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屈節解(굴절해 : 子貢의 亂齊存魯의 작전을 두고서, 대의를 위해서는 잠시 절의를 굽혀도 된다는 명분을 설명한 것.)
01, 장부가 세상에 살면서,
子路問於孔子曰 : 「由聞丈夫居世, 富貴不能有益於物, 處貧賤之地, 而不能屈節以求伸, 則不足以論乎人之域矣.
자로문어공자왈 : 「유문장부거세, 부귀불능유익어물, 처빈천지지, 이불능굴절이구신, 즉부족이론호인지역의.
[解釋] 子路가 공자에게 여쭈었다. 「제[由]가 듣기로 장부가 세상에 살면서, 부귀하면서도 남에게 아무런 이익이 되지 못하고, 빈천한 지위에 처해 있어도, 능히 屈節을 펴는 것으로 여기지 못한다면, 사람의 영역에 놓고 평론할 대상이 되지 못한다고 하더이다.
孔子曰 : 「君子之行己, 期於必達, 於己可以屈則屈, 可以伸則伸. 故屈節者所以有待, 求伸者所以及時. 是以雖受屈而不毀其節, 志達而不犯於義.」
공자왈 : 「군자지행기, 기어필달, 어기가이굴즉굴, 가이신즉신. 고굴절자소이유대, 구신자소이급시. 시이수수굴이불훼기절, 지달이불범어의.」
[解釋] 공자가 말하였다. 「군자가 자신을 행함에, 반드시 통달하기를 기대해야 하니, 자신에게 있어서 굽혀야 할 것이 있으면 굽히고, 가히 펼쳐야 할 것이 있으면 펼쳐야 한다. 그러므로 굴절이란 기다림이 있기 때문이며, 求伸이란 그 때에 맞추기 위한 것이다. 이런 까닭으로 비록 굽힘을 달한다고 할지라도 그 절의에 손상이 없도록 해야 하며, 그 뜻을 이루더라도 그 義를 침범함이 없으면 되는 것이다.」
02. 子貢의 외교술.
孔子在衛, 聞齊國田常將欲爲亂, 而憚鮑晏, 因欲移其兵以伐魯. 孔子會諸弟子而告之曰 : 「魯父母之國, 不可不救. 不忍視其受敵. 今吾欲屈節於田常以救魯. 二三子誰爲使?」
공자재위, 문제국전상장욕위란, 이탄포안, 인욕이기병이벌로. 공자회제제자이고지왈 : 「노부모지국, 불가불구. 불인시기수적. 금오욕굴절어전상이구로. 이삼자수위사?」
[解釋] 공자가 衛나라에 있을 때, 제나라 田常이 장차 난을 일으켜, 鮑氏와 晏氏에게 겁을 준 뒤에, 이로 인하여 그 군대를 魯나라 공격에 돌릴 것이라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공자는 여러 제자들을 모아 놓고 이렇게 알려 말하였다. 노나라는 우리 부모의 나라이니, 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차마 적의 침략을 받는 것을 보고서 있을 수가 없다. 지금 내가 전상에게 절의를 굽혀 가면서라도 노나라를 구제해야 하겠구나. 너희들 중에 누가 사신으로 가겠느냐?」
於是子路曰 : 「請往齊.」 孔子弗許. 子張請徃, 又弗許, 子石請徃, 又弗許. 三子退, 謂子貢曰 : 「今夫子欲屈節以救父母之國, 吾三人請使而不獲徃. 此則吾子用辯之時也, 吾子盍請行焉?」
어시자로왈 : 「청왕제.」 공자불허. 자장청왕, 우불허, 자석청왕, 우불허. 삼자퇴, 위자공왈 : 「금부자욕굴절이구부모지국, 오삼인청사이불획왕. 차즉오자용변지시야, 오자합청행언?」
[解釋] 이에 子路가 나서서 말하였다. 「제가 제나라로 가기를 청합니다.」 공자는 허락하지 않았다. 子張이 가기를 청하였으나, 또한 허락하지 않았고, 子石이 가기를 청하였으나, 또한 허락하지 않았다. 세 사람이 물러 나와, 자공에게 가기를 청하며 이렇게 말하였다. 「지금 선생님께서 절의를 굽혀서라도 부모의 나라를 구원하려고 하시기에, 우리 세 사람이 사신으로 가겠다고 청하였으나 허락을 얻지 못하였다. 이것은 그대를 시키는 것이 편하다고 때를 기다리신다. 그러니 그대가 어찌 가겠다고 청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子貢請使, 夫子許之. 遂如齊, 說田常曰 : 「今子欲收功於魯, 實難. 不若移兵於吳, 則易.」 田常不悅, 子貢曰 : 「夫憂在內者攻強, 憂在外者攻弱. 吾聞子三封而三不成, 是則大臣不聽令.
