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changgo.com/
참고로 이기사는 1999년 9월 30일자 기사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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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초 미국에서 그런지 열풍이 형성되었을 때 영국에서는 브릿팝(Brit-Pop)이라는 스타일이 크게 만개했다. 미국에서는 애써 외면하려고 했던 브릿팝은 유럽과 아시아를 중심으로 커다란 세력권을 유지했으며 국내에도 브릿팝팬들이 폭넓게 퍼져있는 듯 하다. 60년대 비틀즈 사운드를 기반으로 독창적인 새물결을 형성했던 이 무리에는 스웨이드(Suede), 오아시스(Oasis), 블러(Blur)등 화려한 스타들이 자리잡고 있었고 이들이 들려주는 모던하고 쿨한 음악은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영국으로 돌려놓았다. 그러나 90년대 중반을 정점으로 브릿팝의 매력은 어쩐지 생기를 잃어가는 듯하고 스타밴드들이 지나간 자리는 쓸쓸해 보일 지경이다. 그리고 이제 99년도 다 저물어가는 세기말, 방향을 잃은 브릿팝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점치는 사람들이 하나둘 등장하는 시점에 이르렀다. 여기서 지난 10여년간의 브릿팝의 지형도를 한번 그려보는 것도 괜찮을 듯한 생각이 든다. 브릿팝의 등장부터 몇가지 중요한 이슈를 중심으로 얘기를 진행해 나갈 계획이며 부득이하게 언급하지 못하거나 일별하고 넘어간 부분들, 브릿팝씬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나 국내에 전혀 소개가 되지 않은 밴드에 대한 무시 등 미처 다루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독자의 이해를 구할 따름이다.
브릿팝이란?
많은 사람들이 제작년도 1990년대, 영국산 음악을 가리켜 '브릿팝(Brit-Pop)'이라 통칭하는 것 같다. 그러나 스파이스 걸스(Spice Girls)를 브릿팝류에 포함시키는 것이 망설여는 것처럼 브릿팝에 대한 소개를 하자면 먼저 몇가지 세부적인 사항을 살피면서 협의의 개념 정의를 내리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듯하다.
무엇보다도 용어에서 풍기는 느낌 그대로 브릿팝은 기존의 록/팝, 록비트/댄스비트 같은 이분법적인 구분을 무용하게 만든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미국 록씬에서 록의 진정성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과 반추를 하는 것에 비해 영국의 록음악은 록과 팝의 접목에 대한 알레르기가 훨씬 덜해 보인다. 쉽게 말해 브릿팝은 이런 관용(?)적인 분위기의 영국에서 발화한 팝스타일의 록음악인 것이다. 아니 오히려 팝음악에 가깝다고도 할 수 있는데 밴드의 구성은 전형적인 록밴드의 형태를 취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특히 기타와 보컬이 중심인 기타팝(Guitar Pop) 밴드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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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r](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changgo.com%2Fpast%2Ffocus%2F19990930%2Fz_image%2Ffocus_britpop02_1.jpg) | 둘째 브릿팝 밴드들은 비틀즈(The Beatles)와 롤링 스톤즈(Rolling Stones) 등의 사운드를 발전적으로 비판, 계승하는 복고지향적인 특징을 드러내며 이 과정에서 펑크, 뉴웨이브, 모드, 슈가록, 글램록, 사이키델릭록, 프로그레시브록, 인디록 등 영국 록음악의 모든 지류들을 섭렵, 음악적인 폭을 더욱 확장시켰다. 기타라는 복고적이고 관습적인 악기와 친근하고 대중적인 멜로디야말로 브릿팝 밴드들의 공통분모라 할 수 있다. 음악적인 특성을 좀 더 따져본다면 기타 위주의 악곡 전개이기 때문에 비교적 전자음악적인 특징, 이를 테면 드럼 머신이나 신디사이저 등은 가급적 자제하는 경우가 많으며 화려한 멜로디 라인과는 대조적으로 4/4박자 같은 단순한 리듬을 따라간다. 또 세븐스, 나인스 코드 등 다채로운 화성을 구사한 비틀즈의 방법을 계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개 전통적이고 획일적인 코드 진행을 보인다. 한편 얼터너티브 뮤지션을 비롯한 대다수 록뮤지션들이 '스타'라고 불리워지는 것을 꺼리는데 반해 브릿팝 밴드들은 '팝스타'로 성공하고 싶어하는 심중을 거리낌없이 미디어를 통해 드러내곤 한다. 캐치한 멜로디의 훅이 강한 싱글 음반 발매를 즐겨하는 것도 이들의 공통점이다. 참고로, 비틀즈 사운드의 계승과 대중성을 지향하는 비영국 출신의 밴드들, 이를 테면 독일 출신의 풀스 가든(Fool's Garden)같은 밴드도 브릿팝에 포함시킬 수 있다. 넓은 의미에서 브릿팝은 90년대 모던록 가운데에서 영국적인, 특히 비틀즈적인 멜로디와 악곡구조, 분위기를 연출하는 모든 음악을 아우른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브릿팝은 근래 미국에게 빼앗긴 록음악의 주도권을 탈환하려는 영국인과 영국언론의 자존심의 실체라고 할 수 있다. 비틀즈(The Beatles)와 롤링 스톤즈(Rolling Stones)를 필두로 60년대에 대대적인 '브리티쉬 인베이전(British Invasion)'을 감행했던 영국록의 영화는 80년대 MTV를 통한 물량공세(MTV의 초창기에는 영국 뮤지션들의 뮤직비디오가 미국의 것에 비해 수적으로 완전히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듀란 듀란(Duran Duran), 스팬다우 발레(Spandau Ballet), 휴먼 리그(Human League) 등이 주도했던 뉴로맨틱(New Romantics) 붐, 85년 전세계로 위성중계됐던 '라이브 에이드(Live Aid)' 등을 통해 다시 화려하게 개화하는 듯했다. 그러나 제2차 브리티쉬 인베이전은 짧은 기간 불타올랐다가 사그러들었고 90년대 초엽에는 미국의 시애틀에서 형성된 광포한 그런지(Grunge) 열풍이 전세계 록씬을 엄청난 속도로 잠식해 들어갔다. 그런지 사운드로 대표되는 얼터너티브의 파급력이 어찌나 대단했던지 수십년간 전세계 록음악의 계보를 틀어쥐고 있던 영국록의 전통도 맥을 못 출 정도였다. 바로 그런 상황에서 기사회생(영국의 입장에서)의 불씨처럼 반짝이기 시작한 것이 브릿팝이었다. 이 새로운 스타일의 세력권이 점차 확산되자 '3차 브리티쉬 인베이전'이 도래했다고 입을 모은 일부 평론가들이 영국에서 발현된 음악이라는 점에 착안해 '브릿팝'이란 이름표를 달아준 것이다(브릿팝의 발아기였던 90년대 초반에는 새로운 뉴웨이브 스타일이란 의미에서 '뉴웨이브의 뉴웨이브(New Wave Of New Wave)'라는 용어로 잠시 불린 적이 있다).
