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張儀가 秦나라를 위해 楚王에게 合從을 깨고 連橫할 것을 유세하다.
張儀爲秦破從連橫, 說楚王曰:「秦地半天下, 兵敵四國, 被山帶河, 四塞以爲固. 虎賁之士百餘萬, 車千乘, 騎萬疋, 粟如丘山. 法令旣明, 士卒安難樂死. 主嚴以明, 將知以武. 雖無出兵甲, 席卷常山之險, 折天下之脊, 天下後服者先亡.
장의위진파종련횡, 세초왕왈:「진지반천하, 병적사국, 피산대하, 사새이위고. 호분지사백여만, 거천승, 기만필, 속여구산. 법령기명, 사졸안난락사. 주엄이명, 장지이무. 수무출병갑, 석권상산지험, 절천하지척, 천하후복자선망.
[解釋] 張儀가 秦나라를 위하여 從親(合從)을 破하고 連橫해야 한다고, 楚王(懷王)에게 유세하였다. 「秦나라는 천하 토지의 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병력은 사방 국가를 대항할 수 있고, 산은 자연 요새를 이루고 있으며, 강은 띠처럼 둘러 있어, 四境이 險要하며 견고합니다. 용맹한 군사는 1백만이 넘고, 兵車는 1천 량, 騎馬는 1만 필에다가, 군량은 산처럼 쌓여 있으며, 법령은 엄하여, 사졸들은 危難을 겁내지 않고 죽기를 즐거움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임금은 嚴하여 明察하며, 장수는 지혜롭고 勇武이 넘칩니다. 그래서 비록 출병을 하지 않고도, 常山의 險要를 석권하여, 천하의 등뼈를 꺾어버려, 천하 제후로 하여금 나중에 歸服할수록 먼저 망하게 합니다.
且夫爲從者, 無以異於驅群羊而攻猛虎也. 夫虎之與羊, 不格明矣. 今大王不與猛虎而與群羊, 竊以爲大王之計過矣.
차부위종자, 무이이어구군양이공맹호야. 부호지여양, 불격명의. 금대왕불여맹호이여군양, 절이위대왕지계과의.
[解釋] 또 대저 合從이란, 마치 양떼를 몰아 맹호를 공격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으니, 무릇 범에게 있어서 양은 적수가 되지 못하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지금 대왕께서는 맹호와 함께 하지 않고 양의 편을 드시니, 제 생각에 대왕의 계획은 잘못이라고 여깁니다.
凡天下强國, 非秦而楚, 非楚而秦. 兩國敵侔交爭, 其勢不兩立. 而大王不與秦, 秦下甲兵, 據宜陽, 韓之上地不通. 下河東, 取成皐, 韓必入臣於秦. 韓入臣, 魏則從風而動.
범천하강국, 비진이초, 비초이진. 량국적모교쟁, 기세불량립. 이대왕불여진, 진하갑병, 거의양, 한지상지불통. 하하동, 취성고, 한필입신어진. 한입신, 위즉종풍이동.
[解釋] 무릇 천하의 강국은, 秦나라 아니면 곧 楚나라요, 초나라가 아니면 곧 진나라입니다. 양국의 세력은 서로 비슷하여 서로 싸우면 그 형세 상 끝내 兩立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대왕께서는 진나라와 연합하지 않으니, 秦나라는 곧 發兵하여 宜陽을 점거할 것이며, 그렇게 되면 韓나라의 上地가 不通되고, 河東으로 내려와 成皐를 취하면 韓나라는 틀림없이 秦나라에 入朝해 올 것입니다. 한나라가 入朝해 오면, 魏나라는 바람을 따르듯 움직이게 됩니다.
秦攻楚之西, 韓、魏攻其北, 社稷豈得無危哉? 且夫約從者, 聚群弱而攻至强也. 夫以弱攻强, 不料敵而輕戰, 國貧而驟擧兵, 此危亡之術也.
진공초지서, 한、위공기북, 사직기득무위재? 차부약종자, 취군약이공지강야. 부이약공강, 불료적이경전, 국빈이취거병, 차위망지술야.
[解釋] 이렇게 해서 진나라가 초나라의 서쪽을 치고 한나라、위나라는 초나라의 북쪽을 치게 된다면, 초나라 社稷에 어찌 위험이 없을 수 있겠습니까? 무릇 합종이란, 약한 무리를 모아 지극히 강한 자를 대적하는 것입니다. 무릇 약한 나라가 강한 나라를 공격하면서, 적의 힘을 헤아리지도 않고 경솔히 開戰하며, 국가가 빈곤한 데도 갑자기 병을 일으키는 것은, 바로 국가를 위태롭게 하는 술책입니다.
