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夫心者五藏之主也. 所以制使四支. 流行血氣. 馳騁于是非之境. 而出入于百事之門戶者也. 是故不得於心. 而有經天下之氣. 是猶無耳而欲調鐘鼓. 無目而欲喜文章也. 亦必不勝其任矣. 故天下神器. 不可爲也. 爲者敗之. 執者失之.
부심자오장지주야. 소이제사사지. 유행혈기. 치빙우시비지경. 이출입우백사지문호자야. 시고부득어심. 이유경천하지기. 시유무이이욕조종고. 무목이욕희문장야. 역필불승기임의. 고천하신기. 불가위야. 위자패지. 집자실지.
[解釋] 무릇 마음은 五藏의 주인이며, 四支를 통제하며, 血氣를 운행시키어, 혈기가 치달려 是와 非를 분별하고, 오장에 출입하는 모든 일에 관여하여 지게의 문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러므로 마음에 自得하는 바가 없으면서도, 천하를 다스리고자 하는 기개를 가지는 것은, 예컨대 귀가 없는데도 鐘鼓를 치려하고,
눈이 없는데도 색깔을 즐기고자 하는 것으로서, 역시 도저히 맡은 바를 해낼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천하라고 하는 것은 불가사의한 그릇이어서, 다스릴 수가 없는 것이다. 다스리고자 하는 자는 실패하고, 잡고자 하는 자는 상실한다.
夫許由小天下. 而不以已易堯者. 志遺於天下也. 所以然者何也. 因天下而爲天下也. 天下之要. 不在於彼. 而在於我. 不在於人. 而在於身. 身得則萬物備矣. 徹於心術之論. 則嗜欲好憎外矣. 是故無所喜. 而無所怒. 無所樂. 而無所苦. 萬物玄同也. 無非無是. 化育玄燿. 生而如死.
부허유소천하. 이불이이역요자. 지유어천하야. 소이연자하야. 인천하이위천하야. 천하지요. 부재어피. 이재어아. 부재어인. 이재어신. 신득즉만물비의. 철어심술지론. 즉기욕호증외의. 시고무소희. 이무소노. 무소락. 이무소고. 만물현동야. 무비무시. 화육현요. 생이여사.
[解釋] 무릇 許由가 帝位를 가볍게 여기고, 그 자신의 본성을 堯帝의 請과 바꾸고자 하지 않았던 것은, 그 心志에 천하를 잊고 있었기 때문이다. 왜 그러하냐 하면, 천하에 의해 천하를 다스리게 되면, 천하의 大事는, 그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있는 것이며, 남에게 없는, 내 몸에 있는 것이 된다. 내 몸으로 自得하게 되면 천하의 만물은 내 것이 된다. 心術의 論을 끝까지 궁구하게 되면, 嗜欲이나 好憎은 자신의 바깥에 있으며, 그러므로 기뻐하는 바가 없으며, 분노하는 바도 없으며, 즐거워하는 바도 없으며, 괴로워하는 바도 없게 된다. 만물은 혼연일체가 되어, 그름도 없고 옳음도 없다. 생성의 변화가 성행하는 모습은, 살아 있어도 죽은 것처럼 평정하다.
21
夫天下者亦吾有也. 吾亦天下之有也. 天下之與我. 豈有間哉? 夫有天下者. 豈必攝權持勢. 操殺生之柄, 而以行其號令邪? 吾所謂有天下者. 非謂此也. 自得而已. 自得則天下亦得我矣. 吾與天下相得. 則常相有已. 又焉有不得容其間者乎.
부천하자역오유야. 오역천하지유야. 천하지여아. 기유간재? 부유천하자. 기필섭권지세. 조살생지병, 이이행기호령야? 오소위유천하자. 비위차야. 자득이이. 자득즉천하역득아의. 오여천하상득. 즉상상유이. 우언유부득용기간자호.
