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정의 사이에서(1) 선지자, 사명 앞에 도망치다 (욘1:1-3)

[서설원 목사]

사랑과 정의 사이에서(1) 요나서 1:1~3 선지자, 사명 앞에 도망치다.

臂不外曲(비불외곡) 팔이 들이굽지 내굽나?

우리는 남들보다는 그래도 내 가족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의 자식들이 대학에 다 떨어져도 내 아들이나 딸이 붙으면 그리 우울하지 않습니다. 이런 경향은 생명과 관련된 영역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대형사고가 일어난 현장에 내 가족이 있는 경우, 어떻습니까? 다른 이들이 살아나오는 것을 보면 한켠 반가운 마음이 들면서도 다른 한켠으로는 저 사람이 아니라 내 자식이 살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내 아내가 살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은 것입니다. 구조자 명단, 생존자 명단을 아무리 뒤져봐도 내 가족은 죽었는데 다른 사람들은 자기 가족들의 생존을 확인하고 기뻐하는 모습을 볼 때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착잡한 것입니다. 그때 사람의 마음에 드는 생각이 무엇입니까? 차라리 하나도 살지 말고 다 죽지.. 이렇게 생각하게 되는 것이 이기적이고 자기 중심적인 원죄를 물려받은 인간의 마음이라는 것이지요. 이것이 오늘 우리네 인간이 보이는 자연스러운 사랑과 정의의 모습이라는 것입니다. 평소에는, 정확하게 말할까요? 나하고 상관없는 사안에 대해서는 넉넉한 여유, 이성적인 판단력을 보이다가도 내 것과 관련이 지어지기만하면 돌변하고 마는 극도로 자기중심적인 사랑, 극도로 이기적인 정의 말입니다.

이런 경향은 영적인 영역에 이르면 더욱 심각해집니다. 다른 교회, 다른 사람들의 열심과 선행, 복음전도와 선교의 모습, 그리고 그로 말미암는 부흥의 역사가 일어나는 것을 보면, 왜 저렇게들 극성이람~ 자기네들만 예수 믿나? 하며 그들의 모습을 깎아내리기에 바쁘지요. 저런 부흥은 우리 집, 우리 교회, 우리 교단에서 일어나야 되는데 하면서 이웃의 부흥을 순수하게 기뻐할 마음이 생겨나지 않습니다. 우리 대신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 도구로 쓰임받고 있는 이들임을 인정하기가 심정적으로 쉽지 않은 것입니다. 우리 교회만 부흥되면 좋겠다. 우리 교회가 부흥이 안되면 아니면 다른 곳도 똑같이 부흥이 안되면 좋겠다. 내가 하는 일만 잘되고 주목받게 되면 좋겠다. 내가 하는 일이 잘 안되면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일도 다 안되면 좋겠다 하는, 나아가 다른 사람의 불행한 소식에 안도하고 위안을 삼는 이기적인 사랑과 정의가 교회 안에도, 성도의 삶 안에도 자리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런 우리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이 있습니다. 요, 나에게 주시는 말씀입니다. 시간 시간 하나님께서 요나에게 말씀하시고 보여주시고 일으키시는 일들을 통해서 오늘 거울에 비추듯 보이시는 우리의 자화상을 함께 보실 수 있게 되시길 축복합니다. 오늘 우리가 얼마나 이기적이고 얼마나 욕심많고 얼마나 잔인한 사람들인가를 말이지요. 오늘부터 시작하는 요나서 강해를 통해서 조금씩 달라지고 새로워지게 될 줄로 믿습니다. 우리의 시야가 조금더 넓어지고, 하나님의 마음이 조금 더 느껴져 오늘 우리의 마음이 되기를, 하나님께서 보여주시고 깨닫게 하시는 사랑과 정의를 배우고 익히게 되시길 우리 구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오늘 말씀을 보면 놀랍지요? 한 위대한 선지자가 죄를 지은 이방 나라에 가서 복음을 전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하여 도망치는 모습이 나옵니다. 아마 성경이 국정화 과정을 거쳐서 쓰여졌다면, 이런 내용은 하나도 기록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다윗이 범죄한 이야기, 이스라엘이 타락한 이야기, 눈 뽑히고 낚싯줄에 끌려가 포로된 이야기, 제자들이 배신한 이야기들이 성경에 소개가 될까요? 나중에 자세히 설명드릴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만 구약성경은 최소 J문서, E문서, D문서, P문서 라고 하는 네 가지의 관점에서 쓰여졌습니다. 신약성경의 한 분 예수님의 생애를 기록한 복음서는 최소 4사람의 저자가 네 가지 관점에서 복음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지요? 오늘 요나서를 통해 오늘도 우리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은, 성령의 영감이 오늘 이 성경을 기록했기 때문인 것이지요? 그래서 오늘 3,000년 전의 이야기가 오늘 우리에게 메시지가 되는 것입니다.

