學記 第十八(학기 제십팔)
發慮憲①, 求善良, 足以謏聞②, 不足以動衆③. 就賢體遠④, 足以動衆, 未足以化民⑤. 君子如欲化民成俗⑥, 其必由學⑦乎?
발려헌①, 구선량, 족이소문②, 부족이동중③. 취현체원④, 족이동중, 미족이화민⑤. 군자여욕화민성속⑥, 기필유학⑦호?
[解釋] 생각을 내서 법칙에 맞고, 善良을 구하는 것은, 소문에는 족해도, 여러 사람을 움직이기에는 부족하다. 어진 이에 나가고 소원한 자를 體察하는 것은, 여러 사람을 움직이기에는 족해도, 아직도 인민을 감화시키기에는 부족하다. 군자가 만일 인민을 감화시켜서 아름다운 풍속을 이루려 한다면, 반드시 학에 말미암을 것인가?
[註解] ①發慮憲 : 發은 스스로 드러나는 것. 慮[思慮]가 스스로 드러나는 憲[법, 또는 법칙. 도리라고도 할 수 있다.]도 있다는 뜻. ②謏聞 : 謏는 작다는 뜻. 작은 名聞[명예]을 말한다. ③動衆 : 衆[뭇사람]을 움직이는 것. ④就賢體遠 : 就는 좇는다는 뜻. 體는 친한다는 뜻이고, 遠은 廣遠한 재능을 가리킨다. ⑤化民 : 백성을 교화시키는 것. ⑥成俗 : 좋은 풍속을 어룩한다는 뜻. ⑦由學 : 학문에 의한다는 뜻.
玉不琢①, 不成器, 人不學, 不知道. 是故古之王者建國君民, 敎學爲先②. 兌命③曰:「念終始典④于學.」 其此之謂乎?
옥불탁①, 불성기, 인불학, 부지도. 시고고지왕자건국군민, 교학위선②. 태명③왈:「염종시전④우학.」 기차지위호?
[解釋] 玉은 다듬지 않으면, 그릇을 이루지 못하고, 사람은 배우지 않으면, 도를 알지 못한다. 이런 까닭으로 옛날의 왕자가 나라를 세우고 인민의 위에 군림함에 있어, 敎學을 먼저 하였다.
兌命에 이르기를, 「처음과 끝을 생각하고 언제나 배움에 힘쓴다.」고 하였으니, 이것을 두고 말하는 것인가?
[註解] ①琢 : 琢磨하는 것. ②爲先 : 先은 先務인데 선무가 된다는 뜻. ③兌命 : 尙書의 편명. 은나라의 대신 傅說이 高宗에게 울린 訓辭인데, 이는 오래 전에 없어지고, 지금 남아 있는 것은 뒷사람의 僞作이다. ④典 : 항상이란 뜻.
雖有嘉肴①, 弗食不知其旨②也. 雖有至道③, 弗學不知其善也. 是故學然後知不足, 敎然後知困④. 知不足, 然後能自反⑤也, 知困, 然後能自强⑥也. 故曰:「敎學⑦相長⑧也.」 兌命曰:「斅⑨學半.」 其此之謂乎?
수유가효①, 불식부지기지②야. 수유지도③, 불학부지기선야. 시고학연후지부족, 교연후지곤④. 지부족, 연후능자반⑤야, 지곤, 연후능자강⑥야. 고왈:「교학⑦상장⑧야.」 태명왈:「효⑨학반.」 기차지위호?
[解釋] 비록 좋은 안주가 있다 하더라도, 먹지 않으면 그 맛을 알지 못한다. 비록 지극한 도가 있다 하더라도, 배우지 않으면 그 착한 것을 알지 못한다. 이런 까닭으로 배운 연후에야 부족함을 알고, 가르친 연후에야 곤함을 안다. 不足함을 안 연후에야, 능히 스스로 반성하고, 곤함을 안 연후에야, 능히 스스로 힘쓴다. 그러므로 말하기를,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서로 돕는다.」고 하는 것이다. 兌命에 이르기를, 「가르침이 배움의 반이다.」고 하였는데, 이것을 두고 하는 말인가?
[註解] ①嘉肴 : 좋은 술안주. ②旨 : 맛을 이름. ③至道 : 지극히 좋은 道. ④困 : 곤란. 또는 어려움. ⑤自反 : 스스로 돌이켜보는 것. ⑥自强 : 스스로 힘쓴다는 뜻. ⑦敎學 : 여기서는 가르치는 것과 배우는 것. ⑧相長 : 서로 성장한다는 뜻. ⑨斅 : 敎와 같다. 가르친다는 뜻.