[解釋] 무릇 천하라고 하는 것은 나에게 있는 것이요, 나 또한 천하에 있는 것이어서, 천하와 더불어 하는 나에게, 어찌 구별이 있을 것인가? 본디 천하를 소유한다는 것은, 어찌 반드시 권세를 잡아 위세를 지니어, 生殺의 칼자루를 쥐고 조종하며, 이로써 천하를 호령하는 것일까? 내가 말하는 천하를 소유한다는 것은, 이러한 것이 아니다. 단지 自得하는 것일 뿐이다. 자득을 하여 천하를 얻게 되면, 천하 역시 나를 얻게 된다. 나와 천하가 서로 얻게 되면, 언제나 천하는 나의 것일 뿐이다. 또한 그 사이에 서로 용납되지 못하는 것이 끼어들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所謂自得者. 全其身者也. 全其身. 則與道爲一矣. 故雖游於江潯海裔. 馳要褭. 建翠蓋. 目觀掉羽武象之樂. 耳聽滔剆奇麗激抮之音. 揚鄭衛之浩樂. 結激楚之遺風. 射沼濱之高鳥. 逐苑囿之走獸. 此齊民之所以淫泆流湎.
소위자득자. 전기신자야. 전기신. 즉여도위일의. 고수유어강심해예. 치요뇨. 건취개. 목관도우무상지악. 이청도라기려격진지음. 양정위지호악. 결격초지유풍. 사소빈지고조. 축원유지주수. 차제민지소이음일류면.
[解釋] 여기서 말하는 自得이란, 그 몸을 온전하게 하는 것이다. 그 몸을 온전하게 한다는 것은, 道와 더불어 하나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비록 물가의 가장자리에 놀지라도, 치달리는 말의 허리는 낭창거리고, 수레는 비취덮개로 장식한 마차에 타고, 눈으로는 꼬리긴 꿩의 깃털로 만든 武樂을 구경하며, 귀로는 소리가 맑으며 느리고 빠르며 높고 낮게 변화하는 소리를 들으며, 鄭과 衛 두 나라의 평안한 음악을 연주하게 하고, 혹은 楚나라 遺風인 격렬한 음악을 울리게 하면서, 湖沼의 물가에 나르는 새들을 쏘고, 苑囿에 달리는 짐승을 쫓는 것은, 이것은 세속의 일반적인 사람들이라면 절도를 잊고 깊이 빠져들게 마련이다.
聖人處之. 不足以營其精神. 亂其氣志. 使心怵然失其情性. 處窮僻之鄕. 側谿谷之間. 隱于榛薄之中. 環堵之室. 茨之以生茅. 蓬戶瓮牖. 揉桑爲樞. 上漏下溼. 潤浸北房. 雪霜瀼灖. 浸潭苽蔣. 逍遙于廣澤之中. 而仿洋于山峽之旁. 此齊民之所爲形殖黎累憂悲. 而不得志也.
성인처지. 부족이영기정신. 난기기지. 사심출연실기정성. 처궁벽지향. 측계곡지간. 은우진박지중. 환도지실. 자지이생모. 봉호옹유. 유상위추. 상누하습. 윤침북방. 설상양미. 침담고장. 소요우광택지중. 이방양우산협지방. 차제민지소위형식려누우비. 이부득지야.
[解釋] 그러나 성인은 이러한 곳에 있더라도, 그 정신이 미혹되고, 그 기와 뜻을 문란하게 하여, 마음이 그 유혹에 져서 그 본성을 상실하는 경우는 없다. 변두리의 보잘 것 없는 땅에 살면서, 곁에 있는 계곡 사이에, 몸을 숨기고 우거진 숲 사이에, 담장을 두르고 실내에 몸을 감추되, 띠 풀로 지붕을 이어 초막을 짓고, 쑥대를 엮어 외짝 문을 달고 들창을 내며, 뽕나무 가지를 구부려 문테를 만들고, 천장은 비가 새고 바닥은 습기가 차서, 잠자리를 적셔 북방처럼 차갑고, 눈서리는 심하게 불어 닥쳐 풀이 불 자리를 적신다. 드넓은 못과 산골짜기를 정처 없이 거니는 것은, 세속의 일반 사람이 방황하듯 산골짜기에 사는 경우, 이러한 생활을 하게 되면 바싹 여위어 근심과 슬픔이 쌓이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뜻을 얻을 수가 없을 것이다.
