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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關雎興於鳥, 而君子美之, 爲其雌雄之不乖居也. 鹿鳴興於獸, 君子大之, 取其見食而相呼也. 泓之戰, 軍敗君獲, 而≪春秋≫大之, 取其不鼓不成列也.
관저흥어조, 이군자미지, 위기자웅지불괴거야. 녹명흥어수, 군자대지, 취기견식이상호야. 홍지전, 군패군획, 이≪춘추≫대지, 취기불고불성렬야.
[解釋] 關雎는 새를 비유하는 隱喩인 것인데, 君子가 이를 찬미하는 것은, 암수인 雌雄이 사이좋게 지내면서도 서로 어그러지지 않고 한계를 지키면서 살기 때문인 것이다. 鹿鳴은 짐승에 의한 比喩인데, 군자가 이것을 크게 尊崇하는 것은, 먹이를 발견하면 동료들을 불러 모으는 점을 취했기 때문인 것이다. 泓水의 전투에서, 宋나라 군대는 대패하고 군주는 사로잡혔지만, ≪春秋≫가 이것을 大書한 것은, 전열을 아직 가다듬지 않은 적군을 공격하지 않았던 것을 취하였기 때문인 것이다.
宋伯姬坐燒而死, ≪春秋≫大之, 取其不踰禮而行也. 成功立事. 豈足多哉? 方指所言, 而取一槩焉爾.
송백희좌소이사, ≪춘추≫대지, 취기불유례이행야. 성공립사. 기족다재? 방지소언, 이취일개언이.
[解釋] 宋나라 伯姬는 앉은 채로 불에 타 죽었는데, ≪春秋≫가 이것을 大書한 것은, 禮를 어기면서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았던 것을 취하였기 때문인 것이다. 실로 다만 그 主旨를 지적하고 그 一端을 취하였던 것이다. 어찌 그것들을 많다고 해야 족하겠는가? 그 지향하는 바의 말은, 다만 하나의 槪要만을 취하였을 뿐인 것이다.
王喬赤松, 去塵埃之間, 離群慝之紛, 吸陰陽之和, 食天地之精, 呼而出故, 吸而入新, 蹀虛輕擧, 乘雲游霧. 可謂養性矣, 而未可謂孝子也. 周公誅管叔蔡叔, 以平國弭亂. 可謂忠臣也, 而未可謂弟也.
왕교적송, 거진애지간, 리군특지분, 흡음양지화, 식천지지정, 호이출고, 흡이입신, 접허경거, 승운유무. 가위양성의, 이미가위효자야. 주공주관숙채숙, 이평국미난. 가위충신야, 이미가위제야.
[解釋] 王喬와 赤松子는, 먼지와 티끌의 속된 세상을 떠나고, 사특하고 어지러운 무리에서 떠나, 陰陽의 和氣를 들이 마시며, 천지의 精氣를 먹으며, 숨을 내쉴 때에는 낡은 氣를 토해내고, 들이 마실 때에는 새로운 氣를 들이 마시며, 허공을 밟을 때에는 가볍게 날아오르고, 구름에 올라 타고 안개 속에서 游泳하였다. 이것은 가히 性[生]을 길렀다고 할 수는 있지만, 그러나 가히 孝子라고는 말할 수가 없는 것이다. 周公은 형들인 管叔과 蔡叔을 주벌하고, 이로써 내란을 평정하여 나라를 안정시켰을 뿐이다. 이것은 가히 忠臣이라고 말할 수는 있지만, 그러나 가히 아우의 友愛라고는 말할 수가 없는 것이다.
湯放桀, 武王誅紂, 以爲天下, 去殘除賊, 可謂惠君, 而未可謂忠臣矣. 樂羊攻中山, 未能下, 中山烹其子, 而食之以示威. 可謂良將, 而未可謂慈父也. 故可乎可, 而不可乎不可, 不可乎不可, 而可乎可.
탕방걸, 무왕주주, 이위천하, 거잔제적, 가위혜군, 이미가위충신의. 악양공중산, 미능하, 중산팽기자, 이식지이시위. 가위양장, 이미가위자부야. 고가호가, 이불가호불가, 불가호불가, 이가호가.
[解釋] 湯王은 桀을 토벌하고, 武王은 紂를 주벌하였는데, 이것은 천하를 위해서, 殘惡한 盜賊을 제거하였는데, 이것은 가히 은혜로운 군주[惠君]라고 말할 수는 있지만, 그러나 가히 忠臣라고는 말할 수가 없는 것이다. 樂羊은 中山을 공격하여, 아직 항복시키지 못하였을 때, 中山에 인질로 잡혀 있던 악양의 아들을 삶아서 보내오자, 악양은 그 국물을 마시고 위세를 과시하였다. 이것은 가히 훌륭한 장수라고는 할 수 있지만, 그러나 자애로운 아버지[慈父]라고는 말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옳은 것을 옳다 하고, 그러나 옳지 못한 것은 옳지 못한 것이 되고, 옳지 못한 것을 옳지 못한 것이라고 한다면, 그러나 옳은 것은 옳은 것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12
舜許由, 異行而皆聖, 伊尹伯夷, 異道而皆仁, 箕子比干, 異趍而皆賢. 故用兵者, 或輕或重, 或貪或廉, 此四者相反, 而不可一無也.
