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기사들은 알고 있다 숨겨진 맛집을!
모르는 동네에 갔을 때 '기사 식당'에 들어가면 실패할 확률이 낮다는 소리가 있다.
시내 곳곳을 꿰고 있는 택시 기사들의 입맛에 맞는다면, 적어도 '평균 이상'은 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서울 도봉구 방학 3동에 있는 T운수 택시기사 50명에게 '가장 자주 찾는 식당'을 물었다.
역시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곳은 '쌍다리 기사식당'같이 많이 알려진 곳.
그 중 덜 알려진 네 곳을 소개한다.
■ 송파구 삼전동 똑다리 김치찌개
'김치독'의 '똑', 돼지다리의 '다리'에서 따왔다는 식당 이름이 특이하다.
유일한 메뉴인 '똑다리 김치찌개(1인분 4500원)'는 요즘의 강한 양념보다는 예전 시골서 끓여 먹던 심심한 국물이 특징이다.
김치를 길쭉하게 찢어 넣고 돼지고기를 푸짐하게 넣어준다.
혼자 온 사람들이 많아서 홀로 가도 어색하지 않은 대신 사람이 많으면 합석도 감수해야 한다.
테이블마다 뚝배기에 담겨 있는 콩나물 무침을 찌개에 넉넉히 넣어먹으면 시원한 맛이 더하다. (02)420-3962
■ 강남구 대치동 영동 스낵카
롯데백화점 강남점 맞은편, 값비싼 '금싸라기 땅'에 버스를 개조해 만든 기사식당 '영동 스낵카'가 눈에 확 띈다.
버스같이 생긴 식당 모양도 그렇지만 '택시회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주차장에 택시가 가득해서다.
택시기사들이 '베스트 메뉴'로 꼽은 북어찜(4500원)은 부드러운 북어에 양념을 자박하게 부어 밥 위에 올려 먹기 딱 좋다.
버스 옆에 가건물 형식의 식당이 연결돼 있다. 반찬은 건물 쪽에서 뷔페식으로 덜어다 먹어야 한다.
24시간 영업, 불규칙적으로 쉰다. 한티역 7번 출입구. (02)558-5469
■ 마포구 대흥동 풍년기사식당
서강대 후문 6호선 대흥역 부근엔 기사식당이 유난히 많다. 이 중 풍년기사식당은 널찍하게 배치된 상과 깔끔한 인테리어로 인기가 있는 곳이다.
순두부, 김치찌개, 돈가스, 참치회덮밥 등 메뉴가 다양한 것도 장점이다.
커다란 스텐리스 그릇에 참치회와 양배추, 참치가 가득 들어있는 참치회덮밥은 양이 푸짐해서 좋다.
그날그날 달라지는 반찬은 직접 가져다 먹어야 한다.
모든 메뉴 가격 4900원·24시간 연중무휴. (02)711-0616
■ 노원구 상계동 고향마을
아파트 단지 안에 있어 눈에 잘 띄지 않는데도 입소문 듣고 찾아오는 택시기사들이 많다.
뼈에 살코기가 튼실하게 붙어 있는 길쭉한 등갈비(돼지고기·1인분 8000원)를 바깥에 있는 숯불에서 한 차례 구운 다음
식탁에 있는 돌판으로 옮겨와 다시 한 차례 구어 먹는다.
줄줄이 이어진 갈비를 하나씩 가위로 자른 다음 입에 넣으면 바삭바삭하게 잘 익은 짭짤한 고기가 살살 녹는다.
해가 지면 야외에 간이 식탁을 놓고도 먹을 수 있다.
구이로 만족하지 못했다면 얼큰한 등갈비 수제비(1인분 8000원)로 마무리하면 된다.
상계동 주공아파트 3단지 301동 상가 2층(주차는 상가 건물 지하에).
오후 5시~오전 1시 연중무휴.
(02)935-0793.
고향 오고 가는 길, 고속도로에서 휴게소 밥만 먹으면 재미없다.
