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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의 습격 유진규 지음
▣ 저자 유진규 1965년에 태어나 서울대 영어교육과를 졸업했다. 현재 SBS 다큐멘터리 PD이다. PD 1년차이던 1991년, 고엽제 후유증 문제를 다룬 〈베트남 전쟁 그 후 17년〉의 제작에 참여하면서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듬해 환경문제를 다룬 최초의 레귤러 프로그램 〈환경 탐사 그린맨을 찾아라〉를 기획 연출했다. SBS에서 〈특명 아빠의 도전〉 등 다수의 교양, 오락프로그램을 제작하는 틈틈이 환경 다큐에 천착했다. 2007년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환경호르몬의 습격〉으로 한국방송대상을 수상했고, 이후 〈인간동력, 당신이 에너지다〉, 〈옥수수의 습격〉 등을 통해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이 환경과 건강 위기의 시작임을 강력히 주장해 왔다. 저서로는 『왜 여자아이들이 공부를 더 잘할까』, 『인간동력 당신이 에너지다』 등이 있다.
▣ Short Summary 1970년대 이후 전 세계의 여물통(소고기, 우유, 치즈, 버터)과 모이통(닭고기, 계란)이 옥수수 알곡으로 채워지면서, 우리도 모르는 사이 우리들 자신의 섭생이 바뀌었다. 이에 연구자들은 가축을 통한 옥수수의 섭취가 비만, 심장병, 고혈압, 알레르기, 불임, 폭력성 증가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경고한다. 우리가 옥수수의 습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옥수수를 먹인 소고기에는 풀을 먹인 소고기에 비해 오메가-3 지방산과 비타민, 그리고 여러 가지 항산화물질이 아주 조금밖에 들어 있지 않다. 그 대신 옥수수사료를 통해 오메가-6 지방산 섭취가 크게 증가했다. 오메가-3와 오메가-6 지방산은 세포의 대사를 조절하는 중요한 물질인데, 우리는 음식을 통해서 오메가-3와 오메가-6를 공평하게 섭취해야 한다. 그러려면 우리를 둘러싼 생태계가 조화롭고 균형 잡힌 상태로 유지되어야 한다.
이 책은 SBS 스페셜에서 방영되었던 다큐멘터리 ‘옥수수의 습격’을 책으로 담아낸 것이다. 방송으로 나온 뒤 많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이 다큐멘터리는, 기존의 옥수수에 관한 통념을 뒤집고, 가축을 통한 옥수수 섭취가 우리의 몸에 어떠한 나쁜 영향을 끼치는지 알려준다.
구체적으로 오메가-3 지방산이 발견되고 이해되기까지의 과학사적 흐름과 지방산 불균형으로 야기된 현대의 건강문제, 옥수수로 대표되는 오메가-6 지방산이 지배하고 있는 현대 농업의 현장을 살펴본 뒤, 육식문화에 대한 저자의 제언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저자는 이 과정을 통해 우리가 먹는 축산제품이 왜 건강을 해치는 나쁜 음식이 되었는지 잘 알게 되었고, 건강한 축산제품이 가능하다는 확신도 얻었으며, 이제 남은 몫은 저자 자신을 포함한 소비자들의 것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 차례 들어가는 말
1 기적의 버터 2 닭은 부리로 계란을 만든다 3 생명은 오메가-3 지방산을 선택했다 4 악마의 시소, 문제는 균형이다 5 이누이트는 풀을 먹는다 6 옥수수 먹이사슬 7 기름진 음식도 건강할 수 있다 8 로밀크 신드롬 9 오메가-6 식용유의 폭격 10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소고기 11 잡초를 사랑하는 농부들 12 육식문화를 위한 제언
참고문헌
옥수수의 습격 유진규 지음
기적의 버터
두 가지 의문: 2008년 가을, 파주의 한 농장에서 나는 놀랍도록 고운 빛깔의 토종닭들과 우연히 대면했다. 인서트로 사용할 몇 커트의 닭 그림을 촬영하러 혼자 카메라 하나 달랑 들고 찾았던 그 토종닭농장에는 곱고 윤기 나는 깃털에 생기 넘치는 눈을 가진 통통한 토종닭들이 200여 마리 정도 사육되고 있었다. 촬영은 10여 분 만에 끝났다. 농장주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돌아서려는데, 문득 이 닭들이 낳은 달걀을 얻어다가 당시 두 살이던 아들에게 먹여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들은 계란 알레르기가 있어서 계란만 먹으면 온몸이 벌겋게 변했다. 닭고기에도 같은 반응이었고, 내로라하는 생협의 유기농 계란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왠지 이 닭들이 낳은 계란이라면 괜찮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집으로 돌아와 가져 온 계란을 프라이해서 흰자 한 조각을 조심스럽게 먹였다. 30분 정도가 지나도 아이의 얼굴에는 이상의 조짐이 보이지 않았다. 과거엔 계란을 먹이고 5분이면 입 주위부터 벌겋게 물들기 시작해 30분이면 온몸에 붉은 반점들이 생겼었다. 계란이 들어간 과자나 빵은 물론, 계란 성분이 들어간 가공식품에도 같은 반응을 일으키곤 했다.
