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事或欲之, 適足以失之, 或避之, 適足以就之. 楚人有乘船而遇大風者, 波至而自投於水. 非不貪生而畏死也. 惑於恐死, 而反忘生也. 故人之嗜慾, 亦猶此也.
사혹욕지, 적족이실지, 혹피지, 적족이취지. 초인유승선이우대풍자, 파지이자투어수. 비불탐생이외사야. 혹어공사, 이반망생야. 고인지기욕, 역유차야.
[解釋] 사물에는 꼭 이것이다 하며 바랐던 것이, 도리어 그것을 잃는 결과가 되기도 하고, 피하고자 하였던 것이, 도리어 몸에 덤벼드는 경우가 있다. 楚나라 사람이 배를 타고 가다가 대풍을 만났는데, 파도가 높이 일자 무서워서 스스로 물속에 뛰어 들었다. 삶에 집착하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죽음을 두려워하던 나머지 정신이 흐려져서, 도리어 삶을 잃고 만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의 욕망이라고 하는 것은, 역시 이와 같은 것이다.
齊人有盜金者, 當市繁之時至, 掇而走. 勒問其故曰:「而盜金於市中何也?」 對曰:「吾不見人. 徒見金耳.」 志所欲, 則忘其爲矣. 是故聖人審動靜之變, 而適受與之度, 理好憎之情, 和喜怒之節.
제인유도금자, 당시번지시지, 철이주. 늑문기고왈:「이도금어시중하야?」 대왈:「오불견인. 도견금이.」 지소욕, 즉망기위의. 시고성인심동정지변, 이적수여지도, 이호증지정, 화희노지절.
[解釋] 齊나라 사람 중에 돈을 훔친 자가 있었는데, 당시에 거리가 혼잡한 틈을 타서 도망을 쳤다가, 붙잡히게 되었다. 獄吏가 그 까닭을 심문하여 물었다. 「너는 어찌하여 거리에서 돈을 훔쳤느냐?」 그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제 안중에는 사람 따위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안중에 있었던 것은 돈 뿐이었습니다.」 마음의 욕망을 위해서는, 자신이 하고 있는 짓이 어떤 짓인지 조차 모르는 법이다. 이런 까닭에 성인은 변화에 따라서 교묘하게 動靜을 취하고, 주고받는 것을 法度에 알맞게 하며, 좋아하고 미워하는 것을 자제하여 情에 치우치는 일이 없고, 기쁨과 노함에 절도를 가지고 그 조화를 꾀하는 것이다.
夫動靜得, 則患弗過也, 受與適, 則罪弗累也. 好憎理, 則憂弗近也, 喜怒節, 則怨弗犯也. 故達道之人, 不苟得, 不讓福, 其有弗棄, 非其有弗索. 常滿而不溢, 恒虛而易足.
부동정득, 즉환불과야, 수여적, 즉죄불누야. 호증리, 즉우불근야, 희노절, 즉원불범야. 고달도지인, 불구득, 불양복, 기유불기, 비기유불색. 상만이불일, 항허이이족.
[解釋] 대저 動靜의 때를 얻으면, 우환도 일어나지 않으며, 주고받는 것이 알맞으면, 죄에 빠지는 일도 없게 된다. 좋아하고 미워하는 감정을 다스리면, 근심이 다가오지 않게 되고, 기뻐하고 노하는 감정에 절도가 있으면, 원한으로 고민하지 않는다. 道에 통달한 사람은, 부당하게 얻고자 하지 않으며, 그렇다고 해서 복을 사양하는 일도 없고, 현실적으로 소유하는 것은 버리지 않지만, 그렇다고 갖지 못했다고 해서 구하는 일도 없다. 언제나 만족하고 있지만 넘치는 일이 없고, 언제나 욕심이 없는 상태이므로 아주 쉽게 만족하는 것이다.
今夫霤水足以溢壺榼, 而江河不能實漏巵. 故人心猶是也. 自當以道術度量, 則食充虛, 衣御寒, 足以養七尺之形矣. 若無道術度量, 而以自儉約, 則萬乘之勢, 不足以爲尊, 天下之富, 不足以爲樂矣.
