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여행기
(태국, 중국, 대만, 베트남, 캄보디아)
도혜 김혜진
첫번째 나라 태국
나는 학창시절 김찬삼선생님 저서 컬러판으로 된 '세계여행'를 읽으며 여행을 꿈꾸고 어른이 되었다.
하지만 내게 좀처럼 해외여행의 기회가 오지않았다.
반백을 훌쩍 넘긴 나이에 해외여행 기회가 왔다.
10여년전에 중국 심천,광주등을 다녀온바 있다.
그리고는 올해로 두번째 가는 태국 여행이다.
직접보고 느끼고 배우는 것은 많아도 그 행적을 글로 쓰기란 여간 어렵다.
내가 보기에는 신기하고 특별하지만 다른 사람 시각으로 볼때는 느낌이나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나는 해마다 겨울방학이 되면 손자, 외손자,그리고 딸을 동행하고 따뜻한 나라로 여행을 떠난다.
내가 자주 넘어져서 다치기 때문에 뼈가 여기저기 부러져 추운 겨울이면 상처 부위가 쓰라리고 많이 아프다.
둘째 사위가 효자라 겨울이면 따뜻한 나라에서 지내다 오시라면서 비행기 티켓을 예약 해준다.
그 덕분에 해마다 겨울이면 태국에 가서 지내다 온다.
신기하게도 더운나라는 관절염을 앓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지난 겨울에도 태국으로 여행을 갔다.
여행가기 며칠전 갑자기 손목 골절을 입었다.뼈를 맞추느라 핀을 여러개 밖는 수술을 했지만 나는 다친 팔의 실밥을 뽑자마자 비행기를 타고 6시간을 날아서 태국으로 향했다.
걱정반 위로반의 심정이었다.
몇 개월 전에 예약 해 둔거라 우리 식구 모두 취소하면 손해가 몇
백이라니 조금 무린줄 알면서도 여행길에 오른것이다.
부산 김해공항에서 밤9시 30분에 탑승수속하고 10시가 되어서야 비행기가 출발하니까 새벽2시 30분 정도에 방콕에 도착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와의 시차가 2시간 정도 늦으니까 보통 비행기 타는 시간은 6시간 조금 넘는 정도이다.
입국수속 밟고 시계를 맞추고 호텔로 직행해서 조금 눈을 붙힐 수 있었다.
다음날 객실에 여장을 풀고 호텔식당으로 아침을 먹으러갔다.
팔에 기브스 대신 의료 보조기를 달고 식당안으로 들어서니 다들 나만 처다 보는거 같아 조금은 불편했다.
다른 한 손으로 음식을 조금씩 가져다 먹으면서 식당안을 천천히 둘러보니 우리나라 사람이 제법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나처럼 수술을 하고 따뜻한 나라로 요양을 온 사람 몇몇이 눈에 띄었다.어떤 외국인은 양쪽 무릎에 수술을 했는지 양 무릎에 보조기를 달고 지지대로 아들 부축을 받으며 식사를 하러왔다.
우리가족은 자유로이 관광겸 역사 탐방도하고 덤으로 쇼핑도 했는데 그 재미가 쏠쏠하다.
그 나라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보고 느끼고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
한 번은 방콕에 사는 태국 원주민 부부의 콘도에 며칠 머문적이 있었는데 여러가지 신기한 것이 많았다.
아침은 우리나라 처럼 밥을 먹지않고 '빠똥고'라고 부르는 빵과 연유 싱싱한 과일등과 진하면서도 향이 좋은 커피와 함께 가벼운 아침을 먹는다. 과일은 주로 무농약,무공해라고 하는것만 배달을 시켜 먹는데 과일의 색도 모양도 신통치 않았지만 맛은 아주 좋았다.
우리나라 사람을 초대해서 그런 모양과 색상의 과일을 대접 했다면 자기 집으로 돌아가서 욕했을 것이다. 사람이 못 먹게 생긴걸 준다고,그러나 그 나라 사람들 대부분의 부자들은 그런 과일을 배달 시키고 아침에 빵과 연유도 그날그날 배달 시켜다 먹는다.