아이는 계란 하나를 다 먹고도 성에 차지 않았는지 계란을 더 달라고 했다. 내친김에 하나 더 먹였다. 계란 두 개를 먹고도 아이는 멀쩡했다. 도대체 어떤 이유로 이 계란에는 알레르기를 일으키지 않았을까? 그날 이후 이 계란의 미스터리는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가 되어 계속 내 머리의 한쪽을 지배했다. 그리고 이 수수께끼를 풀 실마리를 발견하기까지는 2년의 시간이 더 필요했다. 마침내 그 실마리를 발견하던 날, 이 이야기는 한편의 다큐멘터리가 충분히 될 것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그리고 그동안 나를 괴롭힌 다른 한 가지 의문에 대한 해답도 내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두 번째 의문은 웰빙 열풍을 타고 텔레비전을 통해 번진 채식주의에 관한 것이었다.
참고로 ‘채식을 하면 건강하고 육식을 하면 그렇지 못하다’라는 믿음은 비교적 최근에 생긴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인지 정확하게 기억하기는 어렵지만, 회식으로 삼겹살을 맛있게 먹고 나서 이런 의문이 들었다. 왜 우리는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나서 죄책감을 느껴야 하는가? 설탕처럼 인류가 최근에 들어서야 먹기 시작한 음식이라면 몸에 해로울 수도 있겠지만, 고기는 진화의 시작부터 인간이 먹어왔던 아주 오래된 음식이다. 진화의 과정을 함께해 온 음식인 고기가 왜 건강에 해를 주는 나쁜 음식일까? 이누이트는 고래와 바다사자 등 포유류의 지방을 즐겨 먹고도 건강하다. 고기가 나쁜 음식이라면 고기를 주식으로 하는 집단들이 건강한 이유는 또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이 두 가지 의문에 대한 답이 하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것은 아이에게 달걀을 먹인 지 2년이 지난 뒤였다. 그리고 만약 내가 상정한 답이 사실이라면, 우리 국민을 포함하여 지구상의 많은 사람들이 심각한 건강상의 위협에 노출되어 있을 것이 틀림없었다. 그 답이란 유제품을 포함하여 현재의 고기와 과거의 고기가 질적으로 다를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과거의 고기는 건강상 문제가 없었지만, 현재의 고기와 유제품은 어떤 이유로 건강에 나쁜 방향으로 변화했다는 것이다. 버터광 지미 무어: 내가 지미 무어를 만난 것은 어느 6월의 화창한 토요일 아침이었다. 지미 무어를 직접 만나기 전까지 그에 대해 내가 알고 있었던 것은 그가 버터를 먹고 살을 뺐다는 것과 그의 주소뿐이었다. 그를 방문한 날, 나는 그에게 아침 식사 장면부터 촬영하겠다고 했다. 지미 무어는 냉장고를 열고 버터와 계란을 꺼냈다. 놀라운 것은 바로 다음 장면이었다.
프라이팬에 버터를 덜어 넣는 양이 그야말로 프라이팬 한가득이었다. 그래서 커다란 버터 덩어리들 옆에 깨 넣은 계란 3개는 양념처럼 보였다. 계란보다 버터가 더 많은 달걀 스크램블! 그가 하루에 먹는 버터의 양은 작은 접시로 하나 가득할 정도인데, 이렇게 많은 버터를 먹기 시작한 건 6년 전이었다고 한다. 버터를 먹기 전 그는 다른 보통의 미국인들처럼 햄버거와 감자튀김, 콜라 그리고 초콜릿 케이크와 편의점에서 사온 각종 스낵들을 즐겨 먹었다.
그 결과 20대에 이미 그의 몸은 극장 좌석과 비행기 이코노미석에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불어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심장의 기능이 위협받을 수준으로까지 건강이 악화되었다. 결국 살기 위해서 그는 살을 빼야만 했다. 그는 자신에게 맞는 다이어트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 이런저런 방법을 써보다가 마침내 버터 같은 포화지방을 많이 먹는 방법이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다는 걸 발견했다. 놀랍게도 그는 버터를 먹기 시작하면서 살이 빠졌다. 무려 410파운드(약 186Kg)나 나가던 뚱보, 지미 무어였지만 지금의 그는 270파운드, 약간 통통한 정도이다.
