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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춘천마라톤 완주기
마라톤이야말로 순수한 동반과 경쟁 관계다.
마라톤 대회가 이제는 국민 축제 행사로 이어지고 있다. 매주 일요일이면 마라톤대회가 한 두군데 지역에서 어김없이 열리고 있다. 마라톤 인구 또한 폭증하여 지난 10월20일 춘천 마라톤 대회에는 풀 코스만 이었는데도 1만6천여 명이 참가하였고 여성 참가자도 1천명이 넘어 월드컵 길거리 응원 열기에 이어 여성 파워를 실감케 했다. 여성을 자원봉사하는 보조자로 여겼던 시절은 완전히 물 건너갔다. 막강한 실력을 겨루는 동반자 대열에 당당히 나서서 함께 달린다. 연습을 게을리한 남자들이 반환점을 넘으면서 걷거나 주저앉아 있는 사이, 여자 선수들이 유유히 달려 앞서 가는 일이 이젠 눈에 서툴지가 않다. 동반자에서 어느새 경쟁자. 추월자로 남자들의 자존심을 긁어대고 있다. 2-3년후 대회부터는 여자 참가율이 50%가 되어 진정한 동반자와 경쟁자 관계를 유지하면서 사회 발전의 강도를 더욱 높여 가지 않겠는가. 회원 중에 풀 코스에 첫 도전하여 걷다싶이 하여 가장 늦게(5시간 40분) 골인한 친구에게 소감을 들어 보았다.
" 우선 여러분들께 늦어서 미안합니다. 그러나 오늘 끝까지 완주를 해내서 너무 기쁩니다. 이렇게 어려운 풀 코스에 다시는 도전하지 않겠습니다. 단 연습을 하지 않고서는 말입니다."
마라톤은 단체 구기운동과는 다르게 순전히 개인운동이다. 우루루 몰려 마라톤 대회를 열지만 처음부터 자신과의 싸움임을 선언한다. 자신과의 싸움이어서 애초부터 지나친 긴장은 금물이다. 운동화 끈조차 느슨하게 풀어놓아야 100리 길을 달릴 수 있다.
신발 끈을 바짝 조여 매면 피 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 완주하는데 낭패를 보게된다.
마라톤 대회에 나가면 함께 달리는 많은 사람들과 42,195㎞라는 도로에서 서너 시간을 도토리 키재기를 하며 기록을 챙긴다. 곁에서 달리는 동반자들은 서로가 '자신과의 싸움'을 지켜보아 주며 이끌어주고 밀어주기도 한다. 경쟁자가 되어 먼저 달아나기도 하고 뒤로 쳐지기도 하면서 멋쩍게도‘자기싸움’에 흠뻑 빠지도록 도움을 주기도 한다.
아니다, 자기와의 싸움에 결정적인 동반자이며 경쟁자는 곁에서 함께 달리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바로 자기 발 밑에서 열심히 쫓아오고 있는‘제 그림자’이다. 해가 덩실 떠올랐을 때 제 그림자는 한 발짝 뒤꿈치에 딱 붙어서 따라온다. 해를 등지고 달릴 때면 한 발짝 앞서가며 걸음을 재촉한다.
가로등이 환히 밝혀진 한강둔치 길에서 밤 달리기를 해 보면 제 그림자와 경쟁하고 있는 모습이 더욱 흥미롭다. 서너 개 그림자가 저를 에워싼다. 긴 그림자, 짧은 그림자, 짙은 그림자, 옅은 그림자가 포개어 지면서 서너명이 함께 달린다. 가로등 밑을 휙- 지나 칠 때면 진한 그림자가 훌쩍 앞장서가며 놀래키기도 하고, 다음 가로등이 가까워 질 때면 그림자는 차차 흐려졌다가 곧 등뒤로 밀려나는 것을 체험한다. 제 그림자와 경쟁해 보아야 마라톤의 참 맛을 안다. 마라톤이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하는 진정한 이유이를 깨닫게 된다. 마라톤은 자신의 육체를 극한 상황으로 몰고 가서 정신력으로 이를 극복해 가는 수련과 수행의 과정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내가 이겨내야 할 최고수 경쟁자는 그림자의 몸통인 바로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2002 춘천마라톤 완주기 조현세
[참가기] 지난해 F학점에서 올해 E학점으로..
*-그래, 내년엔 D학점 구역으로-*
나의 출발 대기선은 본부석 반대편인 F구역이었다.
선두보다 족히 300m는 뒤쪽인 것이다.
성적 F학점의 권총을 연상시켜 별로 좋은 기분은 아니었다. 대학 일 학년 때 놀자 판으로 알고
수강한 사회체육 과목을 어쩌다 권총을 맞은 적도 있었으니까.
새벽 출발 버스 안에서도 누군가가 '어느 좌석에 앉아 가면 오늘 기록이 좋겠나?'
혼잣말을 하는 것을 들으면서 피식 웃었다. 맨 앞 A구역에 있는 이들은 서브- 3를 한다는 보장이라도 받나?
그렇다면 나도 앞쪽구역으로 슬쩍 끼어 들어가 볼까?
그런가하면 4시간30분대 이후 기록자들도 함께 몰아서 구분한(4;21~4;40) 것도 불만이다.
이래보여도 나의 지난해 기록은 4시간28분대인데, 어찌 감히 30분을 넘는 것들? 과 자리를 같이 하다니....
최근 2년간 최고기록을 기준 했다는 주최측은 '기록순 출발시간 구분을 15분 단위로 해주지 이따위로 했냐'
며 궁시렁 거리기도 했다. 이 구역에서도 기록을 다시 세분한다면 나는 그래도 중간은 넘으니까
F학점 안내판이 서있는 앞쪽으로 한 발짝이라도 더 비집고 들어섰다.
그러나 올 봄에 동아마라톤 때에 일분만 빨리 달렸더라면, E학점구간(4;01~4;20)으로 들어갈 수도 있지
않았을까? 그때 골인 지점인 종합 운동장을 돌며 카메라를 의식했던 생각이 떠올랐다.
경기장 트랙을 돌며 장갑으로 얼굴도 닦고 멋진 표정을 연출하느라 결국은 흔한 말로
폼잡다가 족히 일분 정도는 까먹어 20분 벽은 못 넘고 그래도 4;21;15로 최고기록을 갖게된 것이다.
그런가 하면 5회 서울마라톤에서는 기록은 더 뒤졌지만 여유있게 손까지 흔든 멋진 사진까지 얻었었다.
지난해 춘천의 풀 코스 첫 출전 골인장면은 너무나 처참했다.
땀과 눈물 거기다가 콧물까지 헤벌린 입하며-거의 탈진직전의 모습에다 죽을상의 얼굴로 찍혔으니-
-하긴 그때에는 골인장면마다 촬영해 주는지도 몰랐었다.
그리고 완주 후에 운동장 한구석에서 빵 조각을 먹다가 피멍으로 까맣게 된 발톱을 보며
혼자 꺼억 꺼억 울었었지. 첫 완주의 환희와 고통은 나이도 체면까지 잊게 한 것이었다.
그러나 책상 위에는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았던 첫 경험의 그 눈물사진의 액자가 잘 놓여있다.
내 생애 최악의 고통스런 모양으로 나타난 소중한 순간의 모습이다.
지난겨울 그 사진을 보면서 '두번 다시는 이런 무모한 짓은 않겠다'
고 뇌이면서 풀코스 출전은 안하리란 최면을 걸기도 했었다.
몇 해 전에 허리디스크 수술한 곳이 다시 결리고 엉치 부근까지 욱신거릴 때였다.
그러나 그것은 준비운동을 충분히 아니하고 막무가내로 뛰어나갔던 새벽운동의 후유증 때문이었다.
새 발톱이 나기 시작하자 다시금 하프마라톤부터 천천히 즐겁게 뛰기를 준비 해오지 않았던가.
출장가방에도 운동화를 넣고 다니며 달리기 마력에 점점 빠지는데는 긴 시간이 필요 없었던 것이다.
한때 차까지 팔아 치우고 달리기에 열중해왔으면 심한 중독에 빠진 것인가?
아니 그냥 마라톤 메니아 일 뿐이지...
이번엔 정말로 사진 따위는 의식 말고 그저 최선을 다할 각오를 새롭게 하며 부지런히 몸을 풀었다.
긴장도 풀 겸 또 한번 화장실을 다녀오면서 운동장 안쪽을 보니 5시간 이후와 기록조차 없는 이들-
그야말로 학점도 무엇도 아닌 G ~ K순위에 있는 수많은 초보들?을 보면서 이쪽 트랙 위에 있는
내 스스로를 우쭐해하기도 했다. 순간 출발에 앞서 항상 되뇌는 경구를 망각할 뻔하였다.
모자챙 안 쪽에 휘갈겨 써있는 글을 다시 보자.
" 겸손하게, 그러나 담대하게 나가리라 ! "
자꾸 혼잣말로 웅얼거리며 몸을 풀어준다. 낙제학점 구역 안에는 우리 회원 중에 젊은 친구들도 있어
한편 위안이 되었다. 언젠가 울트라를 해보자는 한 회원은 내가 올 여름 히말라야 고산 트래킹을
다녀온 것을 빗대어 이런 궂은 날씨쯤이야 문제도 아니다며 기록단축을 부추긴다.
그럴수록 나는 더욱 자세를 낮추며 서서히 움직였다. 그래, 이번에는 우리 크럽 평균기록이나 지켜줘야지.
새삼 다짐한다. 출발선에서의 시간은 출발총성보다 8분 정도 늦은 시간으로 시작했지만,
이것이 이번 나의 최고기록 달성에 오히려 보탬이 된 것이다. 출발선에서
내 시계는 거리표시 마다 자신의 페이스를 가늠해 볼 수가 있었고, 그 8분을 덤 격으로 얻은
계산법이 이번에 최고기록 4;08;15를 달성해낸 것이다. 지난 해 보다 20분 앞당긴 것이다.