이 일련의 과정에는 영국록의 자존심을 사수하려는 애국적인 영국언론의 절대적인 지지가 깊숙이 개입돼 있었다. 엄밀한 의미에서 최초의 브릿팝 밴드라고 할만한 영국 최고의 스타 밴드 스웨이드(Suede)는 정규 앨범을 발매하기도 전에 영국 언론의 엄청난 찬사를 받으면서 브릿팝 붐의 주역이 되었으며 이후 차례로 등장한 블러(Blur), 오아시스(Oasis) 등에 대한 영국인과 영국언론의 갈채는 상당 부분 자아도취적인 면이 없지 않았다. 이런 면을 볼 때 브릿팝 밴드 가운데 미국 시장 진출에 성공한 밴드는 그리 많지 않지만 사실 이들은 미국인들의 인정에 목을 맬 필요가 별로 없을 만큼 느긋한 상황에 놓여있다고도 할 수 있다. 대부분의 브릿팝 밴드들은 영국에서는 절대적인, 유럽과 아시아권에서는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미국의 얼터너티브에 대한 맞불작전으로 기세 등등하던 브릿팝이 90년대 후반기에 접어들면서부터 점차 열세에 몰리는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산뜻한 충격으로 다가왔던 사운드는 매너리즘에 빠진 듯하고 복고주의를 기저에 깐 진보성은 정신이라는 알멩이는 빠진 채 형식의 껍데기만 부풀어 공허해 보인다. 대표적인 브릿팝 밴드 가운데 하나인 블러(Blur)의 데이먼 알반(Damon Albarn)은 지난 97년 '브릿팝은 죽었다'고 선언했을 정도이다.
과연 브릿팝은 회생 불가능의 빈사상태에 빠진 것일까. 많은 사람들이 이런 질문에 고개를 끄덕거릴는지 모르겠지만 상황이 그렇게 비관적으로 보이는 것만은 아니다. 다양한 개성과 독창성을 갖춘 신진 밴드들이 속속 등장하며 브릿팝의 명맥을 탄탄하게 이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자, 그러면 지금부터 브릿팝의 태동기부터 쇠퇴기(?)에 접어든 99년 현재, 그리고 가능하다면 미래까지 순차적으로 짚어가며 대표적인 브릿팝 밴드와 앨범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맨체스터 사운드 붐
80년대 말부터 영국의 맨체스터 지방에서는 댄서블한 비트와 록음악을 결합한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흔히 맨체스터 사운드(Manchester Sound) 혹은 매드체스터 사운드(Madchester Sound)라고 부르는 이 스타일은 스미스(The Smiths), 뉴 오더(New Order), 제임스(James)등 맨체스터에서 태동한 다양한 밴드들의 음악을 계승하는 성격이 짙으며 이 부류에 속하는 밴드들을 배기 밴드라고 불렀다. 댄스음악의 그루브함을 갖추고 있어 클럽에서 특히 환영받았으며 리듬에 주눅들지 않는 뛰어난 멜로디도 함께 갖추고 있어 감상용으로도 손색없었던 이 배기씬의 주역으로는 스톤 로지스(Stone Roses), 해피 먼데이스(Happy Mondays), 인스피럴 카펫츠(Inspiral Carpets) 등이 있다. 이들이 시도했던 댄스음악과 록음악의 접붙이기는 90년대 초반 등장한 브릿팝과 과거 영국록의 전통간에 교두보 역할을 했다. 90년대 초반에는 맨체스터 4인방 중 하나인 샬라탄스(The Charlatans)가 [Some Friendly](90)라는 앨범으로 데뷔하는가 하면 96년에 해체한 라이드(Ride),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풍의 사이키델릭한 분위기를 풍기는 트랜스 팝밴드 부 래들리스(The Boo Radleys) 등이 주가를 올리기 시작하다가 브릿팝이 화려하게 만개하는 90년대 중반 즈음해서는 대부분 비틀즈를 지향하는 복고적인 팝스타일로 변모해간다. 초기 브릿팝 밴드라고 할 수 있는 이들은 이후에도 꾸준한 활동을 통해 브릿팝씬을 이끌어갔다.