오늘 요나서에는 이스라엘백성들이, 특히 선지자들 계보와 그 후손들 사이에서는 부끄러울 수 있는 불순종의 이야기가 기록이 됩니다. 하나님의 선지자가 하나님의 명령에 불순종하고 숨었는데 풍랑이 일고 들키고 제비뽑혀서 사람들한테 욕을 먹고 바다에 던지운 이야기가 오늘 요나서 1장 전체의 내용이 아닙니까? 그 선지자의 이름은 요나입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오늘 하나님의 말씀을 거역하고 도망치는 선지자, 요나의 완악함과 불순종을 꾸짖고 엄벌에 처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오늘 하나님의 뜻과 계획을 조금만 깊이 들여다 보시면 오늘 요나가 도망치고 있는 이유를 확인해보게 됩니다. 자기 민족의 영혼과 존망의 문제로 인해 오늘 도망치고 있는 것임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은 요나서가 쓰여지고 있는 시대적인 배경과 오늘의 시대적 상황을 비교해보시면서 오늘 우리가 하나님 앞에 어떠한 모습으로 서 있어야 할지를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오늘 본문 시작을 함께 읽어보겠습니다. “여호와의 말씀이 아밋대의 아들 요나에게 임하니라 이르시되”(요1:1) 여러분 오늘 우리는 4장 밖에 등장하지 않는 선지자, 하나님께 불순종하고 끝까지 원망하고 불평하다 하나님께 혼나며 끝나는 이 아밋대의 아들 요나를 조금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여러분 요나가 얼마나 대단한 선지자인지요? 다른 성경에 등장하는 요나의 모습을 볼까요?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의 종 가드헤벨 아밋대의 아들 선지자 요나를 통하여 하신 말씀과 같이 여로보암이 이스라엘 영토를 회복하되 하맛 어귀에서부터 아라바 바다까지 하였으니”(왕하 14:25).