점심은 볶음밥을 만들어 먹었는데 우리나라 볶음밥보다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났다.
손자들도 빠똥고라는 빵을 이름이 재미있다면서 아주 잘 먹는다.
할머니가 만든거 보다 맛있다면서 볶음밥도 한 그릇씩 비운다.
콘도의 2층에는 야외 수영장과 사우나 시설이 잘 되어 있었는데 우리가족은 수영장에서 놀다 추우면 사우나에 들어갔다 나오고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한가지 더 지인의 도움으로 왕궁 구경도 무료로 할 수 있었다.
태국 왕실은 겉모습은 아주 화려하고 웅장하다.건물의 외형은 금색으로 도금 되어있고 바깥 벽면에는 갖가지 아름다운 보석으로 치장되어 눈이 휘둥그래 졌다.
하지만 내부는 그다지 화려하지 않고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지인부부가 왕실에서 근무도 했고 그 부인은 공주님들과 함께 자랐단다.
그 덕분에 왕궁에 들어갈 때 일반 관광객은 비싼 관람료를 지불하고 들어와서 일부만 보고 나가는데 나는 지인의 도움으로 왕궁안에 있는 절에가서 참배도하고, 나오는길에는 안내 하시는 분이 그곳에는 매일 아침 국왕부처도 기도를 하러온다고 설명을 해 주었다.
그리고 왕궁 관람과 참배할 때는 짧은 바지나 속살이 훤이 비치는 옷은 금지로 되어있다.
아무래도 그나라 국왕이 거처하는 곳이라 무척 조심스럽다.
지인 덕분에 왕궁 깊숙한 곳까지 차례차례 구경하고 왕궁안 접견실에서 점심도 먹었다.
점심 매뉴는 흰 쌀밥에 상큼한 샐러드와 민물메기튀김과 거기다 닭고기, 상추,그리고 여러가지 싱싱한 채소가 한상 차려졌다.
그곳에서 먹어본 요리중에 민물메기 튀김은 매우 특별한 날이나 손님이 오시는날 먹는 특식이라고 한다.
말린 메기를 그물처럼 튀겨서 새콤한 소스와 야채 샐러드에 싸서 먹는데 비린내도 안나고 맛이 고소하면서도 바삭하고 특이한 맛이났다.
돌아오는 길에 왕궁에서 주최하는 어린이날 행사에 참여해서 기부금도 내고 서명도 하고 왔다.
태국의 날씨는 우리나라가 한겨울 일때 태국도 열대지방 답지 않게 봄가을 날씨처럼 쌀쌀하게 변한다.
이때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지면 서민들은 더러는 얼어 죽기도 한다고한다.자세히는 모르지만 말이다
열대지방이라 난방시설이 없기 때문이라니 안타까울 뿐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일년 중 여행하기 가장 좋은계절이다.
아이러니하다.
오전11시가 되면 집안일을 도와주는 도우미가 오는데 5~6살 되어 보이는 딸을 데리고와서 아이는 집안에 놀게 두고, 엄마는 설겆이 빨래 청소등을 해주고 집으로 갈때는 남은 음식도 가끔 얻어 가고는 한다.
그들(서민)의 한 달 수입이 1개월에
10만원 (환화)~30만원정도라고 하니 대충 짐작이간다.
그집 도우미는 1개월에 한화 10만원에 매일 와서 청소 빨래등을 도맡아하고 하는일에 비해 보수는 아주 적었다.
우리나라도 그런시절이 있었다.
과거의 우리 부모님 세대 모습 같아서
마음이 조금 불편했다.
하지만 같이온 딸 아이는 제집처럼 잘 놀고 우리손자들과 금새 친해 져서 깔깔거리며 웃고 서로 알아 들을 수 없는 언어를 주고 받는다.
나는 일하는 집에 아이를 데리고 다닐 수 있는 모습이 신기해서 물었더니 주인 부부가 손자 손녀가 없어서 아이를 몹시 예뻐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배려다.
신분따위는 잊고 아이는 아이로 대하니 말이다.우리나라에서 아이를 데리고 일을 하러 왔다면 금방 그만두게 했을 것이다.
그들의 넉넉한 마음을 배워야겠다.
