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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간 아들에게 보내는 아빠의 인터넷 편지
보충대 : 2012년 1월 3일 306 보충대 입대
훈련소 : 2012년 1월 6일 55사단 신병 교육대 입소
[2012년 1월 9일]
1중대 1소대 4분대 훈련병 김동욱 아빠입니다. 등업바랍니다. 편지 쓰게요.
[2012년 1월 9일]
동욱아! 불러볼 수 있던게 벌써 일주일이 홀딱 지나 버렸구나
쌀쌀한 겨울 기온에 모자를 둘러쓴 채 "다녀오겠습니다" 하고 씩씩하게 306보충대 연병장을 걸어 나가던 너의 당당한 모습에 말없이 눈씨울을 적시며 뒷모습을 주시하던 엄마의 모습이 생각난다.
임진년 세번째날에 국가의 부름을 받은 훈련병 김동욱!
지금까지 학생으로 자기계발에 힘썻다면 이제 2년여 세월은 누군가를 보호하고 지켜주는 보호자로서의 장한 우리 아들 동욱이가 되어 진정한 어른으로서 무게감을 갖추는 소중한 시간으로 만들어 가길 아빠는 간절히 바란다.
오늘 너희 분대원 사진 보았다 국군 아저씨 다 되었더구나
본격적인 훈련은 오늘부터 시작되었겠구나.
춥고 힘들겠지만 고통받는 인생이 좋은 미래를 설계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상기하며, 재국이랑 기억에 남는 추억 만들고 서로 의지하며 이겨 내기를 바란다.
엄마나 준우는 꿈에 너를 보았다고 하는구나
근데 아빤 안보이더라 ㅎㅎ
엄마 아빠 동생 다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고 계속되는 훈련에 선임병들 지시 잘 따르고 다치지 말며 건강하게 지내기를 바란다.
짬밥이 맛있어야 진정한 군인이 되는 건데 맛있게 먹고있니?
밥 많이 먹고 감기조심하고 우리 아들 동욱이 화이팅이다.. 홧팅
[댓글]
짬밥이 제 체질이였어요. 엄청 잘 먹고 있어요.ㅎㅎ
걱정 붙들어 메고 건강히 계셔요 화이팅
[2012년 1월 11일]
오늘 아침 엄마는 진즉 나가고 준우와 밖을 나오니 날씨가 장난이 아니다. 원래 아빠는 추운건 별로 걱정을 안하는데 우리 동욱이 때문에 걱정이다.
지금쯤 기상 군가 한곡 부르고 구보도 마치고 청소에 아침 먹고 훈련일정대로 교육장으로 향하고 있겠구나. 잠도 많고 느리 빼기도 수준급인데 그곳에선 안 통할텐데....., 혹시 잘 통하냐?ㅎㅎ 다른건 몰라도 친구 사귀고 친해지고 처세하는 건 아빠를 닮았는지 잘하는 건 아빠가 인정한다.
고된 훈련, 살을 에이는 혹한 추위, 김이 모락이는 사회의 먹고 싶은 음식들 많은 게 생각나지만 그보다 힘든 건 보고 싶은 가족 친구들을 볼 수 없는 현실일거야 그렇지? 전번 편지에 고통 받는 젊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빠가 말했지? 지금 네 옆에서 너와 같이 고된 훈련에 임하는 동기 훈련병들 너희를 대한민국에 당당한 파수꾼으로 만들어 가고 있는 교관, 조교님들 역시 너와 똑 같은 기분이고 마음일꺼야. 우리 아들 힘내라. 짬밥 많이 먹고 통통히 살이 오른 모습을 5주후 면회때는 보고 싶다.ㅋㅋ
아빠도 출근했으니 오늘 하루 충실히 일해야제...
홧팅... 사랑하고 당당한 우리 아들 훈병 김동욱
[댓글]
최전방 추위에 비하면 참을만 해요 ㅋㅋ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아빠도 수고하세요!
[2012년 1월 12일]
벌써 내일이면 일주일이 또 홀딱 지나간다. 아빤 일주일이 금방인데 우리 아들의 하루는 여삼추겠지? 머라해도 국방부 시계처럼 정확한건 없지 ㅎㅎ
다른 동기들은 가족 친지 친구 애인등 편지가 많이 들어가는거 같은데 우리 아들은 고작 아빠가 근무중 시간내서 단문 편지 몇자 적어 보내는거 밖에 없네.