금부류수족이일호합, 이강하불능실누치. 고인심유시야. 자당이도술도량, 즉식충허, 의어한, 족이양칠척지형의. 약무도술도량, 이이자검약, 즉만승지세, 부족이위존, 천하지부, 부족이위락의.
[解釋] 예를 들면 낙숫물로도 항아리의 통을 넘치게 할 수 있지만, 장강이나 황하의 물을 가지고도 물이 새는 술잔을 채울 수는 없다. 그러므로 사람의 마음도 이것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자신 속에 道術에 의한 잣대를 지니고 있으면, 먹는 것은 空腹을 채우고, 의복은 추위를 막으며, 7尺의 내 몸을 보양하는 것이면 족한 것이다. 그러나 만약 도술의 잣대에 의하지 않고, 자의에 의해서 규율하게 되면, 만승이나 되는 權勢에도 불구하고, 존귀하다기에 부족하고, 천하의 富貴로도, 즐거움을 삼기에는 부족할 것이다.
孫叔敖三去令尹, 而無憂色. 爵祿不能累也. 荊佽非兩蛟夾繞其船, 而志不動. 怪物不能驚也. 聖人心平志易, 精神內守, 物莫足以惑之.
손숙오삼거령윤, 이무우색. 작록불능누야. 형차비양교협요기선, 이지부동. 괴물불능경야. 성인심평지이, 정신내수, 물막족이혹지.
[解釋] 孫叔敖는 세 차례 令尹의 자리에서 물러났었는데, 조금도 근심하는 안색이 없었다. 爵祿도 그의 마음을 묶어 놓을 수는 없었던 것이다. 荊[楚]나라의 佽非는 두 마리의 蛟龍이 그가 탄 배를 양쪽에서 뒤집어엎으려고 하였지만,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 괴물도 그의 마음을 놀라게 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성인은 心志를 편안히 유지하고, 정신을 안에서 지키고 있기 때문에, 그 어떤 것도 그를 미혹시킬 수가 없다.
夫醉者俛入城門, 以爲七尺之閨也, 超江淮, 以爲尋常之溝也. 酒濁其神也. 怯者夜見立表, 以爲鬼也, 見寢石, 以爲虎也. 懼揜其氣也. 又況無天地之怪物乎?
부취자면입성문, 이위칠척지규야, 초강회, 이위심상지구야. 주탁기신야. 겁자야견입표, 이위귀야, 견침석, 이위호야. 구엄기기야. 우황무천지지괴물호?
[解釋] 대저 취한 자는 구부리고 성문에 들어가면서, 7尺 정도의 작은 문으로만 생각하며, 또한 장강이나 회하를 건너는 데, 1丈 안팎의 도랑 정도로 생각을 하는 것이다. 그것은 술이 그의 정신을 흐리게 만들었기 때문인 것이다. 겁쟁이가 밤에 세워놓은 表石을 보고, 유령이 아닌가 생각하고, 자빠져 있는 돌을 보고는, 호랑이가 아닌가 생각을 한다. 그것은 공포가 그의 기력을 뺏어 갔기 때문인 것이다. 하물며 이 세상에 괴물은 없다고 하는 자에게는 더 말해 무엇 하겠는가?
30
夫雌雄相接, 陰陽相薄, 羽者爲雛鷇, 毛者爲駒犢, 柔者爲皮肉, 堅者爲齒角, 人弗怪也. 水生蠬蜄, 山生金玉, 人弗怪也. 老槐生火, 久血爲燐, 人弗怪也.
부자웅상접, 음양상박, 우자위추구, 모자위구독, 유자위피육, 견자위치각, 인불괴야. 수생룡진, 산생금옥, 인불괴야. 노괴생화, 구혈위린, 인불괴야.