*-어머니 그리고 아들 걱정-*
초반 5km까지는 절대 무리하지 말라는 모든 매체의 간곡한 부탁을 귀에 못 박히도록 들어왔다.
그러나 그게 어디 쉬운가. 또 벅차 오르는 감동은 의암호를 보면서 발끝에서부터 물결처럼 일렁여
속력을 내지 않을 수 없었다. 오르막에서 힘들게 숨을 할딱이다 보니 어느새 내리막이다.
오르막에 지친 이들도 속도가 붙는 내리막의 경쾌함은 똑같은 모양이다.
내가 쉬우면 남들도 쉽고 빠르게 내딛는 것은 당연한데도 왠지 나만 손해를 보는 느낌은 무슨 심사일까?
호수에 반사되는 단풍든 산 그림자도 보며 언제 한번 인공관절 하신 어머니 모시고 드라이브하면 좋을까
상상도 해본다. 오랜 퇴행성 관절 염 끝에 얻으신 자칭 로보트 다리로 어딘가 멀리 가보고
싶어하시는 것도 모른척 했지. 그러나 늘 바쁘다는 핑계로 언제가 될지도 모른다.
내 다리는 성하다고 달리러 나가면서도 동네공원에 산책 한번 모시지 못한 죄 값을 언제 받으려나?
이번 대회 때도 삼일전부터 오곡찰밥 해주신 것은 이제 후반에 지구력 면에서 효력을 볼 것인데...
회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또 다시 나타난 언덕길은 허리를 구부리게 한다.
어느새 예상시간보다 빠른 속도로 하프지점도 지났다.
마의 고비길이 나올 때쯤 비옷 입은 사병들이 양편에서 질서 있게 응원해주나 한편 조금도 반갑지 않다.
휴일에 잠이나 푹 재울 애들을 동원해서 저렇게 요란을 떨게 하는 소대장인지 대대장인지도 밉다.
천식 기로 훈련병 때부터 군 병원을 오가느라 진급도 못한 작은 녀석의 편지가 그 애들 얼굴에 겹친다.
휴일에도 부대 테니스장 당번으로 근무를 한다는 소릴 들었기 때문이다. '너희들 신병들이구나~!,
자발적으로 성원해주니 고맙다만, 그래, 점심이나 제대로 먹였는지, 응원목소리 작게 했다고 저녁에
'열차려'나 안시키는지, 아무튼 진정 마음으로 우러 나서 박수 쳐주는거지...고맙구나..
'어디선가 아버지! 제 걱정일랑 마시고 무리하지나 마세요' 라는 말이 들려온다. 환청일까?
녀석에게 완주 자랑 엽서라도 보낼 생각하니 다시 힘이 솟는다. 내년에는 초코랫 뭉치라도
들고 뛰다가 그 애들에게 건네줄까, 녀석은 입대 일 년이 지났으니 달수를 따져 보자,
내년 이때도 제대를 못하는구나.. 병장 달고 말년에 사고나 치지 말아야겠지..
이런저런 상념이 한곳으로 쏠리면 역시 속도가 늦어진다.
*-40Km + 2Km + 0.195Km는 불변인가-*
30km를 지나니 앞서거니 뒤서거니 해왔던 연배이신 크럽 회장님도 앞으로 나가고,
도로변에는 주저앉은 이들이 가끔 보인다. 나도 차라리 쥐가 나서 저렇게 주저앉게되면
이 고생은 안하는 것이 아닐까? 아서라, 그 동안 연습해왔던 히딩크식 근력운동 덕에
이나마 견디어내는데 지금까지 달린 것이 아깝다. 그러다가 이런 속도로 가면 4시간대까지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또 다른 엄청난 유혹도 점점 허벅지 근육에서는 파열음으로 대답하는 것 같았다.
절제력이 약해 때론 술타령에다, 겨우 2주간 금연, 인터벌, 스피드 훈련을 게을리 한 것이 후회된다.
소양 2교를 건너니 도저히 나오지 않을 것 같은 40km 팻말이 숨어있다 나오는 것 같다.
도대체 그놈에 2.195km는 붙어 가지고 고통을 더해주는가? 다음부터는 아마추어들은
그 정도는 빼고 하자는 캠패인이라도 벌려볼까? 하다못해 0.195라도..
그럴려면 마라톤 거리규정에 관한 규칙개정안으로 국회의원이 입안하나?
체육부가 아니라 문화 관광부던가? 뻣뻣해지는 허벅지 근육통 탓인가 머리 속이 정리가 안된다.
별별 생각을 하면서 억지로 속도를 내보려고 해도 숨만 가쁘다.
이제 서브-4는 물 건너갔고, 4;10분대 안쪽은 될 것 같아 시계를 보며 운동장트랙에 들어서자
응원하는 가족들이 엄청나다. 또 카메라가 의식되어 기를 쓰고 앞서는 이들은 놔두고
'이번엔 잘 찍어다오' 하며 비교적 여유있게 골인하였다.
이번에는 눈물콧물은 나지 않았으나 급속하게 추위가 몰려오는 것이었다.
최악의 고통까지는 가지 않았다는 안도감도 있다. 그래도 낙제학점구역에서 벗어난
기쁨은 스스로에게 대견함을 준다. 골인 후 몸을 푸는데도 가쁜 하지만 기록을 의식하니
8분이 아쉬운 것이다. 내년에도 주최측에서 기록순 출발제도를 올해와 같이 구분해준다면
이제 "E학점구간" 에서 출발 할 수 있는 것이다. 내년에 3;59;59를 해낸다면 후년에는
D학점에 자리를 받아낼 수 있을까? 그러나 역시 나이는 한 살 더 먹게 되겠지.
어쩌다 부상에 시달리거나 연습 게으르고 또 자만하면 권총자리로 다시 갈 것이다.
이런 마라톤 열풍이라면 기록도 좋은 이들이 많아져 앞으로 D구역까지도 운동장
밖으로 나가 대기할지도 모를 일이다. 또 어떠한 정권교체, 아니 통일이 된다 해도
2.195km는 결코 줄어들지 아니할 것이다.
누가 말했듯, 뿌린대로 거두는 스포츠의 세계만큼 냉정하고 정직한 것이 없다.
결국 내 인생에 승부는 꾸준한 스스로의 관리가 아니겠는가?
내 나이에서는 C학점대인 3시간35분 안에 들어야 보스톤 대회에 참가 자격이 있다지만,
더는 욕심이 없다. 더 나이 먹어도 마라톤이란 인생 학점에서 과락이나 아니하면 좋겠다.
가을에 춘천호반, 봄에 한강만으로도 나에게는 과분 한 것이다. 그저 양재천에서 한강까지
달리기 할 수 있는 과정이 즐거울 뿐이다.
마라톤--그 자체에 동기를 주신 어머니, 또 성취감을 갖게 해준 동호인들, 그리고 건강한
내 다리에게 감사의 두 손 모으고 싶다. -나마스테-/
(양재천마라톤 크럽 , 조 현 세)
2004 분당마라톤 완주기 박애선
글이 너무 늦었네요. 윤세자씨의 자세하게 쓰신 글을 읽고, 참고하시고 제가 할말을 다쓰신것 같에요.
토요일 신입회원과 10km를 연습한후 내일 분당 마라톤 대회가 있다는걸 알았습니다. 저는 25일 하프 마라톤대회에 큰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시집일로 참석을 못하게 되어 조금 우울 했었거든요. 그런데 회장님과 윤세자님이 경험삼아 한번 뛰어 보라고 하셔서 무작정 뛰기로 했습니다. 갑자기 결정된 일이라 밤에 잠이 안오더라고요. 그 전날 분당 중앙공원 가는 차편도 알아보고 나름대로 마음의 준비는 했지만
신호탄과 함께 뛰기 시작할때는 왜그리도 몸이 무거웠던지 완주가 가능할까 걱정이 되었으니 제 심정 아시겠죠? 길옆으로 늘어선 개나리 벚꼿등 왜그리도 예쁘고 탐스러운지 기분이 너무 너무 좋았어요. 윤세자씨,
2004 대청울트라 완주기
맑은 물과 호수위에 떠 있는 산 봉오리 속에 주로에 피어있는 벚꽃과 어울어진 아침 물안개와 쪽빛 하늘로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시킨다는 대청호반 울트라 마라톤. 한 달 전에 참가 신청과 더불어 풀코스를 연습주로 삼아 틈틈이 준비를 하였건만 몇 주 전 어머님의 갑작스런 뇌경색으로 병간호 하느냐, 밀린 업무 하느냐 분주하게 지내고 최근에는 늦은 야근과 더불어 밤늦은 술자리 등등 근간에는
당연히 집식구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업무를 핑계 삼아 고속버스에 몸을 실었다. 버스창가에 떠오르는 아내와 아이들의 모습을 상기하며 무사히 완주를 기원해 주길 바라며 청주에 도착했다.
대청울트라마라톤은 survival marathon으로 중간에 일체 지원이 없다는 사전 공고에 따라 약간의 간식(영양갱, 초코바, 이온음료 등등)과 양말, 진통제 등 슈퍼에 들려 서둘러 준비 하여 대회장소로 이동했다.
대청호 주로는 벚꽃, 개나리, 진달래 등등 절정을 이루었고 마치 나를 반기는 것과 같았고 또한 내 건강한 육신으로 이렇게 자연과 이렇게 어울러 질수 있다는 자궁심을 만끽하고 있으니 난 얼마나 행복한사람이냐 위안하고 있을 즈음 이제 겨우 10km 쯤 왔을까 대청댐이 아래로 보이는 언덕을 걸어가는 사람이 하나, 둘 보이는 것이 아닌가! 옆에서 같이 뛰던 마라토너는 벌써부터 걸으면 후반 레이스를 어떻게 할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걱정 어린 혼자 말로 중얼거린다. 서서히 주위가 어둠으로 물들어 갈쯤 도로의 가로수 불빛과 어우어지는 4월의 봄 관경은 전혀 색다른 감회로 느낄 쯤 계속 이어지는 언덕에서 여전보다 많은 사람들이 걷는다. 나도 서둘러 내려오느냐 점심을 걸러 허기가 느껴지기 시작한다.
