을 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인터넷이 아이들에게 주는 폐해가 있습니다. 이메일과 메신저로만 연락을 하면 손수 편지를 쓰지 않으려 하고, 컴퓨터 앞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음으로 사회생활에 지장이 있고 더욱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손쉽게 정보를 찾을 수 있기에 독서를 멀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국이 인터넷 보급률 1위라는 사실에 안위할 것이 아니라, 아이들에게는 독서를 장려하는 등의 해결책이 마련돼야 하겠습니다.'
*번역
1번째 번역은 Tony Blair의 연설문이었습니다. 2번째 번역은 Global Warming에 관한 연설문이었습니다.
*영작
1번째 영작은 BIS system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BIS란 버스 정류장에 설치된 것으로 버스의 관한 정보 즉 도착시간 등을 알려주는 것으로 이것이 설치된 곳이 있고, 업계에서도 수주전을 벌리며 이 사업을 유치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2번째 영작은 여러 산업체들이 디스플레이산업에 힘쓴다는 것이었는데, 바로 컴퓨터나 텔레비전 그리고 핸드폰의 디스플레이(즉 스크린)의 크기를 작게, 손에 들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만들어서 어디서나 신문처럼 펴서 볼 수 있도록 만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에세이
에세이는 월드컵이 가져다 준 장점을 한가지 기술하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어
에세이는 NIMBY현상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어 빈칸 채우기에는 기선제압, 근시안적 등의 3문제가 있었고, 객관식 문제로 적절한 어휘를 고르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가령 깐느 영화제에서 우리영화가 수상을 했다는 '낭보'를 접했다. 문장에는 '낭보, 비보, 오보' 등의 예문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자 성어, 뜻풀이가 잘 된 것과 잘 못 된 것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두서 없이 적다 보니 너무 많이 적었네요. 공부를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 유의하시는 거구요, 자신에게는 냉정하게 하지만 타인에게는 관대하게, 그리고 남에겐 겸손하면서도 실력을 발휘할 때는 당당하게 해야 된다는 것을 깊이 깨달은 바 있습니다.
김혜림 (이화여대 영어교육과)
외대와 이대를 동시에 합격하다니 아직도 믿을 수가 없다. 해외파도 아니고 어학연수 한번 가본적도 없는 터라 처음 공부 할 때는 덜컥 걱정부터 되었다. 모든 면에서 많이 모자랐기 때문이다. 아직 학생이라 학교 공부하랴 학원 다니랴 정신 없이 바빴지만 끝까지 자신감을 가지고 즐겁게 임했고 좋을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영어사랑 통역학당은 올해 3월부터 다니기 시작했다. 3, 4, 5월은 은천성 선생님 기초반만 다녔는데 복습도 제대로 안 하는 불량 학생이었다.(나중에 한꺼번에 복습하느라 힘들었다.-_-;;) 1학기 때는 교생실습도 있었고 학교 과제도 많고 해서 많이 바빴다. The Economist를 구독하기 시작했지만 포장을 푼 후에는 책꽂이에 차곡차곡 쌓아두기만 했다. 대신 학원 수업은 항상 앞자리에 앉아서 열심히 들었다. 발표를 신청해두고 대부분 통과를 외쳤지만, 기회가 있으면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다. 처음에는 앞에 나가서 자신 있게 발표하는 사람들을 보고 기죽기도 하고 저걸 어찌하나 하고 막막했지만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공부는 여름방학서부터 시작했다. 6월에는 장홍석 선생님 왕기초반을 듣고, 7월부터 10월까지는 장 선생님 실전반과 은 선생님 기초반을 동시에 수강했다(11월은 장 선생님 실전반만). 주로 복습하는 데 시간과 공을 많이 들였다. 강의를 2 개 들으니 수업시간에 다루는 분량도 만만치 않게 많았다. 3시간 수업 분량을 복습하는데 최소한 2시간 이상을 들였다. 장 선생님께서는 수업시간에 다룬 부분을 한영 자료로 바꿔서 수업시간에 발표를 하는데 개인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었다. Chicken Soup을 수업 시간에 한 것도 도움이 되었다.
잡지를 읽을 때는 적게 읽더라도 정독을 했다.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영한, 영영 사전을 다 동원해서 일일이 단어장에 정리했다. 물론 단어장을 다시 다 복습하지는 못했지만 지하철 등에서 틈나는 대로 읽으려고 노력했다. 처음 The Economist를 읽을 때는 시간이 엄청 걸렸다. 3장 짜리 특집기사를 읽는데 4시간!! 나중에는 물론 시간이 현저히 줄었지만, 하나를 읽더라도 꼼꼼히 읽으려고 했다. 욕심을 부려서 Newsweek도 구독했는데 거의 읽지 못했다. 학원의 한글판을 복사해서 비교해 가면서 읽었는데, 많이 보지는 못했지만 도움이 되었다. Reader's Digest도 간간이 읽었다. 평소 학교를 다닐 때 paper back 소설책이나 수필, 만화책등 영어로 된 책을 많이 읽었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
듣기는 학원 교재도 많았기 때문에 학원 것만 열심히 들었다. 리스닝 스폐셜을 사보기는 했는데 미루기가 일쑤라 한달 치를 일주일만에 듣기도 했다. 딱딱한 뉴스부류를 계속 듣다보면 지겨워 지고, 뉴스 말투에만 익숙해지게 된다. Chicken Soup, Who moved my cheese?, Harry Potter등과 같은 종류의 책을 읽기를 평소 좋아했기 때문에 이 책들의 audio tape을 사서 틀어 놓고 지냈다.
8월 중순이 넘어서면서 한영 스터디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불러주는 내용을 기억하기도 힘들었고, 입 떼는 것조차 거북스러웠지만 차츰차츰 극복해 나갈 수 있었다.
한국어도 많이 모자랐기 때문에 6월부터 시사저널을 구독해서 읽으면서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단어장에 쓰면서 외우려고 노력했다.
<외대 1차>
문제 풀이를 위해 특별히 한 것은 없다. 학원에서 2002년도 기출문제를 풀어 보았는데 다행히 올해 유형이 같아서 도움이 되었다. 전공의 경우 까다롭지 않아 5분 가량 시간이 남았다. 공통은 문법 문제가 너무 어려워서 감독관이 답안지를 거둘 때 아슬아슬하게 답안지를 채울 수 있었다. 정확한 듣기, 읽기 능력도 중요하지만, 문제를 풀 때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 기출문제를 분석해보면 여기저기 함정이 숨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외대 2차>
한국어는 아주 쉬웠다. 어려웠다면 '철옹성'에 맞는 한자를 찾는 것이었는데 몰라서 찍었다. 나중에 찾아보니 틀렸다. 영한 번역은 토니 블레어의 연설문과 환경에 관한 연설문이었는데 어려운 단어도 없고 평이했다. 한영 번역의 경우 버스정보 시스템과, 디스플레이어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내용이 까다로웠지만 돌아가는 한이 있더라도 내용을 가능한 빠지지 않게 하려고 했다. 에세이의 경우 2002 월드컵의 가장 큰 성과를 쓰는 것이었는데 은 선생님 수업 시간에 다룬 대로 서론, 본론, 결론을 갖춰서 간결하게 썼다. IMF이후 우리나라 국민의 사기가 떨어졌는데 이를 진작시켜주는 활력소가 되었다는 식으로 썼다. 9월, 10월 장 선생님 시간에 한영, 영한, 에세이를 수업시간에 시간을 재서 했는데, 덕분에 시험시간에 쉽게 써내려 갈 수 있었다.
면접의 경우 잔뜩 긴장을 하고 들어갔는데, 의외로 쉬운 내용을 불러주었고 내용도 짧았다. 영한의 경우 외국인 여자 교수님이 eye contact를 해주시면서 또박또박 읽어주셨다. 미국의 대 이라크전에 대한 NATO의 입장이었는데 긴장을 해서인지 끝 부분을 엉뚱하게 마무리지었다. 그리고 시종일관 '나토'라고만 말을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처음 말을 땔 때 '나토, 즉 북대서양 조약기구는...' 라고 했더라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한영의 경우 핸드폰 예절에 관한 것이었다. '핸드폰 예절 캠페인 덕분에 사람들이 요즘에는 조심성 있게 핸드폰을 쓴다. 구세대의 경우 회의장에서 핸드폰을 끄는 등 조심을 하는데, 젊은이들은 길거리에서 통화를 하며, 횡단 보도를 건너면서도 통화를 하는 바람에 교통흐름을 막는 등 전혀 남을 개의치 않는다. 일본의 젊은이들은 상대적으로 핸드폰을 우리보다 적게 가지고 있고, 핸드폰 예절도 바르다. 우리도 이들처럼 해야겠다.'라는 내용이었다. 핸드폰을 hand phone라고 하는 실수를 해버리고 말았다. 그것도 너무 뻔뻔스럽게 hand phone라고 서너 번을 말하고 나서야 이상하다는 것을 깨닫고, mobile phone으로 슬쩍 넘어 가기는 했지만..-_-;; 영한의 경우는 핵심적인 내용만 골라서 말했고, 한영은 내용을 거의 대부분 다 말했다. 평소 말이 빨랐기 때문에 천천히 이야기하듯 말하려고 노력했다.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서 아주 기초적인, 유치한 단어만 뱉고 나왔는데, pause가 있는 것보다는 나았다고 생각한다. 대신 pause 없이 eye contact를 확실하게 하고 목소리도 방이 울릴 정도로 크게 하고 거만할 정도로 자신만만하게 말을 하고 나왔다.
3월 첫날 학원을 나왔을 때 배운 금언은 'I love the challenge of starting everyday at zero and seeing how much I can accomplish.'였다. 어떤 날은 너무 안 들리기도 하고 말도 엉망으로 나오는 등 속 상하는 날이 많았지만 이 금언을 생각하며 열심히 했다.
공부 시간이 모자랐기 때문에 잠을 줄여가며 공부하려고 자기 전에 알람시계를 4개나 맞춰놓기도 했지만 잠이 많은 나로서는 오히려 무리였다. 잘 만큼 자면서 깨어 있는 시간에는 집중력 있게 공부했다.
많은 가르침을 주신 은 선생님, 장 선생님께 깊이 감사 드린다. 스터디 파트너였던 최성렬 오빠, 나의 약점을 꼭 집어서 알려준 현경 언니 너무너무 고마워요. 마지막으로 끝까지 응원해준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신승호
2000년에 두 번째로 고배를 마시고, 직장에 다니다 금단현상(?)을 견디지 못하고 사표를 낸 후, 다시 공부를 시작해 세 번째만에 합격했다. 실력이 일취월장해서라기보다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 컨디션 조절을 위해 아침저녁으로 체조도 하고, 잠자리에 들어서는 합격한 내 모습을 상상하며, 자신감을 회복하려고 노력했다. 먼저 나 자신을 믿어야 뭔가 이룰 수 있다는 교훈을 얻은 게 큰 수확이란 생각이 든다.
<공부 방법>
1차) 두 번이나 1차에서 떨어졌기 때문에 이번에는 1차와 2차를 거의 4대 6의 비율로 시간배정을 해서 준비했다. 독해 연습은 Graduate English와 거로 Reading Workshop으로 했다. 7월부터는 시간을 좀 빠듯하게 정해놓고, 실전에 임하는 마음가짐으로, 거의 매일 교재에 나오는 문제를 풀었다. 통대 객관식 문제에는 함정이 많기 때문에, 함정에 빠지지 않는 요령을 터득하는 데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빠른 판단과 세부 사항을 잡아내는 능력이 요구되는 1차 리스닝을 대비해서 AP 뉴스를 가지고 스터디 파트너와 통역 연습을 했고, 막판에는 전직 통대 입시반 강사님이 직접 만드신 리스닝 문제를 풀었다. 최근 3개년 기출문제도 풀었다. 이런 연습을 통해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집중력을 잃지 않는 훈련이 됐던 것 같다. 6월부터 Word Smart로 단어 암기를 시작하긴 했지만, 시간이 없어서 나중에는 흐지부지 됐다. 대신 독해집에 나오는 단어를 외웠다.
2차) 구술 시험을 대비해 수업시간에 쓰는 리스닝 교재에 나오는 표현을 한-영으로 바꾸는 연습과 함께 shadowing을 했다. 내가 다녔던 기초반은 3시간 내내 리스닝만으로 수업이 이뤄진다. 그래서, 독해가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했지만 리스닝이 무너지면 실패한다는 은천성 선생님 말씀에 전적으로 동감했기 때문에 시사주간지나 영자신문 읽는 것은 포기하고 리스닝을 통한 영어 표현 습득에 매달렸다. 쉬운 표현을 많이 외우려고 노력했다. 영작 연습은 위에서 언급한 강사님께서 만드신 한영 대역 교재를 가지고 했다. 리스닝 교재에 나오는 표현도 어느 정도 영작에 활용했다.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학원수업이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평정심을 잃지 않고 통역을 해야했고, 제대로 못하고 자리로 돌아올 때면 수업이 배로 힘들었다. 세세한 부분까지 콕콕 집어서 해주시는 은 선생님의 critique은 유익했고, 유익한 만큼 속도 쓰렸다. (좋은 약은 역시 입에 쓰다.)
<시험>
1차) 작년 문제와 거의 흡사했다. 리스닝에서는 짧은 지문을 들려주고, 그 지문의 제목이나 중심 아이디어를 묻는 문제, 세부사항을 묻는 문제가 골고루 나왔다. 전공영어 리스닝에서는 옛날 시험에서처럼 첫 문제가 잘 들리지 않아 순간 당황했지만, 일단 빨리 답을 찍은 후 다음 문제에 집중했다. 노트테이킹은 지문이 짧을 때는 숫자만 받아 적고, 지문이 길 때는 내용 파악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되도록 많이 받아 적었다. 독해 지문은 시험 감독관이 '빨리 읽고 찍으라'고 할 정도로 길었다. 일단 문제부터 읽고 해당 내용이 있는 부분을 신속하게 찾는 데 정신을 집중했다. 너무 시간이 부족해 어떤 문제에서는 지문도 제대로 안 읽고 상식 선에서 답을 고르기도 했다.
