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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올레 1차 여행기>
제주도는 워낙 유명한 관광지고 부산에서 가깝기에 한라산을 8번 등산하였다. 한동안 제주 올레길이 세간에 회자되면서 이형과 같이 10코스를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아인자 회원님들과 동행을 하려고 안내를 하였더니 꼭지님만 희망을 하셨다.
집사람, 여동생, 꼭지, 나 이렇게 4명이 가는 것으로 확정을 짓고 코스 확정과 숙소,배, 항공권을 예약 확정하였다. 서울에 사시는 꼭지님은 비행기를 타고 바로 제주시로 가기로 하였고 부산에 사는 우리 세 사람은 배를 타고 제주시로 가기로 하였다.
올레길 지도 찾기 :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jejuwooricom&logNo=100186549404
*** 올레길 경험 이야기 ***
1. 숙소 :
최근에 각 지역마다 게스트하우스가 새로 생겨서 많은 간판을 볼 수 있었다. 인터넷에서 검색을 하면 각 코스마다 추천 숙소가 있는데 참고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민박도 매우 많았다. 게스트하우스는 이층 침대가 있지만 민박집은 그러하지 않은 곳이 많다. 하루 15,000원~20,000원 정도이다. 아침을 주는 곳이 있거나 주방이 있는 곳이 있다. 꼭 확인을 해야 계획을 세우는데 유리하다.
2. 짐(배낭) :
사실 이것이 문제가 되었다. 옷, 먹거리, 필요한 것 등등. 부피를 줄이고 줄인다고 해도 개인이 준비하는 양이 많았다. 무겁고 큰 배낭을 메고 다니는 것이 고생이다. 이번에 우연히 알게 된 것이 숙소에서 숙소로 짐을 옮겨주는 서비스 업체가 있는데 기본 1개 8천원에 추가로 개당 5천원을 내면 다음 숙소까지 운반해 주는 시스템이다. 따라서 이를 이용한다면 가지고 갈 것을 충분하게 챙길 수 있을 것이다.
3. 음식 :
게스트하우스나 민박에서 아침을 주는 경우가 있다. 주방이 있어서 아침, 저녁을 만들어 먹을 수도 있지만 그런 환경이 안 되는 곳도 있다. 작은 매점이 있는 곳도 있지만 제대로 된 식재료 구입은 어렵다. 점심은 샌드위치, 빵, 음료수 등 행동식으로 해결하거나 트레킹 중에 현지 음식을 사 먹는 방법이 있다. 올레길을 걷는 동안에 카페를 많이 만나게 되고 저렴한 식당도 만나게 된다. 출발 전에 리셉션에서 정보를 얻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4. 코스 정하기 :
제주도에서 만든 26개의 올레길 코스를 도는 것이 원칙이지만 여러 경험자의 조언을 들으면 코스를 변경하여 취향대로 걷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번에 올레길에서 만난 사람에게서 들은 정보로 다랑쉬오름과 아끈 다랑쉬오름을 다녀와서 대 만족한 것이 그 예이다. 코스 주변에 있는 명소도 관심사에 따라 선정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5. 인원 :
숙소마다 만들어 놓은 침상이 대개 4인실이다. 5인, 6인이 된다면 따로 자야하고 불편하다. 택시를 타도 4인까지 합승이 가능하다. 5인 이상이면 한 대 더 필요한 것이다. 이렇게 볼 때 4, 8 이렇게 4의 배수로 인원을 조직하는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을 한다.
6. 교통 :
버스를 많이 이용하거나 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 제주도는 미터기를 꼭 쓰기에 택시를 타도 별 문제가 없다. 버스는 노선이 잘 되어 있으나 시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4명이서 택시를 타면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
<11월 4일. 월>
5시에 집을 나서서 지하철을 타고 연안여객터미널로 갔더니 동생이 먼저 와 있다. 매표소에 가서 인터넷 예매한 내용을 건네니 승선표를 준다. 여럿이 갈 때는 3등실에서 술자리를 마련하거나 국민오락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번에는 8인실 침대를 예약하였다. 55,000원이라 저가항공보다 비쌌지만 좋은 추억을 만들기 위해서 배를 탔다. 예전의 설봉호는 화재로 물러나고 서경 파라다이스 라는 카페리를 탔다. 그런데 시설이 많이 낡은 배였다.