지인의 집을 떠날때쯤에 우리손자들 옷 중에서 사이즈가 작은것을 나누어 줘도 되는지 물었더니 아주 고맙다고 한다.
태국 말로'싸와디 캅'하며 두손 모아 고개 숙이며 인사를 건낸다.
그래서 손자들 옷과 내꺼중 안 입는 옷을 몇벌 챙겨주고 그집을 떠나 다시 호텔로 왔다.
우리가족은 패키지여행이 아니라 자유여행이므로 시간에 쫒기지 않아도 되고 그야말로 자유롭게 즐기며 여행을 한다.
우리가 머문 호텔은 방과 거실 주방이 있는 콘도 비슷한 레지던스 호텔이라 아침은 호텔에서 먹고 나머지 식사는 직접 끓여서 먹을수 있도록 냄비 프라이팬 수저 칼 접시등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어서 참으로 편리하다.
호텔 가까운 곳에 환전소와 마트가 있고 조금만 걸어가면 대형마트 테스코가 있어 생필품을 얼마든지 살 수가 있었다.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 김치도 판다.
참치 캔이랑 김치를 사서 김치찌개를 끓여 먹기도했다. 호텔음식이 질리자,마트에서 우리나라 라면을 사서 끓여먹으니 손자들이랑 모두 입이 즐겁다.
호텔에 딸려있는 작은 마트에 쌀을 사러가니 동남아 쌀과 일본쌀을 팔고있었다.아무래도 열대지방 쌀보다 나을것 같아 일본쌀을 샀다.
일본쌀은 맛도 모양도 우리나라 쌀과 비슷하다.구분이 안 갈 정도다.
손자 둘,작은딸 나 우리 네사람은 하루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키즈랜드나 동물원쪽으로 구경하고 다음날은 내가 가 보고싶은 유적지나 사원을 둘러보고 돌아오는 길에는 마트나 백화점에 들러 애들 장난감도 사고 필요한 여벌 속옷이나 생필품을 주로샀다.그리고 가끔은 한국인이 경영하는 한국인 식당에서 삼겹살에 된장찌개를 사먹고 근처에 있는'설빙'이라는 팥빙수 체인점에서 팥빙수를 사서 먹기도했다.
'설빙'역시 우리나라 사람이 영업한다.
가게 안 여기저기 삼삼오오 팥빙수를 즐기는 사람 대부분이 한국인이다.
잠시나마 우리나라가 아닌가 하는 착각에 빠져들기도 했다.
이제 대한민국은 세계 여러나라중,
우리나라여권으로 비자없이 갈수 있는 나라가 172개국이나 된다고한다.
그중 172개국은 즉시비자 포함,이고 실제로 바로 갈 수있는 나라는 145개국이다.
세계 199개국중 2위를 차지했다.
1위는 147개국을 갈 수 있는 미국과
영국이고 우리나라는 프랑스, 독일등과 어깨를 나란히 2위를 차지했다.
일본은 3위, 북한은 73위다.
현 실정이 이러하다보니 세계 각국에 우리나라 음식점이 있고 한글로 쓴 간판도 더러 눈에 보인다.
코리아타운이 미국에만 있는줄 알았는데 아시아국가 어디서나 작은 코리아타운을 흔히 볼수가 있다.
하지만 태국은 세계 2차대전 중 유일하게 일본의 침략을 받지않고 외교적으로 처신했다고한다.
다른나라로 가는길을 내어주고 전쟁을 피하고 화친을 맺었다고했다.
눈에 띄는 차는 거의다 일본 자동차고 오토바이또한 일제뿐이다.
나는 여기가 일본인줄 착각할 정도였다.
그뿐만이 아니다 작은 미니마트도 모두 '7일레븐'이라는 일본상호다.
10미터만 걸어가도 '7일레븐'있었다.
나는 태국에 사는 지인에게 물었다.
우리나라산업은 진출하지 않았냐고 물었더니 삼성,엘지 에어컨이나 세탁기는 조금 알아준다고한다.
일본과의 외교로 일본기업이 대거 진출 해 있다보니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기 쉽지만은 않았을 것으로 본다.
