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존경하는 서울시립대 극예술연구회 선후배님들. 제95회 정기공연 <시련>의 연출을 맡은 조경학과 17학번 이경훈 인사드립니다. 일단 뒤늦은 인사를 드리게 되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학생의 신분에서 잠시 벗어나 바쁜 하루하루를 살다보니 인사가 늦어지게 되었습니다. 저번을 마지막으로 이제 진짜 졸업 한다 했는데 결국 회사도 그만두고 돌아와 다시 공연에 참여하게 되었네요.
먼저 여러분들께 연출로서 인사를 드릴 수 있게 된 것에 진심으로 감사하고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제가 연출로서, 제가 하고 싶은 극과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응원해주고 도와준 선배, 동기, 후배님들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많은 고민과 방황의 시기도 있었지만 뒤에서 항상 아낌없는 격려와 응원을 해주신 여러분들이 있었기에 자신감을 얻고 연출로서 참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2023년 여름 정기공연 <시련>은 현대희곡의 거장 아서밀러의 작품으로, 1692년 미국 메사추세츠주의 세일럼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일어난 세일럼 마녀재판을 다루고 있습니다. 또한 시련은 독실한 종교적 신념과 그 신념 속에서 자행되는 인권유린, 집단적 광기 그리고 진실과 거짓이 난무하는 상황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추악한 본성과 진실을 향한 신념 등을 다루고 있는 극입니다. 사실 너무나 유명한 극이고, 잘 알려진 극이기에 더 이상 극에 대한 설명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악행은 있지만 악인은 없다' 저만의 시선으로 해석한 <시련>을 관통할 수 있는 한 마디입니다. 분명 극을 보다보면 너무나 많은 악행이 등장합니다. 아비게일과 프랙터, 페리스 등 그들은 분명 잘못된 행동, 우리가 흔히 '죄'라고 부르는 행동을 저지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과연 그들을 악인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우리는 그들과 얼마나 다를까요? 우리과 과연 그들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요?
극 속의 인물들은 무수히 많은 죄를 저지르지만 그들의 행동에는 이유가 있고 사유가 있습니다. 그들을 그렇게 만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있고 배경이 있습니다.
저는 이 극이 여러분들에게 현실로 다가오길 기대합니다. 극으로 보면 너무나 악한 존재들이 현실로 다가온다면 그들을 악인으로만 칭할 수 있을까요? 현대사회로 빗대어 생각하면 뉴스를 통해 보는 잘못된 세상이, 내 주변의 세상이라면 그래도 그게 잘못된 세상으로만 보일까요? 잘못된 결과 보다는 잘못된 결과를 만들어낸 이유와 핑계가 먼저 생각날거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멀리 있는것은 결과만 보지만 가까이 있는것은 과정과 이유를 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러한 이야기를 이번 공연에 풀어낼 생각입니다. 이 극을 본 뒤, 관객들이 처음에는 헷갈리고 그 뒤에는 고민하며 결국에는 이유를 찾을 수 있기를, 나와 멀리 떨어져있는것의 이유를 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이번 공연은 연출과 기획을 포함하여 총 30명의 공연진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너무나 많은 공연진들이 공연에 함께 참여해줌에 진심으로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큰 부담 또한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번 공연에 참여하는 많은 공연진들이 '사람냄새나는' 연극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선배님들과 함께 했던, 그리고 선배님들에게 배웠던 많은 경험과 이야기를 알려줄 수 있는 기회가 되도록 노력하겟습니다.
저는 예전부터 공연이란 우리 모두가 함께 올리는것이라 생각했습니다. 31명에 달하는 공연진들의 땀과 눈물, 선배님들의 도움과 조언 그리고 재학생들의 관심 등 '서울시립대학교 극예술연구회'라는 이름으로 모인 저희 모두는 매년 다 함께 공연을 만들어갔습니다.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것입니다. 특히나 이번 공연은 (물론 지금까지의 모든 공연이 그러했겠지만) 쉽지 않은 극의 특성과 많은 공연진들을 고려해본다면 선배님들과 재학생분들의 큰 관심과 지원,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많은 선후배분들이 '함께' 시련이라는 극을 만들어 갈 수 있기를, 커다란 힘이 되어주길 진심으로 바라며,
그럼 이제부터 제95회 정기공연 <시련>의 시련 가득한 여정을 뜨겁게 시작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연출 이경훈(010-2203-6961) / 기획 성창운(010-6504-4741)
배우
아비게일 윌리엄즈 : 허유림
존 프락터 : 민태윤
엘리자베스 프락터 : 이하영
패리스 목사 : 성시우
메어리 워렌 : 박채현
티튜바 : 조영서
존 헤일 목사 : 이재욱
앤 푸트남 부인 : 구가빈
자일즈 부인 : 최하은
헤릭 경찰관 : 손준호
에제키엘 취이버 : 서현우
하소온 판사 : 송현도
레베카(남자로 변경) : 박성우
머시 루이스 : 김나연
수잔나 월코트 : 최수아
댄포스 부지사 : 김희성
배티 페리스 : 홍수인
[스탭]
무대 : 박송이, 이은혜, 이연우
음향 : 손유진, 성래은
조명 : 정지혁, 이보민
홍보 및 디자인 : 신진호, 김규리
의상 및 소품 : 김수경, 조은영
총감독 : 강빈
대본
첫댓글 이번 여름을 뜨겁게 불태워봅시다!! 화이팅이에요💪💪💪 극회인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여름에는 공연 안 하는 걸로 유명한 내가, 이번 여름에는 <시련> 공연진?! 당연함. 울 경훈선배 공연임 … 이번에도 좋은 추억 만들고, 멋진 공연 올려보아요~~ 최선을 다 할게요. 영차영차, 아자아자!
기대되네요~! 파이팅
???: 공연진 30명.. 벌써부터 시련일지도?
너무나도 좋아하고 공연 때마다 도와줘서 고마운 선배가 연출이라니 항상 응원합니다!
진짜...선배 아니었으면 공연진 안 한다고 뒤도 안 보고 도망갔다
시련 실화냐
힘내라힘
화이팅!!
화이티잉
아직도 우리의 동기가 남아있다니.. 디져따 파이팅!!!!!!!!
아서 밀러의 '시련'이라, 만만치 않을 텐데 걱정반 기대반이었는 데, 연출의 글 읽고, 30여명의 참여진용 명단 보고나니 감격 속에 기대감이 더 커집니다. 연극반 후배님들, 공연 볼 때 마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용감하고 굳굳하게 도전하고 해내는 모습, 정말로 사랑스럽고 자랑스럽습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