臣聞之, 兵不如者, 勿與挑戰. 粟不如者, 勿與持久. 夫從人者, 飾辯虛辭, 高主之節行, 言其利而不言其害, 卒有楚禍, 無及爲已, 是故願大王之熟計之也.
신문지, 병불여자, 물여도전. 속불여자, 물여지구. 부종인자, 식변허사, 고주지절행, 언기리이불언기해, 졸유초화, 무급위이, 시고원대왕지숙계지야.
[解釋] 저는 듣건대, 병력이 그만 못하면, 더불어 도전하지 말고, 양식이 그만 못하거든, 持久戰을 벌이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무릇 합종을 주장하는 자들은, 꾸며낸 거짓말로, 임금의 節操와 品行을 찬양하되, 이익만 말하고 그 손해되는 일은 언급하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마침내는 진나라가 楚나라를 공격하는 禍患을 당하게 되지만, 때는 늦고 맙니다. 이런 까닭으로 대왕께서는 熟考하시기 바랍니다.
秦西有巴蜀, 方船積粟, 起於汶山, 循江而下, 至郢三千餘里. 舫船載卒, 一舫載五十人, 與三月之糧, 下水而浮, 一日行三百餘里. 里數雖多, 不費馬汗之勞, 不至十日而距扞關. 扞關驚, 則從竟陵已東, 盡城守矣, 黔中、巫郡非王之有已.
진서유파촉, 방선적속, 기어문산, 순강이하, 지영삼천여리. 방선재졸, 일방재오십인, 여삼월지량, 하수이부, 일일행삼백여리. 이수수다, 불비마한지로, 부지십일이거한관. 한관경, 즉종경릉이동, 진성수의, 검중、무군비왕지유이.
[解釋] 진나라는 서쪽에 巴와 蜀이 있어, 배에 곡식을 싣고, 汶山을 출발하여, 강을 따라 내려오면, 郢까지는 3천 리가 됩니다. 배에 군사를 태우면 한 배에 50인과 3개월분의 식량을 싣고 물을 타고 내려와, 하루 3백 리씩 갑니다. 거리는 멀지만, 말이 땀을 흘리는 수고를 덜 수 있고, 미처 열흘이 되기 전에 扞關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한관이 驚動하면, 竟陵 동쪽은 모두 힘을 다해 성을 지켜야 할 것인데, 그러는 사이 黔中과 巫郡은 왕의 땅이 아니게 됩니다.
秦擧甲出之武關, 南面而攻, 則北地絶. 秦兵之攻楚也, 危難在三月之內. 而楚恃諸侯之救, 在半歲之外, 此其勢不相及也. 夫恃弱國之救, 而忘强秦之禍, 此臣之所以爲大王之患也.
진거갑출지무관, 남면이공, 즉북지절. 진병지공초야, 위난재삼월지내. 이초시제후지구, 재반세지외, 차기세불상급야. 부시약국지구, 이망강진지화, 차신지소이위대왕지환야.
[解釋] 진나라가 군대를 내어 武關을 넘어, 남쪽으로 향해 공격하면, 북쪽 영토가 끊어집니다. 秦나라 군사가 초나라를 공격하는, 危難은 3개월 내에 결판나고 마는데, 초나라가 제후의 구원을 믿으려면, 반년 이상이 걸려서, 미치지 못할 형세입니다. 무릇 약한 나라의 구원을 믿고, 강한 나라의 禍를 망각하고 있으니, 이 때문에 제가 대왕을 위해 걱정하는 바입니다.
且大王嘗與吳人五戰三勝而亡之, 陳卒盡矣. 有偏守新城而居民苦矣. 臣聞之, 攻大者易危, 而民弊者怨於上.
차대왕상여오인오전삼승이망지, 진졸진의. 유편수신성이거민고의. 신문지, 공대자이위, 이민폐자원어상.
[解釋] 또 대왕께서 일찍이 吳나라와 五戰三勝하여 오나라를 멸망시켰으나, 결국 陣中의 병졸은 다 잃고 말았습니다. 新城을 치우치게 지키느라고 그곳 백성들만 고생을 하였습니다. 제가 듣건대, 강대국을 공격하게 되면 쉽게 위험에 빠지게 되고, 백성이 피폐하게 되면 윗사람을 원망하게 된다고 하였습니다.
夫守易危之功, 而逆强秦之心, 臣竊爲大王危之. 且夫秦之所以不出甲於函谷關十五年以攻諸侯者, 陰謀有呑天下之心也.
부수이위지공, 이역강진지심, 신절위대왕위지. 차부진지소이불출갑어함곡관십오년이공제후자, 음모유탄천하지심야.
[解釋] 그러니 쉽게 무너질 功을 지키느라, 강한 진나라의 마음만 거역하고 있으니, 저는 대왕을 위해 위험하다고 여기는 바입니다. 하물며 진나라가 15년 동안이나 函谷關 너머로 출병하여 諸侯를 공격하지 않은 것은, 천하를 병탄하려는 음모를 꾸미느라고 그렇게 한 것입니다.
