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북한 꽃제비 동영상 |
한국의 5월은 가정의 달이다. 5월 5일 어린이날, 5월 15일 어버이 날, 5월 21일 부부의 날을 비롯하여 5월은 가정의 달 범주를 넘어 “행복을 나누는 달”로 비쳐진다. 그러나 북한은 5~6월이 가장 힘든 고통의 달이다. 농번기에 만성적인 식량난에 어떻게 하든 죽음을 넘겨야 하기 때문이다. 9년 전, 탈북자 안철씨가 북한의 어린 꽃제비들을 몰래카메라에 담아 공개한 동영상은 남한은 물론 국제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1998년까지만 해도 김정일 독재정권은 굶어죽는 북한주민들 실생활을 숨기기에 급급했다. 물론 1996년 한국으로 망명한 황장엽 선생에 의하여 서면으로 폭로되고,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범륜 스님에 의하여 북한에서 굶주림을 피해 중국으로 탈출한 30만의 탈북자가 존 해하고 있다는 자료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남한, 그리고 국제사회는 이 사실을 “의혹”으로 간주하며 외면해왔다. 이러한 의혹을 풀어주고, 더 이상 북한주민들과 어린이들이 무리로 굶어죽는 사태를 면해야한다는 주장 하에 안철 씨를 비롯한 탈북자들이 북한 실태를 동영상에 담아 폭로하기로 했다. 남한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 식량지원으로 굶어죽는 북한주민들을 반드시 살려내야 한다는 일념 하나뿐 이였다. 한반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고, 목숨을 내걸어야 하는 이 위험한 계획은 일본의 “북한민중 긴급구출(대표 이영화)”의 도움 하에 2번의 실패 끝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북한의 안타까운 실태를 폭로되었으나 김정일, 김대중은 이러한 사실을 역으로 이용했다. 김정일은 비디오가 폭로되자 북한 내부를 촬영한 안철씨를 당장 체포하라는 지시를 내리는 한편, 북한의 식량난은 사실이니 국제사회의 식량지원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또 남한의 김대중 전 대통령은 “햇볕정책”이라는 기만적인 선동으로 김정일 정권에 “퍼주기 지원”을 요구했다. 남한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지원한 식량은 김정일에 의하여 독재정권유지에 이용되었다. 안철씨를 비롯한 탈북자들이 목숨을 걸고 비디오를 촬영한 것은 실지 굶어죽는 북한의 어린이들과 주민들을 살려달라는 절절한 호소였다. 김정일, 김대중에 의하여 북한주민들의 굶주림의 실태를 독재체제유지 등 정치적 이용물로 활용한 현실 앞에서 더 냉정해지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우리탈북자들이다. 그렇다면 9년 전의 동영상과 오늘의 북한주민, 꽃제비들은 어떻게 살아갈까? 아세아프레스 이시마르 대표의 말에 의하면 오늘의 북한 내 꽃제비들은 기존의 동양이나 “덮치기”와 같은 무지막지한 행위를 떠나 식당이나 장사꾼들의 편의를 봐주고 일당을 받아 살아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역전이나 장마당에 꽃제비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먹고사는 행동방식이 많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가족꽃제비들이 등장한 것도 이런 행동방식으로부터 시작된 것은 아닐가? 지금 일각에서는 북한에 다시 1990년대의 기아상태가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김정일 독재정권은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북한주민들, 어린이들을 방치하고, 그 어떤 대책도 세우지 않고 있다. 1990년대의 인도주의적 식량지원형태와는 달리, 인도적 식량공급의 투명성을 높이라는 국제사회의 요구 때문이다. 인민들이 굶어죽어도 김정일 독재정권의 체면만 살리면 된다는 비인도주의적 행태에 격분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한편 안철씨는 동북아에서는 처음으로 2001년 로리 펙 상(The Rory Peck Award)의 특별 기사부문(Feature)에 수상자로 선정됐다. 로리 펙 상은,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 현장의 모습을 직접 필름에 담아내는 촬영기자들에게 주어지는 상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퓰리처 상 만큼이나 영예로운 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수상식에 안철씨는 참석하지 못했다. 이를 되새기며 9년 전 안철씨가 촬영한 동영상을 거재한다. 이 동영상은 탈북자 안철씨가 일본의 “긴급행동 북한주민구원”에 제공하고, 이를 다시 KBS가 제작하여 공개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