2차) 한국어는 평이했고 번역에서는 시간이 촉박해 좋은 표현이 생각조차 나지 않았다. 특히 한-영 번역에서는 많이 준비했던 사설이 아닌 일반 보도성 기사(버스 정보 시스템 도입 등)가 나와 적당한 표현을 찾느라 무척 애를 먹었다. 구술시험에서는 cloning(영-한)과 비행기 내에서 한국인들이 저지르는 무례한 행동(한-영)이 문제로 나왔다. 영-한 통역에서는 긴장한 탓인지 초반부 내용이 거의 들리지 않았다. 눈앞이 캄캄했다. 하지만 마음을 가다듬고 뒤에 들은 부분만 가지고 간신히 마무리했다. 안정성 검증이 제대로 되지 않아 추가적인 연구가 진행된 후에야 복제 동물과 그 동물의 새끼가 유통될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한-영 통역은 비교적 쉬웠다. '나는 출장 때문에 해외 여행을 자주 간다. 그런데 한국인들이 기내에서 체조를 한다며 통로 사이를 왔다갔다해서 다른 승객들에게 불편을 끼치고 항공사의 재산인 담요까지 슬쩍한다. 이런 행동들은 국가 이미지에 먹칠을 하므로 해서는 안 된다' 는 내용이었다.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개성과 장단점, 시간 여유 등 각자에게 주어진 상황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야한다. 내가 문제풀이와 리스닝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한 것도 그 부분이 내 약점이라고 판단했고, 그 부분을 보완하다보니 시사주간지나 영자신문을 읽을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지, 읽을 필요가 없어서가 아니다. 이번에 합격한 내 스터디 파트너는 나와는 정반대로 문제풀이는 거의 안 하고 시사주간지를 읽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고 한다. 학원 선택도 마찬가지다. 은천성 선생님 수업에서는 논리 전개와 우리말 표현 다듬기가 중심이다. 또, 학생이 직접 앞에 나가 통역을 한다. 평소에 논리가 약하고 자신감이 부족했던 나로서는 리스닝과 통역 발표만으로 이뤄지는 수업이 많은 도움이 됐다. 통대 입시를 준비하는 데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인 것 같다. 수업 시간마다 수강생들이 마음을 다잡는 데 유익한 말씀과 harsh critique을 아끼지 않으셨던 선생님께 감사 드린다.
윤서연(美 Carnegie Mellon University 인문예술학부)
막연히 1년 더 준비하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도중 뜻밖에 1차 합격 소식을 전해 듣고 정신없이 2차 시험을 본 것이 엊그제 같은데 최종합격자 중 한 명이라니 아직도 믿어지지 않습니다. 시험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쑥스럽지만 저의 공부 방법과 이번 해 외대 시험에 대해 적어보고자 합니다.
*외대 1차 시험
전반적으로 작년 시험과 매우 흡사했습니다. 시험 이틀 전 구하게 된 작년 기출문제를 시간을 재고 풀어봤던 것이 아주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1교시 공통영어에서 L/C는 짧은 지문을 읽어주고 headline으로 가장 적당한 것을 고르는 것과 not true를 고르는 것이었는데 작년과 비슷한 유형이라 크게 당황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그리고 답을 고를 시간도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R/C였습니다. 어법문제와 fill-in-the-blank형식의 문제였는데 시간이 매우 촉박한데다가 정확한 답이 눈에 보이지 않아서 25문제 중 100%확신을 가지고 쓴 답이 6-7개 정도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1교시가 끝난 후 너무 좌절한 나머지 집에 확 가버릴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신없이 치른 시험이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2교시 전공영어는 제겐 쥐약인 blank 채우기가 없었지만 지문의 양이 엄청났기 때문에 일단 L/C 부분을 답지에 옮겨 적은 후 R/C는 바로 바로 답지에 표기를 하면서 풀었습니다. (다른 분들은 시험 시작 전 미리 읽어두거나 아예 문제를 풀기 시작하기도 했다는데 전 그러면 더 정신이 산란해 질 것 같아 조용히 기도를 하며 마음을 안정시켰습니다. 시험 시작 전 문제지를 펼쳐봐도 시험 감독관이 전혀 통제를 하지 않더군요.) 어휘의 수준은 무난했고 문제도 지문만 읽으면 충분히 풀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주어진 지문을 얼마나 빨리 읽느냐가 관건이었습니다. L/C도 역시 작년과 흡사했는데 연설문을 읽어주고 문제를 3-4개씩 불러주었습니다. 답을 고를 시간도 충분했고 지문 자체가 특별히 어려웠던 것은 아니지만, 매우 길었기 때문에 속으로 '언제 끝나나. 지겹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외대 2차 시험
당연히 1차가 안 됐을 것이라 생각하고 거의 일주일을 빈둥거리면서 놀았기 때문에 합격자명단에서 제 이름을 발견했을 때 너무 당황했습니다. 당연히 된 것으로 생각하고 2차 준비를 해야 한다지만, 이대 특차 때 1차도 통과하지 못했던데서 왔던 후유증(?)과 공통영어를 망쳤다는 좌절감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발표 다음 날이 바로 번역/한국어 시험이었기 때문에 하루종일 벼락치기로 사자성어를 외웠습니다. (한국어는 과락만 하지 않으면 되니 걱정을 안해도 된다는 말이 저에겐 아주 무시무시한 협박처럼 들렸습니다.) 전 중/고등학교, 대학교를 미국에서 졸업했기 때문에, 신문에 나오는 한자는 커녕 일상적인 한자도 잘 모릅니다. 대학교에서 일본어를 공부하기는 했지만 독음이 다르기 때문에 별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1차 시험 결과는 정말 아무도 모릅니다. '설사 안 된다 하더라도 이대가 있잖아~'라는 생각으로 꾸준히 공부를 하는 것이 여러모로 좋을 것 같습니다.
[한국어]
다행히 한국어 시험은 작년 기출문제보다 쉽게 출제되었고, 사자성어도 마이동풍, 경국지색등 일반적인 것으로 출제되었습니다. 모르는 것은 찍고 넘어갔으며 600자 내외로 서술하는 문제도 스터디 할 때 다루었던 주제였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쓸 수 있었습니다. (NIMBY현상에 대한 견해를 묻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600자 원고지 형식 답안지에 딱 맞게 썼습니다. 시험 감독이 되도록이면 600자 넘어가지 말라고 당부하더군요. 참고로 시간은 남아 돌 정도로 충분합니다. ^^
[번역]
영→한 문제는 둘 다 연설문이었는데 첫번째 문제는 이라크 문제에 대한 Tony Blair의 연설문이었고, 두 번째 문제는 지구온난화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한→영에서 엄청 당황했는데 제가 평소에 소홀히 했던 정보기술 관련 문제가 출제됐기 때문입니다. 하나는 버스정보시스템에 관한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디스플레이 기술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전문용어를 어떻게 옮기나 고민하면서 그냥 내용만 전달하는 식으로 매우 유치하게 번역했습니다. (평소에 단어장에 적어두었던 멋진 표현은 절대 기억이 안 납니다!!!!!!!!) 마지막으로 영어 에세이 주제는 월드컵의 성과였는데, 10줄 정도로 간략하게 아주 일반적인 내용으로 서론-본론-결론 형식으로 정신없이 적었습니다. 다 하고 다니 시간이 1분 정도 남아서 수정액으로 손 좀 보고 나니 걷어가더군요. 평소에 번역연습을 소홀히 했던 것이 후회되어 집으로 가는 길 내내 찜찜했습니다.
[인터뷰]
저는 일요일 아침에 구술시험을 보게 되었는데 다행히 제 바로 앞 번호가 아는 분이라서 같이 수다를 떨면서 긴장을 풀었습니다. 약 2시간 정도 기다렸는데 심장마비가 걸리고도 남을 정도로 떨렸습니다. (전 평소에 수업시간에도 너무 떨어서 지적을 많이 받았었거든요. ^^) 시험장에 들어가니 외국인 교수 한 분과 한국인 교수 세 분이 계셨는데 너무 긴장한 나머지 인사를 너무 크게 해서 순간 웃음바다가 되었습니다. 영-한은 gene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대충 '유전자 조작을 하면 너무 건조하거나 기온이 낮은 곳에서도 경작이 가능해질 것이다' 라는 내용이었는데 세부 사항은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너무 긴장한 나머지 대의를 제대로 파악했는지 아직까지도 의문입니다) 한-영은 한국 젊은이들의 휴대폰문화에 대한 아주 일반적인 내용이었으나 역시 긴장한 나머지 평소의 fluency를 제대로 살리지도 못했고 국내파분들이 봐도 '살다 온 거 맞아?' 할 정도로 유치한 표현으로 갔습니다. (역시 평소에 외워뒀던 멋진 표현들은 절대 기억이 안 납니다!!!!!!) 하지만 수업시간에 늘 지적 받던 backtrack을 안 하기 위해 틀린 부분을 굳이 다시 말하지 않고 넘어갔습니다. 머리 속에서 사진을 찍듯이 내용을 논리적으로 기억하려 애썼으며 그래서인지 다행히 심각한 blank현상은 없었습니다. 저는 eye-contact을 안 하면 오히려 기억이 더 안 나기 때문에 교수님들의 눈을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말했는데 교수님들의 호의적인 눈빛에 약간의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목소리는 문 밖에서 다 들릴 정도로 컸다고 합니다. 제가 대기할 때는 안에서 무슨 말을 하는지 하나도 안 들렸었는데, 제가 다 하고 나가니 진행 요원이 제 목소리가 다 들렸다고 하면서 웃으시더군요. ^^;;
* 공부 방법
-학원: 작년 말 한국에 나와 있을 때 심심해서 우연히 등록했다가 이 공부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10월에 수업을 들으면서 조금씩 감을 잡기 시작했고 11월, 12월엔 본격적으로 흥미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일단 통대를 가기로 확실히 마음을 정한 후 올해 6월부터 9월까지 기초반을 수강하고, 11월에는 통대2차대비반을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과감히 실전반에 도전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기초반에서도 자기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하고 꾸준히 기초반을 수강했습니다. 발표 기회가 있을 때는 자신이 없더라도 무작정 발표를 하고 크리틱을 받는 쪽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복습은 꼼꼼히 했습니다. 복습을 하지 않으면 내 것으로 남지 않더군요. 공책 하나를 따로 마련해서 PBS/CNN 표현 정리를 한 후 학원을 오가는 자투리 시간에 외웠습니다.
-스터디: 스터디는 7월부터 시작했는데 복습위주 스터디 였습니다. PBS/CNN 외우기, 한-한 사설 요약을 꾸준히 했고, memory span을 위해 숫자가 들어간 짧은 신문기사를 외워 말하는 연습도 했습니다. 초기엔 영어토론으로 스터디를 시작했는데 나중엔 그 시간에 수업외 자료를 준비해서 sight-translation을 했습니다. 그리고 KBS 우리말 뉴스를 가지고 연습을 할 때는 A가 밖에 나가있는 동안 B가 C한테 우리말 뉴스를 읽어주면 나중에 C가 A한테 영어로 말하고 A는 자신이 들은 것을 다시 C에게 한국어로 말한 후 B가 전체적으로 크리틱을 하는 방법으로 했습니다. 스터디 멤버가 3명이라 효율적으로 할 수 있었습니다. 시험이 임박해서는 스터디 시간을 대폭 늘리고 영-영, 영-한도 가끔씩 했습니다. 가장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은 스터디 내에서의 시험이었습니다. 수업독해자료 표현 정리한 것, KBS 우리말 뉴스 표현 정리한 것, Word Smart 1, 2 시험을 봤는데, 혼자 하면 미루게 되는 것이 어휘라 아주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1차 대비: 1차 대비는 9월까지는 아예 하지 않았습니다. 기초도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무작정 문제풀이를 한다는 것이 과연 효과가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시간적 여유도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9월부터 문제풀이를 시작했고 김영로의 영어순해를 시간 날 때 흥미 있는 부분만 골라 공부했습니다. 나중엔 스터디 멤버들의 권유로 거로 Reading Workshop을 사서 조금 풀어보았고 시험을 1주일 앞두고 친구에게 Graduate English를 빌려서 Final Test부분만 한 회당 20분을 잡고 풀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시험 이틀 전 2002년 기출문제를 꼼꼼히 풀고 분석했습니다. 문제풀이는 아예 안 해도 문제지만 문제풀이에 너무 치중하는 것도 그다지 옳은 방법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어차피 통대 대비 문제집이란 것이 존재하지도 않고 유형이 또 어떻게 바뀔지 아무도 모르니까요.
-듣기: 듣기는 철저히 수업위주로만 했습니다. 이해도 제대로 못하면서 무조건 많이 듣느니 정확히 듣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수업시간 외엔 집에서 Oprah나 NBC News를 보고 Daily English 사이트에서 AP News를 듣기도 했지만 꾸준히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읽기: 읽기자료는 주로 The Economist에서 뽑은 것이었는데, 스터디 멤버들과 분담해서 표현정리를 한후 자료를 공유했습니다. 스터디 자료는 Reader's Digest, The Economist, Time, Newsweek, U.S. World News 등 다양한 소스를 활용했습니다. 요즈음은 인터넷이 발달해서 그런지 따로 구입하거나 정기구독 하지 않아도 자료가 넘쳐 납니다. (시험 준비 기간 내내 제가 돈 내고 구입한 영자주간지는 스무 권이 채 되지 않습니다.) 다독보다는 정독을 택했고, 혼자 집에서 읽을 때도 모르는 단어나 표현은 다 외우지 못 하더라도 꼭 공책에 따로 정리해뒀습니다. 영자신문은 스터디 멤버의 권유로 International Herald Tribune을 일주일에 세 번 사봤는데, 1300원이란 거금을 주고 사 봐도 돈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유용했습니다. IHT 역시 꼭 단어/표현 정리를 했습니다. 한국어는 스터디 멤버 중 한 명이 시사저널을 정기구독하고 있었기 때문에 빌려봤고, 가끔 뉴스위크 한국판이나 경제주간지를 사서 모르는 단어는 국어사전을 뒤져서 알고 넘어갔습니다. (참고로 Newsweek는 영어판것과 한국어판을 같이 보면 공부효과가 배가됩니다.) 그리고 매일매일 우리말 신문을 꼼꼼히 보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말하기/쓰기: 말하기는 수업시간과 스터디 시간에 주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발표할 때 몸을 배배 꼬거나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쓸데 없는 말을 하는 등 참담할 정도로 형편없는 수준이었지만 자꾸 연습하다 보니 점차 개선됐습니다. 저는 실력이 조금씩 늘면서 오히려 더 많이 떨게 된 케이스인데 완벽하게 하려는 생각 때문이란 것을 나중에 깨달았습니다. (실력이 바닥일 때는 뻔뻔하게 했는데 실력이 조금 늘고 나니 그 뻔뻔함이 사라진 것이지요.) 앞으로도 많이 노력해야 할 부분입니다. 수업시간에 적극적으로 발표기회를 활용하고 스터디에서 수없이 연습하는 것만이 살 길입니다. 번역은 수업시간에 꾸준히 숙제로 제출하다가 나중에는 게을러서 집에서 가끔 해보는 정도로 연습했는데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것을 2차 시험 때 뼈저리게 후회했습니다. 여러분은 저처럼 후회하지 마시고 적은 양이라도 시간을 재면서 매일매일 꾸준히 하시기 바랍니다. (멋진 문장을 쓰려는 노력보다는 짧은 시간 내에 쉬운 표현으로 충분히 쓸 수있는 능력에 초점을 두면 더욱 좋겠지요^^)
-마지막으로 :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될까 이것저것 적었는데 본의 아니게 길어졌습니다. 정말 우연히 시작한 공부였는데 좋은 결과를 얻게 되어서 기쁘고 한편으로는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우선 지난 반 년 동안 지칠 때 마다 다시 힘을 낼 수 있게 도와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5월에 졸업 한 후 주위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취업을 하지 않고 한국에 와서 통대 준비를 하겠다고 했을 때 반대는 커녕 오히려 전폭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았던 미국에 있는 가족들, 그리고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게 최적의 상황을 만들어 주신 고모, 고모부께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심리적으로 힘들 때 마다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고 급격한 건강의 악화로 아플 때마다 진심으로 걱정해 준 사랑하는 혜영언니와 보선언니, 그리고 남자친구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윤성진
우선 이번 시험에서 우여곡절 끝에 합격하게 되어 정말 기쁘고 얼떨떨 합니다. 경찰차를 타고 시험장에 도착하질 않나, 수험표를 무심코 버려 2차 시험 볼 때 당황하기도 했고 , 여러가지 '사건' 에도 불구하고,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으니 너무 기쁜 마음뿐입니다. 솔직히 제가 이렇게 합격 수기를 쓴다는 것이 조금은 부끄럽습니다. 아직도 한참 모자라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몇자 적어 보겠습니다.