자공청사, 부자허지. 수여제, 세전상왈 : 「금자욕수공어로, 실난. 불약이병어오, 즉이.」 전상불열, 자공왈 : 「부우재내자공강, 우재외자공약. 오문자삼봉이삼불성, 시즉대신불청령.
[解釋] 子貢이 사신으로 가겠다고 청하자, 공자의 허락을 얻어, 마침내 제나라로 가서, 田常을 달래어 말하였다. 「지금 그대가 노나라를 쳐서 공을 거두고자 하는 것은, 실로 어려운 일입니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吳나라로 군사를 돌려서, 쉽게 공을 세우느니만 못합니다.」 전상이 이를 불쾌하게 여기자, 자공이 말하였다. 「무릇 내부 걱정이 있는 자는 강한 적을 치고, 밖에 걱정이 있는 자는 약한 적을 칩니다. 제가 듣기로 그대는 세 번이나 봉해 주려고 해도 모두 성사되지 못하고 말았다고 하던데, 이것은 포씨나 안씨와 같은 대신들이 그대의 명을 듣지 않았기 때문이다.
戰勝以驕主, 破國以尊臣, 而子之功不與焉. 則交日疏於主, 而與大臣爭. 如此則子之位危矣.
전승이교주, 파국이존신, 이자지공불여언. 즉교일소어주, 이여대신쟁. 여차즉자지위위의.
[解釋] 지금 노나라와 싸워서 이긴다고 하여도 제나라 임금의 교만함만 더욱 높여줄 뿐이며, 그래서 그대의 공은 인정을 받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날로 임금에게 멀어지게 될 것이며, 그 포씨, 안씨, 대신과 경쟁하게 된다. 이와 같다면, 그대의 지위는 위태로워질 것입니다.
田常曰 : 「善! 然兵甲已加魯矣. 不可更, 如何?」 子貢曰 : 「緩師, 吾請於吳, 令救魯而伐齊. 子因以兵迎之.」 田常許諾.
전상왈 : 「선! 연병갑이가로의. 불가경, 여하?」 자공왈 : 「완사, 오청어오, 영구로이벌제. 자인이병영지.」 전상허낙.
[解釋] 전상이 말하였다. 「좋소! 하지만 나는 지금 이미 군대를 노나라에 가하고 있소. 변경을 할 수 없으니, 어찌하면 되겠소?」 자공이 말하였다. 「군대를 늦추시오! 제가 吳나라에 청하여, 노나라를 구원하여 제나라를 치게 하겠소. 그대는 이것을 핑계로 오나라를 칠 구실을 찾으면 될 것입니다.」 전상이 이를 허락하였다.
子貢遂南說吳王曰 : 「王者不滅國, 霸者無強敵. 千鈞之重, 加銖兩而移. 今以齊國而私千乘之魯, 與吾爭強, 甚爲王患之.
자공수남설오왕왈 : 「왕자불멸국, 패자무강적. 천균지중, 가수량이이. 금이제국이사천승지로, 여오쟁강, 심위왕환지.
[解釋] 자공은 마침내 남쪽으로 오나라 왕을 찾아가서 달래어 말하였다. 왕도를 행하는 임금은 남의 나라가 멸하는 것을 버려두지 않으며, 패도를 실행하는 임금은 자신을 상대할 강적이 없는 법입니다. 천 鈞 무거운 것도, 미세한 銖兩의 아주 작은 양에 따라 기우는 쪽이 달라진다. 지금 제나라가 저 천승의 노나라를 삼키려고, 더불어 오나라와 다투고 있으니, 왕을 위하여 심히 걱정이 됩니다.
且夫救魯以顯名, 以撫泗上諸侯, 誅暴齊以服晉, 利莫大焉. 名存亡魯, 實困強齊, 智者不疑.
차부구로이현명, 이무사상제후, 주포제이복진, 이막대언. 명존망로, 실곤강제, 지자불의.
[解釋] 더구나 무릇 노나라를 구원하는 것은 이름을 드러내는 것이며, 사상의 제후들을 위무하는 것은, 포악한 제나라를 주벌하여 晉나라를 굴복시키는 것으로써, 그 이익은 막대한 것입니다. 명분으로는 망해가는 노나라를 존속시키는 것이요, 실리로 보아서는 강한 제나라를 궁핍하게 하는 것으로써, 지혜로운 자라고 한다면 의심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吳王曰 : 「善! 然吳常困越, 越王今苦身養士, 有報吳之心. 子待我先越, 然後乃可.」 子貢曰 : 「越之勁不過魯, 吳之彊不過齊. 而王置齊而伐越, 則齊必私魯矣.
