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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환경은 어데로 ? 스크랩 (인천) 인천 환경의 어두운 오늘과 내일
파로스 추천 0 조회 61 09.09.22 02:16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인천 환경의 어두운 오늘과 바람직해야 할 내일
박병상(인천 도시생태·환경연구소 소장)

들어가는 글

흔히 '문화'하면 신문 문화면에 소개되는 음악 미술 춤 연극 영화들이 쉽게 떠오른다. 고전적인 문화를 고급문화라 칭하고 비교적 최근에 소개된 다소 성적으로 문란한 듯이 유인된 문화를 저급문화 또는 퇴폐문화라 일컫는 것 같다. 하지만 문화학자들은 문화를 '삶의 방식(the way of life)', 즉 각기 살아가는 독특한 방식을 문화라 정의한다. 음악 미술 춤 역시 삶의 방식에서 나온 것이리라. 최근 기계문명과 그 궤를 같이하여 등장한 영화라는 문화를 제외하면 대부분 오래 전부터 지방마다 특색 있는 양식으로 전해 내려왔다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문화는 지역에 따라 독특할 수밖에 없고 독특한 문화를 서로 비교하며 우열을 논할 수 없는 것이다.

문화는 환경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계절이 분명한 지역과 그렇지 않은 열대 아열대 또는 한대 지역, 사냥꾼과 농사꾼, 논농사 위주의 지역과 밭농사 지역, 농촌과 어촌에 따라 다를 것이고 교육정도와 성별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을 것이다. 각자가 처한 자연환경과 사회환경에 따라 삶의 방식이 다양할 것이고 따라서 문화 역시 다양할 것으로 짐작할 수 있겠다.

우리는 얼굴 생김생김보다 문화를 보고 깊은 연대감을 느낀다. 남성들의 경우 통성명에 이후 술 한잔 나누면서 가까워지기도 하지만 서로 같은 문화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후 비로소 마음을 터놓을 수 있다. 타지에서 또는 이국에서 고향 또는 고국 사람을 만났을 때 서로 문화를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나서 더욱 반가워했던 경험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고향은 어쩌면 지역의 문화를 바탕으로, 이웃은 그런 문화를 공유한 사람으로 의미하지 않을까. 결국 지역 특유의 환경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인천의 문화, 인천의 정체성이 최근 인천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고민거리 중의 하나다. '문화와 정체성이 없는 인천에 남고 싶어하는 시민이 없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면 떠나려고 한다', '인천 지역사회의 지도층 인사 중 인천에 거주하는 이 드물고, 인천에 별반 관심이 없는 것 같다'는 푸념을 토로한다. 왜 그럴까. 250만이 거주하는 인천인천의 정체성과 문화는 진정 찾을 수 없는 것일까. 인천다운 환경과 그에 따른 삶의 방식은 과연 없는 것일까.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까.

백두대간에 이은 한남정맥의 서해안 끝자락에 위치한 인천의 자연환경은 어떤 특색을 가질까. 생태학자들은 인천의 유일한 자연환경을 육상지역에서 끄집어내기 어렵다고 말한다. 따라서 인천의 특징은 바다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인천의 무수한 역사는 인천의 독특한 문화와 정체성이 바다에서 비롯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인천의 어른들은 바다, 특히 갯벌과 노을이 어우러지는 바다에서 인천다움을 찾을 수 있다고 기억하는 것이다. 그런데 어떤가. 인천의 문인들이 '인천에는 바다가 없다'고 탄식한 까닭은 무엇일까. 인천에 바다는 남아있을까. 학창시절의 사회 과목 지리부도에 분명 임해도시임을 밝히고 있는 인천이지만 정작 인천에 사는 시민들은 인천에 바다가 있음을 피부로 느끼지 못한다.