The Stone Roses / The Stone Roses (89) ♪추천곡 : Don't Stop · Shoot You Down · This Is The On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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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언론으로부터 걸작이라는 평가를 받은 스톤 로지스의 셀프 타이틀 데뷔 앨범이다. 앨범 발표 당시 라인업은 이언 브라운(Ian Brown 보컬, 작곡), 존 스콰이어(John Squire 기타), 레니(Reni 드럼), 개리 마운필드(Gary Mounfield 베이스)로 구성되어 있었다. 맨체스터 사운드의 특징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 이 앨범은 서정적이고 캐치한 멜로디, 비틀즈적인 분위기에 지극히 대중적인 취향에 접합하면서도 'I Am The Resurrection'같은 8분여에 달하는 대곡을 등장시키기도 하는 등 인디적인 면모도 함께 보여주었다. |
Charlatans UK / Some Friendly (90) ♪추천곡 :You're Not Very Well · The Only One I Know · The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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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서블한 리듬 위에 얹힌 팝적인 멜로디, 60년대를 연상시키는 고풍스런 올갠 사운드, 간간히 눈에 띄는 도취적인 사이키델리아 등을 담고있던 샬라탄스의 음악은 맨체스터 붐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갔으며 이 인상적인 데뷔앨범은 영국차트 1위에 올랐다. 이들은 [Between 10th And 11th](92), [The Charlatans](95) 등의 수작들을 비롯해 베스트앨범 [Melting Pot](97)을 계속해서 발표하며 브릿팝씬을 주도해 나갔다. 본작을 발표하기 직전 미국에 동일한 이름의 밴드가 있다는 것을 알고 밴드명을 'Sharlatans UK'라고 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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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piral Carpets / Devil Hopping (94) ♪추천곡 : I Want You · Party in The Sky · Saturn 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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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피럴 카펫츠는 해피 먼데이스처럼 사이키델릭한 면도, 스톤 로지스처럼 클랙식한 면도 지니고 있지 않지만 뛰어난 잼연주력과 빼어난 멜로디 라인을 갖춘 맨체스터 사운드의 핵심적인 밴드 가운데 하나이다. 본작은 이들이 구식의 댄스풍 사운드를 탈피해 새로운 실험을 재개하기 시작한 3집 [Revenge Of The Goldfish](92)의 연장선상에 있는 앨범으로 풍부하고 다채로운 음감이 넘친다. 폴(The Fall)에서 활동했던 마크 E. 스미스(Mark E. Smith)와 듀엣으로 부른 'I Want You'나 제임스 딘, 리버 피닉스, 재니스 조플린 등 요절한 영화배우·뮤지션들과 천국에서 파티를 벌인다는 황당한 소재를 다룬 'Party in The Sky'같은 곡들이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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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이드, 그 관능적인 퇴폐미
91년도에 너바나(Nirvana)의 [Nevermind]가 발매되면서 전세계 음악계는 지금까지도 혼미한 상태에서 깨어날 수 없을 만큼 강렬한 일격을 당했다. 영국 차트 또한 얼터너티브에 맥없이 무너져가자 영국은 이 상황을 타개할 만한 돌파구가 절실해졌다. 그때 그야말로 혜성처럼 등장한, 혹은 미디어의 가시권에 절묘하게 잡힌 밴드가 바로 스웨이드였다. 이들은 [Metal Mickey]와 [Animal Nitrate]라는 두 장의 싱글만으로 92년 최고의 신인 밴드로 떠올랐고 보컬인 브렛 앤더슨(Bret Anderson)의 주도로 형성되는 뭐라 형용하기 힘든 끈적한 퇴폐미는 전영국을 일순간에 마비시켰다. 이듬해 발표한 데뷔앨범 [Suede](93)는 오아시스의 데뷔앨범이 발표되기 전까지 영국에서 가장 빨리 팔린 데뷔앨범이라는 기록을 유지했다. 스웨이드가 불을 당긴 브릿팝의 열기는 '미친 거리의 전도사들'을 자처한 신예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Manic Street Preachers)의 데뷔를 비롯해 큐어(Cure), 샬라탄스, 펄프(Pulp), 인스피럴 카펫츠, 라이드 등 커리어를 쌓아가던 기존의 밴드들에 의해 충실하게 이어졌다.
Suede / Suede (93) ♪추천곡 : So Young · Animal Nitrate · Drowners · Metal Micke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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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렛 앤더슨의 보컬과 버나드 버틀러(Bernard Butler)의 기타가 마치 이중창을 하듯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스웨이드의 데뷔앨범. 비음 섞인 앤더슨의 독특한 창법은 듣는 사람을 늪속으로 끌어당기듯 헤어나오기 힘든 관능적인 매력을 발산하고 있으며 멜로디 라인은 환상적으로 빼어나다. 70년대 글램록적인 분위기를 이어받아 성적인 농염함이 느껴지는 발군의 데뷔작. 발매와 즉시 영국차트 1위에 진입했다. |
Suede / Dog Man Star (94) ♪추천곡 : We Are The Pigs · Heroine · New Generation · The asphalt Worl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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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폐적인 우울함의 농도가 더욱 짙어진 스웨이드의 2집은 앨범 전체가 하나의 테마로 연결된 듯이 유기적인 전개를 보여준다. 약물의 기운이 체감되는 'Heroine'과 앨범의 첫 싱글인 'We Are The Pigs', 블루스풍의 대곡 'The Asphalt World' 등에서는 가공할 만한 처연함이 배어나온다. 앨범 발표 직전 버나드 버틀러가 탈퇴하면서 'The Power'같은 곡은 브렛 앤더슨이 직접 어쿠스틱 기타를 연주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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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ede / Coming Up (97) ♪추천곡 : Trash·Filmstar · By The Sea · She · Beautiful Ones · Satruday Nigh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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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집 이후 3년만에 발표한 [Coming Up]은 앨범 타이틀처럼 늪속에 가라앉아있던 스웨이드의 퇴폐적인 아름다움이 발랄한 감성으로 대치되며 스웨이드 제2기의 개막을 선언한 작품이다. 버틀러의 뒤를 이은 새 기타리스트 리처드 옥스와 키보디스트 닐 코들링을 영입해 라인업을 재정비한 이들은 앨범 전체를 마치 하나의 곡같은 느낌으로 테마를 전개시킨 2집과는 상반되게 본작에서는 마치 베스트 앨범처럼 산뜻하고 감미로운 트랙들로 채워넣었다. 특유의 에로틱한 개성이 약간 바랜 것이 아닌가 하는 기존 스웨이드 팬들의 우려도 있었지만 멜로디의 흡인력과 앤더슨의 전율적인 보이스 칼라는 여전하며 스웨이드 앨범 중 가장 대중친화적이다. |