오왕왈 : 「선! 연오상곤월, 월왕금고신양사, 유보오지심. 자대아선월, 연후내가.」 자공왈 : 「월지경불과로, 오지강불과제. 이왕치제이벌월, 즉제필사로의.
[解釋] 오나라 왕이 말하였다. 「훌륭하오! 그러나 우리 오나라는 항상 월나라를 괴롭혀 왔기 때문에, 월나라 왕은 몸을 괴롭혀 가면서 군대를 양성하여, 우리에게 보복할 마음을 품고 있소이다. 그대는 내가 월나라를 먼저 없애기를 기다리시오. 그런 뒤에라야 가능할 것이오.」 자공이 말하였다. 「월나라는 질기기는 노나라에 미치지 못하고, 오나라의 강하기로는 제나라에 미치지 못합니다. 그런데 왕께서 제나라를 버려두고 월나라를 공격하게 된다면, 제나라는 틀림없이 노나라를 삼키게 될 것입니다.
王方以存亡繼絕之名, 棄齊而伐小越, 非勇也. 勇而不計難, 仁者不窮約, 智者不失時, 義者不絕世.
왕방이존망계절지명, 기제이벌소월, 비용야. 용이불계난, 인자불궁약, 지자불실시, 의자부절세.
[解釋] 왕께서는 망하는 나라를 존속시켜 끊어질 세대를 이어 준다는 명분을 가지고 나섰으면서, 제나라를 포기하고 대신 작은 월나라를 친다고 하는 것은, 이는 勇이 아닌 것이다. 용맹이란 어려움을 피하지 않는 것이며, 어짊이란 窮約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며, 지혜란 그 때를 놓치지 않는 것이며, 義란 남의 세대를 끊어 버리지 않는 것입니다.
今存越示天下以仁, 救魯伐齊, 威加晉國, 諸侯必相率而朝, 霸業盛矣. 且王必惡越, 臣請見越君, 令出兵以從. 此則實害越而名從諸侯以伐齊. 吳王悅, 乃遣子貢之越.
금존월시천하이인, 구로벌제, 위가진국, 제후필상솔이조, 패업성의. 차왕필오월, 신청견월군, 영출병이종. 차즉실해월이명종제후이벌제. 오왕열, 내견자공지월.
[解釋] 지금 월나라를 그대로 존속시켜서 천하에 仁을 보여주시고, 노나라를 구원하고 제나라를 침으로써, 그 위세를 晉나라에 가한다면, 제후들은 틀림없이 서로 이끌고 와서 왕께 조견 할 것이며, 그렇게 되면 패업은 융성하게 성취될 것입니다. 다구나 왕께서 그토록 월나라를 미워하신다면, 제가 월나라를 찾아가서, 군대를 내어 오나라를 따르도록 할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실제로 월나라에 손해를 끼치면서, 그러나 그 명분은 제후를 따라서 제나라를 치는 것이 됩니다. 오나라 왕은 이에 기뻐하면서, 이에 자공을 월나라로 파견하였다.
越王郊迎, 而自爲子貢御, 曰 : 「此蠻夷之國, 大夫何足儼然辱而臨之?」 子貢曰 : 「今者吾說吳王以救魯伐齊, 其志欲之, 而心畏越. 曰, "待我伐越而後可," 則破越必矣.
월왕교영, 이자위자공어, 왈 : 「차만이지국, 대부하족엄연욕이림지?」 자공왈 : 「금자오설오왕이구로벌제, 기지욕지, 이심외월. 왈, "대아벌월이후가," 즉파월필의.
