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六本(육본 : 여섯 가지 근본, 즉 孝義, 哀禮, 勇戰, 農政, 嗣國, 力財를 설명한 것이다.)
01, 여섯 가지 근본
孔子曰 : 「行己有六本焉, 然後爲君子也. 立身有義矣, 而孝爲本. 喪紀有禮矣, 而哀爲本. 戰陣有列矣, 而勇爲本. 治政有理矣, 而農爲本. 居國有道矣, 而嗣爲本. 生財有時矣, 而力爲本.
공자왈 : 「행기유륙본언, 연후위군자야. 립신유의의, 이효위본. 상기유례의, 이애위본. 전진유렬의, 이용위본. 치정유리의, 이농위본. 거국유도의, 이사위본. 생재유시의, 이력위본.
[解釋] 공자가 말하였다. 「자신의 행동에 여섯 가지 근본이 세워진, 그런 뒤에라야 군자가 될 수 있다. 입신출세 하려면 義가 있어야 하는데, 그러나 거기에는 孝가 근본이다. 喪을 치르는 데에는 예가 있어야 하는데, 그러나 거기에는 哀가 근본이다. 전쟁을 치르는 데는 줄을 잘 지어야 하는데, 그러나 거기에는 勇이 근본이다. 정치에는 이치가 있어야 하는데, 그러나 거기에는 농사가 근본이다. 나라를 평상대로 이끌어 가려면 도가 있어야 하는데, 그러나 거기에는 嗣가 근본이다. 재물을 생산하는데 때가 있어야 하는데, 그러나 거기에는 힘이 근본이다.
置本不固, 無務農桑. 親戚不悅, 無務外交. 事不終始, 無務多業. 記聞而言, 無務多說. 比近不安, 無務求遠. 是故反本修邇, 君子之道也.」
치본불고, 무무농상. 친척불열, 무무외교. 사부종시, 무무다업. 기문이언, 무무다설. 비근불안, 무무구원. 시고반본수이, 군자지도야.」
[解釋] 그런데 근본을 두는 데에 견고하지 못하다면, 農桑에 힘쓰겠다고 하지도 말라. 가까운 친척조차도 즐겁게 해주지 못한다면, 외교에 힘쓰겠다고 나서지 말라. 일에서 시작과 끝을 잘 다스리지 못한다면, 많은 사업을 벌이고자 힘쓰지 말라. 들은 것만 가지고 입으로 말하는 것이라면, 많은 말을 하려고 하지 말라. 가까이 있는 자가 편히 여기지 못한다면, 멀리 있는 자를 가까이 하겠다고 나서지 말라. 그렇기 때문에 근본을 돌이켜서 가까운 것부터 닦는 것이, 군자의 도리인 것이다.」
02, 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쓰다.
孔子曰 : 「藥苦於口而利於病, 忠言逆於耳而利於行. 湯武以諤諤而昌, 桀紂以唯唯而亡. 君無爭臣, 父無爭子, 兄無爭弟, 士無爭友, 無其過者, 未之有也.
공자왈 : 「약고어구이리어병, 충언역어이이리어행. 탕무이악악이창, 걸주이유유이망. 군무쟁신, 부무쟁자, 형무쟁제, 사무쟁우, 무기과자, 미지유야.
[解釋] 공자가 말하였다. 「좋은 약은 입에는 쓰지만 병을 고치는 데에는 이로우며, 충성된 말은 귀에는 거스르지만 행동에는 이로운 것이다. 탕임금과 무왕은 諤諤 대는 신하들로 인하여 나라가 창성하였고, 桀과 紂는 唯唯하는 자들 때문에 나라를 망쳤다. 임금에게 간하는 신하가 없고, 아버지에게 간하는 아들이 없고, 형에게 간하는 동생이 없으며, 선비로서 간하는 벗이 없으면, 과실을 저지르지 않는 자는, 아직까지 있어본 적이 없었다.
故曰, "君失之, 臣得之. 父失之, 子得之. 兄失之, 弟得之. 己失之, 友得之." 是以國無危亡之兆, 家無悖亂之惡, 父子兄弟無失, 而交友無絕也.」
고왈, "군실지, 신득지. 부실지, 자득지. 형실지, 제득지. 기실지, 우득지." 시이국무위망지조, 가무패란지악, 부자형제무실, 이교우무절야.」
[解釋] 그러므로 말하기를, "임금이 실수를 하면, 신하가 이를 바로 잡아 주고, 아버지가 실수를 하면, 아들이 이를 바로잡아 주고, 형이 실수를 하면, 아우가 이를 바로 잡아 주며, 자신이 실수를 하면, 벗이 이를 바로 잡아 주어야 한다."고 하였다. 이렇게 되어야 나라에 위험하거나 말할 징조가 없게 되고, 가정에는 패란의 악행이 없게 되면, 부자와 형제 사이에 실수를 하는 일이 없게 보고, 그래서 친구 사이에 절교하는 일이 없게 되는 것이다.」
03, 늠구 땅을 식읍으로 주리다.
孔子見齊景公, 公悅焉, 請置廩丘之邑以爲養. 孔子辭而不受. 入謂弟子曰 : 「吾聞君子賞功受賞, 今吾言於齊君, 君未之有行, 而賜吾邑, 其不知丘亦甚矣.」 於是遂行.
공자견제경공, 공열언, 청치름구지읍이위양. 공자사이불수. 입위제자왈 : 「오문군자상공수상, 금오언어제군, 군미지유행, 이사오읍, 기부지구역심의.」 어시수행.
[解釋] 공자가 齊나라 景公을 뵙자, 경공은 즐거워하며, 廩丘 땅을 공자에게 주어서 식읍으로 삼게 해주겠다고 청하였다. 그러자 공자는 이를 사양하며 받지 않았다. 그리고 숙소로 돌아와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내가 듣자 하니 군자는 공로가 있어야 상을 받는다고 하였다. 그런데 지금 내가 제나라 임금에게 정치에 대하여 말씀을 여러 번 하였으나, 이 나라 임금은 아직 실행에 옮기지도 않으면서, 나에게 고을 하나를 내려 주겠다 한다. 그가 나를 몰라도 너무 모르고 있는 것이로다.」 그리고는 드디어 제나라를 떠나 버렸다.
04, 주나라 선왕의 사당에 난 불.