20km를 지날 쯤 배낭 및 팔 등에 부착한 야간조명을 각자 밝히니 전체 무리가 하나의 군상으로 장관을 이룬다. 행락객들의 박수와 함성을 받으며 일정한 속도로 뛰는 모습이 달림이들이 다소 흥분하게 한다. 민가를 벗어나 농노에 접어드니 주위는 완전히 어둠으로 적막감이 느껴지며 가로등이 없는 주로는 옆 사람의 얼굴을 분간하기 힘들다. 얼마쯤 달렸을까 편의점의 환한 불빛아래 많은 달림들이 모여 물과 허기를 보충하고 있어 나도 스트레칭과 휴식을 취하며 휴대폰을 보니 부재중
37km 지점의 두 번째 편의점에는 더욱 많은 달림이들이 모여 각자 그 동안의 역주에 대해 시끄러울 정도로 떠든다 . 나는 이곳 기사식당에서 우동 한 그릇과 커피 한 잔으로 휴식을 취하던 중 밖에서 주최 측 요원이 check point 인 57km까지 길이 험해 갈 길을 재촉하라는 채근어린 소리로 서둘러 발걸음을 옮긴다.
이젠
이제 55km로 1차 관문이 57km까지는 2km로 제한시간 25분 남았다. 멀리 1차 관문에서 둘려오는 음악소리와 환한 불빛이 시야에 들어온다. 도착해 보니 먼저 온 달림이들이 왜 이렇게 부러운지 또한 일부 달림이는 출발하는 모습이 나만 두고 간다고 생각하니 매정하다는 생각이 든다. 주최 측이 준비한 전복죽으로 허기를 달래며 배낭에서 윈드 자겟과 양말을 갈아 신었다. 주인 잘 못 만나 고생하는 발바닥과 다리를 주물르며 옆의 큰 나무에 다리를 올려놓고 잠시 눈을 감고 휴식을 취했다. 얼마를 쉬었는지 한기가 느껴 두 눈을 뜨니 30분간 잔 것 같다. 일어나서 무언가 이상해 주위를 살펴보니 아불사! 오호 통재라! 안경의 코걸이 윗부분이 두 동강나 있지 않는가? 배낭위에 올려 놓았는데 그것을 모르고 베고 잔 것이 아닌가? 이제부터 어떻게 상황 대체를 하여야 하는가? 앞으로 40km를 어떻게 뛰어야 할지 걱정이 앞선다. 아니 포기해야만 할 것 같다. 주최 측의 들리는 애기로서 제1관문까지 이미 80여명의 주자들이 포기했다고 한다. 어떻게 할까 망설이던 중 다리를 절며 출발하는 주자를 보니 아니 일전 제주 200km의 채총무의 역주가 나약해진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운다. 하지만 불빛이 없는 곳에서는 발을 내뒷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그저 앞 사람에 따라 붙어 야간조명을 보고 따라 갔다. 마치 시간이 지날수록 시각장애자의 역주라 생각하니 처량하고 암담할 뿐이다.
65km 지점에 도달했을 쯤 임시 check point로 주자들에게 확인 도장을 찍어 주면서 이제부터는 대청 울트라의 하일라이트라 할 수 있는 피반령 고개가 시작한다고 알려 준다. 피반령은 백두대간의 13정맥으로 해발 360m로 그리 높지는 않지만 정상까지 3km준령이 이어져 과거 현령들이 울고 넘고 넘었다 한다. 모든 주자들이 마치 군대에서 야간행군을 하는 모습으로 간혹 거친 숨소리만 들린 뿐 묵묵히 큰 걸음으로 정상을 향해 열심히 오른다. 정확히 50분 정도를 걸어 정상에 오르니 만사가 피곤한 듯 다들 두러 누어 휴식을 취하고들 있었다. 나도 배낭에서 담배를 커내어 한 대 피어무니 여기저기서 애연가들이 하나 둘 모여 들며 담배일발장진 한다. 담배 한 모금에 모든 시름을 달래듯 앞으로의 주로에서 벌어질 걱정을 달래본다. 앞으로 제2관문까지는 23km가 남았다. 해돋이가 시작하려면 앞으로 3시간 정도는 있어야 할 것 같다.
내리막길을 천천히 들어서서도 뛰는 주자보다 걷는 주자가 많다 이러한 상황에 놓이니 또한 걷고 싶은 유혹을 떨치기가 힘들어 진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내 내 자신이 천천히 뛰고 있는 모습을 느끼니 신기할 뿐이다. 90km 지점인 2차 관문까지는 시간 내에는 무사히 주파하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지겨움이 더해 간다. 정모 때 작년 대회에 참가했던
80km를 지나니 날이 서서히 밝아진다. 희미하게나마 멀리 앞서가는 사람, 뒤 처진 사람이 보인다. 이제는 살 것 같다. 주로 옆 구멍가게에서 아직 잠이 덜 갠 듯 눈을 비비며 가게 문을 연다. 나는 냉장고에서 콜라를 집어 들어 마시니 내 모습과 밖의 달림이들 하나들 모여 들어 이내 문전성시를 이루니 무슨 일 났느냐고 반문한다. 가게 집 주인은 잠 안자고 밤새 달리면 무얼주냐며 으야해 하면서도 오늘은 운수 좋은 날로 즐거워하는 것 같다. 청남대 입구에 도달하니 대통령의 하계 별장지에 걸맞게 주로가 잘 정비 되어 있었다. 청남대를 왕복하는 코스라 선행 주자들이 모습이 하나 둘 보인다.
90km의 제2관문을 13시간 8분에 도착 앞으로 총 제한시간이 16시간 까지는 정확히 2시간 50여분 남았다. 이제는 걸어서라도 갈 수 있다는 여유가 생기니 이내 온 몸의 피로가 엄습해 온다. 간 밤에 오고간 모든 상념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니 언제 이러한 경험을 해보랴? 나에게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했는지? 식구들에게 너무 무관심한 내 자신에 대한 반성과 앞날의 기약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다침을 하는 자성을 큰 목소리로 외칠즘 100km의 finish line 눈에 들어왔다. 15시간 18분의 대 장정의 막이 내렸다.
끝으로 무사히 완주하도록 성원을 보내주신
2004 일요달리기
일요 LSD는 2 ~ 3 시간 뛴다고 했다. 각오하고 나갔다.
맨 앞줄에
조경님과
택시 타고 오자고 했다. 각자 만원 한장씩 허리 춤에 챙겼다.
근데 두 여자는 가운데 서란다. 사부님 네 분의 엄명이시다. 감히 반항?
노오~ 노오~ 순한 양같이 가운데 나란히 섰다.
“완전 샌드위치네, 옴짝 못하겠네” (경님)
“우리 불량 만두소야. 터지면 다쳐” (상숙)
출발 직후 3미터(!) 지점 이다. 아직 영동 1교 밑이다.
“오늘은 가볍게 한번 돌고 시원한 거 하지?” (구세주1)
“그럴까? 1시간 반만 할까? 그럼?” (구세주2)
맞장구가 의외로 빨리 나온다 싶었다. LSD 싸~부님들 맞아?
우쨌든! 가운데 만두소 내심 안도의 숨을 길게 쉬고.
갑자기 여유를 찾은 듯 보조를 맞춰 함께 뛰기 시작했다.
좁은 주로에서 길 비키지 않고 걷는 사람들 여러 차례 지난 후에,
앞줄 두분 왈, “예의가 없어, 허허” “그 사람들 입장에서 생각해야지.”
“우리가 이상하게 보일걸. 미쳤나? 왜들 뛰어?”
“아, 산에서도 수두룩야. 내려오는 사람이 올라가는 사람 보다 먼저야! 이런!”
숨쉬기도 바쁜 불량 만두소 vs. 멋진 담소까지 즐기시는 우량 만두피.
10 키로 반환점을 지났다. 반환? 누구도 아무런 말이 없다.
여섯은 무구무언 달리기 심취.
무구무언 첫 글자 ‘유’자 잘못 쓴 거 아냐?
아니. 달리면서 숨쉴 때 코만 쓴다나 봐.
불량 만두소는 흉내내기도 바빴다.
한강이 가까워 지고 오른쪽에 대형 화면도 지났다.
선두가 간간히 손끝으로 마주 오는 자전거를 오른쪽으로 보낸다.
선두는 정말 아무나 하는 거 아니다. 앞 두분 정말 잘하신다.
밤이 덥지도 않다. 상쾌하기 그지없다. 와아~
바람이 간간히 저를 잊을 새라 간지르고 말이지.
춘마 사이트 훈련 프로그램에 LSD는 분명 환각제와 무관하다 했지?
틀린 정보도 가끔 있다니까.
한강 반환점이다. 돌 것이냐 말 것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외엔쪽! 왼쪽!” “회차! 회차!”
“오른쪽으로 5분만 더 간다앙!” (핸들 잡은 선두: 운짱 맘대루))
다리를 건너 왼쪽으로 꺾으니 한강물이 출렁 출렁
갑자기 사람들도 더 많아지는 듯도 하다.
걷는 사람들, 불을 켜고 자전거 타는 사람들,
안 켜고 타는 더 많은 사람들. 쌩쌩 지그재그 인라인 스케이터들.
강가에 돗자리 깔고 쉬는 사람들. 풍경 조오타.
우리는 주로에서 노란선 오른쪽을 자알 달리고 있었다.