[解釋] 월나라 왕은 교외까지 나와서 자공을 영접하였다. 그래서 자공을 위하여 스스로 수레를 몰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여기는 蠻夷의 나라입니다. 대부께서 어찌 족히 언연히 욕되게 이렇게 임하셨습니까?」 자공이 말하였다. 「이번에, 제가 오나라 왕을 달래어 노나라를 구제하고 제나라를 치게 하였더니, 그 뜻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귀국인 월나라를 겁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나라 왕이 말하기를, "내가 월나라를 치기를 기다린 뒤에나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는 기어이 귀국인 월나라를 깨뜨린 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且無報人之志, 而令人疑之, 拙矣. 有報人之意, 而使人知之, 殆乎. 事未發而先聞者, 危矣. 三者舉事之患矣.」
차무보인지지, 이령인의지, 졸의. 유보인지의, 이사인지지, 태호. 사미발이선문자, 위의. 삼자거사지환의.」
[解釋] 그러나 남에게 보복할 뜻도 없으면서, 그러나 남으로부터 의심을 산다는 것은, 이것은 졸렬한 일입니다. 그리고 남에게 보복할 뜻이 있으면서, 이것을 남에게 알게 한다는 것은, 이것은 위태로운 일입니다. 일이 시작되기도 전에 먼저 소문부터 난다면, 이것은 위험한 일입니다. 이러한 세 가지는 실로 일을 벌일 때의 우환인 것입니다.」
勾踐頓首曰 : 「孤嘗不料力而興吳難, 受困會稽, 痛於骨髓, 日夜焦脣乾舌. 徒欲與吳王接踵而死, 孤之願也. 今大夫幸告以利害.」
구천돈수왈 : 「고상불료력이흥오난, 수곤회계, 통어골수, 일야초순간설. 도욕여오왕접종이사, 고지원야. 금대부행고이리해.」
[解釋] 월나라 왕 구천은 머리를 조아리며 말하였다. 「제가 일찍이 제 힘을 요량하지 못하고 오나라와 어려운 싸움을 일으켰다가, 會稽山에서 곤욕을 받아, 그 원통함이 골수에 사무쳐, 밤낮으로 입술이 타고 혀가 마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직 오나라 왕과 함께 싸워 죽어 버리는 것이, 저의 소원이 될 지경입니다. 지금 대부께서 다행히 오셨으니 그 이해를 일러 주십시오.」
子貢曰 : 「吳王爲人猛暴, 群臣不堪. 國家疲弊, 百姓怨上, 大臣內變. 申胥以諫死, 大宰嚭用事. 此則報吳之時也.
자공왈 : 「오왕위인맹폭, 군신불감. 국가피폐, 백성원상, 대신내변. 신서이간사, 대재비용사. 차즉보오지시야.
[解釋] 자공이 말하였다. 「오나라 왕은 사람됨이 사나워서, 그 신하들조차 견뎌 낼 수가 없다고 합니다. 나라는 피폐해지고, 백성은 윗사람을 원망하며, 대신들이 안으로 변고를 일으키려 한다. 申胥가 죽음으로써 간하였고, 大宰인 伯嚭는 그 틈을 노려서 국권을 잡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이 바로 오나라에 보복할 시기가 된 것입니다.
王誠能發卒佐之, 以邀射其志, 而重寶以悅其心, 卑辭以尊其禮. 則其伐齊必矣. 此聖人所謂屈節求其達者也.
왕성능발졸좌지, 이요사기지, 이중보이열기심, 비사이존기례. 즉기벌제필의. 차성인소위굴절구기달자야.
[解釋] 왕께서 진실로 능히 군대를 내어 그를 도와주면서, 그의 뜻을 한껏 맞추어 주고, 그를 중한 보물로 그의 마음을 즐겁게 해주며, 겸손한 말로 예를 갖추어 높여 주십시오. 그렇게 되면 그는 기어코 제나라를 치려고 할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성인께서 말씀하신바 절의를 굽혀서라도 그 목적을 달성시킨다는 것입니다.
彼戰不勝, 王之福, 若勝, 則必以兵臨晉. 臣還北, 請見晉君, 共攻之. 其弱吳必矣. 銳兵盡於齊, 重甲困於晉, 而王制其弊焉.」 越王頓首, 許諾.
피전불승, 왕지복, 약승, 즉필이병림진. 신환북, 청견진군, 공공지. 기약오필의. 예병진어제, 중갑곤어진, 이왕제기폐언.」 월왕돈수, 허낙.
[解釋] 저들이 싸워서 이기지 못한다면, 그것은 왕의 복이 될 것이며, 만일 이긴다 하더라도, 이번에는 틀림없이 晉나라로 향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제가 북쪽 진나라로 가서, 진나라 임금을 뵙고, 함께 오나라를 치도록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오나라의 날랜 군대는 제나라에서 소진되고, 무거운 무기는 진나라에게 묶여 있게 되는 것이니, 그때 왕께서 피폐하신 틈을 이용해 제압하면 됩니다.」 월나라 왕 구천은 머리를 조아리며, 이를 허락하였다.
