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칼럼 2007.11.30.금
완주 화산중학교 이야기
전북 완주군 화산면 화평리에 있는 자율화산중학교 심의두(沈宜斗) 교장(73)은 인간 상록수로 통한다.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70리 길을 걸어서 중학을 다녔던 심 교장은 고학으로 대학을 마쳤다. 그는 지난 1963년 너무나 뼈저렸던 자신의 과거를 뒤돌아보며 배우지 못해 애태우는 새싹들을 위해 여생을 마치기로 결심했다. 당시 그의 나이 28세였다. 처음에는 화산면사무소 옆 둥구나무 밑에서 7명의 학생을 앞에 놓고 열심히 A, B, C를 가르쳤다. 면사무소 회의실을 빌려 셋방살이를 하다 화산학원이라는 사설강습소 인가를 받았다.
그 뒤 고등공민학교 인가를 받아 현재의 위치에 천막 학교를 세웠다. 이러는 동안에 7명이었던 학생은 80여명으로 늘게 됐다.
심 교장은 낮밤 없이 맨손으로 개간해 모은 30여 가마의 쌀을 털어 교사를 짓기 시작했다. 마을 사람들은 심씨가 둥구나무 아래서 처음 흙먼지를 뒤집어쓰고 시작했을 때만 해도 쓸데없는 짓이라고 비웃기까지 했다.
그러나 그의 눈물겨운 열성에 감동하여 1백50가마의 쌀을 거두어 교사 신축비로 보태주기도 했다. 그 후에도 오랜 세월 동안 심 교장은 숱한 난관을 헤치고 또 헤쳤다.
가족과 친구들의 조롱과 핀잔도 감수해야만 했다. 1969년 12월 화산고등공민학교는 화산중학교로 인가를 받았다. 차츰 학교다운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험난한 세월을 거치면서 화산중학교는 금년에 제40회까지 모두 5,291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2003년도에는 40주년 기념행사를 가졌다.
정식 중학교로는 전국 최초로 지난 2005년 5월 1일자로 자율중학교(自律中學校)로 지정을 받았다. 화산중학교는 2008학년도 120명의 신입생 모집에 10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전국 농어촌에는 3,500여개의 각급학교가 있었으나 이미 1,500여개가 문을 닫았다. 아직도 2,000여개의 학교가 폐교 아니면 통폐합의 위기에 있다. 그러나 유독 화산중학교만이 전국에서 학생들이 모여드는 학교로 새롭게 태어났다.
완주군 화산면은 문관(文官) 5천과 무관(武官) 5천이 나온다는 전설의 고장이다. 심 교장은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이 전설을 실제 상황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이 학교에는 초현대식 문무관(文武館.체육관)과 문무숙(文武塾.기숙사) 제1. 2관, 그리고 인성교육관이 있다. 학생 전원이 기숙사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완벽한 시설을 갖추었다.
어학 실습실과 도서관 시설 등은 전국의 어느 대학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초현대식 시설이다. 잔디운동장과 우레탄 트랙도 갖추었다. 시간당 전기를 20KW씩 생산하는 태양열 지붕 전광판도 설치했다.
화산중학교는 위대한 지도자를 육성하는 것이 목표다.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지도자의 요체인 계승(繼承), 개혁(改革), 창조(創造)의 3대 원리를 몸소 실천해야 한다고 심 교장은 강조한다.
이 학교는 인성교육을 위해 < 아름다운 마음 갖기 운동 >을 한다. 마음을 아름답게 가졌을 때 이 세상은 더욱 아름답게 보인다는 것이다. 하루에 한 번씩 거울 앞에 서서 미소 짓는 모습을 연습시키고 있다.
지력, 심력, 체력, 자기관리, 인간관계 등 5차원 전면교육을 실시한다. 실력 향상을 위해 영어는 주당 10시간, 수학 7시간, 한문 2시간을 하고 영어와 수학은 수준별 이동수업을 한다.
학교에는 영어(원어민), 수학, 한문의 3과목은 언제든지 스스로 공부하다가 질문할 수 있도록 실력 있는 교사를 상주시키고 있다.
푸른 잔디운동장과 은행나무 등 나무숲들이 우거진 환경을 갖추어 학생들이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기르도록 하고 있다.
체력관리를 위해 운동장을 매일 2바퀴 돌기운동을 하며, 호신용으로 태권도나 유도를 가르친다. 토요일은 특기 적성을 지도하며 건강교육과 강인한 체력단련에 노력하고 있다.
민족사관고등학교, 세인고등학교, 한국게임고등학교 등과 자매결연을 하여 상호 학습, 정보 등을 교류하고 있다. 여름방학 때는 호주, 일본, 중국 소주 성해중고등학교 등과 학생들의 국제교류를 하기도 한다.
20대에 교육에 투신한 심 교장은 이제 70대를 훌쩍 넘겼다. 그러나 그는 아직도 할 일이 많다고 말한다.
첫댓글 학창시절 심교장님께서 해주신 말씀이 떠오르네요....
심의두 교장선생님은 국민학교때 교장선생님의 회전의자에 앉아 빙빙 돌며 신기함과 즐거움을 즐기고 있을때 마침 교장선생님이 들어와 그것을 보시고 버릇없이 교장선생님의 자리에 앉아있는 어린 심교장님의 뺨을 몇차례 갈귀었답니다. 그때에 어린 심교장님은 나도 커서 꼭 그자리에 앉겠다는 굳은결심을 했고..... 그 후 열심히 노력해서 지금의 자리에 서계신거랍니다.
아마도 제일 젊은 나이에 교장이 되셨다는거 같은데.....암튼 교장선생님의 건강을 빌어봅니다.
나도 교장 선생님 의자에 한번 앉아볼걸 후회가 되네... 인생이 바뀔수도 있었는데~~ 아쉽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