갑자기 선두 좌측
인도까지 올라간다. 뒤에 대열 그대로 따라간다.
튀어나온 농구공이 인도를 넘어 한강으로 떨어질 일촉 즉발의 순간!
선수
공은 오던 길 돌아 놀던 녀석들에게로 무사히 돌아가고,
‘감사 감사합니다’ 인사는 뛰는 중에 흩어져 들린다.
대열은 흐트러짐도 없이 계속 달리고.
놀라운 것은 달리던 페이스 하나도 안 바꾸고
땅볼을 멋지게 쎄이브!!!하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계속 간다.
기적이 일어나도 양마는 오직 달릴 뿐?
나는 솔직히 뛰던 걸 멈추고 한참 박수라도 치고 싶었다.
월드컵 4강의 희망이
축구에 열광했던 추억이 아니라도 그렇지.
공이 한강으로 첨벙 했음 어쨌을까?
녀석이 공을 따라 한강으로 뛰어들어 갔음 어쩌고.
그 녀석 따라 또 한 녀석이 들어갔음 어쩔 뻔. (흥분과장법)
선수
나머지 만두피! 만두소! 근데 한번 물어봅시다.
“이런 일 매일 봐유?”
아, 기분 삼삼해서 돌아오는 길은 말로 하기 어렵다.
시원한 칵테일이 3동 101호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 얘기까지 여기 자세히 썼다간
다음 일욜날
여기서 이만 줄이는 게 좋겠다.
즐거운 1시간 33분 14초였다.
어느 재미난 영화가 있어도 안 바꾼다.
후기: 그리고 조경님 절대 불량만두소 아니다.
뒷심이 쎄~니까 선두로 들어왔다.
춘마에서 일낼 사람이라 했던가?
2004 일요달리기 2
7월 11일 일요일, 저녁 LSD는
어제 토요 정모도 지각하는 바람에 미진한 준비운동 후 솔로 10Km 뛰었다.
사부님들이랑 뛰면서 헉헉대야 연습이 되는 것 같은 데.
혹시 총무님이 취소 통첩 올렸을까? 없다.
그렇다면
갈아입을까? 말까?
‘망~서~리~다~가~아~ 님은~머언 곳에~’
추자야! 님보다 중한 춘마가 아니더냐. 이제 105일 남았단다.
망서릴 일이 따로 있지. 비가 와도 뛴다. (주먹 불끈!)
장대비도 아닌데 말이지. 태도부터 다시 다져야겠다.
City Boy, 벌써 두 손 뒤로 돌려 벤치에 대고 스트레칭 중,
눈만 보면 알 수 있는 계임완님과 사각사각 빠른 박행준님도
마주 보며 준비운동 중이다. 불쑥 같이 구부리던 네 번째 남자 왈,
“회장님, 오늘 술 가져왔습니더. 차에 있습니더..” (웬 술?)
이 분이 원래 중식에 일가견이 있으신 건 알았는데.
오늘 모종의 애프터 약속이 벌써?
“아이, 나 말구, 어르신 약에 쓸 거, 갖다 드릴 거어~”
회장님 손사래 섞어 황급히 정정하며 분위기 바꾼다.
“그 술 효과 본 증인 있습니다!”
회장님과 박행준님 가운데
가운데로 갑자기 줄 바꿈을 하고
(의미 있는 사건이었을 수도 있다.)
여섯은 뛰기 시작했다.
아주 가느다란 비가 오는 듯 마는 듯
오히려 땀 예방주사 맞는 것처럼 산뜻하다.
영동 2교 밑 지나 초록색 카페트(전문용어로 뭐라더라?) 위로 올랐다.
축축한 바닥에 러닝화 소리만 ‘착착착착’ 박자를 맞춘다.
아리조나 종마가 빠지는 LSD에 장점이 하나 있다.
누구 말대로 죽음은 면한다.
지난번에 아리종마 가라사대, “저녁을
천천히 뛰신다는 얘기로 착각하고 선두 옆에 붙었다가
숨이 터억 막혀서 죽는 줄 알았고 그 날은 회복 불가였다.
뒤에서 오던 신총무님 ‘5분 20초 페이습니다. 빠릅니다.’
아직은 따라 뛰면서도 페이스를 모르는 초보단계인 걸 어쩌리요.
옆에서 뛰시던 회장님 뒤로 처지기 시작한다.
회장님이 처지실리가 없다. 확고한 믿음이다.
혼자 명상하면서 가라고(어떻게 아시고? 회장님도 그러신감?)
맨 뒤 지키시며 배려하시는 거다.
그래도 돌아볼 엄두는 감히 낼 수가 없다. (뛰느라고 바빠서리)
내가 조금씩 처지기 시작한다.
아, 호루라기만 가져 왔어도 좋았을 걸.
앞에서 일사불란하게 뛰는 네 선수의
코치인척 할 수도 있는데 말이지. (한 5분 정도는 버틸텐데)
앞 네 사람은 오른발 왼발 순서도 같으며
줄 간격 일정하며 (같은 부대 훈련 동기?)
우선 건각 네 짝이 매우 아름답다.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더라.
보기 흉한 알통이 있길 해? 대퇴부 군살이 있길 해? (내 눈에도 좋았더라)
타워팰리스 지나가며,
가로등 동그란 불빛이 주홍색인데, 수증기 같이 흩어지는 물기는 Halo를 그리네.
촬영 중 이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늘어진 나뭇잎도 오붓한 세트장.
우산 쓰고 산책하는 사람들은 엑스트라. 그리 많지 않아서 좋고.
비 오는 날은 뛰는 사람들 발소리가 크게 들리는지
지나갈 때 우산을 높이 들어주기도 한다. 고마운 사람들!
한강 합류점 직전,
앞서 가던 네 사람, 기다려 주면서 숨을 가다듬고 있다.
회장님은 어딜 가셨는가?
이팀장님 다가와 조용하게, ‘잠실까지 갑시다. 선두 서요. 페이스 해줄께’
좀 더 기다려도 회장님은 아직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명상을 단단히 하시는 가보다.
잠실 방향 가는 길, 호젓하다.
아까 선두 서라고 했을 때 하마터면 넘어갈 뻔 했다.
페이스메이커가 도와줘도 뛰는 건 내 발이다.
아직은 뒤가 내 자리다. 좀 더 훈련을 쌓은 후에 전진!
숨 차서 밟힐 일 모면하는 것도 민폐다.
자전거도 없고, 인라인은 더더욱 없어 한산하다.
오로지 우산 쓴 커플 몇, 또 드물게 나온 가족들.
비 오는 날은 이래서 또 좋은 것이었군.
그래도 가게들은 하얀 형광등 길게 켜고 기다린다.
어느 남자가 담배를 핀 채 자전거를 타고 간다.
둘 중에 하나만 하면 좋으련만.
선착장 레스토랑이다. 신나는 음악이 팡팡. 무슨 곡인지 몰라도
이제는 꽤 많이 처진 다리에 힘이 실린다.
음악의 힘!
저만치 한강 다리에 초록 불빛 장식이 보이는데
저기가 끝일까 그 생각에만 잠겨서 뛰었다.
비 오는 날은 목도 마르지 않다. 한 시간을 뛰었는데도.
드디어 반환점에 도달했다. 박수!
내가 대견스러워 아무도 부럽지 않았다.
네 분들은 기다리면서 숨도 돌리고 여유도 있다.
“한강에 쪼만한 게가 바글바글해!”
“잠자리채 하나만 있으면 가득 건지는데.”
“게장 담그면 맛있다구요.”
“게 뿐인가? 쏘가리도 있는데…낚시들 꽤 하네”
“여기 낚시는 전면 금지 했능기라”
물하고 2프로 입가심하고 돌아섰다.
여전히 뒷자리에서, 더욱 쳐지기 시작했다.
빗방울이 제법 굵게 떨어진다. 낭만적으로 생각하자.
“비가 내리고 음악이 흐르면 ♬ 난 당신을 생각하네.”
봄비가 나을까? “이슬비 내리는 길을 뛰면서 장마비에 젖어서 ♬~ ”
비에 관한 노래를 기억하느라 지루한 줄 모르겠다.
한강 유람선이 지나간다.
전체 아웃라인을 크리스마스 츄리 마냥 작은 등으로 장식하고
유유히 흐르네. 와아. 멋져라.
라인이나 세느에서만 하냐?
매일 달림이 복장만 보다가 텍시도랑 드레스로
쌍쌍이 뽑아 입고 우아하게 나타난다면---근사하겠지?.
그런데 서로 몰라보다가 집으로 돌아갔답니다. 우하하 (언저리 뉴스)
돌아오는 길이 훨씬 수월하다.
바지가 비에 젖어 다리에 달라붙는데도 이상하게 쉽다.
비에 젖은 생쥐 꼴이라
그래도 비 피해서 가만히 서 있는 사람보단
이렇게 맞으며 달리는 사람은 측은해 보이진 않지.
측은이라니? 신바람이 쌩쌩, 날개가 돋으려 한다.
한강 합류점으로 돌아 들어섰다.
와아, 감동! 홀로 달리기도 슬슬 겨워졌는데
오늘은 확실히 기록 낼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누구랑 뛰는데!
옆에서 숨이 어떤지 보고 적시에 조언하는 페이스메이커!!
지난 번에도 끝 무렵에서 “숨 고르고!” 딱 한 마디에
열 가지는 얻었다. 중요했다.
이 후는 말처럼 탄탄대로였다.
가장 긴 연습거리였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맨 끝에, 기분대로라면 질주라도 할 것 같았다.
다리가 받쳐주었을지는 안 해봐서 모르지만.
영동1교 도착. 박수!
시계는 2시간 2분이다. 아까 반환점에서 쉰 것 뺀다면
와아, 기록은 기록이다.
비 오는 밤은 이래서 특별하다.