그 모두가 버터의 힘이라고 그는 말하면서, 버터를 먹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식욕을 통제할 수 있었다고 했다. 버터가 포만감을 주었기 때문에 빵과 과자류 등 탄수화물을 훨씬 적게 먹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참고로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건강의 적으로 여기며 되도록 멀리하려 애쓰는 버터를 그가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퍼먹게 된 것은 버터를 즐겨 드시던 할머니 때문이었다고 했는데, 그의 할머니는 버터를 즐겨 드셨지만, 건강하셨다고 했다. 마찬가지로 지미 무어도 버터를 먹기 시작하면서 몸무게만 준 게 아니라, 건강도 좋아졌다고 했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놀랍도록 좋아진 것이 그 단적인 예인데, 좋은 HDL 콜레스테롤은 높아지고,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은 크게 줄었다고 했다.
아무 버터나 먹는 게 아닙니다 / 왜 요즘 버터는 딱딱하죠?: 지미 무어는 그가 먹는 버터가 일반 버터가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는 노란색 버터를 들어 보여주며 설명을 시작했는데, 그가 해준 말을 요약해보면 이렇다. ‘소가 풀을 먹으면 버터는 노란색을 띤다. 풀의 베타카로틴 때문이다. 우리가 버터를 노란색으로 기억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런데 소가 옥수수를 먹으면 버터는 흰색이 된다. 시중의 버터가 노란색인 것은 색소를 넣기 때문이다. 한편 풀을 먹은 소의 버터에는 몸에 좋은 여러 가지 성분들이 많다. 특히 오메가-3 지방산이 많이 들어 있다. 그래서 풀을 먹은 소의 버터는 몸에 전혀 해롭지 않다. 반면에 옥수수를 먹인 소의 버터는 몸에 나쁜 오메가-6 지방산이 많고 비타민을 비롯한 미량의 영양소가 거의 들어 있지 않다.’
오늘날 우리가 섭취하는 기름이나 지방이 많은 물질들에는 오메가-3는 아주 적고 오메가-6가 많이 함유돼 있다. 참고로 오늘날 보통의 식단에 포함된 오메가-6와 오메가-3의 비율은 20:1이다. 그러나 정상적인 수치는 5:1 이하여야 하고, 이상적인 수치는 4:1이다.
버터를 살려낸 대머리 박사님: 한때는 온통 아마 밭이었던 랜 지역의 경작지는 대부분 옥수수밭으로 바뀌어 있다. 피에르 베일 박사의 연구소와 사료공장도 옥수수밭 한가운데 있었다. 피에르 베일 박사에게도 오메가-3 축산품 실험은 아주 놀라운 경험이었다고 했다. 실험 이야기를 꺼내면서 그가 처음 한 말은 즐거움에 관한 것이었다. “싫어하는 음식을 억지로 먹일 순 없습니다. 먹는다는 것은 기쁨입니다. 이 실험에서 놀라운 점은 사람들이 원하는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흔히 병원에 가면 의사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니까 버터도 먹지 말고 달걀도 먹지 말라고 한다. 고기도 먹지 말라고 하니 환자들은 괴롭다. 하지만 베일 박사는 고기를 금지하지 않고, 대신 좋은 고기를 제공했다. 달걀을 금지하지 않고, 대신 오메가-3가 풍부한 달걀을 주었다. 맛도 훌륭했다. 그는 말했다. “피실험자 중에는 체중이 15킬로그램까지 빠진 사람도 있는데, 이렇게 잘 먹은 적이 없다고 대답했어요. 배고픈 적도 없고, 항상 잘 먹고, 즐거웠다고 했습니다. 정말 놀랍죠.”
사람들에게 무엇인가를 금지하는 것은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 영양정책이다. 근 10년간 프랑스 의사들은 성인병 환자들에게 버터를 먹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먹는 문제에 관한 한 피에르 베일 박사의 입장은 명쾌했다. ‘영양 섭취에 있어서는 나쁜 것도 없고 좋은 것도 없다. 모두 균형과 품질의 문제일 뿐이다’라는 것이다. 참고로 식습관은 지역 특색과 연관하여 발전해 온 문화이다.