순허유, 이행이개성, 이윤백이, 이도이개인, 기자비간, 이추이개현. 고용병자, 혹경혹중, 혹탐혹렴, 차사자상반, 이불가일무야.
[解釋] 舜임금과 許由는, 그 행위는 다르지만 모두 聖人이고, 伊尹과 伯夷는, 道는 다르지만 모두가 仁者이며, 箕子와 比干은, 가는 길은 달랐지만 모두 賢人이다. 그러므로 군사를 움직이는 자에게는, 혹은 가볍고 민첩한 자도 있고 신중한 자도 있으며, 혹은 탐욕스러운 자도 있고 청렴한 자도 있어서, 이러한 네 사람은 서로 상반되는 것이지만, 그러나 가히 어느 하나라도 빼놓을 수가 없는 것이다.
輕者欲發, 重者欲止, 貪者欲取, 廉者不利非其有. 故勇者可令進鬪, 而不可令持牢, 重者可令塡固, 而不可令凌敵.
경자욕발, 중자욕지, 탐자욕취, 염자불리비기유. 고용자가령진투, 이불가령지뢰, 중자가령전고, 이불가령릉적.
[解釋] 가볍고 민첩한 자는 전쟁의 開戰을 열고자 하고, 행동이 신중한 자는 단념하여 그치고자 하고, 탐욕스러운 자는 빼앗으려 하고, 청렴한 자는 가져서는 안될 영토를 차지하지 않는다는 식이다. 그러므로 용감한 자인 가볍고 민첩한 자에게는 나아가 싸우게는 할 수 있지만, 그러나 견고함을 유지시킬 수는 없으며, 행동이 신중한 자에게는 견고함을 지키게 할 수는 있지만, 능히 敵을 막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貪者可令進取, 而不可令守職, 廉者可令守分, 而不可令進取, 信者可令持約, 而不可令應變. 五者相反, 聖人兼用, 而財使之.
탐자가령진취, 이불가령수직, 렴자가령수분, 이불가령진취, 신자가령지약, 이불가령응변. 오자상반, 성인겸용, 이재사지.
[解釋] 탐욕스러운 자에게 나아가 뺏도록 할 수는 있지만, 그러나 職分을 지키도록 할 수는 없으며, 청렴한 자에게는 가진 것을 지키게 할 수는 있지만, 그러나 나아가 취하게 할 수는 없는 것이며, 믿음이 두터운 사람에게는 약속을 지키게 할 수는 있지만, 그러나 변화에 곧바로 응변하게 시킬 수는 없는 것이다. 이 다섯 종류의 사람에게는 서로가 상반되는데, 聖人은 이런 것들을 兼用하면서, 그러한 것들을 취하는 것이다.
夫天地不包一物, 陰陽不生一類. 海不讓水潦, 以成其大. 山不讓土石, 以成其高.
부천지불포일물, 음양불생일류. 해불양수료, 이성기대. 산불양토석, 이성기고.
[解釋] 무릇 天地는 한 가지 물건만 감싸 안는 일이 없으며, 陰陽은 한 가지 종류만을 만들어 내는 일은 없다. 바다는 괴어 있는 하찮은 물도 사양하지 않기 때문에, 그 광대하고 넓은 것을 이룰 수가 있는 것이다. 山은 한줌의 土石도 사양하지 않기 때문에, 그 위대하고 높은 것을 이룰 수가 있는 것이다.
夫守一隅, 而遺萬方, 取一物, 而棄其餘, 則所得者鮮, 而所治者淺矣.
부수일우, 이유만방, 취일물, 이기기여, 즉소득자선, 이소치자천의.
[解釋] 무릇 한 쪽의 모퉁이만을 지킬 뿐이며, 萬方을 잊어버리고, 한 가지 물건만을 취하고, 그 나머지를 버린다고 한다면, 그 바라는 바를 얻는 것은 드물게 될 것이고, 그 다스려지는 것은 얕은 법인 것이다.
13
治大者道不可以小, 地廣者制不可以狹. 位高者事不可以煩, 民衆者敎不可以苛.
치대자도불가이소, 지광자제불가이협. 위고자사불가이번, 민중자교불가이가.
[解釋] 큰 나라를 다스리는 자가 작은 나라를 다스리는 방법으로 이끌어 나갈 수 없고, 토지가 넓으면 좁은 땅을 다루는 방법으로 제어할 수가 없다. 지위가 높은 자는 번거로운 방법으로 대책을 세울 수가 없고, 백성들이 많으면 세세한 조목으로 가르칠 수가 없는 것이다.
夫事碎難治也, 法煩難行也, 求多難贍也. 寸而度之, 至丈必差, 銖而稱之, 至石必過. 石秤丈量, 徑而寡失. 簡絲數米, 煩而不察.