회장님, 워디 계셨슈?
청담교 쪽으로 혼자만 도시믄 워쩐디유.
근디 오늘 밤 비가 와서 그런가유?
밀양아리랑 한 구절이 떠오르는지 모르것시유.
‘물길러 가는체 술길러 이고~ 오동나무 수풀속에 임찾아 간다’
‘아리당다꿍 쓰리당다꿍 아라리가 났네’
PS:
2004 춘천마라톤 완주기
얼마나 오랬동안 기다려왔던 결전의 날 이었던가.
내 생에 새로운 이정표 를 세우기 위함에,,,
조그만 어려움에도 쉬 지치고 마는 아들 녀셕에게 뭔 가 보여 주고 싶음에,,,
일찌기 내 어찌 생각 이나 할수 있었던가,,, 마라톤 풀 완주를.
마라톤 풀 완주 하는 이들 태어날 때부터 특별한 인간으로 태어났기에 가능 하리라,,,
내심 그렇게 치부 해 왔었는데...
하지만 오늘 아침 날이 밝어니 어느세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수 있음에 감격하네.
대단한 나 ㅎㅎㅎ 2만 4천명중에 5시간 이내로 완주한이들 1만 5천 뿐이라네 ^^
내심 가슴이 뿌듯 하지만 좀 부끄럽네,,, "38km 에서 좀 걸었네요" ㅋㅋㅋ 소문 내지 말기,,,,양재 천 식구들만 알기^^**
강렬한 여름 햇살이 내앞을 가로 막아도,,,
푹푹 찌는 열대야 가 계속 되는 삼복 더위에도,,,
머리통 뒤 꼭지에다 " 아저씨 좀 이상해 지지 않았냐구" 비아냥 대던 마누라,,,
이모두 물리치고 오늘 결전을 위해 이른 아침, 붉은 태양이 떠오르는 동녁 "춘천" 그 곳에서 내 삶에 새로운 한 획을 긋고 오리라.
따끈한 찰밥에 기운 얻어 출전하는 창가에 이른아침 물안개 피어 오르는 양수리의 모습도 오늘은 더욱 새로워 보인다,,,
내 오늘 기필코 완주하리라 다짐을 하고 잠시 잠을 청해 보지만 쉬 잠들기 힘드네...
풍악 소리에 들 떠구,,, 출발 빵빠레에 흥분하구,,, 스텐드 위에서 엉뎅이 춤으로 응원하는 아저씨에 힘 얻어 힘차게 그렇게 출발 했네.
나의 새로운 날의 힘찬출발을...
분위기에 휩 싸이고,,, 주변 단풍에 매료 되구,,, 시간 죽이는 강태공들에게 비웃음 한번 던지고...
자꾸만 앞서 달리고 싶은 충동을 "
35 km 경사로가 를 마감하고,,, 물한컵 들이키구 내심 sub-4 를 꿈구며 이 팀장님 물마시는 틈을타 도망 간다 ㅎㅎㅎ.
하지만 이내 후회 하게 될줄이야,,, 어느부대원들 군악대의 힘얻어 좀더 달려 보려 애쓰지만 이미 다리도 어깨도,,, 너무 지쳤네,,, 애구 이럴 어쩐다나...
길가 아주머니들 고맙게 물을 나눠 주네,,, 애라 한컵을 벌컥 벌컥 마시구 다시 한번 달려 보지만,,,
37km 다리도 건너기전 배 출렁 거리기 시작이네,,,
앵앵 거리고 지나가는 앰블런스까지 겁을 먹고,,, 애구 난 죽었다...
등어리도 아프구, 다리도, 발바닥두,,, 아프지 않은 곳 어디일까.
이제 정말 지쳤나보다... sub-4 정말 꿈이었을까,,, 무리한 욕심 이었을까,,,
무얼 하기에 날마다 그렇게 나가냐구,,, 걱정스레 바라 보시던 어머니...
사는 모습이 다르고 친구 하나 없는 이국 에서 자신의 새로운 삶을 위해서 공부와 투쟁중인 아들 녀석...
빛 바랜 필름처럼 마구 지나 간다,,, 그도 못 뛰냐구 비아냥 대는 마누라 얼굴까지.
어머니 네게 힘을 조금더 주시와요,,, 외쳐 보지만 입속에서 맴 돌 뿐이네.
걷다 뛰다,,, 온종일,,, 저녁 노을 지는 공설 운동장으로,,,나는 갈테야.
그때
그레 이제 보인다 골인지점,,,마구 내달려 달려서,,, 골인[4시간34분 영광 스럽네]...
칩 반납 했더니 겨우 빵하나 주네 ㅎㅎㅎ.
하지만 오늘 내 생에 제일 기분 좋은 날 이어라...
도전은 계속 되리,,, sub-4 의 그날까지
내가 뛸수 있음은
살아 있는 것이고
마라톤 그것이 곧 나의 삶이어라
마라톤 그 자체가
힘들고 외로울 지라도
이미 내 삶의 일부 인줄 나 이제야 알았네.
마라톤이 즐거운 이유는
시원한 강 바람에 땀 식히기 보다,,,
주변에 아름다운 단풍잎 보다,,,
주로에 경쾨한 풍악 소리보다,,,
골인 지점에서 느끼는 희열때문이라네.
난 오늘도 달리고 또 달리련다
써브-4 그 날까지...
홧팅 양재^^**
어느 주자의 구호 다시금 새롭네....
그대마음, 내 마음
그대가 달리면, 나~도 달린다.
하나, 둘, 셋, 넷 큰소리로 fighting !!! & 히~이~힘
2004 춘천마라톤 완주기
먼저 무사히 완주할 수 있도록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그 어느 때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대회에 임할 수 있었습니다.
수고하신 모든 분들에게 머리 숙여 깊이 감사 드립니다.
서브-3...
얼마나 높은 벽인지를 실감했습니다.
그리고 무엇이 부족하고,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을
피부에 와 닿을 정도로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 레이스 구간별 느낌
초반 5km의 오르막에서 2km정도는 1km당 4분40-50초로 달리다가
이후부터는 km당 4분10초보다 조금씩 빠르게 하면서 언덕에서 잃어버린 시간을
꾸준히 만회해 나갔다.
1km마다 4분10초를 머릿속으로 계산하면서 조금씩 좁혀 나가다보니
15km지점에서부터는 거의 4분10초 페이스(풀코스:2시간55분)에 근접했다.
전혀 힘들지 않았다.
하프지점을 1시간28분대로 통과할 때까지만 해도
이대로만 가면 서브-3다.
5km=18분15초, 10km=38분, 하프=1시간23분의 기록이 증명하지 않는가.
아!
그러나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음은 얼마 안 가서 바로 확인이 되었다.
23km지점부터 점점 힘이 들기 시작하더니
25km지점부터는 급격히 페이스가 떨어지며 허벅지와 종아리에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그 부분에서 시작되는 오르막이 더욱 몸을 무겁게 만들었다.
28km지점부터는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다.
여기가 38km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결국 약15km정도의 거리를 바닥난 체력에서 오직 정신력으로 버텨 나가야만 했다.
그 결과가 얼마나 힘겨운 후유증으로 다가오는지
그 동안의 경험으로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기에 더욱 괴로웠다.
그때부터 기록은 무의미했다.
자원봉사자들이 지원하는 파스를 2-3차례 바르고 뛰다가 걷기를 반복하며
힘겨운 레이스를 이어나갔다.
그런데 그 상황에서 그나마 열심히 훈련한 효과를 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조금 다리를 주무르고 1분 정도 걷다보면
예전과 다르게 다시 다리에 힘이 생기는 것이었다.
예전 같으면 무릎에 이 정도의 통증이 왔으면 더 이상 뛰는 것은 불가능했었는데 말이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꿈만 같던 후반부 15km를 거의 다 소화하고
마지막 2-3km를 남겨두고는 젖 먹던 힘까지 다해 한 번도 쉬지 않고 끝까지 달렸다.
종합운동장 트랙 안으로 들어올 때는 어디서 그런 힘이 났는지
당당한 모습으로 스퍼트를 하기 시작했고,
3시간18분으로 결승점을 통과하면서 비록 목표로 정한 서브-3는 실패했지만,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레이스 막판에 쥐가 나서 고통을 참지 못해 비명을 지르던 사람들은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완주가 불가능했을 것이지만,
그래도 난, 힘들었지만 개인기록을 6분이나 단축하며 무사히 완주하지 않았는가.
그리고, 하프까지 2시간55분 페이스로 여유있게 달리다가 후반부에 급격하게 무너지면서
최소한 1달에 2번 이상은 2시간 이상의 LSD훈련과
복근운동을 중심으로 한 웨이트트레이닝으로 서브-3용 지구력 근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지 않았는가.
그리고, 뒤늦게나마
무릎 부상후유증으로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상황에서도
다음날 새벽근무로 5시간동안 오토바이를 타고 거래처를 돌아다녀야 하고,
통증을 참으며 달린 거리로 봐선 엄청난 후유증이 예상되었기 때문에,
일하면서 느껴야하는 그 고통이 너무 싫어서,
조금이라도 회복속도를 빠르게 하려고 파스 바르고,
눈 질끈 감고, 차안에서 다리를 높여야 좋기 때문에 벌러덩 누워 버렸습니다.
버릇없이 보였더라도 널리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그 덕분인지 그 동안의 훈련 량 덕분인지 비교적 무난하게 일을 끝낼 수 있었답니다.
개인적으로 마라톤은 제 인생이긴 하지만 취미일 뿐이고,
맡은 일에 대한 책임완수가 더 중요하고, 걸을 수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기에
어쩔 수 없었습니다.
거듭 죄송합니다.
