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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시장의 현주소
가짜명품, 일명 ‘짝퉁’ 시장의 규모는 어렴풋한 추정조차 불가능하다는 것이 유통업계의 진단이다. 종류와 수량도 다양할 뿐만 아니라 유통도 은밀히 이뤄지며 판매경로도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가짜 명품 밀수출·입 규모는 2천4백92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작년 1∼7월 적발된 손목시계 위조품의 경우 규모가 1천4백6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2% 증가했으며, 가죽제품은 1백69억원으로 342%나 늘었다. 경찰은 기존 가짜 명품들은 홍콩이나 대만 등에서 밀수됐지만 최근들어서 중국쪽에서도 많이 유입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에 부산에서는 700원짜리 중국산 선글라스에 샤넬, 구치, 프라다, 불가리, 셀린 등 해외명품 상표를 새겨 개당 5,000~1만원에 노점상과 안경판매업체에 팔아 넘긴 도매업자들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이 가운데 정교한 것들은 개당 5만~10만원에 넘어갔고 소비자들에게는 10만~20만원씩 판매됐다.
또한 국내에서 만드는 짝퉁은 진품과 식별이 어려울 정도로 ‘정교’해 유명 브랜드 관계자까지 혀를 내두를 정도다. 짝퉁 시장이 발달하면서 짝퉁끼리도 정교함에 따라 등급과 가격이 나뉘어지는데 프라다 선글라스 짝퉁 20만원, 페라가모 구두 짝퉁 16만원 등 복제 수준이 뛰어난 A급 짝퉁은 정품의 절반 값에 육박한다. 가방, 구두 짝퉁은 일반적으로 값이 6만원대로 진품의 10~30% 수준인 것에 비해 배가 비싼 셈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위조된 상표는 루이뷔통이었다. 특허청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위조상표 단속으로 총 2만2천1백13점이 단속됐는데 이 가운데 루이뷔통이 3,366점(15.2%)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미국의 폴로(9.6%), 프랑스의 샤넬(9.2%), 이탈리아의 페라가모(8.2%), 이탈리아 구치(6.2%), 룩셈부르크의 프라다(5.7%), 독일 아디다스(4.7%), 네덜란드 카르티에(4.5%), 독일 푸마(3.8%) 순이었다. 품목별로는 의복류가 39.8%를 차지해 가장 많이 위조됐고 장신구류(25.3%), 가방류 4,147점(18.7%) 등이었다.
짝퉁에 대한 정보를 나누는 경로도 다양해졌다. 일례로 인터넷 다음 카페에는 짝퉁관련 동호회가 100개를 넘는다. ‘명품=짝퉁=야매’ 동호회에는 4,600명이 넘는 회원이 가입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짝퉁구입 이유를 단순히 명품에 대한 대리만족으로만 치부하기에는 구매의도가 다양하다. 또 ‘짝퉁’으로 피해를 입는 해당 명품브랜드들도 무조건 짝퉁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유명 대기업에서 대리로 근무하는 배수정씨(31)는 “국내 유명브랜드도 해외명품을 많이 모방하고 있는데 같은 값이면 명품보다 더 명품같은 짝퉁을 찾지 않겠느냐”며 “이제 누가 짝퉁을 들고 다니는 것을 ‘들켜도’ 내 나름의 개성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삼성패션연구소 김정희 선임연구원은 “유명브랜드에는 없는 디자인의 짝퉁이라도 제품이 예뻐서 사는 소비자도 있고 명품인지 짝퉁인지 따지지 않고 단순히 마음에 들기 때문에 사는 소비자도 많다”며 “브랜드 입장에서는 짝퉁이 많다는 것이 인기가 높다는 반증일 수도 있고, 짝퉁도 유행을 타기 때문에 새로운 모델을 개발하는데 참고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원은 감성 캐주얼 브랜드 ‘쿨하스(KoolHaas)’의 짝퉁이 증가하자 “법적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지만 ‘뜨는’ 브랜드를 가장 빨리 카피한다는 짝퉁시장의 인기에 내심 기뻐한다는 후문도 있다. 일명 동대문표 카피 제품은 유통질서를 어지럽히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최신 유행을 주도하는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홍보하는 역할도 한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소비자연구시민의 모임 김자혜 사무총장은 “가짜명품의 증가는 시장을 교란하고 외국업체의 불만으로 통상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무조건 가격이 비싼 외제상품을 선호하고 이를 이용하는 일부 상인들로 인해 시장자체가 왜곡되고 있다”고 말했다.
명품소비에 대한 사회현상을 분석한 ‘럭셔리 신드롬’의 저자 제임스 B 트위첼 미국 플로리다대 교수는 ‘럭셔리 신드롬 조성에 수훈을 세우는 것은 광고마케팅’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경향은 최근 고급제품임을 강조하는 TV 광고의 소품에도 나타난다. 청호나이스 비데 광고의 모델 황신혜가 입은 원피스는 루이뷔통의 ‘셀린’으로 유명 여성복 디자이너 마이클 코어스의 작품이다. 두산아파트 위브의 광모모델 이미연의 목걸이는 불가리의 최신 시리즈인 ‘루체아’ 진주목걸이다. 그가 입은 검정 드레스는 영국의 국보급 패션디자이너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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