우선 시험 유형은 다른 분들께서 올리실 것이라 생각하여, 제가 지난 몇 년 동안 공부 방법에 있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에 대해 이야기 해 보고 싶습니다. 저는 지난 일년 간 '현재의 내 공부 방식이 맞는 것일까?' 하는 의심 때문에 항상 불안했고, 누군가가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줬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시행착오를 거치며 깨달은 몇 가지 방법에 대해 적어 보겠습니다.
@무조건 스터디 한 자료는 소리를 내서 외워 버립니다.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지난 3월부터 바로 어제 까지 거의 하루도 빼 놓지 않고 L/C를 하든지 한영 스터디를 하든지 어떤 '영문'이든 외우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스터디 파트너와 외우기 검사를 꼬박꼬박 한 것이 2차에서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결국 소리내서 외운 표현은 1차에서도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눈으로 여러번 보는 것보다 소리내서 외우면 , 확실히 1, 2차에 큰 도움이 됩니다. 비록 몇 달 외워서는 발전이 보이지 않지만, 시험 볼 때쯤 되면 (즉, 약 7개월 정도 하면) 조금 나아진 본인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 영한 스터디를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저는 지난 달, 처음 영한 스터디를 시작 했는데, 녹음되어 있는 자료와는 다른 파트너의 '육성'을 듣고, 한글로 옮기는 것이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2차 시험에서 이 점 때문에 약간은 당황했기 때문에 , 그 때 영한 스터디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그러므로, 꼭 한영, 특히 영한 스터디를 하루에 한 번이라도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 문장을 볼 때 '동사'를 가장 중요하게 보세요.
그렇게나 많은 세월을 영어 공부에 시간과 돈을 투자했으면서도 올 해 비로소 동사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우선 동사가 부실하면 한영이건, 영작이건 전혀 문장이 잡히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독해를 할 때 다른 무엇보다 '동사+목적어'를 집중적으로, 의식적으로 자꾸 머리속에 집어 넣으면서 해 나가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독해는 처음에는 적은 분량으로 꼼꼼하게 보세요.
그러다가, 좀 속도가 붙는다 하면, 그 때 조금씩 양을 늘리며 해 나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마음이 급해서 많은 양을 한꺼번에 하다 보면, 읽은 후 머리 속에 남는 표현도 거의 없을뿐더러, 마음이 더 급해지고 '훨~씬' 더 불안해 집니다. 그러니, 마음을 비우시고, 꼼꼼하게 하루하루 쌓아 가세요.
@기억력 향상
처음 몇 달 동안은 매일 아침 신문 사설을 반 씩 끊어서 요약하는 연습을 하다가, 시험을 앞두고 몇 달 전 부터는 아예 신문 사설 전체를 파트너가 읽어주면 요약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이 방법은 한국말 고치기에도 좋고, 기억력 늘리기에는 정말 확실한 방법 같습니다. 꼭 이용해 보시길.
@ 파트너
무엇보다 시간약속을 잘 지키는 파트너를 만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저는 3월부터 매일 9시까지 나와 (외대 1차 전 날 까지) 저의 소중한 파트너와 '한-한, L/C' 스터디를 했습니다. 저의 파트너가 너무나 성실하고 약속도 잘 지켜주어 정말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영어자료' 암기에 있어 스터디 파트너가 본인에게 지대한 역할을 합니다. 상대방이 자주 '암기'를 거른다면, 자연히 본인도 암기할 의욕이 떨어지기 때문에, 반드시 지키기를 약속하고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험 당일
집중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자신을 잘 관리하는 것이 좋다고 느꼈습니다. 저는 이번에 사정상 경찰의 도움으로 경찰차를 타고 간신히 고사장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이 일 때문에 무척이나 긴장을 했던 탓인지 '극도의 긴장감'과 함께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집중력을 위해 경찰차를 이용하라는 말은 아니지만(^^), 시험 전에 약간의 긴장감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저 참고해 주세요.
@청취에 대해
보통 1차 청취시험의 목소리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약 한 달 전 부터 시중에 나와 있는 텝스나 토플과 같은 테잎에 녹음되어 있는 목소리나 속도에 익숙해 질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그 전까지는 미국방송을 듣는 것도 좋지만, 일차 청취 시험 직전에는 반드시 이런 목소리, 속도(특히 속도~~^^)에 귀를 길들여 놔야 훨씬 듣기시험을 수월하게 치룰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안 들려도 길게 잡아 듣는 습관을 들여야지, 완벽하게 듣겠다고 처음부터 조금씩 끊어 들으면 , 결국 길게 불러 줄 때 적응을 못 해 좌절을 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항상 처음에는 길게 한 번 듣고 내용을 파악하며 들으려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이 통대 준비하시는 분들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끝까지스터디 파트너로서 함께 해 주신 분들--수희언니, 미나, 도희 언니, 민정언니--정말 고맙고, 사랑합니다.
윤유경
<시험 준비>
저는 직장생활과 공부를 병행했기 때문에 전적으로 학원 수업에 의존했고, 제 생활도 학원 수업 시간에 맞춰 움직였습니다. 은천성 선생님 수업이 L/C 위주였기 때문에 L/C는 꾸준히 할 수 있었지만, 그 외의 것들은 따로 시간을 내서 많이 공부하지 못 했습니다. 직장인은 주말 시간 활용이 중요한 만큼, 의무감으로라도 공부를 하기 위해, 3월부터 일요 스터디를 시작했고, 9월부터는 일대일 스터디도 했습니다. 스터디를 통해서 제게 턱없이 부족했던 Reading, Speaking, Memory Span을 조금이나마 향상시킬 수 있었습니다. 아이디어 있는 기사를 찾기 힘들 때, 준비를 제대로 못 했을 때, 또 스터디 시간에 어설픈 발표를 했을 때, '내가 실력도 안 되면서 왜 이런 것을 하고 있나…'하며 괴로워했던 적이 많습니다. 지겨울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꾸준히 스터디를 한 것이 저에게는 너무나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성실하고, 착하고, 열심인 스터디 파트너들과 멤버 교체 없이 꾸준히 할 수 있었던 것이 제겐 큰 행운이었습니다.
<1차 시험>
공통영어가 전공영어보다 더 어려웠습니다. 특히, 문법과 빈칸 채우기가 까다로워서 정답을 정확히 알 수 없었고, 시간도 많이 모자랐습니다. 전공영어 L/C의 경우 지문이 길고 그에 해당하는 질문이 3-4개 정도 나왔습니다. 내용이 어렵진 않았지만 길게 나오다 보니 기억이 나지 않을까 두려워 숫자 등 일부를 문제지에 적으면서 들었는데 문제 풀 때 메모해 둔 것이 유용했습니다.
<2차 시험>
한국어 시험 중 한자는 쉽게 풀 수 있는 문제들이었습니다. 선생님께서 나눠 신 프린트를 보고 지레 겁먹었었는데, 그에 비해 훨씬 쉬웠습니다. 한자보다는 오히려 한국어 어법과 발음을 묻는 문제가 더 까다로웠습니다.
전공 외국어 시험에서는 한-영 번역에서 시제품, 수주, 발주 등 익숙하지 않은 내용이 나와서 당황했습니다. 적절한 표현이나 어휘가 생각나지 않는 경우 비슷한 표현을 쓰거나 풀어 써야만 했습니다. 물론 시간이 조금만 더 주어졌다면 조금 더 적합한 표현이 생각났을 지도 모르겠지만, 시간이 워낙 촉박해 검토할 시간도 없었습니다. 시간 안에 번역하는 연습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깨달았습니다. 의견을 개진하는 문제는 시간이 너무 모자라서 글씨를 날려 가며 썼습니다. 월드컵의 성공에 관해 쓰라는 것이었는데 문제를 보는 순간, '왜 이 문제를 예상문제로 연습하지 않았을까?' 후회막급이었습니다. 시간이 모자라 내용은 자신 없었지만, 평소 수업시간에 했던 것처럼 서론, 본론, 결론을 나누어 써서 형식을 맞춘 것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시험을 한 과목씩 보면 볼수록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평소에 강조하셨던 것들이 하나하나 새록새록 떠올랐습니다.
구술 시험에서 영-한은 cloned food에 관한 내용이었고, 한-영은 노벨상과 우리의 현실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영-한을 불러 주시는데, 스터디 할 때보다 평이한 내용, 어휘, 속도임에도 불구하고, 머리 속에 들어오지를 않았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눈을 감고 집중해 보고 싶었지만,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는 생각에 그냥 가만히 쳐다보았습니다. 끝나자마자 바로 발표를 하고 싶었지만 떨려서인지 그게 잘 안 돼서 잠시 쉬었다가 시작했습니다. 첫 부분을 놓치고 디테일도 기억이 잘 안 나서, 큰 흐름을 파악했다는 걸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일단 전체 아이디어를 한 문장으로 말하면서 시작했습니다. 그 이후에 나머지 부분들을 아이디어와 연관지어 붙이면서 얘기를 했습니다.
한-영은 스터디 때 다뤘던 내용과 좀 비슷해서 덜 떨렸습니다. 바로 발표를 시작할 수 있었고, 두 번째 발표라서 그런지 몇몇 교수님과 eye contact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제 입에서 나오는 영어였습니다. 멋진 표현은 고사하고, 쉬운 표현도 생각이 안 나서 중학교 영어책 수준의 어휘로 일관하는 제 모습에 경악했습니다. 이것이 내 진정한 영어 실력이라는 것을 말하면서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말을 내뱉고 나서 문법적으로 틀린 것을 깨달은 때도 있었지만 그냥 넘어갔습니다. 못 들은 부분도 있고, 유치한 영어를 구사했지만, 다행히 떨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노력했고 3B(반복, 번복, 버벅)는 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구술시험을 보면서 느꼈던 점은 떨지 않고, 긴장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공동묘지에 가서 담력 테스트라도 받고 와야 하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긴장과 떨림으로 인해 뇌의 모든 활동이 정지되는 것 같았습니다. 평소에 열심히 준비했는데, 긴장해서 실력발휘를 못 하는 건 안타까운 일입니다. 나름대로의 긴장과 떨림을 극복하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듯, 공부 방법이나 습관도 자기에게 맞는 것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저는 직장생활과 병행해서 절대적인 공부시간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정신적, 육체적으로 자신을 혹사시키는 것을 싫어하는 스타일이라, 잠을 줄이거나 식사를 대충 때우면서 공부하지는 못 했습니다. 그로 인한 스트레스가 공부를 하지 않은 스트레스와 맞먹었기 때문입니다. 그 대신 제 컨디션 유지에 신경 쓰고, 학원 수업은 절대 빠지지 않으며, 수업 시간만큼은 집중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복습을 다 못 해도, 취침 시간이 되면 잤습니다. 그래야 그 다음 날 학원 수업시간에 컨디션이 좋아 L/C도 잘 되고 발표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가끔 수업시간에 발표를 못 하거나, 실력이 나아지지 않는 것 같을 때 스트레스만 쌓이고 기운이 빠지곤 합니다. 그럴 때는 집에 가서 무리하게 공부하기보다는 아무 생각 없이 TV를 보거나 음악감상을 하면서 그 날 받은 스트레스를 그때그때 해소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공부를 하면서 소중한 사람들을 알게 돼서 무엇보다 기쁘게 생각합니다. 은 선생님과 장홍석 선생님, 스터디 파트너들, 언니 동생들, 특히 영주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윤혜원
1. 자신을 믿자. 언제나 할 수 있다고 믿고, 나도 노력만 하면 누구 못지 않게 할 수 있다고 자신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작년에 먼저 학교에 들어간 친구가 나보고 하루에 열번씩 거울을 보면서 '너는 할 수 있다, 너는 할 수 있다.'주문을 외우라고 했다. 그땐 피식 웃었는데 일리 있는 얘기다. 자신감에서 실력도 나온다고 생각한다. 정작 나 자신은 거울을 보다가 너무 쑥스러워서 포기했다. 자신감이 없다보니 영한, 한영 지문을 들을 때 이 단어는, 이 표현은, 한국어로, 영어로 어떻게 갈까 고민하다가 지문을 놓친 적이 많았다. 자신을 굳게 믿고 지문을 들을 때는 지문에만 집중하면서 헤어나올 수 있었다.
2.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얻기 위해 스트레스 해소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무작정 걸어서 집에 가기도 하고, 남편하고 이런저런 신세한탄을 하면서 이겨냈다. 초조해지면 '안되면 될 때까지 하지 뭐.'라고 생각하면서 이겨냈다. 스트레스가 심하기 때문에 별 것 아니더라도 자신을 심리적으로 안정시킬 수 있는 비법이 있으면 큰 도움이 된다. 특히, 가족의 지지와 응원은 큰 원동력이다.