聖人處之不爲愁悴怨懟. 而不失其所以自樂也. 是何也. 則內有以通于天機. 而不以貴賤貧富勞逸. 失其志德者也. 故夫烏之啞啞. 鵲之唶唶. 豈嘗爲寒暑燥溼. 變其聲哉? 是故夫得道已定. 而不待萬物之推移也. 非以一時之變化. 而定吾所以自得也. 吾所謂得者. 性命之情. 處其所安也.
성인처지불위수췌원대. 이불실기소이자락야. 시하야. 즉내유이통우천기. 이불이귀천빈부노일. 실기지덕자야. 고부오지아아. 작지책책. 기상위한서조습. 변기성재? 시고부득도이정. 이부대만물지추이야. 비이일시지변화. 이정오소이자득야. 오소위득자. 성명지정. 처기소안야.
[解釋] 그런데 성인은 이런 경지에 있더라도 슬퍼하거나 원망하는 일도 없으며, 스스로 즐기는 것을 잃지를 않는 것이다. 왜 그런가 하면, 안으로 하늘의 기미에 통하여 있으므로, 귀하고 천하고 부하고 피로하고 안일한 것에 마음을 두지 않으므로, 그 마음의 德을 잃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까마귀는 악악 대고, 까치는 책책 우는 것은, 춥고 덥고 건조하고 습하다 하더라도, 그 목소리가 변하는 일은 결코 없다. 그렇다면 성인의 득도는 확고부동하여, 만물의 추이를 기다리는 일이 없고, 또한 일시적인 변화에 의해, 자득의 근거를 결정짓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말하는 得이라고 하는 것은, 性命의 情이, 원래의 것 그대로라는 의미인 것이다.
22
夫性命者. 與形俱出其宗. 形備而性命成. 性命成而. 好憎生矣. 故士有一定之論. 女有不易之行. 規矩不能方圓. 鉋繩不能曲直. 天地之永. 登丘不可爲修. 居卑不可爲短.
부성명자. 여형구출기종. 형비이성명성. 성명성이. 호증생의. 고사유일정지논. 여유불역지행. 규구불능방원. 포승불능곡직. 천지지영. 등구불가위수. 거비불가위단.
[解釋] 무릇 性命이라는 것은, 그 형상과 같은 근원에서 나왔다. 그러므로 형상이 갖추어져 있으면 성명이 이루어지고, 성명이 이루어지면, 좋음과 싫어함의 情을 낳게 된다. 그러므로 선비에게는 일정한 德[信義]이 있는 것이며, 여자에게는 변하지 않는 지조[行 : 操]를 지니고 있다. 그런데 그 성명을 직각자와 곱자로도 원형이나 사각을 잰다거나, 대패나 먹줄로도 곱은 것이나 곧은 것을 해낼 수가 없다. 하늘과 땅은 영구하여, 언덕을 오르거나 낮은 곳에 있거나, 그것에 의하여 길고 짧은 것이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
是故得道者. 窮而不攝. 達而不榮. 處高而不機. 持盈而不傾. 新而不剆. 久而不渝. 入火不焦. 入水不濡. 是故不待勢而尊. 不待財而富. 不待力而强. 平虛下流. 與化翶翔.
시고득도자. 궁이불섭. 달이불영. 처고이불기. 지영이불경. 신이불라. 구이불투. 입화불초. 입수불유. 시고부대세이존. 부대재이부. 부대력이강. 평허하류. 여화고상.