子貢返五日, 越使大夫文種, 頓首言於吳王曰 : 「越悉境內之士三千人以事吳.」 吳王告子貢曰 : 「越王欲身從寡人, 可乎?」
자공반오일, 월사대부문종, 돈수언어오왕왈 : 「월실경내지사삼천인이사오.」 오왕고자공왈 : 「월왕욕신종과인, 가호?」
[解釋] 자공이 오나라로 돌아온 지 닷새가 되자, 월나라는 대부인 文種을 보내어 오나라 왕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 월나라는 국내에 있는 군사 3천 명을 모두 거느리고 오나라를 모시겠습니다. 이에 오나라 왕은 자공에 알려 말하였다. 「월나라 왕이 몸소 과인을 섬기겠다고 하니, 그래도 되겠습니까?」
子貢曰 : 「悉人之率衆, 又從其君, 非義也.」 吳王乃受越王卒, 謝留勾踐. 遂自發國內之兵以伐齊, 敗之. 子貢遂北見晉君, 令承其弊. 吳晉遂遇於黃池. 越王襲吳之國, 吳王歸與越戰, 滅焉.
자공왈 : 「실인지솔중, 우종기군, 비의야.」 오왕내수월왕졸, 사류구천. 수자발국내지병이벌제, 패지. 자공수북현진군, 령승기폐. 오진수우어황지. 월왕습오지국, 오왕귀여월전, 멸언.
[解釋] 자공이 말하였다. 「남의 군중을 다 모아서 오고, 또한 그 임금까지 따르게 한다면, 이것은 옳지 않습니다.」 오나라 왕은 이에 월나라 군대만 받아들이고, 월나라 왕 구천은 사양해 머물러 있도록 청하고, 드디어 국내의 군대를 모두 징발하여 제나라를 쳐서 이를 패배시켰다. 자공은 드디어 북쪽 진나라 임금을 찾아뵙고, 오나라의 피폐한 틈을 이용토록 하였다. 그래서 드디어 오나라와 진나라는 黃池에서 만나게 되었다. 월나라 왕이 오나라를 습격하자, 오나라 왕은 귀국하다가, 월나라와 접전을 벌였으나, 멸망하였다.
孔子曰 : 「夫其亂齊存魯, 吾之始願, 若能強晉以弊吳, 使吳亡而越霸者, 賜之說之也. 美言傷信, 愼言哉!」
공자왈 : 「부기란제존로, 오지시원, 약능강진이폐오, 사오망이월패자, 사지설지야. 미언상신, 신언재!」
[解釋] 이에 공자가 말하였다. 「무릇 제나라를 어지럽히고 노나라를 존속시키려 하였지만, 오나라의 원하는 바로써 시작을 하였으니, 너는 능히 진나라를 강하게 하고, 오나라를 멸망시키고 월나라를 패자로 만든 것은, 자공의 유세로 말미암은 것이다. 아름다운 말은 믿음을 손상시키는 것이니, 말을 삼갈지어다!」
03, 복자천이 선보 땅의 宰가 되다.
孔子弟子有宓子賤者, 仕於魯爲單父宰. 恐魯君聽讒言, 使己不得行其政. 於是辭行, 故請君之近史二人與之俱至官.
공자제자유복자천자, 사어로위선보재. 공로군청참언, 사기부득행기정. 어시사행, 고청군지근사이인여지구지관.
[解釋] 공자의 제자 복자천이란 사람이 있어, 노나라에서 벼슬을 하고, 선보의 宰가 되었다. 그는 임금이 혹시 남의 참소하는 말을 듣고, 자신으로 하여금 그 정치를 마음대로 행사하지 못하게 할까 걱정을 하였다. 이에 임금에게 부임 인사를 하러 가면서, 임금의 측근 사관 두 사람만을 데리고 가기로 청하였다.
宓子戒其邑吏, 令二史書, 方書輒掣其肘, 書不善, 則從而怒之. 二史患之, 辭請歸魯.
복자계기읍리, 영이사서, 방서첩체기주, 서불선, 즉종이노지. 이사환지, 사청귀로.
[解釋] 그리하여 복자천은 부임을 한 뒤에 그곳의 관리들에게, 하는 일마다 반드시 두 사관으로 하여금 문서에 기록하도록 경계를 시켰다. 그런데 그 사관이 붓을 잡고 적으려고 하면 복자천은 문득 사관의 팔뚝을 잡아끌었고, 그 때문에 글씨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이에 화를 내곤 하였다. 두 사관은 이를 걱정하여, 사직하고 나서 노나라 서울로 되돌아가겠다고 하였다.