이것을 보면 요나가 이스라엘을 위해 아주 중요한 예언을 하였으며, 실제로 그 예언이 성취되었던 사실을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그 예언의 내용은 무엇이었습니까? 이스라엘이 다시금 부강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예언대로 여로보암 2세는 국력을 회복합니다. 막강한 군사력과 경제력으로 하맛 어귀에서부터 아라바 바다, 즉 사해가 있는 곳까지 영토를 확장 시켜냅니다. 그 규모는 솔로몬 시대의 영토에 버금가는 정도였던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여태껏 굉장히 궁핍하게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이제야 비로소 여로보암 2세에 이르러 좀 살만해진 것입니다. 이스라엘이 쇠락에 쇠락을 거듭하던 시절, 하나님은 선지자 요나를 통해 예언하시고 이스라엘의 회복을 이뤄주셨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이는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의 고난이 심하여 매인 자도 없고 놓인 자도 없고 이스라엘을 도울 자도 없음을 보셨고 여호와께서 또 이스라엘의 이름을 천하에서 없이 하겠다고도 아니하셨으므로 요아스의 아들 여로보암의 손으로 구원하심이었더라”(왕하14:27-28)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이처럼 이스라엘을 부강하게 해주시는 한편, 오늘 요나를 이스라엘의 원수의 나라인 앗수르로 보내고자 하십니다. 그 수도 니느웨의 백성들을 회개하도록 하시고자 말입니다. 이스라엘이 부강해진 만큼 앗수르는 위축되고 크게 쇠퇴되어가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오늘 하나님의 계획은 무엇입니까? 이대로 앗수르로 전진하여 그 땅을 멸망시켜버리고 그 땅을 다 이스라엘 령에 두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스라엘을 쭈욱 형통하게 부강하게 제국을 이루게 하시려는 것이 아니셨습니다. 요나를 통해 앗수르를 회개시킴으로 그들로 하여금 다시금 부강하게 만드시고자 하셨던 것입니다. 이스라엘을 그토록 괴롭히던 앗수르, 그들의 힘을 키우시겠다는 것입니다. 그냥 내버려두면 소멸되어버릴, 이스라엘의 가시이자 대적, 앗수르를 회복시키시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사람의 가죽을 벗겨 성벽에 걸어두는 잔인한 족속들을 하나님께서 다시금 회복시키시겠다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상하지 않습니까? 왜 하나님께서는 한편으로는 이스라엘을 부요하게 만드시면서 다른 한 편으로 요나를 앗수르에 보내시는 걸까요? 지금 이스라엘이 잘 살게 된 것은 하나님께서 그들을 기뻐하심으로 축복하신 결과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일종의 극약처방이었던 것이지요.

개인이 죄를 지으면 그것이 죄라는 것을 금새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집단이 죄를 지으면 그것이 죄라는 것을 깨닫기가 어렵습니다. 죄의 책임소재가 분명하지 않게 흩어져버리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 한 사람이 누군가를 죽게 하면 온 사회가 들고 일어나 그를 정죄합니다. 살인이라는 것이 극악한 범죄라는 것이 너무나도 명백한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 나라의 군대가 적지에 투입되어 무고한 양민을 집단적으로 학살했을 때에는 그 범죄사실이 은폐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담해던 사람들도 입을 다물어버리고, 국가도 굳이 그것을 들추어내려고 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개인이 하나님을 떠나 우상을 섬기면, 그의 배교사실은 사람들이 금방 알아차립니다. 그러나 교회나 교단 전체가 집단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떠날 때에는 잘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예배는 여전히 드려지고 있고, 헌금도 바쳐지고 있고, 나름대로들 봉사를 열심히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은 위로부터 조직적으로 배교가 이루어졌습니다. 왕과 제사장과 선지자가 결탁하여 조직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떠났습니다. 그러니 백성 한 사람 한 사람은 나라 전체가 그러하니 배교 하면서도 배교하는 줄도 몰랐고, 죄를 지으면서도 죄를 짓는 줄도 몰랐던 것입니다. 왕도 제사장도 선지자도 모든 사람이 그러하니 그래야하는 가부다 맞는가부다 하면서 넘어갔던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깨우치시기 위해서 수많은 방법을 동원하셨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끝까지 버티면서 하나님께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오늘 하나님께서 주셨던 마지막 극약처방은 물질적인 풍요와 번영이었습니다. 그러면 혹시라도 자신들의 힘과 노력이 아닌 하나님의 역사를, 그들을 돌아보시는 사랑을 깨닫고 돌아오지 않을까 기대하셨던 것이지요. 그러나 그 기대는 물거품이 되고 맙니다. 졸지에 부강해진 이스라엘 백성들은 가난한 이웃들을 전보다 더 학대하였고 전보다 더 큰 악행들을 저질렀던 것입니다.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되 이스라엘의 서너 가지 죄로 말미암아 내가 그 벌을 돌이키지 아니하리니 이는 그들이 은을 받고 의인을 팔며 신 한 켤레를 받고 가난한 자를 팔며 힘 없는 자의 머리를 티끌 먼지 속에 발로 밟고 연약한 자의 길을 굽게 하며 아버지와 아들이 한 젊은 여인에게 다녀서 내 거룩한 이름을 더럽히며 모든 제단 옆에서 전당 잡은 옷 위에 누우며 그들의 신전에서 벌금으로 얻은 포도주를 마심이니라”(암2:6-8)