2004 춘천마라톤 완주기
작년 이맘때 혼자 연습하구 mbc 한강 마라톤 10km에 도전 하구 1년 만이다
혼자 보다는 여러사람이 같이하고 싶어서
여러분들 만나서 어느때 보다 연습도 많이 했고 땀도 많이 흘렸는데..
1년만에 풀코스 도전 걱정이 많이 된다 홍천가서 언덕 훈련은 구경만 했구 ㅋㅋ
여름에 지리산 종주도 했는데 sub-4 할거라구 큰소리 쳤는데 ㅜ.ㅜ
완주나 할수 있을지 마음이 종잡을수 없이 두근 거린다
들뜬마음에 언제 춘천 까지 왔는지 모르겠다
어느대회 보다 많은 사람들 그중에 한사람 마음은 벌써 골인 한 기분이다
왔다갔다 하다보니 선두그릅이 출발한다 순서를 기다리며 승근이형 옆에 바짝 달라 붙었다
k그릅 출발 소리와 함께 뛰어나갔다 마음속으로 승근이형만 따라 붙을것이라구 다짐 하면서 ~~
3k정도 달렸는데 힘이 든다 아직몸이 안풀려서 그런가 곧 괜찮아 지겠지 승근이형이 몸은 이상한데 없냐구뭍는다 괜찮다구 했다
10km지점까지 58분 걸렸다 무리 하지 안았다고 생각한다 몸도 많이 풀린것 같았다
절대무리 하지 않을거라고 생각 하는데 발은 자꾸 앞서 나간다 이러면 안되 자책 하며 승근이 형과 호흡을 같이 했다
20Km에 도착 하니 1시간53분 정도 걸렸다 승근이형이 먹을거좀 먹구 좀쉴거라구 했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출발 하는데 100m정도 달리다가 다리에 쥐가 왔다 움직일수가 없었다
잠시나마 정걸이형한테 배웠던 스트레칭으로 다리를 풀었다 한 1Km 정도 걸었다 쥐가 좀풀리는것 같다 다시 조금씩 뛰기 시작했다 조금 가다보니 수지침을 놔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수지침을 맡고 피를 조금 빼구 나니 한결 나아 진거 같다
다시 조금씩 뛰기 시작 하니 언덕이다 내심 언덕은 겁나지 앉는다 양재천회원들과 언덕 훈련은 많이 했다구 생각 하며 뛰었다 힘든다 소리를 질렀다 조금 기분이 조아진다
28km지점에서 정배형이 보인다 힘들어 보인다 다리에 쥐가 나서 침맞고 왔다고 간단히 말하곤 뛰어 나갔다
정배형 한테 미안하다. 마음은 같이 가구 싶은데 발은 앞으러 먼저 나가는것 같다 어쨌던 정배형 미안 해요^^
20km~~30km 까지1시간6분45초걸렸다 지금까지2시간59분30초정도 걸린셈이다 시간을보며 또다시 뛰기 시작했다
32km 지점에서 승근이형을 만났다 얼마나 반갑던지 말루 표현 못하겠다 어쨌던 혼자 뛰다가 승근이형을 만났으니힘이 몇배는 더 나는거 갔다
34km지점에서 승근이형이 나보구 먼저 가란다 뒤에 오는 사람이 걱정 되는것같다
다시 혼자 뛰었다 점점힘은 빠지구.. 걸어가구 싶다..그래두
군악대 음악소리 이름모를 여고생악대부와 옆에서 소양강처녀를 부르며 힘내라구 악을 쓰며 기를 넣어주는 여고생들 없는 힘이지만 조금만더 조금만더 ..... 또 뛰었다
35km ~~~36km~~~37km를 지나며 체력은 바닥이 나고 내몸은 땅속으로 기어 들어가는것 같다 그만 포기 하구 싶다 다시는 마라톤 하지 안으리라 내가 이고생을 왜 하는지 ㅜ.ㅜ
여러가지 생각 하며 조금 (아주 쪼금여 약1kmㅋㅋㅋ)걸었다 그래두 오늘은 하고 내일 부터 안해야지 이를 악물구 뛰기시작했다 이왕이면 1초라두 단축 시켜 봐야지 속력을 좀 내보았다 다시 다리에 쥐가 난다 다시 속력을 늦췄다 길가에 사람들이 다왔다고 조금만 힘내라고 응원을 한다
그래 이제 다왔는가 조금만 더 힘을 내자 정배형은 어떻게 되었을까 힘든 얼굴이던데 걱정이다
저기 운동장이 보인다 우리 회원들 누가 응원좀 안해주나 아무리 찾아두 안보인다
운동장 안으로 들어가기전에 준구형님이 보인다
기록4시간26분18초 다 여러분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다음엔 꼭sub-4 하겠읍니다 켁 마라톤 안한다구 다짐 했는데 ㅎㅎ
영진이형 시합날 잡히면 연락 해줘잉
(여기까지 나의마라톤 풀코스 첫 경험담입니다)(승근이형 고마워요 꾸뻑)
2004 춘천마라톤 완주기 조경님
출발점에 서서 출발을 기다리고 있자니 다리가 후들거린다.
오늘 목표는 첫째, 완주. 둘째, 절대로 걷지 않는다. 셋째 서브5.
컨디션은 나름대로 괜찮은 것 같은데 내리막에서 오른쪽 무릎이 약간 뻐근하게 느껴진다. 5K밖에 안왔는데 벌써 아픈 부위가 생기다니...끝까지 갈 수 있을까? 우리반 아이들하고 한 약속은? 나하고 한 약속은?....이생각 저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하다. 호수가 보이기 시작하면서 경치가 아름답다. 경치를 보노라니 지난 시간들이 떠오른다. 3월
저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얘기인줄만 알았던 42.195K 완주를 하였습니다.
그 잊지못할 순간을 얻기위해 보냈던 시간들을 돌이켜보니 고마운 분들이 너무너무 많습니다. 특히 우리
2004 춘천마라톤 완주기
10월 24일
생각 만해도 정말 가슴이 두근거리는 날이였었습다.
솔직히 말해서 이 나이에.. 내가 정말 하프도 아닌 풀코스를 뛸 수 있을까란.. 두려움도 있었습니다.
‘주님.. 내일 춘천 마라톤을 참여하는 회장님을 비롯한 모든
그러면서도.. 또다른 맘으로는 ‘그래! 해보리라.. 50이 넘은 아줌마 깡으로 한번해보리라..!’라는 오기도 들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막상 뛰다보니.. 다리부상에..한쪽 눈도 상태가 안 좋았고.. 옆구리 부상..그리고 연습부족.. 또 긴장한탓에 지난밤에 잠을 설쳐서 피곤까지 겹쳐서 정말 안좋더군요..-.-
뛰면서 내내.. ‘포기해버릴까’라는 나약한 생각과 싸워야만했었답니다..
하지만.. 이왕이면 즐기면서 뛰자라고 생각을 바꾸었죠.. ^^ 그렇게 생각을 바꾸고 뛰다보니까.. 곱게 물 들은 단풍도 눈에 보이기 시작했고 어느 화가가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을 저토록 아름답게 만들어 낼 수가 있겠는가라는 생각도 들기 시작했답니다..
또.. 잔잔히 흐르는 호수역시.. 호반의 도시 춘천답게 아름다웠고.. 그러한 아름다운 도시 춘천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축제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용기와 위안을 찾을 수가 있었습니다.
이 나이에 춘천마라톤 풀코스를 완주를 하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너무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늘 걱정해주신 조 회장님, 그리고 신 팀장님,
용기를 주시고 격려해주신 덕분에 이렇게 42.195Km를 지각생이 완주를 할 수가 있었답니다.
늘
2004 춘천마라톤 완주기
출발~10km
아...지금부터 42.195 km를 뛰어야한다
내심기록을 단축하자 올해는 연습을 계획성있게 했다고생각....(자만했음을 나중에 알음)
컨디션은좋다. 다리도 가볍다.
룰루~랄~라 의암호의로 들어서니 공기가 상괘하다 간혹 바람이 살갓을 스칠때 서늘함이
기분을 좋게 해준다.
벌써,10km 시간를보니 대략3~4빠르다(56분)
10km~20km
에고~오바페이스 했네 내심 좋으면서 걱정됀다. 속도를 줄인다, 여기서 부터 힘을 아껴야한다.
그래야,20km 이후에 언덕을 생각해서.....
잠실 사신다는 아저씨가 말 붙인다. 어~이 아저씨 발맞추네...
초코파이도 주신다.
시간이 1시간59대같다
20km~30km
조금씩 다리가 무거워지는 느낌에 어께한쪽이 감각이상온다.
매번있는 일이라 무시해버린다. 27~8km 지점왼쪽 종아리린가 따끔..따끔..헤유 신호가 오네
지금은 아닌데, 오바 페이스, 했다해도 lsd 한거리를 생각하면 37km 이후에 쥐님이 와야돼는대
아~큰일이다. 속도를 늦춘다. 주의를 쫙~악 둘러본다. 길게늘어진 움직이는 인간군무~넘 멋있다
단풍 풍경도 정말 아름답다.
30km~완주
쥐 님은내다리에서 계속 동반주하겠다네 너무아프다, 어떤때는 탁구공만한게 불쑥~불쑥 아~끔찍
하다. 이런 쥐는 처음이다 부상이 여러번 있었어도,다른건 다해도 무서워서 침은 한번도 맞지안않
는데, 내 생전 처음 할아버지 하테 침맞는대 침이 못 끝같다. (대게 굵네) 사정없이 막찔러대는데
아얏...아얏..........할아버지 하나만하면 안돼요.....안돼는데...또....아..얏..아.아..악...피가 줄..울..줄
눈물이 나올려고 하네 (엄청 아퍼습니다) 35km 이후에는 1km 마다 스트레칭..근데 전에는 소양호
다리가 엄청 길었는데 그날은 짧게 느껴지네, 해서 내심 갱이 너 체력많이 좋아졌다 (생각 했죠)
코너를 돌아서니 운동장이 보이네 반가워라, 514 번 화이팅...514번 힘...답례로 손을 들어준다
.....옆을 지나면서 힘 내세요 힘...외쳐준다 .아저씨 고맙다하네,...여러명 추월하며...드뎌~어~어...