[解釋] 대저 雌雄이 서로 교접하고, 陰陽이 서로 부딪쳐서, 날개 있는 것[鳥類]은 새끼를 부화시키고, 털 있는 것[獸類]은 새끼를 낳는데, 유약한 것이 가죽과 살이 되고, 건강한 것이 이빨과 뿔이 되더라도, 사람들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물속에서 大蛤이 생기고, 산속에서 金玉을 생산해 내더라도, 사람들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느티나무 老木이 불을 일으키고, 死體의 피가 도깨비불을 일으켜도, 사람들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山出嘄陽, 水生罔象, 木生畢方, 井生墳羊, 人怪之. 聞見鮮, 而識物淺也. 天下之怪物, 聖人之所獨見, 利害之反覆, 知者之所獨明達也. 同異嫌疑者, 世俗之所眩惑也.
산출규양, 수생망상, 목생필방, 정생분양, 인괴지. 문견선, 이식물천야. 천하지괴물, 성인지소독견, 리해지반복, 지자지소독명달야. 동이혐의자, 세속지소현혹야.
[解釋] 산속에 嘄陽이 나타나고, 물속에 罔象이 나타나고, 나무속에 畢方이 나타나고, 우물 속에 墳羊이 나타나면, 뭇 사람들은 괴이하게 여긴다. 견문하는 일이 적어서, 지식이 깊지 못하기 때문이다. 천하의 괴물은, 聖人만이 홀로 볼 수가 있고, 利害의 反覆은, 知者만이 홀로 통달할 수가 있다. 같고 다른 것의 아리송한 것은, 세속의 사람들이 헷갈리기 쉬운 것들이다.
夫見不可布於海內. 聞不可明於百姓. 是故因鬼神禨祥, 而爲之立禁, 總形推類, 而爲之變象. 何以知其然也?
부견불가포어해내. 문불가명어백성. 시고인귀신기상, 이위지입금, 총형추류, 이위지변상. 하이지기연야?
[解釋] 무릇 천하의 모든 사람들이 모든 것을 견문할 수는 없다. 듣지 못한 천하의 백성들은 명확히 알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귀신이나 길흉을 빌어서, 금지를 하고 경계를 세워서, 같은 모양의 물건을 종합하고 같은 물건을 추측하고 재어서, 이것을 變象이라고 하는 것이다. 어떻게 해서 그렇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일까?
世俗言曰, '饗大高者, 而彘爲上牲, 葬死人者, 裘不可以藏. 相戱以刃者, 太祖軵其肘, 枕戶橉而臥者, 鬼神蹠其首.' 此皆不著於法令, 而聖人之所不口傳也.
세속언왈, '향대고자, 이체위상생, 장사인자, 구불가이장. 상희이인자, 태조용기주, 침호린이와자, 귀신척기수.' 차개부저어법령, 이성인지소불구전야.
[解釋] 세속의 말에, '先祖를 제사지낼 경우에는, 돼지새끼를 최상의 제물로 치고, 죽은 이를 장사지낼 경우에는, 가죽옷을 부장품으로 넣지 말아야 한다. 칼을 들고 장난을 치는 자는, 太祖가 그 팔꿈치를 부러뜨리고, 문지방을 베고 자는 사람은, 귀신이 그 목을 밟는다.'라고 한다. 이런 것들은 모두 법령에 제시되어 있는 것도 아니려니와, 또한 성인의 口傳에 있는 것도 아니다.
夫饗大高而彘爲上牲者, 非彘能賢於野獸麋鹿也. 而神明獨饗之何也? 以爲彘者, 家人所常畜, 而易得之物也. 故因其便, 以尊之.
부향대고이체위상생자, 비체능현어야수미록야. 이신명독향지하야? 이위체자, 가인소상축, 이이득지물야. 고인기편, 이존지.
[解釋] 선조를 제사지낼 때에 돼지새끼를 최상의 제물로 치는 것은, 돼지새끼가 들짐승이라든가 사슴보다 재물로서 뛰어나기 때문이 아니다. 그런데도 神明이 이것만을 흠향하는 것은 왜일까? 생각하건대 돼지새끼는, 사람들이 언제나 기르고 있어서, 구하기가 쉬운 물건이기 때문인 것이다. 즉 편리하기 때문에, 최상의 것으로 높이는 것이다.