부사쇄난치야, 법번난행야, 구다난섬야. 촌이도지, 지장필차, 수이칭지, 지석필과. 석칭장량, 경이과실. 간사수미, 번이불찰.
[解釋] 무릇 일이란 세밀하면 처리해 나가기가 어렵고, 법이란 번거로우면 시행되기 어려운 일이며, 요구하는 것이 많으면 채워지기가 어려운 것이다. 1寸씩 재어 나간다면, 1丈을 쟀을 때에는 반드시 차이가 나게 되고, 1銖씩 달아 나간다면, 1石에 이르렀을 때에는 반드시 잘못이 생긴다. 1석의 단위로 달고 1장의 단위로 잰다면, 금방 알 수가 있는 과실도 적게 마련이다. 실을 한 오라기씩 뽑아가며 쌀알을 센다고 한다면, 번잡하기만 할 뿐 확실치가 않은 법이다.
故大較易爲智, 曲辯難爲慧. 故無益於治, 而有益於煩者, 聖人不爲, 無益於用, 而有益於費者, 智者弗行也.
고대교이위지, 곡변난위혜. 고무익어치, 이유익어번자, 성인불위, 무익어용, 이유익어비자, 지자불행야.
[解釋] 그러므로 크게 나누어서 다루면 지혜를 사용하기가 쉬운데, 세세히 구별해서 다루게 되면 지혜를 사용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그러므로 治政에 이로울 것이 없고, 번거롭기만 한 것을, 聖人은 행하지 않으며, 實用에 이익 됨이 없고, 낭비만 더해가는 것을, 지혜로운 자는 행하지 않는다.
故功不厭約, 事不厭省, 求不厭寡, 功約易成也, 事省易治也, 求寡易贍也. 衆易之, 於以任人易矣.
고공불염약, 사불염생, 구불염과, 공약이성야, 사생이치야, 구과이섬야. 중이지, 어이임인이의.
[解釋] 그러므로 功은 어디까지나 간략하고, 일은 어디까지나 생략되며, 아랫사람에 대한 요구는 어디까지나 적게 하면, 공은 이루기 쉽고, 일은 다스리기 쉬운 것이며, 요구하는 바가 적으면 채워주기가 쉬운 법이다. 모든 사람들이 用易하다고 판단되는 것은, 남에게 부탁하기도 쉬워진다.
孔子曰:「小辯破言, 小利破義, 小義破道, 小見不達. 必簡.」 河以逶蛇, 故能遠, 山以陵遲, 故能高. 陰陽無爲, 故能和, 道以優游, 故能化.
공자왈:「소변파언, 소리파의, 소의파도, 소견부달. 필간.」 하이위사, 고능원, 산이릉지, 고능고. 음양무위, 고능화, 도이우유, 고능화.
[解釋] 孔子는 이렇게 말하였다. 「시시한 변설은 언어를 망가뜨리고, 시시한 이로움[利]은 大義를 손상시키며, 시시한 학문은 道를 파괴하며, 시시한 견해는 도달하지 못한다. 달성하려면 간략해야 한다.」 강물은 뱀처럼 구불구불 흐르기 때문에, 그러므로 능히 멀리까지 흐르고, 산은 서서히 기울어져 있기에, 그러므로 능히 높은 것이다. 음양은 無爲하기 때문에, 그러므로 능히 조화를 이루며, 道는 하는 일없이 한가롭기 때문에, 그러므로 능히 化育시키는 것이다.
14
夫徹於一事, 察於一辭, 審於一技, 可以曲說而未可廣應也. 蓼菜成行, 甂甌有堤, 秤薪而釁, 數米而炊, 可以治小, 而未可以治大也.
부철어일사, 찰어일사, 심어일기, 가이곡설이미가광응야. 요채성행, 변구유제, 칭신이흔, 수미이취, 가이치소, 이미가이치대야.
[解釋] 무릇 한 가지 일에 통하고, 한 마디 말에는 밝고, 한 가지 기술에 세심한 사람은, 한 부분으로 치우치는 논의는 할 수가 있겠지만 널리 대응할 수는 없다. 여뀌나물을 작은 다발로 묶는다든가, 항아리가 좁은 바닥을 가느다란 실로 받친다든가, 땔나무를 재어 가면서 부엌의 불을 지핀다든가, 쌀알을 헤아리면서 밥을 짓는다고 한다면, 그것에 의해 小를 다스릴 수는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나 아직 大를 다스릴 수는 없는 것이다.
員中規, 方中矩, 動成獸, 止成文, 可以愉舞, 而不可以陳軍. 滌盃而食, 洗爵而飮, 盥而後饋. 可以養少, 而不可以饗衆.
원중규, 방중구, 동성수, 지성문, 가이유무, 이불가이진군. 척배이식, 세작이음, 관이후궤. 가이양소, 이불가이향중.