古之敎者, 家①有塾②, 黨③有庠④, 州⑤有序⑥, 國⑦有學⑧. 比年⑨入學, 中年⑩考校⑪. 一年視離經⑫辨志⑬. 三年視敬業⑭樂羣⑮. 五年視博習親師. 七年視論學取友⑯. 謂之小成.
고지교자, 가①유숙②, 당③유상④, 주⑤유서⑥, 국⑦유학⑧. 비년⑨입학, 중년⑩고교⑪. 일년시리경⑫변지⑬. 삼년시경업⑭락군⑮. 오년시박습친사. 칠년시론학취우⑯. 위지소성.
[解釋] 옛날의 가르치는 것에는, 집에 塾이 있고, 黨에 庠이 있고, 術에 序가 있고, 國에 學이 있었다. 해마다 入學하고, 한 해를 격해서 考校하였다. 1년에 경을 나누고 뜻을 분별하는 것을 본다. 3년에 학업을 공경히 하고 벗들과 사이좋게 지내는가를 본다. 5년에 널리 배우고 스승을 친함을 것을 본다. 7년에 학문을 논하고 벗을 취하는 것을 본다. 이것을 小成이라고 이른다.
[註解] ①家 : 25戶의 마음을 閭라고 한다. 각자의 집[家]에 있는 자는 學業을 塾에서 받았기 때문에 閭라고 하지 않고, 家라고 하였음. 해설할 때는 閭로 할 것. ②塾 : 閭에 있는 학교의 이름. ③黨 : 五百戶의 마을을 이르는 말. ④庠 : 黨에 있는 학교의 이름. ⑤州 : 1만 2500호의 마을을 이름. ⑥序 : 州의 학교의 이름. ⑦國 : 國都. ⑧學 : 대학교. ⑨比年 : 매년. 해마다. ⑩中年 : 한 해 걸려서 隔年. ⑪考校 : 學藝의 進展與否를 시험하는 것. ⑫離經 : 經典의 章句를 나누어 그 뜻을 풀이하는 것. ⑬辨志 : 志向하는 바의 正邪를 가려내는 것. ⑭敬業 : 학문을 敬愛하여 게으르지 않는 것. ⑮羣 : 學友를 이르는 말. ⑯取友 : 친구를 사귐에 있어서 方正한 자를 선택하는지 어떤지의 뜻.
九年知類①通達, 强立②而不反③. 謂之大成. 夫然後足以化民易俗, 近者說服而遠者懷之. 此大學之道也. 記④曰:「蛾子⑤時術之⑥.」 其此之謂乎?
구년지류①통달, 강립②이불반③. 위지대성. 부연후족이화민역속, 근자설복이원자회지. 차대학지도야. 기④왈:「아자⑤시술지⑥.」 기차지위호?
[解釋] 9년에 사물의 유를 알아서 도리에 통달하고, 탁연히 자립해서 돌아오지 않는다. 이것을 大成이라고 한다. 그와 같이 한 뒤에야 인민을 감화시키고 풍속을 바꾸기에 족하여, 가까운 데에 있는 자가 열복하고 먼 데에 있는 자가 따르게 된다. 이것이 대학의 길이다. 기록에 이르기를, 「개미가 흙을 입에 머금는 일을 배운다.」고 하였으니, 이것을 두고 말하는 것인가?
[註解] ①知類 : 모든 일의 이치를 잘 아는 것. ②强立 : 뛰어나게 自立하여 强한 것. ③不反 : 正道에 어긋나지 않아 유혹에 빠지지 않는 것. ④記 : 옛날의 기록. ⑤蛾子 : 개미새끼. ⑥術之 : 記述하고 익히고 배우는 것.
大學始敎①, 皮弁②祭菜③, 示敬道也. 宵雅④肄三⑤, 官其始也⑥. 入學鼓篋⑦, 孫⑧其業⑨也. 夏楚⑩二物, 收其威⑪也. 未卜禘⑫不視學⑬, 游⑭其志⑮也. 時觀而弗語⑯, 存其心⑰也. 幼者聽而弗問⑱, 學不躐等⑲也. 此七者, 敎之大倫也. 記曰:「凡學官⑳先事, 士❶先志.」 其此之謂乎?
대학시교①, 피변②제채③, 시경도야. 소아④이삼⑤, 관기시야⑥. 입학고협⑦, 손⑧기업⑨야. 하초⑩이물, 수기위⑪야. 미복체⑫불시학⑬, 유⑭기지⑮야. 시관이불어⑯, 존기심⑰야. 유자청이불문⑱, 학불렵등⑲야. 차칠자, 교지대륜야. 기왈:「범학관⑳선사, 사❶선지.」 기차지위호?