재국이 편지 같이 읽어라.ㅎ
아빠도 훈련병 시절에 조교들이 간간히 가져다 주는 고향의 편지를 읽으며 고된 훈련에 피곤함을 쓸어 내리곤 했었지.
바쁜 훈련일정을 긍정적으로 따르다 보면 하루해가 짧게 느껴질거야
동욱아! 입대전 흐트러진 일상에서 전혀 감지하지 못한 너의 장점을 그곳 훈련장에서 찾아 잘 활용하도록 해라. 힘든 훈련에 불침번에 동초에 잠도 부족하지 그래도 우리 아들이기에 아빠는 믿는다.
힘들어 하지 말고 모든걸 기쁘게 받아 들여 재미있고 기억에 남는 병영생활이 되도록 두 주먹을 불끈 쥐어 보자꾸나.
그럼 내일 또 보자... 아빠가 이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아들 또 홧팅...
[댓글]
재밌어요 군대! 즐기다 가겠습니다!! 여튼 아빠도 홧팅!ㅋㅋ
[2012년 1월 14일]
김동욱 훈련병 잘하고 있나 모르겠네 !
우리 동욱훈령병이 동생님의 편지를 목이 빠지게 기다린다는 말을 듣고 몇자 끄적여 본다
날씨도 추운데 가서 고생 많이 할 듯 한데, 안타깝지만 나도 가는데 그렇게 위로해주고 싶진 않아.
잘하고 올거란거 알고 있고,
집에 있을때는 막 싸우고, 빨리 가버렸으면 좋겠네 생각했는데 막상가니깐 뭔가 허전하네 ㅋㅋ
아침에 잠자다가 상관한테 죽도록 맞진 않았는지 궁금하네
지금 집안은 어찌어찌 잘 돌아가, 별로 마찰도 없고 (형이 가서 그런가 ㅋㅋ)
뭐 딱히 마찰이 있다면 이 편지쓰라고 하루에 열두번씩 닥달하긴 하셔.
엄마는 형 군대간지 이주도 넘게 됐는데도 아직까지 형이 꿈에 보인다, 허전하다 말하고 사셔 그렇게 욕하고 화내고 그랬는데, 그거 보고 아 우리 엄마도 여자구나... 라고 생각했다니깐 ㅋㅋ
아빠도 신경 안쓰는 척 하면서 글도 매일매일 보고, 하루에 몇시간을 이 홈페이지 보면서 시간 보내는 듯 하셔
가족들이 편지 자주 못보낸다고 기죽지 말고 집에선 형 생각해주는 사람이 이렇게 많으니깐. 화이팅 하셔
오늘도 동생 김준우는 훈련병 김동욱이 탈영하지 않기를 빌고 있어
p.s 형 옷 잘입고 있음 ㅋㅋ
[2012년 1월 17일]
아들 잘 지내고 있는가?
오늘 부대 회신문 보내면서 우표랑 같이 방금 우체통에 넣고 왔다. 일요일에 엄마랑 통화했다는 소식들었다. 아빤 재국이 아빠랑 덕유산에 정상인 향적봉에 다녀왔다. 요즘 날씨가 좋아서 훈련 받기에도 한결 나을 거 같아 마음이 놓인다.
이제 입대한지도 2주가 지나 3주째로 접어 들었구나 짭밥도 그릇수로 따지면 몇그릇이냐? 지금쯤이면 짬밥살도 오르고 새벽 기상나팔소리에 아침 점호도 부담이 없어지는 시점이고 하루가 짧게 느껴지면서 사회물이 빠지고 군인으로 체질이 바뀌는 때지 ㅎㅎ
군 복무기간 동안 시간만 떼우면서 전역을 기다리는 젊은이들이 대부분이라 한다면 그시간을 자신을 위해 더 소중하고 가치있게 활용하는 네 또래의 친구들도 얼마든지 있다는거 알고 좋은 친구들 많이 사귀고 경험도 많이 하여 기억해 두기 바란다.
군에 있을때 까지도 아빠가 잔소리 한다 생각하지 말고 다음주에 화생방 깨스실에 들어가서 콧물 눈물 흠뻑 흘리면서 잘 생각해봐 ㅎㅎㅎ
우표 봉투 네가 보내주라는 10장이 아니고 두배로 20장씩 보냈으니 친구들과 편지 많이 주고 받도록 해라. 사랑하는 아빠가....