3. 공부를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겸손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자신의 부족한 점을 인식하고 개선하려 노력하고 다른 이의 의견을 받아들이려 애쓸 때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 자신의 공부방법만이 최선이라고 믿거나, 자신의 실력을 자만해서 타인이나 강사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들이 종종 있다. 그런 이들은 대개 1-2년이 흘러도 실력향상이 안 되거나, 편중된 실력으로 인해 자신 스스로 만든 덫에 걸리기 일쑤였다.
4. 자신의 체질에 혹은 자신의 실력에 맞는 공부방법은 있어도 正道는 없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논리력이 부족하면 토론 위주의 영한 스터디나 한한 요약을 한다든지, 작문이 부족하다면 작문을 꼼꼼히 확인해주는 수업을 듣는다든지, 표현이 부족하다면 자신만의 표현 노트를 만들어 외운다든지 하는 방법을 동원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한가지 방법이 모든 사람들에게 유용하다고 생각치는 않는다. 학원이나 강사에 대한 생각도 마찬가지다.
5. 한꺼번에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하지 말자. 이 얘기 들으면 이것도 해야할 것 같고, 저 얘기 들으면 저것도 해야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시간과 노력은 유한하다. 게다가 내가 소화해낼 수 있는 공부의 분량과 공부방법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한다. 처음엔 잡화상처럼 모든 걸 다 하려고 했다. 심지어 공부시간표에 한자까지 들어있었다. 그러나, 머리만 복잡하고 소화해내지도 못했다. 지금의 수준에 맞는 공부방법을 하다가 좀 실력이 향상되면 다른 공부방법을 시도하고, 그러다보면 다 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6. 공부계획표는 한달에 한번 정도가 적절하지 않나 생각한다. 정말 부끄럽지만 초조한 탓에 어제 세운 계획표를 오늘 찢어 버리고, 오늘 짠 계획표를 집에 갈 때 찢어버리고 한 적이 많았다. 하지만 자신을 믿고 공부계획표는 한 달에 한번만 짜고 한가지 공부방법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꾸준히 밀고 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1차
외대 1차에 연거푸 고배를 마셨기 때문에 올해는 3월부터 1차 준비를 했다. 4명의 스터디 파트너가 번갈아 듣기와 읽기 문제를 준비하고 일주일에 한번씩 문제를 풀었다. 토플, 토익, 텝스, GRE, LSAT, SAT 등등을 풀었다. 시험에 임박해서는 좀 더 자주 풀었다. 시험 일주일전부터 매일 시험시간에 문제를 풀어 시험에 익숙해지려 애썼다. 특히, 작년에는 공포에 휩싸여 부들부들 떨면서 무슨 내용을 읽는 지도 모르고 정신없이 풀었기 때문에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는 데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우선 1차 공부를 하기에 앞서 무조건 많이 풀기보다는 외대 1차 시험양식이 어떤지, 내 약점이 무엇인지, 어떻게 보강할 지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풀었던 문제를 확실히 이해하고 왜 틀렸는지 다음엔 어떻게 대응해야 맞을 수 있을까 고민했다. 문제를 많이 풀어도 복습을 안 하면 똑같은 문제를 매번 또 틀렸기 때문에 복습에 치중했다.
개인적으로 문법과 sentence completion, 접속사를 묻는 문제가 나오면 (말 그대로) 마구 틀렸다. 문법은 Graduate English의 문법 부분을 2번 풀었고, 토플 문제집의 문법 부분만 한권 풀었다. sentence completion은 Graduate English를 풀었고, 시험직전 한 달 동안 스터디 파트너와 매일 이코노미스트 기사를 하나씩 읽고 서로 빈칸을 만들어 교환했다. 서로 따로 시간을 많이 내지 않아도 되고, 매일 꼬박꼬박 기사 두개씩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계속 하다보니 문장을 읽는 깊이가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표현이나 전치사, 접속사, 동사의 용법 등을 좀 더 꼼꼼히 살피게 됐다. 공통영어의 sentence completion 문제를 직감으로 찍었기 때문에 얼마나 효과를 냈는지는 의문이지만 그것이라도 해서 마음이 편했다.
스터디 외에 7월부터 Graduate English와 Barron's 시리즈 중에 LSAT를 봤다. 개인적으로 Graduate English에 어지간한 국내 시험양식은 다 다루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Barron's 시리즈(SAT, LSAT, GRE 등등)는 미국교재라서 국내 교재와는 사고방식이나 문제양식에 큰 차이가 있다. LSAT는 법대 대학원 입학시험이기 때문에 논리력에 관해 까다로운 문제가 많이 나온다. GRE나 SAT는 LSAT보다 지문이 좀 더 쉽고 단어공부가 많이 된다. 어차피 여기 나온 단어가 Graduate English에 또 나오기 때문에 자연히 반복해서 보는 단어는 쉽게 익힐 수 있었다.
실제 시험에 가서는 마음을 편안히 하고, 보통 때처럼 스터디 파트너와 모여 시험 한번 보는데 다른 장소에서 본다라고 생각하며 자신을 가다듬었다. 공통영어가 무척 어렵게 느껴졌다. 안 그래도 약한 부분인 문법과 sentence completion이 모여있는 데다가 무엇 하나 확실하게 답이 보이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내 자신을 믿자고 중얼거리면서 직감으로 찍었다. 그야말로 과감하게 찍었다. 왜냐하면 듣기가 끝나자마자 문제당 시간을 대충 계산해보니 시간이 너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망설이는 사이에 OMR카드도 채우지 못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공통영어가 끝나고 나서는 깨끗이 공통영어에 대한 생각은 지워버렸다. 작년에 공통영어를 망쳤다는 생각에 마음을 졸이다가 훨씬 쉬운 전공영어를 망쳤던 경험 때문이었다.
전공영어는 문제지를 받자마자 페이지를 확인하는 시간동안 안면몰수하고 아예 펼쳐놓고 문제를 풀었다. 둘째 줄이었지만 빼앗겨도 감독관 바지가랑이잡고 바닥에 드러눕겠다는 각오로 문제를 풀었다. 다행히 그런 사태는 빚어지지 않았고, 시험 시작하기 전에 지문 두개를 풀었다. 그리고, 뒷부분에서는 다행히 읽었던 지문이 나왔기 때문에 종료 10분 전에 마칠 수 있었다. 어떤 문제를 풀더라도 한 문제당 배당된 시간이 얼마인지 계산하는 습관을 들였고, 시험 이틀 전에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이코노미스트 과학부분만 한달치를 읽었는데 큰 도움을 받았다.
*2차
영한은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새로운 연료 개발에 관한 내용이었다. 단어들도 쉽고 요소는 다 잡았는데 도통 무슨 말인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문장은 서너개밖에 안되는데 중문, 복문으로 길어지면서 줄거리를 놓쳐버린 탓이었다. 하지만 내색하지 않고 천천히 또박또박 교수님들 얼굴을 한분씩 보면서 했다. 아무리 할말이 없더라도 절대로 틀린 내용은 말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너무나 내용이 짧아서 피할 도리가 없었다. 스스로 함정을 파는 것같아 중도에 포기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하는 생각으로 자세를 가다듬고 간신히 끝마쳤다. 끝나자마자 네명의 교수님이 동시에 '그게 그런 내용이었나'하는 의아한 표정으로 지문을 읽기 시작하는 게 아닌가? 숨 넘어가는 것 같았지만, 담담한 표정을 유지했다. 청중의 반응이 얼마나 매서운 것인지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다.
한영은 '지하철로 한강을 건널 때 창밖으로 내다보면 건물들이 무질서하게 들어서서 보기가 싫다, 잘 정리해서 외국인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자.'라는 내용이었다. 긴장한 탓에 속도감 있게 하기 보다는 천천히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면서 또박또박 한분씩 쳐다보면서 얘기했다. 끝났을 때 또 네분이 동시에 고개를 끄덕이며 칭찬해 주셨기 때문에 마음이 약간 놓였다. 아마도 첫번째로 구술시험을 봤기 때문에 너그러이 봐주셔서 합격했다는 생각이 든다.
*듣기
native가 아닌 이상 가장 신경이 쓰이고 두려움이 앞서는 부분이었다. 자료는 PBS Newshour, Nightline, Listening Special, CNN, NBC Nightly News 등, 가리지 않고 들었다. 개인적으로 정확한 듣기를 위해 정청이, 다양한 발음과 표현을 접하기 위해 다청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혼자서는 집중이 잘 안 되고, 많은 양도 들을 수가 없어서 대개 스터디를 통해 듣기공부를 했다. 스터디를 꼬박꼬박 하다 보니 매일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양을 공부할 수 있어서 유용했다. 스터디 파트너와 같이 이어폰으로 테잎을 들으며 적당한 길이에서 멈추고 들은 영어 내용을 한국어로 옮기고 상대방은 크리틱하는 방식으로 했다. 그리고 혼자서는 스터디 내용을 복습했다. 수업 외에 매일 한두시간 정도 듣기 스터디를 했다. 자연히 듣기 양이 많아서 다청이 됐다.
비록 열심히 하지는 못했지만, 자신의 듣기의 약점을 집어내 반복연습하는 정청 역시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연음은 꼭 놓친다든지, 특정 단어를 못 알아듣는다든지, 복문이 나오면 이해를 못한다든지, 빠르기에 익숙하지 않다든지 하는 자신의 약점을 알아내 집중보강해야 한다고 느꼈다. 그리고 한문장씩 듣고 끊어서 똑같이 말해보는 방식은 말하기, 발음교정, 메모리 스팬 보강에 도움이 됐다. 이 방식은 매우 힘이 들기 때문에 하루에 많은 양을 할 수는 없지만 조금이라도 꾸준히 하면 반드시 효과를 볼 수 있다.
Newshour같은 토론은 내용이 길기 때문에, 주요 발언의도를 잡아내 한국어로 옮기려 노력했다. 뉴스나 Listening Special은 짧게 끊어서 정확한 내용을 잡으려 노력했다. 두가지가 다 중요하지만 입시를 위해 한가지만 선택해야 한다면 짧은 내용을 정확하게 잡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차라리 1차는 지문 제목이나 주요 내용을 묻기 때문에 긴 지문으로 연습해도 좋겠지만, 2차에서 너무나 짧은 내용을 불러주기 때문이다.
*말하기
말하기의 최고의 방법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외우기다. 외우기만이 말하기의 정확성과 순발력과 flow를 늘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처음엔 글을 통째로 외우기를 했다. 스터디 파트너와 서로 외운 것을 확인하기도 했다. 게으른 탓에 흐지부지 될 때가 많았다. 그래도 한 스터디 파트너와 잘 안 되서 흐지부지되면, 또 다른 스터디 파트너와 다시 약속을 잡으면서 어쨌거나 외우기를 계속했다. 외우기를 위한 지문은 쉬운 표현을 사용한 논리적인 글을 주로 선택했다. 사설 등 시사성있는 글과 리더스 다이제스트 등 편한 글을 반반씩 외웠다.
시험때가 임박해서는 나름대로 만든 표현집을 외웠다. 수첩의 한 쪽에는 한국어로 반대편에는 영어로 써서 지하철 안에서나 걸어다니면서 하루에 30개에서 90개까지 외웠다. 주로 특이한 표현보다는 일반적으로 쓰이며 아쉬운 순간에 적절히 쓸 수 있는 표현 위주로 외웠다. 단기적으로 표현을 늘릴 수 있었다.
여름까지만 해도 한영 스터디를 따로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외우기에 집중하고 읽으면서도 말하기에 쓸만한 표현들을 소리내서 몇번 읽어보곤 했다. 하지만 한국신문을 보면서 사설을 읽을 때면 마음 속으로 적절한 영어단어와 표현을 생각하곤 했다. 영어로 된 글을 읽고, 영어로 다시 요약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됐다.
시험 두세달 전부터 한영 스터디를 했다. 짧은 시간에 집중해서 많은 양을 하려 애썼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복습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다뤄봤어도 어설프게 기억하면 다시 해봐도 크게 나아지질 않았다. 복습할 때는 중요한 표현이 입에 붙을 때까지는 소리내서 말하곤 했다. 역시 내 입으로 한번이라도 더 말해본 표현만이 내 입에서 나온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시험을 대비한 한영스터디의 자료는 사설과 일상적인 주제를 반반씩 했다. 사설은 주로 중앙일보 사설을 웹사이트에서 뽑아서 했고, 독자의 편지 같은 글을 여기저기서 구해서 해봤다.
*읽기
이코노미스트, 타임, 뉴스위크, US 뉴스 & 월드 리포트, 뉴욕 타임즈, 더 내이션, 리더스 다이제스트 등등을 읽었다. 잡지와 주제와 논조면에서 다양하게 읽으려 노력했다. 올해 가장 소홀히 했기 때문에 아쉬움도 많지만 절대로 어설프게 해서는 2차는커녕 1차도 통과할 수 없다고 여러 차례 느꼈다. (물론 듣기 잘해서 손해볼 일이야 없지만, 1차의 관건은 읽기라고 생각한다.) 작년에 한 3개월 동안 읽기만 집중적으로 공부한 적이 있었다. 이코노미스트는 아니지만 뉴스위크나 타임지 한권 정도를 일주일동안 cover-to-cover로 읽고 요약도 해보고 단어책 word power made easy를 한번 봤다. 그러느라 듣기를 못해서 출혈이 컸지만 지금에 와서 결국 열매를 거뒀다는 생각에 위안이 된다.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때부터 빨리 읽어야 된다는 중압감에 읽기 소요시간에만 신경쓰다보니 정확도가 떨어져 결국 양이 차야만 빠르기건 정확도건 읽기 수준을 높일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달았다. 정독, 다독이 다 필요하다고는 하지만, '다독을 해도 괜찮겠구나.'라고 스스로 느끼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첫번째는 속독 위주로 읽으면서 모르는 단어나 괜찮은 표현에 줄을 그었다. 두번째 읽으면서 단어도 찾아보고 좋은 표현은 말하기나 작문에 쓸 수 있도록 소리내서 읽었다. 자연히 하루에 읽을 수 있는 글이 많지는 않았다. 가끔은 뉴스위크 한국어판과 영문판을 같이 복사해서 읽어보면 여러 모로 도움이 됐다. 하지만 꾸준히 못했다는 점이 늘 아쉽다.