[解釋] 大學에서 가르침을 시작할 때, 유사가 皮弁의 예복을 갖추고 나물로 선사를 제사지내는 것은, 그 도를 공정하는 것이다. 宵雅의 세 편을 노래해서 익히게 하는 것은, 官其始也(관기시야) : 그 처음에 벼슬하는 길을 가르치는 것이다. 入學하였을 때 북을 두드려서 상자에서 책을 꺼내게 하는 것은, 겸손한 마음을 가지고 학업에 나가게 하려는 것이다. 夏、楚 두 가지 물건은, 그 위엄을 거두게 하는 것이다. 아직도 체제의 날을 복하기 전에는 임금이 학을 시찰하지 않는 것은, 그 뜻을 우유케 하려는 것이다. 때에 보고도 말하지 않는 것은, 그 마음을 가지게 하려는 것이다. 이런 자가 듣기만 하고 묻지 않는 것은, 배우는 것이 차례를 넘어서지 않으려는 것이다. 이 일곱 가지는, 가르치는 일의 큰 절목이다. 옛날의 기록에 이르기를, 「무릇 배움이란 관은 일을 먼저 하고, 사는 뜻을 먼저 한다.」고 하였으니, 곧 이것을 두고 하는 말인가?
[註解] ①始敎 : ②皮弁 : ③祭菜 : 先師를 제사지내고 蘋藻[물위에 떠도는 풀과 물속에 잠겨있는 풀 따위를 이름]의 나물을 ④宵雅 : 宵는 小와 같다. ≪詩經≫의 小雅를 말한다. ⑤肄三 : 肄는 習으로서 배워 익힌다는 뜻. 三은 ≪詩經≫ 小雅 鹿鳴之什 중의 鹿鳴、四牡、皇皇者華의 세 편을 가리킨다. ⑥官其始也 : 그 입학의 시초에 관직에 나아가 職務를 맡는 경우의 즐거움을 알도록 해준다는 뜻. 왜냐하면 前記 녹명이하의 3편은 君臣이 서로 즐기고 서로 勞苦한다는 것을 노래한 것이기 때문이다. ⑦鼓篋 : 북을 쳐서 수업의 개시를 알리고, 그런 뒤 학생으로 하여금 篋[행담. 일종의 상자]를 열어 책 따위를 꺼내도록 한다는 뜻. ⑧孫 : 遜과 통하여, 순종한다는 뜻. ⑨業 : 학업. ⑩夏楚 : 夏는 榎와 통하여, 榎는 싸리나무이고, 楚는 가시나무인데 하초란 이 두 나무로 만든 회초리. ⑪收其威 : 그 게으름을 경계하고 위엄을 세운다는 뜻. ⑫未卜禘 : 禘는 5년마다 올리는 大祭인데, 천자가 직접 이 체제를 지낸다. 그리고 천자는 이 체제를 점치고 난 뒤 그 날짜를 결정하고 그런 연후, 즉 5년째마다 대학을 시찰하는 게 예이다. ⑬視學 : 학업을 시찰하는 것. ⑭游 : 편안하고 한가롭게 지내도록 하는 것. 즉 優游를 말한다. ⑮志 : 마음. ⑯時觀而弗語 : 때때로 보기만 하고 말하지 않는다는 뜻. ⑰存其心 : 存은 保存한다는 의미인데, 그 마음을 專一하게 보전하여 발분노력해서 스스로 터득케 하는 일. ⑱幼者聽而弗問 : 幼者는 듣기만 하고, 선생이 그 유자에게 질문하지 않는다는 뜻. ⑲躐等 : 껑충 뛰어넘는다는 의미. ⑳官 : 이미 벼슬한 자. ❶士 : 아직 벼슬하지 않은 자.
大學之敎也, 時敎①必有正業. 退息②必有居學③. 不學操縵④, 不能安⑤弦. 不學博依⑥, 不能安詩. 不學雜服⑦, 不能安禮. 不興⑧其藝⑨, 不能樂學.
대학지교야, 시교①필유정업. 퇴식②필유거학③. 불학조만④, 불능안⑤현. 불학박의⑥, 불능안시. 불학잡복⑦, 불능안례. 불흥⑧기예⑨, 불능요학.
[解釋] 大學의 가르침은, 사시의 교육이 반드시 正業이 있었다. 물러가서 쉬는 것은 반드시 연거의 학이 있었다. 操縵을 배우지 않으면, 현을 바르게 할 수 없다. 博依를 배우질 않으면, 시에 편안할 수 없다. 雜服을 배우지 않으면, 예에 편안할 수 없다. 그 藝를 일으키지 않으면, 배움을 좋아한다고 할 수 없다.