宓子曰 : 「子之書甚不善, 子勉而歸矣. 二史歸報於君曰, 宓子使臣書而掣肘, 書惡而又怒臣. 邑吏皆笑之. 此臣所以去之而來也.」
복자왈 : 「자지서심불선, 자면이귀의. 이사귀보어군왈, 복자사신서이체주, 서악이우노신. 읍리개소지. 차신소이거지이래야.」
[解釋] 그러자 복자천은 이렇게 말하였다. 「그대들의 글씨는 심히 좋지 못하니, 그대는 노력한 다음에 다시 돌아오도록 하라. 두 사관이 노나라로 돌아와서 임금에게 보고 하였다. 복자천은 저희들에게 글씨를 쓰도록 하고는 팔뚝을 잡아 당겨, 글씨를 망치게 되면 이에 화를 내곤 합니다. 이로써 읍의 관리들이 모두 웃을 지경입니다. 이 때문에 신하들은 임무를 포기하고 돌아온 것입니다.」
魯君以問孔子. 子曰 : 「宓不齊, 君子也. 其才任霸王之佐, 屈節治單父, 將以自試也. 意者, 以此爲諫乎?」 公寤, 太息而歎曰 : 「此寡人之不肖. 寡人亂宓子之政, 而責其善者非矣. 微二史, 寡人無以知其過, 微夫子, 寡人無以自寤.」
노군이문공자. 자왈 : 「복부제, 군자야. 기재임패왕지좌, 굴절치선보, 장이자시야. 의자, 이차위간호?」 공오, 태식이탄왈 : 「차과인지불초. 과인란복자지정, 이책기선자비의. 미이사, 과인무이지기과, 미부자, 과인무이자오.」
[解釋] 노나라 임금이 공자에게 묻자, 공자가 말하였다. 「宓不齊는, 군자입니다. 그의 재주는 패왕을 보좌할 정도인데, 절의를 굽혀 선보를 다스리면서, 장차 그를 시험해 보는 것입니다. 생각하건대, 이것으로써 간하는 것으로 여기지 않습니까?」 노나라 임금이 깨닫고, 크게 탄식하며 말하였다. 「이것은 과인의 불초한 탓이었습니다. 과인은 宓不齊의 행정을 혼란시키면서, 잘하라 책임을 떠맡긴 것이 잘못이다. 이제 두 사관이 아니었으면 과인은 무엇을 잘못하였는지 알지 못하였을 것이며, 또한 선생님이 아니었으면, 과연 스스로 깨닫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遽發所愛之使告宓子曰 : 「自今已徃, 單父非吾有也, 從子之制, 有便於民者, 子決爲之, 五年一言其要.
거발소애지사고복자왈 : 「자금이왕, 선보비오유야, 종자지제, 유편어민자, 자결위지, 오년일언기요.
[解釋] 그리고 급히 자신이 아끼는 사신을 보내어 복자천에게 알리도록 말하였다. 지금부터는, 선보는 과인의 땅이 아니니, 그대의 법령에 따라서, 백성들이 편안할 수 있는 것이라면, 그대가 결정하고 다스리고, 5년에 한 번씩만 그 요점을 보고 하라.
宓子敬奉詔, 遂得行其政, 於是單父治焉. 躬敦厚, 明親親, 尙篤敬, 施至仁, 加懇誠, 致忠信, 百姓化之.
복자경봉조, 수득행기정, 어시선보치언. 궁돈후, 명친친, 상독경, 시지인, 가간성, 치충신, 백성화지.
[解釋] 복자천은 이 명령을 공경히 받들어, 그 정치를 잘 하게 되었고, 이 때문에 선보는 잘 다스려 지게 되었다. 우선 자신부터 먼저 돈후하며, 친한 자를 가까이 하며, 독실함을 숭상하고, 지극한 仁을 베풀었으며, 간곡한 성의를 보태어, 충성과 믿음을 이루어, 백성들을 교화시켜 나갔다.
齊人攻魯, 道由單父. 單父之老請曰 : 「麥已熟矣, 今齊寇至, 不及人人自收其麥. 請放民出, 皆穫傳郭之麥, 可以益糧, 且不資於寇. 三請而宓子不聽.
제인공로, 도유선보. 선보지로청왈 : 「맥이숙의, 금제구지, 불급인인자수기맥. 청방민출, 개확전곽지맥, 가이익량, 차부자어구. 삼청이복자불청.