*번역
예전에 신문에서 번역은 표현력, 통역은 순발력이 중요하다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정말 옳은 말이다. 머리 속에서 무슨 뜻인지는 알겠는데, 말로 옮기기가 무척 힘들게 느껴진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영어든, 한국어든, 신문, 잡지 기타 등등의 자료를 평소에 폭넓게 꾸준히 읽어서 자신의 표현력 자산을 늘려야만 아쉬운 순간에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곡간에 쌓아놓은 곡식이 없어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아가는 것처럼 느낀 순간이 비일비재했다. 특히나, 개인적으로는 영한번역이 훨씬 어렵게 느껴졌고, 시간도 훨씬 많이 걸렸다. '도대체 내가 한국인인가?' 라는 의구심이 수시로 들었다.
올해 공부하는 내내 계속 번역 부업을 했다. 그래서, 한영, 영한 번역을 꾸준히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8월부터 일주일에 두세번 스터디를 통해 시간 안에 번역하고 스터디 파트너의 것을 읽으면서 서로 수정했다. 결국 양이 쌓여야만 속도가 붙는 걸 알 수 있었다. 하루 아침에 정확하면서도 빠른 번역은 불가능하다.
많은 양을 하기 보다는 정확하게 번역하려 노력했다. 시간을 재면서 번역을 하고 그 후에 모범답안을 보면서 수정했다. 적은 양을 꾸준히 했다. 대신, 시험이 가까워 오면서 별도로 만든 표현집을 외워서 보충했다. 또한, 비록 꼼꼼히 하지는 못했지만, 각 분야 단어를 정리해서 외운 것이 도움이 됐다. 시험 막판에 이것저것 하느라 정신이 없지만, 아무리 잠깐이라도 분야별 단어를 살펴본다면 결코 손해보지는 않는다.
공부하면서 절실히 깨달은 점은 쉽게 써야만 빠르고 부담없이 번역할 수 있다는 점이다. 괜히 어려운 문자 쓰려다가 시간은 시간대로 허비하고, 결국 써놓은 내용은 엉성하게 외운 탓에 틀릴 때가 많다. 그리고 100% 맞는 표현 그러므로 쉬운 단어, 쉬운 표현으로 쓰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평소 번역연습할 때 어려운 표현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유치하지만 쉬운 표현으로만 쓰는 것도 훈련이 필요하며 일종의 습관이라고 느꼈다. 그래야만 시험장에서 긴장된 순간에, 감점요인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영번역자료로는 코리아 헤럴드와 한국신문을 꾸준히 읽으면서 이 단어나 표현은 영어로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를 늘 생각했다. 해결이 안 되는 표현들도 계속 마음에 담고 고민하면 언젠가는 해답이 나타난다. 꼭 1:1로 영한, 한영 번역물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성격이 집요한 탓에 적절하게 어울리는 표현이 안 떠오르면 자신을 고문하면서 계속 생각하고 인터넷에서 찾아본다.
영한번역자료로는 뉴스위크 한국어판이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이코노미스트를 주로 읽었기 때문에 자주 보지는 못했지만 뉴스위크 한국어판의 간지는 영어와 한국어가 동시에 나와있기 때문에 편하다. 그리고 영어순해라는 책의 도움도 받았다. 영어순해의 한국어 번역은 개인적으로 잘 된 번역이라고는 생각치 않는다. 하지만 영문 내용이 독해가 어려운 경우가 있어 정확한 문장의 이해를 요하는 번역에 도움이 된다.
*한국어
개인적으로 한국어 공부를 제일 좋아하고 사랑한다. 하지만 이것저것에 치여 소홀히 할 수 밖에 없어서 너무나 아쉽고 죄책감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가장 적은 노력으로 가장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공부가 한국어 공부라는 것을 생각하면 더욱 더 할 말이 없다.
영한 통역에서 한국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flow나 속도인지, 아니면 표현력인지에 따라 공부방법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속도감있고 매끈하게 말하기 위해서는 TV 뉴스를 shadowing하고, 공식적이고 적절한 표현을 익히기 위해서는 신문 사설을 읽으면서 영어공부하듯이 단어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고 서로 호응이 되는 표현을 익히면 도움이 됐다.
특히, shadowing은 사흘만 해도 수월하게 말이 나왔기 때문에 일주일하다 흐지부지되기 일쑤였다. 그리고, 다시 속도가 떨어지면 또 일주일간 shadowing을 하는 방법이 되풀이됐다. 꾸준히 3개월을 채우는 게 목표인데 아직까지 한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
그리고, 3개월 아니면 1개월간만이라도 국어사전을 옆에 두고 사설을 읽어보는 방법을 권하고 싶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한 단어가 사실은 다른 뜻이거나, 전혀 그렇게 생각치 못했는데 엉뚱하게도 한자어인 경우 혹은 우리말인 경우, 알고 보니 정반대로 써온 단어가 생각보다는 많기 때문이다.
<1차 시험>
문제 유형은 전체적으로 작년과 비슷했습니다. 공통영어가 전공영어보다 더 어렵게 느껴졌고, 시간도 부족했습니다. 전공영어의 경우 독해 지문이 작년보다 1개가 줄어서 시간이 부족하지는 않았습니다.
<2차시험>
한국어는 대체로 평이했지만, 2교시 영-한, 한-영은 조금 까다로웠습니다. 영-한 번역의 경우 독특하게 지문 2개가 모두 연설문이었습니다. 한-영의 경우 수업과제로 시간 안에 들어오는 연습을 했지만, 평소에 많이 다루어보지 못한 주제여서 어렵게 느껴졌고 시간이 촉박했습니다. 은천성 선생님께서 '2차 필기는 과락만 면하면 된다. 끝까지 다 쓰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습니다. 그래서, 내용을 다 번역하는 것보다는 끝까지 쓰는 데 주력했습니다.
구술시험이 일요일 오후 2시여서 토요일 시험 본 후에, 그리고 일요일 오전에 스터디를 하고 갔습니다. 영-한 주제는 cloning이었습니다. 처음에 내용을 제대로 못 잡아서 당황했지만, 들은 것만 논리에 맞게 이야기하려고 했습니다. 다행히 제 말이 끝나자 문제를 읽어주신 여자 교수님(임향옥 교수님)께서 'Good job!' 이라고 말씀하셔서 '완전히 틀리게 가지는 않았구나.'하는 생각이 들었고, 평소에 자신 없던 한-영도 조금 더 자신 있게 할 수 있었습니다. 한-영 내용은 노벨상에 관한 것으로, 스터디때 다뤄 본 내용이었습니다.
<공부방법>
1.듣기
은 선생님 수업을 6월부터 들으면서 수업내용 복습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습니다. 수업이 듣기 중심이어서 하루 수업 분량이 꽤 많았습니다. 그래서, 하루 수업분을 한꺼번에 다 복습하지 않고 반씩 나누어서 이틀에 걸쳐서 했습니다. 이렇게 할 경우 결국 매일 일정량의 듣기를 할 수 있게 되므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외에 듣기교재로 '월드뉴스'를 봤습니다. '월드뉴스'를 가지고 공부를 할 때는 혼자서 하더라도 우선 기사 하나를 다 듣고 수업시간에 하는 것처럼 발표하듯이 소리내어 내용을 정리한 후 한국어 번역부분을 보고 틀린 것을 확인하고 좋은 한국어 표현을 익혔습니다. 그리고 나서 한 문장씩 다시 듣고 외우는 식으로 했습니다. 은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듣기는 일정량을 매일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2.독해
독해 자료로는 Economist지를 구독했고, Newsweek는 매주 인터넷에서 뽑아서 봤습니다. 각각의 특색이 있어서 두 잡지를 병행해서 보는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Economist지는 기사가 워낙 많아서, 절반도 못 읽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주로 리더스 부분을 읽으면서 논지를 파악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스터디 파트너가 영-한 할 때 이코노미스트지를 가지고 해주었기 때문에, 리더스 이외의 기사는 스터디내용을 복습하면서 읽었습니다. 뉴스위크는 주로 흥미 있는 기사를 골라서 봤습니다. 독해를 할 때는 항상 시험치는 기분으로 긴장감을 가지고자 했습니다. 몇 문단을 정해서 속독한 후 월드뉴스 공부할 때와 같은 방법으로 반드시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다시 꼼꼼하게 읽으면서 정리한 내용의 틀린 부분 등을 확인하고 단어 등을 정리했습니다. 시간이 좀 걸리기는 했지만 메모리 스팬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3.스터디
한-영, 영-한 각각 기사 2개씩 일주일에 세 번 스터디를 했습니다. 스터디 준비를 하면서 영-한 연습을 했고, 주로 중앙일보 사설과 오피니언을 가지고 했습니다. 어떤 스터디를 하든 한 후에 복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정도 복습에 강제성을 부여하기 위해 지난 시간에 한 것을 그 다음에 스터디할 때 중요한 단어나 표현위주로 서로 체크해 주었습니다. 파트너 언니가 제게 해주었던 내용이 그대로 전공영어 지문으로 나와서 다시 한 번 복습의 중요성을 실감했습니다.
2년 넘게 공부하면서 너무나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힘들고 지칠 때마다 주변사람들의 지지와 격려가 정말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러한 성원이 있었기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봅니다. 모두에게 감사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은천성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이은숙(부산여대 의류학과 졸업/현 신라대)
1. 외대 1차 시험문제
(1) 공통 : 공통영어의 경우 Listening이 25문제, Reading이 25문제였습니다. 전공보다는 공통영어가 많이 까다로웠습니다. Listening의 경우 10문제는 Headline을 잡는 문제였는데, 길이가 길지는 않았지만 정확히 듣지 않으면 요지를 파악하기 어려운 문제도 있었습니다. 나머지는 듣고 본문과 다른 것을 고르는 문제였습니다. Reading의 경우 문법문제와 빈칸에 알맞은 단어, 숙어 넣기 문제였는데 시간도 모자라고 많이 어려웠습니다. 어휘의 미묘한 차이와 정확한 뜻을 평상시에 신경 써서 공부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전공 : 공통시험을 망쳤다는 생각에 많이 흔들리기는 했지만, 마음을 가라앉히고 전공시험에 임했습니다. 전공듣기의 경우 연설문이 많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길이는 꽤 길었는데, 그렇게 어렵진 않았습니다. Reading의 경우 8개의 예문이 나왔는데, 운이 좋게도, 전에 Economist에서 읽었던 예문이 2개나 있어 좀 편하게 시간적 여유를 갖고 풀었습니다. 물론 읽었다고 해서 문제를 다 맞추는 건 아니지만요. 굉장히 다양한 주제를 다뤘던 것 같습니다. 운동 선수들 도핑검사에 관한 지문, 패션 잡지 광고, 일본의 휴대폰과 관련된 신종사기, 유럽지역 경제, 컴퓨터분야의 지문이 나왔습니다. 한 예문에 문제수는 평균 3문제였습니다.
2. 외대 2차 시험문제
(1)필답고사 : 한국어시험, 영한 2개, 한영 2개의 시험을 쳤습니다. 한국어시험은 50분만에 풀어야 하는데 올해는 전년도보다 쉽게 출제된 것 같았습니다. 1-3번까지는 빈칸에 알맞은 단어 넣기 문제였고, 한국어 용법에 관한 것 2문제, 그리고 나머지는 한자문제와 에세이였습니다. 한자의 경우는 은천성 선생님이 주신 책자로만 공부를 했는데, 정말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제가 워낙 한자가 약해서 고민이었거든요. 에세이는 우리사회에 만연한 님비(NYMBY)현상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600자 이내로 적는 것이었습니다. 영한번역도 연설문이었습니다. 영국 블레어 총리의 이라크와 관련된 연설과 다른 하나는 지구온난화에 관한 문제였습니다. 한영 영작의 경우 평소에 다루었던 내용이 아니어서 많이 당황했었습니다. 하나는 새롭게 도입될 버스 정보시스템(BIS)에 관한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디스플레이 제품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CPU나 software와는 달리 컴퓨터 부속물처럼 취급되었던 디스플레이 제품이 새로워지고 다양해져서 소비자들 사이에 가장 인기 있는 아이템이 되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평상시에 이 분야는 거의 공부한 적이 없어서 좀 어려웠습니다.
(2)구술고사 : 저는 일요일 2시에 시험을 쳤습니다. 영한, 한영 순으로 진행됐습니다. 영한은 복제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미국의 경우 농업분야에 이미 복제된 젖소에서 우유가 생산이 되고, 유전자 변형 식품들이 상품화되고 있다. 하지만, 미정부는 연구가 더 필요하다는 이유로 이런 상품들의 시장판매를 막고 있다. 하지만 과학적으로 이들 제품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과연 정부가 언제까지 유전자 변형 식품의 시장판매를 막을 수 있는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스터디하면서 한 번씩 다뤘던 주제였는데도 불구하고, 적당한 한국어가 생각나지 않아서 많이 당황했었습니다. 그래도 들은 내용을 최대한 논리적으로 얘기하고 결론을 내려고 노력했습니다. 한영의 경우는 평소에 스터디하면서 많이 다뤘던 노벨상과 관련된 내용이어서 더 자신 있게 할 수 있었습니다. 중앙일보에서 거의 비슷한 내용을 본적이 있어, 영한보다 오히려 쉬웠습니다. 일본은 3년 연속 노벨 과학상을 수상했다. 특히, 노벨 과학상은 받기가 어렵다. 많은 노력과 투자가 뒷받침되어야 가능한 상이라 더 가치가 있는 상이다. 우리로서는 부럽지 않을 수 없다. 한국에도 우수한 과학 영재들과 뛰어난 학생들이 있지만 이들은 과학자가 되기보다는 판사나 공무원이 되고자 공부를 한다. 이런 한국의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다. 한국은 이번 월드컵경기에서 4강 신화를 이뤄냈다. 이제 온 국민이 다시 한번 힘을 모아 노벨상의 꿈을 이루자는 내용이었습니다.