'인천의 환경'이라는 측면에서 인천의 정체성을 생각해보고자 한다. 이는 인천의 '삶의 방식', 곧 문화이기도 할 것이다. 인천다운 환경을 찾아 나서기 위해, 인천의 문화와 정서가 깃들었던 멀지 않았던 인천의 과거를 살펴보고, 푸념하고 넋두리하는 오늘날 인천의 열악한 환경과 그 원인을 따져보려고 한다. 이는 그리고 반드시 바람직해야 할 내일의 환경을 그려보기 위함이다. 이는 현 세대와 함께 인천 시민의 한 사람으로 살아가야 할 다음 세대에게 인천의 '삶의 방식'을, 건강한 환경을 물려주고 싶은 마음의 발로다.


인천의 어제

인천은 바다를 중심으로 하는 오랜 자급자족 공동체였다. 특별한 기술이나 장비도 없이 드넓은 갯벌에서 굴 바지락 가무락 대합 상합을 채취하는 맨손어업은 인천 아낙네들의 오랜 갯일이었고, 갯벌이 있어 산란하러 다가오고 먹이가 풍부한 갯벌 생태계가 있어 서식 가능했던 조기 민어 갈치 홍어 새우잡이 근해 어업은 일찍부터 흥했다. 새우젓 조개젓 곤쟁이젓 시장은 인천을 중심으로 펼쳐졌고 김장담글 적에 배추 사이사이에 저며 넣었던 밴댕이는 인천만의 독특한 풍미였다. 바다에서 잡혀 올라온 풍성한 해산물은 만석부두와 연안부두 그리고 소래포구를 통해 거래되어 인천은 물론 전국의 밥상으로 올라갔고 그래서 전국의 밥상과 함께 인천의 부두는 늘 흥청거릴 수 있었다.

인천의 항·포구는 가진 희로애락이 주저리주저리 열린 역사의 주체였다. 중국의 사신이 오고갔던 포구이며 문물을 주고받았던 항구이자 섬으로 나고드는 백성들이 만나고 헤어짐의 서사시가 배인 곳이다. 그런 인천의 항구와 포구는 인천이 그 관리 주체였던 것인 자체로 당연했다.

9미터가 넘는 간만의 차로 아스라이 펼쳐진 갯벌은 인천의 오랜 경관이었다. 썰물에 물 따라 나갈 수 있는 곳, 가족, 친지, 연인과 지평선을 바라볼 수 있는 수도권에서 유일한 곳이기도 했다. 청량산에서 내려다보는 낙조도 일품이었지만 낙섬의 낙조의 경관은 결코 잊지 못할 인천만의 자랑이었다. 지는 해를 바라보며 술잔을 기울이던 친구와 다시 보고 싶은 경관, 이젠 구경하기 힘들다.

인천의 육상은 동인천과 내동 경동 일대를 제외하고 여느 시골마을과 비슷한 자급자족이 충실한 모습이었다. 옥외의 화장실에서 분뇨를 퍼 담아 논밭에 뿌려주고, 거기에서 재배된 야채와 과일을 안심하고 사 먹던 시절이었다. 주안 일원의 논과 밭, 과수원은 농한기마다 만나는 어린이들의 놀이터이자 안식처였다. 처마가 맞닿은 골목마다 겨울이면 고드름이 열리고 늘 물이 고였던 논에 얼음이 얼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여 나와 스케이트와 썰매를 지쳤다. 도시열섬화, 대기오염으로 한 겨울이 와도 물이 얼지도 않지만 물을 얼릴만한 공한지를 야외에서 찾을 수 없는 요즘에 와서, 아련한 추억일 따름이다.

문학산과 청량산을 이어 소래산까지 이어진 넓었던 숲은 공기가 청명하기로 이름 높아, 최근 연수아파트 단지가 조성되기 직전까지 현 적십자병원 자리에 폐결핵 환자들을 위한 요양원이 있었고, 봉수대가 선명히 보였던 배꼽산이라 불렀던 문학산은 늘 푸르게 보였다. 스모그로 맑은 날에도 뿌옇게 잘 보이지 않는 요즘과 전혀 같지 않았다.