孔子在齊, 捨於外館, 景公造焉. 賓主之辭既接, 而左右白曰 : 「周使適至, 言先王廟災.」 景公覆問. 「災何王之廟也?」
공자재제, 사어외관, 경공조언. 빈주지사기접, 이좌우백왈 : 「주사적지, 언선왕묘재.」 경공복문. 「재하왕지묘야?」
[解釋] 공자가 제나라에 왔을 때, 外館이 숙소로 정해지자, 경공이 공자를 찾아왔다. 주객이 인사를 나누고 있을 즈음에, 좌우의 신하들이 경공에게 아뢰었다. 「마침 주나라 사신이 와서, 선왕의 사당에 불이 났다.」고 합니다. 경공이 되물었다. 「불이 난 곳은 어느 임금의 사당인가?」
孔子曰 : 「此必釐王之廟.」 公曰 : 「何以知之?」 孔子曰 : 「≪詩≫云, "皇皇上天, 其命不忒," 天之以善, 必報其德. 禍亦如之.
공자왈 : 「차필리왕지묘.」 공왈 : 「하이지지?」 공자왈 : 「≪시≫운, "황황상천, 기명불특," 천지이선, 필보기덕. 화역여지.
[解釋] 공자가 말하였다. 「이는 틀림없이 釐王의 사당일 것입니다.」 경공이 물었다. 「그것을 어떻게 아십니까?」 공자는 이렇게 아뢰었다. 「≪詩≫에서 이르기를, "높고 높으신 하늘이시여,
조금도 어긋남이 없도다."고 하였으니, 하늘이 좋은 일을 하게 되면, 반드시 덕으로써 갚아주며, 재앙도 이와 같은 것입니다.
夫釐王變文武之制, 而作玄黃華麗之飾, 宮室崇峻, 輿馬奢侈, 而弗可振也. 故天殃所宜加其廟焉. 以是佔之爲然.」
부리왕변문무지제, 이작현황화려지식, 궁실숭준, 여마사치, 이불가진야. 고천앙소의가기묘언. 이시점지위연.」
[解釋] 무릇 釐王은 문왕이나 무왕의 제도를 뜯어 고치고, 검고 누런색의 화려한 장식으로 꾸며, 궁실을 높이 짓고, 수레와 말을 사치스럽게 치장하였는데, 그러나 더 이상 구제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러므로 하늘이 그 사당에 재앙을 내리는 것은 마땅한 것입니다. 이런 것으로 점을 쳐 보면 확연히 알게 될 것입니다.」
公曰 : 「天何不殃其身, 而加罰其廟也?」 孔子曰 : 「蓋以文武故也. 若殃其身, 則文武之嗣無乃殄平? 故當殃其廟, 以彰其過.」
공왈 : 「천하불앙기신, 이가벌기묘야?」 공자왈 : 「개이문무고야. 약앙기신, 즉문무지사무내진평? 고당앙기묘, 이창기과.」
[解釋] 경공이 말하였다. 「하늘이 어찌 그 몸에 재앙을 내리지 않고, 그 사당에 벌을 가하는 겁니까?」 공자가 말하였다. 「아마도 문왕과 무왕 때문일 것입니다. 만일 그 몸에 재앙을 내린다면, 문왕과 무왕의 후사들이 끊어지고 마는 것이 아니겠느냐? 그러므로 그 사당에 재앙을 내려 그 과실을 드러내는 것이 마땅하겠지요.」
俄頃, 左右報曰 : 「所災者, 釐王廟也.」 景公驚起, 再拜曰 : 「善哉! 聖人之智, 過人遠矣.」
아경, 좌우보왈 : 「소재자, 이왕묘야.」 경공경기, 재배왈 : 「선재! 성인지지, 과인원의.」
[解釋] 잠시 뒤에, 좌우가 보고해 왔다. 불이 난 곳은 釐王의 사당이라 합니다. 경공은 놀라 자리에서 일어나, 두 번 절하며 이렇게 말하였다. 「훌륭하십니다! 성인의 지혜로우심은, 보통 사람으로부터 아주 멀리 앞서 가는 군요.」
05, 제자들의 삼년상.
子貢曰 : 「子夏三年之喪畢, 見於孔子.」 子曰 : 「與之琴, 使之絃, 侃侃而樂, 作而曰, "先王制禮, 弗敢過也."」 子曰 : 「君子也!」
자공왈 : 「자하삼년지상필, 현어공자.」 자왈 : 「여지금, 사지현, 간간이락, 작이왈, "선왕제례, 불감과야."」 자왈 : 「군자야!」
[解釋] 자공이 말하였다. 「자하가 삼년상을 마치고서, 공자를 뵈었다.」 공자가 말하였다. 「너에게 거문고를 주마. 그리고 연주를 해보도록 하자, 侃侃히 즐거워하면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선왕께서 지으신 예법이라, 감히 그에 맞게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공자가 말하였다. 「군자로구나!」
子貢曰 : 「閔子騫三年之喪畢, 見於孔子.」 子曰 : 「與之琴, 使之絃, 切切而悲, 作而曰, "先王制禮, 弗敢過也."」 子曰 : 「君子也!」
자공왈 : 「민자건삼년지상필, 현어공자.」 자왈 : 「여지금, 사지현, 절절이비, 작이왈, "선왕제례, 불감과야."」 자왈 : 「군자야!」
[解釋] 자공이 말하였다. 「민자건이 3년 상을 마치고, 공자를 찾아뵈었다.」 공자가 말하였다. 「너에개 거문고를 주마. 그리고 연주를 해보도록 하자, 切切하게 슬퍼하더니,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선왕께서 지으신 예법이라, 감히 상기를 연장하고 싶어도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공자가 말하였다. 「군자로구나!」
子貢曰 : 「閔子哀未盡. 夫子曰, "君子也." 子夏哀已盡, 又曰, "君子也." 二者殊情而俱曰"君子", 賜也或. 敢問之.」
자공왈 : 「민자애미진. 부자왈, "군자야." 자하애이진, 우왈, "군자야." 이자수정이구왈"군자", 사야혹. 감문지.」
[解釋] 그러자 자공이 여쭈었다. 「민자건은 그 슬픔을 아직 다하지 못하였는데, 선생께서는 말씀하시기를, "군자로다."라고 하셨고, 자하는 이미 그 슬픔을 다하였는데, 선생님께서는 또 말씀하시기를, 역시 "군자로다."라고 하셨습니다. 이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정황인데, 그런데도 다 함께 "군자라."고 하셨으니, 저는 헷갈립니다. 감히 여쭙니다.」
孔子曰 : 「閔子哀未忘, 能斷之以禮. 子夏哀已盡, 能引之及禮. 雖均之君子, 不亦可乎?」
공자왈 : 「민자애미망, 능단지이례. 자하애이진, 능인지급례. 수균지군자, 불역가호?」
[解釋] 공자는 이렇게 말하였다. 「민자건은 슬픔을 잊지 못하였지만, 능히 예법에 따라 그것을 끊었고, 자하는 슬픔은 이미 잊었지만, 능히 예법대로 행하였다. 비록 그럴지라도 균일하게 군자라고 보는 것이, 또한 옳지 않겠느냐?」
06, 종은 치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소리가 다르다.