3. 공부방법
Listening은 수업교재와 EBS 리스닝스페셜, 월드뉴스위주로 공부했습니다. 듣고, 영한, 한영으로 한번씩 바꿔보고 주요표현을 문장과 함께 정리해 뒀다가 외웠습니다. 외우는 것이 가장 힘들고, 돌아가는 방법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저는 가장 확실하고 빠른 방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독해는 주로 Economist지로 공부했습니다. 모든 기사를 다 읽을 수는 없었지만, 주요 기사 위주로 골고루 읽었습니다. 좋은 표현은 따로 노트에 정리했습니다. 스터디파트너가 Newsweek지로 공부를 했기 때문에 서로 좋은 기사로 영한 스터디를 하면서 보완할 수 있었습니다. 한영은 주로 중앙일보 사설과 오피니언 영어판으로 공부를 했는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Speaking은 주로 스터디를 통해서 연습했습니다. 스터디 파트너와 전 시간 스터디했던 내용중 주요 표현을 서로 물으면서 복습을 했습니다. 기초가 약하다고 생각해서, 저는 5월부터 조금씩 1차 준비를 했습니다. Graduate English를 주말마다 풀었고, 9월부터는 토플과 텝스를 꾸준히 풀었습니다. 독해는 Hackers TOEFL을 봤습니다. 특히, 글을 읽고 주제문, 제목 찾기 등 제가 평소에 약했던 부분을 보강할 수 있었습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몇 달 방황하다가 작년 5월에 서울로 올라와서 통대 준비를 했습니다. 많이 힘들었지만, 저의 선택에 후회는 없었기에 지금까지 계속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열심히 절 응원해주셨던 부모님, 친구들, 동생들, 그리고 무엇보다 가르쳐 주신 은천성 선생님께 감사 드립니다.
이자영
아직도 합격했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네요. 또 막상 수기를 쓰려니까 쑥스럽고 어색하군요. 하지만 여러분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우선 공부방법을 말씀 드릴께요.
듣기
국내파답게(?) 듣기는 매우 취약한 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이것저것 잡다하게 들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우선 교재를 중심으로 공부를 했구요, 그 외에도 집에 있을 때면 AFN 이나 CNN을 계속해서 틀어놓았습니다. 비디오도 열심히 빌려다 봤습니다. 인터넷으로 AP뉴스와 PBS 방송을 듣기도 했습니다. 뭐든지 꾸준히 듣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 하루에 최소한 2시간 정도는 듣기를 하려고 했습니다.
읽기
초기엔 뉴스위크를 읽었구요, 8월부턴 이코노미스트를 같이 읽었습니다. 나름대로 정독과 속독을 병행했습니다. 중요하다 싶은 건 꼼꼼하게 읽었고, 나머지는 내용 이해 정도에 그쳤습니다. (내용 이해만으로도 background 쌓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정독의 경우 처음엔 시간을 재어 속독을 한 후 내용을 정리하고, 두 번째 읽을 때는 표현이나 문법을 체크하며 읽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읽을 때는 가능하면 소리 내어 읽었습니다. 지문을 소리 내어 읽는 건 Speaking 연습에도 좋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공부하다 지루해지면 chicken soup이나 다른 원서를 소리 내어 읽었습니다.
1차 대비 공부
1차가 너무 걱정되어서 7월부터 토요일마다 reading workshop을 풀었구요, 10월부턴 매일 조금씩 토플, 텝스 등의 문제를 풀었습니다. (집중력을 높이고 시간 감각을 익히는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graduate english의 경우 독해까지 풀자니 엄두가 안 나서 문법만 풀고 이를 공책에 따로 정리를 했는데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1차 시험 1주일 전부터 인터넷에서 사설을 인쇄해 속독 연습을 했습니다. 하루에 7개에서 10개 정도 읽었구요, 시간을 재서 읽은 후 내용 정리를 했습니다. 이것이 1차 시험에서 상당한 도움이 되었습니다.
지금부턴 2차 시험에 대해 말씀 드릴께요.
한국어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저는 국내파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어가 무척 걱정이 되었습니다. 국어를 잘 못하거든요.^^ 근데 문제가 생각외로 쉽더군요. 그다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거 같아요.
번역&작문
영한은 둘 다 연설이어서 진짜 연설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쓰려고 했습니다. 한영의 경우 생각보다 전문용어가 많이 나와서 (아님 제가 워낙 작문에 약해 그렇게 느낀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근데 작문을 하다 보니까 KBS 우리말 뉴스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은 선생님의 말씀이 떠오르는 순간이었습니다. (한 부분을 소홀히 하는 경우 나중에 그것이 come back with a vengeance한다고 선생님이 늘 말씀하시잖아요^^) 에세이의 경우 월드컵에 관한 내용이 나왔는데 전에 스터디 파트너랑 연습해 봤던 거여서 그다지 어렵지 않았습니다.
구술
저는 맨 앞 그룹이었구요, 15명 중 13번째로 시험을 봤습니다. 영한의 경우 임향옥 교수님께서 fossil fuel에 대해서 읽겠다고 먼저 말씀을 하셨습니다. 요지는 현재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인해 대기오염이 무척 심각하고, 또 화석연료도 조만간 고갈될 것이므로 앞으로 새로운 연료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고, 대기오염의 주범인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연료를 개발해야 한다는 그런 내용이었던 것 같네요. 우선 길이가 짧아서 당황했구요, 내용이 들을 땐 어렵지 않았는데 막상 한국어로 하려니까 쉽지가 않더군요. 긴장을 별로 하지 않았는데도 당황을 해서 그런지 혀가 막 꼬이더라구요. 하지만 이게 어떻게 얻은 기회인데라는 생각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려고 했습니다. 당황한 기색을 보이지 않으려고 했구요, (속은 타도 말이죠) 네 분의 교수님들과 계속 eye contact를 하려고 애썼습니다. 다행히 목소리도 평소때보다 오히려 크게 나왔습니다. 그리고 나서 이창수 교수님께서 한영을 읽어주셨습니다. 인터넷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한국은 인터넷 사용에 있어 세계1위를 달리고 있으나 인터넷으로 인한 부작용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특히 아동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럼 아이들이 인터넷에 푹 빠져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선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고, 친구들에게 e-mail을 통해 언제든지 연락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단점은 아이들이 인터넷에 빠져 친구들을 직접 만나기 싫어하고, 또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까닭에 책을 읽지 않는다. 그러나 독서는 아이들에게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그런 방향으로 아이들을 지도해야 한다’ 이런 내용이었던 것 같습니다. 논리가 뚜렷했고, 예전에 한번 비슷한 내용을 파트너가 해준 적이 있어서 부담스럽진 않았습니다. 목소리도 더 크게 하고, 매우 여유 있는 척 교수님들과 눈을 마주쳤습니다. (외국인 교수님이 고개를 끄덕일 때 어찌나 반갑던지…^0^)
공부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에게 맞는 공부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 의지박약이라는 매우 큰 문제가 있었답니다. 집중력도 남들보다 많이 떨어지고, 열심히 외우지도 못하고, 계획을 세워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제가 세운 전략은 영어에 익숙해지자라는 것이었습니다. (자꾸 두드리면 열리리라는 생각에요…^^) 또 한 가지는 즐기자였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우선 AFN을 틀어서 Today show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집에 있을 땐 계속해서 AFN등을 틀어 놓았구요, 포스트 잇에 좋은 표현을 써 놓고 집안 여기저기에 붙여 놓은 후에 지나가면서 읽어 보고, 화장실엔 Chicken Soup같은 영어책들을 가져다 놓았습니다. 열심히 외우지는 않았어도 같은 문장들을 자꾸 보니까 자연스럽게 입에 붙는 것 같더군요. 그리고 이런 방법이 제겐 딱 인 것 같아 앞으로도 고수하려구요…. 한가지 더, 건강관리를 잘 하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제가 일년 내내 병원에 거의 출근하다시피 했거든요.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아프면 공부를 못하고, 공부를 못하면 스트레스 받고, 그래서 또 아프고, 악순환이잖아요. 운동을 적극 권장해드리고 싶네요. 저 같은 경우 9월부터 간단한 체조나 걷기를 했는데, 우선 기분이 좋아지더라구요.
감사를 드리고 싶은 분이 너무나 많습니다. 우선 은천성 선생님, 장홍석 선생님 정말 감사하구요, 멋진 스터디 파트너들 가연언니, 선영이, 효진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또 공부한다는 핑계로 딸 노릇, 며느리 노릇 제대로 못한 저를 늘 걱정해주시고 응원해주신 친정 부모님과 시부모님께도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항상 언니 파이팅을 외쳐준 동생에게도 고맙단 말을 하고 싶네요. 무엇보다 저를 믿어주고 격려해준 남편에게 고마움과 사랑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혜림(연세대 교육학과)
* 1차
1차 준비는 올 3월부터 시작했다. 4명의 스터디 파트너와 TOEFL, GRE, GMAT, TEPS 등의 문제를 시간에 맞춰 푸는 연습을 했다. 처음 한 달 동안에는 시간에 맞춰 푸는 데만 급급해서 문제를 제대로 읽지도 못하는 일이 생겼다. 이렇게 해서는 아무 도움도 안되겠다 싶어 스터디 파트너들에게 나는 10분을 더 잡고 문제를 풀겠다고 하고, 침착하고 정확하게 푸는 연습을 했다. 매주 토요일 푼 문제를 꼬박꼬박 복습하면서 문제 푸는 연습을 하니, 6월쯤부터는 점수의 등락 폭이 좁아지면서, 점수가 조금씩 올랐다. GRADUATE ENGLISH를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두 시간씩 보자는 계획을 세웠었는데, 제대로 지키지도 못했고, 나중에는 부담만 돼 시험 석 달 전에는 아예 시험 끝나고 제대로 보자고 마음을 비웠다. 문법적인 실수가 많은 편이라 걱정은 됐지만, 틀린 문제를 한번 더 보는 쪽을 택했고, 잘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부터 볼 생각에 걱정이 많긴 하지만.....^^)
8월부터는 수요일에도 문제를 풀었다. 많은 사람들이 1차 때 집중이 안돼서 고생했다는 얘기를 듣고, 문제를 풀 때는 시험 문제가 보다 많은 문제를 오래 푸는 연습을 했다. 주로 GRE 독해와 어휘, 통역학원 강사분이 출제한 예상 문제집을 위주로 풀었다. 9월 중순부터는 일주일에 세 번, 시험 두 주전부터는 매일 문제를 풀었다. 틀린 문제만 보게 되는 경우가 있더라도 꼭 복습을 했는데, 심리적으로나 약점을 파악하는데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됐다.
작년 외대 1차 때는 문제 한번 제대로 풀어보지 않고 시험장에 갔기 때문에 시간에 맞춰 문제를 푼다던가 지문과 문제를 미리 보는 것은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청취 문제의 경우 보기를 읽고 문제를 듣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일부 상식 선에서 보기를 고를 수 있는 문제도 있기 때문이다. 문제를 미리 봐도 감독관이 별다른 통제를 하지 않는 상황이어서 문제를 미리 읽어놨다. 문제 사이사이에 시간을 넉넉히 줘서 공통 영어에서는 별 도움이 안됐지만, 전공 영어의 경우 문제를 미리 읽어둬서 지문을 들으면서 문제를 풀 수 있었다.
공통영어의 경우 R/C 부분이 너무 어려웠다. 문법과 sentence completion 중 확실히 알고 푼 문제는 손에 꼽힐 정도였다. 하지만, 내가 어려우면 남들도 어렵겠거니 생각하고, 마음을 편하게 하려고 노력했다. 전공영어는 역시 시간이 문제였다. 청취에서 여유가 있다고 좋아했었는데, 독해를 보니 짧지 않은 지문 8개를 읽고 문제를 풀어야 했다. 시험지를 받자마자 청취 보기를 읽고 독해 지문을 읽었는데, 대기 시간동안 두 개의 지문을 읽을 수 있었다. 공부하는 내내 읽기를 게을리 해서 스트레스를 받곤 했었지만, The Economist 과학 기사가 시험에 잘 나온다는 말에 꼬박 꼬박 읽으려고 노력했는데, 8개의 지문 가운데 읽었던 지문이 3개가 나와서 큰 도움을 받았다.
*2차
영한은 캄보디아에 관한 것이었다. '캄보디아는 1980년대 초반까지는 동남아시아의 관광명소로 사랑 받았지만, 이후 정치적 불안과, 극심한 가난, 정치권 부패, 사법제도의 부재 등으로 인해 큰 혼란에 빠져있다. 가장 큰 문제는 가난이라고 할 수 있는데, 1300만의 인구 중 1/3 이상이 하루 50센트도 되지 않는 돈으로 연명하고 있다. 1990년대 후반에 평화와 안정이 찾아오기는 했지만, 이 또한 매우 취약한 상황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캄보디아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기는 어렵다.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은폐하려고 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캄보디아의 발전은 어렵다. 국제사회에서 하나의 국가로 인정받기까지 캄보디아가 갈 길은 멀다.'는 내용이었다. 시험 전에 속도와 정확성 가운데서 내가 선택해야 할 것은 속도라고 결정했고, 큰 실수가 아닌 다음에는 번복하지 않으려고 했다. eye contact을 하면서 큰 목소리를 내면서, 자신감있게 보이려고 노력했고, 이해한 내용만 또박또박 말했다.
한영은 인터넷에 관한 것이었다. '인터넷 가입자가 1000만을 넘어섰고,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와 인터넷 보급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인터넷과 컴퓨터는 학습에 있어서도 많은 도움을 준다. 먼저 컴퓨터로 숙제를 할 경우 맞춤법 자동수정이 가능하고, 숙제를 컴퓨터에 입력하기만 하면 된다. 또 친구들과도 메신저를 통해 수시로 연락을 취할 수 있다. 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컴퓨터에 점점 빠져들면서 대인 관계가 소홀해 지고, 고립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따라서 장점과 단점을 파악해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최대한 쉬운 표현을 써서 번복하지 않고 말하는 데 중점을 뒀다. 시험 때는 표현을 고를 수 없다는 것이 어떤 말인지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한 문장을 하고, 다음 문장으로 넘어가면서 바로 틀렸다는 생각이 들어서 당황했지만, 일단 내뱉은 말은 주워담을 수 없다는 생각에 계속했고, 결론을 명확히 맺으려고 노력했다.
시험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컨디션 조절이라는 것을 2차 시험을 통해 뼈저리게 경험했다. 번역 시험을 마쳤을 무렵 일년에 한번 찾아오는 몸살이 온 것이다. 아마도 목요일 밤 1차 발표로 초조해 하면 잠을 자지 못한 것과, 다음 날 무리한 것이 원인이었던 듯 싶다. 너무 아파서 구술 시험 때까지 스터디는 거의 못했고, 시험을 보러 들어가는 순간에도 아픈 것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떨리지도 않을 정도였다. 결과가 좋았기 때문에 편하게 얘기할 수 있지만, 많이 후회가 되는 부분이다. 준비하는 내내 한영-영한의 순서로 시험을 볼 것이라고 생각하고 준비를 했는데, 당일 영한을 먼저 시작해서 좀 당황스러웠다. 그래서, 원어민 강사가 '영한부터 시작합니다.'라고 했을 때 'Really?'라고 반문했다.--;; 그래도 시험과 같은 상황을 연출한다고 한영을 하고 바로 영한으로 넘어간 이후에 합쳐서 크리틱을 했던 것이 도움이 됐다.