왜 어떤 지역에서는 생선을 많이 먹고, 어떤 지역에서는 육식만 하는지, 왜 어떤 지역에서는 채소를 많이 먹는지, 왜 여기는 쌀이고 저기는 밀인지는 지역의 자연환경과 그것을 기반으로 한 먹이사슬과 관계가 있다. 사람들은 지역 환경에 적응한 것이고 관계를 형성해 온 것이다. 여기에 나쁠 것은 아무것도 없다. 프랑스 사람들은 버터를 많이 먹었다. 소가 풀을 많이 먹을 때였다. 이것은 전혀 나쁜 것이 아니다. 하지만 오늘날처럼 소가 옥수수를 먹을 때 버터를 많이 먹는 것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피에르 베일 박사는 ‘오메가-3와 오메가-6가 잘 균형 잡힌 식단을 회복하는 방법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수도 없이 들었다고 했다. 이런 질문 자체가 음식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어떤 음식에 오메가-3가 많은지, 어떤 음식에 오메가-6가 적은지 일일이 신경 쓰며 먹는 것은 문제를 푸는 바른 방법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즉 무엇을 먹든 오메가-3와 오메가-6가 균형 있게 들어 있도록 농업 생태계 자체를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인데, 이는 가축에게 올바른 먹이를 주고, 들판에 다양한 작물을 심는 것으로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생명은 오메가-3 지방산을 선택했다
오메가 지방산이 도대체 뭐죠? / 생산용 VS 저장용: 오메가-3 지방산은 오늘날처럼 먹거리가 불안할 때 우리가 무엇을 먹어야 하는가의 문제를 해결할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해 준다. 참고로 오메가-3 지방산 이야기는 알파 리놀렌산에서 시작한다. 식물은 광합성을 하기 위해 매우 유연한 성질을 가진 지방산을 필요로 하는데, 엽록소라는 식물엔진에 오일 역할을 하는 물질이 바로 오메가-3 지방산의 일종인 알파 리놀렌산이다. 알파 리놀렌산은 식물의 녹색 잎이나 녹색 줄기에서 발견되는데, 엽록소가 빛의 광자를 붙잡아 포도당을 합성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물질이다.
식물은 광합성으로 만든 에너지를 저장할 목적으로 오메가-6 지방산의 일종인 리놀렌산도 만든다. 알파 리놀렌산이 쉽게 산화하여 저장용으로는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즉 오메가-3는 생산용이고, 오메가-6는 저장용이다. 그래서 잎에는 오메가-3가 많고, 씨앗에는 오메가-6가 많다. 오메가-3와 오메가-6 지방산을 만드는 능력은 오로지 식물만의 것이다. 그래서 동물은 오메가-3와 6를 얻기 위해 식물이 만들어준 알파 리놀렌산과 리놀렌산을 먹이를 통해 섭취해야만 한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음식을 통해 반드시 섭취해야만 하는 불포화지방산을 필수지방산이라고 한다.
먹이를 통해 동물의 몸에 들어온 알파 리놀렌산은 좀 더 다양한 형태로 변환되어 쓰인다. 식물의 광합성에서 알파 리놀렌산은 충분히 유연하지만, 더 빠른 움직임을 요구하는 동물은 이 정도의 유연성으로는 충분하지 않아서, 알파 리놀렌산에 탄소 사슬을 보태 길이를 늘이고 이중 결합을 추가하여 사용하는데, 바로 DHA와 EPA가 알파 리놀렌산으로부터 동물이 만드는 오메가-3 지방산이다. DHA는 머리가 좋아지는 물질로 잘 알려져 있는데, 뇌세포를 포함한 동물의 세포 활동의 속도를 높여주는 중요한 물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식물의 저장용 지방산인 리놀렌산은 동물의 몸에 흡수되어 동물성 오메가-6인 아라키돈산이 되는데, 아라키돈산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가 바로 세포 안에 지방을 쌓는 일이다. 즉 생산용과 저장용이라는 차이는 동물의 몸에서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셈인데, 오메가-3와 오메가-6가 몸에서 발현하는 생리학적 차이는 그보다 훨씬 더 극적이다. 내가 만난 철인3종경기 선수인 매트는 오메가-3와 오메가-6의 생리적 차이를 매우 잘 이해하고 활용하는 사람이었다.
오메가-3에 열광하는 철인3종경기 선수: 매트는 철인3종경기 미국 챔피언인데, 우리는 아침 운동을 마치고 선수 전용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하는 그의 모습을 촬영했다. 매트는 다채롭고 풍족한 음식들 가운데 극히 일부분만을 가려서 접시에 담았다. 그가 선택한 것은 드레싱 없는 채소와 과일, 그리고 달걀 오믈렛이다. 아침 운동으로 10킬로미터를 달린 사람치고는 식사량이 많지 않아 보였다.