孔子曰 : 「無體之禮, 敬也. 無服之喪, 哀也. 無聲之樂, 歡也. 言而信, 不動而威, 不施而仁志. 夫鐘之音, 怒而擊之則武, 憂而擊之則悲. 其志變者, 聲亦隨之. 故志誠感之, 通於金石, 而況人乎?」
공자왈 : 「무체지례, 경야. 무복지상, 애야. 무성지악, 환야. 언이신, 부동이위, 불시이인지. 부종지음, 노이격지즉무, 우이격지즉비. 기지변자, 성역수지. 고지성감지, 통어금석, 이황인호?」
[解釋] 공자가 말하였다. 형식을 갖추지 못하는 예도, 공경에서 우러나는 것이며, 服이 없이 치르는 喪일지라도, 슬픔에서 우러나는 것이며, 소리 없는 음악일지라도, 즐거운 마음에서 우러나는 것이다. 말을 하지 않아도 그러나 믿게 되고, 움직이지 않아도 그러나 위엄이 있으며, 남에게 베풀지 않아도 뜻은 그렇게 가져야 한다. 무릇 종에서 나오는 소리는, 종을 치는 사람이 노한 마음으로 치게 되면 슬프게 난다. 그 뜻이 변하는 대로, 종소리 역시 이에 따라서 변하게 된다. 그러므로 뜻이 성실하면 이것을 감응하여, 금석에도 통하는 것인데, 하물며 사람에 있어서이랴?」
07, 공자가 참새 사냥을 보다.
孔子見羅雀者所得, 皆黃口小雀. 夫子問之曰 : 「大雀獨不得, 何也?」 羅者曰 : 「大雀善驚而難得, 黃口貪食而易得. 黃口從大雀則不得, 大雀從黃口亦不得.」
공자견라작자소득, 개황구소작. 부자문지왈 : 「대작독부득, 하야?」 라자왈 : 「대작선경이난득, 황구탐식이이득. 황구종대작즉부득, 대작종황구역부득.」
[解釋] 공자가 그물로 참새를 잡는 사람을 보았는데, 그가 잡은 것은 부리가 노란 새끼였다. 공자가 그에게 물었다. 「큰 새는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으니, 그것은 어찌된 것이오?」 그러자 그물로 새를 잡는 자가 말하였다. 「큰 새는 잘 놀라기 때문에 잡기가 힘들고, 어린 새는 먹이를 탐내기 때문에 쉽게 잡을 수 있었다. 그리고 새끼가 큰 새를 따라가 버리면 역시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孔子顧謂弟子曰 : 「善驚以遠害, 利食而忘患. 自其心矣. 而以所從爲禍福. 故君子慎其所從. 以長者之慮, 則有全身之階, 隨小者之戇, 而有危亡之敗也.」
공자고위제자왈 : 「선경이원해, 이식이망환. 자기심의. 이이소종위화복. 고군자신기소종. 이장자지려, 즉유전신지계, 수소자지당, 이유위망지패야.」
[解釋] 공자는 이에 제자들을 돌아보면서 이렇게 일렀다. 「놀라기만 해도 해로움을 멀리 할 수가 있고, 먹는 것에만 탐을 내다가 환난도 잊게 된다. 이것은 모두 그 마음에 달려 있는 것이다. 이처럼 어떤 것을 따르는가에 따라서 화도 되고 복도 되는 구나. 그러므로 군자는 그 따르는 바를 삼가는 것이다. 어른이 염려하는 바를 따르게 되면, 몸을 온전히 할 수 있는 길은 얻게 되지만, 어린것의 우매함을 따랐다가는, 그러나 위망과 실패의 길로 떨어지고 말게 되는구나.」
08, 보태고자 하면 손해가 나는 법이다.
孔子讀≪易≫至於損益, 喟然而嘆. 子夏避席問曰 : 「夫子何歎焉?」 孔子曰 : 「夫自損者必有益之, 自益者必有決之. 吾是以歎也.」
공자독≪역≫지어손익, 위연이탄. 자하피석문왈 : 「부자하탄언?」 공자왈 : 「부자손자필유익지, 자익자필유결지. 오시이탄야.」
[解釋] 공자가 ≪易≫을 읽다가 損益挂에 이르러, 우연히 탄식을 하는 것이다. 이에 자하가 자리를 피하면서 여쭈었다. 「선생님께서는 어찌하여 탄식을 하십니까?」 공자는 이렇게 말하였다. 무릇 스스로 달려가 하는 자에게는, 반드시 유익함이 오게 마련이지만, 스스로 더하려고 하는 자에게는 반드시 어그러지게 될 것이다. 이 때문에 내가 탄식을 하는 것이다.」
子夏曰 : 「然則學者不可以益乎?」 子曰 : 「非道益之謂也. 道彌益而身彌損. 夫學者損其自多, 以虛受人, 故能成其滿博哉. 天道成而必變, 凡持滿而能久者, 未嘗有也.
자하왈 : 「연즉학자불가이익호?」 자왈 : 「비도익지위야. 도미익이신미손. 부학자손기자다, 이허수인, 고능성기만박재. 천도성이필변, 범지만이능구자, 미상유야.
[解釋] 자하가 다시 말하였다. 「그렇다면 배우는 자로서 자꾸 보태려 해서는 안 된다는 말씀입니까?」 공자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도를 자꾸 보태는 것을 두고 말이 아니다. 도가 더 보태어 질수록 자신에게서는 더욱 덜게 되는 것이다. 무릇 배우는 자는 자신이 스스로 많다고 여기는 것을 덜어서, 빈 마음으로서 남을 받아들이기 때문에, 그러므로 능히 가득 차면서도 넓어질 수 있다. 그러나 하늘도 도란 이루고 나면 반드시 변하게 되는 것이다. 무릇 가득 채우고 능히 이를 오래 지속하여 지닐 수 있는 자는, 아직까지 있어본 적이 일찍이 없었다.
故曰, "自賢者, 天下之善言不得聞於耳矣." 昔堯治天下之位, 猶允恭以持之, 克讓以接下. 是以千歲而益盛, 迄今而逾彰.
고왈, "자현자, 천하지선언부득문어이의." 석요치천하지위, 유윤공이지지, 극양이접하. 시이천세이익성, 흘금이유창.
[解釋] 그러므로 말하기를, "스스로 어질다고 여기는 자는, 천하의 좋은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말한 것이다. 옛날 요임금은 천하를 다스리는 지위에 있으면서도, 오히려 공손한 마음으로 이를 지켜 내었고, 겸양한 태도를 다해 남의 아래에 처하였다. 이런 까닭으로 천 년이 흐른 오늘날까지도 그 이름이 드러나게 된 것이며, 지금에 이르기까지도 더욱 빛이 나고 있는 것이다.