*듣기
처음 회사를 다니면서 공부를 했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고, 또 실질적으로 모든 시간을 투자했던 것이 듣기였다. 아침 출근 전에 시사청취를 듣고, 일주일에 두 번 기초반 수업을 들었고, 6개월 동안 수업 내용은 완벽하게 복습하려고 노력했다. 이 기간 동안에는 읽기나 쓰기는 전혀 하지 않았고, 스터디도 거의 못했다. 다만 우리말 신문은 꼬박꼬박 읽고, 사설 중에서 좋은 기사가 있으면 스크랩해 놓았다.
처음 기초반 수업을 들었을 때는 아예 들리지도 않았다. 대의조차 파악되지 않는 상황에서, 그저 수업 내용을 끊어서 반복해서 들었고, 계속 복습을 하면서 수업을 들으니 두 달 정도 지나자 무슨 얘기인지는 알아듣게 됐다. 6개월 동안 정청에 시간을 투자하고, 이후로는 다청을 하려고 노력했다. 학원에서 주는 자료로만 듣기 공부를 했다.
9월까지 시사청취를 꾸준히 들었는데, 듣는 양을 확보할 수 있고, 내가 정확히 듣고, 집중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시간이 됐다. 4월에서 6월까지 시사청취 뉴스 부문 예습을 통해 정청을 했다. 먼저 한 문장을 듣고 똑같이 따라해 본 후 확인하거나, 2분 정도의 뉴스를 듣고 들은 내용을 모두 말하고 이를 녹음한 후 확인하는 식으로 공부했다.
아침에 일어나 준비를 하거나, 아침을 먹거나, 화장실에 갈 때 기초반의 지난 교재 테잎을 들고 다녔다. 듣고 지나치는 시간인 것 같지만, 귀를 열어두고 있다는 생각에 안심이 됐다. 마지막 한 달은 육성을 듣고도 이해하는 훈련을 위해 여러 사람들과 돌아가면서 영한 스터디를 했고, 짧은 내용을 빠지지 않고 듣고 기억하는 연습을 위해 Listening Special로 스터디를 했다.
* 말하기
말하기는 듣고, 반복적으로 외우는 과정을 통해 발전한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말이라는 것이 생각을 거쳐 나오면 상대방을 답답하게 하기 때문에, 반사적으로 튀어나올 수 있는 표현만이 내가 아는 표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6월까지는 일주일에 하나에서 두 개 정도 Newsweek지 Interview를 스터디 파트너와 암기했다. 한국말로 불러주면 영어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외우는 방법을 택했는데, 처음에는 티가 나지 않았지만, 조금씩 도움이 되는 것을 느꼈다. 시사청취도 같은 방법으로 복습했다. 청취를 통해 한 문장 한 문장을 외우면, 그걸 통째로 암기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말하고, 녹음하고 확인하면서 연습했다.
또, 수업시간을 적극 활용했다. 사람들이 놀릴 정도로 수업시간에 주어진 기회에 적극적이었다. 가장 확실히 검증 받을 수 있는 시간이라는 생각에 '통과!'는 거의 외치지 않았고, 크리틱도 열심히 했다. 가끔 이렇게 껍데기만 키우고, 바닥을 다지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있었지만, 매번 시험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자고 다짐했다. 100명 가까이 되는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는 것이 처음에는 무척이나 떨리고, 들은 내용을 반도 말하지 못하고 내려오곤 했지만, 나중에는 스터디하는 기분으로 발표할 수 있었고, blank도 없어졌다.
한영은 8월 중순에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남들보다 늦었다는 생각에 처음에는 스터디 시간을 무작정 많이 잡았지만, 역시 복습이 더 중요했던 것 같다. 다양한 주제를 다루도록 했고, 중앙일보 사설과 Ann Landers, Newsweek 기사 등을 활용했다. 시험 두 주 전부터는 독자의 소리등과 같은 실생활과 관련이 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했다.
* 읽기
읽기는 9월에 이대 시험 유형이 발표되기 전까지는 거의 하지 않았다. 매일 계획을 세워 공부를 했는데, 공부를 하다보면 가장 뒷전으로 밀리는 것이 읽기였다. 그저 이해만 하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 이후로는 지하철이나 쉬는 시간에 부담 없는 기사를 위주로 읽었다. Newsweek과 The Economist를 정기 구독했는데, 스터디 자료로 쓰기 위해 짧은 기사들만 골라 읽게 됐다.
* 쓰기
읽을 때는 먼저 내용을 파악하고, 두 번째 읽을 때는 문장 구조를 유의해서 읽었다. 해외파와 국내파가 가장 확연히 구분되는 점이 바로 쓰기라는 생각이었기 때문이었다. 외국인들은 어떻게 글을 시작하고, 이해하는지 파악하려고 노력했다. 번역 연습은 9월부터 시작했다. 그 전까지는 '번역이 당락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라는 생각에 게을리 했었는데, 이대 시험 유형이 바뀌면서 발등이 불 떨어진 심정으로 부랴부랴 준비했다. 일주일에 세 번씩 1시간 동안 촉박하게 영한-한영 번역을 하는 연습을 했다. 내 한계와 수준을 여실히 보여주는 시간들이었다. 결국 모험하지 않고, 아는 대로 정확하게만 쓰는 연습에 주력했다.
번역 준비를 하면서 느낀 것은 읽은 만큼 나온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읽기는 하루아침에 쌓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꾸준히 양을 정해 놓고 읽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하지 못했기 때문에 정말 후회를 많이 했다.
*한국어
지난 4월 공개 특강때 '국내파는 한국어만 잘해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공부의 중심을 한국어쪽으로 설정했다. 아침에 30분에서 1시간 정도 우리말 신문을 꼼꼼히 읽었고, 좋은 표현은 표시해 두었다가 따로 적어서 외웠다. 4월부터 스터디 파트너와 한한, 영영 요약을 했는데, 내용뿐 아니라 한국어 표현도 크리틱했다. 사설을 요약하는 연습을 꾸준히 했는데, 읽어준 시간 내에 들어오는 연습을 계속 했더니, 한국어를 말하는 속도도 빨라졌고, 내가 사설을 매일처럼 큰 소리로 읽어 주다보니 발음도 정확해 졌다.
가장 도움이 됐던 것은 평소에 말하는 습관을 바꿨던 것이었다. 올 상반기 동안 친구들이나 스터디 파트너와 편하게 얘기할 때도 적재 적소에 꼭 맞는 표현을 쓰도록 노력했다. 쉬는 시간에도 긴장을 해야하는 것이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결국 언어는 습관인지라, 평소 말하는 수준 이상은 나오질 않았다. 2, 3개월 일상대화에서 영어표현을 한국어로 바꿔 말하려고 노력하고, 정확하게 말하려고 노력했더니 한국어가 안정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기타
공부 계획은 하루 단위, 혹은 일주일 단위로 세워 공부했다. 일단 해야 할 일들을 나열하고, 우선 순위를 정해 계획을 세웠다. 항상 버겁게 계획을 세우고 지키지 못하기 일쑤였다.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는 벅찬 계획을 세우고, 주말은 거의 비워 두었다. 혹시 꼭 해야 하는데 하지 못한 것이 있으면 주말에 할 수도 있었고, 힘들면 쉴 수도 있도록 했다.
2002년을 시작하면서 또 한가지 세운 목표라면 공부를 한다고 해서 교회 일을 소홀히 하지 말자는 것이었다. 일요 스터디도 못하고, 수요일과 금요일까지 남들보다 시간을 뺏기고 뒤쳐진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작정한 대로 한번도 예배에 빠지지 않았다. 결국 공부와 사람에 치여서 지친 마음이 예배를 통해 쉴 수 있었기 때문에 끝까지 버틸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지치지 않고 한해를 보내고, 공부를 즐기며 하는 것이 중요한데, 사실 이 공부를 업으로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부터 즐기기가 힘들어졌다. 하지만, 가능한 스트레스를 피하기 위해 집, 동네 도서관, 커피 전문점, 샌드위치 가게 등을 돌아다니며 공부를 했고, 한 곳에서 불안해하며 공부하는 것보다는 나았다는 생각이 든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말 이 공부를 하고 싶은가?'하는 원초적인 질문인데, 공부를 시작하기 전 1년간 고민했고, 결정을 내리고 나니, 공부하면서 마음이 흔들리는 일은 없었다. 공부를 하는 동안 '내가 이 공부에 가장 잘 맞는 사람이고, 언젠가는 반드시 된다.'라는 믿음을 갖고, 이 말을 끊임없이 되뇌었다.
한 해 동안 힘과 지혜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항상 기도와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던 부모님과 오빠, 날카로운 크리틱으로 나를 점검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은천성 선생님, 가장 가까이에서 의지가 되어준 수연이와 효진이, 공부의 방향을 잡아준 혜원언니와 정은언니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장혜원(연세대 영문/독문 전공)
8월 졸업 후 학원을 다닌 9, 10월 두 달 동안의 가장 큰 걸림돌은 건강이었습니다. 원래 몸이 많이 약해서 학원에서 세 시간 수업 듣고 나면 기운이 다 빠져 버려서 따로 다른 공부를 할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일주일에 한 병씩 병원에서 링거액을 맞았지만, 10월에는 몸이 더 안 좋아져서 학원을 2주 넘게 빠져야만 했습니다. 불안하고 속상했지만 남들보다 오래 공부하지 못하는 대신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효과를 얻자고 저 스스로에게 다짐했습니다.
<공부방법>
듣기는 은천성 선생님 수업을 듣는 것만으로도 향상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선생님께서 단순히 듣는 법이 아닌, '무엇을 어떻게' 듣고 말해야 하는지에 중점을 두어 가르치시기 때문입니다. 수업교재의 주제도 제가 워낙 좋아하는 시사적인 것이었기 때문에,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집에서는 낮 12시에 AFN에서 방송되는 'NBC Nightly News'를 녹화했다가 쉴 때 보았습니다. Nightly News는 기사의 양이 적은 대신 비교적 심층적으로 보도하기 때문에, fact를 잡기보다는 생각하면서 듣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Tom Brokaw의 논리 정연한 화법을 좋아하기도 합니다. 수업을 빠졌던 2주 동안은 못 듣는 부분을 교재 테잎으로 한 번 들었습니다. 수업 시간에 필기는 별로 많이 하지 않고 머리 속에 남기고 넘어갔습니다.
혼자 공부할 여력이 없었던 저에게 일대일 스터디와 일요 그룹 스터디는 매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일대일 스터디에서는 한-영, 영-한 통역연습만 했습니다. 몸이 안 좋을 때는 전화로 하기도 했습니다. 자료를 찾을 때 될 수 있으면 논리적인 글을 찾으려고 노력했습니다. 한-영 자료는 신문 사설 또는 칼럼에서 찾았고, 영-한 자료는 주로 이코노미스트를 이용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첫째, 둘째, 따라서 이렇다' 식으로 전개되는 글을 좋아해서 뉴스위크보다는 이코노미스트를 선호합니다. 스터디는 파트너에게 읽어줄 자료를 찾으면서 공부가 되고, 상대방 자료를 통역하면서 연습이 되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냅니다.
일요 스터디 때는 실전처럼 생각하면서 연습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따라서 통역은 물론이고 eye-contact와 표정, 자세까지 크리틱을 받았습니다. 매주 다른 주제를 돌아가면서 찾아왔기 때문에 혼자 놓친 부분을 보충할 수 있었고 10월에 정리한 brainstorming (해당 주제별로 우리말/영어 표현을 준비하기) 자료가 시험 직전에 유용하게 쓰였습니다. 일대일 스터디와 일요 스터디 때 모두 원문을 읽은 시간을 재고, 그 시간을 넘지 않게 통역하는 연습을 계속 했습니다. 할 때는 잘 몰랐는데, 2차 통역 시험 때 속도 있게 말 할 수 있었던 것이 이 연습 덕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집에서 누워서 쉴 때 하루에 하나씩 엄마가 사설을 읽어 주시면 한국어로 paraphrase하는 연습도 했습니다. 이 연습은 메모리 스팬을 늘리고, 시사를 따라잡고, 머릿속으로 정리해서 논리적으로 말하고, 고급 한국어를 익히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번역은 따로 공부하지는 않고, 선생님께서 주시는 숙제만 했습니다. 1차 준비는 정말 시험 보기 직전 4일밖에 하지 못했습니다. 토플 리스닝 문제집과 Graduate English의 final test를 이용해서 실전보다 문제 수를 많게 하여 모의고사 형식으로 풀었습니다. 맞고 틀리는 것에 연연하지 않고, 빠르게 푸는 연습만 했습니다. 그리고 어떤 유형으로 나와도 당황하지 말고 '난 할 수 있다' 는 생각을 머리에 심었습니다.
<1차 시험>
유형은 작년과 거의 똑같아서 크게 당황하지 않았습니다. 시험이 끝나고 전공영어가 더 쉬웠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봤는데 저에게는 난이도가 비슷하게 느껴졌습니다. 알고 풀었다기보다는 거의 모든 문제를 감각으로 풀었습니다. 따라서 시험이 끝나고 난 뒤에도 잘 봤는지 못 봤는지 전혀 알 수 없었습니다. 공통영어 시간에 작년과 유형이 비슷하기에, 전공영어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해서, 30분 쉬는 시간 동안 작년 시험 문제 중 전공영어의 연설문 낭독 부분을 테잎으로 들었습니다. 전공영어 읽기 지문 중 3개가 스터디 때 다루었던 이코노미스트 기사에서 그대로 발췌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지문 하나는 읽지 않고 바로 문제를 풀어서 시간을 조금 절약할 수 있었습니다. 공통, 전공영어 모두 검토할 시간은 없었고 문제 읽고 답 고르고 답안지에 표기하고 나니 종료 벨이 울렸습니다. 어차피 확신하고 푸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에 잘 모르겠더라도 자신을 믿고 답을 신속히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차 시험>
한국어는 전체적으로 평이했습니다. 한자를 워낙 몰라서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많이 어려운 고사성어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고사성어의 한자 표기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확한 뜻을 아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일부 학자들은 배아 연구를 ( )하는 조치라며 반발했다' 라는 문제에서 답은 '원천봉쇄'인데 '발본색원'을 선택해서 틀린 분을 보았습니다. 논술은 '님비(NIMBY)현상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600자 이내로 서술하시오.'라는 문제가 출제되었습니다.
