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중앙도서관 어르신 문학기행 가다

[휴식]

2014-09-04 23:24:45

4일, 수원시 팔달산 기슭에 자리한 수원중앙도서관이 마련한 지역 문학기행에 참여하게 되었다. 이날 행사는 어르신의 행복한 삶을 위한 지역 문학기행으로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인문학 프로그램(강연, 탐방)중 그 세 번째 였다. 

지난 7월에는 고은 시인을 초청하여 문학과 삶을 주제로 한 강의와 홍사용 문학관(화성)을 견학 했는가 하면, 정조의 시문학과 삶을 주제로 한 김용국 시인의 강의와 함께 화성 성곽을 탐방하기도 했다. 

오전 9시 30분까지 도서관 앞에 모이기로 한 자리였고, 본인이 도착한 것은 약속 시간보다 15분쯤 빨랐지만 벌써부터 관광버스의 좌석은 반 넘어 자리 잡고 있었다. 
마침 이날은 중앙도서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어르신을 위한 행복한 글쓰기 반의 여름방학이 끝나고, 가을 학기가 시작되는 첫날이었다. 오랜만에 본 반가운 얼굴들, 어르신들 저마다의 활짝 웃는 표정으로 반가운 악수를 나누며 인사하는 모습은 보기에도 더없이 좋았다. 

이곳 중앙도서관의 어르신을 위한 행복한 글쓰기 반에는 수원시뿐만 아니라 이웃의 안양, 의왕, 군포, 용인에서 오는 어르신 수강생도 있다. 
모두 도착하여 출발해 간 곳은 경기도 안성시 양성면 난실리에 있는 조병화 문학관이었다.

수원 중앙도서관 어르신 문학기행 가다

안성시 문화 해설사 조선숙씨의 안내를 받으며 전시관에 마련된 시인의 생애와 문학사에 남긴 업적과 유서들을 둘러볼 수 있었다. 조병화 시인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시집을 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52권의 시집과 유고집, 산문집까지 모두 100 권이 넘는 저서를 남겼다고 하여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수원 중앙도서관 어르신 문학기행 가다_2

이날 2층에 마련된 강의실에서는 중앙도서관의 어르신을 위한 행복한 글쓰기 반의 강사이고, 시인이며 아동문학가인 윤수천 님의 '고향 문학이 세계문학이다'라는 주제의 특별 강의가 있었다. 그리고 조병화 시인의 대표작 '오산 인터체인지', '헤어지는 연습을 하며', '낙엽끼리 모여 산다' 등을 수강생들이 낭독하는 시간도 가졌다.

수원 중앙도서관 어르신 문학기행 가다_3

수원 중앙도서관 어르신 문학기행 가다_4

비가 온 뒤 한풀 꺾인 초가을 날씨를 느끼게 하는 가운데 시인의 생가에서 바라다보는 저수지는 유난히 아늑했고, 묘소 앞의 대추나무에는 탐스럽게 익어가는 대추가 주렁주렁 열려있어 가을 정취를 한껏 느끼게 했다. 어르신들의 얼굴에도 저마다 웃음이 넘쳐나고 있었다. 

가을 문학기행, 이 얼마나 마음 설레는 일인가. 문학소녀로, 문학 소년으로, 추억에 젖어보는 낭만이야말로 "노년은 낙엽이 아니라 곱게 물들어가는 단풍이라는 말과도 잘 어울릴 것 같았다. 

안양에서 왔다는 한 어르신은 "수원이 고맙고 부럽다"면서 "오는 시월 역시 '지역문학의 고장을 찾아서' 의 주제로 조정래 문학관 (전남보성)을 찾는다고 하니 자못 기대가 된다"고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