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2011년 4월 23일 토요일 맑음 바람 몹시 세참)
금년 들어 예당지에서 두 번, 오류내지에서 한 번 꽝을 쳐 토요일에 낚시를 가려고 하는데 금요일 비가 온단다. 완전히 김이 샌다. 젠장! 낚시는 늘 꽝을 치려나? 사냥도 구제역 땜에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이게 무슨 불행인가? 생각하니 짜증이 났다.
금요일(22일) 저녁에 “여보! 정포! 내일 아침에 낚시를 갑시다!” 했더니,
“비온 후에 춥고 날씨도 흐리다는데 어딜 가시려우?”
“내일 일어나 봐서 결정합시다.”
말이 그렇지, 날씨 때문에 안 간적이 없으니 마누라도 가는 것으로 알고 낚시 가서 먹을 점심과 저녁을 준비하는 눈치다.
다음 날 아침 날이 쾌청했으나 좀 쌀쌀했다. 그렇다고 안 갈수가 있나?
오류내지로 달렸다. 강화로 가는 나들이 가는 차가 어찌 그리 많은지 두 시간이나 걸려 낚시터에 도착하니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자리는 없고 겨우 맞바람 치는 곳으로 좌정하고 파라솔 텐트를 치는데 이건 너무 무지막지한 바람이다. 파라솔을 잡고 있는 아내는 빨리 설치를 하라고 졸라대는데 말뚝은 작지, 끈은 하나지, 정말로 힘들었다.
“여보! 뭣 하는 거얘요? 빨리 빨리 좀 할 수 없어요? 팔이 너무 아프고 나까지 날라 갈 것 같아요?”
내가 쩔쩔 매고 있으려니,
“아니 정말로 한심하네! 무어예요? 그깐 파라솔 하나도 못쳐요? 나 이 파라솔 놓은 테니 그리 알아요? 아이 아퍼라!”
“좀 가만히 있어! 누군 힘들지 않은 줄 아나?”
짜증이 난 나는 파라솔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도저히 세찬 바람 때문에 아무리 고정을 시키려 해도 다 날아갈 것 같아 그만 포기를 했다. 실컷 마누라한테 푸념만 듣고 속이 상한 이 땡포 박은 그대로 집으로 가고 싶었다.
다 접어 차에 실으니 은근히 오기가 생겼다. 반대편 골로 쳐들어갔다. 물로 내려가 보니 혼자도 하기 힘들게 좁고 짧게 수초를 치워 놓은 자리가 있다. 물색을 보니 아직 맑다.
그러나 이왕 왔으니 놀러 나온 셈 치자고 아내를 설득하여 간신히 앉혔다.
파라솔 텐트를 억지로 치고 정리를 한 다음에 점심을 먹으니 그래도 꿀맛이었다.
어~! 그 세찬 파도에 수초가 밀집한 이곳에도 서서히 물색이 혼탁해지지 않는가?
이 때다 싶어 우선 1.7대를 드리우니 수초에 걸린다. 할수없이 1.5m 뒤로 물러서서 낚시대를 편성해야 했다. 그루텐과 떡밥을 갠 후에 아내에게 1.7대를 셋팅해 주고 어떻게 치는 것인가를 설명을 했더니 잘도 던진다.
내가 막 1.5대를 펴는데 후다닥! 일어서면서, “여보! 여봇~! 뜰채! 뜰채!” 하는 것이 아닌가? 1.7대가 부러질 정도로 휘었는데 잘도 제압한다. 얼른 뜰채로 건지니 9치가 넘는다. 이제 막 내 대를 다 펴가는데 또 화닥닥! 낑낑! 뜰채 소리를 연발. 난 완전 비서 신세다.
부지런히 나도 넣으니 금방 거의 월척이 되는 붕어가 나온다. 이젠 양쪽에서 경쟁하듯 올라오는데, “와~! 크다 커!” 소리를 치는 아내에게 35cm가 됨직한 붕어가 올라온다.
연달아 33cm, 35가 나온다.
둘이서 20여수 했을 때 해가 산에 가려 그늘이 지니 입질이 거의 없어진다.
케미를 꽂고 열심히 해 보았으나 입질은 뚝~!
실컷 자고 나와 아침에 부지런히 노력을 해보아도 역시 헛탕이다.
비록 짜장이지만 이런 대박을 만나기가 그리 쉬운가? 더군다나 건너편에서 파라솔 텐트를 고생 고생해 가며 설치를 하려 했건만 도저히 칠 수가 없어 포기를 했는데, 심지어 오늘 낚시도 포기를 하려했는데 끈질기게 도전을 한 결과다. 아내는 인생사(人生事)와 같다며 “고생 끝에 복이 터졌다”나... 내 참! 어제는 그렇게도 불평을 해 쌓더니.....
첫댓글 박선생님 축하 드림니다
두 내외분의 여유러움 늘 부렵습니다
와 붕어가 엄청나게 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