31
裘不可以藏者, 非能其締錦曼帛, 溫煖於身也. 世以爲裘者, 難得貴賈之物也, 而可傳於後世, 無益於死者. 而足以養生.
구불가이장자, 비능기체금만백, 온난어신야. 세이위구자, 난득귀가지물야, 이가전어후세, 무익어사자. 이족이양생.
[解釋] 가죽옷을 부장품으로 넣어서는 안 된다고 하는 것은, 두꺼운 비단이나 얇은 비단만으로도, 충분히 따뜻해서가 아니다. 세상의 사람들에게 가죽옷은, 구하기도 어렵고 값도 비싼 귀중품이기 때문에, 후세에 물려주어야 하는데, 죽은 사람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즉 산사람에게는 꼭 필요한 물건으로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故因其資, 以讋之. 相戱以刃, 太祖軵其肘者? 夫以刃相戱, 必爲過失. 過失相傷, 其患必大. 無涉血之仇爭忿鬪, 而以小事自內於刑戮. 愚者所不知忌也. 故因太祖, 以累其心.
고인기자, 이섭지. 상희이인, 태조용기주자? 부이인상희, 필위과실. 과실상상, 기환필대. 무섭혈지구쟁분투, 이이소사자내어형륙. 우자소부지기야. 고인태조, 이누기심.
[解釋] 다시 말해서 유용하기 때문에, 그래서 기피하고 두려워하는 것이다. 서로 칼을 들고 장난을 치게 되면, 太祖가 팔꿈치를 부러뜨린다고 하는 것은 왜일까? 무릇 칼을 들고 장난을 치면, 반드시 실수를 범하게 된다. 실수를 범하게 되면, 반드시 큰 상처를 입게 된다. 피투성이가 되는 원수끼리의 싸움도 아니건만, 이 작은 일 때문에 형벌에 처해지는 꼴이 되고 마는 것이다. 어리석은 사람은 그러한 점을 깨닫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太祖를 빌어, 그런 장난을 무섭게 여기게 한 것이다.
枕戶橉而臥, 鬼神履其首者, 使鬼神能玄化, 則不待戶牖之行, 若循虛而出入, 則亦無能履也. 夫戶牖者風氣之所從往來, 而風氣者陰陽相捔者也, 離者必病. 故託鬼神, 以伸誡之也.
침호린이와, 귀신리기수자, 사귀신능현화, 즉부대호유지행, 약순허이출입, 즉역무능리야. 부호유자풍기지소종왕래, 이풍기자음양상각자야, 이자필병. 고탁귀신, 이신계지야.
[解釋] 문지방을 베고 잠을 자면, 귀신이 그 목을 밟는다고 하는데, 귀신은 현묘하게 변화하여 형체를 없앨 수가 있은 즉, 문 따위를 통과하지 않고도 다닐 수가 있고, 또 만약 공중을 날아서 출입을 한다면, 이 역시 사람을 밟을 까닭이 없다. 사실 문은 바람의 기운이 통하는 곳으로 이 바람을 따라 가고 오는데, 이 바람기는 음양이 서로 뿔을 잡고 싸우는 꼴이므로, 이 바람을 쏘이게 되면 반드시 병에 걸리게 된다. 그러므로 귀신의 행위처럼 의탁하여, 경계를 하도록 하는 것이다.
凡此之屬, 皆不可勝著於書策竹帛, 而藏於官府者也. 故以禨祥明之. 爲愚者之不知其害, 乃借鬼神之威, 以聲其敎. 所由來者遠矣, 而愚者以爲禨祥, 而狼者以爲非. 唯有道者能通其志.
범차지속, 개불가승저어서책죽백, 이장어관부자야. 고이기상명지. 위우자지부지기해, 내차귀신지위, 이성기교. 소유래자원의, 이우자이위기상, 이낭자이위비. 유유도자능통기지.