고속도로 나들목에서 20~30분 정도만 차로 달리면 별미를 맛 볼 수 있는 맛집을 소개한다.
:: 따뜻한 봄날 백년옥의 두부요리
봄볕에 먹는 두부가 참으로 부드럽다.
두부요리전문점으로, 예술의전당 길 건너에 있는 그 유명한 ‘백년옥’
. 간판이 한자로 되어있으니 당황치 말고 파란 간판을 찾아가자.
마침 봄을 맞아 예술의 전당에서는 <<교향악축제>가 열리니 봄나들이겸 봄맛 음식으론 ‘백년옥’두부가 딱이지 싶다.
01. 검정치마? 검정두부!
두부 맛을 보려면 그야말로 두부를 먹어야지~ 뭉텅뭉텅 두부만 담백하게 썰려 나오는 生두부를 시켜보자.
천연재료를 가지고 재래식 방법으로 만들어 고소하면서도 깊은 맛이 난다.
접시 가득 두부만 멀뚱히 담겨 나와도 놀라지 말 것.
간장에 살짝 찍어 먹거나 김치에 싸 먹으면 된다.
더 담백하고 싶다면, 두부만 입에 넣어라. 비리지 않은 부드러운 콩맛이 난다.
다른 식사 때문에 양이 많을 것 같다 싶으면 반모(小)만 시켜도 되고, 아무래도 심심하다 싶을 것 같으면 부침을 시키자.
뭔가 더 특별한 두부를 원한다면 2천원이 더 비싼 검정두부를 먹을 것. 검은 콩으로 만든 두부다.
02. 들어는 봤나, 콩전!
해물전, 파전은 들어봤어도 콩전은 또 뭔가?
궁금해 시켜보니 동글납작한 정체불명의 여섯 덩어리가 들깨를 입은 채 서빙되었다.
각종 야채와 콩을 갈아 빚은 것으로, 약간 달달한 맛도 나고 하나만 먹어도 꽤 배가 부르다. 사실 두께로 보나 맛으로 보나
‘부침개’종류보다는 ‘고로케’에 가깝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
결국 먹다 먹다 다 먹지 못하고 남은 3개는 포장했다. 모든 음식은 포장가능, 남은 음식도 깔끔하게 포장해 준다.
03. 자연의 순두부와 야채두부비빔밥!
이번에도 이름에 끌렸다. ‘자연의 순두부’라니..
자연미인은 들어봤어도 자연의 순두부라니.. 진실은 이랬다. 그릇 한 가득 속살 하얀 순두부만 담겨 나온 것이랄까.
간장을 쳐서 먹으면 된다. 그런데 꽤 맛있다. 후루룩 후루룩 들어가는 것이 맛도 좋고, 이것만 먹으면 살도 엄청 빠질 것 같은 기묘한 느낌!
그래도 심심해 보였는지, 자연의 순두부를 시키면 빨간 콩비지 뚝배기가 함께 나온다.
공기밥은 디폴트.(필수로 나온다는 얘기다)
함께 식사로 시킨 야채두부비빔밥은 맛있기는 하나 큰 특색은 없다.
비빔밥에 두부가 들어가 있다는 것 정도. 비빔밥으로서는 부끄럽지 않으나 두부전문점만의 플러스 알파는 없다는 게 결론.
::: 봄날음식 아주레의 맛Go! 달콤한 봄밤 대치동 금수복국의 복요리
상큼한 복무침에 사케 한잔 어때?”
금수복국은 원래 부산이 본토다. 그리고 서울로 올라와 몇군데 지점이 있다. 대치점은 복지리로 유명하다.
들어서면 깔끔한 분위기에 친절한 이모님들이 맞아주신다. 식당에서 아주머님대신 부르는 이모님이란 호칭이 왠지 더 정감있다.
복집이라고 하면 가격에 부담을 느낄지 모르지만 금수복국의 은복지리는 일반이 구천원 특은 만천원, 복껍질무침은 만원이다.