식사를 하면서 그는 선수촌의 일방적인 미국식 식단으로부터 지방산 균형을 지키기 위해서는 세심한 주의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식사를 마치자 그는 오메가-3 캡슐을 먹었는데, 그는 오메가-3 보충제를 먹은 후로 근육통이 없어졌고, 경기 후 회복시간도 빨라졌으며, 정신이 더욱 명료해지고 훈련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고 했다. 그는 오메가-3 보충제를 종류별로 다 가지고 있었다.
나는 그가 어떤 고기를 먹는지 궁금했다. 그는 대뜸 선수촌의 고기는 먹지 않는다고 했다. 선수촌 식당에는 풀을 먹인 고기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선수촌의 저녁 메뉴에는 항상 생선이 있으므로 고기 대신 생선을 먹고, 이따금 고기를 먹고 싶을 때는 밖에서 풀 먹인 소고기나 야생 사슴고기를 사다가 직접 구워먹는다고 했다. 또 생선도 많이 먹고 채소와 과일도 의식적으로 많이 먹으려고 애쓰며, 빵 같은 탄수화물은 되도록 적게 먹는다고 했다.
보충제를 먹어서라도 오메가 지방산의 균형을 맞추고 있는 그의 식단은 ‘운동선수를 위한 구석기 식단’이라고 알려진 것으로, 지구력 경기 선수들 사이에서는 이미 잘 알려진 것이다. 아무튼 오메가-3 지방산의 부족 또는 결핍은 수많은 현대적인 질병과 연관되어 있다. 비만과 당뇨 같은 대사질환, 심장병, 관절염 등 염증성 질환, 그리고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이 오메가-3 지방산 결핍과 관련되어 있다. 흔히 문명병이라고 알고 있는 것들이다. 악마의 시소, 문제는 균형이다
오메가-6를 먹고 자라는 암세포: 2006년 암 연구 학회지 캔서 리서치에는 오메가-6 지방산이 전립선 암세포의 성장을 촉진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샌프란시스코 VA 메디컬 센터의 밀리 휴풀포드 박사팀은 분리한 전립선 암세포를 배양하는 과정에서, 배양액에 오메가-6 지방산의 일종인 아라키돈산을 첨가한 결과 오메가-6를 넣지 않은 시험관에 비해 암세포가 두 배나 빨리 성장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오메가-6 지방산을 넣은 배양액의 암세포가 빨리 자란 것은 오메가-6 지방산이 염증과 관련된 유전자 스위치를 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염증 반응은 종양의 성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런데 오메가-6 지방산의 발암성 문제는 이것이 처음이 아니다. 2년 전인 2004년에는 오메가-6 지방산이 유방암세포를 급속도로 자라게 한다는 보고가 있었다. 나는 동물실험을 통해 이를 확인하고 싶었다. 그래서 부산대학교 김형식 교수에게 오메가-6 지방산이 암세포를 성장시키는지 동물실험을 부탁했다. 김 교수는 종양을 이식한 실험쥐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쪽은 옥수수기름을 넣은 사료를 주고, 다른 쪽은 일반사료를 주었다. 단 2주일 만에 옥수수기름이 들어간 사료를 먹은 쥐의 종양이 두 배 정도 자란 것이 확인되었다. 일반사료를 먹인 쥐는 종양 크기에 변화가 없었다.
김형식 박사는 오메가-6 지방산은 오메가-3 지방산과 충분한 균형을 이룰 때는 염증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지만, 오메가-3가 부족할 때는 염증 반응을 촉진하는 독성물질이 되어버린다고 설명했다. 염증은 암세포가 더 빨리 성장하도록 한다. 반대로 오메가-3가 풍부한 먹이를 주었을 때 실험동물에 이식한 종양은 자라지 못하고 사라졌다. 이처럼 지방산의 균형은 암세포의 성장에 큰 영향을 준다. 휴폴포드 박사는 우리가 60년 전에 비해 오메가-6 지방산을 10배 정도 더 먹고 있다고 경고했다.
옥수수 먹이사슬
옥수수 만능시대: 굽거나 쪄서 먹는 옥수수 외에도 우리는 다양한 경로로 옥수수를 먹고 있다. 그런데 미국 중서부 콘벨트의 농부들 중 자신이 재배한 옥수수를 먹는 사람은 없다. 물론 맛도 없다. 11월이면 지역별로 중간 집하장에 산더미처럼 쌓이는 옥수수들은 식품이라기보다 규격화된 상업 제품이며, 다른 제품을 만들기 위한 기초 원료이다. 옥수수의 전분을 발효하면 포도당이 되는데, 이 포도당을 이성화시켜 과당을 만드는 방법이 알려지면서 옥수수는 식품업계의 값싼 대체원료로 떠올랐다.
