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의 과정
교류분석의 상담과정의 핵심은 자아상태를 분석하는 구조분석, 교류패턴의 유형을 분석하는 교류패턴분석, 교류 중 이중적 교류에 해당되는 게임을 분석하는 게임분석, 그리고 각본분석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핵심과정을 시작하기 앞서 상담자와 내담자의 관계형성 또는 상담의 구조화를 위한 상담계약 단계, 그리고 각본분석을 하고 나서 자신을 새롭게 변화시키기 위한 재결단의 단계 등이 포함된다(이현림, 2000).
1) 계약(상담관계의 구조화)
교류분석의 목적인 자율적 인간의 특징은 어른자아의 자유로운 기능이다. 어른자아의 기능을 강화하는 중요한 방법 중의 하나는 내담자의 어른자아와 카운슬러의 어른 자아가 계약을 체결하는 것인데 상담의 계약을 이해하고 설계하는 데 있어서 내담자의 능력과 자발성에 기초를 둔다. 이러한 계약은 내담자가 획득하려고 의도하는 목적을 구체적으로 진술한 것을 포함하며, 개별적이고 측정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담자가 변화를 어떻게, 무엇을, 언제 원하는지를 명백하게 정의하기 위해 내담자의 책임감을 요구하게 된다. 그래서 처음부터 내담자는 상담이 책임을 서로 나누는 것이며 상담자가 지시하는 것을 가만히 수동적으로 기다릴 수는 없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이현림, 2000).
이형득(상담이론,1994)은 상담에서의 계약체결에 있어 아래와 같은 내용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했다.
① 상담자와 내담자는 각자의 어른자아에 의한 의사거래를 통해 두 사람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상담 목표를 정한다.
② 상담자는 전문가로서의 기술과 시간을 내담자에게 제공하고 내담자는 자신의 시간(기관에 따라서 요금도 포함)과 노력을 투입할 것을 서약한다.
③ 상담자와 내담자의 능력 및 행동한계를 분명히 설정한다.
④ 계약은 적법하고 상담윤리에 위배되지 않아야 한다.
⑤ 상담자나 상담기관의 제한점을 내담자에게 제시한다.
⑥ 기타 상담자와 내담자의 책임사항을 분명히 한다.
이러한 계약은 사람들로 하여금 스스로 변화하도록 돕기 위한 실제적인 도구를 의미한다. 계약시 내담자들은 엄격함에서 벗어나 변화에 개방되어 있어야만 한다. 장기간의 계약은 한계를 가질 수 있으므로 계약은 각 단계마다 발전되는 것이 유용하며, 내담자는 변화하고자 하는 영역을 좀 더 깊이 있게 간파함으로써 변화의 주체가 될 수 있다(이현림, 2000).
에릭번은 상담과정 내에서 일련의 진행과정을 보여주었는데 그는 인생을 재구성하기 위해 개인이 상담을 받으러 나온다고 추정했는데 전 인생은 모두 네 단계를 통하여 추진되어 간다는 것을 포함한다. 여기서 말하는 네 단계의 과정이란 1단계는 구조분석단계를 말하며, 2단계는 교류패턴분석단계, 3단계는 게임분석단계, 마지막 4단계는 각본분석을 말한다.
2) 구조분석
구조분석(structural analysis)이란 성격이나 일련의 교류들에 대하여 자아상태 모델의 관점에서 분석하는 것으로 주로 부모자아, 어른자아, 어린이자아의 세 가지 자아상태를 분석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구조분석은 내담자가 난처하다고 느끼는 것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하며 내담자 자신의 행동의 기초가 되는 자아상태를 파악하도록 도와준다는 것이다.
구조분석의 핵심내용은 내담자의 행동특징, 갈등과 관련된 내적 대화 또는 자아기능 그래프 등을 기초로하여 내담자의 자아상태에 혼합이나 배타현상이 있는지 등을 분석하고 확인하는 것이다.
내담자 자신의 자아상태가 표출하고 있는 에너지의 양을 눈으로 보이는 기호를 써서 그래프로 나타낸 것이 자아기능그래프(egogram)라고 하는데 이 그래프는 내담자의 부모자아에서 비판적 부모자아와 양육적 부모자아, 성인자아, 어린이 자아 중 자유어린이 자아와 적응적 어린이 자아로 자아의 기능을 나누어 각 개인에 있어 어느 자아기능에 어느 정도의 에너지가 투입되는가를 표시한 것이다(이현림, 2000). 이러한 왜곡된 자아상태를 충분히 잘 기능할 수 있도록 개발하는데 도와야 할 것이다.
3) 교류패턴분석
교류분석은 내담자가 타인들과 실제로 맺고 있는 상호교류작용 상태를 파악하도록 한다. 즉, 어떤 유형의 의사거래를 하고 있는가를 이해하고 이러한 교류가 의사소통이나 인간관계에서 일으키고 있는 문제점이 무엇인가를 분석하고 확인하여 문제를 해결하도록 한다. 이현림(상담이론의 실제, 2000)은 이러한 교류분석의 구체적인 절차를 아래와 같이 정리하였다.