[解釋] 제나라가 노나라를 공격할 때, 그 길이 선보를 경유하게 되어 있었다. 그러자 선보의 노인들이 이렇게 제의하였다. 보리가 이미 다 여물었는데, 지금 제나라 군대가 몰려오면, 집집마다 모두 보리를 제대로 수확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백성을 모두 풀어서, 부곽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보리를 베어 가도록 하면, 그들에게 식량을 더욱 늘려 줄 수도 있을 뿐 아니라, 적에게도 빼앗기지 않게 됩니다. 이렇게 세 번이나 요청을 하였지만 복자천은 이를 듣지 않았다.
俄而齊寇逮於麥, 季孫聞之怒, 使人以讓宓子曰 : 「民寒耕熱耘, 曾不得食, 豈不哀哉? 不知猶可, 以告者而子不聽. 非所以爲民也.」
아이제구체어맥, 계손문지노, 사인이양복자왈 : 「민한경열운, 증부득식, 기불애재? 부지유가, 이고자이자불청. 비소이위민야.」
[解釋] 이윽고 제’나라 군사들이 들어와서 보리를 마구 훑어 버리자, 계씨가 이를 듣고 화를 내면서, 사람들을 보내어 복자천을 꾸짖었다. 「백성들은 추위를 무릅쓰고 씨를 뿌리고 더위 속에서 김을 매어도, 제대로 먹지를 못하는데, 어찌하여 이를 불쌍히 여기지 않는가? 몰랐다면 모르거니와, 이를 고한 자가 있었음에도 그대는 들어주지 않았다. 이것은 백성들을 위한 일이 잘못된 것이다.」
宓子蹴然曰 : 「今茲無麥, 明年可樹. 若使不耕者穫, 是使民樂有寇. 且得單父一歲之麥, 於魯不加強, 喪之不加弱. 若使民, 有自取之心, 其創必數世不息.」
복자축연왈 : 「금자무맥, 명년가수. 약사불경자확, 시사민락유구. 차득선보일세지맥, 어로불가강, 상지불가약. 약사민, 유자취지심, 기창필수세불식.」
[解釋] 복자천은 얼굴을 찌푸리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올해의 보리를 거두지 못한다고 하여도, 내년이면 다시 심을 수 있습니다. 만일 보리를 심지 않은 이들에게 이를 거두게 한다면, 이것은 백성들로 하여금 도둑질을 즐겁게 여기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선보의 1년치 보리를 수확한다고 하여도, 노나라가 더욱 강해지는 것도 아니며, 보리를 다 잃는다고 하여도, 노나라가 더 약해지는 것도 아닙니다. 만일 백성들로 하여금, 자신이 심지도 않은 보리를 취해가도 되는 마음을 갖게 한다면, 그 상처는 몇 세대가 흘러도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季孫聞之, 赧然而愧曰 : 「地若可入, 吾豈忍見宓子哉?」 三年, 孔子使巫馬期遠觀政焉. 巫馬期陰免衣, 衣弊裘, 入單父界, 見夜漁者. 得魚輒捨之.
계손문지, 난연이괴왈 : 「지약가입, 오기인견복자재?」 삼년, 공자사무마기원관정언. 무마기음면의, 의폐구, 입선보계, 견야어자. 득어첩사지.
[解釋] 계씨는 이 말을 듣고, 얼굴이 붉어지면서 부끄럽게 여겨 이렇게 말하였다. 「땅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면 들어가기라도 하련만, 내가 어찌 차마 복자천을 대할 수가 있겠는가?」 3년이 지나자, 공자가 무마기로 하여금 복자천의 정치를 멀리서 관찰하도록 하였다. 무마기는 몰래 옷을 벗어 버리고, 대신 다 떨어져 해어진 갖옷을 입고, 선보의 경내에 들어섰는데, 마침 밤이 되어 고기를 잡는 사람을 보게 되었다. 그런데 그 어부는 잡은 물고기를 즉시 물속으로 놓아 주는 것이었다.