또 옥수수에서 전분을 분리하고 남는 씨눈에는 기름이 풍부하게 있는데, 옥수수기름은 식용유는 물론 마가린과 크림의 원료가 된다. 값싼 칼로리와 단맛, 거기에 값싼 기름까지 제공해 주는 옥수수의 재배 면적은 계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가히 옥수수의 세계 정복이라고 할 만한 현상을 만든 결정적 계기는 옥수수를 가축사료, 특히 소의 사료로 이용하기 시작하면서부터이다.
사육장의 소들이 슬픈 까닭은?: 초지로 활용 가능한 땅이 사방천지인 콜로라도의 평야에서 굳이 소를 좁은 사육장에서 가두고 옥수수를 먹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속도와 경제성 때문이다. 피드롯에서는 소가 매일 평균 3.6파운드(1.63Kg) 정도 자라게 되나, 초지에서 자란 소는 하루에 1.5~2파운드(0.68~0.90㎏) 정도 자란다. 이는 피드롯에서 영양을 더 많이 섭취하기 때문이다. 소는 네 개의 위를 가지고 있다. 반추위, 벌집위, 겹주름위, 주름위인데, 이중 반추위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산성인 사람의 위와 달리, 반추위는 미생물들이 잘 활동하도록 중성상태로 유지된다. 그리고 마지막 4번 위인 주름위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산성이다. 그런데 소에게 옥수수를 먹이는 일은 소의 4개의 위 중에서 마지막 주름위만을 이용하게 하는 것이다.
옥수수는 ‘아픈 소’를 만든다: 옥수수를 먹였을 때 소에게 발생할 수 있는 가장 흔한 문제는 고창증이고,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소가 옥수수를 먹으면 소의 위가 사람과 마찬가지로 산성화되는 것이다. 보충 설명하면, 반추동물에게 곡물사료를 주면 위장에서 산을 과다 분비하고, 산성화된 반추위는 소의 전체 소화체계에 나쁜 영향을 준다. 참고로 과산증은 반추위의 pH가 5.5 이하로 떨어지면 생기는데, 정상은 6.5에서 7.0이다.
pH가 떨어지면 반추위가 무기력해지고 결국 멈춘다. 이렇게 되면 소는 더 이상 먹지 않는다. 과산증의 문제를 경감시키기 위해, 피드롯에서는 보통 사료에 항생제를 섞는데,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항생제 사용은 항생제 내성균을 만들어 낸다. 그런데 항생제를 먹어도 과산증을 100% 막지는 못한다. 그리고 옥수수사료는 O157 대장균의 범람에도 책임이 있다.
O157 대장균은 덜 익은 소고기 등을 통해 사람의 입으로 들어가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소의 소화기가 산성화되면 병원성 대장균이 성장하기 유리한 환경이 되는데, 1980년대에 처음 발견된 O157 대장균은 지금도 대부분의 피드롯 소의 내장에서 살고 있다. 사람의 위장은 강산성 소화액으로 대부분의 병균을 죽이지만, 산성화한 소의 위장에서 생겨난 이런 내산성 변종 박테리아는 사람의 위장에서도 죽지 않는다. 소에게 옥수수를 먹임으로써 우리는 병원균을 막는 방패 하나를 내주고 말았다고 할 수 있다.
옥수수가 선택받은 까닭은 스피드: 옥수수는 농가의 입장에서 보면 풀보다 확실히 더 편리하다. 풀 같은 경우는 강수량과 기온에 따라 풀이 웃자라거나 아예 자라지 않는 기간이 있다. 반면에 옥수수는 일 년에 한 번 수확해서 사일로에 보관하고, 매일 똑같은 품질의 옥수수를 가축들에게 줄 수 있다. 그리고 옥수수는 재배에서 수확과 저장까지 전 과정을 기계화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 운반이 쉽고 저장이 용이하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게다가 기호성도 좋아서 대부분의 가축들이 옥수수를 잘 먹는다.