[解釋] 원형을 그리는 데에는 컴퍼스[規]를 사용하면 꼭 들어맞으며, 네모 형을 그리는 데에는 곱자[矩]를 사용하면 꼭 들어맞으며, 움직이게 되면 짐승의 털이, 나란히 나있는 것처럼 정렬되고 멎으면, 아름답게 정돈된 작은 재주는 즐기면서 춤을 추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그러나 軍陣을 정돈시키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릇을 씻어서 먹고, 술잔을 닦아서 마시며, 대야에 손을 씻은 뒤에야 식사를 내놓는다. 적은 수의 사람을 대접하는 데에는 가히 할 수 있는 일이지만, 그러나 많은 수의 사람들에게는 가히 그렇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今夫祭者, 屠割烹殺, 剝狗燒豕, 調平五味者, 庖也. 陳簠簋, 列樽俎, 設籩豆者, 祝也. 齊明盛服, 淵黙而不言, 神之所依者, 尸也.
금부제자, 도할팽살, 박구소시, 조평오미자, 포야. 진보궤, 열준조, 설변두자, 축야. 제명성복, 연묵이불언, 신지소의자, 시야.
[解釋] 지금 제사를 지내고 있는데, 희생물을 잡아 삶아 죽이고, 개가죽은 벗기고 돼는 불에 구우며, 五味를 안배하여 조리하는 것은, 요리사의 일이다. 方形의 祭器와, 술을 담는 樽과 고기를 담는 俎 등의, 祭具를 陳設하여 벌려놓는 것은, 祭官의 일이다. 몸을 닦아 재계하고, 침묵한 채 말을 하지 않으며, 귀신의 자리에 의지하는 자는, 尸童의 일이다.
宰祝雖不能, 尸不越樽俎, 而代之. 故張瑟者, 小絃急, 而大絃緩, 立事者, 賤者勞, 而貴者逸.
재축수불능, 시불월준조, 이대지. 고장슬자, 소현급, 이대현완, 입사자, 천자노, 이귀자일.
[解釋] 요리사라든가 제관이 비록 제대로 차린다거나 진설하지 못하였다고 할지라도, 尸童이 술잔과 제기를 집어 치우고, 다시는 이것을 놓지 않는다. 그러므로 거문고를 뜯을 때에는, 小絃은 강하게 하고, 大絃은 느긋하게 하는데, 이와 마찬가지로 일을 할 때에는, 비천한 자는 힘을 들여서 행하고, 고귀한 자는 편안히 안일하게 해나갈 수가 있는 것이다.
15
舜爲天子, 彈五絃之琴, 謌南風之詩, 而天下治. 周公肴臑不收於前, 鍾鼓不解於懸. 而四夷服. 趙政晝決獄, 而夜理書, 御史冠蓋, 接於郡縣, 覆稽趍留, 戍五嶺以備越, 築脩城以守胡.
순위천자, 탄오현지금, 가남풍지시, 이천하치. 주공효노불수어전, 종고불해어현. 이사이복. 조정주결옥, 이야리서, 어사관개, 접어군현, 부계추류, 수오령이비월, 축수성이수호.
[解釋] 舜이 天子였을 때, 五絃의 가야금을 타며, 南風의 詩를 노래하니, 천하는 잘 다스려 졌다. 周公은 맛있는 요리를 상에서 물리지 않고, 종과 북을 매달아 놓은 상태에서 풀어 내리지 않고 즐겼다. 그러나 四夷는 모두 복종하였다. 秦나라 始皇帝인 趙政은 낮에는 재판을 하고, 밤에는 문서를 처리했으며, 御史[감찰관]의 수레는 관을 덮고, 郡縣으로 달려가서, 각 지방의 政務를 조사하고 지연되는 일을 독촉하였으며, 五嶺에 수비병을 두어 越나라에 대비하고, 將星을 쌓아 夷狄을 막아 내었다.
然姦邪萌生, 盜賊群居, 事愈煩, 而亂愈生. 故法者治之具也, 而非所以爲治也. 而猶弓矢中之具, 而非所以中也.
연간사맹생, 도적군거, 사유번, 이난유생. 고법자치지구야, 이비소이위치야. 이유궁시중지구, 이비소이중야.
[解釋] 그러나 邪惡의 싹은 만연되어 돋아나고, 도적은 줄지어 일어났으며, 일이 번거로워질수록, 혼란은 더해만 갔다. 그러므로 법이란 治政을 하기 위한 도구일 뿐, 그 자체에 의해서 治政이 행해지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마치 弓矢가 과녁을 맞히기 위한 도구이지, 그 자체에 의해서 과녁에 닿는 것은 아닌 것과 같은 것이다.
16
黃帝曰:「芒芒昧昧, 因天之威, 與元同氣.」 故同氣者帝, 同義者王, 同力者覇, 無一焉者亡. 故人主有伐國之志, 邑犬群嘷, 雄鷄夜鳴, 庫兵動, 而戎馬驚.
황제왈:「망망매매, 인천지위, 여원동기.」 고동기자제, 동의자왕, 동력자패, 무일언자망. 고인주유벌국지지, 읍견군호, 웅계야명, 고병동, 이융마경.