[解釋] 그러므로 道를 얻은 자는, 궁함을 개의치 아니하고, 영달을 자랑하지도 않으며, 높은 곳에 있더라도 위험하지 않으며, 그릇에 가득 물을 담아서 들고 있더라도 기울어지는 일이 없으며, 새롭다고 해서 번쩍이는 일도 없으며, 오래 되어 낡았다고 하여도 색이 바래지는 일도 없다. 불 속에 들어가도 타는 일이 없고, 물속에 들어가도 젖는 일이 없다. 그러므로 권세가 없더라도 존귀하고, 재산이 없더라도 부유하며, 힘이 없더라도 강하며, 平虛를 지키면서 낮은 곳으로 흘러, 만물의 변화와 함께 자유자재로 돌아다닌다.
若然者. 藏金於山. 藏珠於淵. 不利貨財. 不貪勢名. 是故不以康爲樂. 不以慊爲悲. 不以貴爲安. 不以賤爲危. 形神氣志. 各居其宜. 以隨天地之. 所爲. 夫形者生之舍也. 氣者生之充也. 神者生之制也. 一失位. 則三者傷矣.
약연자. 장금어산. 장주어연. 불리화재. 불탐세명. 시고불이강위락. 불이겸위비. 불이귀위안. 불이천위위. 형신기지. 각거기의. 이수천지지. 소위. 부형자생지사야. 기자생지충야. 신자생지제야. 일실위. 즉삼자상의.
[解釋] 만약 이러한 사람이 있다면, 金은 산 속에 감추고, 구슬[珠]은 연못 속에 감추며, 財貨를 이익으로 보지 않으며, 권세나 명예를 탐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편안하고 안일함을 즐기지도 않으며, 빈궁함을 슬퍼하지 않는다. 고귀함을 편안하다 하지 않고, 비천함을 위태롭다 생각하지 않는다. 형체나 정신이니 氣志는, 각각 그 居所를 얻어, 천지의 化育에 순응하는 법이다. 행하는 바는, 무릇 형체[形]는 삶이 깃드는 것이며, 氣는 삶이 채워지는 것이며, 神은 삶을 통제하는 것이다. 그 하나가 居所를 잃게 되면, 곧 세 가지가 상처를 받게 된다.
是故聖人使人各處其位守其職. 而不得相干也. 故夫形者非其所安. 而處之則廢. 氣不當其所充而用之則泄. 神非其所宜而行之則昧. 此三者不可不愼守也.
시고성인사인각처기위수기직. 이부득상간야. 고부형자비기소안. 이처지즉폐. 기부당기소충이용지즉설. 신비기소의이행지즉매. 차삼자불가불신수야.
[解釋] 이렇기 때문에 성인은 三者 모두가 그 居所에 있으면서 그 직분을 지키어, 서로 그 분수를 침범하는 일이 없도록 하였다. 그러므로 형체는 그 편안한 거소에 있지 않으면, 그래서 그 곳에 있게 되면 쇠약해지고, 氣志는 그 충실하지 못한 곳에서 발휘되면 밖으로 새어 버리고, 정신은 그 적절하지 못한 곳에서 작용하게 되면 暗愚에 빠지게 된다. 이상의 세 가지에 힘써서 신중하게 지키지 않으면 안 된다.
23
夫擧天下萬物. 蚑蟯貞蟲. 蝡動蚑作. 皆知其所喜憎利害者何也? 以其性之在焉而不離也. 忽去之. 則骨肉無倫矣. 今人之所以眭然能視. 䁝然能聽. 形體能抗. 而百節可屈伸. 察能分白黑. 視醜美. 而知能別同異. 明是非者何也?
부거천하만물. 기요정충. 윤동기작. 개지기소희증리해자하야? 이기성지재언이불리야. 홀거지. 즉골육무륜의. 금인지소이휴연능시. 영연능청. 형체능항. 이백절가굴신. 찰능분백흑. 시추미. 이지능별동이. 명시비자하야?