[註解] ①時敎 : 사철의 가르침. 즉 봄, 가을에는 禮樂을 가르치고, 여름과 겨울에는 詩書를 가르치는 것. 혹은 봄엔 讀誦하고 여름엔 弦歌하는 따위를 이름. ②退息 : 물러가서 휴식하는 것. ③居學 : 한가롭게 쉬고 있을 때, 즉 燕居시의 학문을 말한다. ④操縵 : 操는 움켜잡는다는 뜻이고, 縵은 줄을 고른다는 의미이다. 즉 금이나 슬을 잡고 그 弦을 타면서 즐긴다는 뜻. ⑤博依 : 博은 널리란 뜻으로, 널리 사물의 情理의 依附하는 바를 求하는 것. ⑥雜服 : 여러 가지 잡다한 服制를 말한다. ⑧興 : 일으킨다는 뜻인데, 불러일으켜 열심히 한다는 뜻. ⑨藝 : 여기서는 앞서 말한 琴瑟, 詩, 禮를 가리킴.
故君子之於學也, 藏焉, 修焉. 息焉, 遊焉①. 夫②然故安其學而親其師, 樂其友而信其道. 是以雖離師輔③而不反也. 兌命曰:「敬孫務時敏, 厥修④乃來⑤.」 其此之謂乎?
고군자지어학야, 장언, 수언. 식언, 유언①. 부②연고안기학이친기사, 낙기우이신기도. 시이수이사보③이불반야. 태명왈:「경손무시민, 궐수④내래⑤.」 기차지위호?
[解釋] 그러므로 君子가 학문을 함에, 이것을 마음에 간직하고, 그 일을 닦는다. 물러가서 쉬고, 禮 안에서 멀리 가 논다. 그런 까닭으로 그 배움에 편안해서 그 스승을 친하며, 그 벗과 즐기고 그 도를 믿는다. 그런 까닭으로 비록 사보를 떠나더라도 도에 어긋나지 않는다. 兌命에 이르기를, 「공경하고 유순하여 때에 민첩하기에 힘쓴다면, 그 수양이 곧 이를 것이라.」고 하였으니, 곧 이것을 가지고 하는 말인가?
[註解] ①藏焉, 修焉. 息焉, 遊焉 : 焉은 語助辭. 간직한다. 학문을 닦는다. 휴식하여 힘을 기른다. 優游한다는 뜻. ②夫 : 어조사로서 그것[其]을 말한다. ③師輔 : 스승과 학우. ④厥修 : 厥은 其와 같다. 그 수양 진보가 신속하다는 뜻. ⑤乃來 : 乃는 어조사. 乃來는 샘물이 솟아나와 그치지 않는 것과 같다는 뜻.
今之敎者, 呻其佔畢①, 多其訊②, 言及于數③, 進而不顧其安, 使人不由其誠, 敎人不盡其材. 其施之也悖④, 其求之也佛⑤. 夫然, 故隱其學而疾其師, 苦其難而不知其益也. 雖終其業, 其去之必速. 敎之不刑⑥, 其此之由乎?
금지교자, 신기점필①, 다기신②, 언급우수③, 진이불고기안, 사인불유기성, 교인부진기재. 기시지야패④, 기구지야불⑤. 부연, 고은기학이질기사, 고기난이부지기익야. 수종기업, 기거지필속. 교지불형⑥, 기차지유호?
[解釋] 오늘날 사람을 가르치는 자는, 그 佔畢을 되풀이 하고, 그 물음을 많이 해서, 말이 수다하나, 나아가서는 그 편안함을 돌아보지 않고, 사람을 시키되 그 성의에서 나오게 하지 못하면, 사람을 가르치되 그 재능을 다하게 하지 못한다. 그 베푸는 것이 상도에 어긋나고, 그 구하는 것이 또한 무리하다. 그러하니, 이런 까닭으로 그 배운 것을 숨겨서 그 스승을 미워하고,
그 어려움을 괴롭게 여겨서 그 이익 됨을 알지 못한다. 비록 그 업을 마쳐도, 이것을 버리는 것이 반드시 빠르다. 가르침이 이루어지지 않음이, 곧 이것에 말미암은 것인가?
[註解] ①呻其佔畢 : 呻은 吟誦하는 것. 佔은 보는 것. 畢은 簡牘. 즉 책. 책을 보아 글을 읽을 뿐, 그 깊은 뜻을 연구하지 않는 것. ②訊 : 묻는 것. 질문하는 것. ③言及于數 : 여러 가지 일에 言及하는 것. 말이 많은 것. ④其施之也悖 : 其는 교사, 선생. 선생이 교육을 시행한다는 것이 도리어 어긋난다. ⑤其求之也佛 : 其는 생도, 학생. 학생이 선생에게 구하는 것 또한 도리에 어긋난다. 佛은 戾와 통한다. ⑥刑 : 成과 통하여, 不刑은 이루어지지 않는 것. 成果가 없는 것.