楚嘗與秦構難, 戰於漢中. 楚人不勝, 通侯、執珪死者七十餘人, 遂亡漢中. 楚王大怒, 興師襲秦, 戰於藍田, 又卻. 此所謂兩虎相搏者也.
초상여진구난, 전어한중. 초인불승, 통후、집규사자칠십여인, 수망한중. 초왕대노, 흥사습진, 전어람전, 우각. 차소위량호상박자야.
[解釋] 초나라가 일찍이 진나라와 사이가 벌어져, 漢中에서 一戰을 벌였으나, 이기지 못하였습니다. 그때 通侯、執珪 등 고관으로서 죽은 자가 70여 명이나 되어, 끝내 한중을 잃고 말았습니다. 楚나라 王께서 더욱 노하여, 군사를 일으켜 진나라를 공격하여, 藍田에서 싸웠지만, 역시 퇴각당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경우를 일러 兩虎相搏이라 합니다.
夫秦、楚相弊, 而韓、魏以全制其後, 計無過於此者矣, 是故願大王熟計之也. 秦下兵攻衛陽晉, 必開扃天下之匈, 大王悉起兵以攻宋, 不至數月而宋可擧. 擧宋而東指, 則泗上十二諸侯, 盡王之有已.
부진、초상폐, 이한、위이전제기후, 계무과어차자의, 시고원대왕숙계지야. 진하병공위양진, 필개경천하지흉, 대왕실기병이공송, 부지수월이송가거. 거송이동지, 즉사상십이제후, 진왕지유이.
[解釋] 무릇 진나라와 초나라가 서로 피폐해지면, 韓나라와 魏나라는 온전하여 그 뒤를 공략할 것이니, 계책 중에 이보다 더 큰 과실은 없습니다. 그러므로 원컨대 대왕께서는 깊이 헤아려 보시기 바랍니다. 진나라가 군대를 일으켜 衛나라의 陽晉을 치면, 틀림없이 문을 열듯 천하의 가슴을 열어버리는 것이 됩니다. 이때를 이용하여 대왕께서는 군대를 다 내어 宋나라를 치면, 몇 달 걸리지 않고 송나라를 점령할 수 있으며, 다시 송나라를 몰아 동쪽으로 향하면, 泗水 부근의 12 제후는 모두 왕의 소유가 되는 것입니다.
凡天下所信約從親堅者蘇秦, 封爲武安君而相燕, 卽陰與燕王謀破齊共分其地. 乃佯有罪, 出走入齊, 齊王因受而相之. 居二年而覺, 齊王大怒, 車裂蘇秦於市.
범천하소신약종친견자소진, 봉위무안군이상연, 즉음여연왕모파제공분기지. 내양유죄, 출주입제, 제왕인수이상지. 거이년이각, 제왕대노, 거렬소진어시.
[解釋] 무릇 천하가 믿었던 바의 합종을 견고히 했던 자는 蘇秦인데, 그는 武安君에 封해지고 燕나라의 相國이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燕王과 陰謀하여 齊나라를 삼킨 후, 그 제나라의 영토를 나누어 갖자고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罪를 지은 것처럼 꾸며 제나라로 들어가자 齊王은 그를 받아들여 재상으로 삼았습니다. 2년이 지난 후 이런 사실이 발각되자, 齊王은 크게 노하여, 소진을 잡아 市中에서 車裂刑에 처하고 말았습니다.
夫以一詐僞反覆之蘇秦, 而欲經營天下, 混一諸侯, 其不可成也亦明矣. 今秦之與楚也, 接境壤界, 固形親之國也.
부이일사위반복지소진, 이욕경영천하, 혼일제후, 기불가성야역명의. 금진지여초야, 접경양계, 고형친지국야.
[解釋] 무릇 이토록 간사하게 사기꾼 짓을 反覆하는 소진의 정책을 써서, 천하를 경영하고 제후를 통일하려고 하니, 성공하지 못할 것이 분명합니다. 지금 진나라와 초나라는 국경이 서로 接해 있어, 본래 형세 상 친한 나라입니다.