골인..!!!!! 4시간45분 -20분=4시간25분이넹
춘마 하루 동행해준
내년에는 진희씨도, 풀. 도전 완주합시다
2004 춘천마라톤 이영화
10월 3일 부상을 당한후 어찌하면 조기에 회복할 수 있을까 노심초사하며 양재정형외과에서의 양방치료와 양재시장내 송한의원에서의 한방치료를 겸하며 단 한차례도 달려보지 못한채 마지막으로 외과 원장님과 상담한즉, 잘못하면 평생 뛰지 못할수(?)도 있으니 분위기만 즐기고 혹 뛰고 싶으면 10여키로만 달려보라는 겁주는 조언을 듣고 일단 춘마행에 몸을 실었다.
처음 참가하는 대회지만 난 무척 애정을 가졌기에 포기는 아예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가을의 전설을 기다리는 모든 마라토너들의 축제이며 나보다도 두살이나 많은 전통있는 대회때문이기도 하지만 요즘만큼이나 취업이 어려운 사회분위기 속에서 황량한 사회로 내몰리기 직전인 72년 초가을부터 73년 이른봄까지 6개월여를 절박한 심정으로 개나리 봇짐싸들고 가평군 외서면 어느 촌락에서 배수의 진을 치고 나의 처지와 비슷한 사람들과 불확실한 미래를 설계하며 보냈든 아련한 추억이 경춘가도와 경춘철길변의 산하에 베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후로 춘천과 서울간 철도여행을 난 자주하며 그 시절을 회상하곤 한다.
여느때같으면 다소간의 흥분을 느끼기도 할법한데 평상심의 오차범위속에서 그져 무덤덤하기만 하였고 일전불사를 앞두고 전의를 불태우는 양재천전사(?)들의 나름데로 분주한 모습들은 풍성한 결실의 수확을 걷우기에 믿어 의심치 아니되었다.
끝없는 인파속에서 축제분위기를 느끼며 아주 천천히 달려보니 세상에나...마라톤도 이런 즐거움이 있었나 싶어지며 지나치는 사람들의 표정이나 호흡,달리는 모습도 감상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까지 생기니 사람들은 왜 기록만을 의식하며 그져 앞만보고 죽기 살기로 달려가는지 마라톤을 하고나서 처음 이런 감상에 젖어보기도 하였다.
외과원장님은 무당쪽집게인가!! 힘들이지 않고 슬슬 뛰는데까지 뛰어보자며 단풍보다 아름다운 춘마 행렬의 형형색색을 즐기는데 10여키로 될쯤 부상당한 다리부위쪽에서 뜨거운 열기가 확 뻗치며 무언가 흘러내리는 느낌이 들기에 깜짝 놀랐다.
순간 평생 뛰지 못할 수도 있다는 그 말이 뇌리를 스치니 비록 부상후 21일간 단 한번의 연습없이 왔지만 힘드는 것과는 전혀 상관없이 오늘의 달리기를 이제 자제해야만 할 때가되었구나 싶어 걷다시피하며 얼마간을 더 나아가다 서서히 중단했다.
마라톤을 시작한후 주변으로부터 파싹늙어보인다, 몰골이 말이 아니다, 왜그리 몸을 달달 볶느냐, 조심해라 오래동안봐야지 등등 수없이 많은 얘기들을 들어오면서 갈등도 참 많았지만 들어누워 시름시름 앓다 가는것보다 뛰다가 가는것이 낫지 않느냐고 하면 다들 두손 든다.
춘마를 만류하며 턱밑에 까지와서 데려가려는 가족의 성의 또한 괘씸하여 난 평소의 나의 소신데로 뛰다가 가지 못하고 열댓번의 대회참가후 처음으로 중도포기라는 불명예를 안고 아쉬운 추억만을 남긴채 내가 짝사랑한 춘마를 뒤로하고 돌아섰다.
하지만 춘마가 나를 보내지 않았기에 내년에 다시 올것을 기약하며.
2004 중앙마라톤 마라톤 완주기
사람들 쉬 인간의 한계에 도전이라 말들 하지만,,,
42,195km 뛰어보지 않고는 평가 할수 없어리.
하프 5회, 풀 2회 마라톤 입문 1년 3개월 나 이제 마라톤 뭔지를 조금 알것 같네.
의욕,
자만,
욕심,
이 모두를 단호히 거부하는 마라톤 full 완주에는,
오직 성실, 정직 한 Sportsmanship 만이 존재할 뿐 인줄 이제 야 알았네.
성실한 훈련도 없이 sub-4 를 하겠다고 덤빈 나 자신이 부끄러울 뿐...
춘마
아쉬움도 욕심도 모두 털어버리자.
나의 일상이 허용하는 한 성실한 훈련 만이 sub-4 의 지름 길이려니.
오늘부터 새로운 병아리로 다시 태어나려네.
배번 양보해주신 분,,, 배번 4308 좋은 기록 내어 드리지 못해 미안 하네요.
40km 지점 물한컵 들이키고
보도 블럭 등짐지니
가을 높은 하늘에서
아롱 아롱 노랑 비 내리고
sub-4 의 꿈의 푸른 빛은 새털구름에 실려
서쪽 하늘로 아련히 나를 외면하네,,,
잠자리 마져 보이지 않는 파란 가을 하늘 천지 허전하여
내맘 한잎 떨어지는 가로수 낙옆 밑으로 기어드니
목 마름에 시달린 주자들 자꾸만 네게 뛰자네
저기 저만큼 운동장 보인다구,,,,
서풍 찬 바람에 힘실어 다시금 뛰어보려네
한발 두발 발 소리가 가슴에서 머리까지 울린다
저멀리 보이는 운동장 점점 더 멀리 도망을 하려네
날 반기는 경쾨한 음악 소리에 다시금,,, 힘을
저멀리 반가운 이들
눈물나게 처절한 나의 두번쩨 도전
도전한 목표 실패 했지만
풀어야 할 숙제,,,
자만의 반성,,,
영원히 잊지 못할 중앙 마라톤 이었네...
sub-4 그날을 위해 내일부터 또 다시 열심히 뛰리라.
2004 중앙마라톤 이영금
중앙마라톤을 앞두고 연습부족으로 인해 마음에 갈등만 가지고 대회 전날까지도 뛸것인가 말것인가,
아님 뛰다가 중도에 포기라도 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이런 저런 생각끝에 일단 뛰어보자 결단을 하고 홍안님과 만나 대회장으로 출발,
완주할수 있기만을 바라면서 대회에 참여했는데 결과가 뜻밖에 좋아 남편도 믿기지 않는 듯 몇번이고 되묻습니다..(대회 나가기전 아침 , 힘들면 포기하고 오라고 당부, 이제는 엄살도 못부리겠어요. 믿지 않을테니까 **^^**)
날씨도 너무 좋고, 대회 분위기도 좋은데 단지 몸이 따라줄것 같지 않아 내심 걱정이다.
초반부,
달림이들의 물결에 몸과 마음을 맡기며 출발선상에 섰다.
페이스 메이커로 동반주 해주며 절대로 오바하지 말라는 말씀과 분위기에 취해 오바페이스 할까봐
매킬로마다 시간을 보아가며 챙겨주시는
중반부에 잠깐만, 하시더니 나타나질 않으신다.
남들은 즐달하면서 뛴다고 하였지만 나는 뛰는것에 급급해서 그 아름다운 경치를 만끽할 여유로움도
없었다.
주어진 대로 겸손하게 달려야 함을 몸이 먼저 아나 보다.
30km까지는 가봐야 그날의 컨디션을 알 수 있다는 말을 떠올린다.
그래, 아직은 동반주하던
그래 이제 기다리는 것은 포기하고 어차피 지금 마라톤의 벽이라는 이 언덕에서 내 아무리 힘들어도
누가 나 대신 뛰어줄 수 없는 것처럼 내 삶 역시 내가 주인이라는 너무나 평범한 사실을 다시금 깨닫는다.
인생은 내 힘으로 가야하는 것, 할 수 있다.
담담한 모습으로 뛰면서 가끔은 두 팔을 뒤로 제치며, 두 무릎을 굽혀가며 스트레칭을 해 보기도 하면서
나 나름대로 페이스를 조절하려 애쓴다.
가다가
힘든 언덕을 오를때나, 힘들어 지쳐 주저 앉고 싶을때 어김없이 주로에서 응원하며 우리에게 힘들
실어준다. 얼마나 고맙고 반가운 일인지.
내 어디서 이들을 이토록 반갑게 만날 수 있겠는가?
나 또한 그들에게 손을 흔들어 주며 고마움의 인사를 한다. 조금은 긴장에서 벗어난 듯 싶다.
대회 내내 마음속으로 기도했다.
연습은 못했지만 1년에 한번 출전하는 거북이의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아시는 하나님, 완주할 수
있도록 도와 주시고 욕심을 부리자면 3시간 59분이내에 완주할 수 있었음 하구(누가 봐도 욕심이겠지요.)
이처럼 나는 남들에겐 완주 할 수 있을 지를 염려하며 걱정했지만, 속으론 기록조차 욕심을 내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초반부에야
스스로밖에 할 수 없는 처지라 내내 하나님께 의지하며 기도하며 달렸다.
나의 두다리와 나의 두 팔과 호흡, 맥박... 모두 모두 함께 해달라고 .......
다행인것은 초반부에 페이스를 잘 조절할 수 있어 마지막까지 순조롭게 달릴 수 있지 않았나?...