夏桀昆吾, 自滿而極, 亢意而不節, 斬刈黎民如草芥焉. 天下討之, 如誅匹夫, 是以千載而惡著, 迄今而不滅.
하걸곤오, 자만이극, 항의이부절, 참예려민여초개언. 천하토지, 여주필부, 시이천재이악저, 흘금이불멸.
[解釋] 그러나 하걸과 곤오는, 가득 채우기를 끝까지 하면서, 자신의 뜻을 높이기에 자제할 줄 몰랐고, 백성의 목을 베기를, 잡초의 풀잎 베듯 하였다. 그러자 천하가 나서서 그를 치면서, 마치 필부 하나 죽이듯 하였건 것이다. 이 때문에 천 년이 지나도록 그 악행이 들어 났으며,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 오명을 씻어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觀此, 如行則讓長, 不疾先, 如在輿遇三人則下之, 遇二人則軾之, 調其盈虛, 不令自滿, 所以能久也.」 子夏曰 : 「商請志之, 而終身奉行焉.」
관차, 여행즉양장, 부질선, 여재여우삼인즉하지, 우이인즉식지, 조기영허, 불령자만, 소이능구야.」 자하왈 : 「상청지지, 이종신봉행언.」
[解釋] 이를 살펴 보건대, 길을 갈 때는 어른에게 양보하고, 먼저 앞서려 하지 말 것이며, 수레를 타고 가다가, 세 사람을 만나게 되면 軾을 잡고 예를 나타내야 하는 것은, 그 차고 빈 것을 조절하여, 스스로 가득 차지 않도록 하여야, 능히 오래 갈 수 있기 때문인 것이다.」 자하는 말하였다. 「저는 이 말씀을 기록하여, 몸을 마칠 때까지 받들어 실행하겠습니다.」
09, 옛날의 도를 버리고 저의 뜻대로 하려 합니다.
子路問於孔子曰 : 「請釋古之道, 而行由之意可乎?」 子曰 : 「不可. 昔東夷之子, 慕諸夏之禮. 有女而寡, 爲內私婿, 終身不嫁.
자로문어공자왈 : 「청석고지도, 이행유지의가호?」 자왈 : 「불가. 석동이지자, 모저하지례. 유녀이과, 위내사서, 종신불가.
[解釋] 자로가 공자께 여쭈었다. 「옛 도는 포기하고, 저[由]의 뜻대로 행할까 합니다. 그래도 괜찮겠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안 된다.」 옛날 東夷의 사람이, 중원의 예를 사모하였다. 그에게 과부가 된 딸이 하나 있었는데, 안으로 사사롭게 사위를 정해놓고, 죽을 때까지 시집을 보내지 않았다.
嫁則不嫁矣, 亦有貞節之義也. 蒼梧嬈娶妻而美, 讓與其兄, 讓則讓矣, 然非禮之讓矣.
가즉불가의, 역유정절지의야. 창오요취처이미, 양여기형, 양즉양의, 연비례지양의.
[解釋] 시집은 가지 않았지만, 그래도 역시 그녀에게 정절의 도리를 가졌다고 말할 수 있겠느냐? 또 蒼梧의 땅에 嬈라는 사람이 아내를 맞이하였는데, 아내의 미모가 뛰어난 것을 보고서 그 형에게 양보하였다. 양보를 한 것은 양보를 한 것이지만, 그러나 그 예법에 맞게 양보를 한 것은 아니었다.
不愼其初, 而悔其後, 何嗟及矣. 今汝欲捨古之道, 行子之意, 庸知子意不以是爲非, 以非爲是乎? 後雖欲悔, 難哉?」
불신기초, 이회기후, 하차급의. 금여욕사고지도, 행자지의, 용지자의불이시위비, 이비위시호? 후수욕회, 난재?」
[解釋] 처음에 시작을 삼가지 않았다가, 뒷날에 후회한다고 한들, 어찌 미칠 수 있겠는가? 지금 네가 옛날의 도리를 버리고서, 너의 뜻대로 행하겠다고 하니, 너의 뜻이 옳은 것은 그르다 하고 그른 것은 옳다고 하지 않을지, 이로써 그것을 어찌 알 수 있겠느냐? 뒤에 비록 후회한다고 할지라도, 해결하기에는 어렵지 않겠느냐?」
10, 증자가 참외 밭을 매다가.
曾子耘瓜, 誤斬其根. 曾皙怒建大杖以擊其背. 曾子僕地而不知人久之. 有頃乃蘇,欣然而起,進於曾皙曰 : 「嚮也參得罪於大人, 大人用力教, 參得無疾乎? 退而就房, 援琴而歌, 欲令曾皙而聞之, 知其體康也.」
증자운과, 오참기근. 증석노건대장이격기배. 증자복지이부지인구지. 유경내소,흔연이기,진어증석왈 : 「향야삼득죄어대인, 대인용력교, 삼득무질호? 퇴이취방, 원금이가, 욕령증석이문지, 지기체강야.」
[解釋] 증자가 참외 밭을 매다가, 실수를 하여 참외뿌리를 잘라 버렸다. 아버지 증석이 화를 내며, 큰 막대기로 증자의 등을 후려갈겼다. 증자는 땅에 쓰러져 사람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한참이나 있었다. 그러다가 정신이 돌아오자, 도리어 즐거운 표정으로 일어나서, 아버지 증석에게 다가가 이렇게 말하였다. 「조금 전에 제가 아버님께 죄를 졌을 때, 아버님이 너무 힘을 들여 저를 훈계하였습니다. 혹이나 병환이나 나시지 않으셨는지요? 그리고는 물러나 자기의 방으로 돌아가서, 거문고를 타면서 노래하였는데, 아버지 증석은 거문고 소리를 듣고, 자신의 몸이 아무렇지 않음을 아시게 하기 위함이다.」
孔子聞之而怒, 告門弟子曰 : 「參來勿內!」 曾參自以爲無罪, 使人請於孔子.
공자문지이노, 고문제자왈 : 「삼래물내!」 증삼자이위무죄, 사인청어공자.
[解釋] 공자는 이를 듣고 노여워하면서, 제자들에게 일러 말하였다. 「증삼이 오거든 받아들이지 말거라!」 증삼을 스스로 죄가 없다고 생각하여, 사람을 시켜 공자께 뵙기를 청하였다.