大王誠能聽臣, 臣請秦太子入質於楚, 楚太子入質於秦, 請以秦女爲大王箕箒之妾, 効萬家之都, 以爲湯沐之邑, 長爲昆弟之國, 終身無相攻擊. 臣以爲計無便於此者. 故敝邑秦王, 使使臣獻書大王之從車下風, 須以決事.」
대왕성능청신, 신청진태자입질어초, 초태자입질어진, 청이진녀위대왕기추지첩, 효만가지도, 이위탕목지읍, 장위곤제지국, 종신무상공격. 신이위계무편어차자. 고폐읍진왕, 사사신헌서대왕지종거하풍, 수이결사.」
[解釋] 대왕께서 능히 저의 의견을 들어주신다면, 저는 청컨대 진나라 태자를 초나라에 인질로 들이고, 초나라 태자 역시 진나라에 인질로 보내고, 장차 秦王의 딸을 대왕의 시중을 드는 妾으로 들이도록 청하겠으며, 일만 호구의 大都를 바쳐, 대왕의 湯沐邑으로 삼게 하겠습니다. 이렇게 되면 영원히 兄弟之國이 되어, 종신토록 서로 공격하는 일이 없게 될 것이니, 제 생각에 이보다 더 편리한 계획은 없다고 여깁니다. 그러므로 저희 秦나라 王(惠文王)께서, 저를 사신으로 삼아 보내 國書를 대왕께 바치고, 隨從을 들며 대왕의 결정을 기다리도록 한 것입니다.」
楚王曰:「楚國僻陋, 託東海之上. 寡人年幼, 不習國家之長計. 今上客幸敎以明制, 寡人聞之, 敬以國從.」 乃遣使車百乘, 獻鷄駭之犀、夜光之璧於秦王.
초왕왈:「초국벽루, 탁동해지상. 과인년유, 불습국가지장계. 금상객행교이명제, 과인문지, 경이국종.」 내견사거백승, 헌계해지서、야광지벽어진왕.
[解釋] 초왕(懷王)이 말하였다. 「우리 초나라는 僻陋하여, 東海 가에 의지하고 있으며, 또 과인은 나이가 어려 국가를 위해 장구한 계책도 익히지 못하고 있는 터입니다. 지금 上客께서 다행히 秦王의 명령을 가르쳐 주시니, 과인은 이를 듣고 공경히 나라를 바쳐 따르겠습니다.」 이에 초나라 왕은 사신을 파견하여 수레 1백 승에, 鷄駭之犀와 夜光之璧을 秦나라 王에게 바쳤다.
19. 張儀가 秦나라 재상이 되다.
張儀相秦, 謂昭睢曰:「楚無鄢、郢、漢中, 有所更得乎?」 曰:「無有.」 曰:「無昭過、陳軫, 有所更得乎?」 曰:「無所更得.」
장의상진, 위소수왈:「초무언、영、한중, 유소갱득호?」 왈:「무유.」 왈:「무소과、진진, 유소갱득호?」 왈:「무소갱득.」
[解釋] 張儀가 秦나라 재상이 되어, 楚나라 昭睢에게 말하였다. 「초나라는 鄢、郢、漢中이 없어졌는데, 다시 되찾을 수 있습니까?」 소수가 말하였다. 「없습니다.」 이에 장의가 다시 물었다. 「초나라에 昭過、陳軫을 잃는다면, 그들을 대신할 만한 다른 사람을 얻을 수 있습니까?」 소수가 말하였다. 「더 이상 없소.」
張儀曰:「爲儀謂楚王逐昭過、陳軫, 請復鄢、郢、漢中.」 昭睢歸報楚王, 楚王說之. 有人請昭過曰:「甚矣, 楚王不察於爭名者也. 韓求相工陳師籍而周不聽. 魏求相綦母恢而周不聽, 何以也?
장의왈:「위의위초왕축소과、진진, 청복언、영、한중.」 소수귀보초왕, 초왕열지. 유인청소과왈:「심의, 초왕불찰어쟁명자야. 한구상공진사적이주불청. 위구상기모회이주불청, 하이야?
[解釋] 장의가 말하였다. 「나를 위해 초나라 왕께 소과와 진진을 축출해 주면, 청컨대 언、영、한중을 회복해 드리겠다고 말씀해 주시오.」 소수가 귀국하여 楚王에게 보고하자 초왕은 기뻐하였다. 어떤 사람이 소과에게 이렇게 청하였다. 「초왕께서 爭名者에 대해 살피지 않으심이 너무 심합니다. 韓나라가 工師籍을 재상으로 삼으려 하자 周나라가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또 魏나라가 綦母恢를 재상으로 삼으려 할 때에도 주나라가 허락하지 않았는데, 왜 그랬겠습니까?
周是列縣畜我也. 今楚, 萬乘之强國也. 大王, 天下之賢主也. 今儀曰逐君與陳軫而王聽之, 是楚自行不如周, 而儀重於韓、魏之王也.
주시렬현축아야. 금초, 만승지강국야. 대왕, 천하지현주야. 금의왈축군여진진이왕청지, 시초자행불여주, 이의중어한、위지왕야.
[解釋] 주나라는 이들이 자신을 縣으로 대우했기 때문입니다. 지금 초나라는, 1만 승의 강국이며, 또 대왕은 천하에 어진 군주입니다. 그런데 지금 장의가 그대와 陳軫을 쫓아달라고 하자 임금은 이를 허락하였습니다. 이는 초나라가 스스로 주나라만 못하다고 여기면서, 장의를 한나라나 위나라의 임금보다 높게 여기는 것입니다.