드디어 상기된 얼굴로 출발했던 운동장에 들어서기전,
결승점 좌우에는 팀별 응원당들이 즐비하게 서 있었고, 달려오는 주자들을 박수로 격려해 주고 있다.
어디선가 나를 부르며 응원해 주고 있는
젖먹던 힘까지 쏟아 부으며, 그 순간에도 작년 이맘때
아쉬움을 떨칠수밖에 없었던 4시간 13초를 기억해 냈다.
악으로 뛰는 거야 하시던 말씀까지....
아~ 자 힘을 내자. 두발 두손 힘껏 드디어 골~인.
결승점을 힘차게 통과했다. 전광판에는
되어 있었다.
아, 나는 해냈다. 함성을 지르고 싶었다.
아무리 힘이 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해 보겠다는 나 자신에게도 고맙고, 출발선상에서
완주만을 할 수 있다면 하고 바랬는데 그 이상의 좋은 결과를 나았으니
모두다 내가 사랑하는 하나님과 나를 응원해 주고 진심으로 기뻐해 주며 즐거워해 주시는
회원 모두에게 정말 정말 감사드립니다.
주로에서 목이 세어라 응원하며 기쁨조의 역활을 단단히 해 주신 열거하기에도 많은
정말로 사랑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격려하려 오신 두분 부회장님, 꿀을 먹은 비법까지 알려주셨지요.
끝까지 함께하며 즐겁고 재미난 시간으로 축하의 자리를 마련해 주신 우리
고맙습니다. 이 마음 모두 모두 알아 주시지요? 꾸 - 벅 ^*^
**초반부에 페이스를 조절해 주셨던
몸보신 많이 되었습니다. 다음에 몸 허할때 찾아가야 겠어요.~~
2004
⊙ 일 시 :
⊙ 코 스 : 진주시
⊙ 주 최 : 진주신문 (http://jinma.org)
낮 기 온 : 10~14도
몸 무 게 : 74kgs
운 동 화 : Nike Pegasus Full Length Air
기 록
5km :
10km :
Half :
30km :
Finish:
해가 바뀌기 전에 뛰어야겠다는 부담감이 있었는데 회원님들의 열화(?)와 같은 격려를 받고 제가
때 늦게 ‘풀’을 달린게 뭐 그리 대단하다고 후기까지…
그러나 달리고 난 심경, 미제 사건을 해결한 강력계 형사의 심정이랄까 속이 시원합니다.
에궁~ 그러게 찰밥 줄 때 잘 뛰지… ^^;
바람 한점없는 일요일 아침의 고요한
아직 일어나지 않은 시골의 민가는 고요에 잠겨있고, 한편엔 산, 한편엔 물이 펼쳐진 코스는 마라톤 레이스에 참여했다기 보다는 모처럼 어느 이름 모를 시골을 답사하는 '배가본드'가 된 기분이다.
주변의 풍광, 바람과 산하의 냄새, 손과 발에서 느껴지는 촉감 등 오감을 즐겁게 하며 달리기.
이제는 더 이상 기록에 지나치게 집착해서 네시간여를 고통속에서 달리지는 않으리라. 내가 그 동안 쌓은 훈련량에 비례하여 기록이 나오는 것이므로 훈련에 열중하고 달리는 중의 오감에 충실하며 주변 경관도 즐기고 자신의 건강도 함께 도모하는 것이 진정한 달림이의 자세일 것이다.
앞으로도 전국의 풍광 좋은 곳을 철 따라 달리며 주유천하 하는 마라톤 레이스 투어를 할 것이다.
Start ~ 5km
오늘은 두 가지의 금칙을 꼭 지키리라 다짐한다.
1. over pace를 않는다.
2. 몸의 변화와 싸인에 충실히 따른다.
이것만 지키면 절반은 성공이다.
잘됐다... 화장실이나 다녀오지... 느긋하게 몸을 가볍게 하고 돌아왔더니 어~ 다들 어디갔어?
헉~헉~ 1km당 6분 페이스로 달리기로 했는데 5km 지점 통과가 27분이다. pace down.
다리가 그리 무겁지 않게 느껴지는 감이 괜찮다.
5km ~ 10km
6km를 지나자마자 총 3개의 다리 중 진수대교가 나타난다.
벌써 half 주자들이 뒤에서 달려든다. 주변의 페이스에 헷갈리려고 한다. half 선두 주자는 벌써 에스코트를 받으며 반대편 주로를 달려온다.
코스도 큰 고저차 없이 완만하게 진행되어 편안하게 달린다. 천천히 달리며 ‘쥐’ 나지 않도록 잘 달래자. 쥔 잘못 만난 다리야 오늘도 고생이구나…
10km ~ 반환점
곧 half 반환점에서 즐거운듯 뒤돌아서는 주자들... 아~ 부럽군... 잘~ 가여~~
약 11km 지점부터 약 1km 정도는 2.5%정도의 오르막이 시작되는 '바느실고개'라는 코스 중 가장 큰 고개길이다. 속도를 조금 늦춰본다.
내리막은 즐거워... 1km정도를 신나게 달려 내리다가, 16km지점의 대평교를 지나고, 19km정도에서 대관교를 지나고 반환점을 돌아 나온다. 응, 그래 아직은 감이 좋아.
반환점까지 가는 중에 먹을게 왜 하나도 없지? 물만 마시고 뛰래나??? 가만보니 늦게 출발하다보니 먹을게 다 떨어졌군... 진주신문 너무 깍쟁이 장사군여…
반환점에서 파워젤을 하나 까서 허기에 대비.
반환점 ~ 30km
지난 춘마에서 25km지점에서 다리에 싸인이 왔건만 무시하고 달렸었는데, 서서히 몸의 싸인을 읽으려 귀 기울인다. 그러나 아직은 별 이상이 없는듯하다. 30km 까지는 천천히 가보자. 아직은 km당 6분대 정도 유지.
동원된 남녀 학생들이 사물놀이 복장으로 '아빠송(아빠, 힘내세요)'를 불러준다. '그래, 고맙구나. 열쒸미 달릴께...' 갑작스레 울컥 감정이... 아들 넘 생각이 난다.
자연속에서 문명에 기대지 않고 외로이 달리는 자연인은 이렇게 자연스런 감정에 충실해지나 보다.
25km 정도를 넘어가면서 오른쪽 발목과 장딴지 근육이 계속 당기고 편치 않다. 10년도 더 전에 산에서 두 번 삔 발목이 여태 후유증이 있나 보다. 그리고 몇 년 전 목 디스크로 고생하다 완치가 되었는데 최근에 다시 아프더니 달리면 오른쪽 어깨죽지가 뻐근해진다. 그래, ‘쥐’만 나지 않으면 모두 무시하고 계속 go!!! '서생원'이 달려들면 오늘 레이스는 꽝!
이제 다리에 묵직한 부하가 걸린다. 무릎 주위와 서혜부(허벅지 위 안쪽)가 아직은 취약한가 보다. 아직도 급수대엔 먹을게 아무것도 없다. 몇몇 사람들은 배고파 못 뛰겠다고 버스타고 가네...
3개 준비한 파워젤, 흑~ 내가 먹어야 해요.
30km ~ Finish
마라톤 레이스는 이제부터라고 했던가? 슬슬 뚜ㅕ볼까?
아직은 '쥐'가 어떨지 몰라 5km를 더 가며 상태를 보기로 한다. 큰 고개 '바느실고개'를 천천히 지나 이리저리 편한 자세를 찾아본다. 그런대로 뛸만하다.
30km를 지나며 한강을 따라 암사동을 갔다 오던 생각이 난다. 그 때 함께 달렸던 여러분들 면면을 생각해보며 기분을 릴랙스.
그러나 초겨울의 호반을 혼자 달리는 나, 꼭히 고독하다고 하기보단 혼자 달리는 맛도 괜찮다. 원래 나는 산에도 혼자 다닐 때 가장 편하다. '외로운 목동'인양...
이제 걷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그러나 나는 절대로 한걸음도 걷지 않을 것이다. 왜냐구? 나도 독한 넘이거든. 아님 아예 집어치우든지...
5km정도를 남겨 놓으며 이제 한결 마음이 놓인다. 그래 이제 좀 달려보자. 4시간 20~30분 사이 정도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 좀 더 속도를 낼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초반 '쥐' 걱정에 좀 소극적인 운영이 되어 버린듯 하다. 서서히 속도를 올려본다. 그래봐야 그게 그거지만... 난 열심히 달리는거 같은데... ㅎㅎㅎ
길가의 주민들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격려해준다. 이제 출발점이 보이며 전력 질주를 해본다. 의외로 다리가 잘 나가준다.
Finish Line을 뛰어들며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짐을 느낀다.
누구는 결승점에 들어서며 흐르는 눈물을 주체를 못했다는데, 뭐 그 정도일까...
역시나 이번에도 'Runner's High' 같은건 못 느꼈고, 달리기는 역시나 힘들뿐이다.
달릴 때 마약의 100배에 해당하는 강력한 환각물질이 분비된다는데 나 혹시 불감증 아닌가???
아니면 달리는 것 자체가 동물들에게는 잡아 먹느냐 잡아 먹히느냐는 생사의 스트레스라는데 나는 아직 진화가 덜 된 반인반수의 인간인가?
힘겨운 레이스를 마쳤다는 안도, 그리고 나의 온 마음과 몸의 power를 소진하며 남은건 아무 것도 남지 않은 껍질... 몸과 마음의 '카타르시스'.
나에게는 큰 의미가 있을지 모르나, 내가 그 거리를 뛰어왔건 걸어왔건 차를 타고 왔건 이 대자연의 변화는 아무 것도 없을 것이다. 나의 '카타르시스'는 내 몸과 영혼안의 것일뿐.
대회가 끝나고 모두가 돌아간
'카타르시스' 이전의 나나 이후의 나나 결국은 나 하나일뿐이다.
여러분들의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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