子曰 : 「汝不聞乎? 昔瞽瞍有子曰舜. 舜之事瞽瞍, 欲使之未嘗不在於側, 索而殺之, 未嘗可得. 小棰則待過, 大杖則逃走,
자왈 : 「여불문호? 석고수유자왈순. 순지사고수, 욕사지미상부재어측, 색이살지, 미상가득. 소추즉대과, 대장즉도주,
[解釋] 그러자 공자가 이렇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듣지도 못하였느냐? 옛날에 瞽瞍의 아들로 順이란 사람이 있었다. 순은 그 아버지 고수를 섬길 때, 고수가 심부름을 시키고자 하면 그 곁에 있지 않은 적이 없었으나, 순을 찾아서 죽이려고 할 때에는, 한 번도 찾아낼 수가 없었다. 작은 회초리의 매는 그냥 맞았지만, 큰 지팡이로 때리고자 하면 달아나 버렸다.
故瞽瞍不犯不父之罪, 而舜不失烝烝之孝. 今參事父委身以待暴怒, 殪而不避, 旣身死而陷父於不義, 其不孝孰大焉?
고고수불범불부지죄, 이순불실증증지효. 금삼사부위신이대폭노, 에이불피, 기신사이함부어불의, 기불효숙대언?
[解釋] 그렇게 함으로써 고구는 그토록 악독한 아버지였지만, 그 아버지가 아니라는 죄까지는 범하지 않게 하였고, 순도 지극한 효를 잃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이다. 지금 증삼은 그 아버지를 섬기면서, 마음대로 노기를 드러낼 수 있도록 자신의 몸을 내맡겨 두어, 죽음에 이르도록 피하지 않았으니, 이윽고 그 몸이 죽어서 아버지를 불의의 늪에 빠뜨렸다면, 이는 그 불효함이 얼마나 큰 것이겠느냐?
汝非天子之民也? 殺天子之民, 其罪奚若?」 曾參聞之曰 : 「參罪大矣. 遂造孔子而謝過.」
여비천자지민야? 살천자지민, 기죄해약?」 증삼문지왈 : 「삼죄대의. 수조공자이사과.」
[解釋] 너희들은 천자의 백성이 아니더냐? 천자의 백성을 죽이게 되면, 그 죄가 어떠한지 아느냐?」 증삼이 이를 듣고 나서 말하였다. 「저 증산의 죄가 크옵니다.」 마침내 공자를 찾아가서 사과를 드렸다.
11, 초나라의 어린 재상.
荊公子行年十五而攝荊相事, 孔子聞之, 使人徃觀其爲政焉. 使者反曰 : 「視其朝清淨而少事, 其堂上有五老焉. 其廊下有二十壯士焉.」 孔子曰 : 「合二十五人之智, 以治天下, 其固免矣, 況荊乎?」
형공자행년십오이섭형상사, 공자문지, 사인왕관기위정언. 사자반왈 : 「시기조청정이소사, 기당상유오로언. 기랑하유이십장사언.」 공자왈 : 「합이십오인지지, 이치천하, 기고면의, 황형호?」
[解釋] 형나라의 공자가 15살에 형나라 재상 일을 보좌하게 되자, 공자가 이를 듣고, 사람을 시켜서 그의 정치를 관찰해 보도록 하였다. 심부름을 갔던 자가 돌아와서 이렇게 보고하였다. 「그 조정에 들어서서 보니 맑고 깨끗한데다가 일이 적었으며, 그 당상 위에는 다섯 분의 노인이 앉아 있었으며, 그 당상 아래에는 20명의 장사가 있었습니다.」 공자가 말하였다. 「이 25명의 지혜를 모아서 천하를 다스린다면, 그 어떤 재앙도 면할 수 있을 것이니, 하물며 형나라쯤이겠느냐?」
12, 나보다 하나씩 나은 점이 있는 제자들.
子夏問於孔子曰 : 「顏回之爲人奚若?」 子曰 : 「回之信賢於丘.」 曰 : 「子貢之爲人奚若?」 子曰 : 「賜之敏賢於丘.」 曰 : 「子路之爲人奚若?」 子曰 : 「由之勇賢於丘.」 曰 : 「子張之爲人奚若?」 子曰 : 「師之莊賢於丘.」 子夏避席而問曰 : 「然則四子何爲事先生?」
자하문어공자왈 : 「안회지위인해약?」 자왈 : 「회지신현어구.」 왈 : 「자공지위인해약?」 자왈 : 「사지민현어구.」 왈 : 「자로지위인해약?」 자왈 : 「유지용현어구.」 왈 : 「자장지위인해약?」 자왈 : 「사지장현어구.」 자하피석이문왈 : 「연즉사자하위사선생?」
[解釋] 子夏가 공자께 여쭈었다. 「顔回의 사람됨은 어떠합니까?」 공자가 말하였다. 「안회는 미더움이 나보다도 더 낫지.」 자하가 또 물었다. 「子貢의 사람됨은 어떠합니까?」 공자가 말하였다. 「賜의 민첩함은 나보다도 더 낫지.」 자하가 또 물었다. 「子路의 사람됨은 어떠합니까?」 공자가 말하였다. 「由는 용맹함은 나보다도 더 낫지.」 자하가 또 물었다. 「子張의 사람됨은 어떠합니까?」 공자가 말하였다. 「師의 장엄함은 나보다도 낫지.」 자하는 자리를 피하면서 이렇게 여쭈었다. 「그렇다면 이 네 사람은 무엇 때문에 선생님을 섬기는 것입니까?」
子曰 : 「居, 吾語汝. 夫回能信而不能反, 賜能敏而不能詘, 由能勇而不能怯, 師能莊而不能同. 兼四子者之有以易吾弗與也. 此其所以事吾而弗貳也.」
자왈 : 「거, 오어여. 부회능신이불능반, 사능민이불능굴, 유능용이불능겁, 사능장이불능동. 겸사자자지유이역오불여야. 차기소이사오이불이야.」
[解釋] 공자가 말하였다. 「거기 앉거라! 내가 너에게 일어주마. 무릇 안회는 미더움이 있지만 돌이켜 보는 면에서는 능하지 못하고, 자공은 민첩하기는 하지만 남에게 굽힐 줄 모르며, 자로는 용맹스럽기는 하지만 일을 겁낼 줄 모르고, 자장은 장엄하기는 하지만 남과 동화할 줄 모른다. 이 네 사람에게 있어 장점을 한 사람이 겸하여 내가 가진 것과 바꾼다고 해도, 나는 허락하지 않는다. 이것이 나를 섬기면서도 두 가지 마음을 갖지 못하는 것이란다.」
13, 榮聲期의 세 가지 즐거움.