“보라 곡식 단을 가득히 실은 수레가 흙을 누름 같이 내가 너희를 누르리니 빨리 달음박질하는 자도 도망할 수 없으며 강한 자도 자기 힘을 낼 수 없으며 용사도 자기 목숨을 구할 수 없으며 활을 가진 자도 설 수 없으며 발이 빠른 자도 피할 수 없으며 말 타는 자도 자기 목숨을 구할 수 없고 용사 가운데 그 마음이 굳센 자도 그 날에는 벌거벗고 도망하리라”(암2:13-16)

이제 하나님께서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하십니다. 이스라엘에 사랑의 선지자라고 불리우는 호세아 선지자를 세우시고, 남쪽에서 북쪽으로 공의의 선지자라고 불리우는 아모스 선지자를 불러올리십니다. 그리고 그들의 악행을 하나 하나 선지자들을 통해 알리시며 사랑으로 호소하시고 정의를 외치시며 회개를 재촉하시는 것이지요? 그리고 동시에 니느웨로 선지자를 파송하십니다. 그것은 이스라엘의 마지막을 위한 준비셨던 것입니다.

요나가 원한 것은 무엇입니까?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건 단순한 축복이 아니라 하나님의 마지막 극약처방으로 허락하신 기회이니 만큼 이 부요함에 속단하지 말고 오만하지 말고, 복을 주실 때 다시 한번 가난한 마음으로 돌아가 회개하자”고 선포하고 깨닫게 하여 그 축복을 오래오래 누리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하나님의 말씀이 임하였을 때, 요나는 모든 상황이, 하나님의 모든 기다림과 처방이 끝났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요나에게 주셨던 말씀은 이스라엘을 향한 회개의 촉구 선언이 아니었습니다. 무슨 말씀이었는지 함께 읽어보실까요?

“너는 일어나 저 큰 성읍 니느웨로 가서 그것을 향하여 외치라 그 악독이 내 앞에 상달되었음이니라 하시니라”(욘1:2)

‘너는 니느웨로 일어나 가서 외치라.’

무슨 말씀입니까? 아마 저 였으면 “니느웨가 또 죄가 많구만? 에이구 좀 잘 허지~” 별다른 생각 없이 그냥 갔겠지만 요나는 단숨에 알아챘던 것입니다. 이 말씀은 더 이상 이스라엘을 두고보지 않으시겠다는 뜻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을 향한 심판을 시작하겠노라. 라는 선언이셨던 것이지요. 니느웨를 수도로 삼고 있는 저 대적들, 앗수르를 들어 이스라엘을 치시겠다는 말씀입니다. 오늘 이스라엘이 계속해서 오래참고 기다리신 하나님께 돌아오기만 했다면 앗수르를 다시 고치실 필요가 없었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이미 병들어 죽어가는 앗수르를 고치려 하시는 것이 이스라엘을 심판하고자 하시기 때문이라는 것을 요나는 금새 알아차릴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는 이 말씀 속에서 집어넣으셨던 몽둥이를 다시 꺼내시는 하나님을 보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도망치는 것입니다. 흔히 생각하듯, 하나님이 말씀하셨는데 제멋대로 불순종한 요나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심판을 늦추기 위해, 하나님의 진노에 시간을 벌기 위해 그는 오늘 니느웨가 아닌 다시스로, 반대편으로 반대편으로 가고 있는 것이지요. 그 본문을 함께 읽어볼까요?

