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3.13 문누리.hwp
새로운 경험
문누리 / 광동고 2학년 4반 27번 (noori0617@hanmail.net)
수업 시간의 활동들을 모두 기록하여 보고서를 쓰는 수행평가는 기존의 모둠 활동을 하거나 독후감 등을 쓰는 수행평가와 달리 신선하다고 생각하며 흥미를 느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한 번도 경험 해보지 못한 수행평가를 하는 것에 대해 스스로에게 ‘내가 실수하지 않고 잘 할 수 있을까?’ 라는 물음을 던지면서 흥미뿐만이 아닌 불안함과 두려움을 느꼈다. 사실 흥미보다는 불안함과 두려움이 더 앞섰다. 앞서 수업 시간 활동을 기록한 준호와 재현이가 친구들에게 물어가면서 수업 시간을 되새기며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고생하는 모습에 내 모습이 투영되어 보였기 때문일까. 수업 시간도 수업 시간이지만 보고서는 또 어떻게 써야하나 막막하였다. 이런 복합적인 감정과 생각들이 내 안을 휘몰아치면서 그 와중에도 시계 바늘은 수업 시간을 향해 조금씩 달려가고 있었다.
수업 종이 울렸다
앞서 수업 시간을 기록한 준호가 녹음기로 녹음하는 것을 보아서 나도 수업 종이 치기 전에 스마트폰 녹음기를 준비해두었다. 수업 종이 치자마자 나는 녹음기를 실행하였다. 선생님께서 조금 늦게 들어오셔서 웅성거리는 아이들의 소리를 녹음하였다. 내가 더 뚜렷하게 기억해 보고서를 쓸 수 있게 그 상황에 대한 설명을 녹음기에 혼자 중얼거렸다. 선생님께서 들어오신 후 아이들의 목소리는 점차 사라져갔다. 본격적인 수업 시작 전에 반장이 선생님께 허락을 구하고 수학여행 방 배정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였다. 우린 수업을 위해 빠르게 방 배정을 하였다. 방 배정이 약 10분 만에 끝나고 교실이 다시 교실이 소란스러워졌다.
“얘들아~”
반장이 말하자 친구들은 선생님을 주목하였다.
“자, 모둠끼리 마주 봅시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시자 각 모둠들은 의자를 옮겨 서로 마주 보게 앉았다.
“주제는 다 정했나요?”
선생님이 물어보시자 친구들은 모두 같이 “네~” 라고 큰 소리로 대답하였다.
“책 2권 빌려온 것을 가지고 일단 10분 동안은 책을 읽으면서 마음을 좀 가라앉히겠습니다. 책 준비는 이번 주 주말 정도에 하면 되고요, 2권의 책을 빌려오라곤 한 이유는요, 여러분이 공통 책 하나, 각자 책 하나 총 2권의 책을 사는데요, 어떤 책을 고를지 제대로 판단하게하기 위해 2권씩 빌려오게 했습니다.”
책을 2권 빌려오라고 말씀하신 선생님의 뜻을 알려주셨다. 확실히 이렇게 빌려서 조금 읽어보니 무슨 책을 골라야 할지 조금 감이 잡히는 느낌이었다.
선생님의 말씀 후 친구들은 책을 읽기 시작하였다. 약 3분정도 지난 후였을까, 선생님께서는 밴드와 다음카페 가입에 대해서 말씀하시기 시작하셨다.
“내가 밴드에다가 카페 주소를 하나 올릴테니까 그 카페에 가입을 합시다!”
그리곤 친구들은 선생님에게 농담 식으로 핫스팟을 틀어달라고 하였다. 선생님께서는 웃으면서 넘어가셨다.
“반톡에 다음카페 주소가 올라왔다는데요”
반장이 선생님께 말했다. 그리곤 선생님께서 큰 목소리로 반톡에 다음카페 주소가 있으니 가입하라고 말씀하였다. 그리고 돌아다니시면서 책 빌린 것과 대출증을 확인하러 다니기 시작하셨다.
“자 모둠 배치를 다시 조정하겠습니다!”
준비물 검사를 하다가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친구들이 앉아있는 자리를 보니 약간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우리 친구는 저쪽으로.. 여기 있는 친구들은 한 칸씩 좀 당깁시다..”