① 의사거래의 의미와 유형을 내담자에게 파악하도록 한다.
② 내담자의 부모, 형제, 자매 등 의미 있는 타인과의 관계에 있는 사람들과의 교류를 분석한다.
③ 의미있는 교류에서 어떠한 인정자극을 받고 있는지를 이해한다.
④ 내담자의 문제행동과 관련된 의사거래 즉, 내담자의 자아구조 중 혼합과 배타에 의한 교류와 암시적 교류에 초점을 두어 분석한다.
⑤ 내담자의 문제행동과 관련된 교류에서 성인자아의 기능을 검토하여 내담자의 혼합을 해결하도록 한다.
⑥ 내담자의 자아상태(P, A, C)가 적절히 기능해야 할 장면에서 선정하여 각 상황에서 내담자가 최대한 기능하는 교류를 하도록 함으로써 배타를 해제한다.
4) 게임분석
게임분석은 암시적 의사거래를 구체적인 게임의 종류 및 만성 부정감정 유형과 관련시켜 분석하는 것이다. 게임은 숨겨진 동기를 가진 암시적 의사교류로 의사교류에 관여하는 두 사람 모두 혹은 적어도 한사람에게 불쾌한 감정을 유발하는 의사거래의 형태인데 이러한 게임은 친밀감을 저해한다. 또한 게임 후에 경험하는 불쾌하고 쓰라린 감정을 만성 부정감정이라고 한다. 게임은 참된 동기나 목적이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으며 게임을 하고있는 사람은 자신이 게임을 하고 있다는 것을 거의 알지 못한다. 이러한 게임은 의사소통을 방해하고 신뢰로운 대인관계의 저해요소가 된다. 교류분석의 이 단계는 상담자는 내담자로 하여금 어떤 게임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그 결과를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을 갖도록 하는 것이 요구된다. 그 결과가 이해되기까지는 상담자는 그 게임을 해석하지 말아야 하며 만약 필요할 경우에는 그 게임에 직면하도록 할 수 있다. 일단 이것이 수행되면 상담원자는 내담자에게 그 게임으로부터 방면(중단) 되도록 도와 줄 수 있다.
5) 생활각본분석
생활각본(life script)은 드라마의 줄거리와 유사하다. 각본은 우리가 초기에 심리적 신체적으로 살아남기 위해 어떠한 방법으로든 노력하는 과정에서 인생의 초기에 결단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인생초기에 내린 중요한 기본적인 결정은 다른 사람들에 의해 언어적 또는 비언어적인 방법으로 강화를 받는다(장연집외, 1999). 이것은 계속 유지되고 자기 자신이 새로운 재결정을 내리지 않은 한 다음 세대의 자녀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전해진다(박외숙외, 2002). 이러한 초기결단에 의한 각본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아주 중요한 시기, 예를 들어 직업의 선택, 결혼, 육아, 정년퇴직 등과 같은 때마다 그 사람의 행동양식을 좌우할 정도로 강한 통제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종종 운명이나 숙명이라고 표현되기도 한다. 인생의 초기에 인정자극을 포함한 자극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각종활동과 부모의 허용, 금지령, 초기결단, 생활자세와 같은 자세의 욕구에 의해 어린 시절에 결정되며 이것이 거의 무의식 수준에서 이 각본에 따라 살아간다는 것이다.
인간이 각본에 얽매여 생활한다는 것은 자발성의 결여를 뜻한다. 따라서 각본분석은 문제행동과 관련된 각본을 찾아내어 이에 정확한 정보와 활력을 불어넣어 재결단 하도록 하여 자율적인 삶을 영위하도록 하는데 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내담자가 부모로부터 받은 각종 금지령과 그에 의한 초기결단, 생활자세를 분석해야 한다(이현림, 2000).
6) 재결단
내담자가 생활각본을 변화시키는 것을 재결단이라고 할 수 있다. 내담자는 어린 시절에 부모의 각종 금지령에 기초하여 생활각본을 형성하여 부정적인 생활자세, 게임, 만성 부전감정, 혼합과 배타와 같은 부적응 현상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재결단을 통해 내담자는 새로운 생활각본을 형성하고 자율적인 인간으로 변화할 수 있다. 즉 내담자의 현재의 생활이 어린 시절의 초기 결단에 의해 이루어지듯이 내담자는 재결단을 통해 새로운 삶을 살수가 있다. 구체적으로 내담자는 자아상태가 강화됨으로써 정상적인 자아를 회복하고 긍정적인 생활자세(자기긍정-타인긍정)을 취하게 된다.
재결단과정은 초기결단을 내린 어릴 때의 장면으로 내담자가 되돌아가도록 한다. 형태주의 상담기법이나 심리극 등을 활용할 수 있다. 그리고 내담자의 어린이자아 상태로부터 재결단을 내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어릴 때의 장면이 활용된다. 단순하게 지적으로 결단을 다시 하는 것으로는 어릴 때의 조건형성 해제에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내담자가 지적, 정서적인 재결단을 위해 초기결단을 내린 장면에 대하여 정서적으로 또다시 재경험 하도록 한다(이현림,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