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났는데 기분이 너무나 더러웠다...
친구들과 술마시고 들어왔는데...
딸아이 생일이라 케잌 한조각으로 아침을 때우고 집을 나왔다.
갑자기 소요산이 가고 싶어져 차에있는 등산화로 갈아신고 노원역 다이소에서 3천원자리 힙쌕을 구입하고 지하철을 타고 소요산으로 갔다. 천원짜리 김밥 한줄과 오백원짜리 생수 한병을 힙쌕에 넣고 입장료 천원을 내고 자재암 옆으로 올라갔다. 나무계단이 끊나는 전망대에서 허기가져 김밥을 먹고 하백운대-중백운대-상백운대-나한대-의상대를 거치며 주용이와 희종이의 전화를 받으며 즐거운 산행을 하였다. 의상대에서 바로 아래의 이정표가 세갈래로 갈라져 있었다. 의상대를 가리키는 이정표만 정상이고 나머지 두개는 글씨가 지워져 누군가가 글씨를 써넣었다. 공부봉 과 죽음의길 이라고...
한번도 안가본 죽음의 길 방향으로 나무 계단이 있길레 한번 올라가 보았다. 전망이 너무좋아 계속 전진하니 얼마안가 등산로 폐쇄라는 안내판이 나왔다. 무슨 생각인지 계속 나아갔다. 바윗길인데 너무 좋아서 계속 가기로 했다 가다가 정 어려우면 돌아오면 되니까...
바윗길이 끊나고 흙길이 나왔는데 사람의 흔적이 거의 없으나, 산길의 흔적은 있기에 계속 나아갔다.
가도 가도 정상 등산로는 안 나왔다. 돌아가려고도 했지만 계속 내리막길 이였기에 돌아갈 엄두가 안나 계속 희미한 산길을 따라 갔다. 물소리가 나기에 하산을 거의 다 한줄알고 물가를 찾아가니 풀들이 너무 울창하고 분위기가 전에 보아온 계곡이 아니였다.
멀리서 기계소리가 나기에 그쪽으로 계속 가보니 군부대 철조망이 보였다. 부대내에서 공사를 하는 것 같은데 멀고 숲이 가려 보이지는 않았다. 군부대철조망을 따라 내려가는데 풀들이 내키보다 훨씬크고 경사도 심하여 가시풀에 팔과 얼굴이 긁히고 땅이 질어 더이상 나아갈수가 없어 부대 출입문을 찾을수도 없고, 보초도 없고 감시탑에도 군인이 없고하여 난 하산길을 찾을수가 없었다.
그때 눈에 들어오는 철조망에 붙어았는 오래된 낡은 안내판이 보였다. 접근금지 공비출몰 사살...
허겁지겁 군부대 옆 능선으로 올라갔다. 한참을 가도 길이 안나왔다. 비가오려는지 바람이 불어온다. 물과 음식은 하나도 없다. 동서남북 전혀 모르겠다. 이러다 죽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119에 신고를 할까 고민을 했다. 전화가 터질까? 근데 여기가 어디지...
정신을 차려야 살겠다. 다시 군부대 쪽으로 가서 미끄러운 철망옆길을 네발로 올라 감시탑이 있는 곳으로 갔다. 그곳은 철망을 넘을수도 있는 구조이다. 위족에 가시철망이 없다. 넘어갈까 말까 망설이다 소리를 질렀다. "아저씨" "누구없어요" "도와주세요"
아무리 불러도 어떤 반응도 없다. 아마 군부대의 산위쪽 외곽지역인가 보다. 밤에는 감시탑에 보초가 올테니 기다려 볼까도 생각했다. 무섭다 힘도없다... 어찌할까... 철망 넘어갈까? 쪽팔리다. 군인들에게 뭐라고 말하나? 119에 전화 해볼까? 씨팔...
다시 돌아가기로 했다. 지금 2시다 5시까지만 의상대에 가면 산다. 랜턴도 없으니...
죽어라고 내려온 길을 올라간다. 운이 좋다. 내려오면서 봤던 것들이 보인다. 한번 기억이 가물하여 헤맨것 말고는 양호하게 되돌아갔다. 바윗길을 본 순간 살았다는 생각에 힘이 다 빠져버렸다. 네발로 기어서 의상대에 도착하니 4시다.
지나가는 등산객에게 물한잔 달라니 조금밖에 없다며 안주려다 내 몰골과 그 이유를 알고 한모금 줬다.
낑낑대며 소요산역에서 전철에 몸을 싣다. 배가 너무 고프다. 딸아이와 저녘 약속만 안했어도 밥먹고 가는데...
신발 바지 온몸이 말이 아니다. 집에 와보니 발이 까졌네...
진짜 죽음의 길이다...
친구들도 꼭 한번 가 보게들...
첫댓글 음~ 고생이 많았구먼...그러길래 혼자 댕기면 그런일이 발생하지.....
집나가면 개고생
알고보니 군부대가 미군부대란다. 허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