<부산과 제주를 오가는 서경 파라다이스가 보인다>
7시에 배는 출발을 한다. 식당으로 가서 저녁을 주문하여 먹고 밖으로 나가 멀어지는 항구를 바라보았다. 찬 바람이 몸을 움추리게 하여 실내에 들어와 몇 장의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냈다. 곳곳에 삼삼오오 모여 술자리를 편 모습이 보였다. 내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 아침을 먹고 하선하려고 아침을 예약해 놓고 잠자리를 폈다. 뭐가 피곤하지 금새 잠이 들었다.
<11월 5일. 화>
배는 6시 반에 제주항에 도착을 한다고 하고 아침은 5시 50분에 준다고 한다. 5시에 일어나 짐을 챙기고 준비를 한 후 식당에 가니 종업원이 아침을 가져다 준다. 시간 절약을 위해서 아침을 먹고 가는 방법도 좋은 것 같다.
배에서 내려 택시를 타고 예약한 예하 게스트 하우스로 갔다. 그곳에는 어제 서울에서 내려와 하룻밤을 지내고 우릴 기다리는 꼭지님이 계신다. 만반의 준비를 하고 기다리는 꼭지님과 인사를 나누고 한라산 등반을 하기 위하여 무거운 짐을 게스트하우스 럭기지룸에 맡기고 나왔다.
2만원에 성판악으로 가기로 하고 타니 20여 분 만에 도착이 된다. 가는 도중에 길 옆에는 단풍이 매우 아름답게 물들어서 오늘 산행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게 하였다.
<성판악 탐방안내소 앞에서>
성판악에 도착하여 본격적인 산행준비를 하고 출발을 하니 시계는 7시 반을 가리킨다. 겨울에는 낮시간이 짧아서 일찍 출발하는 것이 정답이다. 잘 만들어진 등산로를 따라서 걸었는데 아쉽게도 단풍은 지고 있었다. 대신에 산죽은 지천으로 깔려서 다른 야생화나 잡풀은 볼 수가 없었다. 산죽의 생명력이 뛰어나서 이러다간 한라산 전체가 산죽으로 덮일 가능성이 있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평일인데도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많다. 우린 가다가 쉬고, 사진도 찍으면서 여유를 갖고 산행하였다.
혼자 오르는 이양을 만나 이야기도 듣고 사진도 찍었다. 아쉽게도 사라오름 이후로는 만나지 못하였다. 삼나무 숲을 지나 한참을 걸었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 사라약수터가 나타난다. 가지고 간 생수가 있었지만 약수터의 물을 한 모금 마시니 시원하다. 잠시 쉬며 재충전 한다.
<시원한 물은 역시 보약이다>
기운을 차리고 계속 오르니 사라오름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집사람이 배낭을 지키고 우리 세사람은 가벼운 상태로 사라오름으로 향했다. 계속되는 오르막 계단이 힘들게 하였지만 가다 쉬면서 페이스를 조절하였다. 사라오름에는 물이 없었다. 몇 년 전에 오산님과 왔을 때는 눈이 있어서 이번에는 물을 볼 수 있겠구나 하는 기대를 했는데 없었다. 전망대까지 가서 잠시 쉬고 가던 길을 되돌아 내려왔다.
이젠 진달래밭 대피소가 목표다. 시간이 갈수록 지치는 형태라 목표를 정하고 있는 힘을 다하였다. 진달래 대피소 가까이에서 무심코 흔들던 오른손 손가락에 날카로운 가시가 박힌다. 순간적으로 통증이 심하였다. 조심스레 가시를 빼니 피가 흐른다. 다행이다. 혹시나 모를 독소를 흘려야 하니 피가 흐르는 것이 마음이 놓인다.
진달래밭 대피소는 사람들로 붐빈다. 들어가지도 못하고 밖에서 배낭을 내려놓고 간식을 먹었다. 눈이 내린 겨울의 진달래밭 대피소는 아름다웠었는데 오늘은 아니었다. 붐비는 사람과 안내방송이 정신없게 만들고 있었다. 안내방송은 1시 30분 이후로는 정상으로 가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현재 시각이 1시 10분이라서 좀 더 있다가 출발을 하였다.