복어는 저칼로리 고단백질, 저지방 식품으로 각종 무기질 및 비타민이 풍부해 수술전후의 환자 회복과 노화방지에 좋다.
특히 알코올 해독과 콜레스테롤 감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01. 행복을 부르는 수다에는 복지리
복지리는 국물맛이 끝내준다.
오동통한 복은 와사비장이나 초장에 살짝 찍어 먹고 시원한 지리 국물에 술을 마시니 아무리 마셔도 취기가 심하게 오르지 않는다.
출근시간 걱정없는 주말 밤 시간을 잊고 수다를 떨기에 이보다 좋을 수 없다.
02. 입맛 돋구기에 제격. 복껍질무침과 복튀김
새콤하게 무친 복껍질은 쫄깃하니 입맛을 확 살린다.
지방질이 적은 복요리들 속에 바삭한 복튀김을 한 점 먹으니 입안에서 즐거운 탄성이 나온다.
03. 매콤한 복찜과 너희들이 있어 살 맛 난다~
역시 떡볶이부터 이어지는 매콤한 맛이 있어야 한다.
. 매운 열기로 콧물 한번 풀고 나면 아~시워어어언하다!
고속도로 나들목에서
고향 오고 가는 길, 고속도로에서 휴게소 밥만 먹으면 재미없다.
고속도로 나들목에서 20~30분 정도만 차로 달리면 별미를 맛 볼 수 있는 맛집을 소개한다.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
● 금산나들목
금산관광농원(충남 금산군 제원면 저곡리)은 인삼어죽(5000원)을 잘 하는 집이다.
빠가사리와 메기 등 민물고기를 삶은 후 살코기만 체로 걸러낸 다음
육수에 인삼을 넣어 잡내와 비린내를 제거하고 쌀·국수·수제비를 담아 어죽을 끓인다.
고추장과 고춧가루로 얼큰한 맛을 살리고 집 된장으로 구수한 맛을 보탠다.
설 연휴 기간 중 18일 하루만 쉬고 17, 19일에는 영업한다.
금산나들목→제원면 소재지→제원대교 직전 우회전→식당.
(041)754-8388
● 고성나들목
벌써 남해안 지방에 도다리쑥국이 등장했다. 하얀 도다리 살과 초록빛 쑥의 이중주를 혀와 위장으로 감상해보시라.
장원식당(경남 고성군 고성읍 성내리)은 겉보기에는 허름해도 입 안 가득 봄의 향기가 감돌고
국물 맛이 깔끔한 도다리쑥국(8000원)을 맛보기 좋은 곳이다.
지금부터 4월 초까지가 도다리쑥국의 계절.
17일에만 영업.
고성나들목→고성군청에 주차→군청 뒤편에 식당.
(055)674-4475
● 통영나들목
굴은 남성의 스태미너 증진과 여성의 피부 미용에 좋다. 굴의 본고장 통영에 가서 굴 요리를 맛보지 않을 수 없다.
유람선터미널 인근 나폴리식당(경남 통영시 도남동)의 굴 해장국(6000원), 생굴회(1만5000원), 굴구이(2만5000∼3만원), 굴무침과 굴전(각 2만원)이 기다린다.
설 연휴 내내 문 연다.
통영나들목→통영대교→유람선터미널→식당.
(055)646-0055
서해안고속도로
● 춘장대나들목
춘장대해수욕장 북쪽의 아침햇살횟집(충남 서천군 서면 도둔리)에서는 도미회(1㎏에 7만원선)와 감성돔(1㎏에 8만원선)이 주인의 추천 메뉴.
전복·낙지·생선구이·초밥·튀김 등이 상에 푸짐하게 오른다(철 따라 음식의 종류는 달라진다).
설 연휴 내내 문 연다.
춘장대나들목→서천군 서면→춘장대해수욕장→식당.
(041)952-3948
● 무안나들목
돼지짚불구이는 ‘무안 5미’ 가운데 하나.
녹향가든(전남 무안군 몽탄면 사창리)에서 짚불 냄새에 취하고 고소한 맛에 빠져보자.