[解釋] 黃帝는 말하기를, 「아득하고 까마득한, 하늘의 위엄에 따르고, 元과 氣를 同化시켜라.」고 하였는데, 그러므로 氣와 同化되면 帝가 될 수 있고, 義와 同化되면 王가 될 수 있으며, 力과 同化되면 覇가 될 수 있으며, 그 어느 것도 없으면 망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임금에게 다른 나라를 정벌하려는 의지가 있기만 해도, 마을의 개들이 무리지어서 짖어대고, 수탉들이 밤중에 울게 되며, 창고속의 무기는 저절로 움직이고, 兵馬는 소동을 부리게 된다.
今日解怨偃兵, 家老甘臥, 巷無聚人, 妖菑不生, 非法之應也, 精氣之動也. 故不言而信, 不施而仁, 不怒而威, 是以天心動化者也.
금일해원언병, 가로감와, 항무취인, 요치불생, 비법지응야, 정기지동야. 고불언이신, 불시이인, 불노이위, 시이천심동화자야.
[解釋] 그런데 이제 원한을 풀고 전쟁을 하지 않으며, 노인은 자기의 집에서 편히 누워서 단잠을 자고, 거리에는 군중이 모여들지 않으며, 재앙과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법에 의해서 일어난 반응이 아니라, 精氣가 감동하여 움직이게 한 것이다. 그러므로 말을 하지 않더라도 믿을 수 있으며, 아무런 일도 베풀지 않지만 그러나 仁하여 지고, 노하지 않지만 그러나 위엄이 서는 것은, 이것은 하늘의 마음에 의해서 움직이고 감화되기 때문이다.
施而仁, 言而信, 怒而威, 是以精誠感之者也. 施而不仁, 言而不信, 怒而不威, 是以外貌爲之者也.
시이인, 언이신, 노이위, 시이정성감지자야. 시이불인, 언이불신, 노이불위, 시이외모위지자야.
[解釋] 베푸는 것은 仁해 지고, 말하는 것에는 믿을 수 있고, 화를 내지만 위엄이 서는 것은, 이것은 精誠에 의해서 感應시키게 하는 것이다. 베푸는데도 어질지 않으며, 말하는 것에는 믿음이 없으며, 화를 내지만 위엄이 없으면, 이것은 겉모양만으로 하고자 하기 때문인 것이다.
故有道以統之, 法雖少, 足以化矣. 無道以行之, 法雖衆, 足以亂矣. 治身, 太上養神, 其次養形.
고유도이통지, 법수소, 족이화의. 무도이행지, 법수중, 족이난의. 치신, 태상양신, 기차양형.
[解釋] 그러므로 道를 갖추고 이를 다스린다면, 법은 비록 적을지라도, 천하를 敎化하기에 족한 것이다. 道를 갖추지 않은 채 이를 행동한다면, 법은 비록 많다고 할지라도, 천하는 족히 어지러워질 것이다. 몸을 다스리는 데 있어서, 가장 좋은 것은 정신을 기르는 일이고, 그 다음이 형체인 肉體를 기르는 일이다.
治國, 太上養化, 其次正法. 神淸志平, 百節皆寧, 養性之本也. 肥肌膚, 充腸腹供嗜欲養生之末也. 民交讓爭處卑, 委利爭受寡, 力事爭就勞, 日化上遷善, 而不知其所以然, 此治之上也.
치국, 태상양화, 기차정법. 신청지평, 백절개녕, 양성지본야. 비기부, 충장복공기욕양생지말야. 민교양쟁처비, 위리쟁수과, 역사쟁취노, 일화상천선, 이부지기소이연, 차치지상야.
[解釋] 나라를 다스리는 데 있어서, 가장 좋은 것은 敎化를 배양하는 것이고, 그 다음이 법을 바르게 하는 것이다. 정신이 청정하고 마음속의 의지가 평정하며, 신체의 각 부위가 모두 안정되는 것이, 性을 기르는 根本인 것이다. 살갗을 윤기가 나게 하고, 배가 부르게 채우는 것으로 욕구에 맡기는 것은 養生의 末端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백성들이 서로 앞 다투어 가며 비천한 자리에 몸을 두고, 이익을 버려가며 적은 것을 서로 앞 다투어 받으려 하며, 힘써서 일하기를 앞 다투어 몸을 수고롭게 하는 것은, 날마다 위로부터 선량해 지면서도, 그러나 왜 그렇게 되는지를 모르는 것, 이것이 바로 治政의 가장 좋은 根本인 것이다.
利賞而勸善, 畏刑而不爲非, 法令正於上, 而百姓服於下, 此治之末也. 上世養本, 而下世事末. 此太平之所以不起也.
이상이권선, 외형이불위비, 법령정어상, 이백성복어하, 차치지말야. 상세양본, 이하세사말. 차태평지소이불기야.