[解釋] 무릇 이러한 것들은, 서책과 죽백에 상세히 기록할 수도 없거니와, 나라의 官府에 보관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吉凶에 가탁하여 상서로운 조짐으로 밝혀놓은 것이다. 어리석은 자는 실제의 해로움에 대해서 무지한 까닭에, 귀신의 위력을 빌려서, 교훈을 널리 펴고자 하였던 것이다. 그 유래는 아주 오래된 것으로, 어리석은 자는 길흉에 관계되는 상서로운 조짐으로 생각하고, 이리처럼 오만한 자는 쓸데없는 미신이라고 여긴다. 다만 有道者만이 그 참된 의미를 알고 있는 것이다.
32
今世之祭井竈門戶箕簫臼杵者, 非以其神爲能饗之也. 恃賴其德. 煩苦之無已也. 是故以時見其德, 所以不忘其功也.
금세지제정조문호기소구저자, 비이기신위능향지야. 시뢰기덕. 번고지무이야. 시고이시견기덕, 소이불망기공야.
[解釋] 지금 우물、부뚜막、대문、방문、쓰레받기、빗자루、절굿공이를 제사 지내는 것은, 그런 것들이 신령스러움을 갖추고 있어서 인간의 제사를 받을 만하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다. 그 은덕을 고마워하고 신세를 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번거로움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그만두지 않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기를 정하여 그 은덕을 밝히는 것은, 그 공적을 잊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인 것이다.
觸石而出, 膚寸而合, 不崇朝而雨天下者, 唯太山, 赤地三年, 而不絶流, 澤及百里, 而潤草木者, 唯江河也. 是以天子秩而祭之.
촉석이출, 부촌이합, 불숭조이우천하자, 유태산, 적지삼년, 이부절류, 택급백리, 이윤초목자, 유강하야. 시이천자질이제지.
[解釋] 구름이 암벽에 부딪쳐 솟구쳐 오르고, 적은 살갗처럼 뭉치고 모여서, 아침 동안에 천하에 비를 뿌리게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太山뿐이며, 旱魃이 3년씩 붉게 물들여도, 그 흐름이 끊기지 않으며, 그 혜택은 백리의 저쪽에까지 미치게 되며, 초목을 윤택하게 만드는 것은, 오직 江河 뿐이다. 그러므로 天子는 순위를 정해놓고 이것들은 제사 지낸다.
故馬免人於難者, 其死也葬之, 牛其死也, 葬以大車爲薦. 牛馬有功, 猶不可忘, 又況人乎? 此聖人所以重仁襲恩.
고마면인어난자, 기사야장지, 우기사야, 장이대거위천. 우마유공, 유불가망, 우황인호? 차성인소이중인습은.
[解釋] 그러므로 말[馬] 중에서도 사람을 危難에서 구해준 말은, 그 말을 후하게 장사지내 주고, 소가 죽었을 때에도, 牛車의 荷臺를 깔개로 삼아서 장사를 지낸다. 마소의 공적도 잊지 않고, 장사를 후하게 지내 주는데, 하물며 사람에게 있어서이랴! 이것은 聖人이 그 인자함과 은혜를 거듭 감사하고 있는 이유이다.
故炎帝爲火, 而死爲竈, 禹勞天下, 而死爲社, 后稷作稼穡, 而死爲稷, 羿除天下之害, 而死爲宗布. 此鬼神之所以立.
고염제위화, 이사위조, 우로천하, 이사위사, 후직작가색, 이사위직, 예제천하지해, 이사위종포. 차귀신지소이립.
[解釋] 그러므로 炎帝는 불을 만들었는데, 죽은 다음에는 부뚜막의 竈王神이 되었고, 禹는 천하를 위해 애썼는데, 죽은 다음에는 土地神이 되었고, 后稷은 농경을 시작했는데, 죽은 후에는 穀物神이 되었으며, 羿는 천하의 해로움을 제거했는데, 죽은 후에 宗布가 되었다. 이것이야 말로 귀신을 제사 지내게 된 유래이다.