大學之法, 禁於未發之謂豫①. 當其可②之謂時③. 不陵節④而施之謂孫⑤. 相觀而善之謂摩⑥. 此四者, 敎之所由興也.
대학지법, 금어미발지위예①. 당기가②지위시③. 불릉절④이시지위손⑤. 상관이선지위마⑥. 차사자, 교지소유흥야.
[解釋] 大學의 법은, 未發에 금하는 것을 豫라고 이른다. 그 바른 도리에 맞는 것을 時라고 이른다. 절도를 넘지 아니하고 가르침을 베푸는 것을 孫이라고 한다. 서로 관찰해서 몸을 착하게 하는 것을 摩라고 한다. 이 네 가지는, 가르침에 말미암아서 일어나는 바이다.
[註解] ①豫 : 예방이란 뜻. ②當其可 : 可는 학생이 발분하여 알기를 구하는 때를 말한다. 즉 그런 때를 당해서는. ③時 : 앞서지도 않고 뒤지지도 않은 꼭 알맞은 시기. ④不陵節 : 陵은 踰와 통하여, 넘는다는 뜻. 節은 정도. 즉 유년에는 유년의 정도가 있고, 소년에는 소년의 정도가 있고, 청년에는 청년의 정도가 있는데, 만약 유년에서 소년의 정도를 課하고 소년에게 청년의 정도를 과한다면 이는 踰가 되는 것이다. ⑤孫 : 順과 통하여, 순조롭다는 뜻. ⑥摩 : 切磨인데 깎고 다듬다는 뜻.
發然後禁, 則扞格①而不勝. 時過然後學, 則勤苦而難成. 雜施②而不孫, 則壞亂而不修. 獨學而無友, 則孤陋③而寡聞. 燕朋④逆其師, 燕辟⑤廢其學. 此六者, 敎之所由廢也.
발연후금, 즉한격①이불승. 시과연후학, 즉근고이난성. 잡시②이불손, 즉괴란이불수. 독학이무우, 즉고루③이과문. 연붕④역기사, 연비⑤폐기학. 차육자, 교지소유폐야.
[解釋] 발한 뒤에 금한다면, 한격해서 견디지 못한다. 때가 지난 뒤에 배운다면, 근고해서 이루기 어렵다. 잡시해서 순리로 하지 않는다면, 혼란을 빚어내서 학업이 닦여지지 않는다. 홀로 배워서 벗이 없다면, 고루해서 듣는 것이 적다. 연붕은 그 스승을 거역하게 되고, 연벽은 그 학문을 폐하게 된다. 이 여섯 가지는, 가르침에 말미암아서 패하는 바이다.
[註解] ①扞格 : 扞은 막는다는 뜻. 格은 堅强을 의미한다. 가르침을 막는 惡慾이 견강하다는 뜻. ②雜施 : 雜은 섞는다는 뜻으로 잡다하니 섞이게 하고서 교육을 베푸는 것을 말한다. ③孤陋 : 固陋와 같다. ④燕朋 : 燕은 褻私를 말하는데 더럽고 부정한 것. ⑤燕辟 : 辟은 譬와 같은데 譬話를 말한다.
君子旣知敎之所由興, 又知敎之所由廢, 然後可以爲人師也. 故君子之敎喩也, 道①而弗牽, 强②而弗抑, 開③而弗達. 道而弗牽則和, 强而弗抑則易④, 開而弗達則思. 和易以思, 可謂善喩矣.
군자기지교지소유흥, 우지교지소유폐, 연후가이위인사야. 고군자지교유야, 도①이불견, 강②이불억, 개③이불달. 도이불견즉화, 강이불억즉이④, 개이불달즉사. 화이이사, 가위선유의.
[解釋] 君子는 이미 가르침에 말미암아서 일어나는 바와, 또 말미암아서 폐하여지는 바를 안 연후에야 남의 스승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군자의 가르침은, 바른 길로 인도하되 무리하게 끌려 하지 않고, 그 뜻을 진작시켜서 이것을 억제하지 않으며, 그 깨닫는 길을 열어 주되 통달하기를 구하지 않는다. 인도하기만 하고 무리하게 끌지 않으며 친화하고, 그 뜻하는 바를 진작시켜서 억제하지 않으면 쉽게 배우며, 깨닫는 길을 열어주어 통달하지 못하면 생각하게 된다. 친화하고 배우기 쉬우며 생각하게 된다면, 이는 잘 가르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註解] ①道 : 導와 같은 뜻으로 인도하다. ②强 : 학생으로서 志力이 있는 자에게 發奮케 하여 이를 격려하는 것. ③開 : 端緖. 또는 大意를 開示하는 것. ④易 : 樂易. 즐거워하고 쉽게 생각하는 것.