Suede / Sci-Fi Lullabies (97) ♪추천곡 : My Insatiable One · Killing of A Flash Boy · Europe Is Our Playground · Every Monday Morning Comes · Young Men · Sadie· Graffiti Women · Duches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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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작은 [So Young]에서부터 최근의 [Filmstar]까지 스웨이드가 발매한 13장의 싱글들에 수록됐던 B-Side곡들을 모아놓은 더블 앨범이다. 우수어린 로맨티시즘과 우아한 퇴폐미가 압권이었던 1∼2집을 거쳐 밝고 건조한 감수성이 느껴지는 3집으로의 변천과정을 한눈에 일별할 수 있다. 싱글 발매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국내 여건상 이런 싱글 모음집은 빼놓을 수 없는 콜렉터 아이템이 아닐 수 없다. 정규앨범 못지않은 27곡의 수준작들을 수록해 평론가들로부터도 호평받았다. |
Suede / Head Music (99) ♪추천곡 : Electricity · Savoir Faire · Can't Get Enough · Down · He's Gon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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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모로 3집과 유사한 사운드를 들려주는 [Head Music]은 밴드가 야심차게 내놓은 싱글 'Electricity'와 'She's Fashion'을 비롯해 스웨이드의 가장 큰 매력인 아름다운 멜로디가 전곡을 감싸고 있다. 특히 'Down', 'He's Gone' 등에서는 시적이고 탐미적인 스웨이드의 로맨티시즘이 뚜렷하게 드러나며 브렛 앤더슨의 작곡 파트너로 떠오른 키보디스트 닐 코들링의 재능도 여러 곡에서 발견된다. 전작들에 비해 일렉트로닉한 어프로치가 한층 강화됐고 몇몇 곡에서는 로우 파이로 녹음한 듯한 효과도 만날 수 있다. 쿨하고 모던한 감각, 짜임새있는 구성은 다양하고 실험적인 사운드 메이킹으로 더욱 빛을 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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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ic Street Preachers / Generation Terrorists (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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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크 노선을 견지한 신진 밴드답게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의 데뷔앨범은 그런지에 도전장을 내밀 듯 공격적인 밀어붙이기식 사운드를 전개하고 있다. 그린 데이(Green Day)나 오프 스프링(Off Spring)으로 대변되는 네오 펑크와 달리 전통적인 펑크 정신에 가까운 이들의 음악에는 제법 비판적인 메시지가 담겨있으며 경쾌하고 격렬한 펑크적 사운드에 쉽게 몰입케 만드는 만만치 않은 패기가 넘친다. 데뷔작인 만큼 약간은 다듬어야 할 부분도 눈에 띄지만 앨범 타이틀인 'Generation Terrorists'가 이후 이들의 닉네임이 되었을 만큼 자신들만의 음악적 틀을 견고하게 세워놓았다. |
Manic Street Preachers / Everything Must Go (96) ♪추천곡 : A Design For Life · Everythign Must Go · Small Black Flowers That Grow in The Sk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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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앨범 [Generation Terrorists](92)에서 보여주었던 격렬함은 4집 앨범 [Everything Must Go]에 이르러 보다 유연해지고 여유로워진 모습으로 변모했다. 멜로딕해진 분위기와 오케스트레이션 효과까지 집어넣을 만큼 다양한 시도를 아끼지 않으며 초창기 무조건 몰아부치던 사운드가 완전히 무르익어 노련미로 포장되었다.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의 앨범 중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한 작품이기도 하다. 매너리즘에 빠지는 대신 매작품마다 가시적으로 발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흔치않은 밴드 가운데 하나이다. |
라디오헤드, Creep의 벽을 넘어
![Radiohead](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changgo.com%2Fpast%2Ffocus%2F19990930%2Fz_image%2Ffocus_britpop05.jpg)
92년을 스웨이드가 뜨겁게 달구었다면 93년도는 라디오헤드(Radiohead)라는 걸출한 밴드가 출범한 해로 기억해야 할 것 같다.너바나의 'Smells Like Teen Spirit'와 쌍벽을 이룰만큼 전세계 젊은이들을 단숨에 사로잡은 'Creep'의 주인공 라디오헤드는 그러나 이 불세출의 명곡으로 인해 오랜기간 고통을 당해야 하는 아이러니의 당사자이기도 하다. 여기서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 라디오헤드를 가리켜 얼터너티브 밴드라고 규정하는 평자들도 많은 상황에서 돌연 라디오헤드를 브릿팝 밴드로 소개하는 것을 의아하게 여길 사람들도 많으리라는 우려 때문이다. 사실 그런지풍의 노이즈로 가득한 사운드나 언론 노출을 꺼리는 멤버들의 태도를 볼 때 라디오헤드는 여느 브릿팝퍼들과는 사뭇 달라 보인다. 팝이라기보다는 (얼터너티브)록에 훨씬 무게중심이 쏠려있는 것이다(바로 이런 점 때문에 그런지에 체질적인 반감을 가지고 있던 영국의 미디어들은 처음에 라디오헤드를 철저히 무시해버리기도 했었다). 하지만 라디오헤드는 그런지 밴드들의 일관된 특성인 '자기 혐오적 정서'와 '반스타 윤리 강령'과 거리를 두고 있는 것이 사실이며 사운드의 일단에서는 분명 영국적인 색채를 어렵지않게 발견할 수 있다. 게다가 이들은 미국에서는 얼터너티브하게 수용되었지만 영국에서는 브릿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형편이므로 일단은 라디오헤드를 얼터너티브적인 분위기를 강하게 띤 브릿팝 밴드로 (보류)판정을 내리기로 했다.
다시 'Creep'의 얘기로 돌아가보자. 데뷔앨범[PabloHoney](93)에 수록된 'Creep'은 먼저 미국에서 열광적인 반응을 끌어낸 후 역으로 영국에 알려진 곡이다. 이 곡을 둘러싼 떠들썩함이 어찌난 굉장했던지 라디오헤드는 한동안 'Creep을 부른 밴드'라고 알려졌을 정도이다. 지나친(?) 성공의 후유증으로 멤버들은 심한 중압감에 시달려야 했다. 1집에 비해 음악적인 완성도가 더 높은 [The Bends](95)를 내놓을 때도 사람들은 여전히 'Creep'과 유사한 곡만을 원했던 것이다(멤버들이 자신들의 노래 중 'Creep'을 가장 싫어하는 심정을 이해할 만 하다). 그들의 발목을 부여잡고 놓아주지 않던 'Creep'의 그림자는 다행히 3집 앨범 [OK Computer](97)를 내놓았을 때 자취를 감추었다. 국내에서는 그리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라디오헤드의 독자적인 암울한 서정성을 확립한 이 앨범은 90년대를 빛낸 명반 가운데 하나로 인식되고 있으며 그해 그래미 어워드에서 '올해의 앨범'에 노미네이트 되었고 '베스트 얼터너티브 퍼포먼스' 부문을 수상했다.