[解釋] 백성들이 賞을 구하여 선행에 힘쓰고, 형벌을 두려워하여 불법을 자행하지 않으며, 위에는 법령이 바르게 서고, 그래서 백성들이 복종하게 되는 것은, 이것은 바로 治政의 末端인 것이다. 옛 세상에서는 根本을 길렀지만, 후세에 이르러서는 末端에 힘쓰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태평세대가 일어나지 않는 원인인 것이다.
17
夫欲治之主, 不世出. 而可與興治之臣, 不萬一. 以萬一, 求不世出, 此所以千歲不一會也.
부욕치지주, 불세출. 이가여흥치지신, 불만일. 이만일, 구불세출, 차소이천세불일회야.
[解釋] 무릇 治平을 원하는 군주는, 어느 세상에서나 흔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치평을 일으킬 수 있는 신하는, 만 명 중에 하나도 없다. 만 명 중 하나도 없는 신하가, 흔하게 나타나지 않는 군주를 찾는 것인데, 이것은 1천 년에 한 번의 기회도 없는 것이다.
水之性, 淖以淸, 窮谷之汚, 生以靑苔. 不治其性也. 掘其所流而深之, 茨其所決而高之, 使得循勢而行, 乘衰而流, 雖有腐髊流漸, 弗能汚也. 其性非異也, 通之與不通也.
수지성, 뇨이청, 궁곡지오, 생이청태. 불치기성야. 굴기소류이심지, 자기소결이고지, 사득순세이행, 승쇠이류, 수유부자류점, 불능오야. 기성비이야, 통지여불통야.
[解釋] 물의 성질은, 유연하고 맑은 것이지만, 골짜기에 괴어 있는 물에는, 푸른 이끼가 돋아난다. 이것은 물의 성질을 가지도록 관리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만일 그 흐름의 바닥을 파서 깊게 하고, 무너진 곳에는 흙을 쌓아서 높게 하되, 물의 힘에 따라서 이끌어 주어, 낮은 방향으로 흐르게 한다면, 비록 썩은 뼈가 흐르는 일이 있을지라도, 물을 더럽힐 수는 없는 것이다. 그것은 물의 성질이 달라서가 아니라, 통하느냐 통하지 못하느냐의 차이인 것이다.
風俗猶此也. 誠決其善志, 防其邪心, 啓其善道, 塞其姦路, 與同出一道, 則民性可善. 而風俗可美也.
풍속유차야. 성결기선지, 방기사심, 계기선도, 색기간로, 여동출일도, 즉민성가선. 이풍속가미야.
[解釋] 風俗도 그것과 같은 것이다. 물이 흐르도록 하는 것처럼 善志를 流出시키고, 그 邪心을 막으며, 정해진 하나의 길만을 가도록 한다면, 간사한 그 백성들의 邪道는 막히게 되고, 정해진 하나의 길을 가도록 한다면, 백성들의 성품은 가히 善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풍속은 가히 아름다워질 것이다.
所以貴扁鵲者, 非貴其隨病而調藥, 貴其擪息脈血, 知病之所從生也. 所以貴聖人者, 非貴隨罪而鑒刑也, 貴其知亂之所由起也. 若不脩其風俗, 而縱之淫辟, 乃隨之以刑, 繩之以法, 法雖殘賊天下, 弗能禁也.
소이귀편작자, 비귀기수병이조약, 귀기擪식맥혈, 지병지소종생야. 소이귀성인자, 비귀수죄이감형야, 귀기지난지소유기야. 약불수기풍속, 이종지음벽, 내수지이형, 승지이법, 법수잔적천하, 불능금야.
[解釋] 名醫로 이름난 扁鵲을 귀하게 여기는 것은, 그가 질병에 따라 약을 잘 썼기에 귀하게 여기는 것이 아니라, 맥박을 짚어보고 血行을 보아, 질병의 원인을 알아냈기에 귀하게 여기는 것이다. 聖人을 귀하게 여기는 것은, 죄에 따라서 형벌을 내리는 것을 귀하게 여기는 것이 아니라, 혼란의 원인을 알아냈기에 귀하게 여기는 것이다. 만일 풍속을 바로잡지 아니하고, 邪惡한 것을 그대로 방임한 채로, 이에 형벌로만 대응을 하고, 법에 따라서 바로 잡으려고 든다면, 법이 비록 천하의 사람들을 처벌한다고 할지라도, 능히 금할 수 없다.
18
禹以夏王, 桀以夏亡. 湯以殷王, 紂以殷亡. 非法度不存也, 紀綱不張, 風俗壞也. 三代之法不亡, 而世不治者, 無三代之智也.
우이하왕, 걸이하망. 탕이은왕, 주이은망. 비법도부존야, 기강부장, 풍속괴야. 삼대지법불망, 이세불치자, 무삼대지지야.