한꺼번에 많은 친구들이 자리를 이동하면서 의자 끌리는 소리가 한 순간 커졌다. 그렇게 자리 배치를 마치고 소리는 점점 줄어들었다. 그리고 계속 책 검사를 하기 위해 모둠들을 돌아다니셨다.
“책 확인하겠습니다. 빌려온 것 2개씩!”
선생님께서 우리 모둠의 책 검사를 하러오셨다. 우리 모둠은 모두 준비물을 잘 가져와서 무사히 검사를 맡을 수 있었다. 그리고 주제에 대해 모둠원들 끼리 이야기하는 시간이 되자, 나는 친구들을 인터뷰하기 위해 우리 모둠원들을 뒤로하고 발걸음을 옮겼다. 인터뷰는 익숙하지 않아 많이 긴장되었지만, 한편으로는 “친구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라고 생각하며 설레기도 하였다.
모둠을 방문해서 인터뷰를 하다
나는 각 모둠들의 주제와 그 주제를 선정한 이유를 묻기 위해 노트를 들고 각 모둠으로 향하였다.
먼저 성근이네 모둠을 찾아갔다. 성근이네 모둠의 주제는 ‘교육’ 이었다. 할 말이 많아 보이고 흥미가 있기 때문에 이 주제를 선택했다고 하였다. 확실히 현재 우리에게 가장 밀접한 연관이 있는 주제들 중 하나여서 성근이네 모둠이 왜 교육을 주제로 정했는지 이해가 되었다.
성근이네 모둠의 인터뷰를 끝내고 여진이네 모둠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여진이네 모둠의 주제는 ‘노인들을 보는 태도’ 이었다. 앞으로 사회가 고령화가 될수록 고령 인구수가 점차 늘어나면서 그에 따른 노인들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알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령화가 진행되면 국민들이 내는 세금은 더 증가할 것이고, 노인들을 바라보는 시선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래의 문제를 생각한 여진이네 모둠의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
여진이네 모둠의 인터뷰 후 곧장 현승이네 모둠으로 향하였다. 현승이네 모둠은 현재 사회에서 여성인권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그 인권문제에 대해 자세히 파악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이유로 ‘여성인권과 젠더’를 주제로 정하였다고 하였다. 여성 인권은 옛날에 비해 아주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나, 곳곳에는 아직도 여성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내뱉는 말들 중에서도 분명히 여성을 차별하는 말들이 있었을 것이다. 현승이네 모둠의 이야기를 듣고 여성 인권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았고, 내가 일상생활 속에서 한 차별적인 말과 행동들을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대규네 모둠을 인터뷰하러 갔다. 대규네 모둠의 주제는 ‘노동’이었다. 교육과 노동이라는 두 가지 주제 중에서 고민을 많이 했는데, 노동은 부당해고같이 떠오르는 주제가 많아서 선택하였다고 했다.
여러 모둠의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 결과, 많은 모둠들이 ‘차별’에 관한 주제를 많이 택한 것 같았다. 확실히 차별은 사회적으로 큰 문제이고, 그것에 대해 이야기 할 거리도 많을 것이다. 그래서 차별에 관한 주제가 많은 것 같다.
수업시간이 끝나기 5분 전에 선생님께서는 이야기하던 친구들을 주목시켰다. 그리곤 수행평가 및 시험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셨다. 지필 평가는 한 번보고, 수행평가에는 자료수집과 논평, 그리고 선택주제에 대한 문제와 답, 구술평가, 마지막으로 관찰평가가 있다고 설명해주셨다. 구술평가와 문제를 만드는 수행평가에서 또한 이번 기록 수행평가처럼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
이렇게 수업 시간이 끝났다. 수업 시간이 끝나고 녹음기를 틀어서 들어보았는데 웅성거리는 소리의 잡음이 조금 심해서 듣기에 조금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도 다행히 보고서를 쓰는 데에는 큰 지장이 없었다. 처음에 수업 내용을 모두 기록을 해야 한다고 들었을 때는 어안이 벙벙했고 내가 3번째로 하는 거라서 걱정도 많았지만 선생님의 조언과 친구들의 도움 덕분에 잘 마칠 수 있었다. 처음해보는 신선한 수행평가. 새로운 경험을 해보니 더 높은 곳으로 올라온 것만 같았다. 이런 새롭고 다양한 활동을 해야 많은 것들을 느끼고 생각할 수 있고, 성장할 수 있겠다고 이번 경험을 통해서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