且儀之所行, 有功名者秦也, 所欲貴富者魏也. 欲爲攻於魏, 必南伐楚. 故攻有道, 外絶其交, 內逐其謀臣. 陳軫, 夏人也, 習於三晉之事, 故逐之, 則楚無謀臣矣.
차의지소행, 유공명자진야, 소욕귀부자위야. 욕위공어위, 필남벌초. 고공유도, 외절기교, 내축기모신. 진진, 하인也, 습어삼진지사, 고축지, 즉초무모신의.
[解釋] 또 장의의 소행은, 功名은 진나라에서 얻고 싶어 하고, 富貴는 위나라로부터 얻고 싶어 합니다. 그는 위나라를 위해서 전쟁을 일으킬 것이며, 틀림없이 남쪽으로 초나라를 공격할 것입니다. 다른 나라를 공격하는 데는 방법이 있으니, 즉 밖으로는 외교를 단절시키고, 안으로는 謀臣들을 축출하는 것입니다. 진진은 中原 사람이어서, 三晉의 사정에 밝기 때문에, 축출시켜 버리면, 초나라에는 모신이 없어지게 됩니다.
今君能用楚之衆, 故亦逐之, 則楚衆不用矣. 此所謂內攻之者也, 而王不知察. 今君何不見臣於王? 請爲王使齊交不絶. 齊交不絶, 儀聞之, 其效鄢、郢、漢中必緩矣. 是昭睢之言不信也, 王必薄之.」
금군능용초지중, 고역축지, 즉초중불용의. 차소위내공지자야, 이왕부지찰. 금군하불견신어왕? 청위왕사제교부절. 제교부절, 의문지, 기효언、영、한중필완의. 시소수지언불신야, 왕필박지.」
[解釋] 그대가 지금 초나라 백성을 잘 다스리고 있는데 그 때문에 내쫒아 버린다면 백성을 능히 부리지 못하게 되니, 이것이 소위 안에서 공격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왕은 이를 살피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대는 어째서 저를 왕께 알현시키지 않습니까? 청컨대 왕을 위해 제가 제나라에 가서 외교가 끊어지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제나라와 외교가 단절되지 않고, 이 소식을 장의가 듣게 되면 鄢、郢、漢中의 일은 늦어지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왕은 昭睢의 말을 믿지 않게 되어, 소수를 중히 여기지 않게 될 것이 틀림없습니다.」
20. 楚나라 威王이 莫敖子華에게 묻다.
威王問於莫敖子華曰:「自從先君文王以至不穀之身, 亦有不爲爵勸, 不爲祿勉, 以憂社稷者乎?」 莫敖子華對曰:「如華不足知之矣.」
위왕문어막오자화왈:「자종선군문왕이지불곡지신, 역유불위작권, 불위록면, 이우사직자호?」 막오자화대왈:「여화부족지지의.」
[解釋] 楚나라 威王이 莫敖子華에게 물었다. 「나의 先君이신 文王으로부터 寡人에 이르기까지 벼슬로 勸勵하지 않고, 또 봉록으로 권려한 것도 아닌데 社稷을 염려하고 근심한 자가 있는가?」 이에 막오 자화가 대답하였다. 「저 자화는 잘 알지 못합니다.」
王曰:「不於大夫, 無所聞之.」 莫敖子華對曰:「君王將何問者也? 彼有廉其爵, 貧其身, 以憂社稷者. 有崇其爵, 豐其祿, 以憂社稷者. 有斷脰決腹, 壹瞑而萬世不視, 不知所益, 以憂社稷者. 有勞其身, 愁其志, 以憂社稷者. 亦有不爲爵勸, 不爲祿勉, 以憂社稷者.」
왕왈:「불어대부, 무소문지.」 막오자화대왈:「군왕장하문자야? 피유렴기작, 빈기신, 이우사직자. 유숭기작, 풍기록, 이우사직자. 유단두결복, 일명이만세불시, 부지소익, 이우사직자. 유로기신, 수기지, 이우사직자. 역유불위작권, 불위록면, 이우사직자.」
[解釋] 왕이 말하였다. 「그대에게 아니면, 들을 데가 없소.」 막오 자화가 대답하였다. 「君王께서 무엇을 물으시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들 가운데는 爵位에 청렴하고, 자기 자신은 가난하면서도, 사직을 염려하는 자도 있고, 그 작위가 높고, 봉록을 풍성하게 누리면서, 나라를 걱정하는 자도 있으며, 목이 잘리고 배가 갈라져 죽어도, 만세토록 드러나지 않아, 그 이익된 바를 알지 못하면서도, 사직을 염려하는 자가 있으며, 몸을 수고롭게 하고, 뜻을 근심하면서, 사직을 염려하는 자도 있으며, 작위로 권면하는 것도 아니요, 봉록으로 권면하는 것도 아닌데도, 사직을 위해 근심하는 자가 있습니다.」
王曰:「大夫此言, 將何謂也?」 莫敖子華對曰:「昔令尹子文, 緇帛之衣以朝, 鹿裘以處. 未明而立於朝, 日晦而歸食. 朝不謀夕, 無一日之積. 故彼廉其爵, 貧其身, 以憂社稷者, 令尹子文是也.