인천의 오늘

1960년대 말부터 주안의 논에 농약을 살포하기 시작했고 경인국도가 확포장되면서 경작지가 메워지기 시작했다. 넓었던 주안염전은 공단으로 바뀌고 하루가 다르게 인천은 변모해가고 도시와 시민들은 주위를 돌아볼 틈도 없이 바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공장이 들어서고 인구가 늘고 주택과 상가, 그리고 술집도 사정없이 늘어만 갔다. 자동차가 많아지는 만큼 자동차로 인한 사고도 많았다. 서울이 관문으로 통했던 인천은 경기도 인천시에서 인천직할시로, 인천직할시에서 인천광역시로 성장을 거듭해 갔지만 여전히 서울의 관문일 따름이다. 면적으로 보아 서울의 1.5배를 차지하지만 어디를 둘러보아도 한국 최대의 도시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서울의 관문에서 수도권 2,000만의 관문으로 개칭되면서 250만의 시민이 사는 인천은 희생만을 강요당했고 중앙의 의지에 유난히 약했던 인천은 관행대로 양보하기만 했다. 급기야 인천은 자기의 정체성까지 대부분 잃고 말았지만 일부 시민들은 그게 발전인 양 믿었다. 바다를 메워 중공업단지가 들어오고, 석탄부두, 한국 최대의 지상 LNG 저장탱크 및 LPG 저장탱크, 일도화력발전소 서인천복합화력발전소 한화화력발전소가 들어와 수도권 에너지 공급기지가 되었으며 항만은 인천의 권리가 배제된 중앙의 치외법권지대가 되었다. 최근 쌀 증산을 구실로 매립한 서구 경서동에 수도권쓰레기매립처리장이 들어서면서 수도권 쓰레기의 총 집결장까지 떠안게 되었고, 5공화국 말기에 완공한 한강종합개발사업 이후 서울과 경기도 강원도의 쓰레기가 한강을 타고 인천 앞바다로 흘러들어 청정했던 인천 앞바다마저 물고기가 산란할 장소가 없어질 만큼 비닐조각 등의 쓰레기로 뒤덮이고 말았다.

세계3대 철새이동로인 인천의 갯벌이었던 영종도와 영유도 사이의 1,400만평이 사라진 자리에 인천국제공항 공사가 한창이지만 이름만 인천국제공항이지 인천의 의지는 하나도 개입되지 않았다. 또 하나의 서울 조차지가 된 것이다. 공항 공사로 인해 해양생태계는 치명적으로 훼손되었고, 이제 서서히 복원되려는 찰라 영흥도에 대규모 화력발전소 단지를 전제로 한 공사가 바다를 또 다시 매립하고 녹지를 허물며 맹렬히 진행중이다. 뒤질세라 송도신도시도 최첨단을 마패로 인천시의 부족한 재원을 짜내며 쏟아붓고 있다. 바다가 사라진 인천, 정체성을 망실한 인천, 추억을 매립한 인천에 러브호텔군단이 쳐들어오지만 속수무책이다. 주택가 건너 우리 청소년들의 눈에도 빤히 보이는 한독매립지에는 보기에 민망한 러브호텔이 성업중이고, 망측하게도 신축공사가 한창인 것이다.