그래도 가끔 현대차가 눈에 띄기도 했다.
그럴때마다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았다.
태국은 군국주의 국가다 왕을위주로 국가를 운영하고있다.
내가 여행할 무렵 국왕이 서거했다고 거리마다 관공서나 상점마다 검은색과 흰색 리본을 크게 장식해 두었고 심지어 국민의 옷도 검은색을 입도록 했다고한다.
또한 새국왕을 축하하는 대형 초상화도 곳곳에 세워져 있었다.
선대국왕 추모와 새국왕 축하를 동시에 하고 있는 거리의 모습이 오래도록 내 기억속에 남았다.
태국은 불교를 국교로 받드는 나라이다.
국민들의 집집마다 작은 불당이 있고 작은탑을 세우고 매일 신선한 과일과 꽃을 바치고 향을 피우고 깨끗한 물을 떠다놓고 기도를 한다.
호텔 주변에 있는 상가나 시장 가정집 할것없이 기도하는 작은 불당을 하나씩 가지고있다.
지인의 콘도에도 아담하게 있었다.
대도시는 조금 덜 하지만 시골로 갈수록 집집마다 법당이 눈에 띈다.
태국의 작은 도시는 우리나라 7~80년대 모습과 비슷하다.
비포장 도로가 여기저기 있고,전선이 전봇대에 거미줄처럼 얽혀있어 혹시나 불이라도 나면 어쩌나 하고 내심 걱정이 되기도 했다.
정전도 하루에 한 두번은 있었다.
도로에는 신호등도 많이 없다.
그래도 그들은 그들 방식대로 잘 지키면 살아간다.
서민들은 대부분이 오토바이를 타고 생활하고 있었는데 출퇴근 시간이면 정신이 없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자동차 사이를 요리조리 빠져다니는 모습이 매우 아슬아슬하다 거기다가 오토바이에 앞뒤로 아이들을 태우고 다니는걸 보면 내 심장이 오그라들 지경이다.
하지만 오토바이는 그들의 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교통 수단이다.
시끄러운 아침이 지나고 하루가 마무리 되어 가는 저녁이면 재래시장이 불을 켜고 영업을 시작한다.
열대지방이다보니 사람들이 낮에는 활동이 뜸하고 해가 지면 시장이 몹시 붐빈다.
손에손에 가족들이 먹을 음식을 사서 집으로 간다.집에서 음식을 만들지 않고 대부분 사서 먹는다고한다.
그들의 하루를 살짝 엿보기도 했다.
아침밥은 새벽시장에서 간단히 사서 먹는다.나도 일찍 일어나서 새벽시장에 가 보았다.따끈따끈한 밥을 우리나라 백설기 모양으로 비닐에 싸서 판다.
찰밥과 멥쌀밥 잡곡밥 세가지를 판다.
나도 그들처럼 아침밥을 사서 먹어보고 싶어 시장 한 바퀴 둘러 보고 찰밥 몇개와 장조림 야채볶음 국물등을 사서 숙소로 가져와 아이들과 맛있게 먹었다.
저녁은 야시장에 나가서 즉석 꼬치구이랑 피자,쌀국수를 사먹고 들어왔는데 특히 꼬치구이를 손자들이 좋아해서 자주사서 먹었다.
나는 육수 맛이 일품인 쌀국수가 입맛에 맞아서 몇번 사 먹었다.
나는 패키지여행이 아니라 유명한 관광지 보다는 서민의 삶을 보고 그나라 실제 모습을 피부로 느끼는 여행,나는 그런 여행을 선호한다.
그리고 시간 여유가 있으니까 유적지나 오래된 사원,휴양지등도 놓히지 않고 둘러보고 그들의 지난 역사와 문화를 배우기도 한다.
손자들에게 설명도 해주고 음식 이야기도 하면서 사진에 담아 두었다가 시간이 지난뒤에 사진을 보며 그때의 기억을 떠올려가며 잠시나마 그 순간으로 되돌아 가 보고는 한다.
*그나라 역사나 유적지 이야기는 인터넷에 자세히 나와있어 되도록 피했다.다만 인증샷을 몇장 담아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