[댓글]
ㅋㅋ 감사합니다. 글고 나 아직 2주차에요 담주가 3주차
담주 설연휴 때문에 이번주에 화생방해요 ㅋㅋ
견뎌내고 오겠습니다!
[2012년 1월 20일]
동욱아 내일이면 설 연휴가 시작되어 고향을 찾는 귀성 인파가 전국의 도로를 메우겠구나.
명절이 되면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너도 나도 고향의 부모 형제 친구들을 보기 위해 이른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분주한 이동이 계속되는데
자랑스런 우리 아들은 조국에 국토방위를 위한 행보를 계속하겠구나ㅎㅎ
이 곳은 포근한 날씨 탓인지 이틀 동안 가랑비가 간간히 내리며 봄날씨를 연상케 한다. 기온이 오르면 훈련병 김동욱이가 조금 수월하것다 생각하며 마음을 놓는다.
명절이 다가오니 문득 아들한테 편지 한통 써야되겠구나 생각하며 펜을 잡긴 잡았는데 아빠가 글줄이 짧아서 우리 아들한테 위문편지 쓰는데 애로가 많다! 서너번 보내고 나니 할말이 없어 큰일이야. 이 내용은 안써야 되는데 지면을 메꾸기 위해서 어쩔 수 없으니 이해 해라 ㅎㅎㅎ
부대에서 설날 떡국이 나오나 모르겠다 나이를 한살 더 먹으면 한살 더 어른스러워 지겠구나. 깨스실은 들어갔다 왔니? 재국이 엄마가 요즘은 재국이 한테 보내는 편지가 뜸해진다. 아빠가 한 말을 실천하시나 보다 재국이하고 같이 읽어라.
명절연휴 잘 지내고 연락하마. 홧팅 _아빠가_
[댓글]
옙 ㅋㅋ 가스마셧어요이미 ㅋㅋ 잘지내시고 사랑해요~
[2012년 1월 30일]
동욱아! 오늘부터 한파가 일주일 동안 계속된다드만 많이 추워진다. 오랫만에 편지를 쓰는 구나 깨스마셨다면서 ㅎㅎ
편지가 늦은건 우리 아들이 군대에 적응을 잘하는 거 같아 맘을 놓아서 인지 아들이 군대에 있다는 생각을 깜빡 잊어버렸다. 떡국은 먹었지? 준우도 오늘부터 방학 끝나고 등교했고 우리 아들 세배돈은 준우가 함께 챙겼단다 형 군대간 덕 본다고 좋아서 난리더라 ㅎㅎㅎ 인제 우리 아들도 훈련병으로서는 짬밥이 고참측에 들어가겠네 16일 입소한 쫄다구들 보니 어깨에 힘들어가지. 그렇게 시간은 흘러 가는 거야 재밋지 인생도 마찬가지... 내가 없으면 맘출 것 같은 사회가 잘 돌아만 가고 나의 빈 자리를 누군가 채워서 나를 슬프게 하지.. 무얼? 나라는 존재가 별거 아니란거. 잘생각해 보면 우린 여기에서 겸손과 용인의 의미를 알고 깨우쳐 가는 거야. 큰 사람이 되어가는 거지
아빠가 무엇보다 기쁘고 행복한 건 밝은 너의 댓글을 보면서 주어진 현실에 적응하고 순응하는 우리 아들만의 장점을 다시 확인했다는 거야. 임지부대에서도 지금과 같이 생각하고 생활하다면 21개월의 군복무는 무난하겠지?
내일이 말일이니 이제 우리 아들 볼 날도 머지 않았구나 막바지에 이르는 훈련 끝까지 충실히 임해서 우리 아들다운 면모를 보여주기 바란다. 9일날 보기로 하고 건강해라. 혹 9일 면회갈때 필요한 의약품이나 물건 없니? 필요한 물건들 댓글에 남겨라 가지고 갈께.. 안녕 아빠가.
[2012년 2월 9일]
훈련 수료식 후 가족 면회
(첫면회 2012-4-29)
먹는 시간에도 친구들과 카톡에 정신을 팔더구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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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직 군대안간 아들놈 있으신 회원님들은 참고하세요 ㅋㅋㅋ
참고로 재국이는 이상희사장님 아들입니다.
좋으시겠읍니다.(*^^*)
아들들이 다커버리셨어
멋진 아빠와 아들이네.
웬 상희가 여기있는지?
훈련을 같이 받았어
우연의 일치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