인천을 방문한 외지인이 인천의 특징으로 오염된 공기, 공장굴뚝을 지명했듯이 인천은 환경 기반이 위태로운 도시가 되고 말았다. 비록 본사는 서울에 있지만 품이 많이 필요한 공장은 인천에 있어 돈벌이가 되고, 아파트가 값싸니 일단 주저 앉기 쉽다. 정 붙일 곳 없지만 한동안 꾹 참고 견디면 어느 정도 돈이 모이고, 모인 돈을 추렴하면 다시 서울로 이사갈 수도 있다. 그래서 인천은 서울을 향한 전초기지다. 그래서 고급문화도 저급문화도 인천은 내세울 게 없다. 그러다 보니 위정자들은 균형발전보다 밀집대형을 선호했고 그래서 아파트단지, 공단이 개념도 없이 자리잡았다. 녹지는 파괴되고 녹지축은 끊어졌다. 주산인 문학산 기슭을 파괴한 자리에 운동장을 건설하고 진산인 계양산 등성에 송전탑이 나열되었지만 문제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라 환경단체들은 염려한다. 군사격장, 아파트, 고속도로 인터체인지, 터널 등이 문학산을 위협하고 골프장이 계양산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전국에서 도심의 녹지가 가장 열악한 도시가 되었지만 옹진군과 강화군이 편입된 지금 산술적 녹지는 많다고 생색낼 여지도 챙기게 되었다.

갯고랑이 깊어 가까이 부를 수 있는 곳도 멀리 돌아가야 한다고 해서 '먼오금'이란 지명이 있을 정도로 해안선이 복잡했던 인천은 지금 없다. 바다를 잃은 인천의 해안은 리아스식 해안이 아니다. 자 대고 그리면 그만인 세계에 그 유래를 찾아보기 드물 직선 해안이 되고 말았다. 직선해안이지만 시민은 접근할 수 없다. 키보다 높은 담으로 차단당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20여 년 전 해안에는 '접근하면 발포함'이라는 살벌한 경고판까지 있었다. 인천의 나머지 해안은 철조망이 드리워진 최전방이다. 최전방에 예고 없이 접근하는 자는 국토방위를 저해하는 분자로 오인받기 십상이다. 그래서 송도신도시 후방에 위치한 최전선의 군인들이 눈을 부릅뜨고 철조망을 지킨다.

시민의 발길을 차단한 바닷가에는 세계 각국에서 수입한 석탄, 고철, 화공약품, 시멘트, 원목, 수입식량들과 같은 벌크 화물이 야적되어 있고, 세계 각국으로 수출할 자동차, 중고차, 약간의 컨테이너 화물이 대기중이다. 이런 화물이 대형 트럭에 실려 인천시내를 질주하면, 송도신도시 매립용 토석을 실은 덤프트럭도 지지 않게 질주한다. 도로가 움푹 패여 소형차는 기우뚱하지만 서해안 시대의 관문도시는 그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장밋빛으로 채색한 황색 미래를 위해서.


인천의 내일

인천에 환경 정체성을 찾으려면 인천 본래의 문화가 다시 깃들어야 한다. 이미 로마클럽보고서 이후 누차 강조되어온 바이지만 물량 위주의 개발 공세로 미래는 결코 지탱가능할 수 없다. 우리 한 세대만의 세대이기적 향락을 위한 탕진이 아니라면 후손을 위한 환경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우리 세대는 무엇을 포기하고 무엇을 양성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근본 지향점은 자급자족과 참여가 보장된 공동체 도시여야 한다. 이미 강화의 농장과 일부 아파트 단지는 남은 음식물을 공급하고 자연 계란을 받아오는 방식의 도농직거래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이런 운동을 확장시켜 가까운 일본과 유럽 미국의 예, 우리나라의 타 지역 사례를 잘 참조하여 강화와 옹진을 잇는 생활협동조합이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갯벌이 살아있는 도서지방을 특색을 살려 옹진과는 수산물을 직거래 할 수도 있을 것이고 역사 유물과 특산물이 많은 강화 역시 그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이다. 자식 공부를 위해 섬과 인천에 두 집 살림을 해야하는 옹진 주민들이 경영하는 수산물 직거래 장을 인천에 상설 설치할 수도 있을 것이고 인삼 화문석 쑥 순무를 시식할 수 있는 장터도 인천에 개설할 수 있을 것이다. 생태기행도 가능하다. 생태기행과 도농직거래를 통해 도시의 어린이들은 강화와 옹진에서 고향의 친근한 정서를 각인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타 수도권 도시와 다른 인천만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방법으로 자급자족을 향한 먼 길을 힘닿는대로 하나하나 시작했으면 한다.