33
北楚有任俠者, 其子孫數諫而止之, 不聽也. 縣有賊, 大搜其廬. 事果發覺, 夜驚而走, 追道及之. 其所施德者, 皆爲之戰, 得免而遂反. 語其子曰:「汝數止吾爲俠. 今有難, 果賴而免身. 而諫我不可用也.」
북초유임협자, 기자손삭간이지지, 불청야. 현유적, 대수기려. 사과발각, 야경이주, 추도급지. 기소시덕자, 개위지전, 득면이수반. 어기자왈:「여수지오위협. 금유난, 과뢰이면신. 이간아불가용야.」
[解釋] 楚나라 북쪽 땅에 任俠을 일로 삼고 있는 자가 있었는데, 그 아들들이 그 일을 그만두라고 자주 간언하였지만,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縣에 도적 떼가 일어났는데, 한 패거리일 것으로 의심한 관원이 그의 집을 샅샅이 수색을 하였다. 과연 그 당임이 밝혀져서, 한 밤중에 황망히 도망을 쳤는데, 도중에서 추격을 당하게 되었다. 그러나 지난 날 은혜를 입었던 자들은, 모두 그를 위해 싸웠으므로, 그 덕택에 그곳을 빠져나와 집으로 돌아 왔다. 그는 아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는 종종 내가 임협 노릇을 하는 것을 반대하였다. 지금 위험한 경우를 당하여, 나는 俠者이기에 도망칠 수가 있었다. 너희가 아무리 간언을 하여도 소용이 없을 것이다.」
知所以免於難, 而不知所以無難. 論事如此, 豈不惑哉? 宋人有嫁子者. 告其子曰:「嫁未必成也. 有如出. 不可不私藏, 私藏而富, 其於以復嫁易.」
지소이면어난, 이부지소이무난. 논사여차, 기불혹재? 송인유가자자. 고기자왈:「가미필성야. 유여출. 불가불사장, 사장이부, 기어이부가이.」
[解釋] 이것은 難을 면하는 수단은 알고 있지만, 難을 없게 하는 수단은 모르는 것이 된다. 일을 논할 때 이러하다면, 어찌 미혹된 것이 아니겠는가? 宋나라 사람이 딸을 시집보내게 되었다. 그가 딸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시집을 갔다고 해서 만사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자칫하다가는 이혼을 당하는 일도 있을 것이다. 은밀히 사적으로 돈을 저장하지 않으면 안 된다. 듬뿍 담아두게 되면, 그 다음에는 다시 시집을 가기가 훨씬 쉬워질 것이다.」
其子聽父之計, 竊而藏之. 若公知其盜也, 逐而去之. 其父不自非也. 而反得其計. 知爲出藏財, 而不知藏財所以出也. 爲論如此, 豈不勃哉?
기자청부지계, 절이장지. 약공지기도야, 축이거지. 기부부자비야. 이반득기계. 지위출장재, 이부지장재소이출야. 위논여차, 기불발재?
[解釋] 그 딸은 아버지의 계책을 듣고, 은밀히 훔쳐다가 모아 두었다. 사위된 자가 이를 알아차리고, 그녀를 내쫓아 버렸다. 아버지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계획대로 되었다고 하면서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재산을 훔쳐 모을 줄은 알았어도, 훔쳐 모은 것이 이혼의 사유가 될 것은 알아차리지 못한 것이었다. 일을 논할 때 이와 같다고 한다면, 어찌 더 큰 환란이 일어나지 않으랴?
今夫僦載者, 救一車之任, 極一牛之力, 爲軸之折也, 有加轅軸其上以爲造, 不知軸轅之趣軸折也.
금부추재자, 구일거지임, 극일우지력, 위축지절야, 유가원축기상이위조, 부지축원지취축절야.
[解釋] 지금 여기에 운송업자가 있어서, 수레에 가득 싣고, 수에게 끌게 하는데, 수레의 바퀴축이 부러지면 큰일이라고 하면서, 끝 채의 굴대 위에 副木을 댄다고 한다면, 굴대와 끝 채가 나아가면서 굴대를 부러뜨린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 것이다.
楚王之佩玦而逐菟, 爲走而破其玦也. 因珮兩玦, 以爲之豫, 兩玦相觸, 破乃逾疾. 亂國之治, 有似於此.