“그러나 요나가 여호와의 얼굴을 피하려고 일어나 다시스로 도망하려 하여 욥바로 내려갔더니”(요나1:3상반절)

이 본문에서 요나는 이렇게 절규하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 꼭 그렇게 하셔야겠습니까? 저 앗수르를 살려내셔야 되시겠습니까? 저는 그렇게는 못합니다. 이제야 막 먹고 살만해진 이스라엘이 아닙니까? 주님께서 주셨던 옛 다윗과 솔로몬의 영화를 이제 막 회복한 이스라엘이 아닙니까? 그런 이스라엘의 멸망을 저더러 준비하라시는 말씀입니까? 제가 왜 이 악역을 감당해야 합니까? 제가 왜 적국을 회개시켜 이스라엘을 망하게 하는 역할을 감당해야 합니까? 조금만 더 내버려두면 니느웨는 앗수르는 저절로 망하게 되어 있는데, 왜 저를 다시 살려내려 하십니까? 저들이 얼마나 악독한 족속인지 아시지 않습니까? 그를 살려내면.. 내 민족은 멸망하고 맙니다. 주의 백성 이스라엘이 이 땅에서 끊어지고 맙니다. 제발 한 번만 다시 생각해주십시오. 하나님!!”

아닌게 아니라 요나가 니느웨에 가서 니느웨 성의 멸망을 선포하자마자 그 백성이 회개합니다. 그부분 좀 길지만 함께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요나가 여호와의 말씀대로 일어나서 니느웨로 가니라 니느웨는 사흘 동안 걸을 만큼 하나님 앞에 큰 성읍이더라 요나가 그 성읍에 들어가서 하루 동안 다니며 외쳐 이르되 사십 일이 지나면 니느웨가 무너지리라 하였더니 니느웨 사람들이 하나님을 믿고 금식을 선포하고 높고 낮은 자를 막론하고 굵은 베 옷을 입은지라 그 일이 니느웨 왕에게 들리매 왕이 보좌에서 일어나 왕복을 벗고 굵은 베 옷을 입고 재 위에 앉으니라 왕과 그의 대신들이 조서를 내려 니느웨에 선포하여 이르되 사람이나 짐승이나 소 떼나 양 떼나 아무것도 입에 대지 말지니 곧 먹지도 말 것이요 물도 마시지 말 것이며 사람이든지 짐승이든지 다 굵은 베 옷을 입을 것이요 힘써 하나님께 부르짖을 것이며 각기 악한 길과 손으로 행한 강포에서 떠날 것이라”(욘3:3-8)

보십시오. 왕에서부터 짐승들에 이르기까지 생면부지 처음보는 선지자 하나가 대충대충 던지고 간 하나님의 말씀에 베옷을 입고 회개하는 것이죠? 그리고 그 나라가 부강하여지기 시작합니다. 채 50년이 못되어 이들에 의해 북이스라엘이 멸망당합니다. 여로보암 왕이 회복했던 모든 영토를 빼앗기고 모든 성이 차례 차례 함락당하고 마침내 사마리아성이 불에 탑니다. 호세아를 보내도, 아모스를 보내도 하나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지 않던 이스라엘, 여전히 우상숭배가 가득하고, 제사장부터 타락해서 나라전체가 음란했던 이스라엘은 그렇게 하나님으로부터 심판을 받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것만큼은 하나님 말씀이지만 순종 못하겠다. 니느웨는 이미 빈사상태에 빠져있다. 시간만 벌 수 있다면 니느웨는 금새 망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다시 조금 더 지켜봐 주실 수 있지 않겠는가? 조금이라도 회개하는 백성들 돌아오는 백성들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는 백성들이 생겨난다면 용서해주시지 않겠는가?”