왕왈:「대부차언, 장하위야?」 막오자화대왈:「석령윤자문, 치백지의이조, 녹구이처. 미명이립어조, 일회이귀식. 조불모석, 무일일지적. 고피렴기작, 빈기신, 이우사직자, 영윤자문시야.
[解釋] 왕이 말하였다. 「대부의 그 말씀은 무슨 뜻이오?」 막오 자화가 대답하였다. 「옛날 令尹子文은, 검게 물들인 허름한 옷을 입은 채 朝會를 하였고, 평소에는 사슴 가죽 갖옷만 입었습니다. 날이 새기 전 새벽에 조정에 나오고, 날이 어두운 뒤에야 집에 돌아와 저녁을 먹었습니다. 아침에는 저녁거리가 없음을 걱정하지 않았고, 하루치 양식을 쌓아두고, 먹은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직위에 청렴하고 자신이 가난하면서, 사직을 염려한 자는, 바로 영윤자문이 그러한 자입니다.
昔者, 葉公子高, 身獲於表薄, 而財於柱國. 定白公之禍, 寧楚國之事. 恢先君以揜方城之外, 四封不侵, 名不挫於諸侯. 當此之時也, 天下莫敢以兵南鄕. 葉公子高, 食田六百畛, 故彼崇其爵, 豐其祿, 以憂社稷者, 葉公子高是也.
석자, 섭공자고, 신획어표박, 이재어주국. 정백공지화, 영초국지사. 회선군이엄방성지외, 사봉불침, 명부좌어제후. 당차지시야, 천하막감이병남향. 섭공자고, 식전륙백진, 고피숭기작, 풍기록, 이우사직자, 섭공자고시야.
[解釋] 옛날 葉公子高는, 草野 출신으로 미천하였지만, 首都에 들어오면서 재물을 풀어 백성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그리하여 白公의 禍를 평정하고 초나라 국사를 안정시켰습니다. 先君의 공업을 회복하여, 方城 밖까지 덮이도록 하였으며, 사방 국경이 침범당하는 일이 없고, 초나라의 명망이 제후들 사이에 꺾임이 없도록 하였습니다. 그 당시에는 천하에 그 누구도 감히 남쪽 초나라를 향해 군사를 향하지 못하였습니다. 이때 섭공자고는 食邑이 6백 畛이나 되었기 때문에 작위가 높고 봉록이 풍성하면서 나라를 걱정한 자는 바로 섭공자고입니다.
昔者, 吳與楚戰於柏擧, 兩御之間夫卒交. 莫敖大心撫其御之手, 顧而大息曰, '嗟乎子乎, 楚國亡之日至矣! 吾將深入吳軍, 若扑一人, 若捽一人, 以與大心者也, 社稷其爲庶幾乎?' 故斷脰決腹, 壹瞑而萬世不視, 不知所益, 以憂社稷者, 莫敖大心是也.
석자, 오여초전어백거, 양어지간부졸교. 막오대심무기어지수, 고이대식왈, '차호자호, 초국망지일지의! 오장심입오군, 약복일인, 약졸일인, 이여대심자야, 사직기위서기호?' 고단두결복, 일명이만세불시, 부지소익, 이우사직자, 막오대심시야.
[解釋] 옛날 吳나라와 楚나라가 柏擧에서 싸워, 두 나라 전차 사이에서 병사들이 교전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莫敖大心이 전차 마부의 손을 어루만지며, 돌아다보고는 크게 한숨짓기를, '아, 초나라 멸망의 날이 이르렀구나! 내가 오나라 적진 깊숙이 들어갈 테니, 너희는 적군 하나라도 거꾸러뜨리고 하나라도 잡아 나 大心을 도우라. 그래야만 혹 사직이 보전될 것인가?'라고 하면서 달려 나갔습니다. 그러므로 목이 잘리고 가슴이 갈라져 죽어, 만세토록 드러나지 않아, 그 이익을 모르는데도, 사직을 염려한 자는 막오대심입니다.
昔吳與楚戰於柏擧, 三戰入郢. 寡君身出, 大夫悉屬, 百姓離散. 棼冒勃蘇曰, '吾被堅執銳, 赴强敵而死, 此猶一卒也, 不若奔諸侯.' 於是贏糧潛行, 上崢山, 踰深谿, 蹠穿膝暴, 七日而薄秦王之朝.