삼겹살 부위를 석쇠에 끼우고 후루룩 짚불에 구워내는 것이 돼지짚불구이(1인분 7000원).
양파김치를 곁들여 고기를 다 먹은 후에는 게장비빔밥(3000원)으로 마무리.
연휴 사흘간 문 연다.
무안나들목→무안읍내 직전 삼거리에서 좌회전→무안역식당.
(061)453-8360
- ▲ 무안의 별미 중 별미라는 '돼지 짚불구이'.
천안논산고속도로
● 서논산나들목
나루터식당(충남 부여군 부여읍 구아리)의 대표 메뉴는 장어구이(1인분 1만7000원)와 메기매운탕(3만원·3만5000원·4만원).
17일과 19일 영업.
서논산나들목→4번 국도→부여읍내→구드래조각공원 입구→식당.
(041)835-3155
동해고속도로
● 현남나들목
주문진 등대와 아들바위를 이어주는 해안도로변에 위치한 뽀빠이횟집(강릉시 주문진읍 주문5리)
복어회(1㎏에 8만원선)와 잡어회(1㎏에 7만원선)가 시원한 해풍과 잘 어울린다.
오징어물회(1만원)도 놓치기 아깝다. 설 연휴 동안 쉬지 않는다.
현남나들목→주문진해수욕장→해안도로→아들바위→식당.
(033)661-9898
영동고속도로
● 문막나들목
감자떡 만드는 모습을 구경하고 그 자리에서 사먹을 수도 있는 곳이 만낭포감자떡집(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간현리).
만낭포감자떡은 1.7㎏에 1만원, 흑삼이감자떡은 1만5000원.
17일과 19일 영업.
문막나들목→간현유원지 방면 42번 국도→만낭포주유소→지정초등학교 옆에 떡집.
(033)731-9953
경부고속도로
● 천안나들목
생태찌개(2인분 1만4000원) 전문점으로 이름을 날려 점심시간만 되면 손님들이 구름처럼 몰려드는 곳, 바로 운집생태찌개다.
일본산 생태를 사용하며 꽃게, 새우 등을 갈아서는 삼베보자기에 넣고 육수를 우려내는 것이 이 집의 맛내기 노하우.
얼큰한 생태찌개에 들어가는 두부는 초당두부. 설날 하루만 쉰다.
천안나들목→성거읍 방면 우회전→기름나라주유소 못 미쳐서 비보호 좌회전→식당.
(041)556-5509
● 옥천나들목
구읍할매묵집(충북 옥천군 옥천읍 문정리)은 50여년 전통을 자랑한다.
메밀묵과 도토리묵(각 4000원)만으로 부족하면 공기밥(1000원)을 추가한다.
17일과 19일 영업.
옥천나들목→정지용생가 사거리에서 좌회전→식당.
(043)732-1853
중앙고속도로
● 북단양나들목
비원강쏘가리(충북 단양군 단양읍 도전리)는 육식성 민물고기인 쏘가리를 회(싯가)로 맛볼 수 있는 식당이다.
쏘가리회를 주문하면 매운탕과 약선요리가 딸려 나온다.
주변 콘도나 펜션 투숙객들이 식당 이용 시 교통편을 제공한다.
쏘가리회가 입에 맞지 않는다면 산채더덕구이정식(1만원·2인부터 주문가능)을 추천한다.
설 연휴 내내 영업.
북단양나들목→5번 국도→대명콘도 입구→청소년문화의 집→식당.
(043)423-0408
● 예천나들목
예천 한우를 육회(400g에 2만원)로 맛볼 수 있는 곳. 바로 백수식당(경북 예천군 예천읍 남본2리)이다.
육회비빔밥(7000원)과 등심(400g에 3만2000원)도 손님들이 즐겨 찾는다. 17, 18일에는 문 닫고 19일부터 영업.
예천나들목→예천읍내 방면→공설운동장 신호등에서 좌회전→남본삼거리에서 우회전→식당.