초왕지패결이축토, 위주이파기결야. 인패양결, 이위지예, 양결상촉, 파내유질. 난국지치, 유사어차.
[解釋] 초나라 왕이 佩玉을 허리에 차고 토끼를 쫓을 때, 달릴 때마다 그 패옥을 상하게 해서는 안 되겠다며 예비 패옥이라도 함께 허리에 찼다. 이로 인하여 두 개의 패옥이 부딪쳐서, 패옥이 상할 것을 미리 대비한 것이, 두 옥이 서로 부딪쳐, 결국에는 파손되는 결과가 되고 말았다. 나라를 어지럽게 하는 것도, 이것과 유사한 것이다.
34
夫鴟目大而眎不若鼠, 蚈足衆而走不若蛇. 物固有大不若小, 衆不若少者. 及至夫彊之弱, 弱之彊, 危之安, 存之亡也, 非聖人孰能觀之? 大小尊卑, 未足以論也. 唯道之在者爲貴. 何以明之?
부치목대이시불약서, 견족중이주불약사. 물고유대불약소, 중불약소자. 급지부강지약, 약지강, 위지안, 존지망야, 비성인숙능관지? 대소존비, 미족이논야. 유도지재자위귀. 하이명지?
[解釋] 무릇 저 올빼미의 눈은 크지만 視力은 쥐[鼠]에도 미치지 못하며, 노래기는 발은 많지만 走力은 뱀[蛇]에도 미치지 못한다. 물체 가운데에도 크기는 하지만 작은 것에 미치지 못하고, 많기는 하지만 적은 것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있다. 미치게 되는 범위는 强이 弱이고, 弱이 强인 것이며, 危가 安이고, 存이 亡이란 것에 이르게 되면, 聖人이 아니고서야 누가 이것을 꿰뚫어 볼 수가 있겠는가? 크고 작고 높고 낮은 차별 등은, 논할 가치조차 없는 것이다. 오로지 道가 존재하는 것만이 존귀하다고 할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그것을 알 수가 있겠는가?
天子處於郊亭, 則九卿趨, 倚者齊, 當此之時, 明堂太廟, 懸冠解劒, 緩帶而寢. 非郊亭大, 而廟堂狹小也. 至尊居至也.
천자처어교정, 즉구경추, 의자제, 당차지시, 명당태묘, 현관해검, 완대이침. 비교정대, 이묘당협소야. 지존거지야.
[解釋] 天子가 야외의 정자에 머물면, 九卿의 대신들이 종종걸음을 치고, 대부들은 빠른 걸음으로 내닫고, 앉은 이는 몸을 구부리고 엎드리며, 기대고 있던 자는 자세를 바로 잡는다. 그런데 이 때, 명당의 太廟에서는, 신하들이 冠을 걸고 劒을 풀어 놓으며, 띠를 느슨하게 매고 휴식을 취한다. 야외의 정자는 넓어서 그런 것이 아니며, 묘당은 협소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지존이 그곳에 이르러 있기 때문이다.
天道之貴也, 非特天子之爲尊也, 所在而衆仰之. 夫蟄蟲鵲巢, 皆嚮天一者, 至和在焉爾. 帝者誠能包裹, 道合至和, 則禽獸草木, 莫不被其澤矣, 而況兆民乎?
천도지귀야, 비특천자지위존야, 소재이중앙지. 부칩충작소, 개향천일자, 지화재언이. 제자성능포과, 도합지화, 즉금수초목, 막불피기택의, 이황조민호?
[解釋] 天道가 고귀한 것은, 단지 천자를 존숭하기 때문만이 아니며, 모든 대중들이 우러러 보게 마련인 것이다. 무릇 칩거하는 곤충이나 까치의 집과도 똑같이, 한결같이 하늘을 향하여 있는 것은, 至和가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제왕이 성심성의껏 道를 마음속에 품고서, 그 道를 지극한 和와 일체가 될 수만 있다면, 禽獸나 草木조차도, 그 혜택을 받지 않는 것이 없을 터인 즉, 하물며 萬民은 더 말할 나위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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