그 마음으로 오늘 요나는 다시스로 도망을 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사랑하는 하일교회 성도님들, 말씀 앞에, 사명 앞에 도망치는 선지자 요나에게서 무엇을 보십니까? 우리가 도망치는 이유와 전혀 다른 이유이지요? 내 백성에게 말씀을 전하는 일에 있어서 제일 고통스러운 것은 바로 이러한 하나님의 심판과 회개의 말씀을 전하는 것입니다. 은혜와 평강, 용서와 사랑, 보호와 인도, 축복과 형통, 얼마나 전하기도 좋고 듣기도 편한 말씀들입니까? 그렇습니다. 내 백성이 아무리 죄가 많고 타락하고 악독이 상달되어 하나님께서 두고 보실 수 없다고 해도, 그 심판을 미루고 싶은 것이, 한번 더 기회를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주의 백성입니다. 주의 백성입니다. 분노를 그치시고 그 손을 거두어 주소서.” 이것이 한결같이 성경에 기록하는 선지자들의 모습입니다. 아브라함은 소돔과 고모라성을 위해 의인 10명만이라도 있으면 심판을 멸해달라고 기도합니다. 모세는 이 백성들을 죽이지 말아달라고 내 이름을 생명책에서 지우시더라도 이들은 살려달라고 기도합니다. 사무엘은 이 백성을 위하여 기도를 쉬지 않겠다고 기도를 쉬는 죄를 범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예수님은 저들이 하는 일을 알지 못하니 용서해달라고 기도하시고 모든 죄를 지고 십자가를 지셨던 것입니다.

오늘 본문 요나는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하는 방법으로 그 백성을 구하고자 했습니다. 그 백성들에게 임박한 하나님의 심판을 미뤄보려고 했습니다. 불순종하다가 벌을 받더라도, 아니, 바닷물에 빠져 죽어서라도 나 대신 다른 선지자를 고르시고 파송하시기까지 하나님의 심판을 뒤로 미뤄보고자 했던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의 이기적인 사랑, 우리의 이기적인 정의가 오늘 요나의 수준만큼이라도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오늘 우리는 이 땅을 위해, 오늘도 많은 학생들과 교수들, 이제는 연예인들과 배우들까지 피켓을 들고 찬 바람을 맞으며 서 있는 이때, 우리는 무슨 수고를 하고 있는지요? 입술로는 우리 학생들을 우리 자녀들을 사랑한다고 저들이 우리의 미래라고 말하면서 정작 저들 앞에서 오늘 우리가 보이고 있는 모습은 무엇입니까? 바르고 성실한 본이 되는 모습으로 그들의 앞에 서 있습니까? 호세아처럼 아모스처럼 내 삶을 드리며 이 땅의 많은 백성들에게 지도자들에게 회개를 촉구하고 있습니까? 하나님을 배반하고 떠나 음란하게 더러운 것들을 섬기고 있는 이 땅의 많은 영혼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오늘도 무너지는 하나님의 마음을 느끼십니까? 시간 시간 가슴을 치며 이 죄인의 무능함과 무능력을 호소하며 하나님 앞에 울부짖고 계십니까?

앗수르보다 이스라엘이 먼저 회개했으면 이스라엘은 멸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똑같은 선지자의 똑같은 말씀에 아니, 니느웨에서 요나가 얼마나 설렁설렁 말씀을 전했는지는 곧 자세하게 살펴보게 되실 것입니다. 수많은 선지자들이 전 생애와 목숨을 걸고 회개를 선포한 이스라엘은 코방귀도 끼지 않습니다. 그러나 하기 싫어 대충 전한 멸망의 선언에 니느웨는 나라 전체가 회개하는 것이지요? 그 모습을 하나님은 요나에게 보이셨던 것입니다. 먼저 회개한 앗수르, 단 한 명의 선지자의 딱 하루의 선포에 나라 전체가 재를 뒤집어쓴 앗수르와 수백 년간 수십 명의 선지자의 선포에도 하나님께 돌아오지 않고 끝내 저 여로보암의 죄에서 떠나지 않는 이스라엘의 모습을 요나서는 우리 가운데 소개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떤 모습이 오늘 우리의 모습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일까요?