學者有四失①, 敎者必知之. 人之學也, 或失則多, 或失則寡, 或失則易②, 或失則止③. 此四者, 心之莫同也. 知其心, 然後能救其失也. 敎也者, 長善④而救其失者也.
학자유사실①, 교자필지지. 인지학야, 혹실즉다, 혹실즉과, 혹실즉이②, 혹실즉지③. 차사자, 심지막동야. 지기심, 연후능구기실야. 교야자, 장선④이구기실자야.
[解釋] 배우는 자에게 네 가지 잃음이 있으니, 가르치는 자가 반드시 이것을 알아야 한다. 사람의 배움이, 혹 많은 데서 잃고, 혹 적은 데서 잃고, 혹 쉬운 데서 잃고, 혹 멈추는 데서 잃는다. 이 네 가지는, 마음의 같은 것이 없다. 그 마음을 안 뒤에야, 능히 그 잃음을 구제한다. 가르침이란, 선을 조장해서 그 잃음을 구제하는 것이다.
[註解] ①失 : 허물을 말한다. ②易 : 쉽다고 얕보고서 高遠한 것으로 치닫는 것. ③止 : 지식이 짧거나 얕아서 미치지 못하겠다고 단념하여 중지하고 발분 노력하지 않는 것. ④長善 : 增益의 의미로 보아야 헐 것이다.
善歌者使人繼其聲. 善敎者使人繼其志. 其言也, 約而達①, 微而臧②, 罕訾而喩③, 可謂繼志矣. 君子知至學之難易④, 而知其美惡⑤, 然後能博喩⑥.
선가자사인계기성. 선교자사인계기지. 기언야, 약이달①, 미이장②, 한자이유③, 가위계지의. 군자지지학지난이④, 이지기미오⑤, 연후능박유⑥.
[解釋] 노래를 잘하는 자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 소리를 잇게 한다. 가르치기를 잘하는 자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 뜻을 잇게 한다. 그 말하는 것이, 간략하면서도 통달하고, 은미하면서도 착하며, 비유해서 하는 말이 적으면서도 사람을 깨우칠 수 있다면, 뜻을 잇게 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군자가 학문에 이르는 난이를 알고, 그 미악을 안 연후에야, 능히 널리 깨우친다.
[註解] ①約而達 : 말이 간단하지만 뜻이 명백하다는 뜻. ②微而臧 : 臧은 善을 의미하는데, 明善을 의미한다. ③罕訾而喩 : 비유하는 일이 적지만 듣는 이가 깊이 감동하여 깨우친다는 뜻. ④難易 : 쉽고 어려움. ⑤美惡 : 좋고 싫음을 말한다. ⑥博喩 : 넓게 깨우치는 것.
能博喩然後能爲師, 能爲師然後能爲長①, 能爲長然後能爲君, 故師也者. 所以學爲君也. 是故擇師不可不愼也. 記曰:「三王四代②唯其師.」 此之謂乎?
능박유연후능위사, 능위사연후능위장①, 능위장연후능위군, 고사야자. 소이학위군야. 시고택사불가불신야. 기왈:「삼왕사대②유기사.」 차지위호?
[解釋] 널리 깨우칠 수 있은 연후에야 능히 스승이 되고, 능히 스승이 될 수 있은 연후에야 능히 장이 되고, 능히 장이 될 수 있은 연후에야, 능히 한 나라의 군주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스승이라는 것은 군주가 되는 길을 배우는 것이다. 이런 까닭으로 스승을 선택하는 일을 삼가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옛날 기록에 이르기를, 「삼왕사대는 오직 그 스승이라.」고 하였는데, 곧 이것을 두고 하는 말인가?
[註解] ①長 : 한 벼슬의 우두머리를 말한다. ②三王四代 : 夏나라의 禹王, 殷나라의 湯王, 周나라의 文王, 武王을 합쳐 3王이라고 한다. 이것에 虞[舜임금]을 덧붙여 4대라고 일컬음.
凡學之道, 嚴師爲難①. 師嚴然後道尊. 道尊然後民知敬學. 是故君之所不臣於其臣者二. 當其爲尸②, 則弗臣也. 當其爲師, 則弗臣也. 大學之禮, 雖詔③於天子, 無北面④, 所以尊師也.