(054)652-7777
중부내륙고속도로
● 충주나들목
운정식당(충북 충주시 문화동)은 올뱅이(표준어는 다슬기)해장국 전문점. 1978년 김숙제씨가 창업했다.
올뱅이는 괴산이나 충주 남한강 일대, 철원, 무주구천동 등지에서 잡아온 것을 사용한다.
올뱅이 해장국은 5000원. 포인트는 아욱을 넣는다는 것. 연중무휴.
충주나들목→충주KBS→대전지방노동청 충주지청이나 농협은행에 주차→식당.
(043)847-2820
● 점촌함창나들목
‘약돌 돼지’는 게르마늄, 셀레늄 등 특수 성분을 함유한 거정석(일명 약돌)이라는 돌가루를 사료에 첨가해서 키운 돼지로 문경시농업기술센터에서 연구 개발했다.
이 고기를 맛볼 수 있는 곳이 약돌돼지샤브샤브점촌점(경북 문경시 모전동).
약돌돼지샤브샤브(2만원·2만5000원·3만원)와 솔잎·은행·밤·대추를 넣은 약돌돼지한방찜(2만원·3만원)을 차려낸다.
17, 19일 문 연다.
점촌함창나들목→문경시청 앞→문경여중 정문에서 좌회전→식당.
(054)556-7192
호남고속도로
● 논산나들목
붕어찜 팬은 산수장가든(전북 완주군 화산면 화평리)으로 가시라. 경천저수지 주변에는 10여개의 붕어찜 전문 식당이 몰려있는데,
24년 역사를 지닌 산수장 가든도 그 중의 하나.
붕어찜(1인분 1만원·혼자 갔을 경우에만 1인분 주문 가능)에 들어가는 시레기는 매년 가을 1년치를 준비해 둔다.
19일만 영업.
논산나들목→논산시 가야곡면 삼전리→완주군 화산면 소재지→식당.
(063)263-5078
● 유성나들목
평양냉면의 명성을 4대째 이어가는 숯골원냉면(대전시 유성구 신성동)은 평양꿩냉면(8000원)과 평양냉면(6000원)을 시원한 동치미국물에 담아낸다.
수육 같은 메뉴도 없이 오로지 냉면으로만 승부한다. 17일과 19일 영업.
유성나들목→충남대 후문→대덕연구단지 입구 농협 바로 뒤편→식당.
(042)861-3287
- ▲ 얼큰한 붕어찜이 차량 정체 때문에 짜증난 속을 풀어준다.
- 토박이들도 안 가르쳐주는 전주 '숨은 맛집 4곳'
- 비빔밥만 달랑 먹고 가는…'서울 촌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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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의 본향'이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전주에는 골목마다 숨은 별미가 가득하다. 맛난 집들이 넘쳐난다는 전주.
그곳의 토종 미식가들은 대체 어떤 곳을 맛집으로 삼고 있을까. 입맛 까다로운 전주 사람들이 "글씨, 이것 다 알켜 주먼 안 되는디~"라며
혀를 끌끌 차고 가르쳐 준 별미집을 딱 네 곳만 공개한다.
1. 다슬기 돌솥밥
섬진강서 잡은 청정의 맛 / 양념장 쓱쓱 비벼 한입~
전북 완주군 상관면 신리역 인근에 자리한 '호림이네집'을 찾으면 다슬기돌솥밥을 맛 볼 수 있다.
이 집은 정말 꼭꼭 감춰진 맛집이다. 전주 미식가들끼리 알음알음 아껴가며 찾는 집이다.
주인(이호림씨ㆍ44)의 이름이 밥집의 명칭.
이 집의 특징은 웬만한 식재료는 직접 재배 내지는 채취를 해다가 쓰고, 모든 장류는 주인이 직접 담근다.
우선 다슬기는 주인 이씨가 섬진강, 순창 쌍치 등에서 직접 잡아다 쓴다.