갯벌 기행을 위해, 자발적으로 도서지방을 방문하는 시민을 위해, 인천의 육상과 연한 갯벌도 개방할 수 있을 것이고 염전도 일부 복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남동구 소재 해양생태공원에서 시민이 참여하는 염전을 재현하겠다고 하였지만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시민이 참여하고, 지역 문화와 정체성 차원에서 그곳에 가면 수입하지 않은 깨끗한 천일염을 구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

바다는 인천의 상징으로 다시 부상해야 한다. 해안선의 철조망을 단계적으로 철수하여 오랜 역사이자 문화였던 인천의 갯벌이 살아있는 해변 친수공간, 시민 참여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그 곳에 어촌계원과 시민의 한마당인 해양풍물단지도 개설할 수 있을 것이다. 해안 풍물단지에서 어촌계원이 수집한 어패류를 구입해 그 자리에서 시식하기도 하고, 주민 안내로 직접 갯일을 체험해 보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그를 위해 우선, 송도신도시 확장은 반드시 재고해야 한다. 인천을 뒤이어 살아갈 후손, 일부 특정 계층의 한시적 부가가치가 아니라 오랜 역사와 문화를 계승할 인천의 모든 시민들에 가치 기준을 놓고 기존의 계획도 과감히 수정할 수 있는 혜안을 모색해야만 한다. 송도신도시 예정 지역 일부에서 세계적 보호종인 검은머리물떼새, 각종 도요새가 무리지어 기착하는 모습이 관찰된 바 있고 이제 그 수가 얼마 남지 않은 검은머리갈매기가 집단 산란하는 것이 알려져 조류학자들이 주목한 바도 있다. 송도신도시 대신 조류 기착지를 보전하고 이를 철새조망지로 활용할 경우 인천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명승지로 두고두고 기려질 것이다. 현재 인천신공항 주변인 영종도 인근 갯벌에도 철새 조망지의 가능성이 타진되고 있다. 그 결과가 성공적 시금석으로 기록되기를 희망한다.

항만을 시민 품으로 돌려주어야 한다. 인천이 항만의 주권을 회복해야한다는 뜻이다. 인천공항도 마찬가지다. 지금처럼 추진될 경우 인천공항은 이름과 달리 인천과 전혀 관계없는 또 하나의 치외 법권지대로 군림하고 말 것이다. 인천에서 공항에 접근하는 교통을 인천의 경관과 풍물을 체험하는 배를 이용하는 것이 인천 시민들의 실익을 위해서도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한다. 인천시에서 궁리하는대로 인공섬과 지하터널은 인천시 재정으로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운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어 심각한 후유증을 후손에게 떠넘기게 되기도 하겠지만, 자동차는 인천의 문화를 만나려 하지 않고 빠른 속도로 스쳐 지나칠 것이기 때문이다. 갯벌과 철새조망대, 해양풍물단지의 맛과 멋이 자랑스런 인천의 독특한 문화를 만끽하고 출국한다면 각인된 인천을 다시 찾고 싶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천의 육상은 인천의제 21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자주 찾아왔던 때까치가 날아드는 인천, 10분 걸어 다정한 이웃을 만날 수 있는 녹색 광장이 자랑스런 인천을 시민과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 도심 재개발 시 녹지 확보에 중점을 두어야 하며 가로수를 확충하여 녹지축을 완성해야 한다.