巫馬期問焉, 曰 : 「凡漁者爲得, 何以得魚卽捨之?」 漁者曰 : 「魚之大者名爲魚壽, 吾大夫愛之, 其小者名爲鱦, 吾大夫欲長之. 是以得二者, 輒捨之.」
무마기문언, 왈 : 「범어자위득, 하이득어즉사지?」 어자왈 : 「어지대자명위어수, 오대부애지, 기소자명위승, 오대부욕장지. 시이득이자, 첩사지.」
[解釋] 이에 무마기가 어부에게 물어, 말하였다. 「무릇 고기를 잡는 것은 얻고자 하는 일인데, 어찌하여 잡은 물고기를 놓아주는 것이오?」 어부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물고기 중에 큰 것은 주(鱦)라고 하는데 이는 아직 다 자라지 않은 것으로, 우리 대부께서는 더 자라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두 종류는 잡으면 바로 놓아 주는 것입니다.」
巫馬期返, 以告孔子曰 : 「宓子之德, 至使民闇行, 若有嚴刑於旁. 敢問宓子何行而得?」 於是孔子曰 : 「吾嘗與之言曰, "誠於此者刑乎彼." 宓子行此術於單父也.」
무마기반, 이고공자왈 : 「복자지덕, 지사민암행, 약유엄형어방. 감문복자하행이득?」 어시공자왈 : 「오상여지언왈, "성어차자형호피." 복자행차술어선보야.」
[解釋] 무마기가 돌아와서 이를 고하며, 이로써 공자에게 말하였다. 「복자천의 덕은, 백성들로 하여금 어두운 밤길을 가는데도, 마치 엄한 형벌이 곁에 있는 듯이 여기기에 이르렀습니다. 감히 여쭙건대 복자천은 어떻게 정치를 행하였기에 그런 경지를 얻게 된 것일까요?」 이에 공자가 대답하였다. 「내가 일찍이 그와 말을 나눌 때 말하기를, "이쪽의 일에 정성을 다한 것은 저쪽에도 법으로 효과가 난다."고 하였는데, 복자천은 이 법을 선보에서 시행한 것이리라.」
04, 공자의 친구 原壤이 어머니 상을 당하다.
孔子之舊曰原壤, 其母死, 夫子將助之以沐槨. 子路曰 : 「由也, 昔者聞諸夫子曰, "無友不如己者, 過則勿憚改." 夫子憚矣, 姑已若何?」
공자지구왈원양, 기모사, 부자장조지이목곽. 자로왈 : 「유야, 석자문저부자왈, "무우불여기자, 과즉물탄개." 부자탄의, 고이약하?」
[解釋] 공자의 친구 原壤이란 이가 있었는데, 그가 어머니 상을 당하자, 공자가 槨을 잘 다듬고 정리를 하여 이로써 부조를 하려고 하였다. 그러자 자로가 이렇게 말하였다. 「제[由]가, 옛날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을 듣기로는, "자신만 못한 자는 벗으로 삼지 말 것이며, 허물이 있으면 고치기를 꺼려하지 말라." 그런데 선생님께서는 이를 꺼려하시니, 지금 잠시 그렇게 하시지 않는 것이 어떨까요?」
孔子曰 : 「"凡民有喪, 匍匐救之," 況故舊乎? 非友也, 吾其徃.」 及爲槨, 原壤登木曰 : 「久矣予之不託於音也.」 遂歌曰 : 「狸首之班然! 執女手之卷然!」
공자왈 : 「"범민유상, 포복구지," 황고구호? 비우야, 오기왕.」 급위곽, 원양등목왈 : 「구의여지불탁어음야.」 수가왈 : 「이수지반연! 집녀수지권연!」
[解釋] 공자가 말하였다. 「"사람이 죽으면, 엉금엉금 기어서라도 구원해야지."라고 하였는데, 하물며 친구임에랴! 친구가 아닐지라도, 나는 갈 것이다.」 곽이 다 되어 보내주자, 원양은 그 곽 위에 올라 앉아 이렇게 말하였다. 「오래되었구나! 내 음악에 의탁하지 못하였던 시간이!」 그리고는 마침내 이렇게 노래를 불렀다. 「이 곽위에 무늬는 얼룩얼룩 곱기도 하구나! 그대의 손을 잡으니 아리땁기도 하구나!」
夫子爲之隱, 佯不聞以過之. 子路曰 : 「夫子屈節而極於此, 失其與矣, 豈未可以已乎?」 孔子曰 : 「吾聞之親者不失其爲親也, 故者不失其爲故也.」
부자위지은, 양불문이과지. 자로왈 : 「부자굴절이극어차, 실기여의, 기미가이이호?」 공자왈 : 「오문지친자불실기위친야, 고자불실기위고야.」
[解釋] 공자가 이를 듣고도 감추면서, 그를 위해 듣지 못한 체 하면서 곁을 지나가자, 자로가 말하였다. 「선생님께서 절개를 굽히시기가 이 지경에 이르셔서, 그 허여함을 잃으셨으니, 여기서 그칠 수가 없겠습니까?」 공자가 말하였다. 「내가 들으니, 친함이란 그 친히 함을 잃지 않는 것이며, 옛 친구라는 것은 그 옛 친구임을 잃지 않는 것이라 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