라디오헤드 외에도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의 [Gold Against The Soul](93), 부 래들리스의 [Giant Steps](93), 제임스의 [Laid](93), 틴에이지 팬클럽(Teenage Fanclup)의 [Thirteen](93), 에코벨리(Echobelly)의 데뷔앨범 [Everybody's Got One](94), 엘라스티카(Elastica)의 데뷔앨범 [Elastica]등 브릿팝계를 풍성하게 한 수준작들이 계속해서 영국차트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그중에서도 전세계의 이목을 끈 것은 블러의 3집 [Parklife]와 오아시스(Oasis)의 데뷔였다.
Radiohead / My Iron Lung (94) ♪추천곡 : The Trickster · Puncharunk Lovesick Singalong · Creep(Acousti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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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ep'으로 전세계적인 지명도를 획득한 라디오헤드가 2집 발표전에 내놓은 EP. 그러나정규앨범 못지않은 8곡이 수록돼 있으며 마지막 트랙으로 실린 어쿠스틱 버전의 'Creep'이 매우 색다른 감흥을 준다. 이 곡외에 나머지는 모두 신곡으로 구성됐으며 60년대 사이키델릭 사운드를 도입한 아름다운 발라드 'Puncharunk Lovesick Singalong'과 열정적인 얼터너티브를 맛볼 수 있는 'Permanent Daylight' 등이 인상적이다. |
Radiohead / The Bends (95) ♪추천곡 : High And Dry · Fake Plastic Trees · Just · My Iron Lung · Street Spirit(Fade ou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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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헤드 마니아 사이에서 가장 인기있는 본작은 [Pablo Honey]의 부족한 면을 많이 보완해 완성도를 높였다. 톰 요크(Thom Youk)의 카리스마적인 보컬이 한결 다듬어졌고 노이즈가 가미된 사운드 메이킹과 작곡의 역량도 더욱 커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Creep' 한곡으로 울궈먹는 밴드라느니, 반짝스타라느니 하는 말은 더 이상 이들을 옭아맬 수 없음을 보여준 작품. EP [My Iron Lung]의 타이틀곡을 포함한 다섯곡이 싱글 커트됨으로써 라디오헤드의 진가가 본격적으로 발휘되는 계기가 되었다. |
Radiohead / OK Computer (97) ♪추천곡 : Paranoid Android · Subterranean Homsick Alien · Exit Music · No Surpris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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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적이고 암울한 현실에 대한 라디오헤드의 비관적 정서와 비판의식이 담긴 [OK Computer]는 밴드에게 그래미 트로피를 안겨준 작품으로 1년동안 멤버 전원이 자유롭고 독창적인 작업을 통해 완성했다. 전작들에 비해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진하게 차용하고 있으며 전자 오케스트레이션을 연상시킬 만큼 클래식한 분위기가 돋보인다. 전곡에서 현실도피적이고 절망적인 공허감이 발산돼 듣는 사람을 한없는 나락으로 빠트리는 듯한 몽롱함이 특징.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의 엔딩 크래딧으로 작곡한 'Exit Music'과 극적 전개가 뛰어난 'Paranoid Android'는 앨범의 백미이다. 가장 대중적으로 어필한 달콤한 발라드 'No Surprise'도 주목할 만하다. | 블러 VS 오아시스
94년은 영국내에서 블러와 오아시스의 불꽃튀는 라이벌전이 펼쳐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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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음악적인 면을 엄밀히 따져본다면 글쎄 어쩐지 블러의 손을 들어주어야 할 것 같다. 그간 오아시스가 발표했던 음반들이 발전적인 지향점을 갖고 있었다기보다 그 노래가 그 노래같이 느껴질 만큼 자신의 음악을 확대 재생산하는 경향이 짙은 반면 블러는 [Parklife]의 성공 이후 언론에 의해 조장된 오아시스와의 묘한 라이벌 의식과 팬들의 시선을 떨쳐버리고 조용히 다음 앨범 작업에 착수했으며 오아시스의 승승장구에 밀려 평가절하된 4집 [The Great Escape](95)를 거쳐 셀프타이틀 앨범 [Blur](97)를 발표하면서 밴드의 색깔을 확실히 바꾸려는 시도를 감행한다. 그들은 이제 더 이상 브릿팝이란 장르에만 갇혀있기를 거부했으며(이것은 여러 인터뷰에서 데이먼 알반이 노골적으로 밝혀온 부분이다) 이런 밴드의 소망은 그동안의 밝고 모던한 사운드를 버리고 [Blur]에 얼터너티브 색채를 덧바름으로써 어느 정도 인정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99년도에 발표한 최근작 [13]에서 이런 경향은 더욱 격렬해진 노이즈 사운드와 침울한 분위기, 거친 사운드 이펙트 등으로 깊이를 더하고 있다. 이런 시도가 기존의 블러팬들과 평론가들에게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질는지는 현재 진행의 상황이므로 섣불리 판단할 수가 없을 것 같다.
