孫子曰 : 凡治衆如治寡, 分數是也 ; 鬪衆如鬪寡, 形名①是也 ; 三軍之衆, 可使必受敵而無敗者, 奇正②是也 ; 兵之所加, 如以碬投卵者, 虛實是也.
손자왈 : 범치중여치과, 분수시야 ; 투중여투과, 형명①시야 ; 삼군지중, 가사필수적이무패자, 기정②시야 ; 병지소가, 여이하투난자, 허실시야.
[解釋] 孫子가 말하기를, 무릇 많은 무리를 다스리는 것이 소수를 다스리는 것과 같은 것, 이것이 分數(편제를 나눔)다. 많은 무리와 싸우는 것이 소수와 싸우는 것과 같다, 形名(깃발과 북)이 이것이다. 三軍의 많은 군사가 적을 맞아 싸울 수 있게 하고, 패배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奇正(奇兵과 正兵)이다. 군대의 공격이 마치 숫돌로 계란을 치는 것과 같은 것은 허실이다.
[註解] ①形名 : 曹操가 쓴 孫子兵法 解說에, 「旌旗曰形, 金鼓曰名(깃발을 形이라 하고, 징과 북을 名이라한다)」고 하였다. ②奇正 : 奇는 기습하는 병사를 뜻하는 말이고, 正은 적의 대군을 상대하는 正兵을 말한다.
凡戰者, 以正合, 以奇勝. 故善出奇者, 無窮如天地, 不竭如江河. 終而復始, 日月是也. 死而復生, 四時是也.
범전자, 이정합, 이기승. 고선출기자, 무궁여천지, 불갈여강하. 종이부시, 일월시야. 사이부생, 사시시야.
[解釋] 무릇 전쟁이란 正兵으로 적과 맞붙고 奇兵으로 승리한다. 그러므로 기병 운용에 능숙한 자는 無窮하기가 天地와 같고, 마르지 않는 江河와 같다. 끝났다가 다시 시작하는 것은 日月이 그러하다. 죽었다 다시 살아나는 것은 四時가 그러하다.
聲不過五, 五聲①之變, 不可勝聽也. 色不過五, 五色②之變, 不可勝觀也. 味不過五, 五味③之變, 不可勝嘗也. 戰勢不過奇正, 奇正之變, 不可勝窮也. 奇正相生, 如循環之無端, 孰能窮之?
성불과오, 오성①지변, 불가승청야. 색불과오, 오색②지변, 불가승관야. 미불과오, 오미③지변, 불가승상야. 전세불과기정, 기정지변, 불가승궁야. 기정상생, 여순환지무단, 숙능궁지?
[解釋] 소리는 다섯에 불과하나 이 다섯 소리가 변하면 다 들을 수 없다. 색은 다섯에 불과하나 다섯 색이 변하면 다 볼 수가 없다. 맛은 다섯에 불과하나 다섯 맛이 변하면 다 맛 볼 수가 없다. 戰勢는 기병과 정병에 불과하나 奇正이 변하면 다 헤아릴 수가 없다. 奇正이 서로 상생하는 것은 순환이 끝이 없는 것과 같으니, 누가 그 끝을 다 할 수 있겠는가?
[註解] ①五聲 : 宮·商·角·徵·羽의 다섯 음이다. ②五色 : 靑·黃·赤·白·黑의 다섯 색이다. ③五味 : 짠맛[鹹], 쓴맛[苦], 신맛[酸], 매운맛[辛], 단맛[甘] 다섯 맛이다.
激水之疾, 至於漂石者, 勢①也 ; 鷙鳥之疾, 至於毁折者, 節②也. 是故善戰者, 其勢險, 其節短. 勢如彍弩③, 節如發機.
격수지질, 지어표석자, 세①야 ; 지조지질, 지어훼절자, 절②야. 시고선전자, 기세험, 기절단. 세여확노③, 절여발기.
[解釋] 격한 물살의 빠름이 돌을 떠내려가게 하는 것은 기세이다. 사나운 새의 빠름이이 부수고 꺾어버림[毁折]은 시기이다. 이런 까닭에 싸움 잘하는 사람은, 그 기세가 험하고, 그 기세가 짧다. 기세는 당겨진 노 같고, 節은 발사되는 기계와 같다.
[註解] ①勢 : 세차게 나아가는 힘을 말한다. ②節 : 순간적으로 멈추거나 방향을 바꾸는 것을 말한다. ③弩 : 기계장치로 발사되는 큰 활을 말한다.
紛紛紜紜, 鬪亂而不可亂也. 渾渾沌沌, 形圓而不可敗也. 亂生於治, 怯生於勇, 弱生於彊. 治亂, 數也 ; 勇怯, 勢也 ; 强弱, 形也.
분분운운, 투난이불가난야. 혼혼돈돈, 형원이불가패야. 난생어치, 겁생어용, 약생어강. 치난, 수야 ; 용겁, 세야 ; 강약, 형야.
[解釋] 어지럽게 흩날리고, 싸움이 혼란한 것 같아도 어지럽게 만들지 못하며, 뒤섞여 혼돈상태에서도 진영을 둥글게 하여도 감히 패배시키지 못 한다. 어지러움은 다스림에서 생기고, 怯은 용기에서 생기고, 약함은 굳셈에서 생긴다. 治와 亂은 數이다. 勇과 怯은 기세이다. 强과 弱은 형세다.
故善動敵者, 形之, 敵必從之 ; 予之, 敵必取之. 以利動之, 以卒待之. 故善戰者, 求之於勢, 不責於人, 故能擇人而任勢. 任勢者, 其戰人也, 如轉木石. 木石之性, 安則靜, 危則動, 方則止, 圓則行. 故善戰人之勢, 如轉圓石於千仞之山者, 勢也.
고선동적자, 형지, 적필종지 ; 여지, 적필취지. 이리동지, 이졸대지. 고선전자, 구지어세, 불책어인, 고능택인이임세. 임세자, 기전인야, 여전목석. 목석지성, 안즉정, 위즉동, 방즉지, 원즉항. 고선전인지세, 여전원석어천인지산자, 세야.
[解釋] 그러므로 적을 잘 움직이는 사람은, 형세를 만들면 적이 반드시 그 형세를 쫒아온다. 적에게 미끼를 주면 적은 반드시 그것을 취하려 한다. 이익으로 적을 움직이고, 병졸로서 그 적을 기다린다. 그러므로 전쟁을 잘하는 사람은 기세에서 그 승리를 구하지, 병사들을 탓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능히 병사들을 선택해 기세에 맡긴다. 기세에 맡긴다는 것은, 그 병사들이 나무와 돌을 굴리는 것과 같아지는 것이다. 나무와 돌의 성질은 평평한 곳에 편히 놓여있으면 고요하고 위태하면 움직인다. 네모나면 멈추고 둥글면 움직인다. 그러므로 전쟁 잘하는 사람의 기세는, 천 길의 산에서 구르는 둥근 돌 같다. 이것이 기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