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2.14/ 기린)
3인조 그룹 '플라워' 대학로 강타
거세한 '보이 소프라노' 보이스가 대학로 라이브 무대에 울려퍼지고 있다. 물론 영화 <파리넬리>의 주인공이 내한 공연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해 늦여름 결성돼 대학로를 중심으로 끊임없는 라이브 할동을 벌이고 있는 3인조 그룹 플라워(Flower)가 자신들이 노래 <눈물>에 도입한 <파리넬리>의 를 오리지널보다 더 기막히게 연출하고 있는 것. 더구나 영화에서는 컴퓨터로 합성된 소리였으나 플라워는 라이브로 이 소리를 이끌어내고 있다.
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플라워의 리드보컬 고유진(22). 스카이의 <영원> 작곡자로 유명한 기타리스트 고성진(28), 정상급 세션맨 출신인 베이스 김우디(28) 등과 함께 구성한 플라워의 막내이다.
<눈물>은 무겁지 않은 사운드를 바탕으로 화려한 편곡이 가미된 록발라드. 보컬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시키고 곡의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기 위해 <파리넬리>를 도입했다.
고유진이 <파리넬리>에서 모사한 목소리는 소위 '카운터 테너(counter tenor)'. 이는 테너보다 높은 남성의 최고 음역으로 과거 유럽에서는 소년시절 거세해 만들어냈다는 신비의 소리이다.
그리스도 신학대에서 성악을 전공한 고유진은 과거 MBC 라디어 <별이 빛나는 밤에>이 '별밤 뽐내기 대회'에서 미스터 빅이 를 불러 입상했고 이후 이은미 박광현 장혜진 김종서 박상민 등 쟁쟁한 실력파 가수들의 공연 게스트로 초대되며 눈길을 끌었다.
초고음을 비롯, 저음까지 자유자재로 보컬을 운용하는 고유진은 과거 70년대 록그룹 그랜드 펑크, 슈퍼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 등을 연상시키는 히피음악을 구사하는 고성진 김우디를 만나 자연스럽고 솔풀(soulful)한 사운드로 더욱 진가를 발하고 있다.
고유진은 "성악을 하다가 우연히 발견해 이후 부단히 갈고 닦은 소리이다. 그렇다고 거세를 한 것은 절대 아니다"라며 쑥스런 표정을 짓는다. 방송활동보다는 라이브로 승부를 거는 플라워는 지난해 12월9~12일, 지난 1월 20~23일 대학로 라이브극장에서 공연을 가져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으며 오는 24~27일 같은 장소에서 라이브 행진을 계속한다. 【홍성규 기자】【사진=이영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