[解釋] 무릇 천하의 만물은, 땅을 기어 다니는 작은 벌레에 이르기 까지, 굼틀거리고 움직이며 기는 동작은, 모두가 기뻐하고 미워하며 이익에 붙고 해를 피하는 것을 알고 있는데 그것은 어떤 까닭에서 이겠는가? 그것은 각각 떨어질 수 없는 性을 가지고 있기 때문으로서, 한 번 떨어지기만 하면, 뼈와 살이 덩이가 되지 못하고 흩어지는 것이다. 지금 움펑눈을 가진 사람이 사물을 노려보듯 잘 식별하고, 눈을 감고 진지하게 소리를 잘 알아듣고, 몸을 잘 움직여, 모든 관절을 구부렸다 폈다 할 수 있으며, 그 총명함은 흑백을 잘 관찰하여 구별하고, 추함과 아름다움을 분별할 줄 알며, 그 지혜는 능히 같고 다름을 구별할 수가 있다. 옳고 그름에 밝음이 이 같은 것은 무엇 때문일까?
氣爲之充. 而神爲之使也. 何以知其然也? 凡人之志. 各有所在. 而神有所繫者. 其行也. 足蹪趎埳. 頭抵植木. 而不自知也. 招之而不能見也. 呼之而不能聞也. 耳目非去之也. 然而不能應者何也?
기위지충. 이신위지사야. 하이지기연야? 범인지지. 각유소재. 이신유소계자. 기행야. 족퇴주감. 두저식목. 이부자지야. 초지이불능견야. 호지이불능문야. 이목비거지야. 연이불능응자하야?
[解釋] 그것은 氣志가 사람에게 충실하고, 정신이 그 지휘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그것을 알 수 있느냐? 그 모두가 사람의 의지가 있는, 각각의 방향으로 향해 지는데, 그로 인하여 정신이 묶여져 있는 사람은, 걸을 때에도, 다리가 그루터기나 움푹패인 곳에 걸리고, 머리는 서있는 나무에 부딪힌다. 그렇건만 그 자신은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손짓해 가며 불러도 눈에 들어오지 않으며, 소리쳐 불러도 귀에 들어오지를 않는다. 귀와 눈이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것도 아닌데, 그런데도 응하지 못하는 것은 무엇 때문인 것일까?
神失其守也. 故在於小. 則忘於大. 在於中. 則忘於外. 在於上. 則忘於外. 在於上. 則忘於下. 在於左. 則忘於右. 無所不充. 則無所不在. 是故貴虛者. 以毫末爲宅也.
신실기수야. 고재어소. 즉망어대. 재어중. 즉망어외. 재어상. 즉망어외. 재어상. 즉망어하. 재어좌. 즉망어우. 무소불충. 즉무소부재. 시고귀허자. 이호말위택야.
[解釋] 그것은 정신이 그 지켜야 할 곳을 잃었기 때문으로서, 결국 小에 있으면서, 大를 잊고, 안에 있으면서, 바깥을 잊으며, 위에 있으면서 바깥을 잊으며, 위에 있으면서, 아래를 잊고, 왼쪽에 있으면서, 오른 쪽을 잊는 결과가 되는 것이다. 정신이 고루 퍼져 있다면, 어떤 장소에서도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없으리라. 그렇기 때문에 虛를 귀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마음을 毫末의 精微에 두는 사람이다.
24
今夫狂者之不能避水火之難. 而越溝瀆之險者. 豈無形神氣志哉? 然而用之異也. 失其所守之位. 而離其外內之舍. 是故擧錯不能當. 動靜不能中.
금부광자지불능피수화지난. 이월구독지험자. 기무형신기지재? 연이용지이야. 실기소수지위. 이리기외내지사. 시고거착불능당. 동정불능중.
[解釋] 그런데 지금 그 狂人이 水火의 難을 피하기 위하여, 도랑이나 시궁창과 같은 장애물을 넘을 수 없는 것은, 어찌 형체와 정신과 氣志가 없다고 하겠는가!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 기능이 보통 사람과 다른 것은, 각각 지켜야 할 위치를 잃고, 안과 밖이 각기 그 居所를 떠나고 말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행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모든 예상에서 어긋나게 되어, 행동이 조용하지 못하고 능히 속에 있을 수가 없는 것이다.