<사라오름>
이제부터는 오르막이 좀 있다. 서둘다가는 금새 지치는 구간이라 마음을 편안히 하고 한걸음 한걸음 옮기는 것이 요령이다. 자작나무와 주목나무가 있는 등산로를 오로지 길만 보면서 올라갔다. 이번에 한라산 등산을 처음으로 하는 동생이 힘들다는 표현없이 잘 걷는다. 많이 아프고 힘들 것인데 잘 참는 것 같았다.
가다 쉬기를 반복하였더니 어느새 정상 바로 아래 계단이 많은 곳에 도착을 하였다. 이곳의 특징은 조망이 좋고 바람이 엄청 세다는 것이다. 겨울철에는 손이 얼어 사진도 못찍는 경우가 많은 곳인데 오늘은 훈풍에 조망은 보통이었다.
정상 가까이에는 매우 많은 등산객들이 몰려서 설 자리가 없었다. 특히 정상석에서 인증샷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우리도 따뜻한 곳에 자리를 잡고 사과, 초코파이로 점심을 먹었다. 백록담이 오늘은 잘 보인다. 여러 장의 인증샷을 찍고 관음사로 내려가는 길로 향했다.
<한라산 정상에서>
고사목이 하얀 몸매를 자랑이나 하듯이 요염한 자세로 서 있다. 멋진 곳에서 사진을 찍고 계속 내려갔다. 개미목에 도착하니 나름 조망이 좋아 사진을 찍었다. 산죽이 융단처럼 깔렸고 출렁다리는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었다. 오른쪽의 왕관릉은 예쁜 모습을 하고 앉아 있고 삼각봉대피소로 가는 길은 조망이 좋았다.
대피소를 지나 계속 걸으면 산책길 같은 기분 좋은 길이 나오고 이어서 탐라계곡으로 내려가 다리를 건너게 된다. 탐라계곡에는 아직 단풍이 살아있었다. 햇빛이 내리는 곳에는 단풍이 아름답게 보였고 그늘진 곳은 아쉬움을 갖게 하였다. 개인적으로 단풍을 보려면 관음사에서 올라와 계곡 다리가 있는 곳까지 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관음사로 가는 하단 부분은 경사가 적고 계곡을 따라서 소와 굴이 있어서 볼거리도 많은 편이었다. 지루할 정도로 걸었다고 생각을 할 때 주차장이 보인다. 주차장에 도착을 하니까 예약한 택시 기사님이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잠깐 기다리라고 하고 사무실에 들어가 한라산 등정 인증서를 발급 받았다. 꼭지님 것과 동생 것을 발급받아 건네니 매우 좋아한다. 한 장에 1,000원인데 이렇게 만들어 가면 좋은 추억거리가 될 거란 생각이 들었다.
<색상이 매우 곱다>
오늘 산행은 7시 반에 출발하여 5시 30분에 도착을 하였으니 10시간이 걸린 것이다. 보통 산악회를 따라서 오면 7시간 반이나 8시간이면 되는데 오늘은 여유를 갖고 사진도 많이 찍으면서 걸었기에 많이 걸린 것이다. 그래도 한 사람도 낙오 없이 완주를 한 것에 감사드리고 체력과 정신력에 박수를 보낸다.
택시를 타고 예하 게스트 하우스로 갔다. 체크인을 하고 짐을 푼 다음 샤워와 빨래를 하고 휴식을 한 다음 밖으로 나와 터미널 인근에서 회국수와 회비빔밥 저녁을 먹었다. 시장하던 차에 맛있게 먹고 숙소로 돌아와 하루를 마무리 하였다. 게스트하우스는 터미널부근에 있고 깨끗하여 외국인들이 많이 오는 곳이었다. 시설도 합리적으로 되어 있어서 불편함이 없었다. 추천하는 곳이다.