孔子遊於泰山, 見榮聲期, 行乎郕之野, 鹿裘帶索, 瑟瑟而歌. 孔子問曰 : 「先生所以爲樂者, 何也?」
공자유어태산, 견영성기, 행호성지야, 록구대색, 슬슬이가. 공자문왈 : 「선생소이위락자, 하야?」
[解釋] 공자가 泰山에 유람을 갔다가, 榮聲期가 郕 땅의 벌판에서, 사슴의 가죽을 입고 새끼줄로 띠를 두르고 다니는 것을 보았다. 이에 공자가 그에게 물었다. 「선생께서는 즐거움으로 삼으시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期對曰 : 「吾樂甚多, 而至者三. 天生萬物, 唯人爲貴, 吾既得爲人, 是一樂也. 男女之別, 男尊女卑, 故人以男爲貴, 吾既得爲男, 是二樂也. 人生有不見日月, 不免襁褓者, 吾既以行年九十五矣, 是三樂也. 貧者士之常. 死者人之終. 處常得終. 當何憂哉?」 孔子曰 : 「善哉! 能自寬者也.」
기대왈 : 「오락심다, 이지자삼. 천생만물, 유인위귀, 오기득위인, 시일락야. 남녀지별, 남존녀비, 고인이남위귀, 오기득위남, 시이락야. 인생유불견일월, 불면강보자, 오기이행년구십오의, 시삼락야. 빈자사지상. 사자인지종. 처상득종. 당하우재?」 공자왈 : 「선재! 능자관자야.」
[解釋] 영성기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나의 즐거움은 매우 많지만, 그러나 그 중에서도 지극한 것이 세 가지가 있습니다. 하늘이 만물을 내리면서, 오직 사람을 귀하에 여겼는데, 저는 사람으로 태어났으니, 이것이 내 첫 번 째 즐거움이요. 남녀의 구별이 있어서, 남자는 높고 여자는 낮아서, 그 때문에 남자를 귀하게 여기고 있는데, 저는 남자로 태어났으니, 이것이 내 두 번 째 즐거움이요. 사람으로 태어나서 해와 달도 보지 못한 채, 襁褓에 쌓인 아기의 신세를 면하지 못한 채 죽는 이가 있는데, 저는 이미 95년을 살았으니, 이것이 내 세 번 째 즐거움입니다. 가난이라고 하는 것은 선비에게는 늘상 있는 것이지요. 죽음이라 하는 것은 사람이면 누구나 마지막 만나야 하는 운명입니다. 그런데 이처럼 늘 처해 있는 것을 가지고 그 끝을 맞이하게 되었으니, 당연히 근심할 것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이에 공자가 말하였다. 「훌륭하십니다! 능히 스스로 너그럽게 여기는 자로다.」
14, 顔回와 史鰌.
孔子曰 : 「回有君子之道四焉.」 強於行義, 弱於受諫, 怵於待祿, 愼於治身. 史鰌有男子之道三焉, 不仕而敬上, 不祀而敬鬼, 直己而曲人.」
공자왈 : 「회유군자지도사언.」 강어행의, 약어수간, 출어대록, 신어치신. 사추유남자지도삼언, 불사이경상, 불사이경귀, 직기이곡인.」
[解釋] 공자가 말하였다. 「안회는 군자로서의 도를 네 가지를 가지고 있다.」 의리로 행함에는 강하고, 간언을 수용함에는 약한 듯이 하며, 녹을 기다림에는 겁을 내고, 자신을 다스림에는 조심성이 있는 점이다. 사추는 남자로서의 도를 세 가지 가지고 있다. 벼슬을 하지 않으면서도 윗사람을 공경하며, 제사를 지내지 않으면서도 귀신을 공경하며, 자신은 바르게 하면서도 남에게는 굽힐 줄 아는 점이다.」
曾子侍曰 : 「參昔常聞夫子三言而未之能行也, 夫子見人之一善而忘其百非, 是夫子之易事也. 見人之有善若己有之, 是夫子之不爭也. 聞善必躬行之, 然後導之, 是夫子之能勞也. 學夫子之三言而未能行, 以自知終不及二子者也.」
증자시왈 : 「삼석상문부자삼언이미지능행야, 부자견인지일선이망기백비, 시부자지이사야. 견인지유선약기유지, 시부자지부쟁야. 문선필궁행지, 연후도지, 시부자지능로야. 학부자지삼언이미능행, 이자지종불급이자자야.」
[解釋] 증자가 곁에서 모시고 있다가 말하였다. 「저는 지난 날 선생께서 세 가지 말씀 하시던 것을 듣고서도, 능히 실행하지 못한 것이다. 선생님께서 남의 착한 일 한 가지만 보아도, 그 사람의 백가지 그른 일을 잊어버리시니, 이것이 선생님께서는 쉽게 하시는 일입니다. 그리고 남의 착한 일을 보고, 자신이 하신 것보다 더 기쁘게 생각하시니, 이것이 선생님께서 남과 다투지 않으시는 것입니다. 착한 일을 들으시면 반드시 그것을 몸소 행한 다음에, 그런 뒤에야 남을 인도하셨으니, 이것은 선생님께서 능히 수고로운 것도 사양하지 않으시는 것입니다. 선생인의 이 세 가지 말을 배우면서도 아직 능히 행하지 못하고 있으니, 저는 아무래도 앞에서 말한 두 사람을 따르지 못할 것 같습니다.」
15, 난초가 있는 방에 들어서면,
孔子曰 : 「吾死之後, 則商也日益, 賜也日損.」 曾子曰 : 「何謂也?」 子曰 : 「商也好與賢己者處, 賜也好說不若己者. 不知其子視其父, 不知其人視其友, 不知其君視其所使, 不知其地視其草木.
공자왈 : 「오사지후, 즉상야일익, 사야일손.」 증자왈 : 「하위야?」 자왈 : 「상야호여현기자처, 사야호열불약기자. 부지기자시기부, 부지기인시기우, 부지기군시기소사, 부지기지시기초목.
[解釋] 공자가 말하였다. 「내가 죽은 뒤에 자하는 날마다 더해 갈 것이요, 자공은 덜해 갈 것이다.」 증자가 말하였다. 「그것은 무엇을 두고 이르는 말입니까?」 공자는 이렇게 말하였다. 「자하는 자신보다 나은 사람과 놀기를 좋아하고, 자공은 자신보다 못한 사람과 놀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 아들을 알아보지 못하겠거든, 그 아버지를 보면 되고,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지 못하겠거든, 그 벗을 보면 되고, 그 임금을 알지 못하겠거든, 그가 부리는 사람들을 보면 되고, 그 땅을 알지 못하겠거든, 그 땅에 자라고 있는 초목을 보면 된다.