범학지도, 엄사위난①. 사엄연후도존. 도존연후민지경학. 시고군지소불신어기신자이. 당기위시②, 즉불신야. 당기위사, 즉불신야. 대학지례, 수조③어천자, 무북면④, 소이존사야.
[解釋] 무릇 배움의 길은, 스승을 존경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 된다. 스승이 엄한 연후에야 도가 높아진다. 도가 높아진 연후에야 인민이 학문을 공경할 줄 안다. 이런 까닭으로 군주의 신하를 신하로 대하지 않은 것에 두 가지가 있다. 그 시가 되었던 자에 대해서는, 신하로 대하지 않는다. 그 스승에 대해서는, 신하로 대하지 않는다. 대학의 예에, 「비록 천자께 조회하더라도, 북면하지 않는다.」고 하였음은, 스승을 높이는 까닭이다.
[註解] ①嚴師爲難 : 嚴은 존경한다는 뜻. 스승을 존경하는 일이 어렵다는 뜻. ②當其爲尸 : 「尸가 되었을 때에는」의 뜻. 當其爲師도 이와 같다. ③詔 : 알린다는 뜻. 告와 통한다. ④北面 : 신하의 座位를 말한다.
善學者師逸而功倍①. 又從而庸之②. 不善學者師勤而功半③. 又從而怨之④. 善問者如攻⑤堅木, 先其易者, 後其節目⑥. 及其久也, 相說以解⑦. 不善問者反此.
선학자사일이공배①. 우종이용지②. 불선학자사근이공반③. 우종이원지④. 선문자여공⑤견목, 선기이자, 후기절목⑥. 급기구야, 상탈이해⑦. 불선문자반차.
[解釋] 잘 배우는 자는 스승이 편안하연서도 공이 배가 된다. 또 따라서 이것을 스승의 공으로 돌린다. 잘 배우지 않는 자는 스승이 부지런히 하면서도 공은 반이 된다. 또 따라서 스승을 원망한다. 묻기를 잘하는 자는 마치 굳은 나무를 치는 것과 같아서, 그 쉬운 것을 먼저 하고, 그 절목을 뒤에 한다. 그 오래 되기에 미쳐서, 서로 관련하여 해득하게 된다. 묻기를 잘하지 못하는 자는 이것에 상반된다.
[註解] ①師逸而功倍 : 逸은 편안한 것으로서, 쉽다는 의미, 즉 스승이 가르치기 쉬워 그 功이 갑절이 된다는 뜻. ②從而庸之 : 庸은 功을 말한다. 庸之란 스승의 공으로 돌린다는 뜻. ③師勤而功半 : 勤은 수고한다는 의미. 즉 스승이 가르치는데, 수고를 한다해도 그 공이 반에 불과하다는 뜻. ④從而怨之 : 따라서 원망하게 된다는 뜻. ⑤攻 : 다스린다는 뜻. ⑥節目 : 마디마디의 단단한 곳을 말한다. ⑦相說以解 : 說은 脫과 통하여, 서로 풀어서 해답을 얻는다는 뜻.
善待問者如撞鐘, 叩之以小者則小鳴, 叩之以大者則大鳴. 待其從容①, 然後盡其聲②. 不善答問者反此. 此皆進學之道也. 記問之學③不足以爲人師. 必也其聽語乎④, 力不能問然後語之, 語之而不知, 雖舍之⑤可也.
선대문자여당종, 고지이소자즉소명, 고지이대자즉대명. 대기종용①, 연후진기성②. 불선답문자반차. 차개진학지도야. 기문지학③부족이위인사. 필야기청어호④, 역불능문연후어지, 어지이부지, 수사지⑤가야.
[解釋] 물음에 잘 대답하는 자는 마치 종을 두드리는 것과 같아서, 작은 것으로 이것을 두드리면 작게 울고, 큰 것으로 두드리면 크게 운다. 그리고 그 종용해지기를 기다려서, 그 뒤에 그 소리를 다한다. 물음에 대답을 잘하지 못하는 자는 이것에 상반된다. 이것이 모두 진학의 길이다. 기문의 학은 이것을 가지고 남의 스승이 되기에 부족하다. 반드시 배우는 자의 묻는 말을 들어서, 대답하여 능력이 물을 수 없는 뒤에야 말해 주고, 말해서도 알지 못하면, 그냥 버려두어도 좋다.