선지자가 하나님의 말씀 앞에 도망가야할 만큼 타락하고 음란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도망치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새벽날개를 치며 저 바다 끝에 가서 거할지라도 하나님이 거기 계시기 때문입니다. 시편에 이렇게 기록합니다.

“내가 주의 영을 떠나 어디로 가며 주의 앞에서 어디로 피하리이까 내가 하늘에 올라갈지라도 거기 계시며 스올에 내 자리를 펼지라도 거기 계시니이다 내가 새벽 날개를 치며 바다 끝에 가서 거주할지라도 거기서도 주의 손이 나를 인도하시며 주의 오른손이 나를 붙드시리이다“(시139:9)

저 숨어들어가 잠든 배 밑창에, 저 고래뱃속에 하나님이 여전히 계실 줄 누가 알았습니까? 하나님은 예레미야에 말씀하신대로 그분은 “일을 행하시는 여호와, 그것을 만들며 성취하시는 여호와”(렘33:2)요, 계획하신 대로 뜻을 세우신 대로 정확하게 일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하일교회 성도님들,

끝내 심판의 말씀이 떨어지고 나면 기회는 없습니다. 돌이킬 수 없습니다. 울며 떨며 이를 갈뿐입니다.

오늘도 우리에게 말씀을 주실 때, 특별히 그동안 잊고 있던 죄를 생각나게 하시고, 몰랐었던 것을 죄로 깨닫게 해주실 때, 나아가 작든 크든 내 삶에 징계를 통해서, 혹은 부요함과 축복을 통해서 우리를 하나님께서 돌아갈 수 있는 기회를 주실 때, 미루지 마시고 더 무릎꿇고 기도하게 되시는,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을 회복하고 오래토록 비워둔 내 기도의 자리를 채우시는, 그래서 이 땅에 하나님의 진노와 재앙이 아니라, 하나님의 보호하심과 돌보심이 영원히 함께 하심을 누리며 사는 그런 기도의 용사들, 말씀의 사람들, 오늘도 하나님의 선하고 아름다운 뜻을 저 이방 땅에 증거하고 보이는 멋진 이 시대 선지자들, 도망치는 선지자가 아니라 축복하며 행진하는 선지자들이 다들 되시길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기도하겠습니다.

사랑과 은혜가 충만하신 하나님 아버지,

새롭게 요나서를 묵상해나갈 수 있도록 은혜를 주시니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도 우리에게 허락해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 하나님의 음성, 바르게 듣고 바르게 응답할 수 있는 우리가 되게 하여 주옵소서. 선지자 요나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모습을 보게 하시고, 우리 안에 있는 사랑의 정체, 우리 안에 있는 정의의 정체를 깨달을 수 있도록 은혜를 주옵소서. 이 시대를 바라보며 품고 계시는 하나님의 마음도 알게 하시고, 나라와 민족 교회를 향해 더욱 무릎을 꿇고 애통하며 기도하는 저희 모두가 되게 하여 주옵소서. 하나님의 뜻과 이스라엘의 모습 사이에서 도망치는 선지자 요나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임박한 심판과 주님의 재림 앞에 깨어 있게 하시고 기도하게 하시고 심판이 선언되는 날, 주님 다시 오시는 날, 선지자가 도망하지 않아도 되는, 모두가 하나님 앞에 바로 서 있는 나라와 민족, 교회와 성도들이 되게 하여 주옵소서. 그 모든 회복과 돌이킴의 선봉에 오늘 요나서를 묵상하는 우리 하일 식구들이 서 있게 하여 주옵소서. 오늘도 우리를 오래 참고 기다리시며 복을 주시는 우리구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감사하며 기도올리옵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