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막한 도시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꿈꾸는 최고의 사치는 사라져가는 ‘자연’을 집에서도 누리는 것. 가공되지 않은 자연을 일상에서 즐기는
친환경이라는 문화적 코드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집안 인테리어에서 ‘스테디코드’로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예전의 친환경 바람이 규조토
벽재와 천연페인트, 천연벽지 등 ‘천연 마감재 삼총사’를 이용한 꾸미기, 혹은 나무나 돌 등의 자연 소재를 직접 사용해 집 안에 연못이나
미니 정원 등을 들이는 방식이었다면, 최근에는 한 단계 더 진화해 시멘트나 회벽, 금속 등을 가공해 새로운 느낌의 자연으로 해석하고
재탄생시키는 것이 추세다. 즉, 익히 알려진 친환경 소재를 쓰는 것뿐 아니라 친환경 느낌을 ‘연출’하는 것 역시 집안의 감각지수를 손쉽게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방안으로 등장한 것. 자갈 모양의 쿠션, 거친 줄기가 그대로 드러난 들꽃 느낌의 조화 디스플레이 등이 그 예다.
꾸민 듯 꾸미지 않은 듯, 채울 곳과 비울 곳을 적절히 안배하는 것이 내추럴 하우스의 첫 번째 키워드.
도장 가구 지고 원목 가구
내추럴한 것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집 안의 가구도 도장 가구에서 원목 소재, 혹은 나무 질감의 가구로 트렌드가 바뀌어 가고 있다.
자작나무나 미송 합판 등을 소재로 한 가구들을 찾는 사람이 많아진 것. 자작나무 합판은 자연스러운 나뭇결과 층층이 쌓인 단면의 균일한 줄무늬가
특징이다. 그러나 100% 원목가구를 집 안에 들이고 싶다면 식탁이나 장식장 등 부피가 큰 것보다는 협탁, 선반 등의 소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주변 습도에 따라 숨 쉬면서 움직이는 원목의 특성 탓에 수분 함유량이 8~10%를 벗어나면 뒤틀리거나 휠 수 있기 때문이다.
유광 타일 지고 무광 타일
바닥재의 트렌드도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온돌 마루라 불리는 합판마루를
주로 사용했지만 최근엔 집 전체의 바닥을 타일로 시공하는 집이 많아졌다. 타일은 마루보다 열전도율이 높아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할 뿐 아니라 변형이 적어 관리도 쉽다는 점이 큰 장점. 타일 소재의 트렌드도
변화하고 있는데, 광택이 도는 유광 타일에서 은은한 느낌의 무광 타일을 시공하는 집이 늘었다. 이 또한 내추럴의 코드와 맞닿는 부분.
아트월, 포인트 벽지 지고 내추럴한 질감의 벽 마감재
플라워나 보태니컬, 기하학 무늬 등 패턴 벽지로 멋을 내는 건 이제 한물간
트렌드다. 자연을 연상시키는 우드 소재나 내추럴한 느낌의 벽 마감재를
선호하는 추세. 이를 반영하듯 각 브랜드에서는 다양하고 기발한 방식으로 내추럴한 벽 마감재를 선보이고 있다. 우드 패널을 이용해 벽 마감을 하고, 알루미늄 소재의 메탈 벽지를 이용해 마치 고급스러운 대리석을 시공한 것 같은 효과를 주기도 한다.
공간 활용의 변화
공간 활용의 트렌드도 끊임없이 변한다. 예전에는 용도에 따라 구획이 정확하게 나뉘어 있었던 데 비해 최근에는 공간에 대한 고정관념이 점차
없어지고 있는 추세. 본인에게 편리한 동선에 맞춰 공간 레이아웃을 변경하거나 확장 공간의 쓰임새를 변화시키기도 한다. 이러한 공간 활용의 변화를
이끄는 큰 축은 바로 ‘실용성’이라는 코드다.
거실장의 효율성을 높이다
장식장 위에 TV를 올려두고 양쪽 사이드에 스피커를 놓던 전형적인 거실 풍경은 이제 지나치게 구식. 최근엔 벽면 맞춤형 거실장인 월 플렉스를
시공하는 집이 늘었다. 맞춤형 거실장은 공간의 크기와 원하는 모양에 따라 TV장, 책장, 수납장 등을 조합해 벽면에 짜 넣는 것을 말하는데, 공간을
알뜰하게 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거실 분위기를 모던하게 탈바꿈시킨다. 일룸, 한샘, 까사미아 등 가구 브랜드에서 최근 많은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지만, 직접 도안을 그려 원하는 스타일로 주문 제작하는 방법도 있다.