故曰, "與善人居, 如入芝蘭之室, 久而不聞其香, 卽與之化矣. 與不善人居, 如入鮑魚之肆, 久而不聞其臭, 亦與之化矣." 丹之所藏者赤, 漆之所藏者黑, 是以君子必愼其所與處者焉.」
고왈, "여선인거, 여입지란지실, 구이불문기향, 즉여지화의. 여불선인거, 여입포어지사, 구이불문기취, 역여지화의." 단지소장자적, 칠지소장자흑, 시이군자필신기소여처자언.」
[解釋] 그러므로 말하기를, "훌륭한 사람과 함께 거처하면, 마치 지초와 난초가 있는 방에 들어간 것과 같아서, 저절로 그 향기가 배어드는 것과 같으며, 착하지 못한 사람과 함께 거처하게 되면, 마치 생선 가게에 들어가 있는 것과 같아서, 오래 지나면 그 냄새를 맡을 수 없지만,
저절로 그 생선의 비린내가 배어드는 것과 같다."고 말하는 것이다. 丹이 지니고 있는 것은 붉은 색이며, 漆이 가지고 있는 것은 검은 색이다. 이런 까닭으로 군자는 반드시 그 함께 거처하는 바를 조심하는 것이란다.」
16, 노래기가 발을 잘려도 다시 걸을 수 있는 것은,
曾子從孔子之齊, 齊景公以下卿之禮聘曾子, 曾子固辭. 將行, 晏子送之曰 : 「吾聞之君子遺人以財不若善言,
증자종공자지제, 제경공이하경지례빙증자, 증자고사. 장행, 안자송지왈 : 「오문지군자유인이재불약선언,
[解釋] 증자가 공자를 따라 제나라에 갔을 때, 제나라 경공이 下卿의 예로써 증자를 초빙하였으니, 증자는 굳이 사양하였다. 제나라를 떠나게 되었을 때, 晏子가 배웅하며 이렇게 말하였다. 「내가 듣기에 군자로서 남을 보내며, 재물을 주는 것은 좋은 말 한마디보다 못 하더이다.
今夫蘭本三年湛之以鹿酳, 既成噉之, 則易之匹馬, 非蘭之本性也, 所以湛者美矣, 愿子詳其所湛者,
금부란본삼년담지이록윤, 기성담지, 즉역지필마, 비란지본성야, 소이담자미의, 원자상기소담자,
[解釋] 지금 여기 난초 줄기가 있는데 3년을, 녹용을 술에 담은 鹿酳 속에 두었다가, 그 鹿酳이 익어, 맛이 좋게 되자, 이를 말 한 필과 바꾸었다고 합시다. 그러나 이것은 난초의 본성은 아니었고, 담그는 물건에 따라서 맛이 좋게 변하였을 뿐이다. 원컨대 그대도 그 담그는 바에 대하여 깊이 생각할 것이요,
夫君子居必擇處, 遊必擇方, 仕必擇君, 擇君所以求仕, 擇方所以修道. 遷風移俗者嗜慾移性, 可不愼乎?」
부군자거필택처, 유필택방, 사필택군, 택군소이구사, 택방소이수도. 천풍이속자기욕이성, 가불신호?」
[解釋] 무릇 군자는 거처함에 있어서, 반드시 그 장소를 가려야 하며, 벼슬을 할 때에도 반드시 임금을 가려야 할 것이요, 임금을 가리는 것은 벼슬을 구하기 위해서이고, 방향을 가리는 것은 도를 닦기 위함이다. 바람이 달라지면 풍속도 바뀌는 것이요, 기호와 욕구는 성품도 바꾸는 것이니, 가히 삼가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孔子聞之曰 : 「晏子之言, 君子哉! 依賢者固不困, 依富者固不窮. 馬蚿斬足而復行, 何也? 以其輔之者衆.」
공자문지왈 : 「안자지언, 군자재! 의현자고불곤, 의부자고불궁. 마현참족이부행, 하야? 이기보지자중.」
[解釋] 공자가 이 말을 듣고 이렇게 말하였다. 「안자의 말은, 참으로 군자답도다!」 어진 사람을 의지하면 진실로 막히지 않을 수 있고, 부유한 사람을 의지하면 진실로 궁하지 않을 수 있다. 노래기가 발을 몇 개 잘린다고 해도 걸어가게 되는 것은, 무엇 때문이겠는가? 그것은 잘린 발 외에도 도와주는 그 발들이 많기 때문이다.」
17, 자신을 낮추면 남이 따른다.
孔子曰 : 「與富貴而下人, 何人不尊. 以富貴而愛人, 何人不親? 發言不逆, 可謂知言矣. 言而衆嚮之, 可謂知時矣. 是故以富而能富人者, 欲貧不可得也. 以貴而能貴人者, 欲賤不可得也. 以達而能達人者, 欲窮不可得也.」
공자왈 : 「여부귀이하인, 하인불존. 이부귀이애인, 하인불친? 발언불역, 가위지언의. 언이중향지, 가위지시의. 시고이부이능부인자, 욕빈불가득야. 이귀이능귀인자, 욕천불가득야. 이달이능달인자, 욕궁불가득야.」
[解釋] 공자가 이렇게 말하였다. 「부유한 자로서 자신을 낮추게 되면, 어느 사람인들 복종하지 않겠으며, 부귀한 자로서 남을 사랑하게 되면, 어느 사람인들 친해 오지 않겠는가? 또한 말을 할 때 남의 뜻을 거스르지 않으면, 가히 말을 할 줄 안다고 할 것이며, 말을 해서 많은 사람이 응해 온다면, 이는 가히 말할 때를 안다고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부유하면서도 남까지 부유하게 해주는 자는, 아무리 가난하고자 하여도 가난해 지지 않을 것이며, 귀한 자로서 남까지 귀하게 해주는 자는, 아무리 천하게 되고자 해도 천해지지 않을 것이며, 통달한 자로서 남까지 통달하게 해주는 자는, 아무리 궁해지고자 해도 궁해지지 않는다.」
18, 형벌로 다스림을 받는 백성.