자전거 도로와 더불어 가로수가 울창한 차 없는 도심을 조성하면 매우 긍정적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외국의 많은 사례에서 입증되었듯이, 도보와 자전거로 접근이 가능한 차 없는 도심이 확보되면 종전보다 많은 시민들이 운집하게 될 것이고 처음 반대하던 상인들이 크게 반겨, 차 없는 거리는 시민이 운집하는 광장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크다. 인천시와 그 규모가 비슷한 브라질 과라나 주의 주도인 쿠리티바 시에서 그 모범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해안을 활용할 경우 인천은 자전거도로 활용 가능성이 뛰어난 곳이다. 해안도로와 남동구 해양생태공원을 거쳐 인천대공원을 연결하는 자전거도로를 외곽에 조성하고 가능한 순서대로 점차 지하철역에서 쇼핑센터 학교 회사로 안전하게 연결할 경우, 교통과 레저용으로 자전거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고, 자전거 이용률이 높아지면 자동차 배기가스 배출량이 줄고 재미를 겸비한 상쾌한 운동으로 시민들은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런던의 하이드파크, 뉴욕에 센트럴파크, 동경의 우에노공원과 같이 세계 유수의 도시마다 도심 복판의 녹지공원을 자랑한다. 인천에도 시민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자유롭게 표출될 수 있고, 청소년의 놀이와 가족의 휴식이 가능한 숲이 우거진 녹색광장을 도심에 확보해야 한다. 청량산과 문학산, 자투리 녹지가 가로수 축과 연결되면 녹색광장에 때까치는 깃들 수 있을 것이다. 주말이면 그 곳에서 시립 관현악단이 시민을 위해 연주하는 현악4중주도 감상할 수 있지 않을까.

시민 참여로 투명한 환경정책을 펼쳐야 한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시민의 관심 밖에서 결정되고 시행되면 시민들의 참여가 낮을 수밖에 없고 시민의 참여가 낮으면 생명이 짧다. 기획단계부터 능동적인 시민, 시민단체와 투명하게 협의하고 결정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당장 행정효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가장 빠르고 확실한 민주행정이 아닐까 한다.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확보된다면 행정력도 효율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겠지만 시민들은 인천의 정체성을 구가하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한 시민참여 프로그램을 적극적인 시민단체와 함께 모색할 필요 있다. 그를 위한 각종 시민위원회, 합의회의와 같이 다양한 대안이 여러 각도로 모색된 긍정적인 민주사례가 넉넉하게 있다.


나가는 글

자식을 위한다는 어른, 시민을 위한다는 행정이 이제까지 자식과 시민들의 의견을 백안시하고 지역의 환경과 문화 그리고 역사를 등한시 한 채 일방적으로 추진된 바 크다. 이제 개발이 부담되는 시대가 왔다. 편의와 행복도 과거에서 유추하려는 시민은 비단 어른들로 그치는 것이 아니다. 개발이라는 냉혹한 구도에서 소외되는 이 땅의 청소년들도 누구에게나 따스한 고향의 정취를 구하고 있는지 모른다. 세칭 잘 나간다는 성공한 부류의 시민들도 강압된 외로운 질주에 지쳐버렸을지 모른다.

자신의 오랜 문화와 역사를 망각하는 획일적인 개발, 속도에 뒤쳐지면 도태되고 마는 삭막한 산업문명, 여유 없는 기계문명, 회색 소비문명보다, 자신과 이웃의 가치, 즉 다양성이 존중되는 삶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산업 소비문명에 길들여진 인천을 당장 자급자족이 가능한 공동체로 회복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현실을 바탕으로 가능한 방법을 함께 모색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전화 통화도 쉽지 않을 만큼 바쁘게 뛰는 인천시민 한 분은 자신이 가장 원하는 행복은 노을진 갯가에 앉아 친구들과 막걸리 한잔 기울이는 여백일 것이라고 말한다. 인천의 문화를 기억하는 이라면 누구라도 가질만한 소망이다. 지금의 나 자신보다 인천에서 마감할 자신의 노후를 위해, 미래의 인천시민인 자손을 위해, 바람직한 내일의 인천 환경을 위해, 오늘 우리가 버리지 못하는 개발이라는 인습의 굴레로부터 벗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 후손들이 조금이라도 더 지탱가능할 수 있다. (1999년 11월, 해반문화사랑회 인천정주성 연구 발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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