[解釋] 禹임금은 夏나라를 세우고 왕이 되었고, 桀은 夏나라를 衰運으로 이끌어 멸망하였다. 湯王은 殷나라를 세우고 왕이 되었고, 紂王은 殷나라를 衰運으로 이끌어 멸망하였다. 桀과 紂가 망한 것은 법령이 없었기 때문이 아니라, 綱領이 제대로 실행되지 못하고, 풍속이 무너진 때문이다. 三代[夏、殷、周]의 법이 아직도 없어 지지 않았는데, 세상이 다스려 지지 않았던 것은, 삼대의 지혜를 가지지 못한 때문이었다.
六律具存, 而莫能聽者, 無師曠之耳也. 故法雖在, 必待聖而後治. 律雖具, 必待耳而後聽. 故國之所以存者, 非以有法也, 以有賢人也.
육율구존, 이막능청자, 무사광지이야. 고법수재, 필대성이후치. 율수구, 필대이이후청. 고국지소이존자, 비이유법야, 이유현인야.
[解釋] 六律[音律]이 가지런하게 있는데도, 이를 알아듣는 자가 없는 것은, 師曠과 같은 귀를 가지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법이 비록 존재한다고 할지라도, 반드시 聖人을 기다린 후에야 다스릴 수가 있는 것이다. 육률을 비록 갖추고 있다 할지라도, 반드시 들을 줄 아는 귀를 기다린 뒤에야 알아들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라가 존속하는 까닭은, 법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현명한 사람이 있느냐 여부에 달려있는 것이다.
其所以亡者, 非以無法也, 以無賢人也. 晉獻公欲伐虞, 宮之奇存焉, 爲之寢不安席, 食不甘味, 而不敢加兵焉. 賂以寶玉駿馬.
기소이망자, 비이무법야, 이무현인야. 진헌공욕벌우, 궁지기존언, 위지침불안석, 식불감미, 이불감가병언. 뇌이보옥준마.
[解釋] 그 나라가 망하는 것은, 법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나라에 현명한 사람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인 것이다. 晉나라 獻公이 虞나라를 치려고 하였을 때, 우나라에는 宮之奇라는 충신이 있었는데, 그 때문에 헌공은 편하게 잠들 수가 없었고, 음식을 먹어도 맛을 알지 못하였으며, 감히 군대를 진군시킬 수도 없었다. 그래서 뇌물로 寶玉과 駿馬를 우공에게 보내었다.
宮之奇諫而不聽. 言而不用, 越疆而去. 荀息伐之, 兵不血刃, 抱寶牽馬而去. 故守不待渠塹而固, 攻不待衝隆而拔. 得賢之與失賢也. 故牆武仲以其智存魯, 而天下莫能亡也, 璩伯玉以其仁寧衛, 而天下莫能危也.
궁지기간이불청. 언이불용, 월강이거. 순식벌지, 병불혈인, 포보견마이거. 고수부대거참이고, 공부대충륭이발. 득현지여실현야. 고장무중이기지존노, 이천하막능망야, 거백옥이기인녕위, 이천하막능위야.
[解釋] 궁지기는 우공에게 간언하였지만 우공은 이를 듣지 않았다. 우공이 말을 받아들이지 않자, 마침내 궁지기는 국경을 떠나 버렸다. 이렇게 해서 荀息은 우나라를 침공하니, 그 전쟁은 칼에 피가 묻기도 전에 끝이 났고, 순식이 준비하였던 보옥과 준마를 다시 찾아 돌아갔던 것이다. 그러므로 방어를 하는 것은 참호가 견고하기 때문인 것이 아니라, 공격은 攻城用 兵車가 있어서 성을 둘러싸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현명한 사람을 얻느냐 잃느냐에 달려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牆武仲은 그 지혜에 의해 魯나라를 존속시키고, 천하는 그 누구도 멸망시키지를 못하였으며, 璩伯玉은 그 仁을 행하여 衛나라를 안정시켰으며, 천하는 그 누구도 위협하지를 못하였던 것이다.
≪易≫曰:「豐其屋蔀其家. 窺其戶, 𨶑其無人.」 無人者非無衆庶也, 言無聖人以統理之也.
≪역≫왈:「풍기옥부기가. 규기호, 𨶑기무인.」 무인자비무중서야, 언무성인이통리지야.
[解釋] ≪易經≫에 말하기를, 「그 지붕을 크게 하여 그 집에 차양을 달았다. 문을 통하여 그 안을 들여다보니, 사람들의 말소리조차 없었다.」고 하였다. 인적조차 없다고 하는 말은 민중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치하는 聖人이 없다고 하는 의미일 것이다.
19
民無廉恥不可治也, 非脩禮義, 廉恥不立. 民不知禮義, 法弗能正也, 非崇善廢醜, 不向禮義. 無法不可以爲治也, 不知禮義, 不可以行法. 法能殺不孝者, 而不能使人爲孔曾之行.
민무염치불가치야, 비수례의, 염치불립. 민부지례의, 법불능정야, 비숭선폐추, 불향례의. 무법불가이위치야, 부지례의, 불가이행법. 법능살불효자, 이불능사인위공증지행.