우리는 옥수수를 얼마나 먹고 있나?: 우리는 전형적인 한국인 두 사람(김일환 씨와 그의 딸)의 머리카락 몇 올을 잘라 들고 버지니아 주립대학교의 스티브 맥코 교수를 찾아 갔다. 스티브 맥코 교수는 머리카락의 탄소 동위원소를 분석하여 그 사람의 식생활 패턴을 유추해 내는 방법을 고안한 화학교수인데, 그의 설명은 두 시간이 넘게 걸렸다. 그의 설명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식물계에는 C-3 식물과 C-4 식물이 있다. C-3에는 우리가 아는 대다수의 식물이 들어가는데, 나무, 콩, 벼 등이다. C-3 식물은 생명의 탄생과 더불어 진화한 종이다. 반면에 C-4 식물은 역사가 짧은데, 이들은 지구가 아주 덥고 건조할 때 생겨났다. 그래서 C-4 식물은 한번 받아들인 물과 이산화탄소를 놓치지 않고 붙잡아두는 기제가 발달했다. C-4 식물인 옥수수는 ‘탄소-13’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옥수수는 다른 C-3 식물보다 조금 더 많은 탄소-13을 갖게 된다. 이런 차이를 이용하여 머리카락의 탄소 성분을 분석하면 옥수수로부터 유래한 탄소의 구성 비율을 얻을 수 있다.
설명이 끝나자 맥코 교수는 우리가 의뢰했던 머리카락의 분석 결과를 알려주었다. 아버지와 딸 두 사람의 분석 결과는 ‘아버지의 경우 머리카락을 구성하는 탄소의 16%가 옥수수, 딸은 34%가 옥수수’였다. 이것은 두 사람이 섭취하는 음식의 각각 6분의 1, 3분의 1이 옥수수로부터 유래한 물질이라는 뜻이다. 물론 이 두 사람은 평소에 옥수수를 거의 먹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 옥수수들은 어디서 온 것일까? 우리는 이미 그 대답을 알고 있다. 가축에게 먹인 옥수수이다. 돼지, 소, 닭의 사료를 구성하는 성분의 70% 정도가 옥수수이다. 그러므로 달걀, 우유, 아이스크림, 요구르트, 삼겹살 등이 모두 옥수수로 만들어진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 우리 몸의 3분의 1이 옥수수라 하더라도 놀라울 것은 없다.
미국산 옥수수를 먹는 한국의 가축들: 우리는 서울의 슈퍼마켓에서 달걀과 한우고기를 사서 지방산 조성을 분석했다. 수거한 달걀의 오메가-6와 오메가-3의 비율은 60:1, 소고기는 90:1이었다. 이들 샘플에는 사실상 오메가-3 지방산은 들어 있지 않다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다. 달걀과 소고기의 오메가-6 지방산은 어디에서 왔을까? 한국은 1980년대까지는 미국산 옥수수의 주요 고객이 아니었으나, 2009년에는 3위의 바이어가 되었다. 오늘날 한국에서 미국산 옥수수를 먹지 않고 자란 가축은 없다. 닭 사료도 주성분은 옥수수이다. 이미 우리의 식탁은 옥수수의 오메가-6에 점령당한 지 오래이다.
오메가-6 식용유의 폭격
지질가설은 옳은가?: 1970년대까지 우리나라에서 퇴행성 심장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커다란 종합병원이라 하더라도 1년에 한두 명 정도에 불과했다. 그러던 나라에 갑자기 심장병 환자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불과 30년 사이 심장질환은 우리나라 사망원인 2위를 차지하게 되었는데, 의료계는 심장질환의 원인을 섭생의 변화에서 찾았다. 우리는 그 범인이 동물성 지방이라고 철석같이 믿어왔다. 동물성 지방은 콜레스테롤을 높이며 콜레스테롤은 동맥경화의 원인이라는 것은 국민상식이 되었다. 흔히 지질가설로 불리는 이 이론은 너무나 강력하여 지질가설에 반대되는, 즉 ‘포화지방은 심장질환과 관련이 없음’을 시사하는 많은 임상 데이터들이 쌓여 있는 현재에도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질가설은 왜 폭주기관차가 되었나?: 지질가설이 미국 대중에게 소개된 것은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심장마비를 일으킨 다음 해인 1956년, 미국심장협회가 세 개의 주요 지상파 텔레비전에 특집 프로그램을 방송하면서부터였다. 패널로 나온 전문가들은 지질가설을 심장병의 원인으로 제시하면서, 버터, 라드(돼지기름), 소고기와 달걀 대신 옥수수기름, 마가린, 닭고기, 시리얼을 먹으라고 추천했다.