석오여초전어백거, 삼전입영. 과군신출, 대부실속, 백성리산. 분모발소왈, '오피견집예, 부강적이사, 차유일졸야, 불약분제후.' 어시영량잠행, 상쟁산, 유심계, 척천슬폭, 칠일이박진왕지조.
[解釋] 옛날 오나라와 초나라가 백거에서 싸울 때, 세 번의 싸움에 그들이 수도 郢에 입성하자, 임금은 도망가고 대부들도 왕을 따라가고, 백성들은 흩어지고 말았습니다. 이때 棼冒勃蘇가 말화기를, '내가 단단한 갑옷을 입고 예리한 칼을 잡고, 강적 사이에 뛰어들어 죽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하나의 병졸이 할 수 있는 일일 뿐, 다른 제후들에게 가서 구원을 얻어오느니만 못하다.'고 하고는, 말린 식량을 짊어지고 몰래 빠져나가 험한 산을 넘고 깊은 계곡을 건너 신발이 해어지고 무릎이 드러나도록 고생한 끝에 7일 만에 秦나라 조정에 이르렀습니다.
雀立不轉, 晝吟宵哭. 七日不得告. 水漿無入口, 瘨而殫悶, 旄不知人. 秦王聞而走之, 冠帶不相及, 左奉其首, 右濡其口, 勃蘇乃蘇.
작립부전, 주음소곡. 칠일부득고. 수장무입구, 전이탄민, 모부지인. 진왕문이주지, 관대불상급, 좌봉기수, 우유기구, 발소내소.
[解釋] 그는 학처럼 꼿꼿하게 똑바로 서서, 몸을 돌리지도 않은 채 주야로 울었으나, 이레가 되도록 고할 수가 없었습니다. 물 한 모금, 국물 한 숟가락 먹지 않아 기절할 직전에 이르러 혼미해져 사람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에 이르렀습니다. 秦王이 그제야 소식을 듣고, 冠帶도 갖추지 못한 채 달려 나가, 왼손으로는 그의 머리를 받치고, 오른손으로 물을 먹여 주자, 그제야 발소가 깨어났습니다.
秦王身問之, '子孰誰也?' 棼冒勃蘇對曰, '臣非異, 楚使新造𥂕棼冒勃蘇. 吳與楚人戰於柏擧, 三戰入郢, 寡君身出, 大夫悉屬, 百姓離散. 使下臣來告亡, 且求救.'
진왕신문지, '자숙수야?' 분모발소대왈, '신비이, 초사신조추분모발소. 오여초인전어백거, 삼전입영, 과군신출, 대부실속, 백성리산. 사하신래고망, 차구구.'
[解釋] 진왕이 몸소 묻기를, '그대는 누구인가?'고 하니, 분모발소는 대답하기를, '저는 특별한 사람이 아닙니다. 초나라가 새로이 사신으로 임명하여 보낸 분모발소입니다. 지금 吳나라와 楚나라가 백거에서 싸우는데, 세 번 싸움에 서울 郢에 진입하고 말았습니다. 임금이 피해 떠나자, 대부들도 모두 따라갔고, 백성들은 서로 흩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저를 사신으로 보내 곧 망하게 됨을 고하여, 구원을 요청하게 한 것입니다.'고 하였습니다.
秦王顧令之起. '寡人聞之, 萬乘之君, 得罪一士, 社稷其危, 今此之謂也.' 遂出革車千乘, 卒萬人, 屬之子蒲與子虎, 下塞以東, 與吳人戰於濁水而大敗之, 亦聞於遂浦. 故勞其身, 愁其思, 以憂社稷者, 棼冒勃蘇是也.
진왕고령지기. '과인문지, 만승지군, 득죄일사, 사직기위, 금차지위야.' 수출혁거천승, 졸만인, 속지자포여자호, 하새이동, 여오인전어탁수이대패지, 역문어수포. 고로기신, 수기사, 이우사직자, 분모발소시야.
[解釋] 秦王이 그를 일어나게 하고는, '내가 듣건대, 萬乘의 임금도, 한 선비에게 죄를 지어, 그 사직을 위태롭게, 하는 일이 있다고 하였는데, 이를 두고 한 말이로다.'라 하고는, 드디어 革車 1천 승과 병졸 1만 명을 내어, 子蒲와 子虎로 하여금 거느리게 하였습니다. 이들이 동쪽으로 요새를 내려와, 오나라와 濁水에서 싸워 吳軍을 크게 깨뜨리자, 이 소식이 遂浦까지 들려, 오나라는 물러가고 말았습니다. 그러므로 그 몸을 수고로이 하고, 그 마음을 애태워 사직을 구원한 자는 분모발소입니다.