<11월 6일. 수>
서귀포 성산항을 가려고 아침 6시에 일어나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아침에 먹을 거는 접시에 담아내고, 점심에 먹을 거는 지퍼비닐에 넣었다. 따끈한 커피와 함께 먹는 샌드위치는 좋은 아침 식사가 되었다. 체크 아웃을 하고 터미널에 걸어가니 성산행 710번 버스가 있다. 표를 사고 잠시 기다렸더니 버스가 들어온다. 1시간 20분 정도 걸리는 거리인데 성산에 도착하여 한 코스 미리 내리는 바람에 걸어서 성산해비치게스트 하우스에 도착하였다.
오늘 일정을 주인에게 말씀드리고 배낭을 맡기니 흔쾌히 허락을 하신다. 주인 아주머니가 주시는 시원한 음료를 한 잔 마시고 걸어서 성산항에 가니 우도로 가는 9시 배가 막 출발하고 있다. 포기를 하고 표를 샀는데 금새 다른 배에 관광객들이 탄다. 가서 물으니 우도로 간다고 한다. 출발 시간은 정해져 있지만 관광객이나 차량이 몰리면 시간에 관계없이 출발을 한다고 한다.
<성산항에서 우도로 가는 배를 타고 있다>
덕분에 바로 배를 타고 우도로 갈 수 있었다. 현장 학습하는 학생들이 많이 탔다. 우도에 도착하니 섬을 일주하는 관광버스가 여러 대 대기하고 있고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었다. 우린 왼쪽부터 돌기로 하고 걷기 시작하였다. 9시 반이다.
올레길을 안내하는 표시가 리본, 안내 화살표, 바닥 페인트, 안내 이정표, 말표시 구조물 등이 있어서 걷는데 크게 어려움은 없었다. 땅콩 수확을 한 밭사이를 걷기도 하고, 동네 한 가운데를 지나기도 하고, 현무암 돌로 쌓은 담을 지나서 바닷가에 도착하니 하얀 모래가 분위기를 확 바꾸고 있는 것이다. 서빈 백사 해수욕장이다. 단괴 부스러기가 모인 것이라고도 하고, 산호초 부스러기가 모인 것이라고도 하는데 바닷물의 색깔을 바꾸고 해안을 환하게 하는 것이었다.
주변에 벤치와 조형물이 있고 카페가 줄지어 있어서 그림이 잘 나왔다.
<서빈 백사 해수욕장에서>
하우목동항을 지나 비양도까지 크게 볼거리는 없었지만 간간이 보이는 억새와 말들은 심심하지 않게 하였다. 해변에 있는 정자에서 가지고 간 샌드위치를 점심으로 먹었다. 조금 더 걸으니 해녀조각상이 바다물에 서 있다. 해녀의 움직임을 표현한 것일 거다.
등대가 보이는 멋진 동네를 지나 우도 등대를 향해서 걸었다. 우도봉에 설치한 등대는 멀리서 봐도 잘 보이기에 방향을 잡기가 좋았다. 길가에는 감국이 탐스럽게 피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드디어 검멀레 해안이 나타났다. 예전에는 절벽 위에 길이 나 있었는데 추락 사고가 있은 후 안쪽으로 길을 만들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보트를 타고 즐기는 모습이 보였다.
우리 검멀레 해안에서 몇 장의 사진을 찍고 우도봉을 올라갔다. 역시 높은 곳에 올라야 잘 보인다. 능선에는 억새가 활짝 피어서 아름다운 그림을 만들고 있었다. 등대를 지나 천진항으로 가는 내리막 길을 걸었다. 아래부분에는 말을 타는 곳이 있고 넓은 초원이 나타났다. 마침 불어오는 해풍이 머리카락을 흩날리게 하여 좋은 사진이 나왔다.
<우도봉 등대로 가는 길에.....>
까마귀들이 떼를 지어 하늘에서 군무를 하는 것을 보면서 걸어가니 땅콩아이스크림을 파는가게가 나왔다. 우도는 땅콩을 많이 심는 것 같았다. 천진한에 도착을 하니 3시다. 여기서도 손님만 채워지면 성산항으로 출발하는 것이었다. 성산항에 도착하여 게스트하우스에 들어가 짐을 풀고 쉬었다. 사장님이 소개한 제주흑돼지 전문요리점에 가서 목살을 먹고 나니 제대로 힘이 솟는 것 같았다. 오늘은 5시간 반 트레킹을 하였다. 피곤한지 잠이 금세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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