이는 식품회사들과 제약회사들에게는 천금 같은 기회였다. 이듬해 식품회사들은 지질가설을 홍보하는 대규모 광고전에 돌입해, 식물성 기름으로 만든 식품이 건강에 좋다는 캠페인성 광고들이 줄을 이었다. 저명한 의사들도 포화지방 대신 식물성 기름을 먹을 것을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 이런 광고들은 1980년대에 들어 다가불포화지방이 암과 관련 있다는 보고가 나올 때까지 줄기차게 계속되었다.
진짜 범인은 식물성 기름이었다: 혈중 콜레스테롤의 증가와 심장질환 사이에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는 증거는 빈약하다. 오히려 반대의 증거들이 더 많다. 다시 말해 심혈관 질환을 일으킨 범인이 콜레스테롤이 아니거나, 적어도 콜레스테롤 하나만은 아니었다.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이 혈관 내벽의 상처에 대는 일종의 반창고인데, 지나치게 많은 콜레스테롤이 달라붙어 혈관을 막게 되는 것은 오메가-6 지방산이 만드는 친염증성 아이코사노이드가 작용한 결과이다. 다시 말해 심혈관 질환은 콜레스테롤보다는 오메가-6와 더 깊은 관련이 있는 것이다. 식물성 식용유에 환호한 산업: 식물성 오메가-6의 융단폭격은 현대적인 식용유의 출현과 함께 시작되었다. 그 선봉은 물론 옥수수기름이다. 옥수수에서 기름을 짜내기 시작한 것은 1898년부터인데, 옥수수 1킬로그램을 짜내면 28그램의 기름을 얻는다. 참고로 항산화물질도 비타민도 미네랄도 없는 오메가-6 지방산과 약간의 포화지방이다. 콩기름도 역시 오메가-6 기름이다. 오메가-6 지방산인 식물성 식용유는 가공하면 치즈 형태로도 만들어지는데, 우리나라의 일부 저가형 피자업체는 이런 싸구려 치즈 대용품들을 사용하기도 한다. 오메가-6 식용유들은 이제 점점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좋은 기름과 나쁜 기름: 한 나라의 음식문화에는 오랫동안 사용한 고유의 기름들이 있다. 한국과 중국에는 들기름이 있었다. 들기름의 주성분은 알파 올레인산으로 오메가-3 지방산이다. 새삼 조상들의 지혜에 감탄한다. 참고로 어떤 기름이 좋은 기름인지 나쁜 기름인지 구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기름의 역사가 깊은지 얕은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만약 어떤 식물성 식용유가 수천 년의 역사를 갖고 있지 않다면 그 기름은 건강에 좋지 않다고 단언할 수 있다. 옥수수기름, 콩기름, 해바라기씨유, 면실유, 포도씨유 등 식용유로 많이 사용되는 기름들은 1950년대 이후에야 식단에 등장했는데, 이들 최근에 사용되기 시작한 기름들은 모두 오메가-6 지방산이 주성분이다.
육식문화를 위한 제언
풀을 기반으로 한 육식문화를 위하여: 건강한 육식문화를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풀을 기반으로 한 가축사육, 그리고 현재의 인구를 먹여 살릴 만한 생산성이다. 목장주이며 심장전문의인 애슐리 박사는 ‘만약 현재 미국에서 피드롯을 모두 폐쇄하고 풀만으로 소를 기른다면 소고기 생산량은 어느 정도나 될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하기 위해 미리 계산한 적이 있다고 한다. 그가 얻은 답은 현재의 약 30% 수준이다. 결국 공은 소비자에게 넘어온다.
더 나은 품질의 고기를 위해 고기 소비를 현재의 3분의 1로 기꺼이 줄이는 소비자들이 얼마나 되는가의 문제이다. 풀 먹인 소고기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다면, 시장은 풀 먹인 소고기의 공급을 확대할 것이고, 자연스럽게 옥수수 축산은 줄어들 것이다. 고기의 소비를 줄이는 대신, 한편으로 우리는 마사이와 원-인도유럽계의 교훈에 따라 유제품 소비로 그 간격을 메울 수도 있다. 아마 씨 사료를 먹인 중간 정도의 축산제품을 선택하는 소비자들도 있을 것이다.
풀을 기반으로 한 달걀과 닭고기도 마찬가지이다. 소비량을 조금 줄이는 대신 비만과 염증과 각종 암의 위험성이 훨씬 줄어든 달걀과 닭고기를 먹는 쪽을 선택할 소비자들은 생각보다 많을 것이다. 나는 이제 우리가 먹는 축산제품이 왜 건강을 해치는 나쁜 음식이 되었는지 잘 알게 되었다. 그리고 건강한 축산제품이 가능하다는 확신도 얻었다. 이제 남은 몫은 나 자신을 포함한 소비자들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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