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번 여행지가 라오스인가?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2005년 베트남, 캄보디아 여행 때부터 라오스를 점찍어 둔 것이 아닌가 싶다. 베트남을 거쳐 메콩강을 건너 캄보디아를 넘어가면서 위쪽에 있는 라오스? 그건 뭐야? 했던 생각이 가물가물 난다. 그리고 2009년 인도여행 할 때였나? 부산에서 간호사 생활을 하다가 사표를 내고 세계일주를 한다던 두 처녀와 카주라호에서 만난 적이 있었는데, 지금까지 여행했던 곳 중에서 라오스가 제일 좋았다고 한다. 그 때도 그래 라오스에 한 번쯤 가 봐야지 했었다. 사실 인도 말고 라오스에 가려다가 무슨 무슨 이유인지 지금은 잘 기억 나지 않지만 라오스는 인도에 밀려서 다음을 기약했다.
여름 휴가를 이용해 아들과 함께 떠나는 배낭여행을 계획했을 때부터 짧은 기간동안에 라오스를 어떻게 여행해야 좋을지? 어디를 가 보는 것이 좋을지? 정말 고민 많이 했다. 또 가지고 있는 책에도 각 도시별 버스 출발시각이 정확하지 않고, 블로그에 있는 정보도 정확하지 않아 도시마다 얼마나 머물러야 하는지 감이 오지 않았다. 블로그나 여행기를 읽어봐도 할 일이 별로 없는 얘기뿐이다. 라오 비어 얘기나 하고, 가만히 앉아 책만 읽었다는 내용이 전부다. 대체 라오스에서 무엇을 했단 말인가?
고민 고민하다가 인터넷에서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단체 배낭여행을 운영하는「인도로 가는 길」여행사의 배낭여행 상품을 선택했다. 길잡이가 있어 이동하는 교통편과 숙박장소 안내를 해 주기 때문에 비교적 수월하지만 배낭 여행지에서 어디를 가야 하고 무얼 할 것이며 어떤 음식을 먹는가는 완전히 여행자의 몫인 배낭여행이다. 배낭여행 초보인 아들에게 모든 계획과 필요한 물품 준비를 맡기고 내가 조언하는 형식으로 각 여행지마다의 여행 계획을 세웠다. 또 하나, 이번 여행은 나에게 며칠간의 행복한 여행을 위해 자연자원을 제공해주고 수고해주는 현지인들에게 그에 맞는 대가를 지불하는 공정여행을 하기로 아들과 협의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여행자들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관광회사들이 제공하는 여행 프로그램을 선택한다면 여행을 선택한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이처럼 세상 누군가를 착취하고 마는 것이다. 공정 여행은 이처럼 누군가의 여행을 위해 희생해야만 했던, 이제까지 대부분 여행자들이 자신들의 좀 더 편안한 여행을 위해 눈감고 말았던 불편한 진실들을 더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생겨난 여행이다. 주로 인권과 평화를 모색하는 단체들이 관광산업의 이와 같은 폐해를 알리면서 세계적으로 공정여행이 확산되고 있다. 아울러 엄청난 화석연료를 써 지구 온난화를 부채질 하는 비행기를 최소한만 이용하는 대신 비행기를 타고 빠른 시간에 휑하니 스치고 말았던 자연을 이국의 아름다운 풍경을 최대한 느낄 수 있는 버스나 트래킹과 같은 방법을 선택해 많은 것을 보고 느끼며 현지인들의 희생과 착취 위에 운영하며 많은 자원을 쓰는 호텔 대신 현지인들이 제공하는 숙소를 이용하고 현지인들이 직접 해주는 음식을 먹고 때론 그들과 어울려 우리의 놀이나 노래 등을 알려 주기도 하고 그들의 것을 배우기도 하는 현지인들과 훨씬 살갑게 밀착하는 여행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기로 했다.
[항공권, 숙박권, 현지 도시간 교통비 구입 ]
『인도로 가는 길 』여행사에서 단체 배낭여행<태국/라오스 8박 9일>을 하기로 하고 6월부터 여행사에 전화해 8월 첫 주 여행단이 꾸려지면 연락을 해 달라고 했더니 7월 초 연락이 왔다.<1인당 1,190,000원+200,000원(성수기 할증)> 단체 배낭여행은 교통편과 숙소를 제공하고 안내자가 있어 언뜻 패키지와 비슷하지만 여행지에서는 완전히 내가 가보고 싶은 곳을 알아서 다니는 나 홀로 배낭여행이다.
[ 여행자보험 가입 ]
여행사에서 기본으로 여행자보험을 들지만 보험금 수령절차가 까다롭고 보험혜택이 제한되어 있어 만약의 사태에 대비 포괄적 배상이 가능한 농협 여행자보험에 추가로 가입했다. 9일짜리 거의 모든 부분을 배상하는 보험금이 아들 것과 합쳐도 43,570원에 불과하다. 여행자보험을 이용할 일이 없어야 할텐데...
[ 예산 짜기 ]
이번 여행에서 비용이 얼마나 들까? 라오스의 물가가 정확하게 얼마쯤인지(대략적으로는 알지만) 모르고, 방콕에서의 비용도 있기 때문에 하루에 약 30달러를 예상했다. 그러면 전체 600달러정도? 이 정도면 충분히 쓰고 남으리라! 외화 예금 통장에 300달러가 있어서 이를 우선 찾고 300달러를 추가로 농협에서 환전을 했다.
<읽은 책>
① Lonely Planet LAOS 5th edition, 2005
전 세계 배낭여행자들의 지침서 론리 플래닛이다. 지금은 2007년 2월 판인 6/e가 판매되고 있다. 이 책을 구입한지 오래되어 얼마에 구입했는지는 생각이 나지 않는다. 여행가기 전, 여행을 가서도 꽤나 유용할 책이다.
② 욕망이 멈추는 곳- LAOS, 오소희 지음
어린 아들과 여행을 다니면서 쓴 책. 꽤나 간결한 필체로 술술 읽기 편하기도 하며, 꽤나 감성적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가 라오스가 무슨 천국이나 되는 양 착각하게 만든 책. 여행기라기보다는 에피소드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는 책이다.
③ CURIOUS 라오스, 스티븐 맨스필드 지음, 이동진 옮김
이 책의 뒷면에 이런 글이 적혀져 있다. "세계로 향한 당신의 지적 호기심을 해결해 줄 각 나라별 문화 체험 가이드다. 가보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도록,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에서 사람들의 특성과 의식주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으로 생생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행기도 아니고, 가이드북도 아니고, 그냥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