終身運枯形于連嶁別埒之門. 而蹪蹈于汚壑穽陷之中. 雖生俱與人鈞. 然而不免爲人戮笑者何也. 形神相失也. 故以神爲主者. 形從而利. 以形爲制者. 神從而害.
종신운고형우연루별랄지문. 이퇴도우오학정함지중. 수생구여인균. 연이불면위인륙소자하야. 형신상실야. 고이신위주자. 형종이리. 이형위제자. 신종이해.
[解釋] 한평생을 두고 추한 모습을 연속하여 뒤얽힌 산과 평탄치 않은 언덕이 줄지어 있어서 나아가기 어려운 곳에 드러내게 되며, 도랑이나 시궁창이나 구렁에 넘어지고 함정 속에 빠지게 된다. 비록 삶을 갖추고 더불어 사람들과 살아갈 지라도, 그렇더라도 보통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고, 욕보임을 면하지 못하는 것은 무엇 때문인 것일까? 그것은 형체와 정신이 모두 그 居所를 잃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정신이 主가 되는 자는, 형체는 그것에 종속되므로 利가 되지만, 형체가 정신을 제어하게 되면, 정신이 이것에 종속되므로 害가 되는 것이다.
貪饕多欲之人. 滇眠於勢利. 誘慕於名位. 冀以過人之智. 植于高世. 則精神日. 耗而彌遠. 久淫而不還. 形閉中距. 則神無由入矣. 是以天下. 時有盲妄自失之患. 此膏燭之類也. 火逾然. 而消逾亟.
탐도다욕지인. 전면어세리. 유모어명위. 기이과인지지. 식우고세. 즉정신일. 모이미원. 구음이불환. 형폐중거. 즉신무유입의. 시이천하. 시유맹망자실지환. 차고촉지류야. 화유연. 이소유극.
[解釋] 탐냄을 탐하고, 욕심이 많은 사람은, 권세라든가 利祿에 눈이 어두워지고, 명예나 높은 자리를 동경하며, 남보다 우수한 지혜[智]를 내세워, 高名을 세상에 떨치려고 한다. 그래서 정신이 날로, 소모되어 居所로 부터 멀어지게 되며, 오랫동안 외물 사이를 헤매고 있을 뿐 되돌아오지를 못한다. 형체는 닫혀 지고 안에서는 거부하게 되어, 정신은 다시는 들어갈 수가 없게 된다. 그러므로 천하에는, 盲과 妄 그리고 自失의 병이 생기게 된다. 예를 들면 등잔불의 촉광과 같은 것이어서, 불이 크면 클수록, 빨리 꺼지게 된다.
夫精神氣志者. 靜而日充者以壯. 躁而日耗者以老. 是故聖人. 將養其神. 和柔其氣. 平夷其形. 而與道沈浮俛仰. 恬然則縱之. 迫則用之. 其縱之也. 若委衣. 其用之也. 若發機. 如是則萬物之化無不遇. 而百事之變無不應.
부정신기지자. 정이일충자이장. 조이일모자이로. 시고성인. 장양기신. 화유기기. 평이기형. 이여도침부면앙. 염연즉종지. 박즉용지. 기종지야. 약위의. 기용지야. 약발기. 여시즉만물지화무불우. 이백사지변무불응.
[解釋] 무릇 정신과 氣志는, 靜을 保持하고 날마다 안에 충실하면 왕성해 지는데, 초조해 하며 날마다 소모할 때에는 쇠약하고 늙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인은, 그 정신을 기르고, 그 기지를 부드럽고 약하게 하며, 그 형체를 안정시키고, 道와 함께 상하로 浮沈하는 것이다. 마음이 편안할 때에는 평온하게 따르고, 급박한 때에는 바싹 죈다. 그 평온함은, 옷을 벗는 것과 같고, 그 죄는 모습은, 용수철이 튀는 것과 같은 데, 이렇게 되면 만물의 변화가 만나지 못하게 되며, 만물의 모든 일이 모두 변하더라도 적합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