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시 배방읍 세교리에 위치한 신라아파트는 아산시의 북동쪽 끝인 휴대리 바로 옆에 위치한 공동주택이다. 900여 세대에 2,400여 아산시민이 살고 있다. 천안에서 아산으로 오다보면 이 아파트부터 아산시라는 이정표 역할을 오래도록 해온 아파트이다. 하지만 배방읍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이제는 교육, 생활편의 등 여러가지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공동주택이기도 하다.
아산시정연구원 이교식 원장과 연구원 일동은 아산시 읍면동 정책투어 첫 방문지로 신라아파트를 찾았다. 오후 3시 단지내 하늘빛 어린이집 앞에는 귀가하는 어린이들을 기다리는 어머님들의 모습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신종플루와 어린이 성폭력 피해 등으로 어린이들의 안전과 건강을 우려하는 어머님들의 모성어린 모습을 만날 수 있었다.
신라아파트 초입, 상가 뒷편 계단으로 오르도록 되어있는 보행로가 불편하게 설계되어 어르신, 유모차에 아이를 태운 어머님, 그리고 어린이들이 차도로 된 아파트 진입로를 통해 보행하는 모습이 안타깝게 눈에 들어왔다. 아파트 설계나 준공 당시 고려되었어야 할 문제였을 텐데, 지금이라도 보행하는 아파트 주민들의 안전을 위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신라아파트 주민들의 가장 큰 걱정은 초등학교 문제였다. 신라아파트 초등학생들은 직선거리로 2키로미터, 어른 걸음으로 30분 거리에 있는 동방초등학교로 통학해야 한다. 어린이들의 걸음으로는 족히 40여분이 넘게 걸릴 거리이다. 시내버스를 이용한다 하더라도 대추리까지 버스로 가서 남부대로를 따라 걸어가야 하는데 교통량이 많고 안전시설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 위험천만이다.
바로 21번 국도 건너편 신도시 연화마을 뒷편, 신라아파트로부터 500여미터 거리에 연화초등학교가 있지만, 학군문제로 다닐 수가 없다. 그래서 연화마을에 연고가 있는 주민들은 아이들만 그곳에서 학교에 다니도록 하는 경우도 있다. 행정편의가 가져온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행정에서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어린이 교육문제와 안전문제가 편의주의에 밀려 뒷전으로 밀려나있다는 안타까움을 지울 수 없다. 시청과 교육청 등 관계당국에 실태부터 확인해야 할 사안이라 생각된다.
신라아파트 입구 21번 국도에 인접한 상가 앞의 고압선과 통신선들이 얽혀있는 모습이 위험천만해보인다. 공동구를 통해 지중화된 바로 길 건너편 신도시 지역과는 너무나도 대조적이다. 그래서 신라아파트 주민들은 자조섞인 목소리로 자신들의 삶터를 "아산 변두리의 섬"이라 부르기도 했다. 신라아파트 주민들의 애틋한 설움이 담긴 소외감이 가슴 아프게 전해왔다. 아산시의 행정이 우선 관심을 가져야 할 불균형 해소의 과제를 신라아파트 주민들의 소외된 모습에서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상가 한구석에서 동전을 넣고 오락에 몰두하고 있는 어린이의 모습도 가슴 찡하게 다가왔다. 우리 아산의 어린이들이 누구나 마음껏 뛰놀며 공부할 수 있는 공간부터 마련해주어야 한다.
상가 앞 김밥집 아주머님께선 서민경제가 너무 어렵다는 하소연부터 하셨다. 오죽하면 1,500원짜리 김밥 매상이 줄어 생계가 어려울 정도이니 다른 경제는 어떻겠느냐는 얘기였다. 상가 앞에서 풀빵을 구워 파는 아저씨와 학워과 태권도 도장을 하는 젊은 분들 모두 서민들의 사정이 어려우니 몇푼 안되는 아이들 교육비조차 줄일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는 의견이었다.
더구나 소형평형이 대부분인 서민아파트라 바로 인접한 롯데캐슬 아파트에서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대형 쇼핑센터나 수영장과 같은 셔틀버스조차도 이곳 신라아파트에서는 이용할 수 없다 하니 상대적 소외감은 더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신라아파트를 돌아보고 주민들을 만나면서 같은 아산지역 내에서도 지역불균형이 우리 시민들의 교육문제를 비롯, 다각적인 측면에서 상대적 소외감을 낳고 있다는 점을 가슴 깊이 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