영-한 번역 문제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이라크에 대한 연설문과 지구 온난화의 통념에 대한 원인이 출제되었습니다. 모르는 단어는 없었지만, 약간 추상적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문맥에 맞게 의역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한-영 번역은 두 문제 모두 IT 관련 글이 제시되어 의외였습니다. BIS(Bus Information System)에 대한 글과 디스플레이 제품에 대한 글이었습니다. 긴 문장은 두 문장으로 나누기도 하면서 전체적으로 깔끔하게 번역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전 날 훑어본 brainstorming 자료에 있던 표현이 나와서 기뻤습니다. 은 선생님의 번역 숙제가 워낙 난이도가 높고 길이가 길어서 오히려 본 시험은 수월하게 느껴졌습니다. 선생님께서 강조하시던 '모래주머니 철학(평소에는 모래주머니를 차고 달리는 강도 높은 훈련을 하다가, 시합 날에는 풀고 달리면서 펄펄 난다.)'의 덕을 톡톡히 본 셈입니다. 자유작문 문제는 '월드컵의 성과를 열 줄 내외로 서술하시오.'였습니다. 평소에 생각해 본 주제라서 네 가지의 예를 들어 나열형태로 딱 열 줄 작문했습니다.
통역 시험 전에 대기실에서 2시간 반을 기다렸습니다. 공부할 마음은 들지 않아서 가지고 간 차를 마시며 마음을 가라앉혔습니다. 시험장에 들어가니 교수님 네 분이 앉아 계셨습니다. 영-한은 복제 동물에 관한 글이었는데, 듣는 동시에 머리 속으로 정리를 하고, 낭독이 끝나자마자 또박또박하고 속도감 있게 통역했습니다. 들은 순서대로 차근차근 말했고, 중간에 앞에 빠뜨린 부분이 생각났지만 별로 중요하지 않은 detail이라고 판단, 내색하지 않고 계속했습니다. 한-영은 조기 영어 교육을 비판하는 글이었습니다. 역시 낭독이 끝나고 곧바로 시작했고 어려운 표현을 생각하지 않고 떠오르는 단어를 바로 사용했습니다. 겉으로는 머뭇거리거나 '어~' 같은 표현 없이 매끄럽게 이어나갔지만, 속으로는 너무나 유치한 표현을 주절주절 잘도 하고 있는 제 자신에 경악하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절대 티 내지 않고, 역시 또박또박한 발음으로 속도감 있게 말했습니다. 영한, 한영 모두 마지막 문장은 '따라서' 'Therefore'로 시작해서 결론을 확실히 맺고 정리하는 느낌으로 끝냈습니다. 네 분 다 쳐다 볼 여유는 없어서 주로 가운데 두 남녀 교수님의 눈을 바라보며 했는데, 너무 적극적으로 진지하게 저를 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들어 주셔서 많은 힘을 얻었습니다. 내 통역이 맞을까 틀릴까를 생각하면서 주저하기 보다는 자신감을 갖고 밀고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영어가 너무 좋아서 외고 영어과에 갔고, 싫어하는 문학을 억지로 참으면서 영문학을 전공했습니다. 이제 그 마지막을 절실히 원하던 통번역 공부로 장식할 수 있다는 사실에 비록 학원보다 병원에 간 날이 많았지만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쁩니다. 언제나 보살펴주고 격려해 주신 엄마, 아빠, 선생님들, 소라 언니, 일요 스터디 멤버들, 남자 친구에게 무한한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정은경(연세대 영문/심리 전공)
저는 올 8월부터 은선생님 수업을 들었습니다. 8,9월에 기초반 수업을 들으면서, 기본 용어, 표현, 배경지식을 공부하고나서 10월에 실전반을 수강했습니다. 1차, 2차 시험 공부방법, 그리고 당락을 좌우한다는 2차 구술시험에서 너무 못했다고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합격점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을 나름대로 분석해봤습니다.
<<1차 공부방법>>
1차 대비를 위해서는 학원에서 시험을 앞두고 실시했던 모의고사를 보면서 기출문제의 유형을 파악했습니다. 이번 1차 시험은 작년 시험과 유형이 거의 똑같이 나왔기 때문에 모의고사를 봤던 것이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게다가 작년 모의고사에 나온 짧은 지문이 이번 1차 시험 공통영어에 또 나왔습니다. 시간배분 연습을 하기 위해서 Graduate English 뒷부분 연습문제를 풀어본 것도 전공영어 독해 문제를 풀 때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히 시간을 잴 때 60분안에 풀라고 되어있는 문제를 20분만에 풀려고 노력했습니다. 다양한 글을 읽고 그 내용을 빨리 파악하는 연습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듣기의 경우는 시험 1주일 전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코리아헤럴드 사설집에 딸린 테이프를 들었습니다. 난생 처음 들어보는 내용도 듣는 즉시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미 한번 이상 들어본 적이 있는 학원 교재 테이프 보다는 한 번도 들어보지 않은 테이프를 들었습니다. 저는 학교생활과 통대준비를 병행했기 때문에 따로 공부할 시간이 많지 않아서 주로 학교에 오고가는 길에 들었습니다. 듣기를 할 때는 내용을 들으면서 바로바로 그 핵심을 파악하고 머릿속으로 내용을 기억하고 요약해보는 연습을 했습니다.
<<1차 시험>>
유형이 작년과 거의 똑같았기 때문에 당황하지 않고 문제를 풀 수 있었습니다. 공통영어가 전공영어보다 훨 씬 어려웠습니다. 문법이 특히 어려웠고, 시간이 너무 촉박해서 검토를 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전공영어는 그다지 어렵지 않았습니다. 듣기의 연설문은 집중하고 들으면서 해당 문제 보기를 읽어보면 답이 아주 명확하게 보였습니다. 독해 역시 지문 한 개 빼놓고는 별로 까다롭지 않았습니다.
<<2차 필기 공부방법>>
한국어는 따로 공부하지는 않고, 은천성 선생님께서 나눠 주신 한자/고사성어 프린트만 보았습니다. 그런데, 분량이 너무 많아서 다 보지는 못하고 주로 고사성어 위주로 봤습니다. 번역의 경우, 실전반 번역 숙제 하는 정도가 전부였습니다. 대신 자주 나오는 표현이나 용어들은 확실히 외우고 넘어갔습니다. KBS 우리말영어뉴스에 나오는 표현이나 용어, 단어를 열심히 외운것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작문은 기초반 수업을 들을 때 연습했던 것이 전부였습니다.
<<한국어>>
시험에 나온 문제 종류는 뜻 보고 한글 단어 맞추기, 적절한 한자어 넣기, 고사성어 넣기, 국어 용법 틀린것 찾기가 있었습니다. 국어용법 틀린 것 찾는 문제가 조금 까다로웠습니다. 작문의 경우는 NIMBY 현상에 대한 예가 4개 정도 나오고, 그것을 읽고 NIMBY 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것이었습니다.
<<영어 번역/작문>>
영-한 번역은 2개 모두 연설문이었습니다. 하나는 토니블레어 영국 총리가 9/11 테러사건1주년을 맞이하여 했던 연설문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환경에 대한 연설문이었습니다. 의미 전달을 위주로 번역했고, 의역이 필요한 곳에는 적절히 앞뒤문맥을 파악해 설명하듯 번역했습니다. 특히 환경에 대한 연설문의 경우는 구시대적 사고를 갖고 행동을 바꾸기를 거부하는 사람들을 지칭해 'dinosaur' 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dinosaur가 어떤 것을 의미하는가는 앞뒤 문맥을 통해 파악해야 했습니다. 한-영 번역은 영-한 보다 까다로웠습니다. 첫번째 것은 여러 도시에서 새로운 버스시스템을 도입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발주, 수주 와 같은 단어들이 나와서 좀 당황했지만, 수주는 이미 수업시간에 다룬 적이 있는 단어여서 정확하게 쓸 수 있었습니다. 두번째 것은 과학과 관련된 것으로 디스플레이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두 지문 모두 번역하면서 느꼈던 것은 KBS 우리말 영어뉴스를 열심히 공부하면 많은 도움이 될만한 내용들이었다는 것입니다. 내용이나 용어가 우리말 영어뉴스에서 다루는 것들과 매우 흡사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작문 주제는 월드컵이 가져온 가장 큰 성과가 무엇이었는지에 대해 10줄 이내로 서술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2차 구술 공부방법>>
머리로만 이해하고 생각하는 것과 직접 입밖으로 내뱉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되도록 말하는 연습을 많이 하려고 했습니다. 거의 매일 스터디를 했고, 특히 시험을 앞두고는 집에서도 혼자 연습했습니다. 일요스터디 때 여러 스터디 파트너 앞에서 연습했던 덕분에 덜 긴장했던 것 같습니다. 혼자 연습시엔 한/영이 모두 나와있고 그 내용이 테잎에 녹음되어있는 교재(코리아헤럴드 사설집, EBS 리스닝스페셜)를 활용했습니다. 녹음을 해보고 self-critique 하는 것이 저의 단점을 고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은 선생님께서 알려주신 brainstorming 방법이 매우 효과적이었습니다. 각 영역별로 어려운 표현보다는 자주 나오고 쉬운 표현을 정리해서 외웠습니다.
<<구술>>
저는 수험번호가 상대적으로 뒷쪽이어서 일요일에 시험을 봤습니다. 토요일 한국어 시험, 영어번역/작문 시험을 보고 좀 정신이 없었던 상태였기 때문에 구술을 다음날 본다는 사실은 심적으로 크게 위안이 되었습니다. 하루라도 더 연습하자는 생각에 시험 끝나고 스터디 파트너를 만나 스터디 하고, 집에 와서도 혼자 연습했습니다. 면접을 보기 전에 받은 안내문에는 영-한, 한-영 순서로 진행된다고 되어있어서 내심 안심했습니다. 선생님 말씀대로 한-영을 먼저했는데, 못하면 영-한 할 때 영어를 아예 못 듣는것 아닌가 하고 걱정했기 때문입니다. 안내문에는 통역능력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정확한 언어로 중요한 내용을 잡아내느냐 하는 것을 본다고 되어있었습니다. 디테일보다는 중요한 내용을 설명하듯 요약하면 된다고 적혀있어서 마음의 부담을 덜 수 있었습니다. 면접하러 들어가기 전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인드컨트롤 같습니다. 저는 '쉬운 영어로 가자, 반복이나 번복을 하지 말자, 디테일에 연연하지 말고 핵심만 말하자, 천천히 또박또박 큰 목소리로 말하자, 절대 당황한 모습을 보이지 말자'를 끊임없이 되뇌었습니다. 2시간을 넘게 기다리면서 머리를 맑게해야한다는 생각으로 중간 중간 눈을 감고 잠을 청해보기도 했습니다.
<<구술 영한>>
영-한 은 NATO 에 대한 것이었는데 외국인 교수님께서 읽어주셨습니다. 스터디 할 때 NATO 에 대해 한번 다룬적이 있었는데도 내용이 매우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그냥 정확하게 들은 내용만 얘기했습니다. 디테일은 거의 못잡고 그냥 핵심적인 내용 같은 것들만 골라 얘기했습니다. 길이는 꽤 길게 느껴졌습니다. NATO 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여 변화를 꾀하고, 그 힘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주제였습니다. 한국어가 어색했던 부분도 있었지만 번복하지 않고 그냥 넘어갔습니다. flow 를 유지하되 큰 소리로 똑똑하게 말했습니다. 내용에 자신이 없었지만 마치 다 알아들은 것 처럼 자신있게 고개를 들고 말했으며 당황하는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속으로는 미칠 지경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떨려서 맞은 편 벽을 바라보고 얘기하다 가끔 교수님들과 eye-contact도 했습니다. 못 알아들어도 당황하지 않고 요지라고 생각되는 부분을 말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말을 많이 한다고 잘하는 것이 아니라는 은 선생님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구술 한영>>
한-영은 쉬웠습니다. 우리나라 휴대폰 예절에 대한 내용이었고 이창수 교수님께서 읽어주셨습니다. 내용은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휴대폰 사용 예절에 대한 인식이 널리 확산되고 있다. 공공장소에서는 사람들이 휴대폰을 끄는 등 휴대폰 예절을 지키고 있다. 하지만 젊은 층은 그런 추세를 따르지 않고 있다. 길을 건널때 통화를 하느라 너무 천천히 걷기도 하고 길에서 주위 사람은 의식하지 않고 큰소리로 통화를 하기도 한다. 젊은층이야말로 휴대폰 예절을 정착시키기위해 앞장서야 하는 존재임을 자각하고 우리나라 휴대폰 예절 문화를 한단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한-영을 할 때는 교수님들과 좀 더 정확히 eye-contact 를 할 수 있었습니다. 한-영도 역시 flow 를 유지하려고 하다보니 어려운 표현 같은 것은 전혀 사용할 겨를이 없었고, 좀 어색한 표현이 나와도 번복, 반복은 하지 않았습니다. 영한/한영 모두 결론은 확실하게 맺어줬습니다. 곽중철 교수님과 이창수 교수님께서는 아무것도 적지 않으셨고, 임향옥 교수님께서는 가끔 고개를 끄덕여 주시고 뭔가 적으시는 모습이었습니다. 곽중철 교수님과 이창수 교수님께서 그냥 듣고만 계시길래 떨어졌나보다 하고 생각했습니다. 말을 할 때 너무 빠르게 말한거 같아서 조금 걱정이 됐습니다. 평소에 좀 더 좋은 표현을 찾는답시고 통역사가 절대 해서는 안된다는 3B(번복, 반복, 버벅)를 많이해서 은 선생님과 스터디파트너들에게 크리틱을 당했던터라 시험 볼때는 좀 표현이 이상하고 어색해도 그냥 넘어갔습니다. 구술시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모르는 내용이 나와도 당황하지 않는 모습, 자신감 있는 모습, 큰소리로 똑똑하게 말하는 모습인 것 같습니다.
학교 생활과 통대 공부를 같이 하느라 하루에 잠을 3시간반~4시간 정도밖에 자지 못했습니다. 깨어있는 동안에 최선을 다해 공부했던 것이 이런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오히려 공부할 시간이 충분하지 못했기 때문에 시간활용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힘들어 할때마다 옆에서 힘을 북돋워주셨던 부모님, 응원해줬던 친구들, 스터디파트너들, 그리고 열심히 가르쳐 주신 은천성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