[解釋] 백성들에게 廉恥心이 없으면 다스릴 수가 없는데, 예의를 닦지 않으면, 염치심은 생기지 않는다. 백성들이 예의를 지니고 있지 않으면, 법을 바르게 할 수가 없는데, 善을 존중하고 惡을 제거하지 않는다면, 예의로 돌아가지 못한다. 법이 없으면 治政은 행해지지 못하는데, 백성들이 예의를 알지 못하면, 법은 시행되지 못하는 것이다. 법은 불효자를 죽일 수는 있지만, 그러나 사람들로 하여금 孔子나 曾子와 같은 덕행을 행하도록 시킬 수는 없다.
法能刑竊盜者, 而不能使人爲伯夷之廉. 孔子弟子七十, 養徒三千人, 皆入孝出悌, 言爲文章, 行爲儀表. 敎之所成也.
법능형절도자, 이불능사인위백이지염. 공자제자칠십, 양도삼천인, 개입효출제, 언위문장, 행위의표. 교지소성야.
[解釋] 법이라는 것은 도둑을 처벌할 수는 있지만, 그러나 사람들로 하여금 伯夷와 같은 청렴한 행동을 행하도록 시킬 수는 없다. 孔子는 우수한 제자 70명에, 훈육시킨 門人은 3천 명에 이르렀는데, 그들 모두는 집안에서 부모에게 효도하고 밖에서는 윗사람을 공경하였으며, 하는 말은 고상하였고, 행하는 일은 남들의 모범이 되었다. 이것은 敎化를 시킨 결과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墨子服役者百八十人, 皆可使赴火蹈刃, 死不還踵. 化之所致也. 夫刻肌膚, 鑱皮革, 被創流血, 至難也, 然越人爲之, 以求榮也.
묵자복역자백팔십인, 개가사부화도인, 사불환종. 화지소치야. 부각기부, 참피혁, 피창류혈, 지난야, 연월인위지, 이구영야.
[解釋] 墨子는 그 밑에서 사역하는 자가 180명이었는데, 모두들 불속에 뛰어들고 兵刀를 밟고, 죽는 한이 있더라도 적에게 등을 보이지 않게 만들었다. 이것은 敎化를 시킨 결과에서 이르게 된 것이다. 무릇 살갗에 문신을 하기 위해, 바늘로 찔러 상처를 내고, 피를 흘리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지만, 그러나 越나라 사람들은 그것을 행하여, 영예를 얻고자 하였다.
聖王在上, 明好惡以示之, 經誹譽以導之, 親賢而進之, 賤不肖而退之. 無被創流血之苦, 而有高世尊顯之名, 民孰不從?
성왕재상, 명호악이시지, 경비예이도지, 친현이진지, 천불초이퇴지. 무피창류혈지고, 이유고세존현지명, 민숙부종?
[解釋] 만일 聖王이 위에 있었다고 한다면, 善惡을 분명히 하고 백성들에게 명시하여, 비방과 毁譽를 바르게 하여 백성들을 인도하고, 賢人들과 친숙히 하여 이를 등용하고, 어리석은 자들을 꺼리어 이들을 물리친다. 이렇게 한다면 상처를 내어 피를 흘리는 고통도 없고, 더구나 세상에서 아름답고 고귀한 영예로운 명예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인데, 어느 백성인들 이를 따르지 않을 것이겠는가?
20
古者法設而不犯, 刑錯而不用, 非可刑而不刑也. 百工維時, 庶績或熙, 禮義脩, 而任賢德也. 故擧天下之高, 以爲三公, 一國之高, 以爲九卿, 一縣之高, 以爲二十七大夫, 一鄕之高, 以爲八十一元士. 故智過萬人者謂之英, 千人者謂之俊, 百人者謂之豪, 十人者謂之傑.
고자법설이불범, 형착이불용, 비가형이불형야. 백공유시, 서적혹희, 예의수, 이임현덕야. 고거천하지고, 이위삼공, 일국지고, 이위구경, 일현지고, 이위이십칠대부, 일향지고, 이위팔십일원사. 고지과만인자위지영, 천인자위지준, 백인자위지호, 십인자위지걸.
[解釋] 그 옛날의 법은 만들어 놓았어도 어기는 자가 없었으며, 刑罰이 사용되지 않았던 것은, 마땅히 처형할 것을 처형하지 않았던 것이 아니다. 모든 관리들이 직무에 勉勵할 때, 모든 治績이 차례로 올라가고, 예의가 올바르게 행하여지고, 賢人을 임용하였기 때문인 것이다. 그러므로 천하의 높은 재주를 가진 이를 擧用하여, 三公의 자리에 앉히고, 한 나라의 높은 재주를 지닌 이를, 九卿에 앉히고, 한 고을의 높은 재주를 지닌 이를, 27大夫에 앉히고, 한 마을의 높은 재주를 지닌 이를, 81元士에 앉혔던 것이다. 그러므로 智慧가 萬人 중에 뛰어난 사람을 英이라 하고, 千人 중에 뛰어난 사람을 俊이라 하며, 百人 중에 뛰어난 사람을 豪이라 하며, 十人 중에 뛰어난 사람을 傑이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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