Blur / Parklife (94) ♪추천곡 : Girls & Boys · End of A Century · To The End · Jubilee · This Is A Low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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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팝의 모범답안이라고 할만한 앨범. 그런지의 유행을 타고있던 음악팬들에게는 조금 가벼운 뉴웨이브 사운드 정도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겠지만 도시적인 모던함과 영국 젊은이들의 평범한 일상을 비틀즈식 코러스, 댄스팝과 일렉트로닉의 적절한 매치 등 다양한 스타일로 상쾌하게 표현해냈으며 블러 특유의 유머러스함도 즐길 수 있다. 94년 영국 차트 정상에 올랐으며 유럽과 아시아에 블러의 이름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된 작품이다. |
Blur / Blur (97) ♪추천곡 : Beetlebum · Song 2 · Country Sad Ballad Man · You're So Great · I'm Just A Killer For Your Lov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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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 특유의 밝고 도시적인 감성과 쿵짝거리는 사운드는 간데없고 앨범 전체를 얼터너티브적인 노이즈와 나른함이 뒤덮고 있다. 연주 스타일도 영국적이라기 보다는 미국식 로큰롤에 더 밀착돼 있는 듯하다. 미국 인디 록음아계의 거물 소닉 유스와 페이브먼트가 제작에 참여한 사실이 뚜렷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어떤 면에선 데뷔 앨범 [Leisure](91)에서 추구했던 차분한 사운드로 돌아간 듯 보이기도 한다. 이 앨범으로 블러는 더 이상 '브릿팝'이라는 용어로 한정되기를 거부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밴드'임을 증명했다. 경쾌한 팝센스는 한발 물러섰지만 좋은 멜로디가 대중에게 어필한다는 사실만큼은 잊지 않았다. |
Blur / 13 (99) ♪추천곡 : Tender · Coffee & TV · B.L.U.R.E.M.I · Battl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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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대 모드를 90년대에 재현시키며 쿨한 사운드로 영국 젊은이들을 사로잡았던 블러는 5집 [Blur]에서부터 브릿팝에서 벗어나기를 시도했었다. 5집의 연장선상에 있는 본작은 더욱 어둡고 혼탁한 노이즈 사운드와 인디록적인 분위기로 점철돼 있다. 기존의 블러팬들로서는 상당히 당황할 만하지만 마돈나(Madonna)의 [Ray of Light]를 프로듀스한 윌리엄 오빗(Willam Orbit)의 솜씨와 시간이 지날수록 뚜렷하게 성숙해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블러의 음악성이 만나 세련된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로우 파이(Low-Fi)로 제작한 듯 거칠고 강렬한 기타 리프와 다채로운 이펙트가 감상 포인트. CD-Rom 형식으로 제작해 밴드의 오디오 인터뷰와 사진, 디스코그래피가 곁들여져 있으며 멤버들의 목소리로 각 트랙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 |
Oasis / Definitley Maybe (94) ♪추천곡 : Rock 'n' Roll Star · Supersonic · Cigarettes & Alcohol · Married with Childre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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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적인 '3차 브리티쉬 인베이전'의 신호탄이 된 오아시스의 데뷔앨범이다. 본작은 팝과 록큰롤의 결합이라는 브릿팝의 명제를 뚜렷하게 보여주었으며 노엘 갤러거(Noel Gallagher)의 뛰어난 송라이팅과 강력한 기타 플레이, 리암 갤러거(Liam Gallagher)의 프로페셔널한 보컬이 돋보인다. 전체적으로 밝고 경쾌한 분위기에 빼어난 멜로디 라인, 정통 록큰롤적인 어프로치를 느낄 수 있다. 당시 영국내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며 스타로 자리매김하고 있던 블러를 심각하게 위협하기 시작한 작품이다. |
Oasis /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 (95) ♪추천곡 : Roll with It · Wonderwall · Don't Look Back in Anger · She's Electric · Champagne Supernov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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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의 최대 히트작이자 '브릿팝의 제왕'이라는 호칭을 안겨준 앨범. 수록곡 중 버릴게 하나도 없을 만큼 전곡이 빼어나다. 한 번 들으면 귀에 익어버릴 만큼 흡인력있는 멜로디가 일품이다. 비틀즈의 멤버였던 조지 해리슨(George Harrison)의 곡명을 빌어온 'Wonderwall'은 빌보드 싱글차트 6위에 올랐고 리암 대신 노엘이 보컬을 맡은 슈가팝 'Don't Look Back in Anger'는 전세계적으로 스매쉬 히트를 기록했다. 7분여에 달하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은 서정적인 발라드 'Champagne Supernova'도 매력적이다. |
Oasis / Be Here Now (97) ♪추천곡 : D'You Know What I Mean? · Stand by Me · The Girl in The Dirty Shirt· Don't Go Away · All Around The Worl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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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집과 매우 유사한 분위기지만 좀 더 대중적인 감각이 더해진 본작은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에 비해 전체적인 구성미가 약간 떨어지는 감이 있으며 헤비메틀이 연상될 정도로 강력한 몇몇 곡에서는 에너지가 과도하게 넘친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툴툴거리듯 내뱉는 리암의 보컬과 노엘의 송라이팅은 여전히 빛나고 있으며 섹스 피스톨즈(Sex Pistols)를 떠오르게 하는 펑크적인 사운드와 명백히 비틀즈적인 스타일, 그리고 냉소적인 비틀림이 공존하고 있어 매력적인 작품이다. 그러나 다음 앨범에서는 뭔가 변화된 음악을 기대하고 싶어지기도 한다. | 쿨라 셰이커, 브릿팝의 구원투수
1990년대 중반은 브릿팝의 피크기였다. 오아시스, 블러, 라디오헤드 등 굵직한 스타들의 수작들이 쏟아졌고 오아시스와 블러의 타의에 의한 유혈경쟁 사이로 관록의 그룹 펄프(Pulp), 버브(The Verve) 등도 신보를 선보이며 영국 차트 정상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다. 그러나 95∼97년을 지나면서 브릿팝의 열기는 점점 사그러들기 시작한다. 맨체스터 사운드 붐을 일으켰던 스톤 로지스나, 해피 먼데이스 등은 뿔뿔이 흩어지는 길을 택했고 오아시스는 침묵했다. 브릿팝의 복고주의는 이제 한물 간 듯 취급되고 얼터너티브조차 서서히 침몰하는 분위기 속에 세기말 사조라는 테크노가 수면위로 부상한 것이다. 이 무렵 쿨라 셰이커(Kula Shaker)라는 독특한 그룹이 데뷔앨범 [K]로 브릿팝씬을 두드렸다. 이들은 동양적인 신비주의에 입각한 인도풍 음악으로 승부수를 던졌는데 뜻을 알 수 없는 힌두교의 경구를 노랫말로 삼은 'Govinda'와 'Tattva'같은 곡이 세계적으로 히트하며 무서운 신인으로 등장했다. 물론 조지 해리슨(Goerge Harrison)이나 지미 페이지(Jimmy Page), 산타나(Santana), 레드 제플린(Led Zeppelin)등 많은 뮤지션들이 인도로 향한 길을 먼저 걸어간 바 있다. 그러나 지금은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쿨라 셰이커의 주술적인 오리엔탈 사운드는 매우 신선한 것이었다. 일부에서는 쿨라 셰이커를 가리켜 '브릿팝의 대안'이라는 말까지 서슴치 않았으며 60년대 사이키델릭한 사운드를 계승한 몽롱하고 환각적인 이들의 음악은 '네오 사이키델릭'으로 명명되었다.
