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이봉주 보스턴제패기념 하프마라톤대회 참가후기

[박종호]

5월19일 오늘은 제2회 이봉주 보스턴제패기념 홍성 하프마라톤대회를
개최하는 날이다.
어젯밤 1시에 취침에 들어 4시반에 일어났으니 불과 3시간 반밖에 수면을 취하지 않아 피곤한 상태여서 제대로 뛸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제천에서 금수산마라톤 김형근선생님 내외분과, 한라중기 송기천사장님 그리고 나, 모두 4명은 5시 45분쯤에 충남 홍성을 향하여 출발하였다.
김형근선생님 사모님께서 준비해 오신 찰떡을 차로 이동하며 먹었는데
참으로 꿀맛이었다.

중앙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를 거쳐 정답게 얘기를 나누다 보니 벌써
서해안 고속도로로 진입하고 있었다.
처음으로 서해안 고속도로를 달려보는 터라 그런지 느끼는 감회가
남달랐다.
서해안휴게소는 바다에 떠 있는 약간의 배들과 서해바다가 한눈에 들어와 주변 경관이 화려하여 하나의 볼거리로 자리잡고 있었다.
(산세가 수려한 단양보단 못하지만)
길고 긴 서해대교(한 7km정도 된다나)를 거쳐 홍성에 다다른 시간은 8시 30분 가량되었다.

홍성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동문프라자에서 한일시멘트(주) 전 대전본부장 이병철사장님이 사 주시는 커피를 한잔하고 마라톤 출발장소인 혜전
대학교로 동행했다.
입구부터 승용차가 밀리기 시작한 혜전대학교에 도착하여 여장을 풀고
유니폼, 배번호, 칩을 달고나서 간단히 스트레칭을 하기 위해 운동장
으로 나갔다.
운동장에 가 보니 이 대회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이봉주는 온데 간데 없고 대신 황영조가 본부석에 앉아 있었다. 09:15분이 되어 황영조의
구령에 맞추어 스트레칭을 따라하는 시간이 되었다.
목돌리기, 몸통운동, 허리운동, 다리운동을 끝으로 몸풀기를 마무리
하였다.
황영조는 선수생활 은퇴후 운동을 안해서 그런지 선수시절의 몸보다 약간 살이 불어 있는 모습이었다.
스트레칭이 끝나고 선수들은 혜전대학교 입구인 출발장소로 이동하였다.

9시 35분쯤 진행자와 선수들이 열을 세는 구령소리와 더불어 52.5리길의 대장정 서막이 올랐다.
출발후 처음은 내리막길 500m쯤 지나 좌회전하자 오르막이 나온다. 가볍게 오르막을 지나 곧이어 나타나는 내리막에서부터 스피드를 올려보았다.
2.5km지점 Lap타임이 10:35:41, 연습할때와 비교하여 볼 때 상당히 빠른 기록이다.
내 자신이 오버페이스를 하고 있지는 않은 지 의심이 되었다.
5km지점 통과시간 21:15:59, 그래도 빠르다고 느껴졌다.

8km지점에서 양재천의 김정옥 여자마라토너, 그리고 같은 동호회 페이스메이커가 내 뒤를 쫓아오고 있었다.
페이스메이커와 이야기를 나누며 한 2km를 같이 달리다 먼저 반환점에
도착하여 바나나 반토막 먹고 급수하고 다시 남은 10.5km를 완주하기
위하여 발을 내딛었다.
반환점 통과시간 46:27:48, 반환점 까지의 통과시간은 빨랐으나 한 12km지점부터 오른쪽 종아리 근육에 통증이 오기 시작했다.
고통을 참으며 속도를 약간 늦추며 달림이를 하다 보니, 13km지점 급수대의 혜전대학교 학생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으니 힘이 나기 시작했다.

급수대를 통과하며, 끼었던 면장갑을 벗고 여학생들과 손바닥을 부딪치며 남은 힘을 100% 발휘하여 달리고 있을 때 언제 따라왔는지 양재천의 김정옥 여자마라토너가 옆에서 뛰고 있었다.
50세정도 되어 보이는 아주머니임에도 지칠줄 모르는 대단한 체력을 지니고 있었다.
(골인후에 들은 얘긴데 페이스메이커 말로는 작년 춘천 풀에 3:20분에
들어왔다나)

16km지점에서 나를 따돌리고 앞서가는 모습을 멀리하며, 나도 마지막 5km지점에서 마지막 온 힘을 쏟았다. 3.5km 남은 마지막 오르막 지점에서 쥐가 나서 걸어가는 선수들이 하나 둘 눈에 띈다. 힘을 내십시오 하고 말을 건네며 오르막을 오르다 보니 20km지점에서 금수산마라톤클럽 회원 한분이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한 200m정도 발을 맞추었으나 지난주 대회 참가로 힘이 든다며 먼저
가라 하기에 힘을 내시라 인사를 하고, 다시 홀로 골인점을 향하여
달리기 시작하였다.

이제 마지막 남은 거리 500m정도를 남겨두고 내리막길에서 양쪽 길가에 도열해서서 박수를 치며 응원을 하여 주는 관중들을 보니 힘이 솟는다.
100m를 뛰는 속도로 남은 거리를 스퍼트했다. 관중들의 힘이 이렇게 클줄은 몰랐다. 관중들의 환호를 받으며 올림픽 우승자가 골인하는 것처럼 마지막까지 전력질주 하였다.
이런 힘이 아직까지 나에게 남아 있었는지 나도 의심이 갈 정도였다.
아마 처음부터 이정도로 골인까지 뛰었더라면 1:20분대는 충분했었으리라 생각이 든다.
골인기록 1:37:24:54, 초반대의 컨디션으로 보아 만족할 만한 기록은
아니었지만, 청주동양일보 마라톤대회보다 4분 단축되어 기분이 썩 나쁘지는 않았다.

대회를 끝내고 이병철 사장님의 고향인 홍성에서 친구분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볼때기(일명 대구)탕과 소주 한잔을 곁들여 점심 식사를 하였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병천면에 들러 그 유명한 병천순대에 약주 두병 곁들여 먹고난 기분은 신선이 따로 없었다.
집에 도착하니 18:40분경, 참으로 피곤한 하루였지만 대회운영면이나
대회코스, 응원하여 주는 학생, 관중들 모든것이 맘에 들어 청주대회와는 사뭇 다른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