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와요, 부산항에
-한국문협, 전북문협, 영호남수필, 행촌수필, 안골은빛수필문학회원 이윤상 -
꽃피는 동백섬에 봄이 왔건만/ 형제 떠난 부산항에 갈매기만 슬피우네/ 오륙도 돌아가는 연락선마다/ 목메어 불러 봐도 대답 없는 내 형제여/ 돌아와요 부산항에 그리운 내 형제여 <황선우 작사 작곡, 국민가수 조용필 노래>
목포에 가면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이 떠오르듯이, 해운대 동백섬에 오니, 부산을 상징하는 “돌아와요 부산항에”란 가요가 제일 먼저 떠올랐다. 40여년 세월의 이끼가 끼었어도, 이 노래의 위세는 영원불멸(永遠不滅)인 것 같다. 한 번만 들어도 만인의 귀에 감기는 멜로디다. 동백섬, 오륙도, 지명으로 정감을 불러내기도 하지만, 곡이 발표될 당시 수준으로는 혁신적인 트로트였다. 1974년 최초 남북정상회담 공동성명 때나, 1976년 조총련 재일동포 모국방문 만찬장에서 동포들의 가슴을 울려, 눈물바다를 이루었다는 잊을 수 없는 노래가 아니던가. 부산의 명물 광안대교 하행차선을 통과하여, 동백섬으로 진입했다. 해운대를 품에 안은 동백섬은 본래는 섬이었으나, 장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해운대 백사장의 모래를 실어와 퇴적작용으로 현재는 육지로 연결되었다. 해운대의 명소, 부산을 대표하는 천연기념물 46호, 자연유산 동백섬, 갈매길(갈매기+길의 합성어)산책로로 들어섰다. 도보로 몇 분쯤 가니 근래에 들어선 웨스턴 조선비치호텔 정문을 통과하여, 동백섬을 안고 돌았다. 동백과 소나무가 어우러진 길을 따라 걸어가니, 2005년 APEC정상회담이 열렸던 ⌜누리마루⌟하우스에 당도했다. 회의장은 개방되어, 일행들은 회담장 내부를 돌아보고, 옆의 국빈들 휴게실도 자세히 살펴보았다. 해운대 바다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오고, 동백섬의 경치도 앉아서 보이는, 쾌적한 회의장이 선진한국의 모습을 선보이는 것 같았다. 비록 과거의 섬이 주었던 낭만성은 줄었지만, 사철 푸르름을 뽐내는 동백 숲과, 소나무 숲이 우거진 동백섬은, 중앙에 海雲 최치원의 동상과 기념비가 역사성을 말해준다. 부산의 명물 해운대를 품에 안고, 세계의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갈매길 제1코스를 돌아서 누리마루 하우스를 돌아보고 나오니, 바로 해운대의 절경, 전망대의 하얀 등대가 환영의 미소를 지으며 우리를 맞이했다. 국내 제1의 해운대 해수욕장을 전망대에서 바라보기만 했다. 1.5km 해변에 58k㎡의 백사장을 자랑하는, 해운대해수욕장은 수심이 얕고, 모래의 질이 좋아 국내에서 피서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다. 부산을 대표하는 명소인데, 직접 해변 산책을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시간에 쫓겨, 동백섬 전망대에서 서편 해변으로 갈매길 굽이굽이 제2코스를 산책하며, 일행과 담소를 나누면서 주차장으로 향했다.
동백주차장에서 해변을 바라보니, 상전벽해(桑田碧海)처럼 몰라보게 변했다. 60층 이상 아파트로 둘러 싸였다. 여기가 뱅쿠버인가, 샌프란시스코인가, 홍콩인가, 어리둥절할 정도였다. 87층 아파트를 비롯하여, 벽면이 황금빛 찬란한 고층아파트가 하늘을 찌를 듯이 우뚝우뚝 솟아있었다. 부산은 비치 국제도시로 변모했다. 다음은 범일동, 범내골로 향했다. 도심의 고가도로 좌우로 버스들이 용케도 잘 통행하는 모습이 신기하게 보였다. 범천동 범내골은 6‧25전쟁 때, 임시수도 부산에서 피난민들이 산위에 세운 판자촌으로 유명했던 곳이 아닌가. 지금도 골목골목의 좁은 오르막길이 옛날을 연상케 했다. 51년 1‧4후퇴로 이북에서 부산까지 걸어서 남하하여, 지금은 사라졌지만, 이곳 산비탈 외양간 같은 판잣집에 정착하고, 문선명 선생이 통일교 원리강령을 집필했던 회관을 방문하여 설명을 들었다. 세계 192개국 수백만 신도들에게 통일교를 전파하고, 6만 쌍의 국제결혼을 주선한 인물의 피눈물 난 고초를 느낄 수 있었다. 범내골에 오니, 1953년 서울로 환도(還都)할 때, 남인수가 불렀던 “이별의 부산정거장” (호동아 작사, 박시춘 작곡)이 떠올랐다. 한 많은 피난살이, 설움도 많아/ 그래도 잊지 못할 판잣집이여// 경상도 사투리에 아가씨가 슬피우네 이별에 부산정거장// 이 노래는 이제 부산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전설의 고향 같은 노랫말이 되었다. 1958년 역시 박시춘이 작곡한 - 부산행진곡-
동서양 넘나드는, 무역선의 고향은/ 아세아 현관이다/ 부산항구다//정다운 마도로스 남포동의 밤거리는… 이라는 노래(반야월 작사, 방운아 노래)도 이제는 사라진지 오래다. 부산은 이제 뉴욕의 맨하탄이나 도쿄의 긴자를 능가하는 도시로 발전했다. 다음은 오륙도 공원으로 향했다. 태종대의 맞은편 오륙도는 밀물일 때는 다섯 개로, 썰물 때는, 여섯 개로 보이는 바위섬이다. 여러 번 먼빛으로만 보았던, 오륙도를 오늘은 직접 답사해 보았다. 공원에서 바라보니 태종대에서 유람선을 타고 오륙도로 가는 것보다 바다 풍경을 보기가 더 좋았다. 오륙도를 돌아보고 부산의 심장부, 용두산 공원에 올랐다. 120m 높이의 부산타워에 오르니 국제시장, 자갈치시장, 국제공항터미널, 북항, 남항, 영도다리가 한 눈에 들어왔다. 산더미처럼 쌓인 컨테이너 화물야적장과 대형화물선이 넘나드는 활기찬 모습이 보였다. 부산항은 세계무역의 중심지로 희망찬 모습이 감격스러웠다. 용두산 공원을 돌아보고, 광안대교 상행차선으로 빠져 나오니, 스릴이 있었다. 관광버스는 유난히 차량이 붐비는 시내를 잘도 벗어나 전주로 향했다. 남해고속도로 왕복 8차선 도로를 신나게 달리다가, 문산 휴게소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간식도 먹고, 오후 7시에 무사히 전주로 돌아왔다. 다른 때보다 오늘은 알찬 부산관광을 했던 신나는 하루였다. 2014년 7월4일(금)부산 동백섬, 해운대, 범내골, 오륙도, 용두산 공원, 부산타워를 돌아보고 와서 쓰다.--
첫댓글 이윤상 수필가님. 안녕하세요.^^
특별회원으로 등업을 완료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