해감 시킨 다슬기를 삶아 속살을 빼낸 것을 돌솥에 한 움큼 집어넣고 쌀, 옥수수, 당근과 함께 은근한 불에 35분 정도 밥을 짓는다.
다 된 다슬기밥은 하얀 쌀밥에 푸르스름한 비취색이 감돌아 보기에도 먹음직하다.
쌉쌀한 다슬기 특유의 향과 쫄깃하게 씹히는 육질이 '별미'라는 명칭을 붙일 법하다.
대접에 밥을 덜어낸 후 양념장, 야채 등을 곁들여 비벼 먹는 맛이란 상큼하고도 자연의 맛이 물씬 느껴진다.
함께 따라 나오는 찬거리도 볼만하다.
이씨가 직접 잡고 채취한 것을 부인(김영순씨)이 무치고 버무리고, 끓여낸 것들이다.
시원한 국물맛의 민물새우탕, 부추무침, 김치, 마늘쫑무침, 들깨로 무쳐낸
시금치, 새싹, 돈나물, 상추, 취나물, 산두릎에 장아찌류(콩잎, 마늘, 양파, 쪽파, 고추)가 한상 가득 오른다.
마무리는 돌솥에 숭늉을 부어 만든 누룽지.
고소하고도 다슬기의 은근 쌉쌀한 맛이 어우러져 이 또한 마지막까지 솥바닥을 긁게 한다.
이씨는 맛의 비결로 "장모님의 손맛을 속 빼닮은 안식구의 음식솜씨와 속이지 않고 자연산만 고집하는 점"이라고 자신 있게 대답한다.
이 집에서는 쏘가리, 메기 등 민물 매운탕도 맛볼 수 있다.
다슬기돌솥밥, 다슬기탕 각 1만2000원, 새우탕 4000원, 참게장 2만원, 참게탕 6만원, 잡어탕 5만원.
전주시내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 말이 완주군이지 전주시내와 진배없다. (063)285-4007
2. 뚝배기 짜장
식지 않아 처음 맛 그대로 / 느끼하지 않고 '얼큰 매콤'
전주는 한식만 잘하는 게 아니다. 맛의 고장답게 중국집 자장면 맛도 일품이다.
특히 전주시 완산구 태평동 전주 중앙중학교 오거리에 위치한 '한성원'은 전주 미식가들 사이 '뚝배기 짜장'으로 유명하다.
여느 자장면과의 차이점이라면 재료부터가 듬뿍 들어간다는 점. 돼지고기와 감자, 호박, 양파 등을 넣고 볶은 짜장소스는 기본.
여기에 파프리카, 피망, 느타리버섯, 목이버섯, 당근, 고추, 오이, 사과 등 다양한 야채가 동원된다.
뿐만 아니라 오징어, 새우, 조갯살 등이 들어간 짬뽕육수와 멸치육수가 더해진다.
커다란 팬에 멸치육수와 짬뽕육수, 야채, 자장소스,
그리고 삶은 면을 넣고 센 불에 볶아 준다.
이 과정에서 고소한 자장소스와 돼지고기, 야채, 그리고 짬뽕의 해물과 얼큰한 육수가 함께 어우러져 매콤 고소한 자장면이 탄생된다.
이를 뚝배기에 담아내면 그만이다.
영양 밸런스도 갖춰진데다 양도 뚝배기로 한 가득이고 보니 4500원에 푸짐한 별미를 즐길 수 있다.
일반 자장면은 3500원. (063)254-0002
3. 속풀이 홍어탕
홍어살과 미나리 '환상 궁합' / 콧구멍 뻥 뚫리며 속이 시원
전주의 홍어탕은 남도의 것과 또 다르다. 나주 영산포나 목포의 것이 보리순과 된장을 듬뿍 풀어 무슨 해장국, 시래기국 처럼 끓여 놓는 반면,
전주 홍어탕은 매콤 얼큰한 게 매운탕 맛에 더 가깝다.
특히 미나리 주산지(전주시 전미동) 답게 미나리를 듬뿍 넣어 탕을 끓인다.