좁은 집에도 아일랜드 시공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다이닝룸 안에는 마땅히 전통적인 식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나, 혹은 아일랜드 식탁을 두더라도 메인 식탁과는 별도의
바(bar)나 보조 조리대 개념으로 생각했던 것이 사실. 따라서 아일랜드는 주방까지 넓은 큰 집에서나 구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아일랜드를 식탁 대용 멀티 공간으로 인식하면서 66㎡(20평)대 중소형 아파트에서도 식탁을 과감하게 없애고 아일랜드를
시공하는 경우가 많다. 수납 겸 장식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오픈형으로 만들거나 아일랜드를 배치한 위쪽의 천장에 선반을 짜 맞춰
주방의 공간을 분리하는 가벽 역할까지 하도록 제작하기도 한다.
거실 확장 공간을 가족실로
그동안 거실 확장 공사는 말 그대로 거실의 크기를 넓히기 위한 목적이었다면, 최근에는 더 뚜렷한 목적을 갖고 확장 공간을 별도의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만드는 추세. 가족 구성원 모두를 위한 ‘가족실’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확장한 공간에 멀티 테이블을 놓거나 책장을 짜 넣어 가족 모두가 함께
독서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미니 서재를 만들거나, 가족 회의 등을 하면서 티타임을 즐길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룸 등으로 용도 변경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디테일&데커레이션 법칙
가구, 소품 하나하나에도 트렌드가 있고, 또 같은 가구라고 해도 어떤 위치에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완성된 그림이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지금 가장 트렌디한 스타일을 가장 트렌디하게 데커레이션하는 법.
등박스에서 매입식 조명, 플로어 스탠드
조명은 집 안 분위기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천장에 등박스를 돌출형으로 시공하거나 샹들리에를 길게 늘어뜨리는 것이
조명 인테리어의 정석이었다면, 최근 조명 트렌드 원칙은 최대한 심플하게, 그럼으로써 조명 자체보다는 본래 주인공인 ‘공간’을 넓고 돋보이게 만드는 것. 유리 커버만 밖으로 드러나는 심플한 디자인의 매입식 조명으로 공간을 넓어 보이게 하고, 거실 소파 옆에 플로어 스탠드를 하나 세워 공간에
멋스러움을 더한다.
안방 침대 양 사이드에 벽등 매입
안방 침대 옆에 협탁을 두고 그 위에 스탠드 조명을 하나 올려두는 것은 올드한 스타일. 이젠 안방 침대 헤드 양 사이드에 벽등을 매입하는 것으로
트렌드가 옮겨가고 있다. 시공 시 콘센트 작업만 하면 누운 상태에서도 편하게 조명을 켜고 끌 수 있어 간편하고,
마치 호텔 인테리어를 연상케 할 만큼 침실을 분위기 있는 공간으로 연출할 수 있는 비교적 간단한 방법이기 때문.
카우치 소파에 디자인 체어 카피캣으로 포인트
고가여서 엄두를 내지 못했던 디자인 체어의 카피캣이나 OEM 제품을 취급하는 곳이 많아지면서 집 안 인테리어에도 다양한 디자인 체어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일률적인 형태의 의자 대신 다양한 색과 디자인의 의자로 공간에 생기를 불어넣는 것. 가령 카우치 소파를 두고 옆에
에그 체어, 임스 체어, 루이 고스트 등 디자인 체어를 하나 놓아 포인트를 줄 수도 있고, 메인 소파 없이 다양한 색과 디자인의 1인용 체어만
3개 이상 배치해 과감하고 감각적으로 데커레이션하는 집도 많아졌다.
붙박이장은 여닫이에서 슬라이딩 도어
한때 유행했던 갤러리문, 즉 여닫이문에서 슬라이딩 도어로 트렌드가
옮겨간 지는 이미 오래. 그러나 설치 비용이 비싸 일부에서만 누릴 수
있었던 슬라이딩 도어가 최근 보급화되면서 가격이 많이 낮아져 붙박이장
도어의 공식처럼 자리 잡았다. 슬라이딩 도어는 여닫이문보다 공간 활용도가 높아 좁은 방에 적용하기에도 부담이 없을 뿐 아니라 심플하고 모던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