孔子曰 : 「中人之情也, 有餘則侈, 不足則儉. 無禁則淫, 無度則逸, 從欲則敗. 是故鞭樸之子, 不從父之教, 刑戮之民, 不從君之令. 此言疾之難忍, 急之難行也. 故君子不急斷, 不急制, 使飲食有量, 衣服有節, 宮室有度, 畜積有數, 車器有限, 所以防亂之原也. 夫度量不可明, 是中人所由之令.」
공자왈 : 「중인지정야, 유여즉치, 부족즉검. 무금즉음, 무도즉일, 종욕즉패. 시고편박지자, 부종부지교, 형륙지민, 부종군지령. 차언질지난인, 급지난행야. 고군자불급단, 불급제, 사음식유량, 의복유절, 궁실유도, 축적유수, 거기유한, 소이방란지원야. 부도량불가명, 시중인소유지령.」
[解釋] 공자는 이렇게 말하였다. 「보통사람의 실정이란, 여유가 있으면 사치를 부리기 마련이고, 넉넉하지 못하면 검소하기 마련이다. 또 금하는 것이 없으면 음탕하기 마련이고, 법이 없으면 방종해지기 마련이고, 욕심대로 좇아서 하게 되면 패하게 마련이다. 그러기 때문에 매로 다스림을 받는 아들은, 아버지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는 것이며, 형벌로만 다스림을 받는 백성들은, 임금의 법령도 듣지 않는 것이다. 이것은 아픈 것은 참기 어렵고, 급한 일은 행하기가 힘들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군자는 급히 자르지 않으며, 급히 제압하지 않으며, 먹는 것은 여유 있도록 해주어야 하고, 그 입는 것은 절도가 있도록 해주어야 하며, 그 궁실의 척도에 맞게 하며, 그 재물 축적은 숫자를 따져야 하며, 수레와 그릇에도 한도가 있게 하는 것이니, 이러한 바는 폐단의 근원을 방지하는 것이다. 무릇 이러한 도량은 명확히 해야 하는 것이니, 보통 사람이 이런 법령을 통해 자신을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 귀먹은 사람에게 북을 두드리는 것.
孔子曰 : 「巧而好度, 必攻. 勇而好問, 必勝. 智而好謀, 必成. 以愚者反之, 是以非其人告之弗聽, 非其地樹之弗生. 得其人, 如聚砂而雨之. 非其人, 如會聾而鼓之. 夫處重擅寵, 專事妒賢, 愚者之情也. 位高則危, 任重則崩, 可立而待.」
공자왈 : 「교이호도, 필공. 용이호문, 필승. 지이호모, 필성. 이우자반지, 시이비기인고지불청, 비기지수지불생. 득기인, 여취사이우지. 비기인, 여회롱이고지. 부처중천총, 전사투현, 우자지정야. 위고즉위, 임중즉붕, 가립이대.」
[解釋] 공자가 이렇게 말하였다. 「교묘한 자가 생각하기를 좋아하면 반드시 그와 똑같이 만들 수 있고, 용맹스러운 자가 남에게 묻기를 좋아하면 반드시 승리할 수 있으며, 지혜로운 자가 묘책을 좋아하면 반드시 일을 성취시킬 것이다. 그러나 어리석은 자는 이와 반대이다. 이로써 그에 해당되는 사람이 아니면 일러 주어도 알아듣지 못하고, 그 땅이 아니면 나무를 심어도 자라나지 못한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을 만나, 마치 모래를 모아 놓은 곳에 비가 내리듯 스며들 것이며, 그러한 사람이 아니라고 한다면, 마치 귀먹은 이들을 모아 놓고 북을 두드리는 것과 같을 것이다. 무릇 중요한 자리에 처해 있거나 총애를 도맡고 있는 사람이나, 일을 멋대로 하는 사람이나 어진 이을 시기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어리석은 정서를 가지고 있는 자들이다. 그러한 사람들은 지위가 높을수록 위태로워지고, 책임이 무거워질수록 무너지게 된다는 것은, 서서 기다릴 정도로 쉽게 그렇게 되고 말 것이다.」
20, 배는 물이 있어야 운행하지만,
孔子曰 : 「舟非水不行, 水入舟則沒. 君非民不治, 民犯上則傾. 是故君子不可不嚴也, 小人不可不整一也.」
공자왈 : 「주비수불행, 수입주즉몰. 군비민불치, 민범상즉경. 시고군자불가불엄야, 소인불가부정일야.」
[解釋] 공자는 이렇게 말하였다. 「배는 물이 없으면 운행할 수 없으나, 배에 물이 차면 침몰한다. 임금은 백성들이 아니면 다스릴 수 없게 되지만, 그러나 백성들은 임금을 범하게 되면 나라는 기울어지고 마는 법입니다. 그런 까닭으로 군자는 자기의 행동을 엄하게 하지 않을 수 없으며, 소인은 언제나 하나처럼 가지런하지 않을 수 없다.」
21, 착한 일을 하였건만,
齊高庭問於孔子曰 : 「庭不曠山, 不直地, 衣穰而提贄, 精氣以問事君子之道. 愿夫子告之.」
제고정문어공자왈 : 「정불광산, 부직지, 의양이제지, 정기이문사군자지도. 원부자고지.」
[解釋] 제나라 高庭이 공자에게 물어 말하였다. 「저 산에서 벌채를 한 적도 없고, 땅에 농사도 짓지 아니하고, 짚으로 만든 옷을 입었을 망정 폐백을 가지고, 정성을 들여 군자를 섬기는 도를 묻고자 하여 왔습니다. 원컨대 선생께서는 일러 주시기를 바랍니다.」
孔子曰 : 「貞以幹之, 敬以輔之, 施仁無倦. 見君子則舉之, 見小人則退之. 去汝惡心而忠與之, 效其行, 修其禮, 千里之外, 親如兄弟. 行不效, 禮不修, 則對門不汝通矣. 夫終日言不遺己之憂. 終日行不遺己之患, 唯智者能之. 故自修者, 必恐懼以除患, 恭儉以避難者也. 終身爲善, 一言則敗之, 可不愼乎?」
공자왈 : 「정이간지, 경이보지, 시인무권. 견군자즉거지, 견소인즉퇴지. 거여악심이충여지, 효기행, 수기례, 천리지외, 친여형제. 행불효, 예불수, 즉대문불여통의. 부종일언불유기지우. 종일행불유기지환, 유지자능지. 고자수자, 필공구이제환, 공검이피난자야. 종신위선, 일언즉패지, 가부신호?」
[解釋] 공자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곧은 것으로 줄기를 삼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그것을 도와서, 어짊을 베풀기에 게을리 하지 않도록 하시오. 군자를 보면 추천을 하고, 소인을 보면 물리쳐야 합니다. 그대의 악한 마음을 버리고, 충성된 마음으로 함께 하며, 그 행동을 본 받아, 그 예를 닦으시면, 천 리 밖에서도, 형제처럼 친해 질 것입니다. 행동이 본받음이 없고, 예를 닦지 않는다면, 문을 마주보고 산다고 해도 그대와 소통하지 못할 것입니다. 무릇 종일토록 말을 해도 그대와 소통하지 못할 것입니다. 종일 실천하여도 자신의 욕심을 버리지 않은 채 해낼 수 있는 것은, 오직 지혜 있는 자라야만 능히 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스스로 자신을 수양하는 자는, 반드시 자신의 근심을 제거하기에 두려운 마음으로써 하고, 환난을 피하기에 공손하고 검소한 마음으로 하는 것입니다. 몸을 마치도록 착한 일을 하고서도, 말 한 마디에 패하게 되는 경우가 있으니, 어찌 삼가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