吳與楚戰於柏擧, 三戰入郢, 君王身出, 大夫悉屬, 百姓離散. 蒙穀結鬪於宮唐之上, 舍鬪奔郢曰, '若有孤, 楚國社稷其庶幾乎?' 遂入大宮, 負離次之典以浮於江, 逃於雲夢之中. 昭王反郢, 五官失法, 百姓昏亂. 蒙穀獻典, 五官得法, 而百姓大治. 此蒙穀之功.
오여초전어백거, 삼전입영, 군왕신출, 대부실속, 백성리산. 몽곡결투어궁당지상, 사투분영왈, '약유고, 초국사직기서기호?' 수입대궁, 부리차지전이부어강, 도어운몽지중. 소왕반영, 오관실법, 백성혼란. 몽곡헌전, 오관득법, 이백성대치. 차몽곡지공.
[解釋] 또 吳나라와 楚나라가 柏擧에서 싸울 때, 세 번 싸움 만에 郢이 함락되고, 임금은 피해 가고, 군신들도 따라가서, 백성들이 흩어졌습니다. 蒙穀이 宮唐에서 얽혀 싸우다가 싸움을 포기하고, 郢으로 도망쳐 오면서, '太子라도 세워야, 楚나라의 社稷이 이어가지 않겠는가?'라 하고는, 드디어 궁궐로 들어가, 典籍을 모아 짊어지고 떠나서, 長江에 배를 띄워 雲夢澤으로 도망갔습니다. 뒤에 昭王이 郢으로 귀환하였는데, 五官이 法典을 잃어버려 법을 집행할 수 없어, 백성이 혼란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이에 몽곡이 법전을 바치자, 오관이 법을 집행해서 백성들이 크게 다스려졌습니다. 이는 바로 몽곡의 공이었습니다.
多與存國相若, 封之執圭, 田六百畛. 蒙穀怒曰, '穀非人臣, 社稷之臣, 苟社稷血食, 余豈患無君乎?' 遂自棄於磨山之中, 至今無冑. 故不爲爵勸, 不爲祿勉, 以憂社稷者, 蒙穀是也.」
다여존국상약, 봉지집규, 전륙백진. 몽곡노왈, '곡비인신, 사직지신, 구사직혈식, 여기환무군호?' 수자기어마산지중, 지금무주. 고불위작권, 불위록면, 이우사직자, 몽곡시야.」
[解釋] 나라를 존망의 위기에서 구함이 이와 같자, 그를 執圭 벼슬과 토지 6백 畛을 내렸습니다. 그러자 몽곡은 크게 화를 내면서 말하기를, '나는 한 개인의 신하가 아니라 社稷의 신하이다. 참으로 그 사직의 血食이 이어진다면, 내 어찌 임금이 없는 것을 염려하겠는가?'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드디어 磨山 산중으로 숨고 말아, 지금은 후손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작위로 권하거나, 봉록으로 권하지 않아도, 사직을 염려한 자는 바로 몽곡입니다.」
王乃大息曰:「此古之人也. 今之人, 焉能有之耶?」 莫敖子華對曰:「昔者, 先君靈王好小要, 楚士約食, 馮而能立, 式而能起. 食之可欲, 忍而不入. 死之可惡, 然而不避. 華聞之, 其君好發者, 其臣抉拾. 君王直不好, 若君王誠好賢, 此五臣者, 皆可得而致之.」
왕내대식왈:「차고지인야. 금지인, 언능유지야?」 막오자화대왈:「석자, 선군령왕호소요, 초사약식, 풍이능립, 식이능기. 식지가욕, 인이불입. 사지가악, 연이불피. 화문지, 기군호발자, 기신결습. 군왕직불호, 약군왕성호현, 차오신자, 개가득이치지.」
[解釋] 왕은 이에 크게 한숨을 쉬며 말하였다. 「이는 모두 옛 사람들의 이야기이지, 지금 사람들이, 어찌 그렇게 할 수 있겠소?」 이에 막오자화가 대답하였다. 「옛날 선군이신 靈王께서는 허리가 가는 여자를 좋아하였지요. 그러자 초나라 모든 선비들이 節食하여, 무엇에 기대어야 설 수 있었고, 수레의 횡목[軾]을 잡아야만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먹고 싶은 마음이 생겨도 끝내, 참고 입에 넣지 않았으며, 죽을까 두려웠지만, 그래도 이런 행동을 피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듣건대, 임금이 활쏘기를 좋아하면, 그 신하들이 모두 활 쏠 때 쓰는, 깍지와 팔찌를 좋아하며, 활쏘기를 익히게 된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니 君王께서 좋아하지 않을 뿐입니다. 만약 君王께서 참으로 어진 이를 좋아하신다면 앞에 든, 다섯 명의 신하 같은 자들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