Kula Shaker / K (96) ♪추천곡 : Hey Dude · Temple Of Everlasting Light · Govinda · Tattva Grateful When You're Dead/Jerry Was The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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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키델릭과 펑크의 영향이 강하게 느껴지는 쿨라 셰이커의 데뷔작으로 신인답지 않은 완성도와 뛰어난 작곡 역량이 배어나온다. 회오리처럼 휘몰아치는 강렬한 기타 리프와 시타와 셰나이 등 인도 전통악기의 울림, 뜻을 알 수 없는 힌두어를 읊어대는 크리스피언 밀스(Crispian Mills)의 개성있는 보컬이 멋지다. '진실'이라는 뜻의 'Tattva'와 가사 전체를 힌두어로 부른 'Govinda' 등이 크게 히트했으며 그레이트풀 데드(Greatful Dead)의 제리 가르시아(Jerry Garcia)에게 헌정한 'Grateful When You're Dead/Jerry Was There'라는 곡은 가르시아가 죽기전에 발표한 곡이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
Kula Shaker / Peasants, Pigs & Astronauts (99) ♪추천곡 : Great Hosannah · Mystical Machine Gun · Radhe Radhe · Shower Your Love · Namami Nanda Nand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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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다라 문장의 오해로부터 비롯한 한바탕의 신나치주의자 소동으로 정신적 방황을 겪은 쿨라 셰이커가 오랜 인도여행을 마치고 99년 발표한 신보이다. 정신없이 휘몰아치던 1집의 파워를 유연하고 절제된 형식으로 매끄럽게 다듬은 점이 눈에 띄며 인도적인 냄새는 더욱 짙어졌다. 그들 특유의 인도풍 사운드는 'Radhe Radhe', 'Namami Nanda Nandana'에서 가장 진하게 느낄 수 있으며 사이키델릭한 노이즈에 취할 수 있는 '108 Battles (of The Mind)', 인도와 영국적인 분위기를 함께 느낄 수 있는 'Great Hosannah' 등도 주목할 만하다. |
Pulp / Different Class/Second Class (96) ♪추천곡 : Mis Shapes · Common People · Disco 2000 · Mile End · The Babysitt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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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1년 데뷔한 펄프는 94년 메이저 데뷔 앨범 [His 'N' Hers]로 큰 인기를 끌며 대표적인 브릿팝 밴드 가운데 하나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본작은 96년에 발표한 [Different Class]와 영화 [트레인스포팅]에 삽입되었던 'Mile End'를 포함한 9트랙짜리 CD를 합친 더블 앨범이며 콜렉터 아이템으로 권할 만하다. 수록곡마다 펄프 특유의 퇴폐적인 감성과 화려함을 느낄 수 있다. 드럼 비트가 댄서블한 느낌을 강조하는 메가 히트곡 'Disco 2000'과 'Common People'등 대형 싱글이 가득한 [Different Class]는 펄프를 오아시스에 이어 브릿팝씬의 정상에 올려놓았던 수작이다. 두 번째 CD의 수록곡들도 CD1에 못지않은 내용물을 담고 있다. |
Pulp / This Is Hardcore (98) ♪추천곡 : Dishes · Help The Aged · This Is Hardcore · Sylvi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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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의 프론트맨인 러셀 시니어(Russell Senior)의 탈퇴 등 악재가 겹치면서 떠돌기 시작한 밴드 해체 루머를 불식시키며 펄프는 15년 관록을 증명하는 본작을 지난 해 발표했다. 피아노 선율이 서정적인 'Help The Aged', 펄프의 관능적인 면모를 느낄 수 있는 'Sylvia'를 비롯해 사이키델릭의 영향이 감지되는 몽환적인 타이틀곡 'This Is Hardcore'등 이전의 댄서블한 그루브감은 엷어졌지만 음악적으로 더욱 무르익어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어딘지 금속성이 묻어나는 자비스 코커(Javis Cocker)의 냉소적인 보컬도 매력적이다 |
The Verve / Urban Hymns (97) ♪추천곡 : Bitter Sweet Symphony · The Drugs Don't Work · Space And Tim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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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년 영국 전역에는 버브의 'Bitter Sweet Symphony'가 울려퍼졌다. 그동안 어지럼증을 동반한 환각적이고 내향적인 음악을 만들어오던 버브는 본작을 통해 좀더 대중적이고 주류 브릿팝적인 스타일로 변모했으며 브릿팝 어워드 3개 부문을 석권하는 성과도 얻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두 번째 싱글 'The Drugs Don't Work'가 국내에서 금지당하면서 버브가 이 앨범의 한국 발매를 아예 거절해버림으로써 [Urban Hymns]를 라이센스로 만나는 것은 당분간(?) 어려울 것 같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세련된 오케스트레이션이 도입된 스매시 히트곡 'Bitter Sweet Symphony'의 싱글이 국내에서 발매됐다는 사실이다. 금지곡이덨던 'The Drugs Don't Work'도 최근 워너에서 발매된 모던록 컴필레이션 앨범 [Fresh]에 수록됐다. | 세기말, 브릿팝의 뉴 제너레이션
음악계 내외에서 브릿팝의 쇠퇴를 점치고 있던 90년대 중반 이후 미소년 그룹 맨즈웨어(Menswear), 글램록을 계승한 낸시 보이(Nancy Boy), 10대 밴드 애쉬(Ash), 수퍼그래스(Supergrass), 리알토(Rialto), 플라시보(Placebo), 게이 대드(Gay Dad)등 신진 밴드들이 등장하며 브릿팝씬에 활력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완전히 숨통이 트인 것은 아닐지라도 끊임없이 새로운 면면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은 뭔가 기대를 걸어보기에는 충분한 것이 아닐 수 없다. 아직 국내에는 이들의 진출이 더딘 편이지만 브릿팝 마니아들이라면 그 행보를 주시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Mansun / Attack of The Grey Lantern (97) ♪추천곡 : Egg Shaped Man · She Makes My Nose Bleed · Wild Open Space· Stripper Vica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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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브의 싱글 B-Side곡 'A Man Called Sun'에서 밴드명을 따온 맨선은 리더인 폴 드레이퍼(Paul Draper)의 뛰어난 작곡 능력, 그리고 신인답지 않은 안정된 음악적 역량을 가지고 데뷔했다. 본작을 발표한 97년 영국의 언론은 스웨이드나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에게 그랬던 것처럼 이들을 향해 스포트라이트를 비추었으며 맨선은 밴드명 그대로 빛나는 신인이 되었다. 인디계의 제왕 알이엠(R.E.M)을 능가하지 못한다면 음악을 때려치우겠다는 광포한 발언과 함께 등장한 이들의 음악은 드레이퍼의 비음섞인 보컬과 두터운 음색, 탐미적인 가사와 분위기 등이 언뜻 스웨이드나 오아시스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
Northern Uproar / Northern Uproar (96) ♪추천곡 : Memories · Wating on · Head Underwater · Rollercoast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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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로 구성된 밴드답게 젊음의 파워가 넘치는 노던 업로어의 셀프타이틀 데위앨범. 비틀즈의 보컬하모니가 떠오르는 이들의 보컬은 자연스러우면서도 17세라는 멤버들의 평균 연령을 훨씬 웃도는 호소력을 지니고 있다. '비틀즈 2세(Beatles Junior)'라고 불릴 만큼 심플하게 비틀즈식의 음악을 연주하는 것이 특징. 일반 팝팬들도 부담없이 들을 수 있을 만큼 멜로디도 아름답다. |