숨죽은 미나리를 초장에 찍어 먹고 홍어살 한 점에 국물 한 숟갈을 곁들이자면 '어허!' 소리 절로 나며 콧구멍도 함께 뻥 뚫린다.
전주에서 홍어탕을 곧잘 하는 집으로는 고사동 한성호텔(관광공사 굿스테이 가맹점) 골목에 자리한 '태봉집'이다.
주인 김송희씨(55)가 20년이 넘도록 이 집에서 홍어탕을 끓여 왔다.
잘 삭은 홍어는 미나리의 억센 숨을 잘 죽여 줘 홍어탕에 데쳐 먹으면 유독 부드럽다.
홍어살과 미나리를 찍어 먹는 초고추장도 일미.
국물맛 또한 얼큰 달짝지근하면서도 발효생선 특유의 미각까지 더해져 여느 매운탕과는 또 다른 맛을 낸다.
홍어탕은 보름 이하, 그 이상을 삭힌 것 등 취향에 따라 주문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홍어는 열을 만나면 더 쏘는 맛이 강해진다.
따라서 웬만한 마니아가 아니고서는 12일 정도 숙성시킨 것을 끓여달라고 요구하는 게 좋다. 탕
을 다 먹어갈 즈음 고소하고 부드러운 홍어애를 넣고 끓여 준다.
마무리는 '야쿠르트'. 작지만 추억과 인정이 느껴지는 후식이다.
홍어탕 1만1000원, 복탕 1만4000원, 홍어찜, 아구찜 각 3만~5만원. 시래기해장국 4000원, 모주 1500원. (063)283-2458
4. 명품 국수
건면 6개월 이상 숙성 / 2500원 내면 무한리필
전주에는 한정식, 상다리가 휘어지게 찬이 오르는 백반만 있는 게 아니다. 단출하고 검박한 잔치국수도 별미다.
멸치국물을 잘 우려 6개월 이상을 숙성시킨 건면을 삶아 말아먹는 잔치국수는 기름지지 않고 개운해 좋다.
전주시 덕진구 전북대 병원 입구 길(백제로) 건너에 자리한 국수전문점 '이연'은 꽤이름난 국수집이다.
17년 전통의 이연은 지난해 가을 이름을 바꿨다.
이 집은 잔치국수와 비빔국수 두 가지 메뉴를 내놓는다.
각 2500원. 하지만 먹고 싶은 만큼 면을 리필 해주니 라면 한 그릇 값도 안 되는 가격에 한 끼 식사를 배부르게 할 수 있다.
값이 싸다고 해서 정성마저 뒤지 진 않는다. 오히려 주인은 '명품국수'에 도전하고 있다.
이 집의 국수는 조상대대로 이어온 가양식을 상품화 한 경우다. 때문에 면 하나에도 나름의 관리 방식이 있다.
면은 주문 생산을 하고 있다.
생밀가루냄새나 뜬내를 막기 위해 반죽 숙성에 공을 들인다.
이후 건면 상태에서 6개월을 더 숙성시킨 것을 주방에서 쓰는데, 깊이 있는 면 맛을 내는 기본이라고 한다.
또 시원한 멸치국물은 '좋은 멸치'를 쓰는 게 비결.
마른 멸치 또한 일정 기간 숙성과정을 거쳐 사용해 멸치비린내가 나지 않는다는 게 주인의 주장이다.
주인 김씨가 거듭 '영국여왕이 먹어도 될 수준의 고급음식'이라고 자랑하는 국수의 맛은 어떨까.
진한 멸치 육수가 우러난 국물맛이 시원하고 깊은 맛이 느껴진다.
비빔국수는 소스 맛이 매콤 달콤하면서도 시원한 뒷맛이 인상적이다.
글쎄 면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밀가루냄새가 나거나 하지는 않는다.
찬은 작은 종지에 담긴 배추김치와 매콤한 풋고추 몇 개가 전부. 하지만 결코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는 상차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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