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뜻대로 학교가 돌아간다” | ||||||||||||||||||
좋은 학교로 입소문, 매년 외지 입학 전학 늘어 학생에게 의사 결정권 부여…행복한 교육혁신 폐교 위기극복…청계만초식 교육방법이 성공모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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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남초등학교는 1956년 9월에 개교, 지난 2월 57회 졸업생까지 2,400여명을 했다. 2000년대 들어 한 때 전교생이 19명까지 줄어 분교 또는 폐교 위기까지 처했지만 지금은 찾아오는 농어촌 모범학교로 성장해 했다. 청계남초의 변화는 교장공모제 역할이 컸다. 2009년 무안 지역에서 첫 교장공모를 통해 제18대 오승호 교장이 취임했다. 오 교장은 학생과 교사의 역할과 비중, 의사결정의 폭을 크게 늘리고 자신은 조정과 조언만 하는 조력자 역할을 수행했다. 오 교장의 학교 운영 방법은 지시나 강요가 없다. 교사에게 “이거 하라!”고 지시하지 않고 일에 대한 기획부터 결정까지 맡기며 간섭하지 않는다. 학생에게는 “스스로 문제점을 찾고 스스로 결정하라”고 한다. 교육 주체들이 일에서 결정권과 이에 대한 책임감을 갖지 못하면 주체성과 의지를 잃고 타성에 젖거나 남의 결정에 단순히 따라가는 피동적 자세를 가지게 되므로 의사결정권을 부여한다는 설명이다. 학교에서는 교사와 학생들이 반 단위로 하루 한 번 여러 의견을 나누고 금요일에는 전교생이 모여 토론과 의사를 교환하는 시간을 갖는다. 학교는 이러한 과정을 거쳐 끌어낸 결정을 덮어두지 않는다. 그만큼 구성원의 합의를 끌어내는데 서로 많은 시간을 들였고 큰 인내가 필요했기에 그 결론에 책임감을 부여하고 집단의지력도 강화한다. 이는 권한이 교장에게 집중된 학교보다는 함께 결정하고 함께 일을 하는 민주적 절차가 제대로 갖춰졌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 학교의 모델이 전국적으로 관심을 끌고 실제 사례를 배우고 실천하는 학교가 늘고 있지만 이 자율성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많은 학교가 이 학교 운영을 모델로 삼고 있지만 외형적인 프로그램 흡수에 머물고 있다”면서 “핵심적인 부분은 이 학교의 공동체적인 민주주의이다”고 말했다. 청계남초의 교육모델이 성공적 평가를 받으면서 전·입학생의 수가 매년 증가해 지난해 63명, 올해는 70명을 상회할 전망이다. 청계남초는 ‘가장 가까운 학교가 가장 좋은 학교다’라는 슬로건 아래 학부모와 학생이 인근 거주를 권장한다. 이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주변 마을인 월선리 예술인촌도 확장되고 있고, 학교행사도 인근 학부모들의 참여도가 좋아 마을, 지역 축제가 되는 옛 지역공동체의 모습을 회복하고 있다. ▲청계남초식 체험활동 청계남초식 체험활동은 ‘보다가 아닌 직접 하다’가 핵심이다. 체험활동 교과가 학교 현장에서는 다분히 형식적으로 펼쳐질 우려가 있다. 청계남초는 오히려 이를 강화해 진학이 아닌 학생의 미래 진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례로 시장체험 때면 학생이 상인이 된다는 가정을 하고 학습계획을 짠다. 그리고 집에서 팔 물건을 가지고 와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번 돈으로 자신이 원하는 물품을 구입한다. 또 목장 체험은 먹이주기, 우리 청소 등 실제 농부가 하는 힘든 일까지 모두 해보며 직업에 대한 확실한 지식을 배운다. 수학여행, 유람, 탐방도 즐기기만 하지 않는다. 과제를 부여해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무엇을 하는지를 알아내 자신에게 필요한 직업을 찾아내게 한다. 아울러 인생에 대한 간접체험을 할 수 있는 연극을 4년째 운영해 오고 있다. 연극은 방과후 시간에 연습하여 마을축제 등에서 공연한다. 학생들이 직접 무대에 서서 나만의 목소리로 관객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움으로써 자신감과 자기 표현력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학생의 뜻대로 학교가 돌아간다 학교측은 학교의 주인이 학생, 학부모, 교사라고 본다. 이중 최우선은 학생이다. 즉 학교는 학생을 위해 존재하기 때문에 학생의 자질과 행복도가 올라가면 교원과 학부모의 만족도와 이익에도 부합된다는 것. 때문에 모든 운영 결정은 학생의 의견 존중에서 시작한다. 교사가 수업계획을 짤 때도 학생의 바람과 의견을 반영하여 시간과 과목을 조정한다. 교사들 또한 가르침에 있어 “왜 하지?”라는 질문과 문제의식을 가지고 교과목에 대해 연구하고 학생들의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법을 선택하고 학교예산을 투입할 수 있는 결정권을 가져 주체가 되다보니 가르치는 것이 행복하다. 학교축제, 운동회, 급식, 방과후활동 등 학교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것들도 학생과 교원 모두 모여 공개협의를 거쳐 문제점을 도출하고 개선점이 반영된다. 방과후활동도 학생의 뜻을 따른다. 일괄적으로 일주일 동안 실시하던 돌봄과 학습 개념의 방과후는 학생들이 너무 진부하다고 느끼고 배우는 분야 선택권이 좁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개선책을 내놓았다. 결국 화요일과 금요일은 같은 취미를 가진 소그룹이 동아리를 구성해 함께 놀고 배우는 시간으로 변화됐다. 청계남초는 전교 구성원의 공동체적 자치를 통해 2010년 학부모학교참여(교과부장관상), 2011년 교사능력평가(교과부장관상), 2011년 전국100대교육과정 선정(교과부) 등 교육 성과를 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