Supergrass / In It for The Money (96) ♪추천곡 : In It for The Money · Richard Ⅲ · Late in The Day · Cheapskate ·Hollow Little Reign · Sometimes I Make You Sa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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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앨범 [I Shoul Coco](95)의 엄청난 성공으로 오히려 중압감을 느껴야 했던 수퍼그래스는 1집을 뛰어넘는 수작인 [In It for The Money]로 소포모어 징크스를 일축시켰다. 펑크적인 감각과 60∼70년대 정통 록밴드의 흔적을 함께 내보이고 있는 이들은 '제 2의 블러'라는 별칭을 부여받으며 세계적인 그룹으로 성장했다. 브릿팝팬 뿐만 아니라 록큰롤을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쉽게 친숙해질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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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h / 1997 (96) ♪추천곡 : Goldfinger · Girl from Mars · Kung Fu · Let It Flow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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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인천 송도에서 개최된 [트라이포트 록페스티벌]의 첫타자로 등장했던 애쉬의 세계적인 성공작이다. 다른 브릿팝 밴드들과 마찬가지로 비틀즈에게 빚을 지고 있는 이 밴드는 귀에 착 달라붙는 펑크팝과 90년대 모던록을 아주 세련되게 소화해낸다. 앨범 중 가장 크게 히트한 'Kung Fu'를 비롯해 'Girl from Mars', 'Goldfinger' 등도 한번 들으면 종일 흥얼거릴 만한 곡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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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cebo / Without You I'm Nothing (99) ♪추천곡 : Pure Morning · You Don't Care about Us · Without You I'm Nothing · Every You Every Me · Burger Quee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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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이엠의 마이클 스타이프(Michael Stipe), 유투(U2)의 보노(Bono), 데이빗 보위(David Bowie)등 거물 뮤지션들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는 네오 글램 록밴드 플라시보의 2집. 우울하고 음산한 분위기로 라디오헤드의 뒤를 잇는 뉴그레이브(New Grave)로 평가되기도 하며 펑크적인 감각과 세련된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독창적이어서 여타 브릿팝 밴드들 가운데 뚜렷한 개성을 자랑하고 있다. 브라이언 몰코(Brian Molko)의 중성적이고 나른한 보이스가 특히 매력적이다. 친구에 대한 아름다운 가사와 심장박동같은 드럼비트가 돋보이는 'Pure Morning', 데이빗 보위와 듀엣 싱글로 발표하기도 한 'Without You I'm Nothing', 서정적인 발라드 'Burger Queen'등 화려한 사운드가 펼쳐진다. |
Rialto / Rialto (98) ♪추천곡 : Monday Morning 5:19 · Dream Another Dream · Untouchable · Summer's Ov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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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n We're Together], [Monday Morning 5.19], [Untouchable]등 몇 장의 싱글 앨범으로 전세계적인 지명도를 획득한 리알토(Rialto)가 98년에 공개한 데뷔 앨범이다. 자칭 '시네마틱 록(Cinematic Rock)'이라는 이들의 음악은 영화의 한 토막인양 영상미와 서사미, 우수어린 서정미가 뛰어나다. 메가히트곡 'Monday Morning 5.19'를 비롯해 경쾌하고 모던한 느낌의 록 넘버 'Dream Another Dream', 드라마틱한 분위기가 압권인 'Quarantine'등 가슴을 파고드는 감수성으로 가득차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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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y Dad / Leisure Noise (99) ♪추천곡 : Dimstar · Joh! · Oh Jim · To Earth with Love · Jesus Chri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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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 이후 최고의 밴드'라는 [The Face]지 격찬의 주인공 게이 대드(Gay Dad)의 99년 데뷔작이다. 게이 대드라는 이름부터 상당히 수상쩍은 이들의 음악은 70년대의 글램 록의 분위기를 강하게 풍기는 한편 종교적인 느낌을 주기도 하는데 아직은 밴드에 대해 알려진 정보가 많지 않다. 영국 차트 톱텐 히트곡 'To Earth with Love', 'Joh!'를 비롯, 약진이 기대되는 다음 싱글 'Oh Jim' 등 21세기의 록음악을 기대하는 음악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10곡이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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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reophonics / Performance And Cocktails (99) ♪추천곡 : Bartender And The Thief · Just Looking · T Shirt Suntan · She Takes Her Clothes off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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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앨범 [Word Gets Around](97)로 98년 브릿 어워드에서 신인상을 수상한 스테레오포닉스는 오아시스가 연상되는 단순하고 노이즈 걸린 파워풀한 사운드를 구사하며 브릿팝의 기대주가 되었다. 이들의 두 번째 앨범인 본작에서는 'Bartender And The Thief'가 싱글로 발매하자마자 영국차트 3위에 올랐고 이어서 'Just Looking'이 탑텐에 랭크되었다. 서정적인 어쿠스틱 넘버 'She Takes Her Clothes off'등 양질의 곡들이 계속해서 히트 조짐을 보이고 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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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이기연(popper@changg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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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추천곡들이 할말을 잃게 만드네요. 그냥 적지를 말던가...
창고에서썼네요;; 어차피 그런건 주관적이니깐요^^; 리얄토와 맨선모두 해체해서 아쉽네요, 리얄토는 국내까지왔었는데;;
내 20대 시절을 같이한 음반들 !!! 특히 내맘을 흔드는 브렛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