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는 엔진이 갈 수 없는 모든 길을 간다.
몸 앞의 길이 몸 안의 길로 흘러들어왔다가 몸 뒤의 길로 빠져나갈 때 바퀴를 굴려서 가는 사람은 몸이 곧 길임을 안다
/김훈ㆍ자전거여행
자전거애호가로 잘 알려진 소설가 김훈씨가 전국 자전거하이킹 5景을 소개한 글이 있다.
5경 중 포항 -> 구룡포가 3번째에 소개되고 있는데....
김훈씨는 포항 일월동을 출발하여 임곡휴게소, 해군회관쪽으로 먼저 거쳐(이곳 언덕에 서서 영일만을 굽어 내다본것 같다.) 호미곶을 지나 구룡포, 장기를 거쳐 경주쪽(감포)으로 빠지는 코스를 탄것 같다.
한마디로 장기반도를 한바퀴 일주하며 영일만을 굽어 내다본 소회를 밝히고 있는듯 하다.
아래에서 김훈씨가 언급한 것 처럼 이 장기반도와 호미곶을 차든 자전거든 도보든... 일주하면 지도에서만 보아온 영일만과 장기반도, 호미곶을 실제 지도처럼 볼 수가 있다. 김훈씨도 감탄한 것 처럼 이렇게 실제 지도를 보는듯한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 전국에서 또 있을까 싶다.
장기반도 중 서쪽 측면 즉 임곡휴게소 쪽으로 가다보면 이팝나무 군락지를 볼 수 있고
장기반도 중 동쪽 측면 즉 다무포 앞바다를 지나가다 보면 운이 좋으면 고래가 지나가는 것을 볼 수도 있다.
김훈씨가 쓴 글 중에서 언급한 포항의 일월동(日月洞)과 영일만(迎日灣)이라는 지명은 모두 신라시대 '연오랑세오녀설화'에서 유래된 지명이다. 일월동(日月洞)에는 일월지(日月池)라는 연못이 있고 포항시에 통합되기 전 영일군(迎日君)이라는 지명 또한 '연오랑세오녀설화'에서 유래된 지명들이다.
이처럼 이곳은 역사적으로 해맞이와 연관이 깊은 지역이다.
1. 부석마을→소백산
부석마을. 경북 영주 부석사 뒤켠에 자그맣게 자리잡은 마을이다. 김훈 씨가 자전거 절경 첫째로 꼽은 곳이 여기서 소백산을 넘어가는 길이다. 바로 935번 지방도로. 소백산을 정중앙으로 넘는 길이다. 산간도로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더욱 매력은 자동차로는 도저히 갈 수 없다는 것. 마구령이라는 고개를 넘어 주막 3거리에서 왼쪽을 쳐다보면 의풍마을이 보인다. 대표적인 겨울 자전 거 코스다.
2. 강원도 서면→태백산맥
김훈 씨가 둘째로 꼽은 코스는 태백산맥을 관통하는 길. 강원도 인제군 서면 설림원지라는 절터를 지나 태백산맥을 넘어 동해로 이어진다. '미천골' 골짜기 에 있는 '불바라기' 마을을 지나면 본격적으로 태백산맥이 열린다.
불바라기 마을을 지나 오르막 정상을 넘어서면 페달을 한 번도 밟지 않고도 양 양 근교까지 바로 갈 수 있는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가을바람에 춤을 추는 자 작나무가 일품.
3. 포항→구룡포
경북 포항 일월동을 지나 영일만을 돌아서 구룡포까지 가는 코스도 자전거 절 경 중 하나다. 929번 지방도로와 겹친다. 지도를 놓고 보면 호랑이 꼬리 부분 인 호미곶을 지나 구룡포~감포를 거쳐 경주에 닿을 수 있다. 영일만 동해 전경 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귀한 코스다. 김훈 씨는 새벽에 출발하길 권한다.
4. 옥정호수 주변
전북 임실군 우남면 옥정호수도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제법 오지에 속한다. 옥정호수를 에둘러 나 있는 외곽도로는 군데군데 투박하게 끊겨 있지만 산간호 수 정수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자전거 마니아라면 꼭 둘러봐야 할 곳이다.
5. 구례→하동
전남 구례에서 경남 하동으로 가는 길도 자전거 하이킹에는 그만이다. 구례에 서 섬진강을 따라 하동으로 내려가는 코스다. 섬진강 동안으로 돌 때는 19번 국도와 겹치고 서안으로 돌 때는 861번 지방도로와 만난다. 깊은 산자락에서 출발해 남해 바다까지 이어지는 길을 따라 섬진강과 지리산 전모를 두루 살펴 볼 수 있는 코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