[註解] ①從容 : 자연스럽고 태연한 모양. ②盡其聲 : 그 소리가 다한다는 뜻인데, 여기서는 속속들이 다 알 수 있다는 뜻. ③記問之學 : 古書를 필기하거나 압송하여 배우는 자의 질문을 기다리는 학문. 즉 讀書의 學으로서 마음으로 깨치거나 몸으로 실천하는 산 학문이 아닌 것. ④聽語乎 : 乎는 어조사로서 聽語를 강조하고 있다. 청어는 배우는 자의 의견을 듣고 경우에 따라 유도하는 것. ⑤舍之 : 둔다는 뜻. 버려둔다는 뜻.
良冶①之子必學爲裘, 良弓之子必學爲箕②. 始駕馬者③反之車在馬前④. 君子察⑤於此三者, 可以有志於學矣.
양야①지자필학위구, 양궁지자필학위기②. 시가마자③반지거재마전④. 군자찰⑤어차삼자, 가이유지어학의.
[解釋] 양야의 아들은 반드시 갖옷 만드는 일을 배우고, 양궁의 아들은 반드시 키 만드는 일을 배운다. 말을 멍에를 하는 것은 이에 반하여, 수레가 말 앞에 있다. 군자가 이 세 가지를 살핀다면, 배움에 뜻을 둘 수 있을 것이다.
[註解] ①冶 : 대장장이를 말한다. ②箕 : 키를 말한다. ③駕馬者 : 여기서 馬는 망아지를 뜻한다. 망아지를 수레에 달고 끌게 하는 것. ④反之車在馬前 : 어미 말을 수레 앞에 달고 그 망아지를 이와 번대로 수레 뒤에 두는 것. 수레 뒤에 두기 때문에 「車在馬前」이라고 하였다. ⑤察 : 明과 통하여, 명백히 안다는 것.
古之學者, 比物醜類. 鼓無當①於五聲②, 五聲弗得不和③. 水無當於五色, 五色弗得不章. 學無當於五官④, 五官弗得不治. 師無當於五服⑤, 五服弗得不親.
고지학자, 비물추류. 고무당①어오성②, 오성불득불화③. 수무당어오색, 오색불득부장. 학무당어오관④, 오관불득불치. 사무당어오복⑤, 오복불득불친.
[解釋] 옛날의 학자는, 사물을 비교함에 있어 같은 종류의 것으로 하였다. 북은 5성에 해당되는 것이 없으나, 5성은 이것을 얻지 못하면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물은 5색에 해당되는 것이 없으나, 오색이 이것을 얻지 못하면 빛이 밝아지지 못한다. 학문이 5관에 해당되는 것이 없으나, 5관이 이것을 얻지 못하면 다스려지지 않는다. 스승이 5복에 해당되는 것이 없으나, 5복이 이것을 얻지 못하면 친하지 못한다.
[註解] ①當 : 主管하는 것. ②五聲 : 宮、商、角、徵、羽의 5音. ③五聲弗得不和 : 奏樂을 할 때는 북으로 장단을 맞추므로 북은 모든 음악의 조화이다. 그래서 북소리가 없으면 5성은 조화를 얻지 못한다고 한 것이다. ④五色 : 靑、黃、赤、白、黑. ⑤五官 : 다섯 가지 官能, 즉 몸、입、귀、눈、마음 등을 이름. ⑥五服 : 斬衰、齊衰、大功、小功、緦麻 등의 다섯 가지 상복. 여기서는 이런 상복을 입고 服喪하는 친족을 말한다.
君子曰:「大德不官①, 大道不器②, 大信不約③, 大時④不齊⑤. 察於此四者, 可以有志於本矣. 三王之祭川也, 皆先河而後海, 或源也, 或委⑥也. 此之謂務本.」
군자왈:「대덕불관①, 대도불기②, 대신불약③, 대시④부제⑤. 찰어차사자, 가이유지어본의. 삼왕지제천야, 개선하이후해, 혹원야, 혹위⑥야. 차지위무본.」
[解釋] 군자가 말하기를, 「대덕은 한 가지 벼슬에 구애 받지 않고, 대도는 그릇에 국한 되지 않고, 대신은 약속하지 않고, 대시는 서로 같지 않다. 이 네 가지를 살핀다면, 근본에 뜻을 둘 수 있을 것이다. 3왕의 물에 제사지냄에는, 모두 강을 먼저 하고 바다를 뒤에 하였으나, 강은 근원이고, 바다는 끝이 되는 때문이다. 이것을 가지고 근본을 힘쓰는 것이라고 한다.」고 하였다.
[註解] ①不官 : 어떤 직책을 맡겨도 다 잘 처리한다. ②不器 : 어디에다 실시해도 모두 타당하다. ③不約 : 어디를 가나 신용을 얻는다. ④大時 : 天時. ⑤不齊 : 일정하지 않다. 변동이 많다. ⑥委 : 강물이 모여든 곳을 이르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