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록일 : |
바야흐로 결혼 시즌이다. 주얼리 시장이 어느 때보다 활기를 띠어야 하는 것이 마땅하겠지만, 정작 상황은 그러하지 못하다. 지속된 불경기 때문일까? 요즘 결혼커플들의 결혼 예물 트렌드를 보면 점차 간소화되는 현상을 볼 수 있다. 또한 고가의 해외 제품에 밀려 주얼리를 구매하는 대신 오히려 ‘명품백’ 이나 ‘명품시계’를 선호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한때 우리나라는 예물 주얼리로 다이아몬드, 진주, 유색보석 이렇게 3세트를 하는 것이 트렌드였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현재 유색보석 주얼리를 예물로 구매하는 커플들의 수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근에 조금씩 보여지는 디자이너들의 준보석 주얼리 사용과 브랜드들의 고급 유색보석 주얼리 사용으로 미루어볼 때 예물시장이 아닌 패션시장에서 유색보석이 다시 한 번 인기를 얻을 날이 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
미국 보석 학회지 Gems & Gemology 발표에 따르면, 2009년 세계 유색 보석 및 진주 소매시장 규모는 103억달러이다. 이는 2009년 전세계 주얼리 시장규모인 1천267억달러의 8% 규모이다. 그 중 루비와 사파이어의 소매시장 규모는 34억4천만달러로 전체 유색 및 진주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광산회사인 True North Gem의 2009년 또 다른 조사에 따르면 전세계 루비시장의 규모는 21억달러, 사파이어는 8억달러, 에메랄드는 14억 달러에 이른다.
|
|
세계에서 가장 큰 제이드(비취) 제조국이자 소비국인 중국은 유색시장에서 제이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대부분이다. 2009년 중국의 전체 주얼리 생산금액 중 비취가 8%, 나머지 유색보석은 1%에 불과하다. 유색보석의 수입량과 수입액은 계속 감소 추세이며 2009년 유색보석 수입액은 2천6백만 달러이다.
|
|
그에 반해 일본의 유색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이다. 2009년 일본의 유색보석 소매시장 규모는 약 24억달러로 전체 시장의 21.4%를 차지한다.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는 일본 주얼리 시장의 감소율에 비해 유색보석 시장의 감소율은 비교적 낮으며, 그로 인해 시장에서 유색보석이 차지하는 비율은 10년 전 18.4%에서 2009년 21.4%로 오히려 증가했다.
일본 유색시장에서 또 다른 주목할 점은, 일본이 과거 유색보석의 수입을 통해 자체적으로 주얼리를 제작하던 방식에서, 유색보석 제품 자체를 수입해 내수시장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지난 10년간 일본의 유색보석 수입은 10년 전에 비해 약 90% 감소해 2009년에는 약 8천5백만달러를 기록했고, 유색보석 주얼리의 수입은 10년 전에 비해 약 300% 증가해 2009년 약 9천8백만달러의 유색보석 주얼리를 수입했다.
|
|
우리나라의 전체 유색보석 시장 규모는 아직 정확히 조사된 바가 없다. 그러나 본 연구소에서 실시한 JAS 조사에서 유색보석과 관련된 자료를 추려본 결과, 구매건수로 따졌을 때 일반 주얼리 시장에서 유색보석의 구매율은 4%, 예물 주얼리 시장에서 유색보석 구매율은 9.4%로 비교적 낮은 비율을 차지한다. 예물용 유색보석 주얼리 세트의 평균 구매 금액은 180만원으로, 다이아몬드 세트 405만원에 비해 현저히 적은 금액이며, 보석별 예물 구입률 조사에서도 유색보석 예물 구입률이 다른 주얼리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주얼리에 세팅된 보석 선호도 조사에서도 루비의 선호도가 ‘큐빅’이나 ‘보석없음’ 보다 훨씬 낮은 3.2%에 그쳤다.
|
|
이렇게 현재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유색보석 구매율과 인식률이 낮은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 한때 백화점에서의 유색보석 사기판매 사건과 계속된 기타 금 함량 미달 사건과 관련한 잇따른 부정적 보도, 또 IMF 이후 다이아몬드와 금에 비해 유색보석의 낮은 환급성과 같은 이유로 인해 국내 소비자들은 유색보석에 대해 많은 불신을 가지고 있는 상태다. 또한 주얼리 업체들은 이런 소비자들의 유색보석에 대한 부정적 이해와 인식에 대해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업계에서는 시장분석과 조사를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시장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주얼리 디자이너들이 많이 배출됨에 따라 현재 그들의 디자인을 통해 다양한 보석들이 주얼리에 사용되고 있으며, 해외의 많은 주얼리 브랜드들의 유색석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유색보석 주얼리 트렌드가 우리 국내시장에도 곧 들어올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 미국과 유럽에서는 사파이어 반지가 열풍이다. 영국 윌리엄 왕자의 청혼반지의 여파 때문이다. 이로 인해 최근 미국에서는 1천달러에서 5만5천달러의 가격대에 사파이어 반지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유색보석의 주요 산지인 미얀마에서는 매년 비취, 유색석 특별 보석 경매가 열리는데 지난해 7월 경매에서는 약 7천여개의 품목에서 판매액 8억855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렇듯 일본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는 지금 유색보석 바람이 불고 있다. 세계시장 트렌드에 누구보다 발 빠른 국내 소비자들의 특성으로 미루어보아 우리나라에도 곧 유색보석의 바람이 불어오지 않을까 생각된다.
/ 글: 이주미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 연구원
출처 : 귀금속경제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